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주음악( Newage* )

Edward Elgar's Cello Concerto (FULL) in E minor op 85-Sol Gabetta & Danmarks Radio .

         하단을 클릭하십시오

 

      음악과 영상이 나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nN0E6AupTBw

(Edward Elgar's Cello Concerto (FULL) in E minor op 85-Sol Gabetta & Danmarks Radio)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tG0laIxC0Lo

(D. Shostakovich - Cello Concerto No. 1 in E-flat major, Opus 107 (Live))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detailpage&v=sru18UyAweA

(Camille Saint-Saëns - Cellokoncert nr. 1, a-mol, op. 33 - Sol Gabetta - DR Symfoniorkestret)

 

 

 

  요정 첼리스트’ 솔 가베타의 엘가

 

  첫 번째 진실. 음악은 귀로 듣는다.

 ‘나는 마음으로 듣노라’하고 무게를 잡는 이들이 없지 않으리라 여겨지지만

세상 누구라도 일단은 귀를 기울이고 봐야 마음을 움직이든 영혼을 불사르든 할 일이다.

 

  두 번째 진실. 음악은 귀로만 듣는 게 아니다.

우리가 적지 않은 돈과 발품을 팔아 연주회장을 찾는 이유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이토록 아름답고 고귀한 음악을 과연 누가, 어떻게 연주를 하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새기기 위해서이다.

 음악은 귀로 듣되, 눈도 필요하다.

 음악의 정수는 단연 ‘음’에 있지만, 정수만으로 몸체를 이루지는 못한다.

 

  우리들이 정명훈의 지휘에 열광하고, 윤디 리의 피아노에 ‘브라보’를 외치고, 왕년의 안네 소피 무터의 바이올린에

기립했던 것은 귀와 두 눈으로 온전히 이들의 음악을 만끽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음악적인 완벽함에 ‘음악적인’ 외모마저 갖추었다면

 이 시대의 스타로 추앙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장담하건데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가 옥동자와 같은 외모의 소유자였다면

작품의 성공을 장담할 수 있었을까?

 서울시향의 ‘명 협주곡 시리즈’의 첫 무대에 설 첼리스트 솔 가베타 이야기를 하기 위해 긴 서설을 늘어놓았다.

 

  솔 가베타는 눈이 반짝 뜨일 만큼 뛰어난 미모를 지녔다.

꼭 그래서라 할 수는 없지만 그녀는 현재 세계 첼로계로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나이 스물여덟이니 한창의 젊음을 과시할 시절이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구트만 상을 받았고, 뮌헨 ARD콩쿠르에서도 입상했다.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아,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빈 필하모닉과 협연했고, ‘크레디트

 스위스 영 아티스트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도대체 솔 가베타가 누구야?

 

  RCA 전속 아티스트가 되어 4장의 음반을 냈다. 2007년 에코 클래식 기악부문 수상작이기도 한 데뷔앨범에 대해

 그라모폰지는 이렇게 평했다.

 

  “그 누구도 솔 가베타의 외모를 마케팅의 수단이라 말할 수는 없다. 그녀는 ‘멋진 금발의 소녀’가 아니다.

그녀가 연주하는 돋보이는 사운드와 기막히게 시적인 음색을 들어보라!”

 

  솔 가베타의 무대 연주도 연일 화젯거리이다.

 지난해 6월 솔 가베타는 워싱턴 내셔널심포니의 반주로 요요마와 함께 레너드 슬래트킨의 ‘두 첼로의 대화’를 협연했다.

 이날 공연이 슬래트킨의 고별 콘서트였음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포스트는 ‘이 두 사람의 연주야말로

 공연의 하이라이트처럼 보였다’라고 썼다.

 

  솔 가베타는 이 시대가 원하는 스타 연주자의 ‘미덕’을 다 갖췄다.

눈맛과 귀맛을 빠짐없이 만족시켜주는 솔 가베타의 연주회에 사람들이 끌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녀는 음반사와 기획사가 발굴한 ‘또 한 명의 미녀 아티스트’가 아니라 제대로 된 음악을 하는 진짜 아티스트이며

그녀의 미모는 음악의 부족한 2%가 아닌, 충족된 100%에 2%를 더할 뿐이란 얘기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 로센 밀라노프의 지휘로 첼로협주곡의 영원한 명작 엘가를 연주한다. 음악사상 비운의 작곡가 엘가의 최후의 작품인 이 협주곡은 사실상 엘가의 고별사였다. 엘가의 협주곡은 연주자에 따라

슈만스러운 간소한 해석과 말러적인 감성의 두 부류로 나뉜다.

 

  솔 가베타가 들려줄 엘가는 어느 쪽일지도 궁금하다.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차이코프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도 프로그램에 올라 있다.

 

  3월 15일 8시|예술의전당 콘서트홀|문의 서울시향 02-3700-6300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오롯하게 빛난 솔 가베타의 엘가

 

  올해 들어 두 번째 찾는 서울시향의 무대이다. ‘서울시향’하면 으레 ‘정명훈’이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이상하게도 작년과 올해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마스터피스 시리즈는 요리조리 피해가는 일정을 잡게 된다.

 

 애초에 5월이 되면 꼭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정명훈씨 지휘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내한공연도 취소된 걸 보면

 이 분은 나와 좀처럼 마주칠 수 없는 운명인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예정되었던 시간 8시가 되고 강한 인상과 단정한 체구의 로센 밀라노프가 등장했다.

그리고 시작된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 역시 드뷔시 특유의 그 모호한 인상을 좋아한다

 

(그 계기는 미켈란젤리가 연주한 ‘인상1, 2집’이었다).

드뷔시는 잔뜩 김이 서린 안경을 썼을 때의 답답함보다는 모든 것이 불분명한 가운데 느껴지는 몽롱함을 지닌

낭만적 음색의 대가이다.

 

 밀라노프는 그런 드뷔시 특유의 서정적인 낭만성을 극대화시킨 음악을 들려주었다.

니진스키의 파격적인 공연이 주는 선입견을 뒤로 하고, 이 날만큼은 드뷔시의 선율 자체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공연의 폭풍. 솔 가베타가 협연한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감히 폭풍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한 연주였다.

원래 첼로연주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나마 엘가의 작품은 자크린 뒤 프레의 연주가 거의 표본처럼 굳어져서

 다른 연주를 끼워넣을 만한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 날 연주는 또 다른 의미에서 기억해 둘만한 호연이었다.

 

 특유의 격정적인 연주가 음악가의 불행한 삶과 오버랩되어 감동을 자아냈던 뒤 프레에 비해 가베타는 좀 더 침착하고

 절제하는 느낌을 공연내내 유지하려는 흔적이 보였다.

 

그렇다고 연주가 지나치게 냉철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엘가가 추구했던 귀족적이고 격식있는 분위기를 그대로 재연한 무대에선 28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은 노련함이

 느껴졌다.

 

엄청난 박수속에 앵콜로 연주된 곡은 라트비아 출신 작곡가인 Peteris Vasks의 'Docissimo'였다.

 일반 팬들에게는 생소한 현대음악이었는데, 숨소리마저 통제된 듯한 정적 속에서 가베타는 간단하게 객석을 압도했다.

 

특별히 기교적이거나 멜로디가 귀에 박히는 곡이 아니었음에도, 지극히 섬세한 연주와 아름다운 허밍을 곁들인,

 호연에 걸맞는 마무리였다.

 

  마지막 곡은 바이런의 작품을 바탕으로 쓰여진 교향시 ‘만프레드’였다.

 차이콥스키의 수많은 교향곡은 클래식팬들에게는 열렬한 애정의 대상이지만, ‘만프레드’의 경우는 그다지 많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밀라노프는 특유의 큼직큼직한 동작을 섞어가며 장장 60여분에 달하는 대편성곡을 지휘했는데,

한 마디로 차이콥스키 음악의 이런저런 특징을 긁어모아 놓은 곡이었다.

 

 쉴새없이 터지는 관악의 향연과 중간중간 가볍게 살랑거리는 리듬감은 역시 차이콥스키 교향곡의 장점을 그대로

 살린 구성이었다.

 

하지만, 일단 곡이 너무 길어 늘어지는 부분이 있었고 연주면에서 튼실한 후반부에 비해 다소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준 초반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각각의 악장이 지닌 매력에 비해 다른 교향곡들처럼 단단한 짜임새를 지닌 작품은 아니었던 것 같다.

 

  솔 가베타의 빛나는 연주를 발견한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시리즈의 시작이었다.

 

  P.S : 공연 후에 솔 가베타의 사인회가 있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예술의 전당을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아마 키신 내한 때도 만약에 사인회가 있다면 똑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텐데, 아랫 동네 사는 분들에게

 유일하게 부러운 부분이다. 여기서 우리 집까지 택시 잡아 타고 가려면~~일주일치 점심값이다.

 어휴~-_-;; (윙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