10일과 11일 온라인으로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 'BTS MAP OF THE SOUL ON:E'가 전세계 191개 국가 및 지역에서 약 99만3000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안겼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를 배경으로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추고 있는 영상의 한 장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BTS ‘한국전쟁’ 발언 생떼 中누리꾼에 삼성·현대차 광고 내렸다
中누리꾼, BTS 리더 RM ‘한미양국 고난·희생’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에 “북한 도운 중국 군인 모욕” 삼성전자·현대차, 中몽니에 불똥 튈라… 中서 BTS 온라인·SNS 광고 일체 삭제
중국 일부 누리꾼들과 관영 매체들이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한국전쟁 70주년을 언급한 것을 국가 존엄을 건드린 ‘중국 모욕’이라며 왜곡 비난하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급기야 중국 현지 채널에 개제된 BTS 광고를 내렸다.
삼성전자, 中공식 온라인쇼핑몰서 BTS제품 소개 페이지 삭제 현대차도 웨이보 계정서 BTS 광고 내려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뜻)를 강조하고 있는 중국 누리꾼들의 억지 같은 공격이지만 당장 판매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현지에서만 관련 광고 페이지를 지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에 따르면 12일 삼성전자 중국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 BTS제품 소개 페이지가 삭제됐다.
미국, 일본, 대만, 영국, 프랑스, 호주 등에서는 BTS 관련 제품 소개 페이지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중국법인 차원에서 현지 BTS 광고만 삭제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도 공식 웨이보 계정에 개제된 BTS 광고 이미지와 영상을 내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이러한 조치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한 BTS의 한국전쟁 70주년 발언에 중국 누리꾼들과 관영 매체들이 왜곡 공격을 계속하자 이뤄졌다.
▲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
연합뉴스
RM “한국전쟁 70주년, 한미양국 겪은 고난의 역사·많은 희생 영원히 기억해야”
앞선 7일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밴플리트상 수상소감을 전하면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다. 한미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밴 플리트 상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고 제임스 밴플리트상 장군에서 이름을 따,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해마다 수여하는 상이다.
그러자 중국 누리꾼들은 RM의 해당 발언이 “항미원조 역사에 대해 잘 모르고 중국을 모욕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누리꾼은 수상 소감 중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에 분노를 표했다. 일부 누리꾼은 이에 대한 반발로 BTS의 팬클럽인 ‘아미’ 탈퇴를 선언했으며 관련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 조짐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중국은 6·25 전쟁에 자국군이 참전한 것을 항미원조 즉 정의로운 전쟁으로 교육하고 있다. 중화사상에 치우친 역사의식으로 볼 수 있지만 반미·민족주의 매체인 환구시보와 일부 중국 누리꾼들의 몽니가 계속되자 민간 기업들이 일단 BTS 광고를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묘한 미소를 띤 채 마주보고 있다.
연합뉴스
▲ 김정은 바라보는 시진핑의 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방위원장과 함께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보며 활짝 웃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를 21일 오전 보도했다. 2019.6.21
AP 연합뉴스
▲ 시진핑 북한 방문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평양국제공항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사·로이터 연합뉴스
中누리꾼 “국가 존엄 사항 용인 못해” “中팬이 돈 많이 줬는데 BTS 항미원조 알지 못한 채 中군인 존중 안하고 모욕”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애국주의·영웅주의·고난극복의 의미를 담은 ‘항미원조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국가 존엄과 관련된 사항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면서 “BTS는 이전에도 인터뷰에서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식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다른 누리꾼은 “중국 팬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BTS에게 줬는데 이게 뭐냐”면서 “BTS가 항미원조의 역사를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논란이 인 뒤 지난 7월 출시돼 판매 중인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이 판매를 중지했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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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한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룸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中누리꾼, 삼성폰 BTS 에디션에 “삼성, 이 폰 깨끗이 처리하라”
이들은 삼성 차이나 사이트에서 BTS 에디션이 여전히 남아 있는 화면을 캡처해 올리면서 “삼성은 이 폰을 깨끗이 처리하라”라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이와 함께 베이징 현대차와 휠라(FILA)에서도 BTS 관련 웨이보 게시물이 사라지는 등 중국 내 사업 손실이 우려된다는 내용이 온라인에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으로 가득 채웠다.
BTS의 한국전쟁 발언은 이날 웨이보 핫이슈에 올랐다가 사안의 민감성이 고려된 듯 갑자기 검색 순위에서 사라졌다. 베이징의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미 한한령(限韓令)으로 한국 연예인의 중국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 BTS의 발언에 중국 네티즌들이 민감해하는 것은 그만큼 숨겨진 팬들이 많다는 방증”이라면서 “그럼에도 이런 움직임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당시 중국의 보복을 연상케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99만명이 본 BTS 온라인콘서트 사진은 온라인 콘서트를 선보이는 BTS.
2020.10.12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BTS 온라인콘서트 99만명 봤다 시청권 매출 500억 대박
한편 BTS가 지난 주말 개최한 온라인 콘서트가 전 세계에서 99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날 BTS가 10∼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을 191개국에서 총 99만 3000명이 시청했다고 밝혔다.
유료로 열린 이번 콘서트에서는 HD 멀티뷰 티켓이 4만 9500원에, HD 멀티뷰와 가상 전시 관람권을 묶은 티켓이 6만 1000원에 판매됐다. 99만 3000명이 모두 HD 멀티뷰 티켓만 구매했다고 가정해도 시청권 매출은 491억 5350만원에 이른다.
팬클럽 아미에게 한정 판매된 4K 시청 티켓은 5만 9500원으로 가격이 더 높기 때문에, 시청권만으로 500억대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공연은 당초 현장 콘서트와 온라인 스트리밍을 병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 미국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르며 디스코 열풍을 불게한 방탄소년단의 ‘Dynamite’
▲ 방탄소년단(BTS)이 10~11일 연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에서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더불어 진화한 기술력으로 화려함과 웅장함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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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이 10~11일 진행한 온라인 공연의 한 장면.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 최첨단 기술과 ‘아미 온 에어’, 4K/HD 멀티뷰를 동시 적용해 스케일과 화려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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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중국의 한 매체에 게재된 BTS의 사진. BTS를 제재해야 할 것인지를 묻고 있다.
/제공=인터넷 포털 사이트 신랑(新浪).
'6·25 전쟁 언급' BTS 수상소감에 뿔난 중국 네티즌...이유가?
6·25 전쟁 당시 '북한편' 중국...'한미 고난의 역사'에 발끈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6·25 한국전쟁 70주년을 언급하자 중국 누리꾼들이 이해할 수 없는 분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을 빼고 한미 양국의 희생을 부각했다는 것이 이유다. 6·25전쟁 당시 미국은 대한민국을 도와 전쟁에 참전했고, 중국은 북한 편에 섰다
12일 중국 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RM의 수상 소감 중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에서 중국 누리꾼들이 분노를 표하고 있다.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논리다.
한 누리꾼은 중국파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국가 존엄과 관련된 사항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면서 "BTS는 이전에도 인터뷰에서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식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BTS가 항미원조의 역사를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6·25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군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됐다. 당시 중국은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 편으로 참전했었다. '항미원조'(抗美援朝)는 중국군이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운 것을 일컫는 말이다. BTS 발언으로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일자 중국 외교부도 수습에 나섰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BTS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이 중국의 국가 존엄과 관련된다는 주장에 대해 논평해달라는 질문에 "관련 보도와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하고 평화를 아끼며 우호를 도모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 하며 함께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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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한미 친선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밴 플리트 상 시상식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BTS 한국전쟁 발언에 中외교부도 가세 "반응 주목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수상 소감에서 6·25 전쟁을 언급했다가 일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가 "관련 보도와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BTS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에 대해 논평해달라는 질문에 "관련 보도를 주목하고 있다"며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하고 평화를 아끼며 우호를 도모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 하며 함께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은 지난 7일 BTS의 '밴 플리트 상' 시상식 수상 소감을 문제 삼았다. '밴 플리트 상'은 매년 한미관계에 공헌한 인물 또는 단체에 주어지는 상으로, BTS는 음악과 메시지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열풍을 일으키고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시상식에서 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our two nations)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과 미국을 의미하는 '양국'이라는 단어 사용은 한국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고귀한 희생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BTS의 소감은 웨이보 (微博·중국판 트위터) 핫이슈에까지 오르며 논란을 빚었다.
국제적인 아이돌스타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비영리단체로부터 상을 받은 뒤 밝힌 수상 소감에 중국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중간 교류가 확대되면서 역사 인식의 차이가 문화적, 경제적 갈등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또 나타난 것이다. 중국과 관계가 깊어질수록 이런 현상도 자주 나타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BTS는 최근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로부터 한미관계에 크게 기여한 인물에 주는 밴플리트상을 수여했다. 밴플리트 장군은 미 8군과 유엔군 총사령관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인물이다. BTS는 수상 소감으로 "두 나라가 함께한 고통의 역사를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밴틀리트 장군과 한국의 인연 등을 고려한 발언이다.
북한을 도와 이른바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부르는 한국전에 참전한 중국인들의 판단은 다를 수는 있다. BTS 발언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이 BTS 팬클럽 '아미'를 탈퇴하겠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타임즈는 12일 BTS가 언급한 두 나라는 미국과 한국이라며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미국이 한국전에서 침략자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BTS가 미국 네티즌들을 의식해 이런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즈에 따르면 BTS발언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부정적인 반응 이후 삼성전자 전자 상거래 플랫폼의 공식 스토어에서 BTS 에디션 스마트 폰과 이어폰이 사라졌다. 휠라(FILA)에서도 BTS 관련 웨이보 게시물이 사라졌다.
BTS를 비난하는 중국 웨이보 글
(사진=연합뉴스)
BTS의 발언은 이날 웨이보 핫이슈에 올랐다가 사안의 민감성이 고려된 듯 갑자기 검색 순위에서 사라졌다. 코로나19 책임론 등으로 입지가 좁아진 국제사회에서 우군 찾기에 진력하는 중국 당국이 보기에 네티즌들의 과도한 반응이 한국의 반발이라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BTS의 한국전쟁 관련 발언이 중국의 국가 존엄과 관련된다는 주장에 대해 논평해달라는 질문에 "관련 보도와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하고 평화를 아끼며 우호를 도모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 하며 함께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열린 유료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 현장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온라인 방식을 통해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들과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쯔위·이효리 이어 BTS...중국, 외교 아닌 문화까지 태클
지난 11일 오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엔 ‘방탄소년단(BTS)’과 ‘탈덕(팬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뜻하는 중국어 단어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BTS가 지난 7일(현지 시각) 밴플리트상을 받으며 소감문에 6·25전쟁을 단 한 차례 언급한 것이 빌미가 됐다.
중국은 BTS 리더인 RM이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2020년 연례행사는 올해가 6·25전쟁 70주년이라 더 의미가 짙습니다.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 및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한 문구를 문제 삼았다. 2분 50초 동안 영어로 진행된 소감 원문 전체 454개 단어 중 42개다
. 6·25전쟁을 언급한 것은 이게 전부다. 나머지는 ‘글로벌 사회 연대의 힘’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은 “K팝을 좋아하는 애들은 모두 매국노다”, “미국 눈치를 보는 한국은 주권 의식도 없나”라고 반발했고, 중국 매체들도 이를 거들고 나섰다.
◇북한의 남침 언급 안하는 중국
밴플리트상은 한·미 관계에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수상자가 6·25전쟁을 언급하는 것은 상식적이다. 그런데도 중국이 트집을 잡고 나선 배경에는 6·25 전쟁을 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뜻의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고집이 있다.
중국 교과서는 북한의 남침이라는 6·25 발발 경위는 생략한 채 “미군이 38선을 넘어 압록강변까지 진출하고 (대만해협에 군함을 보내) 대만 해방을 방해하는 등 중국의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했다”며 중국군 참전의 당위성을 강조해왔다.
박승찬 중국경제연구소 소장(용인대 교수)은 “중국 내부에선 마오쩌둥이 6.25전쟁 참전결정으로 본인 아들을 포함한 수많은 희생자를 낳는 실수를 범했다는 평가도 있다”며 “중국 당국은 마오쩌둥에 대한 미화를 위해 역사를 다르게 교육하기 시작했고, 시진핑 집권 이후 이 같은 정서는 더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곤혹스러운 한국 기업
중국 내에서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와 현대차, 휠라는 중국에서 운영하는 공식 쇼핑몰과 소셜미디어에서 BTS와 관련된 게시글을 곧바로 삭제했다. 몇 해 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HAD) 사태’처럼 정치적 갈등이 경제 문제로 확산했던 ‘학습효과’ 탓에 선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한국 기업에 보복 조치를 취해왔다. 중국 현지의 불매운동으로 롯데마트가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했고, 중국 관광객 통제로 국내 면세점과 숙박업 등이 큰 피해를 보았다. 국내 최대 콘텐츠 수출 산업인 게임 분야에선 중국이 3년 넘게 신규 게임 허가증(판호)을 내주지 않으며 중국 시장 진입이 원천 봉쇄된 상태다.
중국은 이후 문화 분야에서도 정치·외교적인 이유로 한국을 종종 압박하고 있다. 2016년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자, 중국 네티즌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쯔위와 소속사를 맹비난했다. 최근 국내 인기 연예인인 이효리는 한국의 예능프로그램에서 마오쩌둥을 연상케 하는 예명 ‘마오’를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온라인 ‘악플’ 공격을 당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질문을 받고 “관련 보도와 중국 네티즌의 반응을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를 교훈 삼고 미래를 바라보며 평화를 귀하게 여기고 우호를 촉진하는 것이 우리가 함께 추구하고 노력해야 할 바”라고 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미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플리트상'을 수상하며 한국전쟁 70주년을 언급한 가운데, 중국에서는 이와 관련해 'BTS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플리트상'을 받은 BTS는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중국 네티즌은 이 내용이 "국가 존엄을 무시한 것"이라며 일부 팬들은 “중국 아미에서 탈퇴할 것," "BTS 관련 물건은 사지 않겠다"며 열을 올렸다. 중국의 공산군은 한국전쟁(1950년 6월25일~1953년 7월27일) 때 북한 편에 서서 참가했다. 당시 한국군, 미국군 등을 겨냥해 싸웠음에도 BTS의 '한국과 미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라는 표현을 최근 미국과의 갈등 상황과 연결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12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BTS의 수상소감 발언을 조명하며 중국 네티즌들의 '아미 탈퇴'와 'BTS 불매운동'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한 중국 네티즌은 "한국 전쟁 당시 중공군의 희생을 무시했다"며 삼성 차이나 사이트에 BTS 에디션이 여전히 남아 있는 화면을 캡처해 올리고 "삼성은 BTS 폰과 이어폰을 처리하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지난 11일 중국 유명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제이디닷컴 내 중국 삼성전자 공식 온라인 몰에는 BTS 에디션 스마트폰과 이어폰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온라인 몰 사전 판매 담당 직원은 환구시보에 "매장에 재고가 없는 것일 뿐" 이라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인기 전자상거래인 티몰에도 '재고 없음'으로 나온다. 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의류 브랜드 휠라의 BTS 관련 상품 홍보 글도 웨이보에서 삭제됐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네티즌은 "삼성이 중국 시장을 신경 쓴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중국 매체들은 BTS의 '양국' 발언을 중점으로 "BTS의 정치적 발언에 중국인이 분노하고 있다"며 일제히 보도에 나섰다. 환구시보는 "BTS가 과거 중국 방문 당시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독립한 하나의 나라로 여겼다"고 문제 삼기도 했다. 한편 '벤플리트상'은 1992년부터 한·미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매년 수여하는 상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제임스 밴플리트의 이름에서 따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이 상을 수여한 바 있다.
지난 10일과 11일 열린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 한 장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BTS 온라인 콘서트, 99만명 봤다···시청권 매출 500억대
그룹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가 전 세계에서 99만 3000명의 시청자를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일과 11일 열린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을 전 세계 191개 국가 및 지역에서 총 99만3000명이 시청했다고 12일 밝혔다.
시청권 판매 매출은 500억원대로 추산된다. 유료로 열린 이번 콘서트에서는 HD 멀티뷰 티켓이 4만9500원에, HD 멀티뷰와 가상 전시 관람권을 묶은 티켓이 6만1000원에 판매됐다. 시청자 전원이 가장 저렴한 HD 멀티뷰 티켓만 구매했다고 가정해도 시청권 매출은 491억5350만원에 이른다. 팬클럽 아미에게 한정 판매된 4K 시청 티켓은 5만9500원으로 가격이 더 높기 때문에 실제 매출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공연은 당초 현장 콘서트와 온라인 스트리밍을 병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을 활용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멀티뷰 기능과 공연을 관람하는 팬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아미 온 에어’를 통해 현장감을 살렸다. 빅히트는 라이브 스트리밍뿐만 아니라 딜레이 스트리밍(전일 공연 재방송 스트리밍 서비스)을 제공하고, 일본에서는 극장에서 라이브 뷰잉을 하는 등 다양한 시청 환경을 마련했다.
빅히트는 “1년간의 준비 기간이 말해 주듯이 탄탄한 구성과 섬세한 연출, 참신한 기획이 빛을 발한 콘서트였다”고 자평하면서 “무엇보다 방탄소년단의 7년간의 성장이 오롯이 담긴 최고의 공연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7월 첫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에서도 세계 107개국에서 약 75만6600여 명의 동시 접속 시청자를 모아 기네스 세계 기록을 썼다.
▲ 지난 11일 방영된 KBS '이슈 Pick, 쌤과 함께'의 한 장면. 이지영 교수가 BTS 현상에 대한 강연자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