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과 시사

황교안, 朴의 '배신자'프레임 버텨낼까..洪吳에 北까지 가세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자유한국당 대표에 출마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포항남·울릉 당원교육 및 박명재

국회의원 의정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2.08.





【포항=뉴시스】우종록 기자 = 자유한국당 대표에 출마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포항남·울릉 당원교육 및 박명재

국회의원 의정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2.08.

 wjr@newsis.com








황교안, 朴의 '배신자'프레임 버텨낼까..洪吳에 北까지 가세



차기 1위 낭보 뒤 朴의 '배은망덕~'쓰나미, 黃의 첫 시련



정치 초년생 황교안(62) 전 국무총리에게 첫 번째 시련이 닥쳤다. 새해들어 차기주자 선호도 1위, 자유한국당 당권경쟁 1강으로 순풍을 타던 황 전 국무총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박근혜 풍랑’을 만난 것.

박 전 대통령은 측근의 입을 빌어 황 전 총리에게 '섭섭함'을 토로함과 동시에 황 전 총리가 마치 친박(친박근혜)계의

대표주자인 듯 비쳐지는 것을 경계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치명타를 안겼던 2015년 6월 25일 '배신의 정치' 논란을 연상케 한다.

황 전 총리로선 전당대회 경쟁자인 홍준표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공세도 만만찮은 상황에서 진실 여부와
무관하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자 프레임'까지 덧씌워질 경우 앞길이 순탄치 않을 공산이 크다. 




문화일보가 실시한 차기주자 선호도 조사.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문화일보가 실시한 차기주자 선호도 조사.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 새해들어 각종조사마다 황 전 총리, 여야불문 차기주자 1위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토대를 상실한 보수층은 황 전 총리에게 기대를 걸고 2017년 이후 각종 조사때마다 그를 보수

계열 차기주자 1위로 올려 놓았다. 이에 힘입은 황 전 총리는 새해 들어 공격적인 행보로 영역을 확장하며 여야 차기

주자 여론조사에서 전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마이뉴스'가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2515명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에서 황 전 총리는 17.1%로 이낙연 총리(15.3%)를 누르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데일리안 의뢰로  28~29일 사이 알앤써치가 조사한 결과(1045명 조사, 표본오차 95%의 신뢰수준에 ±3.0%포인트)에서도 그는 18.7%로 여권의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13.7%)과 이낙연 총리(13.2%)를 제치고 1위를 달렸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조사결과(1005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이상 각 조사기관 사이트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도 황 전 총리는

13.8%의 지지를 받아 유 이사장(10.6%)과 이 총리(10.0%)를 따돌리며 선두에 올랐다.

정치권에 등장하자마자 무서운 기세로 질주한 것이다.








▲ 자료: 박근혜 대통령 시절의 청와대 홈페이지








◆호사다마(好事多魔)? 느닷없는 박근혜의 일격

그러나 황 전 총리의 ‘진격 앞으로’에 제동을 거는 일이 벌어졌다.

 그를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로 발탁하며 체급을 키워준 박 전 대통령이 지렛대가 되기는커녕 발목을 잡은 것이다.

수감생활 중인 박 전 대통령의 사실상 소통 메신저인 유영하 변호사의 입을 빌어서다.


유 변호사는 지난 7일 TV조선 인터뷰에서 황 전 총리를 향해 "박 전 대통령의 황 전 총리의 면회 요청을 거부했다고

한다. (자신을) 법무부 장관으로, 그리고 국무총리로 발탁한 분이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모른다고 한 말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고 본다"며 섭섭함을 넘어 배은망덕함을 느낀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화들짝 놀란 황 전 총리는 8일 관련 질문에 "(박 전 대통령에게) 도리를 다하고 있다"라며 언급을 피했다.

이를 전해들은 유 변호사는 "황 전 총리가 어떤 도리를 다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어제) 말한 것은 직접 확인한 팩트고 경험한 것들이다"고 되받아쳤다.








4년 전 박 전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를 심판~'에 유승민 와르르, 과연 황교안은

유 변호사를 통해 전한 박 전 대통령 심정은 마치 2015년 6월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 석상에서 작심한 듯 메모지를 읽어 내려갔다.

 그 중 압권은 "당선된 후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과 다른 스탠스를 취했던 새누리당 지도부(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배신자 프레임'은 일부 보수층, 한국당 콘크리트 지지층에겐 아직 통하고 있다.

그 까닭에 대선주자급 정치거물인 유승민 의원도 지역구인 대구에서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황 전 총리이기에 박 전 대통령이 '배신자, 배은망덕' 뉘앙스를 풍긴 것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북한까지 나서 "黃은 朴의 허수아비이자 환관" 비판

황 전 총리와 당권 경쟁 중인 홍준표 전 대표는 "병역문제는 국민 감정의 문제이기 때문에 묵과 하기 어렵다"며

황 전 총리의 병역면제를 집요하게 건드리고 있다.

오세훈 전 시장도 8일 "박근혜가 좋아하는 진짜 친박이냐의 논란 에 빠져든 황교안 후보! 이것이 황교안 후보의 한계다,


황교안 후보는 앞으로 이런식의 논란으로 끊임없이 시달릴 것"이라며 당의 우환(황교안)을 제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황 전 총리가 당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지난 3일 '박근혜 망령이 배회하고 있다'는 논평을 통해 "황교안은 허수아비로서 기껏 내들 것은 박근혜가 씌워준 장관, 총리 벙거지와 '대행'이라는 누더기 옷이 전부다"고 깎아내린 뒤 "이자(황 전 총리)가 박근혜의 총애를 받은 것은 그 무슨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가려운 잔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환관노릇을 잘 했기 때문"이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정두언 "朴은 黃이 탐탁찮다는 것, 홍준표-오세훈에게 기회 단일화하면 승산 있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8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영하 변호사가 괜히 억하심정으로 그랬을 것 같지는 않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기를 전달하는데 황교안이 탐탁지 않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대행시절) 무슨 시계까지 만들고, 그런 행위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는) 개인적으로 좀 서운함이 남았을 거고, 어쨌든 이거는 황교안 총리한테는 악재죠"라며 "악재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있고 황 전 총리가 정치권에서 검증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맷집이 있는지 그게 미지수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뜻밖의 악재를 맞은 반면 "(홍 전 대표와 오 전 시장이) 결국 단일화를 한다면, 단일화

승자 대 황교안 구도로 가서 결국 단일화 한 사람이 이기는 거죠"라고 전망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영하 변호사(왼쪽)가 법정에 나와 대기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영하 변호사(왼쪽)가 법정에 나와 대기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유영하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근혜의 '옥중정치'?...그는 왜 황교안 전 총리를 디스할까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자유한국당 내 유력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비판했다. 
유 변호사가 공개방송에서 정치 견해를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황 전 총리를 배신자로 규정한
박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에 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변호사는 지난 7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최근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의 만남시도를 수차례 거절했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를)거절한 이유를 저에게 말했지만 이 자리에서 밝히지 않겠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방송 출연을)허락 했기에 나왔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황 전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잘 챙기지 않았다는 발언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허리 건강 문제로 교도소에 책상과 의자 반입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우는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 더 나아졌다는 주장도 했다. 

실제 황 전 총리는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박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박 전 대통령 사면을 말할 때 숨죽인 반면 박 전 대통령이 ‘배신자’로 규정한 유승민 전 바른
미래당 대표와는 통합 가능성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배신자를 찍어내리기 위한 박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여전히 큰 상황인 만큼 황 전 총리에게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 정치평론가는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유승민 의원에게 발언했던 '배신의 정치'와 오버랩 된다“면서
”이번 유 변호사의 발언은 ‘황교안은 안 된다’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옥중 정치를 재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대해 황 전 총리 측은 “(저는)박 전 대통령이 어려움을 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지난달 21일 부산 수영구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당원과의 간담회에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7 전대 강행에 洪·吳 등 보이콧, '황교안 vs. 김진태' 구도되나


자유한국당이 오는 27일 열리는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열기로 하면서 심재철, 안상수, 오세훈, 정우택, 주호영, 홍준표 후보 등 6명의 당권주자들이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당초 2차 북미정상회담과 시기가 겹치면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주목도가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 전대 시기를 늦출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8일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정 연기 없이 전당대회를 기존 일정대로 개최키로 하면서 이들 6명의 후보들은 경고한 대로 전대 보이콧을 선언, 후보등록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황 전 총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당에서 특정 당권주자를 밀어주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한 6명의 후보들은 당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홍준표 전 당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유력 주자들을 비롯한 원내 인사들까지 전대 보이콧을 실행에 옮길 경우, '황교안 전 총리 vs. 김진태 의원' 구도가 연출된다.
전대 보이콧을 선언한 6명의 후보들은 "불공정하고 반민주적인 당운영을 개탄한다"며 "이번 전당대회를 당을 부활시키는 기회로 만들기보다 특정인의 옹립을 위한 절차로만 밀어부치는 모습에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보수진영 유력 대권주자로 부각되고 이는 황교안 전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당권주자들은 이날 황 전 총리를 향한 집중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당 선관위는 당권후보들의 보이콧 경고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박관용 당 선관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권주자들의 보이콧 의사에 "우리와 관계없다. 자기들 생각
일 뿐"이라며 "(그들의 보이콧을) 그것을 상정해 검토할 필요는 없다. 전대 일정을 갖고 많은 토론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 선관위 결정에 해당 당권주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언제는 흥행을 위해 원칙까지 바꾸며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 하더니 이제와서 공당의 원칙을 운운
한다"며 "참 어이가 없다.

 당이 왜 그러는지 짐작은 간다.
모처럼의 호기를 특정인들의 농간으로 무산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전 시장도 "당의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다른 분들과 이야기된대로 전대 보이콧 한다. 사전약속에
따라 공동보조를 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상수 의원은 "이번 전대는 컨벤션 효과를 통해 국민들에게 대표 보수정당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며 "스스로 북미정상회담 화두에 밀리게 내버려두는게 답답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은 김진태 의원은 TV토론 확대 등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전대 일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평했다.


황 전 총리는 "당의 입장에 따른다"는 입장이었던 만큼 6명 후보들의 보이콧이 후보등록 마감일인 오는 12일까지 지속될 경우 황교안 전 총리와 김진태 의원만이 대표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게 된다.
당초 황 전 총리와 함께 빅3로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던 홍 전 대표와 오 전 시장이 실제 불출마할 경우, 황 전 총리
독주체제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재선의 김진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규탄을 비롯해 태극기부대 지원을 받으면서 보수 진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광장시장 빈대떡 먹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을 먹으며 상인들을 만났다.
  

  ▲ 광장시장 빈대떡 먹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을 먹으며 상인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황교안이 정치하면 안 되는 이유는...



지난 1월 29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탄의 국민을 구하고 위기의 나라를 지켜내려면 당 대표가 돼 동지 여러분과 함께 싸울 수밖에 없다고 결심했다"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러나 같은날, 서울중앙지검에는 황 전 총리 고소장이 제출됐다. 김미희·김재연·오병윤 등 옛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은 이날 황 전 총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소했다
황 전 총리는 통합진보당의 강령과 활동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면서 2013년 11월 헌정 사상 첫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했다.

13개월간의 심판 끝에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정당 해산을 결정했다.
 당시 황 전 총리는 법무부장관으로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의 정부 측 대리인이었다.
왜 4년이나 지난 지금, 더군다나 황 전 총리가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는 날 그를 고소했는지 궁금했다. 

지난 1월 30일 성남의 한 사무실에서 김미희 옛 통합진보당 의원을 만났다. 다음은 김 전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황교안 출마선언날 고소한 이유

 
 김미희 옛 통합진보당 의원

 김미희 옛 통합진보당 의원


ⓒ 이영광





          

 
- 1월 29일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잖아요.
 4년이 지난 일인데 이제 와서 고소한 이유가 있을까요?

 "지난해부터 사법농단 진실이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통합진보당 관련해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 법원행정처에서 '헌법재판소가 권한 없는 판결을 했다'고 판단한 후 의원들 지위 확인청구를 인용하지 않고 2심에서 기각시켰습니다.

그런데 항소심 판사를 배당하는 과정에서 조작이 일어났다는 게 법원행정처 문건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이것은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개입하지 않고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통합진보당 해산과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 박탈 과정에서 황교안 전 법무부장관의 직권 남용 권리행사 방해,
기밀 누설과 같은 범죄가 일어났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수사해 달라고 한 겁니다."

- 왜 지금인가요?

 "처음 저희가 억울하게 정당 해산 당할 당시는 박근혜 정권 때였습니다.
렇기 때문에 저희는 헌법재판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 당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사법농단 증거들과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 등 증거가 있는 데다가 지금은 정권이
 교체돼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소신 있는 판결을 하길 기대해 고소한 것입니다. 

또한 문제가 있는 황교안 전 법무부장관이 자유한국당 대표로 나서면서 '통합진보당 해산을 잘한 일'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기 때문에 지금 고소하게 된 것입니다."

- 황 전 총리가 출마선언 날에 일부러 맞춘 건가요?

 "'내가 통합진보당 해산의 주역'이라는 보도를 봤을 때부터 법적대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고 난 뒤 그동안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을 주장하면서 해온 농성과 1인시위를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1월 28일에 하기로 계획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황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자 한 것입니다."

- 그럼 한국당 당 대표 출마선언 날에 일부러 한 건 아니라는 건가요?

 "저희가 이미 하려고 결심은 했지만 고소 날짜를 택할 때 참고했습니다.
 보통 때라면 신문에 한 줄 나올까 말까예요.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주기 때문에 그날 하면 조금은 관심을 더 갖고 
국민이 저희 문제의식에 공감해 주실 거라는 고려를 약간 했습니다."

"황교안 주장은 박근혜 시대로 돌아가자는 뜻"

- 고소장에서 '황교안은 직위를 이용해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사건의 심리와 평의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고 헌법
재판소 관계자와 정부 측 증인과 내통하여 헌법재판소 심판 진행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라고 했는데, 근거 자료가
 있는 건가요?

 "고 김영한 전 수석 업무일지를 보면 2014년 10월경 박한철 헌재소장 또는 헌법재판관 누군가가 청와대 측에 재판관
 각자의 심증까지 세세히 알려줬고 이것이 법무부(TF)까지 전달됐습니다. 헌재가 증인 채택을 결정한 이후 김영환씨를 만나 증인 신문을 준비한 법무부 관계자가 이 내용을 김영환씨에게 전달했다고 추론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 대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역할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근거자료는 김영환씨의 인터뷰입니다.
통합진보당 해산은 2014년 12월 19일이었습니다. 

바로 다음날 김영환씨가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고, 22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를 할 때 재판관들의 구체적인 표정까지 법무부 관계자에게 들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법무부장관이 김영환씨 발언 중 '관련자'가 되는 것입니다."

-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이 어떤 역할을 했다고 보세요?

 "법무부장관이 청와대와 대통령을 대신해 정당해산 심판과 의원직 박탈 청구 대리인으로서 그것을 관철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것입니다.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을 사전에 알아보려고 해서도 안 되고, 그것을 김영환씨에게 전달해서도 안 되는데, 불법적인
행위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는 것입니다."

- 황 전 총리가 1월 21일 대구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대여 투쟁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당 내부 우려에 대해 '통합진보당 해산한 사람이 누굽니까,
 그 말씀으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들으셨나요?

 "황 전 총리 주장은 박근혜 정부로 돌아가자는 주장입니다.
우리 국민이 한 겨울 내내 전국에서 촛불을 들어 박근혜 시대를 겨우 마감시켰는데, 또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하니 너무나 기가 막히고 분노가 일었어요.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과 반성도 느끼지 않는 황 전 총리에 너무 놀랐습니다.

그리고 통합진보당이 강제로 해산 당해 10만 명의, 가족보다 더 믿고 지내던 당원들과 흩어졌습니다.
 자신의 모든 활동과 삶에서 희망을 잃어버리고 암흑과 같은 3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 앞에서 최소한 마음이 아프다거나 안타깝다는 말 한 마디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황 전 총리는 오직 자유한국당에서 자신을 지지할 사람만을
 생각하는 발언, 다수 국민이 끔찍하게 여기는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이런 사람은 정치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후 4년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망연자실한 이정희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사상초유의 정당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9명 중 8명의 찬성 의견으로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결정했다. 또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막론하고 소속 의원 5명 전원은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결정했다.

▲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망연자실한 이정희 2014년 12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법정을
 나서고 있는 모습.


ⓒ 유성호


 




          

 
- 황 전 총리는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고소하는 건 자유지만 책임도 져야 한다,
 통합진보당은 헌법에서 정한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정당으로 북한과 연결돼 지령을 받고 활동하고, 주체사상을 확산시키는 일종의 범죄'라고 말했던데. 

 "통합진보당의 강령과 모든 활동은 우리나라 헌법 정신에 아주 충실한 강령과 활동이었습니다.
그것은 헌법재판소의 심판 과정에서 증명됐고요. 나중에 헌법재판소 결정문 중 김이수 재판관의 소수의견에 자세히
나옵니다. 

헌재 심판 과정에서 그렇게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는 재판관 다수가 해산하라는 결정문을 냈습니다.
그 결정문에는 '통합진보당 안에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RO라는 조직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내란을 음모한 주도세력'이라는 식의 결정 이유가 제시됐습니다.

그런데 정당 해산 결정 두 달 뒤 대법원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무죄, RO는 없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미 이석기 의원 1심 때 검찰이 구형한 내용을 보면 '이석기 의원과 재판받는 사람들은 북한과 연계가 전혀 없어서
위험하다'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그러니 북한과 연결됐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 '연계가 없어서 위험하다'는 의미는 뭐죠?

 "북한과 연계돼 그들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사람보다 그런 연계도 없는데 자주·민주·통일 주장을 하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고 한 거예요."

- 지금 한국에서 북한 지령을 받는다는 게 가능할까요?

 "전혀 가능하지 않죠. 우리나라는 모든 게 오픈돼 있잖아요. 
휴대전화도, 이메일도, 실시간 도·감청과 위치 추적이 가능합니다.
 모든 인터넷, 통신이 그런데 그걸 어떻게 피해서 (지령을 받는 게) 가능하겠습니까?"

-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지 4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를 사랑하고 지지해 주시는 성남시민들, 또 저와 함께했던 옛 당원과 지지자들이 함께 어려움을 나누며 이겨냈습니다.
성남시 중원구에 살면서 근무 약사로 일도 하고 노동자들과 지역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자리에 항상 참여해
왔습니다."

- 뭐가 가장 힘드셨어요?

 "믿고 의지할 당이 없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그리고 통합진보당이 강제로 해산되면서 다른 분들이 통합진보당 당원이었던 저희와 공개적으로 뭔가를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실까봐 저희 스스로 부담을 드리지 않기 위해 공식적으로 연대활동을 하거나, 먼저 뭔가 같이 하자고
제안하는 걸 많이 망설였습니다."

- 후회한 적 없으세요?

 "후회한 적 없습니다.
지금 노동단체나 장애인단체, 농민단체, 시민단체, 여성단체들이 주장하는 정책 중에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는 정책도 있잖아요.

 저희 통합진보당은 그런 정책을 다 저희 당 정책으로 받아들였고,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진보적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연구도 하고, 시민·노동단체들과 계속 함께 활동해 왔습니다. 
더디지만 그것이 하나 하나 실현되는 걸 보기 때문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해 남북관계가 좋아져 저희가 그렇게 주장했던 평화와 통일, 자주라는 가치를 우리 국민이 함께 염원하고 
지금의 정부도 그것을 위해 노력한다는 걸 확인하게 돼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해 6월 28일부터 대법원, 광화문, 국회 앞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사법농단 양승태 처벌 농성을 해왔습니다.
 동시에 옛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이 대법원 정문 앞 1인시위를 이어오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는 것을 보면서 사법부 안에도 희망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황교안 고소'의 목표

- 황 전 총리 고소 목표는 무엇인가요?
"통합진보당을 강제로 해산하려고 저지른 불법행위를 규명하고 처벌해 통합진보당 해산이 잘못됐음을 밝히는
 겁니다.
 '재판·심판'이란 형식만 갖췄지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불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헌법재판관들이 잘못 결정하게 된 진실을 규명하자는 겁니다. 

또한 당이 해산될 만한 엄청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잘못 인식돼 헌법·법률에 근거도 없는 국회의원직 박탈 결정까지 
내리도록 압박을 했다는 것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통합진보당은 해산시켜야 할 정당이 아니었고 해산 결정은 잘못됐다는 재심까지도 이뤄지길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현재 저희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이 아직 대법원에 계류 중입니다.
저희 국회의원들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법무부장관에 의해서 의원직 박탈이라는 청구를 당했는데 정작
1년 2개월 동안 헌법재판소 심판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심판을 받아보지 못했고, 헌법재판소에서 단 한 마디 소명 발언
조차 해 보지 못했습니다.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결정만 있었습니다.

국회의원 지위 박탈에 대한 건은 항목이 독자적인 청구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한 심리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당 해산 결정을 하며 덤으로 의원직 박탈 결정이 난 겁니다.

헌법에서 정당과 국회의원은 장이 달라요. 정당은 헌법 제1장 8조에 나오고 국회는 제3장에 나옵니다.
독자적 기관입니다.
그러나 갑자기 국회의원이 정당의 부속품으로 취급된 겁니다.

 이건 우리 헌법 체계에도 안 맞는 결정입니다. 이것도 잘못된 헌법재판소 결정이라는 증거 중 하나입니다. 
이런 게 다 골고루 밝혀져서 우선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 대법원 판결이 제대로 내려지기를 바랍니다. 뒤이어 헌법
재판소에서 소신 있는 재심 결정을 해주길 바랍니다."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자유한국당 대표에 출마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8일

 오전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을 방문, 장 보러온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9.02.08. 

 wj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