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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Beethoven, Piano Sonata No.14 'Moo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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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thoven, Piano Sonata No.14 'Moonlight'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Daniel Barenboim, piano

Staatsoper Berlin

2005

 

Daniel Barenboim - Beethoven, Piano Sonata No.14 Op.27-2 'Moonlight'

다니엘 바렌보임(1942~ )은 2005년 베를린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곡을 2주일 동안 가진 8차례의 콘서트를 통해 연주하였습니다.

 

1800년부터 1801년 사이에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Op.27 두 개의 작품에는 ‘환상곡 풍의 소나타’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이는 소나타 형식을 버리고 환상곡 풍의 자유로운 형식을 채용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베토벤에게서 기존의 소나타 양식 혹은 피아노 스타일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배어 있음을 읽을 수 있다. 굳이 형식적인 측면에서 언급하지 않더라도 ‘환상곡’이라는 단어에서 기인하는 낭만주의적인 느낌만으로도 이들 작품은 충분히 직설적이고 시적이며 환상적이다.

무엇보다도 두 작품 모두 1악장이 느린 악장으로 시작한다는 것도 특이할 뿐만 아니라 이전 작품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자유롭고 서정적인 분위기, 그리고 이에 반대되는 격정적인 분위기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특히 16세의 제자였던 줄리에타 귀차르디에게 헌정한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은 그 제목에서 기인하는 분위기와 이미지 때문에 당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왔다. 줄리에타 귀차르디에게 ‘월광 소나타’를 연주해주는 베토벤. 프리드리히 보덴뮐러의 판화. 베토벤은 1801년 11월 한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다. “그녀는 날 사랑하고 난 그녀를 사랑해. 난생처음 결혼이 한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거라는 느낌을 갖게 된 거야. 아! 그녀는 나와 다른 부류의 사람이야.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정말 결혼을 할 수 없어.”

Wilhelm Kempff - Beethoven, Piano Sonata No.14 Op.27-2 'Moonlight'

20세기에 들어와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은 개척자로서의 영예는 최초로 전곡 녹음을 남긴 아르투르 슈나벨에게 돌아갔지만, 우주와도 같이 드넓은 이들 작품에 현대적인 피아니즘에 의한 일관성을 갖춘 리리시즘, 풍부한 상상력을 불어넣은 장본인은 빌헬름 켐프(1895-1991)입니다. 그는 빌헬름 박하우스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의 양대 산맥이었죠. 박하우스가 독자적이고 관념적이며 낭만주의적이었던 비르투오소였다면, 켐프는 보편적이고 자연주의적이며 현대적인 감수성을 갖춘 시인이었습니다.

1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독일의 시인이자 음악평론가 루트비히 렐슈타프가 베토벤 사후 5년 뒤인 1832년에 이 1악장에 대해 “달빛이 비친 루체른 호수 위에 떠 있는 조각배”라는 문학적인 비유를 한 것이 이 작품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어둡고 부드러운 분위기 사이로 일말의 슬픔 혹은 비탄이 언뜻 언뜻 내비치는 이 악장은 베를리오즈가 “인간의 언어로는 도저히 묘사할 길이 없는 한 편의 시”라고 표현한 바 있을 정도로 많은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이 아다지오 악장에서 베토벤은 ‘피아노의 페달을 반드시 써서 극도의 섬세함을 표현해야 한다.’고 지시했는데, 당시의 악기 구조를 고려해볼 때 베토벤이 지시한 페달은 현대의 댐퍼 페달이 아니라 현과 해머 사이에 펠트를 껴서 소리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주는 무릎레버(현대의 우나 코르다 페달 정도에 해당하는)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 악장의 가장 큰 특징은 시종일관 일정한 리듬이 되풀이되는데, 이것은 베토벤이 도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한 대목에서 흔히 사용하는 패턴으로, 화성 또한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전조로 급작스러운 색채 변화를 꾀하고 있어 마치 정지되어 있는 지점에 미묘한 격렬함을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안겨준다. 그런 까닭에 잔잔한 호숫가에 달이 비친 느낌과 그 표현에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고 있는 효과를 충분히 자아낸다. 이 ‘월광 소나타’ 이전에는 이토록 묘사적인 동시에 상징적이며 시적인 느낌이 강렬한 음악은 찾아보기 힘들고, 그 이후로는 후배 작곡가들의 수많은 표제음악과 건반음악이 추구하고자 했던 가장 높은 경지의 모델이 되었다.

1악장의 환상적인 악상이 마치 달빛을 연상시킨다 하여 ‘월광’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2악장: 알레그레토

리스트가 “두 개의 심연 사이에 놓인 한 떨기 꽃”과 같다고 표현한 이 매혹적인 2악장은 트리오 형식의 스케르초로 특히 스포르찬도의 효과가 인상적이다.

3악장: 프레스토 아지타토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맹렬한 피날레 악장으로, 오른손의 날카로운 아르페지오와 공격적인 옥타브 스타카토의 연타가 쉼 없이 펼쳐진다. 이 악장에서도 스포르찬도가 빈번히 사용되어 빠른 템포에서도 다채로운 음향효과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전례 없는 크레셴도로 낭만주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감정의 응축과 폭발을 표현한다. 이러한 스타일이 강하고 들끓는 듯한 아르페지오와 스타카토로 점철된 피아노 소나타는 이후 ‘열정 소나타’ Op.57의 1악장에서 다시 한 번 등장한다.

 

추천음반

1. 역사적으로 첫 세대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손꼽히는 빌헬름 박하우스의 연주(DECCA)는 대가적인 여유와 구조적 응집력을 갖고 있는 연주로 ‘월광’의 롤 모델로 손꼽힌다.

2. 단단한 구조 위에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음색을 실어올린 빌헬름 켐프의 연주(DG)는 이 작품의 대명사와도 같은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

3. 에밀 길렐스의 연주(DG)는 차디찬 금속성 터치와 러시아적인 서정성이 결합하여 빛나는 기교를 발산하는 연주이다.

4. 가장 최근의 녹음으로는 루돌프 부흐빈더의 연주(RCA)가 텍스추어의 의미와 작곡가의 의도를 이상적으로 결합한 해석으로 추천할 만하다.

 

박제성(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음악 전문지 <음악동아>, <객석>, <그라모폰 코리아>, <피아노 음악>과 여러 오디오 잡지에 리뷰와 평론을 쓰고 있으며, 공연, 방송, 저널 활동, 음반 리뷰, 음악 강좌 등 클래식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 작곡가들>을 번역했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2.12.17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17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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