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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Haydn, String Quartet Op.33 Nos.1~6 하이든 ‘러시아 4중주’

Haydn, String Quartet Op.33 Nos.1~6

하이든 ‘러시아 4중주’

Franz Joseph Haydn

1732-1809

 

 

 

 

 

 

1 악장   Allegro 

 

 

하이든은 1792년에는 빈에서 베토벤을 만나 그를 지도하였고, 1795년 에스테르하지가(家)를 위해 궁정 악장직을 다시 맡고 니콜라우스 2세와 그의 부인을 위하여 6편의 미사를 작곡하였다.

그밖에도 몇 편의 현악 4중주와 종교음악, 영어로 된 6편의 시편송을 작곡하였고, 1797년에는 '황제의 찬미가'로 알려진 Gott! erhalte Franz den Kaiser (신이시여! 프란츠 황제를 보호하소서)를 작곡하여 황제의 생일에 헌정하였다.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 국가로 사용되다가 1922년에 민네징거의 시에서 채택된 새 가사가 붙여졌고, 히틀러 통치 기간에는 나치당의 파티 노래로 쓰였으며 1990년에는 또다른 가사를 붙여서 독일 연방 공화국의 국가로 사용되고 있다.

 신교도 찬송가 <시온성과 같은 교회>의 선율로도 사용되고 있다.

 

 

 

하이든의 ‘러시아 4중주’가 탄생하지 않았다면 현악 4중주가 18세기에 그토록 중요한 음악 장르로 떠오를 수 있었을까? 일명 ‘러시아 4중주’라 불리는 하이든의 현악 4중주 Op.33의 6곡은 현악 4중주의 진정한 탄생을 알린 작품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하이든 자신이 말한 대로 “새롭고 특별한 방식”으로 작곡되었고, 두 대의 바이올린과 한 대의 비올라, 그리고 한 대의 첼로가 함께 하는 현악 4중주가 얼마나 논리적이고 정교한 기법을 구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후배 작곡가인 모차르트가 하이든에게 바치는 ‘하이든 4중주’를 작곡한 것도, 하이든의 제자 베토벤이 첫 현악 4중주 작품집인 Op.18에서 그토록 완성도 높은 현악 4중주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하이든의 ‘러시아 4중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은 ‘현악 4중주의 아버지’이기도 했던 것이다.

현악 4중주의 모범을 제시하다

일생 동안 300여 곡의 실내악 작품을 작곡하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했던 하이든에게 가장 중요한 실내악 장르는 네 대의 악기가 조화를 이루는 현악 4중주였다. 아마도 현악 4중주의 균형 잡힌 성부 구조 편성은 빈 고전주의 음악의 형식미를 표현하기에 매우 적절한 음악이었기 때문이리라. 하이든은 이미 1757년부터 이 장르에 손을 대기 시작해 1772년에는 Op.20의 6곡의 현악 4중주를 완성했으나 그 이후 에스테르하지 궁정에서 오페라 공연과 궁정악장으로서의 잡다한 업무 때문에 현악 4중주에 손을 댈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1781년에 마침내 6곡의 ‘러시아 4중주’를 작곡하면서 이 음악 장르에 대한 그 자신만의 독창적인 감각을 보여주면서 동시대 작곡가들에게 현악 4중주의 고전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하이든은 독창적인 감각을 통해 현악 4중주의 고전 모델을 완성했다.

러시아의 대공 파벨 페트로비치에게 헌정되어 ‘러시아 4중주’라는 별명을 가진 이 작품에는 다른 별명도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러시아 4중주’라는 부제 외에 이 작품은 ‘농담’(Gli Scherzi)이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하이든이 이 현악 4중주에서 처음으로 전통적인 미뉴에트 대신 스케르초를 썼기 때문이다. 스케르초라는 말은 본래 그 말 자체에 ‘농담’이란 뜻이 있으며 해학적인 느낌을 주는 빠른 음악을 가리킨다. 하이든 시대의 교향곡이나 현악 4중주곡에는 중간에 프랑스 궁정에서 유행하던 점잖은 미뉴에트가 들어가기 마련이지만, 하이든은 ‘러시아 4중주’의 여섯 곡에 모두 빠르고 해학적인 스케르초를 넣어 발랄한 분위기를 표현해냈기에 이런 별명은 Op.33과 잘 어울린다.

이 작품에는 ‘아가씨’(Jungfern)라는 별명도 있는데, 어떻게 이런 별명이 붙게 된 이유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이 별명 덕분에 이 현악 4중주곡의 초기 출판물에는 표지에 매혹적인 젊은 여성의 그림이 나와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이든의 ‘러시아 4중주’ Op.33을 이루는 여섯 곡 모두 1781년 크리스마스 날에 페트로비치 대공부인의 빈 저택에서 초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날 초연을 지켜본 청중을 하이든이 이 작품에서 구사한 참신한 음악성에 깊은 감명을 받았을 것이다.

하이든의 ‘러시아 4중주’에는 우선 밝은 분위기와 민요풍의 주제가 사용되어 인상적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하이든의 노련한 작곡 기법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독특한 음정과 복잡한 리듬을 유기적으로 통일시키는 한편 대조적인 요소를 집어넣어 대조의 묘미를 추구했는데, 그 교묘하고 능숙한 주제의 처리 방식은 상상력과 영감으로 가득하다. 또한 미뉴에트 대신 들어간 스케르초 악장은 현악 4중주라는 진지한 장르를 유희와 유머로 가득한 즐거운 음악으로 바꾸어놓았다.

‘러시아 4중주’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가볍고 행복감 넘치는 분위기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전기 작가는 하이든과 가수 루이지아 폴첼리와의 연애 사건의 결과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1779년에 에스테르하지 궁에 들어온 폴첼리는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던 하이든에게 많은 위로가 되곤 했는데, 하이든이 ‘러시아 4중주’를 작곡할 당시 그들의 친밀한 관계는 하이든에게 많은 힘이 되었으리라.

Ariel Quartet - Haydn, String Quartet Op.33 No.2 'The Joke'

Gershon Gerchikov, violin

Alexandra Kazovsky, violin

Jan Grüning, viola

Amit Even-Tov, cello

노련한 작곡 기법, 즐거움으로 가득 찬 음악

하이든의 ‘러시아 4중주’ 가운데서 하이든의 유머 감각이 가장 잘 나타난 곡은 Op.33의 2번으로 ‘농담’이란 부제로 잘 알려져 있다. 마지막 악장이 매우 재미나게 끝나기 때문에 이런 부제가 붙게 되었다. 마지막 악장에서 하이든이 청중을 웃기는 방법은 기발하다. 4악장은 빠른 템포의 곡으로 네 가지 악구로 이루어진 주제로 구성되는데, 이 곡의 마지막 부분에서 2마디로 이루어진 네 가지 악구들 중 하나가 연주된 후에는 같은 2마디의 길이 동안 휴지부가 나타나고, 다시 그 다음 악구가 연주된 후 또 다시 휴지부가 나타나는 식으로 진행되므로, 청중은 이 음악을 들으며 휴지부의 음악을 각자의 머릿속에서 상상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지난 후 다시 주제의 첫머리가 단편적으로 연주되면 음악은 그것으로 끝나버리고 청중은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새’라는 부제로 알려져 있는 Op.33의 3번은 ‘러시아 4중주’의 여섯 곡 중 가장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다. 1악장의 꾸밈음이나 2악장 스케르초의 중간 트리오 부분에서 들려오는 바이올린 2중주가 새소리와 비슷하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 작품의 어떤 부분에서 ‘새’라는 별명이 나왔는지 그 누구도 확신하지는 못한다. 이 작품에선 새소리의 묘사도 즐거움을 주지만 무엇보다도 마지막 4악장의 유쾌함이 가장 큰 매력이다. 하이든은 4악장에서 슬라브 민속 춤곡의 선율을 넣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밝고 명랑한 분위기로 음악을 이끌어나간다.

Op.33의 6번은 마지막 악장에 비중을 둔 독창적인 개성을 지니고 있다. 하이든은 대개 가볍고 경쾌하게 마무리되곤 하는 마지막 악장에 음악적인 중요성을 더해 전 악장의 균형을 맞추고 현악 4중주에 진지함을 부여했다. 하이든의 유머 감각과 정교한 작곡 기법, 개성적인 양식이 드러난 ‘러시아 4중주’ Op.33 이후 현악 4중주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에 이르면서 ‘영혼을 움직이는 작품’으로 발전해갔다. 그리하여 괴테는 현악 4중주를 가리켜 “네 사람의 지성인이 나누는 대화”라 칭하기도 했다.

 

추천음반

하이든의 ‘러시아 4중주’의 명반으로는 하이든 작품 연주에 열정을 보여 왔던 린지 4중주단의 음반(ASV)과 항상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알반 베르크 4중주단의 음반(EMI)이 있으며, 그 밖에 ‘러시아 4중주’ 전곡을 담은 오린 4중주단(Tacet)과 카잘스 4중주단(harmonia mundi)의 음반이 있다.

 

최은규(음악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 석사와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했다. 월간 <객석>,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1.03.07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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