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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pin, Impromptus Nos.1~4
쇼팽 ‘즉흥곡’ 1번~4번
Frédéric Chopin
1810-1849
Yundi Li, piano
Siemens-Villa, Berlin
2004.06
최근에는 재즈에서 더 자주 사용하는 단어인 즉흥의 기원은 악기의 연주 방식인 즉흥연주에서 비롯한 것이며 악곡 형식으로 정착한 것이 바로 즉흥곡(impromptu)이다. 작곡가나 연주가의 즉흥적인 악상이나 영감을 일정한 형식에 맞추어 드러낸 이 즉흥곡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얀 바츨라프 보리셰크로, 그는 1817년에 이 단어를 사용했고 1822년에는 6개의 즉흥곡 Op.7을 출판하기도 했다. 1820년대 이후 이에 영향을 받은 많은 빈의 피아니스트-작곡가들은 즉흥곡을 앞 다투어 작곡하기 시작했는데, 슈베르트가 1827년에 작곡한 8곡의 즉흥곡을 필두로 슈만의 즉흥곡 Op.5, 리스트의 왈츠-즉흥곡 등을 비롯하여 스크랴빈, 시벨리우스, 포레 등 많은 작곡가들이 즉흥곡을 작곡했다.
녹턴과 더불어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의 전형적인 양식으로서 새로운 세기인 20세기에 접어들며 그 운명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던 즉흥곡과 가장 친연성이 높은 작곡가를 꼽으라면 단연 쇼팽을 들 수 있다. 그는 이 매력적인 제목을 사용하여 1837년, 1839년, 1842년에 세 개의 즉흥곡을 작곡, 제각기 독립된 작품으로 출판했다. 다만 그의 즉흥곡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1834년 작 <환상-즉흥곡>(Fantaisie-Impromptu)만큼은 쇼팽의 사후에까지 출판되지 않았다.
Alfred Cortot plays Chopin's Impromptus Nos.1~4
*즉흥곡 1번, 3번, 4번은 1933년 연주이고 2번은 1925년 연주입니다.
음악의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즉흥적 선율
1번 A플랫장조 Op.29
추천앨범
저 유명한 전주곡과 커플링이 되어 있는 알프레드 코르토의 1933년 녹음(EMI)은 프랑스 스타일 쇼팽 즉흥곡 낭만적 모습을 담고 있는 역사적인 연주로 가장 먼저 추천하고, 다음으로는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의 두 번의 전곡 녹음 가운데 1964년 스테레오 녹음(RCA)을 폴란드 감수성과 고전주의 균형감이 빛을 발하는 명연으로 추천한다. 음색이 유독 빛을 발하는 클라우디오 아라우의 연주(Philips)도 빼놓을 수 없고, 가장 최근의 연주로는 윤디 리의 세련되면서도 현대적 스타일이 돋보이는 연주(DG) 또한 적극 추천한다.
글 박제성(음악 칼럼니스트) 클래식음악 전문지 <음악동아>, <객석>, <그라모폰 코리아>, <피아노 음악>과 여러 오디오 잡지에 리뷰와 평론을 쓰고 있으며, 공연, 방송, 저널 활동, 음반 리뷰, 음악 강좌 등 클래식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 작곡가들>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