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h, Brandenbourg Concertos Nos.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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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1-6번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Gottfried von der Goltz, conductor
Freiburg Baroque Orchestra
Castle Köthen, 2000
19세기 낭만주의 음악가들이 ‘교향곡’을 통해 그들의 음악적 야심을 펼쳤다면, 17ㆍ18세기 바로크 음악의 거장들은 ‘협주곡’으로 작곡 기법을 시험했다. 아마도 협주곡으로 가장 명성을 얻은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는 500여 곡의 훌륭한 협주곡을 남긴 안토니오 비발디일 것이다. 하지만 협주곡의 대가 비발디도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에서 구현해낸 음향의 다양성을 따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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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가 남긴 협주곡 중 최고 최대의 걸작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바흐가 남긴 협주곡들 가운데서 최대 걸작일 뿐 아니라 ‘합주 협주곡’이란 유형으로 분류되는 협주곡 가운데서도 최고의 경지에 오른 작품으로 평가된다. 합주 협주곡이란 바로크 시대의 여러 협주곡들 가운데 한 가지 형태로, 독주자가 여러 명 등장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음악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협주곡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흔히 협주곡은 ‘독주악기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는 기악곡’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이런 정의는 주로 고전주의 시대 이후의 음악에 주로 통용되며 그 이전의 음악, 즉 바로크 시대의 음악에 있어서는 협주곡의 종류만도 관현악 협주곡(orchestral concerto), 합주 협주곡(concerto grosso), 독주 협주곡(solo concerto) 등 다양하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헌정 받은 브란덴부르크 공 루트비히의 초상.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독주 그룹과 합주 그룹이 대비되는 합주 협주곡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작품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단지 합주 협주곡 유형으로 한정할 수 없는 여러 가지 특징들이 나타나고 있어 흥미롭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 바흐 당대에 사용 가능한 거의 모든 악기 편성이 다 동원되었다는 점은 놀랍다. 악상의 다양함과 화려함도 대단하지만, 트럼펫과 플루트, 오보에, 바이올린이 독주악기로 사용되는 2번이나 바이올린 파트가 완전히 빠져버린 6번 등 상상을 초월하는 악기 편성법이야 말로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의 특별한 점이다.
이 바흐의 여섯 곡의 협주곡들이 ‘브란덴부르크’라는 명칭을 갖게 된 것은 1721년에 바흐가 이 작품들을 브란덴부르크 공 크리스티안 루트비히에게 바쳤기 때문이다. 음악애호가인 브란덴부르크 공은 바흐에게 작품을 의뢰하였는데, 바흐는 쾨텐 공의 궁정악단을 위해 작곡해두었던 6곡의 협주곡을 정리해서 브란덴부르크 공에게 헌정하기로 했다. 브란덴부르크의 크리스티안 루트비히 공은 바흐의 협주곡들을 몹시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협주곡들을 연주하려면 여러 가지 악기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브란덴부르크 궁정악단의 멤버들만으로 이 곡을 연주할 수 없었다.
Abbado conducts Bach's Brandenbourg Concertos
Claudio Abbado, conductor
Orchestra Mozart
Teatro Municipale Valli, Bologna 2007
사용 가능한 거의 모든 악기 편성이 동원된 협주곡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1번
추천음반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의 음반으로는 네빌 마리너가 지휘하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의 음반(Philips)이 추천할 만하며, 고악기 연주 단체들의 음반들 중에서는 경쾌한 리듬이 강조된 트레버 피노크와 잉글리시 콘소트의 음반(DG)과 독주자들의 기량이 매우 뛰어난 조르디 사발과 르 콩세르 드 나시옹의 음반(Astree), 존 앨리어트 가디너가 지휘하는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의 음반(SDG)을 추천하고 싶다.
글 최은규(음악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했다. 월간 <객석> 및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부천필,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