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2일 (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학에서 마지막 TV토론을 하고 있다.
/AFP=뉴스1
트럼프-바이든 모두 승리 확신…"지기 어렵다"vs"백악관으로
미국 대선이 3일(현지시간) 순차 마감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모두 자신의 승리를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공화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우린 오늘 아주 훌륭한 밤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다시피 이기는 건 쉽다. 지는 건 절대 쉽지 않다. 내게는 그렇다"고 말했다. 이는 대선 패배시 불복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의 생가를 찾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로이터=뉴스1
바이든 후보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손녀들과 자신의 고향이자 미국 대선 최대 승부처로 부상한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았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튼에 위치한 어릴적 살던 집을 방문해 벽면에 "신의 은총과 함께 이 집에서 백악관으로"라는 문구를 적었다.
대부분의 주가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11시) 투표를 마감하는 가운데, 한 후보가 우세하다면 이때즘 대략적 윤곽이 나올 수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두 후보 모두 이날 조기 승리 선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혼란도 예상된다. 우편투표 변수가 존재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선거 관계자를 인용, 우편투표가 급증하면서 이날 밤까지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로이터
우편투표는 주법이 요구하는 대로 반송용 봉투를 열고 유권자의 서명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현장투표보다 개표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게다가 펜실베이니아가 선거 당일 우편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 용지라면 6일까지 접수된 표를 반영하기로 하는 등 일부 주는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도 받기로 해 최종 집계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한편 앞서 2000년 대선에서도 선거 당일 당선자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플로리다 재검표 사태가 해결되기까지는 한 달 이상 걸렸다.
대선날 주가·유가↑ 채권값↓…위험 선호 4가지 시나리오로 따져본 월가 이해득실 민주당 싹쓸이 '블루웨이브' 월가에 호재
감세 내세운 트럼프 재선도 나쁘지 않아 민주당 백악관+공화당 의회=최악 조합 불복 후 소송 현실화하면 약세장 불가피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세계 경제·금융의 중심인 뉴욕 월가가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추후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됐든 승자 빠르게 정해져야”
3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월가가 가장 이상적으로 그리고 있는 시나리오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오르고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휩쓰는 이른바 ‘블루웨이브(Blue Wave)’다. 이번주 들어 뉴욕 증시가 강세장을 펼치고 있는 것은 △누가 됐든 대통령이 빠르게 선출될 것이라는 점 △이왕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후보가 되기를 바란다는 점 등 두 가지가 더해져 나타난 결과다.
그 중심에는 지난달 내내 이어진 협상 끝에 결국 무산된 코로나19 부양책이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더 큰 규모의 재정 지원을 강조해 왔다. 의회까지 민주당이 장악한다면 입법 과정에서 걸림돌이 크지 않다는 점을 월가는 주시하고 있는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면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뉴욕 증시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관측에 뉴욕 증시는 장 초반부터 고공행진을 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6% 상승한 2만7480.03에 거래를 마쳤다.
대선을 목전에 둔 이번주 들어 이틀째 급등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8% 오른 3369.16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5% 뛴 1만1160.57을 기록했다.
최근 채권시장 흐름 역시 이같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장중 0.9% 넘게 폭등(채권가격 폭락)했다. 지난달 줄곧 0.7%대에서 움직이다가 근래 계속 오르고 있는데, 이는 증시 강세 기류와 비슷하다 . 천문학적인 부양책이 빠르게 이뤄질 경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장기금리는 상승한다는 것이다.
CNBC는 “요즘 채권시장은 누가 됐든 명확한 당선인이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가리킨다”며 “특히 바이든 후보가 되면 부양책 규모는 커질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위험자산인 원유 가격도 급등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3% 상승한 37.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어 또다시 2%대 급등했다.
민주당 백악관+공화당 의회=최악 조합
그 연장선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시나리오도 시장에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갖고 민주당은 하원에서 우위를 점하는 현재 역학구도가 유지되면 부양책 타결은 쉽지 않아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감세 정책이 기업과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팬데믹 충격이 더 거세지면 부양책 처리에 초당적으로 협력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이외의 시나리오는 대부분 월가에 악재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게 여론조사상 줄곧 앞섰던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오르고,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워싱턴 정가는 사실상 마비될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있어 한시가 급한 코로나19 부양책 처리가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의미다. NYT는 이를 두고 “금융시장에 최악의 결과”라고 표현했다.
증시는 선거 결과가 한참 지나서야 결정되는 상황도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를 다 열기 전에 먼저 승리를 선언하면 바이든 후보가 불복한다든가, 바이든 후보가 이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의 적법성을 문제 삼아 소송전에 나선다는가 하는 시나리오가 모두 포함된다. NYT는 “경기 부양책이 지연되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이사예 창업자는 “결국 시장은 대선 결과의 명확성을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최근 강세장은 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 기자
2020 선택] 트럼프·바이든 전국 지지율
미국대선이 오차 범위내로 좁혀지면서, 대선 결과는 한치앞을 알 수 없게 됐는데,그래서 오늘 `2020 미국의 선택`에서는 현재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대해서 분석해봤다.
미국은 50개주와 워싱턴DC에 배정된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270명의 지지를 받은 자가 46대 미국 대통령이 되는데,, 그럼 최근 대선 여론조사를 살펴보겠다.
먼저, 지난주 CNN이 조사한 전국 지지율입니다. 바이든이 12%P로 트럼프를 앞선다 지난 20여년 동안 그 어떤 대선후보도 바이든처럼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격차를 벌린 적이 없었는데,단 현재 바이든 후보는 약 250명을, 트럼프 대통령은 120명 정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바이든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것이다
빨간색은 공화당 유력지역, 파란색은 민주당 유력지역인데,색으로 봤을 때는 트럼프 유력지역이 더 많아보이지만, 아래 순자를 보면, 트럼프가 유력한 지역 대부분은 배정된 선거인단 규모가 크지 않은 곳이다 바이든은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배정되어 있는 민주당 텃밭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워싱턴, 뉴욕, 일리노이,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에서 승리가 유력하다
선거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달리고 있는 주들과 함꼐 경합주를 거의 전부 가져와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 경합주에선 지금 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살펴볼까? 대표적인 경합주 선벨트, 3곳, 러스트벨트 3곳과 함께 최근 또 새로운 경합 지역으로 부상한 4곳까지 총 10곳의 지지율을 알아보겠다.
일단 러스트벨트와 선벨트로 표명되는 대표적 경합주 6곳에서는 바이든후보가 평균 48.9%의 지지율로 트럼프의 45.9%를 3.1%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6개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은 모두 101명이다. 먼저 먼저 북위 37도 이남의 따뜻한 선벨트 지역에 위치한 주들을 살펴보겠다.
1. 노스캐롤라이나 (트럼프 47.3% - 바이든 48.5%)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방문하는 노스캐롤라이나는 15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곳으로 중서부 지역에서 놓칠 수 없는 대표적인 경합 지역인데, 노스캐롤라이나는 화당을 상징하는 빨간색도 아니고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도 아닌 그 중간 퍼플스테이트로 불리는데, 10월 31일 기준,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1.2%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2. 애리조나 (트럼프 47.4% - 바이든 46.8%)
다음은 애리조나다. 지금까지 1996년 대선을 제외하고 모든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이긴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합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전국에서 이민자들이 몰려 드는 곳으로 특히 민주당 지지 성향의 히스패닉이 많은 곳이다.
여전히 시골에서는 공화당 지지율이 높지만, 최근 고령층과 백인들 사이 민주당 지지율이 올랐다. 지난 주말 기준,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이 0.6%포인트 앞섰지만, 계속해서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3. 플로리다 (트럼프 47.2% - 바이든 48.4%)
마지막으로 플로리다주. 6개 경합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29명으로, 대선 레이스 내내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곳이다. 플로리다는 미국 대선의 승부를 가르는 경합주 중에서도 다른 경합주까지 판세에 영향을 주는 핵심 경합주로 꼽힌다.
실제로 1996년 이후 플로리다에서 이긴 사람이 계속 대통령이 됐을 정도로 플로리다 주의 승자가 대선 승자가 될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현재 플로리다 내에서도 민주당, 공화당 지지층이 엇갈리는데, 최근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가 1.2%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4. 미시간 (트럼프 43.5% - 바이든 50.0%)
강다은 캐스터가 전체 지지율과 선-벨트 지역에 속한 경합주의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분석해줬는데, 이번에는 선-벨트와 함께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곳이죠. `러스트벨트` 지역의 지지율 현황에 대해 살펴보겠다. 미시간과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가 경합주로 속해있는 공업지대 러스트벨트는 노동조합에 소속된 근로자들이 많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도가 높아서 푸른 벽, `블루 월`이라고 불렸던 곳이다.
먼저 미시간주다. 미시간주는 등록 유권자 791만명 대비 사전투표율이 32.5%로 상대적으로 낮은 주에 속한다. 아직 도착 안 한 우편투표 60만표를 고려하더라도, 500만명 가량이 당일 현장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시간주에서는 평균 지지율에서 바이든이 6.5%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지만, 4년처럼 숨은 보수표, `샤이 트럼프`가 대거 투표소로 몰릴 경우에 당일 투표에서 역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 위스콘신주 (트럼프 43.9% - 바이든 50.3%)
두번째는 위스콘신주다. 위스콘신주는 2012년 대선 때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기 때문에 더 주목받고 있는데, 도시와 농촌, 고학력자와 저학력자같이 서로 상반된 계층이 공존하는 곳으로, 서로 다른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가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에서는 지금까지 51.7%가 사전투표를 했지만, 당일에도 150만명이 추가로 현장에서 투표할 것으로 보인다. 당일 투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쏠린다면 6.4%포인트 차이는 충분히 역전될 수 있다.
6. 펜실베이니아주 (트럼프 45.9% - 바이든 49.5%)
마지막으로 펜실베니아주 다.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어서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에 `대선의 주춧돌`이라고도 불리고 있는데, 바이든 후보가 태어난 곳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졸업한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스쿨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펜실베니아 내부에서는 남동부 지역에서 바이든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도시 외곽 지역과 농촌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펜실베니아 남서부와 북동부에서 경제를 살릴 사람은 자신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6년 대선 때는 힐러리 후보가 선거 직전까지 2.6%포인트 앞서 있다가, 실제 대선에서는 `샤이 트럼프`가 나오면서 0.7%포인트 차로 패배해 대권을 양보했다. 현재까지는 바이든 후보가 3.6%포인트 앞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7. 그 외 접전 지역
이렇게 선벨트와 러스트벨트으로 구성된 주요 경합주 6곳을 모두 살펴봤는데, 이 밖에도 접전을 펼치고 있는 몇몇 주들도 살펴보겠다. 무려 38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한 텍사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고는 있지만, 불과 2.6%포인트 차기 때문에 쉽게 단정지을 수 없다.
그리고 18명을 보유한 오하이오와 16명을 보유한 조지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바이든 후보는 6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한 아이오와와 네바다에서 1.4%포인트, 4.6%포인트 앞서있고, 10명을 보유한 미네소타에서 6%포인트로 크게 앞서 있는데, 이 곳들은 선거인단이 적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에게 조금 불리한 상황이다.
한편, 대선을 하루 앞두고 우편투표를 포함한 사전투표자 수가 9,200만명을 넘었다고 하는데, 지난 16년도 대선 총투표자의 3분의 2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한다. 여기에 선거날 이후까지 도착할 우편투표 수까지 고려하면 최종적으로 1억 명을 훌쩍 넘길 전망인데, 사전투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체크하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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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위쪽)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22일(현지시간) 저녁 열린 대선 후보 마지막 TV토론에서 사회자 질문에 답하며 치열한 힘겨루기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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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270명 중 바이든 209, 트럼프 121 확보…199명 불분명
오차범위 내 격전지 너무 많아 6대 경합주 선거인단만 101명 조지아·텍사스·오하이오도 혼전 오늘 오전 10시 출구조사 공개
각 당의 전당대회가 끝나고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앞선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미국 언론과 선거 전문가들은 여전히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2016년 대선에서 여론조사의 예측이 크게 빗나갔던 아픈 경험 때문이 크지만, 오차범위 이내 격전지가 너무 많아서이기도 하다.
미 대선은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0명을 누가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다. 중앙일보가 미국 내 여론조사와 두 후보의 유세 동선 등을 분석한 결과 3일 0시 기준으로 바이든 후보가 가져갈 것이 확실시되는 선거인단은 209명이다.
캘리포니아(55명), 뉴욕(29명), 일리노이(20명) 등 16개 주와 워싱턴DC다. 바이든 후보가 두 자릿수로 앞서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 번도 유세한 적이 없는 곳들이다.
트럼프, 3주간 혼전 13개주 모두 돌아
반대로 이변이 없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가져갈 것으로 확실시되는 선거인단은 테네시(11명), 앨라배마(9명) 등 19개 주 121명이다. 메인(4명)과 네브래스카(5명)는 승자독식 방식이 아니어서 두 후보가 표를 나누어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경합주 사전투표 및 최종 판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결국 아직 승자를 예상하기 힘든 선거인단 수가 13개 주에서 199명이나 된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주간 13개 주를 모두 돌았고, 바이든은 이 중 9개 주에 갔다.
이론적으로 바이든 후보는 최소 61명을 더 확보하면 270명에 도달할 수 있다. 149명을 확보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갈 길이 더 멀다. 하지만 불가능하진 않다. 선거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은 2일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확률은 89%, 트럼프 대통령은 10%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10%가 0%는 아니다”고 전했다.
선거인단 199명을 보유한 13개 주가 막판까지 격전지로 남게 된 배경은 각기 다르다. 우선 전통적인 경합주인 북부 러스트벨트와 남부 선벨트의 6개 주가 있다. 애리조나(11명), 플로리다(29명), 미시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펜실베이니아(20명), 위스콘신(10명)이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6개 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득표율 5%포인트 이내의 근소한 차이로 이겨 선거인단 101명을 모두 가져왔다. 가장 표차가 적었던 미시간은 0.2%포인트, 가장 컸던 노스캐롤라이나가 3.7%포인트였다.
대선 당일 3일 여론조사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0.2%포인트 차로 바이든에 역전한 것으로 집계했다. 다른 5개 주에선 여전히 바이든 후보가 앞서긴 했지만 플로리다·애리조나(0.9%포인트 차), 펜실베이니아(1.2%포인트 차)에선 오차범위 내로 근접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는 지역도 있다. 남부 텍사스(38명)와 조지아(16명)다. 텍사스에서는 1976년 이후, 조지아에서는 1992년 이후 민주당 소속 대선후보가 이긴 적이 없다.
538명 선거인단 최종 예측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에서 9%포인트 차로 클린턴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지만, 올해는 바이든 후보에게 1.2%포인트 차로 밀리며 고전하고 있다. 조지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0.2%포인트 앞서 사실상 차이가 무의미하다.
텍사스와 조지아가 ‘변심’의 징후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유권자 인구구조 변화다. 도시화로 인해 유색 인종과 젊은 유권자 유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후보들의 동선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각각 조지아에서 유세했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텍사스를 공략했다.
4년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승했으나, 올해는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지역의 향방도 가늠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오하이오(18명)와 아이오와(6명)에서 각각 8.1%포인트, 9.4%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지금은 바이든 후보에게 각기 1.4%포인트 앞서는 불안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와 아이오와를 한 번씩 들렀고, 현장 유세를 제한적으로 한 바이든 후보도 두 곳 모두 방문했다.
출구조사, 승자 예측 없이 결과만 발표
이날 투표는 미국 동부시간 0시(한국시간 오후 2시) 뉴햄프셔의 작은 마을 딕스빌 노치와 인근 밀스필드 두 곳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가장 일찍 투표하고 결과를 공표한다. 나머지 대부분의 주는 현지시간 오전 5~8시 투표를 시작해 오후 7~9시에 마감한다. 가장 서부인 알래스카와 하와이가 동부시간으론 자정(한국시간 4일 오후 2시)에 가장 늦게 투표를 마치고 개표를 시작한다.
AP통신과 ABC·NBC·CBS·폭스뉴스·CNN 등 주요 방송사들은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 등 주요 동부 경합주가 투표를 마치는 오후 8시(한국시간 4일 오전 10시)부터 주별 출구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출구조사 기관 상당수는 2016년의 실패로 인해 승자 예측 없이 조사 결과만 발표하기로 했다.
[미대선] 우편 6500만 현장 3600만명, "바이든 유리" 투표율 1908년 65.4% 넘어 최고치 넘을지도 관심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 앞서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가 1억명을 넘었다. 미 선거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14분까지 사전투표자 수는 총 1억97만8567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우편투표를 한 유권자는 6505만5514명이다. 3592만3053명은 사전 현장투표를 마쳤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전체 투표자(1억3900만명)의 73%가량이 미리 한 표를 행사한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전투표가 활발히 이뤄진 까닭이다. 일반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은 사전투표를, 공화당 지지자들은 현장투표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높은 사전투표율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선거 프로젝트는 등록 유권자의 지지 정당 정보를 제공하는 20개주 사전투표자의 44.9%가 민주당 지지자였고, 공화당 지지자는 30.5%에 그쳤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높은 사전투표율 덕분에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1908년(65.4%) 이후 112년 만에 가장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 투·개표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투표 결과 발표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대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역대 최고치의 우편투표율을 기록했다. 미국 주의 절반에 가까운 22개주와 워싱턴DC는 선거일(3일) 우체국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용지의 경우 대선 후 짧게는 사흘, 길게는 이달 23일까지로 마감기한을 연장했다.
이에 따라 최종적인 개표 결과도 덩달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핵심 경합주인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은 선거일 전 우편투표를 미리 처리할 수 있게 한데다 마감기한을 연장하지 않아 선거 당일 승자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또 다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은 마감기한을 며칠 연장한 만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중 한 명이 압승하지 않을 경우 당선자를 확정하는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우편투표 마감기한 연장한 곳은?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편투표 마감기한을 연장한 곳은 ▲4일 텍사스 ▲6일 캔자스·켄터키·매사추세츠·펜실베이니아·버지니아 ▲9일 아이오와·노스다코타·웨스트버지니아 ▲10일 미네소타·미시시피·네바다·뉴저지·뉴욕 ▲12일 노스캐롤라니아 ▲13일 앨라배마·워싱턴DC·메릴랜드·오하이오 ▲17일 일리노이·유타 ▲20일 캘리포니아 ▲23일 서부 워싱턴 등 23곳이다.
여기에는 당락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경합주들도 포함돼 있다. 특히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초접전 지역의 경우 선거 당일 개표 결과와 우편투표를 모두 합한 최종 개표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다. 우편투표 마감기간 뿐만 아니라 개표 시기, 발표 시기 등도 저마다 기준이 달라 한꺼번에 결과를 알기 어렵다.
경합주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 근소한 차이로 승리해 선거인단을 독식했던 경합주들도 승자를 확정짓는 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북부 지역의 이른바 '러스트벨트'에 속한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선거 후 며칠 내에 결과가 나온다. 펜실베이니아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기한 연장을 두고 또 다시 소송전을 예고한 만큼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는 대선 전에 접수한 우편투표용지를 대선 당일부터 처리한다. 주 선거관리 관계자는 이에 따라 6일경 전체 비공식 집계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선거 당일 밤까지 처리되지 않은 상당량의 우편투표용지가 있다면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위스콘신은 선거 당일 저녁 또는 늦어도 사흘 내로 기대하고 있다. 대부분 개표 순서를 두고 있지 않지만 밀워키 등 부재자투표를 따로 집계하는 밀워키 등 39개 자치구에선 현장 투표 결과가 먼저 공개될 수 있다.
남부 지역에 이른바 '선벨트'에 속한 플로리다,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 개표 순서 등에 따라서도 순간순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플로리다는 당일 선거 결과의 윤곽이 나올 예정이다.
선거일 몇 주 전부터 우편투표 처리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더 유리할 것으로 분석되는 조기 현장투표와 우편투표는 선거 당일 오후 8시30분(4일 오전 10시30분)까지 보고될 예정이다. 플로리다의 카운티별 투표 마감 시간은 이보다 1시간30분에서 30분 앞선 시간이다.
승부를 단언할 수 없는 애리조나 역시 선거일 2주 전부터 우편투표를 집계하도록 허용했고, 이에 따라 첫 번째 결과는 당일 오후 10시(4일 낮 12시)께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곳에서의 초기 결과 역시 바이든 후보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도 선거일 저녁 또는 이튿날 새벽에 98% 이상 잠정 집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곳도 개표 진행 상황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바이든 후보에 유리한 조기 현장투표와 우편투표는 오후 7시30분(4일 오전 9시30분),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강세인 당일 현장투표는 오후 8시30분~다음날 오전 1시(4일 오전 10시30분~오후 3시) 사이에 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스캐롤라이나 우편투표 마감기한을 오는 12일까지다. 이 외에 올해 미 대선에서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한 조지아와 오하이오, 아이오와 등의 개표 결과도 관심사다. 조지아는 오는 4일까지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까지 우편투표를 받는 아이오와의 관계자는 개표 결과에 대해 "시기 적절하게"라고 말했다. 오하이오는 선거일 전 사전투표 결과를 당일 오후 8시(4일 오전 10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 결과는 바이든 후보에 더 유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어 13일까지 연장 기간 동안 받은 추가 우편투표용지는 오는 28일 발표한다.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 당일인 3일(현지시간) 밤까지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승리 선언을 하지 않고 다음 날까지 개표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돌아가는 게 너무 많다"라며 "만약 오늘 밤 뭔가 (결과가 나와) 말할 게 있다면 얘기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내일 표가 집계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아울러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한 결과가 나오기 전 조기 승리 선언을 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해선 "그가 뭐라고 말하는지, 어떻게 말하는지에 따라 다르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다만 "대통령이 표가 (모두) 집계됐는지 아닌지를 결정할 수는 없다"라며 "투표자가 대통령을 결정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트럼프)가 어떤 일을, 무슨 말을 하든, 표는 집계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바이든 후보는 자신 승리 전망에 관해선 "희망적"이라면서도 "모르겠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어 주요 경합 주인 플로리다를 언급하며 "만약 플로리다(결과)가 들어오고 내가 이겼다면 끝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높은 조기투표율을 거론, "만약 플로리다(결과)가 들어오지 않았더라도 몇몇 다른 주에서 잘 된다면 우리는 '푸른 장벽'을 재건할 것"이라며 "좋은 느낌이 든다"라고 했다.
이번 선거는 전례 없는 사전투표 열기로 막판까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당일인 이날 개표 초반 자신이 우세한 상황이 나오면 조기 승리 선언을 하는 방안을 거론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보도를 "가짜"라고 일축했지만, "선거가 끝나는 대로 변호사들과 협력할 것"이라며 불복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실제 조기 승리 선언이 이뤄질 경우 향후 우편 투표 개표 과정에서 결과가 뒤바뀌면 혼란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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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주 고향 찾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AP/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연합뉴스]
미 대선 후 뉴욕증시는..'바이든 당선·공화당 상원장악이 최악
NYT "바이든 당선과 민주당 상원 승리는 추가부양 확대로 주가 올릴 것" "트럼프 재선시 근시일내 추가부양 어렵겠지만 세금·금리는 시장에 유리"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 쏠린 지구촌의 시선은 백악관을 넘어 월스트리트로도 향해 있다.대선 결과에 월스트리트 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대선 결과에 따른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 법안 전망이 월가의 반응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싹쓸이하는 '블루웨이브'(Blue Wave)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소속 정당인 민주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 다수당 지위까지 탈환한다면 경기부양을 위한 지출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경우 뉴욕증시는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상승할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500포인트 넘게 오르는 등 이틀째 상승장이 펼쳐진 것도 바이든 후보의 당선과 민주당의 상원 승리를 예상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결과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풀이했다. 또 장기금리는 올라가고, 연방정부 재정적자 우려에 따라 달러 가치는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약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면 세금과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커진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상원에서 박빙의 차로 다수당이 되는 '라이트 블루웨이브'가 투자자들에게는 좀 더 좋은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민주당이 정책 어젠다를 밀어붙이기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과 공화당의 상원 수성이 꼽혔다.
월가의 통념으로는 워싱턴 정가의 교착 상태가 주식시장에 최선이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기침체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이든 백악관'과 '공화당 상원'은 추가 경기부양에 희망을 걸고 있는 금융시장에 최악의 결과가 될 수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조지아주 유세에서 춤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현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는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공화당이 상원 다수석을 지키고, 민주당은 하원 우위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이런 시나리오에서는 추가 부양을 둘러싼 현 대치 국면이 그대로 유지돼 근시일 내 대규모 경기부양 패키지가 집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트럼프 재선 시나리오는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도 줄 수 있다. 바이든 후보와 달리 법인세와 재산세를 올리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영구 저금리' 정책에 발맞출 새로운 인물로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가 바로 확정되지 않는 시나리오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바이든 후보가 이기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의 적법성 등을 문제 삼아 소송전에 나서 대법원 판결 전까지 혼돈이 지속되는 경우다.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추가 경기부양이 지연되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차기 대통령이 정해지기 전까지 주식시장이 힘든 시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NYT는 전망했다.
CNBC방송의 유명 앵커 짐 크레이머는 누가 되든 주가가 당분간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여러분은 주식을 사야 한다"며 이때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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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조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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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목이 쏠린 미국의 대선 결과는 한반도 정세에도 직접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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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트럼프?…한미동맹·북 비핵화, 한반도 '대격변'
美 대통령 선거 투표 돌입…누가 당선되든 정책 불확실 "트럼프 재선시 동맹 불확실성 우려…북 비핵화엔 진전 기회 제공" "바이든 집권시 전통적 동맹 복귀"…"한반도 우선순위서 밀릴수도"
한반도의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 대통령 선거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전국적 우세 속에 주요 경합주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펼쳐지면서 3일(현지시간) 투표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책의 변화의 폭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에 불확실성을 높였지만,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만들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후보는 무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 측면에서 한국에 좋을 수 있으며 한미 관계에서 전통적인 동맹으로 복귀할 것을 약속하지만, 초기에 북한이 최우선 사안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레스트 애링턴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한국은 항상 미국 선거를 주의 깊게 지켜봤지만 2020년은 한국에 특히 중요하다"며 미국이 한미동맹과 북한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한국은 엄청나고 전례 없는 변화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시 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실장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접근법은 동맹과 지역 정책에 불확실성을 불어넣었다"며 "2기 행정부는 결과에 대한 철저한 계획 없이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변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바이든 후보가 집권하면 보다 안정적 관계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한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바이든은 공동의 가치, 원칙과 목표를 기반으로 동맹에 대한 전통적인 미국의 견해로 돌아갈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 주한미군 감축 위협 등은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재건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므로 북한 문제는 몇 달 동안 휴면 상태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반해 "트럼프가 재선되면 북미 협상을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 조 바이든
[주한미국대사관 트위터 캡처.
골프 실력은 트럼프 우위…바이든은 야구팬
올해 5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휴 골프로 '설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3일(현지시간) 열려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임이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냐가 곧 결정된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미국 대선 정국을 맞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골프 실력을 소개하는 기사를 4일(한국시간) 인터넷판에 게재했다.
알려진 대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문난 '골프광'이다.
미국은 물론 영국과 아일랜드,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골프장 17곳을 소유하고 있고 타이거 우즈, 더스틴 존슨, 렉시 톰프슨 등 세계적인 톱 랭커들과도 자주 골프를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7월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열린 US여자오픈에는 직접 대회장을 찾아 최종 라운드를 지켜봤고, 당시 우승한 박성현(27)에게는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또 그해 11월 방한해 국회 연설에서도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의 실력을 칭찬했고, 지난해 방한 때는 박세리 여자골프 국가대표 감독을 만났다.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 기간 골프를 친 횟수를 세는 '트럼프 골프 카운트 닷컴'이라는 사이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이후 140차례 골프를 친 것으로 나온다.
2017년 초부터 대략 4년으로 잡으면 1년에 35번 정도 골프를 즐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8년 7월 골프를 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AFP=연합뉴스]
이에 비해 바이든은 골프를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는 평이다.
미국 현지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바이든 후보는 델라웨어주의 윌밍턴 컨트리클럽과 필드스톤 골프클럽의 회원이다.
미국골프협회(USGA)의 핸디캡 시스템에 따른 그의 골프 핸디캡은 6.7 정도로 2.8로 알려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골프 실력도 확실히 열세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모닝 리드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최근 골프 기록은 2018년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올해 5월 트럼프의 '골프 사랑'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그는 당시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0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 골프를 쳤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정치 광고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며 "대통령은 골프장의 카트 위에서 트위터를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석 달 만에 처음 골프장에 간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슬람의 극단주의 무장세력들의 테러 사실을 발표한 직후에도 골프를 쳤다"고 반박했다.
2009년 월드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모자를 쓰고 양키스 데릭 지터와 악수하는 바이든.
[EPA=연합뉴스]
바이든 후보는 골프보다 미식축구와 야구, 축구 등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교 때 미식축구 팀의 와이드리시버를 맡았던 바이든 후보는 자신의 고향이자 아내 질 바이든이 어린 시절을 보낸 펜실베이니아주 연고의 필라델피아 필리스(야구), 필라델피아 이글스(미식축구)의 팬이다.
또 뉴욕 양키스(야구)를 좋아했던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뉴욕 양키스도 좋아하며 미국 남녀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애정도 자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였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농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했고, 골프도 자주 즐기는 편이었다.
또 오바마 이전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역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유명한 골프광이었다.
골프위크는 "지미 카터, 해리 트루먼, 허버트 후버 세 명의 전직 대통령은 골프를 치지 않았던 인물들" 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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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1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 오파로카 공항에서 유세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바이든과 트럼프 사이에서
[기고] 한국만의 가치와 기준 더욱 확고히 해야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이번 대선이 22개월의 긴 레이스를 마감했다. 4년 전 미국우선주의를 표방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는 미국이 글로벌 리더를 자임하면서 정작 자신의 이익을 챙기지 못하는 데 화가 난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냉전 종식 이후 무분별한 세계 분쟁 개입과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 미국 내 실업률 증가와 일자리 감소, 불법 이민자 문제, 대중국 무역적자 증가 등이 미국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았다. 지난 4년간 트럼프 정부는 대선 공약들을 실행에 옮겼다. 세계 경찰 역할을 사임했고, 국제기구와 국제공조를 불신했으며 금전적 손익에 따라 동맹 관계를 평가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미국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가 위태롭게 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셰일 산업 활성화와 화석 에너지 수출 장려, 미국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과 미국 기업의 리쇼어링 촉진, 국내 일자리와 신규 세수 창출의 경제적 선순환 고리를 만들면서 최저 실업률과 경제 성장률 상승을 이끌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굳건해 보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팬데믹 대응 실패와 국내 경기침체,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까지 겹치면서 미 대선은 혼전을 거듭했다. 선거가 끝난 지금 누가 차기 대통령 당선자가 될 것인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선은 미중패권경쟁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치러지며 대선 결과에 따라 자유주의 국제질서 재편의 방향이 결정된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두 후보가 동일하게 대중강경책을 주장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접근법은 상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는 한반도 정책에 있어 북핵문제 접근법,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미국 대선 결과는 미국·중국과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야 하는 한국의 대외전략과 북핵 문제와 연동되는 한반도 정세 변화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은 대외적으로 대중국 압박 전략과 선택적 개입주의를 견지하면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시 확립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군사력과 외교력을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는 데 투입하고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여 비용과 책임을 나누면서 국제규범과 다자협력을 통한 중국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인도· 태평양지역의 중요도는 변함이 없지만, 세부적인 전략은 변경될 가능성이 크며, 쿼드(QUAD)나 쿼드 플러스(QUAD+)의 개념이 사라질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바이든 후보의 공약인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위해 증세와 재정 정책 확대가 경제 정책의 주요 기조가 될 것이다.
그는 미국 경제 재건을 위해 정부 예산 7000억 달러(약 840조 원) 투입, 일자리 500만 개 창출, 최저 시급 15달러로 인상, 오바마 케어 계승 등을 약속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지난 4년간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외 정책들을 검토하고 수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미국 내 경제적 혼란을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 이슈가 미국의 외교정책에 후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빠른 대처를 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와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바이든 정부에 한반도 비핵화는 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뿐만 아니라 미국의 지정학적, 지경학적 이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어나가는 것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에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해야 한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의 핵감축을 전제로 한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에 비해 체계적인 비핵화 과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후보는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활동을 30년 이상했으며, 상원 외교위원장 자격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접견했고, 부통령 자격으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는 등 한국 정치,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에 대한 이해가 높은 편이다.
외교에 능통한 바이든 후보가 중국 견제 수단으로 북한을 미국 편으로 끌어당기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대북정책 추진 시 한국과의 협의를 중시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도 좋은 신호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북미협상에서 상향식(Bottom-up)방식을 선호하며, 전문가 의견 수렴과 원칙에 입각한 외교적 관여를 통한 비핵화를 추구함으로써 대북전략팀 구성과 대북정책 마련,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예상되는 난제는 미국 대통령과 세 차례 만나 빅딜을 논의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전략팀과의 실무협상에 다시 응할지 미지수다. 미국의 대북전략 기조나 태도에 따라 2017년 말과 같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나쁜 시나리오가 재연될 경우 어렵게 이루어낸 4.27 판문점 선언, 9.19 군사합의 등이 무효화되고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을 예의주시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경제협력을 위한 동력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도록 노력함과 동시에 유엔 대북제재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과 예외 사항 발굴, 남북 철도 연결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올해로 끝난 북한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목표 달성에 실패했고, 2021년 1월 북한은 새로운 경제 계획을 공표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 선언의 가치를 상기시켜 미국을 설득하고 북한의 새로운 경제개발 계획의 시작과 더불어 남북한이 협력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 한미동맹 강화를 통해 안보를 확고히 하고, 한국의 자주성을 확립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한국은 신북방·신남방으로 외교적, 경제적 외연을 확장하는 대외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는 대중국 경제의존도를 줄이고 중국이 한국에 경제적으로 보복할 수 있는 여지를 줄임으로써 한국의 경제적, 외교적 자주성 확립으로 이어지는 주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가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증액은 동맹국을 갈취한 행위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동맹 강화하며 한국과 함께 설 것",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대북정책에 있어 한미 간 긴밀한 소통, 방위비 분담금의 합리적인 협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비용을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가치와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 반중연대 동참을 행동으로 보이라고 압박할 여지가 높다. 바이든 후보가 10월 29일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문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Hope for Better Future)"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약속하고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에 믿음을 준 것에 대해 비판적 해석이 필요하다.
한미동맹 강화는 남북관계, 미북 비핵화 협상, 미중 사이에 놓인 한국의 곤란한 입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의 한미동맹 비난, 상향식 또는 다자협력으로 진행될 더딘 비핵화 과정, 동맹국으로서의 충성도를 시험하는 미중 양자택일 강요 상황이 한국의 외교적 입지를 더욱 좁힐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대미·대북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은 한반도 정세에 큰 도전이 될 것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2기의 한미동맹, 남북한 관계, 북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도 순조롭게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변수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기존의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국 전략도 인도·태평양 전략, 5G 클린 패스(5G Clean Path),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중국을 압박할 것이다. 위에 언급한 전략은 동맹국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므로 동맹국에 대한 동참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2기는 1기 행정부가 진행한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파생된 미국에 대한 불신을 희석하고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라는 숙제도 함께 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기술, 무역, 군사, 이념 등 모든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중국 책임론, 홍콩 보안법 강행, 화웨이 제재 강화 등으로 미중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가 존 미어샤이머(John J. Mearsheimer)가 예견한대로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등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가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연결되어 있으며 중국과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함을 설득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미·중 대리전 양상이 한반도에서 전개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하향식(Top-down) 방식의 협상을 선호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간 친분을 바탕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재선 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의사가 있음을 표명했다. 북한도 트럼프 행정부 2기와 지속적인 관계 유지를 희망하고 있으므로 조기에 북미대화를 재개함으로써 북한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한 전략적 도발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기존에 진행되어왔던 6자 회담의 진행과정과 결과를 반추해보면 상향식(Bottom-up) 방식과 다자협력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진전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하향식(Top-down) 방식이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고, 재선에 대한 부담을 털어버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빅딜을 이뤄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할 때 중국의 부상을 확실히 저지한 대통령, 북한 땅을 처음 밟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공헌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도 코로나 팬데믹과 경제 재건에 집중할 것이므로 해결이 쉽지 않은 북한 문제가 후순위로 밀려나거나 중요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인 계획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것이 일각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과 의지가 없다, 혹은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제기하는 이유다. 또한, 미국과 북한 모두 하노이 노딜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는 구체적인 실무협상을 통한 북한의 확실한 선(先) 핵폐기 계획이 도출되기 전까지 정상회담을 유보할 가능성이 있으며, 북한 입장에서도 북미대화의 판을 깨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하노이 노딜로 인한 부담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한미동맹의 가치를 폄훼하는 트럼프 정부의 기조로 볼 때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며 주한미군 축소도 다시 거론될 여지가 있다.
미중패권경쟁에서도 미국이 중국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일 것으로 예상하며 인도·태평양 전략, 5G 클린 패스 (5G Clean Path),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한국 정부의 동참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며 한국이 미국의 동맹임을 분명히 하라는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 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고, 사안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국익 우선, 미·중과 우호 관계 유지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중국은 중국을 비난하는 국가에 전랑외교(戰狼外交)로 대응하면서 상대국에 거침없는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다. 한국은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와 그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두둔해주지 않는다.
호주는 인도·태평양 전략 전략의 쿼드 가담, 홍콩보안법 강행 반대, 코로나 팬데믹 책임론 거론으로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보복을 당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에 함께 대응하지 않는다. 이는 거대한 풍랑에 맞서 배가 난파될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지혜롭게 풍랑을 피하며 배를 지켜 목적지에 도달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한국이 직면한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럽다. 코로나 팬데믹, 국내 경제 악화, 세계 무역 환경 변화, 미중패권경쟁 심화와 미·중의 압박,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 고조, 답보상태인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 모든 변수를 고려하여 결정을 내릴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은 최우선으로 지켜야 하는 가치와 기준을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 수호와 비핵화 추진, 신북방·신남방으로의 경제적, 외교적 외연 확장, 한미동맹 강화,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 등을 기준으로 한국의 자주성 회복과 자강의 기회를 찾아 나가야 한다.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실현을 위해 DMZ 평화지대 조성과 개성공단 재개를 실현하여 불가역적인 평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제질서 재편의 키를 쥐고 있는 강대국 미국의 대선은 전 세계 초미의 관심사이다. 향후 4년간 미국의 대외정책에 따라 각국이 직면할 국제정치 상황이 뒤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후보의 대한반도 정책을 비교해보면 한국에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한국에 더 확실히 유리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현 상황을 긴 시간적 프레임과 넓은 공간적 프레임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미중 패권 경쟁과 북한의 비핵화"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국이 당면한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유연한 대응을 취할 수 있도록 대비하면서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한반도 전략의 장점을 살리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