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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읽는 명상록

토지(박경리)’의 줄거리

 




 

 

 

 

 

 

 

토지(박경리)’의 줄거리

 

[제1부]

 

 한말 20세기 전후 10년 간의 과정이 평사리라는 한국의 전형적인 농촌 마을을 무대로 하여 그려진다.

평사리의 전통적인 지주인 최 팜판 댁과 그 마을 소작인들을 중심 인물로 하여 최 참판 댁의 비밀인 ‘최치수의 살해 사건’ 등과 조준구의 계략, 귀녀, 김평산 등의 애욕 관계 등이 한데 얽혀 조선조 말 사회적 전환기의 양상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제2부]

 

 경술국치(庚戌國恥) 이후 1910년의 간도 한인 사회의 삶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조준구의 계략에 재산을 빼앗긴 서희의 간도 이민 형태를 위주로 공간이 이동된다. 그리고 상인과 독립 운동가가 대거 등장하면서 1910년대에 이루어진 간도 이민 현상과 아울러 독립 운동의 면모가 역시 최씨 일가를 중심으로 폭넓게 그려지고 있다.

 

[제3부]

 

 3.1운동 이후 광주 학생 운동까지의 1920년대, 진주와 서울 등의 도시에서의 삶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서희의 노력에 의한 최씨 일가의 대상(大商)으로의 성장이 발판이 되어 일제에 의하여 추진된 자본주의화 과정을

 도시를 중심으로 그려 놓고 있다.

 

 따라서, 여기에는 운전수, 의사 등 직업인과 교사, 신여성, 문필가 같은 지식층이 대거 등장한다.

 이처럼 ‘토지’는 삼대에 걸친 최씨 일가의 삶을 중심으로 그들의 삶이 이루어 놓은 사회적 공간에 따라 당대 사회의 변모가 충실히 그려져 있다.

또, 서희와 조준구의 원한 관계, 월선과 용이의 한 많고 영원한 사랑, 김환의 비밀스러운 삶 등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의 삶의 양상 또한 폭넓게 형상화되어 기본 줄거리와 관련되고 있다.

 

[제4부]

 

 항일 독립 운동이 조직적으로 가열되고 일본 군국주의의 식민지 지배가 더욱 노골화되던 1930년부터 1938년까지의

서울, 동경, 만주를 행동 무대로 하는 지식인들의 행적, 그리고 하동, 진주, 지리산, 만주를 연결하여 형평사 운동과

항일 운동에 투신하는 크고 작은 인물들의 활약을 웅장한 파노라마로 그린다.

 

 4부에 이르러 작가는 민족적 정조(情調)와 덕성(德性)의 오랜 원형을 탐구하고 이를 탁월한 혜안(慧眼)과 풍부한 지식, 생동하는 인물들의 뜨거운 형상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작가의 저 오랜 주체인 한(恨)과 생명의 사상, 휴머니즘의 도덕적 민족주의 철학은 이로써 깊이 심화되고 마침내

 민족 모두의 것으로 승화·일체화된다.

 

[제5부]

 

 미·일 통상 조약의 폐기와 영·일 회담의 결렬, 그리고 연맹 이사홰ㅣ의 중국 원조 결의안 가결 등 일련의 국제 정세에서

 일본 폐망의 조짐이 날이 갈수록 짙어가는 1940년부터 1945년, 마침내 광복을 맞이하기까지 서울·간도·진주·일본·

하동 등지를 무대로 펼쳐진다.

 

 일본의 최후의 발악에 의해 조선의 내일이자 희망인 젊은이들이 징용과 학병, 정신대 등에 끌려간다.

평사리에선 탄식의 여인네들과 과거의 노인들만이 한을 키우며 산다.

 일제의 검은 손길을 피해 지리산 속으로 은거하기도 하고 길에서 붙잡혀 사지로 끌려가기도 하는 숱한 젊음들.

 

 사랑의 좌절은 묻고 윤국은 학병에 자원하고 영광과 양현의 절망적 사랑에는 내일이 없다.

 기약없는 영어(囹圄)의 삶은 ‘길상’의 몫이며, ‘서희’의 한은 알지 못할 그늘 속에서 깊어만 간다.

독립 자금 강탈 사건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허탈과 무위에 빠진 길상은 갑작스런 송관수의 죽음을 듣고 자신의 지나간 삶을 반추하며 뼈저린 통한에 젖는다.

 

이를 계기로 동학당 모임을 해체하기에 이르며, 자신은 도솔암에서 원력(願力)을 모아 한 점의 관음 탱화를 그리게 된다. 그렇지만 이 한과 굴욕의 운명들이 생명이고 희망인 것이니, 소설 ‘토지’의 대하의 물줄기는 대단원을 향해 거대한

물줄기를 서서히 몰아간다.

 

 

 

 

 
상세 줄거리

<제1부>

 


구한말인 1897년 무렵, 경상도 하동의 평사리에는 5대째 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만석꾼 최 참판 댁을 중심으로

 

농민들인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최씨가의 유일한 혈육인 어린 서희는, 엄격하면서도 자애로운 할머니와 무서운 아버지 밑에서 하녀 봉순이를 동무하며

 

자라고 있고, 머슴으로 들어온 구천이는 무언가 많은 고뇌와 비밀을 간직한 것처럼 보인다.

 

구천이는, 최 참판 댁의 정신적 지주인 윤씨 부인이 청상의 나이에 남편을 잃고, 훗날 동학당 접주가 되어 사형당하는

 

   김개주에게 겁탈당하여 낳게 된 아들 '환'이다.

 

아버지를 따라 동학당에 참가했던 환은 몸을 숨기기 위해 구천이란 가명으로 최 참판 댁에 찾아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출생과, 이복형인 최치수의 부인 별당 아씨와의 사랑으로 괴로워하다가 결국 별당 아씨와 함께 지리산으로

 

도망친다.

 

자의식이 강하고 냉정한 최치수는 어머니를 감싸고 도는 비밀을 알기 위해 몸부림친다.

 

또한 재종형 조준구와 어울려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성적 무능력자가 된다.

 

그는 조준구가 구해 준 총으로 구천과 별당 아씨를 찾기 위해 지리산을 헤맨다.

 

별당 아씨는 환의 품에서 숨을 거두고, 환은 연곡사 우관 스님에게로 돌아간다.

 

자신의 신분에 큰 불만을 품고 있던 하녀 귀녀는 최 참판 댁의 씨를 얻으려 최치수에게 접근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자 그녀는 김평산과 음모를 꾸며 칠성이와 강 포수에게 몸을 허락하여 씨를 받는다.

 

최치수가 성불구자임을 모르는 귀녀는 강 포수의 출현으로 일이 틀어지자 김평산으로 하여금 최치수를 살해하게 하고

 

자기 몸의 씨를 내세워 집안의 대를 잇게 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하지만 아들의 죽음에 의혹을 가진 윤씨 부인은 침모 봉순네의  귀띔으로 귀녀의 자백을 받아 내고, 김평산과 칠성은 함께

 

죽음으로써 죄값을 치른다.

 

이 사건으로 인해 김평산의 아내 함안댁은 자살하고 칠성의 아내 임이네는 마을을 떠나게 된다.

 


한편 최 참판 댁의 소작인 용이는 무당의 딸 월선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인해 항상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질투심이 많은 아내 강청댁의 행패로 월선이는 그의 곁을 떠난다.

 

그리고 용이는 강청댁과의 성적 관계가 불가능하게 된다. 그는 마을로 다시 돌아온 임이네를 돌봐 주다 관계를 맺고

 

홍이라는 아들을 얻게 된다.

 


집안의 기둥을 잃어버린 최 참판 댁에 조준구가 부인 홍씨와 꼽추 아들 병수를 데리고 찾아든다.

 

김평산에게 최치수의 살해를 은연중 시사했던 그는 최 참판 댁 재산을 노린다.

 

그러던 중 마을을 휩쓴 호열자와 흉년으로 윤씨 부인과 김 서방, 봉순네 등 많은 사람이 죽는다. 그 와중에 살아남은

 

조준구 일가는 최 참판 댁을 차지하고 마음껏 세력을 휘두른다.

 

고아 신세가 된 윤씨 부인의 손녀 서희는 타고난 총명함과 함께 강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된다. 최씨 집안의 마지막 핏줄인

 

그녀는 집안을 지키기 위해 조준구 일가와 맞서 나간다.

 

그러나 서희를 돌보던 수동이 죽고, 러일 전쟁이 터지고 을사 조약이 체결되는 등 상황은 더욱 조준구에게 이롭게

 

돌아간다.

 

조준구의 행패에 불만이 쌓인 마을 사람들은 목수 윤보를 선봉으로 의병을 일으켜 마침내 최 참판 댁에 들이닥친다.

 

그들은 재물을 탈취하고 조준구 내외를 죽이려 하지만 찾아 내지 못한다.

 

그 틈에 서희는 부친인 최치수를 모시던 종인 길상으로 하여금 토지 문서를 찾게 하여 일시 힘을 회복하지만,

 

조준구 내외를 죽이는 데에 실패한 그들은 고향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서희는 할머니 윤씨 부인이

 

남겨 준 재물을 지니고 이들과 함께 고향을 버리고 간도로 떠난다.

 

 

 


<제2부>

 


간도에 정착한 서희는 가문을 되찾으려는 일념을 불태우며 윤씨 부인이 남긴 재물을 자본으로 길상과 공 노인의 도움을

 

얻어 두류(豆類)와 토지 거래에 성공하여 거부가 된다.

 

돈을 벌기 위해 그녀는 아버지의 친구인 이동진의 군자금 요청을 거부하고 친일적인 운흥사 공사에는 기부금을 내는 등

 

공공연한 친일 행위도 불사한다. 그녀는 이동진의 아들 상현을 사모하지만, 자존심 때문에 이미 결혼한 상현과의 사랑을

 

포기하고 길상과 결혼하여 두 아들을 얻는다.

 


길상은 서희와 결혼하기 전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만났던 옥이네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괴로워한다.

 

그는 가문에 대한 서희의 무서운 집념과 완전히 허물 수 없었던 신분의 벽 때문에 고독을 느끼지만, 환의 출현으로 그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와 함께 독립 운동에 투신한다.

 


환은 별당 아씨가 죽은 후 윤봉, 윤도집, 지삼만, 송관수,. 판술 등과 함께 의병 활동을 한다.

 

방법론상의 견해 차이로 윤도집, 지삼만 등과 대립하며 간도로 건너간 그는 길상을 만나고 이동진, 권필응 등과도 만난다.

 


서희와 길상의 결혼으로 충격을 받은 상현은 서울로 동아와 서의돈, 임명빈, 황태수 등과 사귀며 일본으로 유학도 한다.

 

그러나 그는 길상에 대한 패배감, 아버지 이동진과 가족에 대한 죄책감, 스스로의 무력감 때문에 정신적 방황을 계속한다.

 


한편 서희 일행과 헤어지고 기생이 된 봉순은 기화라고 이름을 바꾸고 천부적인 미모와 소리로 유명해진다.

 

그녀는 간도로 건너가 서희, 길상, 고향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하지만 외로움 때문에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한다.

 

월선, 임이네, 홍이와 함께 용정에 정착한 용이는 월선과 함께 잠시 국밥집을 한다.

 

그러나 그는 임이네의 돈에 대한 욕심에 못 견뎌하고, 자신이 장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후 그는 홍이를 월선의 곁에 남겨 두고, 임이네와 함께 영팔이가 정착한 퉁포슬에서 청인의 소작인이 되어 농사를

 

지으며 겨울에는 벌목꾼으로 일한다.

 

임이네는 월선 몰래 가로챈 많은 돈을 용정의 큰 불로 잃게 되지만 탐욕은 갈수록 심해진다.

 

월선은 용이가 떠난 후 홍이와 함께 살지만 암으로 한많은 일생을 마친다.

 


김평산의 아들 기복은 김두수로 이름을 바꾸고 간도 땅에서 일제의 밀정으로 활약한다.

 

그는 달아난 금녀를 되찾으려 하지만 실패하고, 대신 길상을 짝사랑하던 공 노인의 양딸 송애를 농락한다.

 

달아난 금녀는 독립 운동을 하던 장인걸의 도움을 얻어, 귀화한 한국인 쎄르란 심의 집에 은거하며 차츰 삶의 안정을

 

찾게 된다.

 


귀녀의 아들을 데리고 사라졌던 강 포수는 그 아들에게 두메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그가 성장하자 송장환에게 교육을

 

부탁한다.

 

조준구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정한조의 아들 석이는 송관수의 도움으로 공부를 하고 조준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하인으로

 

가장하여 그의 집에 잠입한다.

 


서희는 공 노인을 내세워, 광산에 투자하여 큰 실패를 본 조준구에게 접근하여 빼앗긴 재산과 토지 문서를 되찾는다.

 

그녀는 월선의 장례식 후 영팔이네와 용이네를 귀향시키고, 독립 운동을 위해 환과 함께 떠나 버린 길상과 헤어져

 

두 아들(환국, 윤국)과 유모, 안자와 함께 그리던 귀향길에 오른다.

 

 

 

 


<제3부>

 

귀향 후 진주에 정착한 서희는 조준구와 만나 5천 원에 평사리의 본가를 되찾는다.

 

서희는 완전히 복수를 달성하지만, 알 수 없는 상실감에 시달리면서 두 아들을 보살피며 진주에서 살아간다.

 

용이는 임이네의 탐욕에도 무심해진 채 평사리 서희의 본가를 지키며 안정된 말년을 보낸다.

 

월선의 죽음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고 간도의 벗들과도 헤어진 홍이는 생모 임이네의 탐욕에 대한 증오와 자학으로

 

비뚤어진다. 그는 사랑하는 장이의 몸을 겁탈하지만, 의병의 혐의를 받고 잡혀갔다 온 후 마음을 잡고 운전 기술을 배워

 

김 훈장의 손녀 보연과 결혼한다. 그러나 그는 일본인과 결혼한 장이와의 불륜의 현장이 발각되어 고통을 받기도 한다.

 

그는 용이의 장례식이 끝난 후 오랫동안 계획해 오던 간도행을 준비한다.

 

윤도집과 운봉의 죽음으로 동학의 세력은 와해되고 지삼만은 청일교의 교주가 되어 많은 신도와 돈을 모으게 된다.

 

중국에서 귀국한 환은 지삼만의 밀고로 일경에 잡히지만 조직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지삼만

 

역시 심복인 지 서방에게 살해당한다.

 


김두수는 마침내 중국 여인으로 가장한 금녀를 붙잡고, 그녀를 통해 독립군의 정보를 빼내려 하지만, 모든 것을 포기한

 

금녀는 침묵으로 맞선다.

 

그 후 그녀는 치욕을 견디지 못하고 벽에 머리를 부딪혀 자살한다. 한편, 김두수는 관수의 주선으로 독립 자금을

 

전달하기 위해 간도로 간 동생 한복과 해후한다.

 

길상은 서의돈과 함께 계명희 사건에 연루되어 2년형을 언도받고 복역한다.

 

이에 서희는 서울을 왕래하면서 길상의 뒷바라지에 힘쓴다.

 

환국은 아버지 길상을 매우 존경하며, 그의 자질을 이어받아 그림에 소질이 있다.

 

그러나 어머니 서희의 뜻을 따라 와세다 대학 법과를 지원한다.

 

상현은 일본 유학 후 서울에서 기화를 모델로 소설을 쓰기도 하지만 3·1운동의 실패로 인한 무력감 때문에 방황한다.

 

임명빈의 누이 명희는 상현에 대한 사랑이 거부되자 조용하의 후처로 들어간다.

 

그러나 그녀는 시동생 찬하에 대한 남편의 질투와 외도 때문에 갈등을 겪는다.

 


마음의 안식을 찾지 못하던 기화는 상현을 사랑하나 그에게서 끝내 버림받고 상현의 딸 양현을 낳는다.

 

아버지 이동진의 죽음 등 여러 가지 문제로 갈등을 겪던 상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각오로 중국행을 감행한다.

 

홀로 양현을 키우던 기화는 아편쟁이가 되어 서희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지만, 상현과의 관계에 대한 죄책감으로

 

서희의 곁을 떠난다. 하지만 기화는 그녀를 사모하던 정석의 설득으로 다시 평사리로 돌아온다.

 

그러나 석이가 학교에서 쫓겨나고 가정 파탄이 일자 그것이 자기 탓이라 생각하고 섬진강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기화의 자살 소식을 전해 들은 상현은 긴 방황을 청산하고 소설을 써, 그 고료를 양현을 위해 써 줄 것을 부탁하는

 

편지를 명희에게 보낸다.

 

명희는 양현을 양딸로 데려가길 원하지만 서희는 이를 거부하고 진정한 사랑으로 양현을 키운다.

 


<제4부>

 

김환이 죽고 길상이 수감된 후, 관수와 강쇠 등은 만주, 조선에 걸쳐 인망을 엮는 데 힘쓴다.

 

관수의 아들 영광은 강혜숙과 편지를 교류하는 중 신분이 탄로나고 퇴학까지 당하자 가출한다.

 

이것이 한이 된 관수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독립 운동에 더욱 매진하게 된다.

 

길상의 출옥 후를 생각하며 관수는 서울 출신의 소지감을 운동에 끌어들이고, 지감은 그를 통해 지리산의 강쇠,

 

해도사를 알게 된다.

 


청년기의 환국과 윤국은 3·1운동 후 학생 운동이 연이어 일어나는 가운데, 자신들의 풍족한 처지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으로 인해 방황과 고민이 깊어가고, 윤국은 가두 시위에 참가하여 감옥살이를 하고 무기 정학 처분을 받는다.

 

서희는 아들들을 대견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집안의 재산을 부담스러워하는 두 아들을 보며 공허감이 더욱 커져만 간다.

 

불행한 결혼 생활에 점점 황폐해져 가는 명희에게 조용하는 동생 조찬하와의 불륜을 이유로 이혼을 선언한다.

 

항복을 받아 낼 것을 의도했던 조용하였지만 명희는 순순히 이혼에 응하겠다며 자진해서 떠나 버리고, 조용하는 분노에

 

몸을 떤다.

 

일본 여인과 결혼한 조찬하는 일본에서 오가다란 일본인과 사귀게 되는데, 오가다는 명희의 제자인 유인실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는 코스모폴리탄이다. 조찬하는 그와의 대화에서 일본적인 것과 조선적인 것을

 

구명해 보려고 애쓴다.

 


가출한 명희를 불러들인 조용하는 자존심을 회복하려고, 명희의 마음을 되돌리려 애쓰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산장에

 

가두고 능욕한다.

 

모욕감에 자살을 기도하다 살아난 명희는 여욕을 찾아가 일자리를 부탁하고, 결국 시골의 초등학교 교사 촉탁으로

 

일하게 된다. 조찬하는 유인실과 오가다와 함께 시골 학교의 명희를 찾아가지만 초라한 그녀의 모습에 놀라고.

 

그녀 역시 모멸감에 괴로워한다.

 

한편, 길상은 어느 새 중요해진 자신의 위치를 종종 낯설어하고, 가족의 사랑 속에서도 외로움을 느낀다.

 

그는 최씨 집안에서 꽃 같은 존재인 양현이 자신의 출신에 대해 자연스레 알아 나가기를 바란다.

 

조국에 대한 사랑과 오가다에 대한 사랑으로 갈등하던 유인실은 오가다에게 '생명보다 소중한 것'을 바치고,

 

결국 그로 인해 아이를 얻게 된다.

 

그녀는 아무도 몰래 일본에서 아이를 낳아 조찬하에게 부탁하고, 독립 운동을 하러 중국으로 떠난다. 그 곳에서 그녀는

 

송장환을 찾아가고 그를 통해 윤광오를 만나게 되고, 찬하는 고민 끝에 아이를 자식처럼 기른다.

 

인실이 떠난 후 상실감과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오가다는 만주에 와 떠돌아 다니다 토건 회사에 취직하게 되고,

 

여행을 하던 중 하얼빈에서 우연히 인실의 자취를 발견한다.

 

 

 

 

 


<제5부>

 

일본은 제2차 세계 대전이 점점 장기전에 빠지며 열강에 외면당하고, 인적·물적 자원이 고갈되어 간다.

 

호열자로 인해 죽은 아버지 관수의 유해를 모시고 진주를 찾은 영광은, 강에 빠져 자살한 어머니 기화를 생각하며

 

그 강에 꽃을 던지는 양현을 보게 되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백정의 자손과 기생의 딸로서 비슷한 슬픔을 나눈

 

두 사람은, 영광이 만주로 도피하면서 헤어지게 된다.

 

양현을 이 부사 댁에 입적시켜 둘째 아들 윤국의 배필로 삼으려한 서희는, 양현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사이가

 

멀어진다. 상심한 윤국은 학병에 끌려가 소식이 없다.

 

의전을 졸업하고 인천에 취직한 양현은, 점차 정세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서희에게 이끌려 다시 귀향한다.

 

가산을 탕진하고 꼽추 아들 병수에게 얹혀 사는 조준구는, 중풍에 걸려 누워 지내면서 갖은 행악을 부리다 죽는다.

 

계명회 사건 이후 출옥한 길상은 도솔암에서 관음 보살의 탱화 제작을 결심하고, 화려함과 함께 삶의 본질인 외로움과

 

슬픔이 잘 어우러진 걸작을 남긴다. 보연의 금붙이 밀매 사건으로 진주로 송환된 홍이는, 이를 계기로 불편했던 김두수와의

 

관계를 끝내고, 하얼빈에서 극장을 운영하며 조직의 일을 계속한다.

 

여행 중에 하얼빈에 들러 우연히 인실을 본 조찬하는 인실로 하여금 오가다에게 아들의 존재를 알릴 것을 종용한다.

 

찬하의 아들 쇼지가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된 오가다는 한편으로 놀라고 한편으로 찬하에게 감사한다.

 

인실과의 계속된 만남을 간절히 바라는 오가다에게 인실은 일본이 망하는 날에 대한 여운을 남긴다.

 

홍이의 아이들인 상의와 상근은 진주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중학교에 다니나, 전쟁으로 수업은 거의 하지 못하고,

 

남학생들은 군사 훈련을, 여학생들은 간호 훈련을 주로 받는다.

 

상의는 완고하고 심술궂은 사카모도 선생과의 대립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받으나, 무사히 졸업하게 되고, 졸업 후에

 

홍이가 있는 만주로 갈 계획을 세운다.

 


이상현은 윤광오, 수앵 부부가 마련해 준 집에서 석이와 함께 기거하며 약간의 활동도 하나 때로 주정도 한다.

 

민족주의의 강한 유대감이 점차 바래져 가고 사회주의 성향이 짙어 가는 때에, 강 포수가 내력을 숨기고 기른 귀녀의

 

아들 강두메는 투철한 공산주의자로 자라나, 상현 같은 인물은 차후에 도태해야 할 반동분자로 생각한다.

 

조용하가 자살한 후 그의 재산을 상당히 상속받은 임명희가 희사한 돈 오천원의 사용처를 의논하는 중, 산(山)의 조직을

 

독립 후에 사회주의 운동 조직으로 키울 야심을 가지고 입산한 과격한 사회주의자 이범호와 산 사람들 간에 충돌이

 

일어나며, 산 사람들은 이범호를 경계한다.

 


일본의 히로시마에 신형 폭탄이 떨어졌다는 소식으로 조선에서의 피폭을 걱정하는 가운데, 서희는 길상이 사상범

 

예비 검거령에 의해 옥살이를 하고 있는 서울로 식구 모두 올라갈 것을 결심한다.

 

상심해 있는 서희의 식욕을 위해 장에 가던 양현은 드디어 일본 천황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박경리의 토지에 대해

 

동학농민전쟁이 실패로 돌아간 뒤 조선의 식민지화는 걷잡을 수 없는 흐름을 타게 되었다.

러시아와 일본은 각기 아관파천과 명성황후 살해를 통해 조선의 식민지배를 꾀했다.

일본 낭인들의 국모 시해라는 전대미문의 치욕을 맛본 유생들은 단발령을 계기로 수하들과 농민군 잔여세력을 규합하여

전국적인 의병투쟁을 전개하지만, 일본군의 우세한 화력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농민군의 분발에 당황하고 일본의 이른바 내정개혁 강요에 몰린 정부는 갑오개혁을 단행한다.

왕권 제한, 조세의 금납화, 도량형 통일, 문벌 타파, 과거제 폐지, 노비법 폐지, 과부의 재혼 허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갑오개혁은 농민전쟁에서 집약적으로 분출된 봉건체제의 내부모순을 누그러뜨리려는 시도였음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것이 일본의 조선 내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었다.


박경리(70)씨의 대하소설 <토지>는 농민전쟁과 갑오개혁, 을미의병 등이 차례로 근대사의 연표를 채우고 지나간

1897년 한가위로부터 문을 연다.

 이후 일제의 본격적인 식민지배와 민중의 검질긴 독립투쟁, 그리고 2차대전에 이은 해방까지의 긴박한 역사를

큰 호흡으로 훑어내려갈 소설의 첫 장면은 뜻밖에도 평화롭고 풍요롭다.


“까치들이 울타리 안 감나무에 와서 아침 인사를 하기도 전에, 무색 옷에 댕기꼬리를 늘인 아이들은 송편을 입에 물고

 마을길을 쏘다니며 기뻐서 날뛴다. (…)고개가 무거운 벼이삭이 황금빛 물결을 이루는 들판에 서는, 마음놓은 새떼들이

 모여들어 풍성한 향연을 벌인다.”

그렇기로서니 수상한 세월 힘없는 나라에서 맞이하는 박복한 백성들의 명절이 어찌 평화와 풍요의 겉보기에만

그칠 것인가. 과연 작가는 곧 이어서 “팔월 한가위는 투명하고 삽삽한 한산 세모시 같은 비애는 아닐는지”라며

시의 경지를 방불케 하는 문장을 내밀고 있다.

더구나 그 비애의 속내인즉, 산문적 사실성과 치열성으로 가득차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하고많은 이별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흉년에 초근목피를 감당 못하고 죽어간 늙은 부모를, 돌림병에 약 한 첩을 써보지 못하고 죽인 자식을 거적에 말아서

 묻은 동산을, 민란 때 관가에 끌려가서 원통하게 맞아죽은 남편을, 지금은 흙 속에서 잠이 들어버린 그 숱한 이웃들을

, 바람은 서러운 추억의 현을 가만가만 흔들어준다.”



<토지>는 만석꾼 대지주 최참판댁의 마지막 당주인 최치수와 그의 고명딸 서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토지의 상실과

회복을 둘러싼 대하 드라마를 전개한다.

 

 치수의 어머니 윤씨 부인이 동학 접주 김개주에게 겁탈당해 낳은 자식 김환이 의붓형수인 별당아씨와 밤도망을 치는 사건은 장강처럼 흘러갈 소설의 초입에 물살 급한 여울목을 마련해 놓는다.

 

상피붙은 남녀를 쫓는 긴박한 추격전이 벌어지는 한편에서는 치수의 고임을 받아 그의 만석지기 농토를 차지하고자 하는 하녀 귀녀의 음모, 치수가 비명횡사한 뒤 최참판댁 재산과 토지를 노리는 그의 재종형 조준구의 행보, 마을 남정네 용이와 무당 딸 월선이의 비련 등 인간사의 오욕칠정이 쉬임없이 피었다 진다.

 

거기에 동학군 출신인 대목수 윤보, 의병에 가담하는 김훈장, 독립군으로 변신하는 길상과 그 아들, 조준구가 대표하는

 상업영농과 서희의 곡물무역의 자리바꿈에서 볼 수 있는 경제의 단계적 발전 등 사회·역사적 변모가 포개진다.

<토지>의 무대는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전북 진안에서 발원한 섬진강이 3개 도 12개 군에 걸치는 남도 5백리를 내려와 하동포구에서 남해로 흘러들기 전에 강의 북동쪽으로 빚어놓은 악양들을 내다 보며 자리잡고 있는 마을이다.

 

폭이 넓지도 수심이 깊지도 않으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으로 꼽히는 섬진강은 발원지에서부터 남해 바닷물에 몸을 풀기까지 지리산 자락의 높고 낮은 봉우리들을 좌우에 거느리고 구비쳐 내려오는데, 강을 바투 쫓아오던 경상도쪽

 산자락이 문득 멀찍이 물러나 앉으면서 조물주의 선물처럼 이루어 놓은 너른 벌이 바로 악양들이다.

 

김제·만경의 광활함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그래도 근방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규모다.

`외지 거지가 악양에 들어와도 1년은 놀고 먹을 수 있다'는 말은 그런 규모가 가능케 하는 풍요와 여유를 가리키는

것일 터이다.

 

 


하동에서 멀지 않은 통영서 출생해 진주에서 학교를 나온 박경리씨는 1960년대의 어느날 화개의 친척집을 방문하는 길에 악양들을 접하고는 이곳을 당시 구상하고 있던 <토지>의 무대로 삼기로 했다.

 

 그러나 소설을 집필하는 도중 평사리를 직접 답사하지는 않았다. 소설 속 동네 구조와 실제의 평사리의 모습이 같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다.

겨울 한복판의 악양들에는 <토지> 서두와 같은 벼이삭의 물결 대신 날선 바람의 갈기만이 휘날리고 있다.

어쩌다 한둘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는 이들이 눈에 뜨일 뿐 너른 들에 사람 그림자도 찾아보기 힘들다.

 

 개 짖는 소리와 닭 우는 소리, 소의 음메 소리가 서로 화답하는 마을에서도 사람을 마주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담쟁이 덩굴이 벋어 올라간 오래 묵은 돌담들, 담 옆 헐벗은 나무에 달랑 두 개 달려 있는 까치감, 마루 밑에 넣어 둔

 단호박 덩이들과 처마 밑의 메주, 시레기 다발 따위가 대신 사람의 자취와 체온을 전해준다.

 


악양들의 옥답과는 달리 산쪽으로 다가 앉은 마을에는 유난히 돌이 흔하다.

거의 모든 집의 담이 돌로 되어 있음은 물론 마을 뒤편의 다랑논의 논둑 역시 돌을 쌓아 만들어 놓았으며, 돌을 고르다

못한 언덕빼기는 단감나무 밭으로 알뜰하게 활용하고 있어 땅밖에 모르는 농부들이 박토를 일구며 흘린 땀을 짐작케 한다.

 

 마을 한가운데에는 소설 속 임이네와 강천댁, 두만네, 막딸네 등 아낙들이 시름을 털어놓거나 신세를 한탄하는가 하면

 작은 일로 아옹대기도 했음직한 공동우물과 빨래터가 남아 있다.

박경리씨는 평사리를 답사하지 않았지만, 이곳 주민들은 <토지>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볼 기 뭐 있다꼬 사램들이 시도 때도 없이 와 쌓십니더”라는 가게 주인 아주머니의 말에서 평사리가 이미 문학사적

 지명으로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다.

 

 평사리에는 여관이나 여인숙, 식당은 물론 민박집 하나도 변변한 것이 없다.

 아마 앞으로도 그런 것이 생겨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달랑 지도 한 장 들고 물어 물어 찾아오는 수많은 독자들을 위해 마을 입구에 이곳이 소설 <토지>의 무대라는

안내판 하나 정도는 있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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