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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청년은 빚내느라, 노년은 빚 갚느라... 대출에 파묻힌 국민

 

 

 

 

 

 

뉴시스

 

 

 

 

사진=뉴시스

 

 

 

 

 

 

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 모습. 연합뉴스

 

 

 

 

 

청년은 빚내느라, 노년은 빚 갚느라... 대출에 파묻힌 국민

 

 

20대 채무불행 8.4만 명
고금리 2금융권 대출도 증가
6070 소득比 대출잔액 3050보다 커
"소득 낮아 빈곤층 전락 가능성 높

 

 

 

 

가계대출 금리가 연일 뜀박질하면서 대출금을 갚느라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

은행에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 불이익을 받는 20대가 늘고 있는가 하면, 은퇴 후 소득은 줄었는데 갚아야 할 대출 잔액은 여전히 많은 노년층도 사정이 빠듯하긴 마찬가지다.

 

들이 빚을 갚느라 씀씀이를 줄이거나, 결국 대출이 부실화할 경우 우리 경제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질 나빠진 20대 빚

4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정보원에서 제출받은 '금융채무 불이행자 현황' 자료를 보면, 20대 금융채무 불이행자(6월 말 기준)는 8만4,300명, 이들의 평균 연체 금액(원리금 총액)은 1,580만 원으로 집계됐다.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한 10명 중 6명(41.8%)은 연체 금액이 500만 원 이하였고, 500만~1,000만 원 이하를 연체한 비중이 21.2%로 뒤를 이었다.

 

비교적 소액이지만 '생계비 부족' 등을 이유로 이마저 갚지 못해 신용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청년층이 진 빚은 그 질도 나빠지고 있었다.
금융감독원과 진 의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0대의 은행권 대출은 전 분기 대비 2,536억 원(-0.4%) 줄어든 반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을 중심으로 한 2금융권 대출액은 8,374억 원(3.1%) 늘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워낙 가파르게 오르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한 대출자들이 2금융권 대출로 돌려막기에 나서거나, 한도 부족 등 애초부터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필요 자금을 2금융권에서 빌린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2금융권은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더 비싸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 등 자산시장이 무너지면서 자금난에 빠진 대출자들이 2금융권에서도 돈을 빌렸을 수 있다"며 "대출 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대출 잔액 여전히 잔뜩 60대

 

60대 이상은 대출 상환의 늪에 빠져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은퇴 후 소득은 줄었는데 재산은 집에 묶여 있고, 갚아야 할 대출금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자료를 토대로 연령대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구간별 차주 및 대출 잔액을 봤더니, DSR가 40%대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차주 비중 가운데 60~70대 이상의 경우는 4.3~12.7%였다.

30~50대(5.2~12.3%)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에 반해 이들이 보유한 대출 잔액 비중은 60대(DSR 40% 이상)가 41.8%, 70대 이상이 44%로, 30~50대(20~30%대)보다 높았다.

DSR가 높은 차주 가운데서도 60대 이상의 소득 대비 대출잔액이 30~50대보다 훨씬 많다는 의미다.

 

DSR는 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로, 가령 DSR가 40%라는 건 연소득 5,000만 원일 때 원리금 상환액이 2,000만 원을 넘을 수 없단 뜻이다.

보고서를 쓴 권흥진 연구위원은 "60대 이상은 현재 소득뿐 아니라 향후 기대소득이 30~50대 차주 대비 낮기 때문에 상환 부담이 크고, 향후 부실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노년 차주의 경우 소비를 크게 줄이거나 갖고 있는 자산을 줄이지 않고선 대출을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권 연구위원은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60대 이상 차주의 소비 여력 감소는 잠재적 빈곤층 전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실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가계빚 폭탄, 터지기 시작했다…“빚 갚는 것 포기” 급증

 

 

가계빚 총 1869.4조원…사상 최대
7월 가계대출 금리 4.52%…저축은행은 10% 넘어
대출자의 채무조정 신청 급증 분위기

 

 

“아직 연체되진 않았는데, 돌아오는 원금이랑 이자가 감당이 안되네요.

개인 워크아웃 생각중입니다.” 

저축은행 6곳에 대출이 있고요.

 

대출금 이자랑 원금상환이 월 300만원이라 너무 힘에 겹네요.

개인회생 가능할지요.”


 가계대출 부실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환경이 고착화되며 대출자들의 실질소득은 감소하고 이자 부담은 가파르게 높아지는 중이다.

 

연체에 못 이겨 파산에 직면하는 경우도 확대되고 있다.

1869조원으로 불어난 가계 빚이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채무불이행 신세 대출자 빠르게 증가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에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대출자들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로 늘어난 가계부채와 함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상황이라 금리 상승이 충격으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일례로 채무조정을 통해 빚을 감면받는 대출자들이 최근 빠르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런 이유로 정부가 나서 10월부터 진행할 30조원 규모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에도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복위의 개인 워크아웃(채무조정)을 통해 대출 원금의 50% 이상을 감면받은 사람은 3만772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1만9943명과 비교해 3년 만에 89%(1만7784명)나 증가한 것이다.
 
50% 이상 원금 감면자 수는 ▶2018년 1만9943명 ▶2019년 2만2404명 ▶2020년 3만1970명 ▶2021년 3만7727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 숫자는 올해 들어와 7월까지 2만1501명에 달했다.

 

전체 개인워크아웃 확정자 수 대비 50% 이상 원금 감면자 비율은 2018년 27.7%에서 2022년 7월 45.6%로 높아졌다. 감면 대상자들의 나이는 평균 40∼50대다.

2021년에 원금의 50%이상을 탕감받은 금액은 평균 3727만원으로 나타났다.  
 
20대가 받은 대출도 시한폭탄으로 꼽힌다.

젊은 세대의 채무 불이행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20대 채무불이행자는 8만4000명에 달했다.  
 
이들 중 절반 정도인 41.8%가 500만원 이하 대출금을 갚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500만원 초과 1000만원 이하 대출자는 1만7900명(21.2%)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아울러 올해 1∼5월 중 접수된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총 5241명으로, 지난해의 992명을 크게 웃돌았다.
 

대출금리 상승은 파죽지세…부실 우려 높아져

 

 

[자료 한국은행]

 

 

 

 

금융업계는 이런 현상이 빠르게 오르는 대출 금리 영향으로 보고 있다.

빚이 늘어난 상황에서 물가 상승으로 경제 여건이 나빠졌고, 높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으로 인해 이자 상환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78.4%가 변동금리 대출로 나타났다.

2014년 3월(78.6%)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이 수치는 금리가 상승하는 중에서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3.5%를 기록했다.

고정·변동금리 대출이 모두 높아져 대출자들이 향후 금리 하락을 기대하고 변동금리를 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은 총 1869조4000억원이다.

산술적으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때마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3조6640억원(1869조4000억원×78.4%×0.25%) 증가하는 상황이다. 
 
현재 대출금리는 계속 가파르게 오르는 중이다.

7월 중 가계대출 금리는 연 4.52%로, 지난해 말보다 0.86%포인트 상승해, 9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상호저축은행의 대출 금리는 10.53%로 10%를 넘었고, 신용협동조합은 5.04%, 새마을금고는 4.79%를 기록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주목해야 할 부문은 대출금리 인상 속도와 함께 예상되는 은행의 대출 축소 여부”라며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은행이 대출 공급 마저 줄인다면 금융회사의 유동성 위험이 가계 부채 위험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부채 덫에 걸린 청년세대..대출이자 버틸 수 있나?

 

 


■ 청년 부채 얼마나 늘었길래?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은 일단 논외로 하고, 청년들의 빚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가계금융복지조사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가구 평균 부채액은 2017년 7,099만원에서 2021년 8,801만원으로 4년 사이 24% 늘었다.

 

그런데, 20대 가구주는 같은 기간 2,393만원에서 3,550만원으로 49% 증가해 전체 가계 증가율의 2배 이상 늘었다.

30대 가구주는 같은 기간 6,920만원에서 1억 1,190만원으로 62% 증가해 전체 가계 증가율의 3배 가까이 늘었다.

 

살다보면 빚을 지는 순간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특히나 2030 층에서 증가폭이 가파르다는 게 문제다.

전체 가구 중 부채보유 가구는 2017년 63.5%에서 2021년 63.6%로 0.1% 포인트 증가한 반면, 20대 가구는 47.7%에서 56.1%로 8.4% 포인트 늘었다.

 

30대 가구의 경우 72.1%에서 78.6%로 6.7% 포인트 증가.해 전체 가구는 큰 변화가 없는 대신 2030 세대에서 빚을 진 가구가 크게 늘어난 걸 알 수 있다.

 

■ 아파트 투자 열풍에 합류한 2030 세대

 

왜 늘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주택 구입과 가상자산 투자 등 이른바 '빚투'다.

지난 몇 년 간 아파트 투자 열풍을 타고 2030 세대가 "지금 아니면 집을 구할수 없다"는 생각으로 돈을 빌려 주택 구입에 나섰다.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0년 상반기 34.6%였지만, 2020년 하반기 40.2%, 2021년 상반기 41.4%, 2021년 하반기 42%로 40%를 훌쩍 넘겼다.

집값 상승 시류를 타고 짧은 기간 안에 젊은층이 주택구입에 뛰어든 것이다.

 

 

 

 

 

 


40~50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모아놓은 돈이 없기 때문에 청년세대는 대출 비중이 높다.

청년 외 세대의 대출 비중이 36.4%인 반면, 청년 세대는 대출 비중이 56.7%나 된다.

특히 갭투자에 나선 청년층은 자기자본 비율이 훨씬 적다.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고 대출이자율도 낮게 유지된다면 이런 청년세대의 대출 투자가 무너지지 않을수 있지만, 집값이 마냥 오를 수 만은 없다.

게다가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야 말았다.

 

특히 최근 몇년 새 집값은 주택가치 대비 너무 올라 거품이라는 경고를 받아왔다.

금융 비용을 제외한 연간 소득 대비 서울 주택가격 비율(PIR)은 지난해 말 19배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6월 17.6배를 기록했다.

 

그래도 한푼도 안쓰고 17.6년 동안 돈을 모아야 간신히 집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세계 주요도시와 비교해보면 부동산 광풍이 불었다

최근 버블 붕괴 위험이 높아진 중국 주요 도시를 제외하곤 서울 주택 가격이 소득 대비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 돈 빌려 투자했지만 집값은 떨어지고...

 

이 비싼 집을 사기 위해 청년층이 최근 몇년 간 주택시장에 뛰어들었던 것이다.

문제는 2015년 이래 연 2% 이하 저금리 속에 풍부한 유동성으로 집값 상승이 이어져 왔지만,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 기조로 바뀌면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서울은 9월 1일 기준 14주 연속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고, 강남구에선 전용면적 134㎡ 아파트 가격이 고점 대비 7억 원이나 떨어져 거래되기도 했다.

여기에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6만 4천 호 늘어나 고금리에 따른 수요감소에 더해 가격하락을 더 부채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가격이 방향을 바꾸는 건 주식에 비해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금의 주택가격 하락세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기준금리가 상승세를 멈추고 다시 연 2% 아래로 내려간 뒤에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올해와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어서 현 상황에서 연 2% 이하 기준금리로 내려가는 걸 기대해선 안된다.

특히 빚에 기대서 집을 산 2030세대는 대출금리 인상과 집값하락을 온몸으로 버텨내야하기 때문에 앞으로 장시간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으로 우려된다.

 

■ 빚투, 주식·가상자산 투자에 뛰어든 젊은이들

 

한쪽에선 청년 세대가 주택투자에 나섰다면 다른 한쪽에선 주식이나 가상자산 투자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급증했다.

2018년 기준 전체 주식 소유자 가운데 28%가 2030세대였지만, 2021년 기준 41%로 13%포인트 늘어났다.

 

 

 

 

 

 

 

 

 


투자자가 늘어난 만큼 증권사에서 빌린 돈도 늘어나 2020년 6월 말 기준으로 주요 증권사의 2030세대 신용융자 잔액은 1조 9천억 원이었는데, 불과 1년 사이(2021년 6월) 3조 6천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일단 빌려서 투자하더라도 주가가 오르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주가도 그렇고 주택가격도 그렇고 계속 오르기만 하지는 않는다.

경기와 경제상황에 따라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합니다. 문제는 그 사이클의 주기가 얼마나 짧고 긴가에 달려 있다.

 

일례로 2007년 금융위기 때 떨어진 코스피지수는 다시 전고점을 회복하고 본격적으로 반등할 때까지 10년이나 걸렸다.

2018년에서 2020년 초에 주식시장에 들어왔다가 2021년 6월 주가가 꼭지점을 찍기 전에 빠져나간 투자자는 수익을 얻었겠지만, 대부분의 청년 투자자들은 다른 상당수의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제때 돈을 빼내지 못했다.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혹은 잠시 하락했다가 반등해 본전 위로 올라가면 자금을 빼낼 것이란 생각에 주식을 움켜쥐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빚을 얻어 투자에 나섰지만 2021년 6월 정점을 찍은 코스피 지수는 만 1년이 넘게 하락해 현재 30% 가량 빠졌다.

 

그리고, 빚을 얻어 투자에 나선 청년층 가운데 상당수는 부채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올해말과 내년 세계적 경기 침체 우려감이 커지고 있어서 젊은 투자자들은 긴장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는 주식보다 더 심각하다.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1,525만 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가 바로 2030세대다. 주식보다 비중이 더 높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가상자산이 어떤 가치가 있고 어떤 원리로 투자의 대상이 되는지 모르고, 투자 붐을 타고 큰 수익을 올릴 거란 기대감에 가상자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스피지수가 2021년 6월에 정점을 찍은 반면 비트코인의 경우 2021년 11월에 정점을 찍고 폭락하고 있다.

 

9월 현재 2021년 11월 고점 대비 무려 60% 이상 하락해 변동성 면에서 주식시장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받는 금전적, 심리적 충격은 클 수 밖에 없다.

 

■ 금리 인상 시기, 대출 원리금 얼마나 버틸까?

 

이제 관심은 청년 대출자들의 상환 능력과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6%를 넘어서면서 4억원을 대출받았을 경우 지난해 월평균 176만 원 수준이었던 원리금 상환액은 220만 원 이상으로 올랐다.

매달 220만 원을 대출 원리금 갚기에 쓴다면 왠만한 소득으로 감내하기 벅차게 된다.

 

금리 인상에 따른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몇달간 계속되면서 2030세대의 주택 매도세도 감지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아파트나 빌라 등을 소유권이전 등기 신청한 2030세대 매도인 비중은 올 초 14.98%에서 7월 16.04%로 늘었다.

금리가 오르고 주택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수록 샀던 집을 다시 되파는 젊은층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은 물론 주식·가상자산 투자를 포함해 대출을 한 젊은 세대의 채무위험성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1금융권이 아닌 2금융권으로 밀린 청년 다중채무자(3곳 이상에서 대출)가 늘고 있는데, 높은 대출이자를 받는 저축은행에서 4월 기준 청년층 다중채무자수는 2017년 말보다 10.6% 늘어난 50만 3000명에 달했고, 채무액은 71.1% 늘어난 11조 1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렸다는 것은 돌려막기의 덫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 조사결과 청년층의 취약차주 비중은 올 1분기 말 6.9%에 달했다.

취약차주란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렸는데, 소득 하위 30% 저소득층이거나 7등급 이하 저신용자를 말한다.

그러니까 다중채무에 더해 빚 갚을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들이다.

 

여기에 2년 안에 취약차주로 전락할 위험이 있는 잠재 취약차주 비중은 17.1%로 다시 말해 돈 빌린 2030세대 5명 중 1명 이상이 현재 아주 위험하거나 곧 위험에 처할 상황이란 것이다.

실제로 최근 젊은층이 다른 연령층보다 제때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수치로 나타난다.

 

2021년 말 기준 2030세대 취약차주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보다 0.8%포인트 상승한 5.8%로 다른 연령층 취약차주 연체율이 6.2%에서 5.5%로 줄어든 것과 확연히 대비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빚투에 나선 2030세대까지 포함한 채무조정 지원방안을 내놨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뒤늦게 대출 원금 탕감은 아니라며 해명했지만, 당시 정부 비상경제민생회의 자료에 분명히 "청년·서민의 투자 실패 등이 장기간 사회적 낙인이 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를 신설하겠다"라며 '투자 실패'에 대한 지원을 언급했다.

 

청년 빚 문제는 취업난, 저출산 이슈와 함께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소다.

청년들이 부채의 덫에 빠지지 않게 미리 사전 차단을 철저히 못했던 점이 가장 문제지만, 청년들을 돕는 방법이 자칫 성실하게 빚을 갚는 이들 또 투자보다는 착실히 돈을 모아온 이들에게, 상실감을 안겨주는 방향으로 가서도 안될 것이다.

 

 

 

 

(포그래픽: 권세라)

박찬형 기자 (parkchan@kbs.co.kr)저작권자ⓒ KBS(news.kbs.co.kr) 

 
 
 
 
 
 
 
 
 
 
일러스트 김대중.
 

 

 
 

 500만원 10년 못 갚은 청년…‘다중 채무’ 악순환

 

 
 
 
[저당잡힌 미래, 청년의 빚] ① 2022 청년부채 보고서

기자가 직접 대부업체에 취업
대출 연체 상환 추심업무 맡아
독촉전화 건 채무자 절반 20·30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청년 부채’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빚투’(빚내서 투자)를 비롯한 ‘도덕적 해이’부터 자산도 직업도 불안정한 ‘세대의 비극’까지 청년 부채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하지만 흔들림 없는 사실도 있다.

 
빚이 임계에 달한 2030의 비율이 11.3%로 전 세대 평균(6.3%)의 두배에 가깝다는 통계, 그리고 오늘의 불안은 내일 역시 위태롭게 한다는 경험칙이다.
시각이 갈리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먼저 사안을 제대로 살필 필요가 있다.
 

청년 부채 문제도 마찬가지다. 미래를 저당 잡힌 채 살아가는 청년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한겨레> 기자가 제3금융권인 대부업체에서 3주일 동안 일했다.

또 저마다 다른 이유로 빚을 진 채 살아가는 16명의 청년을 심층 인터뷰했다
 
. 청년 부채가 삶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20~30대에 진 빚으로 오랜 기간 고통받아온 중장년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겨레>는 청년 부채 문제를 해부한 ‘저당 잡힌 미래, 청년의 빚’을 4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① 2022 청년부채 보고서

② 연체의 늪에 빠진 이유

③ 청년빚의 두 얼굴

④ 대출이 제일 쉬웠어요

 

“일부러 전화 안 받은 게 아니에요.
휴대폰 요금을 못 내니 정지가 되어서요….
월급날 돈 받으면 정지 풀어서 바로 연락드릴게요.
 
”유난히 작은 목소리로 거듭 ‘죄송하다’고 말하는 34살 ㄱ씨는 대부업체의 오랜 고객이다.
지금 이 순간 그를 주눅 들게 하고 있는 빚은 고작 100만원.
그것도 8년 전인 2014년에 빌린 돈이다.
당시 ㄱ씨의 나이는 26살이었다.
 
8년 동안 낸 이자는 225만원으로, 이미 원금의 두배를 넘겼다.
하지만 8년 동안 갚은 원금은 3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성실한 채무자였던 그의 연체가 잦아진 것은 2018년 상반기 이후부터였다.
 
그의 직장 기록에 드문드문 공백이 생기기 시작한 시점과 같다.
일자리가 위태로웠던 와중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구직난을 겪어온 것으로 보인다.
“같이 사는 친구 번호를 알려드릴게요.
전화가 안 되면 그쪽으로 걸어주세요.
 
” 어렵게 구했을 직장에서 추심 전화를 받은 그의 황급한 부탁이 이어졌다.
1만6천원 남짓의 한달 이자를 제때 구하지 못한 ㄱ씨는 휴대전화 착신 정지를 뚫고 직장으로 걸려온 추심 전화에 그렇게 고개를 숙였다.
 
제3금융권인 대부업체는 가진 재산이나 신용이 없을 때, 또는 대출이 너무 많아 다른 곳에서는 돈을 빌리기 어려울 때 마지막으로 찾는 제도권 금융기관이다.
그다음은 사채나 일수나 불법 사금융만 남는다.
 
그렇기에 대부업체에서 빚을 시작하는 이는 드물다.
ㄱ씨의 다른 채무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소액의 이자마저 갚지 못한 것은 다른 곳에서 빌린 돈 때문으로 짐작된다. 대부업체를 찾은 대부분의 채무자가 그랬다.
지난 7월 기자는 3주 동안 서울의 한 대부업체에서 상담사로 일했다.
 
맡은 일은 약정일(이자 및 원금 납입일) 직전이나 약정일, 연체가 시작된 날에 매일 300명 정도에게 전화를 걸어 이자나 원금을 갚으라고 말하는 추심 업무였다.
그중 절반인 150여명은 20~30대 청년이었다.
명단은 날마다 바뀌지만 청년 비율은 변함없었다.
 
전화를 받는 경우는 10% 남짓이었고 청년들은 그 비율이 더 적었다.
그렇게 수화기 너머로 20~30대 빚진 청년 100여명을 만났다.
저마다 빌린 액수와 기간, 연체 횟수는 달랐지만 힘없고 위축된 목소리를 갖고 있다는 점만은 같았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500만원 때문에 채무 불이행자 되는 청년들

 

또 다른 공통점은 ㄱ씨처럼 소액의 빚에 오랫동안 시달리는 것이었다.

애초 신용이나 담보가 튼튼하지 않으니 많은 돈을 빌릴 수도 없었다.

간신히 대출 승인이 나더라도 최대 20%의 대부업체 이자를 내는 데 허덕이느라 원금을 갚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대출 만기가 다가왔다는 안내 전화를 할 때 원금을 갚겠다고 답변한 청년 고객은 단 한명도 없었다.

“만기 연장하고 이번 달에도 이자만 내도 되죠?”라고 모두 되물었다.

빚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인 듯했다.

만기 연장은 수월했다.

 

직장과 자택 주소에 변동이 없는지 확인한 뒤 온라인 계약서만 받으면 된다.

연락을 받지 않을 경우엔 자동으로 연장되기도 한다.

그렇게 쉽게 채무자의 신분 역시 만기 없이 연장됐다.

자산이 없고 직업이 불안정한 청년에겐 몇백만원의 대출도 풀기 어려운 족쇄였다.

 

50만원 이상을 3개월 넘게 연체하는 등 대출 상환을 제때 하지 못하면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되는데, 20대 금융채무 불이행자 중 41.8%는 500만원 이하의 대출금 때문에 각종 금융 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30대는 그 비율이 29.4%이지만, 500만원 이하 대출로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되는 비율은 청년층이 전 세대(평균 25.5%)에서 가장 높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 한국신용정보원) 그만큼 적은 대출금의 적은 이자도 갚지 못하는 청년 채무자가 많다는 의미다.

 

연체 독촉했던 청년 90%는 다중채무자

적은 돈을 10년 가까이 갚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중채무다.
일용직으로 일하는 30대 초반의 ㄴ씨는 10년 전인 2012년에 500만원을 빌린 뒤 원금은 한푼도 갚지 못한 채 이자만 1천만원 넘게 냈다.
 
다른 곳에서 받은 대출까지 포함하면 대출 원금은 2억원이 넘는다.
연체가 잦았던 그는 그날도 연체 안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3주간 통화한 청년들의 90% 이상은 ㄴ씨와 같은 다중채무자였다.
다중채무의 악순환 굴레에서 벗어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30대 초반이던 2016년 4건의 채무가 있었던 ㄷ씨는 6년이 지난 지금 대출이 28건으로 늘었다.
빚이 늘어나도 청년들은 계속 추가 대출을 시도한다.
 
20대 초반에 2500만원의 대출을 안은 채 대부업체 문을 두드렸던 ㄹ씨는 3년 만에 5500만원의 빚을 떠안았다.
ㄹ씨가 돈을 갚을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대부업체는 그의 추가 대출 신청을 11차례나 거절했다.
 
대출 신청이 한번 거절되면 두 달 뒤에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ㄹ씨는 2년을 넘게 추가 대출의 문을 두드려온 것이다.
 
약정일 안내 전화를 걸었던 20~30대 청년 30명을 무작위로 뽑아 살펴보니 이들은 평균적으로 150만~200만원 정도의 월소득을 거뒀고 그 돈의 52%를 빚을 갚는 데 썼다. 또 10건 가까운 채무에 얽혀 있었다.
빚을 갚는 데 쓰고 남은 돈으로는 생계마저 꾸려가기 힘든 상황이다.
많게는 월급의 80% 혹은 100%를 이자 상환에 써야 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이들은 이미 몇천만원, 심하게는 1억원대의 빚을 갖고 말 그대로 최후의 수단으로 대부업체를 찾았다.
“이 정도면 돌려 막기도 쉽지 않고, 빚에서 탈출하기는 불가능한 수준이지. 좋은 일자리가 있는 것도 아닐 테고.”
 
같이 채권을 살펴보던 한 직원이 말했다.청년층 다중채무 문제의 심각성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2017년 1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4년여 동안 대부업을 포함한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다중채무액 증가율은 전 연령에선 22.1%이지만 청년층(39살 이하)에서는 그 수치가 32.9%로 치솟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실, 금융감독원)
그사이 늘어난 청년층의 다중채무액만 39조원이 넘는다.
 
 
 
 
 
 
 
 
 
 

 

독한 추심이 필요했던 이유

 

대부업체 직원은 독해져야 한다.

한명의 다중채무자에게서 이자를 받아내기 위해 여러 금융기관과 대부업체가 달려들어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일한 대부업체는 약정일이 되기 이틀 전부터 안내 전화를 돌렸다.

업무 시작 첫날, 아직 연체도 안 했는데 독촉하는 것이 미안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더니 팀장이 바로 호출했다

 

 “목소리가 너무 작아요.

얕보이면 안 돼요. 여러곳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은, 먼저 갚을 채권자를 태도에 따라 가릴 수도 있어요.

 

” 꾸지람을 듣고 난 뒤 같은 팀 직원에게 하소연을 했더니 그가 팀장 편을 들었다.

“기싸움을 잘하는 직원이 성과가 좋긴 하더라.

채무자들 입장에서 ‘이런 전화 받느니 갚고 만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현재 대부업법은 과거보다 추심에 대해 훨씬 엄격해졌다.

 

고객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해 사생활이나 업무의 평온을 해칠 경우 처벌을 받는다.

고함이나 폭언은 내규에서 엄격하게 제한된다.

이 때문에 합법과 기싸움의 경계를 오가며 빚을 독촉하는 게 대부업체 상담원의 기술이다.

 

채무자들에게 돈이 생긴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날 채권자가 되기 위한 방법은 ‘부지런한 독촉’뿐이다.

실적이 저조해 단체로 질책을 받은 옆팀은 하루 종일 언성을 높였다.

“이번달은 그래서 언제 주실 수 있다는 거예요?

그때까지는 기다리기 곤란할 것 같은데요.”

 

“매번 이렇게 늦으시는 이유가 대체 뭔가요?

저희도 바쁜데 고객님은 매번 핑계만 대시고. 이유도 제대로 대답 안 하시잖아요.”

냉랭한 어조가 뿜어내는 긴장감은 채무자가 아닌 직원들까지 숨을 죽이게 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독촉 전화에 대한 대응도 세대별로 갈렸다.

중장년층에선 ‘배 째라’ 식으로 나오는 이른바 ‘상담 유의’ 고객들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청년층은 전화를 받지 않거나 풀이 죽은 목소리로 답했다.

“집세가 없어 친구 집에 얹혀살고 있어요.”

“월급만으로 이자를 갚기 어려워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티브이(TV) 수신료 2500원이 이중인출되어 이자를 갚을 통장 잔액이 남아 있지 않아요.”

 

말을 잇는 침묵에는 미안함과 민망함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빚의 굴레에서 빠져나가는 길이 막연하기에 청년들은 그저 죄송할 뿐이다.

지루한 줄다리기 같은 통화음 끝에 전화를 받은 청년들이 무턱대고 말했다

. “너무 죄송해요. 꼭 넣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월급이 아직 안 들어왔는데 어쩌죠.

내일까지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간곡히 부탁할 때는 말문이 막혔다.

약정일 이전에 안내 전화를 할 때는 “아직 돈 내는 날도 아닌데 전화를 하냐”고 투덜댔던 한 청년은 연체가 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통화에서 ‘죄송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얼굴도 모르는 상담원에게 간절하게 죄송해야 할 정도로 그들 수중에는 몇만원이 없었다. 그 몇만원을 약정일을 이틀 넘도록 납입하지 못하면 이들의 추심은 다른 팀으로 넘겨진다.

맥없는 목소리들을 상대하다 덩달아 울적해져 전화를 끊을 때면 교육 기간에 상사가 한 말이 떠올랐다.

“아마 화내고 욕하는 고객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 반응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마세요

상담원에게 화가 났다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처지와 인생에 화가 나는 거라고 생각합시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추심 전화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소리는 고함이 아니었다.

 

얕은 한숨 소리였다. 끈질기게 전화를 시도하는 상담원 때문인지 혹은 이번에도 제때 입금을 하지 못한 자신을 향해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방향도 없이 들릴 것이란 기대마저 없는 한숨. 채무의 덫에서 헤어날 수 없는 청년들은 화내고 있지 않았다.

그저 지쳐 있을 뿐이었다.

 

 어떻게 취재했나?<한겨레> 기자는 법률 검토를 받아 대부업체에 취업해 1주일 교육을 거쳐 2주일간 추심 업무를 맡았다.

대부업체 취업을 취재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청년 부채 문제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였다.

대출 시장에서 청년 채무자의 처지를 살펴보는 것이 당사자 취재와는 다른 구조적 측면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대부업체에서 받은 임금은 청년 부채 해결을 돕는 단체에 전액 후원한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

 

 

 

 

 

 

 

청년 단체 ‘청춘희년네트워크’가 지난 2015년 4월 서울 홍익대 ‘희년 행진’ 행사를 열고

있다. 참여자들이 학자금 대출의 부당함을 알리면서 ‘빚으로부터 해방’을 요구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20대 ‘코로나 부채’ 61.8% 급증…전월세 올라, 일자리 잃어

 

 

 

 
 

[저당잡힌 미래, 청년의 빚] 가파르게 증가하는 청년 부채


4년간 가계대출총액 증가율
20대 62% 최고…30대도 29%
부동산 등 세대별 자산 격차 커
소득도 적은 데다 취업난 장기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청년 부채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신용정보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 3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가계대출 총액은 20대 61.8%, 30대 2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증가율 22.9%보다 높은 수치다.

20~30대가 차지하는 빚의 비중도 커졌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1061조원인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중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32%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40대(30.3%), 50대(23.5%), 60대 이상(14.1%)이었다.

 

 

전세대출 10명 중 6명이 2030

 

부채 증가가 무조건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데 대출이 급증하는 경우가 문제다.

부채 상환 능력은 자산과 소득에 비례하는데, 두 가지 모두에서 청년층은 취약하다.

 

한국 가계자산에서 비중이 가장 큰 것은 부동산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2022 주요국 가계금융자산 비교’ 자료를 보면 한국의 가계자산 중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은 64.4%를 차지한다.

 

미국(28.5%), 일본(37%) 등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하지만 청년층의 부동산 보유액은 다른 세대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세대 간 자산격차 분석’을 보면 26~37살의 1인당 평균 부동산 보유액은 9384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바로 윗세대인 38~47살(2억7008만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같은 조사에서 산업화세대(68살~82살)는 3억2618만원, 1차 베이비부머세대(58~67살)는 3억5499만원, 2차 베이비부머세대(48~66살)는 3억2866만원 규모의 1인당 평균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2020년 기준)를 봐도 29살 이하의 주택소유율은 10.5%, 30대는 40.2%로 50%를 넘은 윗세대와 차이를 보였다.

자산격차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주택은 필수재이기에 없으면 빌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주택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전월세가 함께 올랐고, 무주택자 비율이 높은 청년층의 대출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진선미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올해 4월 기준)를 보면, 전체 전세자금 대출자 133만5000명 중 61.1%(81만6000명)가 20~30대 청년이다.

대출잔액도 비슷한 비중(57.7%)이었다.

 

이는 2019년 12월 56.5%, 55.4%에서 각각 4.6%포인트, 2.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통계청 자료를 봐도 지난해 20~30대 가구의 전체 담보대출 중 30.6%가 ‘전월세 보증금 마련’ 때문이었다.

40대(10.9%), 50대(6.5%), 60대 이상(5.4%)보다 월등히 높다.

 

 

 

 

 

 
 
 
 
대출금 갚기 위해 생계비 줄여
 
 

자산만 취약한 것이 아니다.

청년층은 소득 역시 다른 세대보다 적다.

소득이 적으면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진다.

통계청 조사(2020년 기준)를 보면 20대와 30대 임금노동자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229만원, 344만원이다.

 

30대의 경우 40대(393만원)보다 12.5%, 50대(371만원)보다 7.3%가량 소득이 낮은 수준이지만, 20대의 경우는 40대 소득의 58.3%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의 고용이 불안정해졌다.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1’을 보면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직후인 2020년 3월 청년(15~34살) 고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중장년층 고용 하락폭(0.8%포인트)을 웃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이전 2년여간 하락 추세를 보였던 중장년층의 고용률과 달리 청년층 고용률은 2018년 이후 점진적 개선 추세를 보였던 만큼 하락의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 첫 일자리의 질도 나빠졌다.

 

졸업 후 청년의 첫 일자리 중 1년 이하 계약직 비율은 2020년 41.9%에서 2021년 47.1%로 높아졌다.

특히 연구팀은 전문대 이상 학교를 졸업한 뒤 2~4년이 지난 경우에도 고용률율 감소, 구직단념자 증가 등이 이어져 청년층 고용 위기가 장기화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대 이상 학교를 졸업한 뒤 2~4년이 지난 경우에도 고용률 감소, 구직단념자 증가 등이 이어져 청년층 고용 위기가 장기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과 소득이 적은 상황에서 부채가 급증하다 보니 위기에 놓인 청년층의 비율도 높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2021년 3월 기준) 연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아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임계 수준 초과 차주(채무자)’의 비율은 20~30대가 11.3%로 전 연령 평균(6.3%)보다 1.8배 이상 높았다. 대출금을 갚기 위해 생계비를 줄여야 하는 20~30대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최근 금리가 급격히 상승해 임계 수준을 초과한 청년 채무자들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년위한 사회적 책임 강화해야”

 

청년 부채는 부동산 가격 상승, 불안정 노동과 맞물려 심각한 상황이다.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온 한영섭 ‘세상을 바꾸는 금융연구소’ 소장은 <한겨레>와 만나 “주거(부동산)나 교육(학자금) 등 필수재를 얻기 위한 대출이나 코로나19로 인한 실업으로 받는 대출은 ‘사회적 부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층이 겪고 있는 주거나 고용 문제에는 사회의 책임도 적지 않기에 청년 부채가 온전히 청년 세대들의 책임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청년 채무자들을 직접 상담해온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의 박수민 이사장 역시 “주거, 교육 등 공공서비스를 사회와 국가가 제대로 책임지지 않다 보니 청년들이 상당 부분 대출로 해결해왔다”며 “공적인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과정에서 청년 부채 문제가 심각해진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김지은 김가윤 정환봉 기자 quicksilver@hani.co.kr

 

 

 

 

 

 

 

 

 

 

게티이미지뱅크

 
 
 

 

 

20대, 다중채무 증가율 최고… ‘빚’나는 청춘

 

 

폐업 위해 대출 전전… 이자 눈덩이
끼니굶고 스리잡 뛰어도 ‘빚’ 허덕

 

 


“처음에는 장사가 안돼 신용보증기금에서 4000만원을 빌렸습니다.

그런데 폐업을 하려니 대출금을 갚아야 하더라고요.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에서 돈을 빌려도 부족해 정부 햇살론까지 받았습니다.”

충남 공주시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오모(30)씨는 지난 1년간 빚의 늪에 빠져 있었다고 털어놨다.

2016년 25세 나이에 피자집을 창업한 오씨는 직원 5명을 두고 나름 괜찮은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불똥을 피해갈 수 없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매출은 바닥을 쳤다. 1년 반 동안 악으로 버텼지만 직원들 월급은커녕 세금조차 내기 어려웠다.

버는 게 익숙했던 청년 대표는 지난해 4월 처음으로 대출을 받았다.

신용보증기금에서 빌린 4000만원으로 직원들에게 밀린 월급을 주는 등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던 탓에 영업을 이어갈 자신이 없었다.

 

결국 지난해 7월 피자집 문을 닫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폐업하려면 대출금을 갚아야 했다.

빚은 빚을 불렀다.

오씨는 폐업을 위해 연 이자 13% 이상의 저축은행 대출과 새마을금고 대출을 받고, 정부 대출 상품인 햇살론도 받아 모두 6000만원을 마련했다.

우여곡절 끝에 폐업을 할 수 있었지만 이후가 더 문제였다.

대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월평균 이자는 120만원에 달했다.

 

원리금 상환액의 20%가 이자였다.

폐업하고 직장이 없던 그에게 이만한 돈을 모으기는 쉽지 않았다.

 

“매일 아침 막노동 현장으로 출근해 일하고 저녁에는 대리운전을 했습니다.

생활비를 아끼려고 끼니도 자주 걸렀죠.”


지금은 다행히 지인들에게 손을 벌려 새로 시작한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빚 상환 부담은 여전히 그를 짓누르고 있다.

“‘투잡’, ‘스리잡’ 뛰어가며 버텼습니다.

그래도 아직 많이 남았네요.”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의 굴레에 빠진 청년들이 늘고 있다.

다중채무자 가운데 20대의 증가율이 가장 높다.

설상가상으로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들의 빚 부담은 한계로 치닫고 있다.

다중채무자의 위기가 경제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 다중채무 현황’에 따르면 가계 다중채무 차주와 개인사업자 기업대출 다중채무 차주를 합친 다중채무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492만8262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이었던 2019년 말 대비 46만명(12.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청년층의 증가세가 부각된다. 20대 이하 다중채무자는 39만7753명으로 규모는 다른 연령대보다 작지만 증가율(2019년 대비)은 30.6%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다른 연령대의 다중채무자 증가율은 60대 이상(27.6%) 50대(11.6%) 40대(7.4%) 30대(6.4%) 순이었다.

 

20대 다중채무자의 대출은 대부분 가계 대출이다.

39만7753명 중 97.3%인 38만7000명이 가계 다중채무자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경우는 2.7%에 불과하다.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받은 '대학생 및 미취업청년 특별지원 프로그램' 자료에 따르면 채무조정이 확정된 청년들의 연체 사유 중 51.3%가 생계비 지출 증가(30%)와 실직(21.3%)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비용증가(12.9%) 근로소득감소(12.7%) 등이 뒤를 이었다.

주식 등 투자 실패 사유는 0.8%에 불과했다.

직장인 성모(28·여)씨도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은행 4곳에서 변동금리로 약 2억2500만원을 대출받았다.

전셋집 마련을 위한 돈이 필요했고 생활비가 부족했다.

부모에게 돈을 빌려주기 위해서도 대출을 받았다.

성씨는 최근 올라가는 금리가 너무 무섭다.

대출 당시와 비교해 약 1% 포인트 상승한 금리 탓에 그는 매달 추가로 25만원의 이자를 은행에 더 내야 한다.

성씨는 결국 현재 사는 전셋집에서 나와 예비 남편과 살림을 합치기로 했다.

 

성씨는 "작년만 해도 원리금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정도였는데 금리가 이렇게 빠르게 오르니 죽을 맛"이라며 "대출 이자를 상환하느라 저축은 꿈도 못 꾸고 있다"고 말했다.
한계 상황에 몰린 다중채무 청년들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를 택한다.

 

지난달 서울 관악구 한 원룸에서는 취업과 암호화폐 투자에 실패한 29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월엔 경북 영주의 한 공장에서 직원 A씨(29)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평소 주식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체험학습을 한다며 학교를 떠났다가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10)양의 30대 부모도 채무 부담과 사업 실패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1544건이었는데 이 중 20대 비율은 21%(322건)로 나타났다. 청년 비율이 20%를 넘긴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2020년엔 20대 비율이 10.7%였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는 하반기 이후 다중채무자들의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앞으로 완화적 금융 여건이 정상화(금리 상승)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취약 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금리 추가 상승으로 인한 다중채무자들의 부실화는 전체 금융 부실을 확대할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중채무자에 대한 지원 확대를 통해 금융 위기로 번질 위험을 낮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잠재 부실 위험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다중채무자의 신용대출과 일시상환대출을 중도 또는 만기 도래 시에 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해주거나 고금리 상품을 저금리·고정형 상품으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개별적인 상황에 맞춰 이자 감면, 만기 연장 등 채무 재조정을 활용해 서서히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2금융권서 불어나는 20대 대출... 불법 사금융 빠질 우려도↑

 

 

2금융권을 중심으로 20대 가계대출이 늘어나며 20대 대출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대출 상환 부담을 이기지 못해 채무 불이행에 빠진 20대도 8만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급전이 필요한 20대가 불법 사금융의 문을 두드릴 우려도 커지고 있다.

4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20대가 제도권 금융에서 빌린 대출 잔액은 95조6503억원으로 올 1분기보다 0.6%(5838억원) 늘었다.

20대의 빚은 2금융권을 중심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20대의 2금융권 대출 잔액은 27조6690억원으로 3.1%(8374억원) 늘었다.

업권별로는 저축은행의 경우 2.9%(1246억원) 늘어난 4조3913억원으로 조사됐다.

 

상호금융(2%), 보험(1.9%), 여신전문금융(1.6%) 등 모든 2금융업권에서 20대의 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분기엔 감소세를 보였던 20대의 대부업 대출 잔액도 0.6% 늘어난 4694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은행권 대출 잔액은 67조981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0.4%(2536억원) 줄었다.

문제는 금리인상기를 맞아 2금융을 이용하는 20대의 대출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진다는 데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2금융권의 조달비용도 덩달아 늘어나서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0.5%를 유지했던 기준금리가 1년 새 2.5%까지 올랐고, 연말까지 3%에 이를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올초 2.4%대였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신용등급 AA+, 3년물 기준)는 최근 두 배 증가한 5%에 다다랐다.

저축은행의 조달비용인 예금금리도 1년 만기 기준 업권 평균치가 1월 1일 2.37%에서 3.6%까지 올랐다.

업권별 비용인상분은 그대로 대출금리에 반영되기에 20대의 빚 상환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빚 상환 부담에 시달려 채무 불이행에 빠진 20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 의원이 신용정보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8만4300명의 20대가 채무 불이행 상태였다.

1인당 평균 연체 금액은 1580만원이었고, 20대 채무 불이행자 가운데 41.8%가 500만원 이하 소액 대출인 것으로 조사됐다.

빚 상환이 늘자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20대 수도 증가하고 있다.

20대 개인회생 신청자 수는 2019년 1만307명, 2020년 1만1108명, 지난해 1만1908명으로 점차 늘고 있다.

올 5월까지는 20대 5241명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20대가 불법 사금융에 빠질 가능성이 늘어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달비용이 늘어난 만큼 2금융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저신용자 대출을 줄이는데, 20대는 신용 이력이 부족한 저신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불법 사금융(보이스피싱 제외) 관련 피해 상담·신고건수는 9238건으로 전년보다 25.7% 증가했다.

진 의원은 "500만원 이하의 소액을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하는 청년들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실업 부조 등을 통해 청년들에게 경제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상환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사진 여신금융협회]

 

 

 

 

반년 만에 빚 1600만원 되더라"…악마의 폭탄 리볼빙 탈출법

 

 

평소보다 2배 많은 250만원을 카드로 긁은 20대 사회초년생 A씨에게 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권유 문자가 왔다. 이자가 연 12%에 달했지만 월로 환산해보니 몇만 원 밖에 되지 않았다.

최소 약정비율 10%로 리볼빙에 가입한 그는 25만원만 결제해 그달 카드값을 막았다.

결제액이 줄며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또다시 카드를 긁었고, 다음 달 쓴 돈만 200만원이 됐다.

 

하지만 이미 가입한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해, 약 43만원만 결제했다.

두 달간 쓴 카드 대금 385만원은 또 다음 달로 넘겼다.

두 달 만에 갚아야 할 돈이 400만원에 육박한 것이다.

이후 6개월 만에 리볼빙 잔액은 1600만원까지 불어났다.

 

A씨는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니 매달 갚아야 할 카드값을 고민하지 않고 그냥 막 쓰게 됐다"며 "(결제액을) 이월하다 보니 결제해야 할 돈이 계속 부풀어 갚기 힘든 상황이 왔다"고 토로했다.

 

리볼빙은 시한폭탄...언젠간 터진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문가들이 리볼빙 서비스를 ‘러시안룰렛’ 혹은 '폭탄 돌리기'에 비유하는 이유다.

총알(빚)을 빼내지 않고 회전(돌리기)을 거듭하다 원금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순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리볼빙 서비스는 카드 대금을 한꺼번에 결제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하는 대신 높은 이자를 부담하는 결제 방식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업 카드사가 리볼빙 이용자에게 적용한 이자율은 평균 17.3%로 집계됐다.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비싼 이자를 받지만, 리볼빙의 장점도 있다.

예상치 못한 소비나 일시적으로 큰돈을 결제해야 할 때 대출을 받는 대신 손쉽게 이월을 통해 카드 연체를 막을 수 있어서다.

수입이 일정치 않은 프리랜서의 경우 수입이 없는 달은 이월을 통해 자금 계획을 유동적으로 세울 수도 있다.

 

문제는 리볼빙 서비스가 ‘빚’에 무감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리볼빙 서비스는 카드사 앱에서 몇 번의 클릭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다.

또 약정비율대로 다음 달로 빚이 알아서 넘어가다 보니 앞선 A씨의 사례처럼 빚이 빠르게 쌓여간다.

무엇보다 다른 대출과 달리 상환 기간이 없다는 게 가장 위험하다.

 

한도가 찰 때까지는 빚을 갚지 않고 늘기만 하는 상황에 쉽게 처한다.

김현우 행복자산관리연구 소장은 “리볼빙은 다른 빚과 달리 매달 며칠에 상환하라는 강제성이 없다”며 “독촉이 없으니 부채가 늘어나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지출 관리도 이뤄지지 않아 빚이 더 빠르게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카드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최우선 변제해야" 

이런 특징 때문에 전문가들은 다른 '빚'을 내서라도 리볼빙 서비스로 쓴 돈을 최우선 순위로 갚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소장은 "빚 중에서도 신용점수가 가장 많이 깎이는 카드사 현금서비스를 빠르게 갚아야 하고 다음으로 리볼빙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며 "리볼빙은 고금리인 데다가 장기간 쓰면 역시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민복기 한국금융연수원 외래교수는 "빚을 은행 대출로 한곳에 모으고 월별 상환계획을 세워야 리볼빙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신용카드 리볼빙은 일시적인 상환부담을 줄여줄 뿐 높은 수수료율이 부과된다”며 “단기간 내 전액 상환이 어려운 경우 중금리 대출을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리볼빙 사용으로 신용도가 낮고 소득이 적은 차주(대출자)의 경우 새희망홀씨와 햇살론 등 정부에서 지원하는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새희망홀씨 대출은 소득이 적거나 신용이 낮아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차주에게 별도의 심사기준에 따라 대출해 주는 서민 맞춤형 대출상품이다. 

 

연 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연 소득 4500만원 이하이면서 개인신용평점이 하위 20% 이하인 차주에게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금리도 10.5% 내외로 리볼빙보다 평균적으로 낮다.

당장 갚기 어려운 차주라면?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당장 빚을 더 내서 갚기 어려운 경우라면 리볼빙 약정결제비율을 조금씩 높여나가야 한다.

리볼빙 서비스 약정비율은 10~100% 사이에서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이때 약정비율이 높을수록 매달 갚아야 할 금액은 많아지지만 이월되는 금액은 적어져 빚이 빠르게 불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리볼빙 잔액을 줄이며 상환 능력을 높인 차주라면 금리인하권도 신청해볼 수 있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을 받을 당시보다 신용등급점수나 상환능력이 개선되는 경우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해당 제도는 은행 대출뿐만 아니라 장기카드론대출(카드론)과 단기카드론대출(현금서비스),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에도 할 수 있다.

 

혹시 나도 모르게 리볼빙에 가입돼 있을 수도 있는 만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리볼빙 서비스의 경우 카드를 처음 신청할 때나 카드사 이벤트에 참여하며 가입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 가입 여부는 카드 애플리케이션(앱) '명세서' 부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비스에 가입했다면 카드 명세서에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이라고 명시된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부산일보 황석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