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레일은 10일 오전 4시 17분 강릉선 KTX 궤도이탈 사고에 대한 복구를 마무리 짓고 이날 첫 고속열차인 KTX부터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지난 8일 사고 발생 즉시 현장에 오영식 사장이 직접 지휘하는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가동하며 400여 명의
또 해당 구간을 이용하는 고객 수송을 위해 진부~강릉 구간에 대체버스를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총 90여대를 투입해
이날 사고 발생 45시간여 만에 복구작업을 마친 코레일은 안전한 열차 운행 재개를 위해 시운전 열차를 투입, 개통 전 안전 점검까지 완료했다.
단 이번 사고가 발생한 청량신호소 구간은 안전한 고객 수송을 위해 당분간 시속 40㎞ 이하의 속도로 서행할 예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걱정과 열차 이용에 불편을 드린 점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런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9일 밤 강원 강릉시 운산동의 강릉선 KTX 열차 탈선사고 현장에서
이틀째 밤샘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8.12.10
dmz@yna.co.kr
엉뚱한 곳에 꽂힌 케이블.. '멈춤' 대신 '정상 진행' 신호 보냈다
[KTX 탈선 사고]
KTX 탈선, 황당한 사고 원인
지난 8일 탈선(脫線)한 KTX 강릉선의 사고 원인은 '선로 전환기'가 고장 나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철도는 자동차와 달리 운전 핸들을 조정하지 않고 바퀴에 플랜지(테두리)가 있어 선로만을 주행하게 되는데 열차가
다른 선로로 바꾸어 탈 때 이 선로 전환기가 선로를 바꾸는 역할을 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코레일은 9일 "사고 지점에 설치된 두 선로 전환기가 서로 뒤바뀐 정보를 인식해 잘못된 신호를 전달했고, 그 신호를 받은 열차가 문제가 있는 선로로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 같은 위험한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코레일이 조금만 안전 점검을 철저히
했더라면 방지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선로 전환기 뒤바뀐 사실 몰랐나
국토부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선로 전환기는 선로를 바꾸는 작업을 문제없이 마치면 '정상 진행' 신호를, 문제가 있을 때는 '멈춤' 신호를 보낸다.
일종의 '신호등'이다. 이 신호는 인근에 있는 '신호소(信號所)'로 전달되고, 신호소는 달리는 열차로 신호를 전달한다.
열차는 이를 받아 계속 달릴지, 멈출지를 결정한다.
그런데 문제를 일으킨 선로 전환기는 선로에 문제가 발생해 '멈춤' 신호를 보냈어야 했는데, '정상 진행' 신호를 신호기에 전달했다. 이 때문에 열차가 엉터리 신호를 받아 선로를 그대로 달리다 탈선했다는 것이 관계 당국의 설명이다.
이 같은 선로 전환기 오류가 발생한 것은 30m 인근에 설치된 또 다른 선로 전환기와 서로 신호 체계가 뒤바뀌면서 발생한 것으로 국토부 등은 보고 있다.
사고 직후 국토부가 두 선로 전환기의 신호 정보를 받는 청량신호소의 신호기계실을 확인해 보니, 두 선로 전환기의
신호 케이블이 반대로 연결돼 있었던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작년 9월 해당 선로 전환기가 설치됐는데 그 이후부터 이런 상태가 계속된 것인지 과거 결함 이력,
건설 당시 설계도와 책임자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10일 새벽 강원 강릉시 운산동의 강릉선 KTX 열차 탈선사고
현장에서 막바지 선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8.12.10
사고 직전에 누군가가 회로 케이블을 뒤바꿔 연결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회로 케이블을 일일이 반대로 끼우는 작업 자체가 난해한데, 누군가 고의로 그랬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다른 선로 전환기 1만대는 안전한가
전문가들은 사고가 난 선로에서 이 같은 오류가 이전에도 수차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두 선로 전환기가 반대되는 정보를 전달했는데도 운 좋게 계속 같은 상태였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레일이 선로 전환기를 조금만 꼼꼼히 점검했다면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 철도 관계자는 "매뉴얼대로 테스트를 했더라면 금방 알 수 있는데, 별일 없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에 빠져 의례적인 정비만 하니 이런 문제를 잡아내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다른 선로 전환기는 괜찮으냐는 것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에는 선로 전환기가 1만87대 있다. 이 중 40%가량(3949대)은 내구연한을 넘긴 노후 설비였다.
◇속도 조금만 높았다면 대형 참사
사고 당시 열차는 시속 100㎞ 정도로 달렸지만, 이 열차는 서울과 강릉 구간을 최고 시속 250㎞로 달린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열차가 고속 구간에서 탈선했다면 '잭나이프(등산용 접이 칼) 현상'으로 대형 참사가 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잭나이프 현상은 기차나 대형 트레일러 같은 '관절 차량'의 맨 앞부분 견인차가 급정거하거나 장애물과 충돌할 경우
뒤에 연결돼 있는 끌려가는 차들이 잭나이프처럼 접히면서 앞차와 부딪히는 것을 말한다.
지난 1998년 독일에서 발생한 ICE 고속열차 탈선 사고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견인차 뒤에 연결된 5량의 열차가 꺾이며 서로 충돌해 승객 101명이 숨졌다.
충남대 토목공학과 임남형 교수는 "시속 200㎞ 이상 질주하던 열차가 잭나이프 현상으로 구겨지며 교각 등 장애물에
부딪힐 경우 400t의 무게가 벽에 부딪히는 것과 맞먹는 충격이 가해져 승객들이 압사하거나 화재로 인해 질식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강릉선 KTX 탈선 사고는 직선 주로에서 비교적 저속으로 달리고 있었고, 교각이나 건물 등 다른 장애물과 부딪히지 않아 참사를 피했다.
그럼에도 사고 당시 열차에 타고 있던 채경재(53)씨는 "객실 안이 전쟁터 같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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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시스】김경목 기자 = 8일 오전 코레일 강릉발 오전 7시30분 서울행 KTX 산천
강릉선 KTX 탈선사고 원인두고 설왕설래… 국민들 “안전대책 불신”
코레일 3주간 안전사고만 10건 달해
인명 피해 적었지만, 신뢰도는 하락
탈선원인 정밀 분석 이후에나 나올듯
지난달 오송역 단전사고 이후 약 20일 동안 크고 작은 열차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국민의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
강릉선 탈선사고는 강릉역을 8일 오전 7시 30분 출발해 서울로 가는 KTX 806 열차였다. 열차는 출발한 지 5분 만에
강릉선은 올해 초 열린 평창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해 지난해 공사를 완료하고 개통돼 1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번 탈선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 지점은 강릉선 본선과 강릉 차량기지로 들어가는 선이 분기되는 지점으로 기본적으로 열차가
코레일 관계자는 8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주까지 주요 선로의 선로전환기를 포함한 일제 점검을 완료했다.
이어, “선로전환기 점검은 하절기·동절기뿐 아니라 주 단위 점검을 하고 있다. 선로점검의 1순위는 선로전환기에 대한 점검”이라고 밝혔다.
당시 열차에 타고 있었던 승객에 비해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다. 198명이 탑승해 있었으나 가벼운 부상을 입은 승객은
KTX 고속열차는 객차 전복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객차와 객차를 구조적으로 연결한 관절대차 방식으로 설계돼 있어
하지만 탈선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왕설래’하고 있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신중 모드다. 오영식 사장이 “기온이 갑작스럽게 떨어지면서 선로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추정
일각에서는 날씨나 기온 탓이라기보다는 사고 구간이 상하행선이 교대로 운행되는 단선 구간이기 때문에 선로 전환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은 반복되는 사고에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민의 발이 되어주는 열차 사고가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코레일은 9일 오전까지 300여명의 가용이력과 기중기 장비를 총동원해 밤샘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사고 현장이 복구될 때까지 강릉∼진부 간 열차운행은 중단되고, 서울∼진부 간 열차만 운행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현장 찾은 김현미 장관 "KTX 탈선 사고, 국민께 사죄…결과에 응분의 책임 져야"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철도 사고가 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오전 KTX 탈선 사고 현장을 찾아 이 같이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8일 오전 7시35분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 사고 이틀 만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최근 한 달 새 발생한 잦은 사고와 관련해 기강 해이를 질책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KTX 탈선 사고로 코레일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코레일로부터 사고상황과 추정원인을 보고받은 후 선로 전환기의 전선 연결 불량으로 탈선이 발생했다
아울러 그는 복구현장을 둘러보며 복구 작업자들을 격려하면서 "굉장히 춥고 열악한 조건이기는 하지만 완벽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주시고 국민들이 철도를 이용하는데 있어서 연계 수송이나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차질이 없도록 만전의 조치를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강릉선 KTX 서울행 열차 탈선 복구 현장본부를
찾아 브리핑을 들은 뒤 고개 숙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2018.12.9/뉴스1 © News1 서근영 기자
김현미 국토장관 "KTX 탈선 사고, 국민께 진심 사과"
"변명의 여지 없어…완벽한 복구에 최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9일 오전 '강릉선 KTX 탈선 사고'와 관련, "국민 여러분께 정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사고 이틀째인 이날 오전 사고현장을 방문해 이 같이 밝혔다.
국토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전날 강릉선 탈선사고까지 KTX 관련 사고는 총 9건에 달한다.
이와 관련,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대전 코레일 본사를 직접 방문해 기강해이를 질책하며 사고 재발을 막아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불과 3일 만에 열차 탈선이라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 김 장관은 이날 "코레일의 정비 불량, 사고 대처 등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며 "또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더 이상 변명의 말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들이 코레일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을 만큼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레일 직원들이 8일 KTX열차 탈선사고 현장에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7시35분쯤 강릉발 서울행 KTX열차가 강릉역을 출발해 남강릉간
운행 중 10량이 탈선, 1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2018.12.8/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김 장관은 "근본적 사고원인을 진단하고 응분의 책임을 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며 "굉장히 춥고 열악한 조건이지만 완벽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현장 관계자에게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김 장관은 "지금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 철도(사업을) 수주하겠다 또는 남북철도를 연결하겠다는 큰 꿈들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실수들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을 수주한다고 말하기 민망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게 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반드시 잘 복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오전 7시35분 강릉역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TX 806 열차가 출발 5분 만에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등 15명이 다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사고 수습이 진행되면서 강릉선 강릉~진부 구간 열차
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yagoojoa@
▲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9일 오전 강릉선 KTX 탈선사고 복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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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탈선사고, 날씨 탓만 해서야
KTX가 결국 일을 냈다. 지난 8일 아침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강릉선 열차가 탈선했다. 사고는 동력차(기관차)와 객차 등 10량이 모두 선로를 이탈하면서 일어났다.
사고 당시 열차에는 승객 198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15명이 부상했다.
KTX 진부∼강릉 구간 운행이 끊기면서 주말을 맞아 나들이하던 KTX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KT 서울 아현동 지사 통신선 화재, 경기 고양 지역난방 배관 파열사고에 이어 주말 아침 KTX 탈선사고 소식에 국민들은 또 한번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사고지점이 본선과 차량기지로 분기되는 저속구간이어서 일부 승무원과 승객이 경미한 부상에 그쳤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더라도 이번 사고는 가벼이 볼일이 아니다.
아직 정확한 사고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사고 직후 기온 급강하로 인한 선로 이상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고속열차가 탈선사고를 일으켰다는 사실이다.
시속 300㎞(강릉선은 250㎞)를 달리는 KTX의 탈선사고는 곧 대형참사를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고는 중대사고다.
이번 사고에 대해 여야가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9일 "국토교통부가 정밀조사에 착수했지만 사고 원인을 명백하게 밝히고 근본적 재발방지책을 세워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현 정부 들어 임명된 코레일 및
그 자회사 임원 37명 가운데 13명이 낙하산·코드인사이고, 철도분야 문외한으로 예고된 사고"라고 지적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은 이날 사고현장을 찾아 "이번 일로 코레일에 대한 국민 신뢰가 더는 물러설 수 없을 만큼
무너졌다고 생각한다"며 "사고 원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번 사고는 독립기관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위원회는 이번 사고에 대해 한 점 의혹도 남김 없이 원인을 낱낱이 규명해서 선제적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 나아가 정부도 코레일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함께 쇄신방안과 근본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사설뉴스
▲ 열차 탈선…탈출하는 KTX 승객들
2018.12.8 독자 제공=연합뉴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