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눈물 (Tears In Sunset)
태양은 그 빛과 온기를 혼신을 다해 모아, 사라지는 마지막 순간에 흩뿌린다.
자신이 사라지는 그 짧은 시간 동안을 장식하기 위해, 태양은 하룻동안
세상에 뿌렸던 모든 빛과 온기를 거두어들인다.
내일을 기약하기 위해, 그리고 사라지는 아쉬움을 가리기 위해.
그렇게 태양이 마지막 빛까지 모두 거두어들이면, 빛은 태양 주변에만 남는다.
태양은 그 빛을 다시 흩뿌린다.
빛은 멀리 가지 않고 조용히 주인 곁에 남아, 산 너머 서쪽으로 떠나가는 주인의 뒷모습을 가린다.
그가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면, 빛은 잠시 동안 머무르며 주인인 태양을
대신해 내일을 기약한다.
태양에게는 돌아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 슬픔을 가려 주는 석양의 마지막
빛이 있기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그에게는 내일이 있다. 그는 석양의 빛이 자신을 대신해 모두에게 약속하는
내일을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결코 슬퍼하지 않는다. 태양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석양에는
눈물이 없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 태양에게는 반드시 내일이 있다.
내일이 있는 태양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그것이 석양이 아름다운 이유.
태양의 뒷모습을 가리고, 내일을 기약하기 때문에.
석양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그에게 기약할 내일이 있다면 석양은 울지 않는다.
내일이 있기 때문에 아쉬움을 참는다.
하지만 나는 석양의 눈물을 보았다.
내일이 없는 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석양의 빛을 보았다.
붉게 하늘을 물들이며, 슬프도록 아름답게,
아름답도록 슬프게 눈물을 흘리는 석양을 보았다.
내일이 없는 석양은 눈물을 흘린다.
대륙의 마지막 석양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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