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진호 집단폭행
/사진=연합뉴스
사진=뉴스타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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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추상철 기자 = 경찰이 직원 폭행과 엽기 행각으로 물의를 빚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 관계자가
2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양 회장의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18.11.02.
scchoo@newsis.com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1/02/07c8ba81-8d76-4b0e-873a-004263501a29.jpg)
[연합뉴스]
양진호 부인폭행 의혹이 추가됐다.
회사 직원을 폭행하고 수련회 등에서 엽기행각을 벌여 물의를 빚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주거지 등에 대해 경찰이 2일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양 회장의 자택과 인근
이번 압수수색은 양 회장이 위디스크의 전직 직원을 폭행하고, 워크숍에서 직원들에게 살아있는 닭을 죽이도록 강요
경찰은 이러한 양 회장의 폭행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한 각종 자료를 확보해 분석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국내 웹하드 업체 1·2위 격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제 운영자인 양 회장이 불법 촬영물을 포함한
이 과정에서 전직 직원 폭행 등 최근 논란이 된 영상이 공개되자 이에 수사도 병행하던 중 이날 압수수색에 나섰다.
현재 양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 폭행(상해) ▲ 강요 ▲ 동물보호법 위반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양 씨의 혐의를 입증하고 추가 범행이 있는지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는 CBS정관용의 시사자키와의 인터뷰에서 양 회장이 불륜을 문제삼아
인터뷰에 따르면 양 회장은 부인 A씨와 A씨의 대학교 동창인 대학교수 B씨의 사이를 의심하며 A씨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폭행했다.
※
이 기사와 영상 인터뷰에는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을 묘사하는 내용이 들어있어서
독자와 시청자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 편집자 주
양진호 '집단린치' 피해교수 육성증언 "가래침 , 구두 핥게 했다"
전직 직원 무차별 폭행과 각종 엽기 행각으로 온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양진호 회장에게 지난 2013년 집단 폭행과 끔찍한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의 증언을 뉴스타파와 셜록이 확보했다.
현직 대학교수 A씨는 최근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부인과의 불륜을 의심한 양진호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나를 집단 폭행했다.
또 얼굴에 침을 마구 뱉고 이를 빨아먹게 하고, 자신의 구두를 핥게 했다.
폭행이 끝난 뒤 양 씨가 강제로 200만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무실에 있었던 위디스크 전직 직원 2명도 뉴스타파와 인터뷰를 통해 “양 씨 사무실에서 누군가가 맞는 소리와 피해자의 비명소리를 들었다”며 A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A 교수는 양 회장의 전 부인 박 모 씨와 대학 동기다.
폭행 사건이 발생한 2013년 당시 A교수와 박 씨는 안부를 묻고 고민을 나누는 등 수차례 문자를 주고 받았다.
이 문자가 양진호 회장이 두 사람의 불륜을 의심하는 계기가 됐고, 끔찍한 집단 린치와 가혹행위로 이어졌다.
취재진은 A교수 폭행 사건 관련 제보를 받고, A 교수를 찾아 오랜 설득 끝에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A교수는 자신이 양 회장과 측근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2013년 12월 2일 오후의 상황을 장시간에 걸쳐 설명했다.
잔혹한 범죄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A교수의 입을 통해 나왔다. 다음은 A 교수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한 당시
상황이다.
“불륜 의심 해명하려 갔다 집단폭행 당해...맷값 200만원”
미국에 거주하던 대학교수 A 씨는 2013년 한국에 들어온 직후 우연한 기회에 대학동기인 박 모 씨를 만났다.
박 씨는 양진호 회장의 부인이었다.
처음 만난 날부터 박 씨는 A 씨에게 남편 양진호 씨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남편이 구속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부터 성격이 이상해졌다”는 등의 얘기였다.
박 씨는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다”면서 남편 얘기를 자주 했다.
일종의 인생 상담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양진호 회장이 A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죽여버리겠다”, “학교로 찾아가겠다”, “변호사를 보내겠다”는 식의 협박을 시작했다.
양 씨는 A교수와 자신의 부인이 불륜을 저질렀다고 의심했다.
어느 날 양 씨와의 통화가 끝난 뒤 박 씨도 A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와 “남편을 만나 사실대로 얘기해 달라, 의심을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A교수는 오해를 풀기 위해 양 회장과 만나기로 약속했다. A교수는 양 회장과 직접 만나 자초
지종을 설명하면 잘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다.
2013년 12월 2일 오후 3시, A교수는 약속장소인 경기도 분당에 있는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의 양 회장 사무실로 찾아
갔다. 여러 해가 지났지만, A교수는 당시 자신이 찾아간 양 회장 사무실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 OO동 OO페이스 O동 8OO호. 그 날 A교수는 양 씨를 처음 만났다.
오해 풀기 위해 양 회장 사무실 방문…갑자기 협박, 집단폭행, 가혹행위
하지만 상황은 A교수가 생각한 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양 회장은 A교수를 만나자마자 “불륜을 인정하라”며 협박을 시작했다.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무차별적인 폭행이 시작됐다.
폭행에는 양 회장을 비롯해 여러 명이 가담했다. 양 회장의 친동생 양OO 씨가 폭행을 주도했다.
다음은 A 교수의 설명.
"한 남자가 사무실로 들어 왔는데, 양진호 씨는 ‘내 동생이다’라고 말했어요.
그 사람이 무릎 꿇고 있는 저를 발로 찼습니다.
그렇게 폭행이 시작됐어요.
사무실 곳곳을 굴러 다니면서 맞았습니다.
소리를 내면 더 때려서 소리도 내지 못했습니다.
4명 정도가 폭행에 가담했는데, 한 사람이 두세대씩 때리고, 순번이 돌아오면 또 때리고, 그렇게 몇 번에 걸쳐 폭행을 당했습니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죽을 만큼의 모욕감과 공포를 느꼈습니다.
"(양진호 폭행 피해자 A 교수)
폭행에 이어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가혹행위가 이어졌다.
이를 주도한 건 양진호 회장 본인이었다.
양 회장은 “사실대로 말하라”고 하면서 A 교수의 머리채를 쥐고 얼굴에 수차례 가래침을 뱉었다.
A교수의 얼굴은 곧 가래침으로 범벅이 됐다.
양 씨는 그 가래침을 A교수에게 빨아먹도록 강요했다.
죽을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A 씨는 양 씨가 시키는대로 해야 했다.
A교수는 당시 입고 있던, 양 회장 뱉은 가래침이 가득 묻었던 옷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
"집단폭행이 끝나고 취조가 시작됐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라고 하면서 양진호가 제 머리채를 잡고 때리면서 얼굴에 가래침을 수차례 뱉었습니다.
가래침으로 얼굴이 범벅이 됐죠. 그래서 제가 소맷깃으로 가래침을 닦아 내자 양진호는 다시 때리면서 ‘빨아먹어’라고 말했습니다.
안 빨아 먹으면 죽일 것 같은 공포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시키는대로 빨아 먹었습니다. 맞는 내내 이 사람은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어서 나를 이렇게 때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잔인한 폭행이었습니다."(양진호 폭행 피해자 A 교수)
담담하게 인터뷰에 응하던 A교수가 잠시 입을 닫았다.
이내 눈이 붉게 물들었다.
눈물이 떨어지고 어깨가 들썩였다.
눈물을 참느라, 눈물을 닦느라 인터뷰가 한 동안 중단됐다.
양진호 회장의 가혹행위가 끝나자, 이번엔 동생 양 모 씨가 가혹행위를 시작했다.
양 모 씨는 A교수의 머리채를 잡고는 “양진호 회장의 구두를 핥아라”라고 말했다.
A교수는 이것도 시키는대로 해야 했다. 역시 죽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폭행과 가혹행위가 끝난 뒤, 양진호 회장은 A교수에게 5만원권으로 200만 원을 강제로 줬다. 맷값이었다.
A교수는 받기 싫다며 거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양 회장은 “받아, 이 새끼야”라고 말하며 접은 돈을 A교수의 외투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그때 그 돈을 A 씨는 지금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그날 이후, A교수는 추가 보복이 두려워 도저히 한국에 살 수가 없었다.
짐을 싸 떠난 곳은 미국이었다. 한국을 떠나면 다 잊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폭행 당시 기억이 수시로 떠올랐고, 그때마다 두렵고 서글픈 마음에 견딜 수가 없었다. 잠도 잘 수 없었다.
우울증, 그리고 공황장애가 심해졌다. 나중에는 증상이 심해져 숨을 쉴 수도, 하다못해 계단을 올라갈 수도 없는 지경이 됐다.
온종일 가슴이 터질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었다.
A교수가 미국으로 떠난 뒤, 양진호 회장 부부는 이혼소송을 벌였다.
양 회장은 이 이혼소송을 막 판사복을 벗은 전관변호사에게 맡겼다.
최유정 변호사였다. 양 회장은 이혼소송에서 승소했다.
양 회장은 본인이 집단 린치를 가했던 A교수를 상대로도 민사소송을 냈다.
A교수 때문에 가정이 파탄났다는 이유였다. 양 씨는 이 소송에서도 역시 승소했다.
벌금 500만 원, A교수는 "내가 한 일이라고는 양진호 부인의 고민을 들어준 죄밖에 없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또 자신이 미국에 있는 동안 소송이 진행돼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2016년, A교수는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귀국 직후 A교수는 양진호 회장을 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결과는 무혐의. ‘증거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이해할 수 없는 결과였지만, A교수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었다.
뉴스타파, 목격자 2명 인터뷰 “ 블라인드 친 뒤 비명 시작돼...액션영화 찍는 분위기”
뉴스타파는 A교수의 주장을 검증하는 취재도 진행했다.
위디스크 전직 직원들을 탐문해 당시 상황을 보거나 들은 적이 있는지 물었다. 그 과정에서 2명의 목격자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이 떠올리는 폭행 사건 전후의 상황은 A교수의 주장과 다르지 않았다.
"저녁 무렵이었던 것 같아요, 퇴근 전. 회장님 손님이 왔나 했죠.
그런데 갑자기 험악한 소리들이 나더라고요.
완전히 액션영화를 찍는 분위기...직원 두 명이 황급히 회장실 블라인드를 내리고, 그 뒤부터 험악한 소리는 더 크게
나고. 누군가 양진호 회장한테 잡혀 왔구나, 다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위디스크 전직 직원 B씨)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회장실로 들어 갔어요. 고성과 욕이 들리다가 어느 순간 유리창에 있는 블라인드를 치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비명소리가 들렸죠.
위디스크 직원 중에는 격투기, 유도, 태권도 같은 운동을 한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 친구들이 양진호 회장 지시에 따라 폭행에 가담했죠."(위디스크 전직 직원 C씨)
인터뷰를 마치면서 폭행 피해자 A교수는 취재진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양진호 씨가 반성할 사람은 아니라고 봐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잘못을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죄에 맞는
형을 받았으면 좋겠고요.
최소한 형벌이 무서워서라도 누군가를 폭행하는 그런 짓은 못 하는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양진호 폭행피해자 A씨)
강현석 기자 khs@newstapa.org
양진호 회장이 직원뿐만 아니라 부인도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양진호 부인 폭행 "몰라볼 정도로 때려"…'정운호 게이트' 최유정과의 연관성도?
국내 웹하드 '위디스크(이지원인터넷서비스)' 실소유주로 알려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부인도 잔혹 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양진호 회장이 지난 2015년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직 직원을 폭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고, 계속해 후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해당 사건은 오랜 시간 취재한 박상규 셜록 기자는 1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를 통해 아내 폭행 및 법조계 커넥션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양진호 회장이 부인도 잔혹하게 폭행했다. 사진을 봤는데 부인이 얼굴이 거의 이건 사람의 얼굴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때렸고. 한두 번 때린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폭행 이유는 교수 집단폭행 사건과도 관련이 있다고.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따르면 양진호 회장은 지난 2013년 12월
대학 교수 A씨가 부인과 외도한 것으로 의심, 동생과 지인 등을 동원해 A씨를 집단 폭행한 혐의(특수상해)를 받고 있다.
당초 성남지청은 양진호 회장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지난 4월 서울고검으로부터 다시 수사하라는 '재기수사
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규 기자는 "부인과 A씨의 불륜관계는 없는 걸로 거의 그렇게 보시면 된다. 대학교 동창 관계인 아내와 A씨가 문자메시지로 친근하게 대화 나눈 게 전부"라면서 "그걸 가지고 교수를 엄청나게 의심을 하고 때린 건데. 부인 엄청나게
맞았고 굉장히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진호의 탈세, 비자금이 법조나 정치권 커넥션과 연결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6년 3월 상습도박죄로 구속돼 재판 중이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재판청탁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최유정 변호사를 언급했다.
그는 "최유정 변호사가 주로 양진호 회장을 맡아서 이혼도 대리하고 변호사로 활동했다"면서 "회사 쪽에서 소송대응을 하려 의견서 등을 제출하면 최유정 변호사가 '걸리적거리게 그런 거 자꾸 제출하지 마. 재판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내가 다 알아서 하니까 걸리적거리게 그런 거 자꾸 제출하지 마세요'란 식으로 얘기를 했다. 또 '재판은 다 뒤에서
조종하는 거니까 하지 말라'고 그랬다더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돈이 많이 들어갔던 상황에서 최유정 변호사가 구속되자 양진호 회장이 '성공보수 안 줘도 된다'며 기뻐
했다"고.
뉴스타파 한상진 팀장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양진호 회장이 이혼 소송을 하는데 최유정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참여했고, 승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최유정 변호사가 판사 옷을 벗고 나온 직후였기 때문에 전관예우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공개된 자리에서 직원을 폭행해 공분을 산 양진호 회장은 "모든 잘못은 제게 있으며 직원들이 불의에 침묵하게
된 연유도 모두 저의 독선적 행태로 인한 것"이라며 "한국미래기술 회장 등 일체의 직에서 즉시 물러나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자신의 회사 업무에서 손을 뗄 것임"을 밝혔다.
한누리 온라인 뉴스 기자 han62@segye.com
사진=진실탐사그룹 '셜록' 페이스북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 형사 합동수사팀은 2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양진호(47) 회장의 자택과 인근 위디스크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경찰은
광역수사대 형사 15명 등 모두 40여명으로 전담팀을 꾸렸다.
그래픽 정희영 기자 heeyoung@hani.co.kr
양진호, 악행 동영상 찍어 임원끼리 공유했다
웹하드업체 위디스크 직원 <한겨레> 단독 인터뷰
불법영상 올리는 헤비업로더들
가끔 회사 찾아와 이야기 나눠
돈 많이 벌었다며 피자 사주기도”
“양진호 동생 체대 후배들이
콘텐츠 관리하는 운영팀 맡아
군대문화 강해 엽기행각 쉬쉬”
“불법영상 많아 압수수색 신경 써
직원간 메신저 사용도 엄격 관리
회장 사퇴? 뒤에서 업무지시 할것”
“헤비업로더들이 종종 사무실로 온다. 우리와 상생관계다”
웹하드업체 위디스크를 운영하는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직원 손민수(가명)씨는 회사가 성범죄 동영상 등 불법영상물을 올리는 ‘헤비업로더’들을 꾸준히 만났다고 주장했다.
적극적으로 불법영상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는 위디스크 등의 주장은 거짓이었다.
지배구조를 통해 위디스크 등을 보유하고 있는 양진호(47) 한국미래기술 회장은 ‘저작권 없는 불법음란물’ 유통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었다.
<한겨레>의 인터뷰 요청을 수차례 거절하다 어렵사리 입을 연 손씨는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양 회장의 사과문이 ‘꼼수’에 불과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회사는 헤비업로더들이 누군지 알고 있다
손씨는 위디스크에 올라오는 콘텐츠 관리를 양 회장 동생 양진서씨의 대학 후배들이 주로 근무하는 ‘운영팀’에서
맡았다고 했다.
경기도의 한 체대 출신인 동생 양씨는 학교의 추천을 받아 직원을 채용했다. 이 때문에 회사는 ‘상명하복’의 군대식
문화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헤비업로더들과 운영팀이 ‘미팅’을 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헤비업로더라고 야한 자료나
이런저런 자료들을 대량으로 올려주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가 수수료를 얻는 것도 많으니까요.
그런 사람들이랑 같이 이야기도하고 미팅도 하고 그랬습니다” 헤비업로더들이 사무실을 방문한 적도 있다고 했다.
손씨는 “가끔 헤비업로더들이 사무실도 오고, 웹하드에 자료 올려서 돈 많이 벌었다며 운영팀에 피자를 배달해 주기도 했다”며 “우리는 상생관계다”고 밝혔다.
회사도 이같은 불법 유착이 언제든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손씨는 “웹하드에는 불법 자료가 많다”며 “다른 것에 흠잡힐 게 많기 때문에 압수수색에 들어올 것을 늘 조심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직원들간의 메신저 사용도 엄격히 관리됐다. 직원들은 크롬(인터넷 브라우저) 시크릿(비밀) 모드에서 웹버전
‘텔레그램’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면에서 조심스러웠다. 성인물을 다루는 부분도 있고, 그래서 압수수색도 자주 나왔으니까…”
위디스크 등이 불법영상물 차단 즉 ‘필터링’을 우회하기 위해 필터링 업체를 매입했다는 외부의 시선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현재는 필터링 업체인 ㈜뮤레카의 실소유주가 양 회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손씨는 “웹하드가 ‘먹고 살’ 길을 터주기 위해 필터링 업체를 매입했다는 주장이 있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며
“어차피 필터링 업체에 돈을 줘야 하는 상황에서 수수료라도 싸게 하기 위해 뮤레카를 매입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뮤레카는 현재 다른 곳으로 매각됐다고 덧붙였다.
■“여기가 회사냐 군대지” 폭력에 젖어 심각성 몰랐다
“회사는 군대였어요”
어렵사리 입을 연 손씨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군대’였다.
체대 출신의 직원이 많아지다 보니 군대문화가 회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 했다.
아이티(IT) 회사였지만, 헐렁한 체크무늬 셔츠나 후디트를 걸치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개발자 패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지 말라”는 양 회장의 뜻대로 개발자들은 정장을 입었다.
군대 문화 때문인지 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엽기적인 일들은 좀처럼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직원들은 일명 ‘건강검진’이라는 연례행사를 가장 괴로워한다고 했다.
양 회장이 비타민을 적정량보다 10배 넘게 타서 직원들에게 먹인 뒤, 비타민 과잉 섭취로 인산 설사를 유도했다는 것
이다. 손씨는 “설사가 소변처럼 쏟아져서 화장실에서 나올 수가 없다”며 “양 회장은 암 환자는 비타민 먹어도 화장실
안간다는데, ‘건강검진’은 그걸 체크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직원폭행 영상의 촬영이 이뤄진 것은 놀랍지 않다고 했다.
양 회장이 직원을 시켜 모든 동영상을 촬영하게 했다는 것이다.
촬영된 영상은 임원들의 ‘단톡방’에서 공유된다고 했다. 손씨는 “악행이나 웃긴 영상들을 찍어서 소유하고 임원들끼리 공유했다”며 “굴욕적인 영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2013년 12월 교수 폭행 사건 때의 상황도 구체적으로 기억했다. “회장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교수가 회장실에 들어가니까 임원들하고 체대 출신 직원들이 전체가 통유리로 된 회장실 블라인드를 급하게 내렸다. 회장실이 통유리라 직원들이 그 안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날은 보기 어려웠다”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교수의 비명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평소 양 회장은 음악을 크게 틀어놓기 때문에 밖으로 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지만, 그날은 맞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크게 났다.
“회사 모토가 ‘위디스크라는 사이트는 세상 어떤 사람도 다 우리 회원일 수 있다.
건물 안에서도 건물 밖에서도 사람한테서 나쁜 짓은 하지 말아라’ 였어요.
근데 회장이 이런 짓을 하고 다니니 당황스럽죠”
■양 회장의 사퇴는 ‘꼼수다’
폭행 사건과 엽기적 행각이 거듭 불거지고 불법촬영 영상 유통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자 양 회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회사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직원 폭행 양진호, 페이스북에 사과문 “회장직 사퇴하겠다”)
하지만 손씨는 이 말을 믿지 않았다.
손씨는 “사과문 본 과거 직원들 반응이 100% 똑같다.
‘쇼한다’는 거다. 지금은 다 내려놓겠다고 하지만, 출근은 안 해도 업무지시는 다 할 거다.
그리고 어느샌가 또 출근하고 있을 거다”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양 회장의 측근이 여직원들을 성희롱했는데, 회사의 형식적인 징계에 가해자는 회사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모두 회사를 떠났다.
손씨는 “피해자들이 신고하겠다고 나서니 이사회에서 징계를 내리고 피해자들은 경찰 신고를 하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썼다”며 “그런데 합의서에 적힌 기간이 끝나자마자 바로 가해자를 회사에 복귀시켰다”고 말했다.
몇몇 피해자는 자발적으로 회사를 나갔고, 남은 피해자는 양회장이 감당못할 업무를 줘서 퇴사시켰다고 했다.
손씨는 앞서 여러차례 인터뷰를 거부했다. 그럼에도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지금까지 그냥 다녔어요.
그런데 이제 보니 그 일들이 모두 문제였다는 걸 알게 된거죠. 다시는 어떤 회사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마지막 말을 마친 뒤 평소보다 늦어 깜깜해진 퇴근길을 다시 걸었다.
이주빈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stop@yna.co.kr
경찰, 양진호 자택 등 10곳서 도검·활 등 압수
분당 위디스크 등 7시간 걸쳐 압수수색…
폭행·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강영훈 기자 = 회사 직원을 폭행하고 수련회 등에서 엽기행각을 벌여 물의를 빚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주거지 등을 경찰이 2일 전격 압수수색 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양 회장의 폭행과 기행이 담긴 영상이 최근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양 회장의 자택과 인근
위디스크 사무실, 군포시 한국미래기술 사무실 등 10곳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경찰 40여명이 동원돼 오후 4시까지 7시간에 걸쳐 이뤄졌으며 경찰은 문제의 동영상에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도검과 활, 화살을 확보했다.
아울러 외장형 하드와 USB, 휴대전화 등도 확보해 분석을 진행할 방침이다.

양 회장은 2015년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회사 전 직원을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최근 공개돼 공분을 일으켰다.
이후 양 회장이 워크숍에서 직원에게 도검과 활 등으로 살아있는 닭을 죽이도록 강요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경찰은 이날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양 회장의 이 같은 폭행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수사할 방침이다.
양 회장이 이날 압수수색 장소에 있었는지 등은 파악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국내 웹하드 업체 1·2위 격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제 운영자인 양 회장이 불법 촬영물을 포함한
음란물이 유통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전직 직원 폭행 등 최근 논란이 된 영상이 공개되자 이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던 중 이날 압수수색에
나섰다.
현재 양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 폭행(상해) ▲ 강요 ▲ 동물보호법 위반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양 씨의 혐의를 입증하고 추가 범행이 있는지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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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자택. /사진=김영상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임이자 의원은 “대기업 갑질 오너의 악몽과 기업 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형태가 이제는 도를 넘어 사회악으로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듯해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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