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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외견상 아무 성과없이 돌연히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친교 만찬이 열린 27일 오후(현지시각) 국제미디어센터(IMC)

 마련된 베트남 하노이의 베트남-소련 우호노동문화궁전 대형 화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악수하는 화면이 나오고 있다.


 2019.02.27.     ©뉴시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외견상 아무 성과없이 돌연히 끝났다


처음부터 합의할 생각이 없었던 듯




제2차 미조(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정상회담이 외견상 아무 성과 없이 돌연히 끝났다.

사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큰 기대를 갖고 시작했다. 아마 비건과 김혁철 라인의 실무급에서 90% 정도는 합의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김정은이 무려 60시간이나 되는 기차 여행을 하는 빅이벤트를 벌일 수 있었을 것이다.

 

실무급 합의 사항은 대략 영변 핵시설 사찰 및 폐기 수순과 금강산 및 개성공단 재개를 맞바꾸는 것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평양에 미국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것과 남북 철도 연결도 포함되었을 수 있겠다.

 그런데 확대정상회담에서 갑자기 미국이 영변+@를 들고 나왔다.


그 내용은 영변 외에도 핵시설이 두 군데 더 있으므로 이를 포함해서 미사일, 생화학 무기도 전면 검증 및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김혁철 비건 라인의 실무 협상에서는 전혀 언급이 안 되었던 주제였다.

 

화들짝 놀란 북한은 그런 무리한 요구를 하려면 미국도 제제를 전면적으로 다 풀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요구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양측은 서로 엄청난 신경전을 벌였을 것이고, 결국 만찬도 못하고 회담이 종료되었을 것이다.

 

그럼 왜 미국은 실무협상에서 전혀 거론이 안 되었던 영변+@ 카드를 갑자기 꺼내놓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추측하듯이, 답은 현재 미국에서 트럼프가 처한 어려운 상황 때문이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자국의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아무런 합의를 안 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서 어제 환영 만찬 자리에서도 '급할 것 없다'는 발언을 반복해서 했으며, 오늘은 일부로 판을 깨기 위해 +@ 카드를 (볼턴을 통해) 불쑥 던졌을 것이다.

즉 미국은 하노이에 오기 전부터 이번에는 합의를 안 할생각이었던 것이다.

 

또한 트럼프 입장에서는 실무협상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영변 외의 핵시설이나 군사 항목을 거론함으로써 미국이 북한의 전략자산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파악하고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심리적으로 김정은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렸을 것이다.

 

트럼프의 기습에 허가 찔린 김정은 입장에서는, 평양으로 돌아가서 다시 전술을 짜는 것은 물론이고, 기왕지사 미국이 파악한 사실을 토대로 새롭게 요구하는 부분을 (어느 선까지) 수용할 경우 이에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 분명한 북한

 내 강경파를 어떻게든 설득하거나 제압할 시간과 명분이 필요해졌을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 입장에서도 시간 여유가 필수적인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트럼프와 김정은 둘 다 서로 시간을 두고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서로 다시 이야기를 맞춰보자는 선에서 오늘 회담을 마무리했을 것이다. 물론 겉으로는 웃으면서 말이다.

 

이제 관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트럼프가 국내 정치 문제를 어떻게 돌파하느냐 와, 다른 하나는, 김정은 역시 북한 군부를 비롯해서 외교 강경파를 어떻게 요리하느냐다.

즉 미국이나 북한이나 국내 정치 상황이 앞으로 두 나라가 협상을 재개하는 데 있어 주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어떻게 보면 이보다 더 어려운 문제는, 우리 대통령이나 트럼프나 김정은이나 셋 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은선출직 임기제라는 점에서 그렇고, 김정은 입장에서도 대화 파트너로서 이 보다 더 좋은 조합을 얻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 나라의 협상은 최대한 빨리 시작되는 것이 모두에게 최선이다.

 그리고 막강한 로비력으로 미국 의회를 쥐락펴락하며 어떻게든 한반도 평화를 방해하려는 일본의 견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이래저래 우리 민족의 운명을 외부의 힘에 맡겨야 하는 서러움을 톡톡히 느낀 하루였다.

 

 










비핵화 수준-대북제재 입장 차에 '협상 결렬'
향후 일정도 논의 못해…사실상 실패한 회담

다만, 트럼프 "김정은과 서로 좋아한다"며 대화 의지
판 깨지는 않을 듯… "계속 김정은과 대화 나눌 것"



북미 정상이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열었지만, 어떠한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회담은 결렬됐다.
유일한 위안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대북협상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 비핵화 협상의 판 자체가
깨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합의문도, 다음 약속도 없는 정상회담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

폴호텔에서 단독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한반도 운명 시험대 올라



경제제재 완화·비핵화 플러스알파 합의 실패

문재인 대통령 구원등판 나서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호텔에서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경제제재 완화를 놓고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한반도 운명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메트로폴호텔에서 27일 저녁 친교만찬과 28일 오전 단독회담을 가졌다.

 단독회담이 끝났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2

7일 만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적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모두 기대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라며 “모두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작은 좋았지만 예기치 못한 이상기류에 흔들
트럼프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부메랑으로



28일 오전 단독회담에 들어가기 전에는 김 위원장이 “많이 노력했고 이제 보여 줄 때가 됐다”며 “직감적으로 좋은 결과

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저녁시간에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며 “북한과 좋은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경제적인 잠재력이 있다.

그런 성공을 보기를 기대한다”며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핵과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는 데 감사하다”면서도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단독정상회담이 끝나고 확대정상회담으로 이어질 때까지만 해도 낙관적 분위기가 지배했다. 베트남 현지시간 28일

오전 9시 시작한 단독정상회담은 오전 9시36분께 끝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정상이 나란히 확대정상회담장을 향해 걸으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연출했다.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가 없으면 여기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화답했다.

하지만 확대정상회담이 예정했던 130분을 훌쩍 지났는데도 끝나지 않으면서 이상기류가 흘렀다.

결국 두 정상은 업무오찬과 합의문 서명 없이 오후 1시25분께 메트로폴호텔을 떠나 각자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트럼프 영변 핵시설보다 플러스알파 필요
폼페이오 몇 주 안에 합의 이뤄지길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 자신의 숙소인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저와 김 위원장은 생산적 시간을 가졌지만 합의문 서명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옵션이 여러 개

있었지만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걸어야 하지 뛰어야 할 때가 아니다”고도 했다.


합의 도출 실패의 주요한 원인으로는 ‘경제제재 완화와 관련한 이견’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전반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며 “북한이 상당히 비핵화 의지가 있었지만 우리가 완전히 제재완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요구도 관철하지 못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비핵화 옵션이 논의됐으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중요하다”며 “북한이 핵을 다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변 핵시설보다 플러스알파가 필요했다. 나오지 않은 것 중 우리가 발견한 게 있다”며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추가로 발견된 시설이 우라늄 농축에 관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란 것 같더라”

며 “현재 수준에서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며

“미사일과 핵탄두 무기체계가 빠져 있어서 우리가 합의하지 못했다.

(핵)목록 작성과 신고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차기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다음 약속을 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안 했다”며 “빨리 열릴 수도, 오랫동안 안 열릴 수도 있다.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으로 몇 주 안에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숙소로 돌아간 뒤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다만 3월1~2일 베트남 공식방문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한반도는 시계제로
트럼프 전화통화서 문재인 중재자 역할 요청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한반도는 시계제로 상태에 놓이게 됐다.

청와대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두 정상이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과거 어느 때보다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연계해 제재 해제나 완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점은 북미 간

논의 단계가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우리 정부는 북미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하면서 대화의 모멘텀

이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실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구원등판’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빈손으로 하노이를 떠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28일 오후 6시50분부터 25분간 전용기에서 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 앞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타결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아울러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자신에게) 알려 주는 등 적극적인 중재 역할

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에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의하고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예기치 못한 2차 북미정상회담 실패로 문 대통령이 3·1 운동 100주년 중앙기념식 연설에서 발표할 신한반도 체제

구상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이란 한반도 운명이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연윤정  yjyo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 나선 트럼프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 나선 트럼프(하노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왼쪽) 미국 대통령이 28(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제2차 북미정상
회담 합의 결렬 후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의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동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폼페이오 "회담 결렬 가능성도 준비돼 있었다트럼프 결단"



하노이 회담 준비과정 설명"어떤 선택할지 몰라 여럿 준비해 갔다"
"정상회담 둘째날 아침까지도 희망적먼 길이지만 협상 재개"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우리는 회담 결렬 가능성에도 대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기대와 달리 아무런 합의 없이 막을 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에 앞서 '협상 결렬' 카드도 미리 준비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필리핀 방문을 위해 전용기 편으로 이동하면서 기자들과 만나서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같은 나라는 최고 지도자들이 큰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회담에 큰 결정들 중에서 여럿을 가지고 갔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두 지도자가 함께할 기회가 생길 때까지는 어떤 것이 채택될지 모르기 때문에 많은 준비작업을 했다"면서 "이번 결과(this outcome)의 가능성도 준비가 돼 있었다"라고 소개했다.

원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한 마지막 카드로 회담장에서 걸어 나오는 것도 미리 검토했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20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회담 취소 결정을 내려 주도권을 거머쥔 트럼프식 협상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정상회담 2일 차인 이날 오전까지도 회담 전망을 어둡게 보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심지어 오늘 아침까지도 희망적이었다. 우리는 다시 만나, 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지를 살폈고 실제로 진전을 이뤘다"며 "그러나 여전히 그것은 먼 길이고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막판까지 북미가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노력했으나 협상을 타결할 만큼 진전시키진 못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종 단계에서 공동성명 서명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진전을 이루길 희망했는데 (결과는)

그러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그(회담 결렬) 결단을 했다"고 말했다.

또 비핵화 실무협상팀은 "계속해서 일하고 밤새도록 일했다.


두세달 동안 빗질을 해서 길을 깨끗하게 했다"면서 "진전을 이뤘지만, 우리가 갖고자 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다"라고

부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록 당장은 아니라고 했지만, 실무협상을 재개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미)양측은 성취하려고 하는 것 사이의 충분한 일치를 봤기 때문에 대화할 이유를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노이에서 정상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도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낙관적"이라며 "앞으로 며칠, 몇주 안에 다시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일부 도전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안다"며 "세계가 원하는 것, 북한의 비핵화이자 미국인 및 세계인에 대한 위험 감소를 궁극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진전을 이뤄낼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k02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지난 28일 북미 확대정상회담이 끝나고 업무오찬, 공동성명서 발표를 취소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로 복귀, 곧이어 협상 결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서울=연합뉴스) 사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 북측에서는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미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배석했다.


 

nkphoto@yna.co.kr





코언 스캔들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초래했다


정상회담 직전 국내 정치 변수 발발, 결국 악재로 작용
트럼프, 국내 정치 이슈 덮고자 에 영변 이상 요구
비핵화 의지 ’‧‘트럼프 특유 협상 전술때문지적도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이영석 수습기자 = 8개월 만에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끝내 결렬된 가운데, 외교 전문가들은 “정상회담 직전 발생한 ‘코언 스캔들’이 막판 정상회담의 변수로 작용, 결국 결렬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의 폭로 이후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과를 통해 관심을

돌리려 했으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에 응하지 않아 결국 협상이 잘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외교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20분께 자신의 숙소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과의

 회담이 최종 결렬됐음을 알렸다.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됐다거나, 비핵화 협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김정은은 나의 친구이며, 나는 그를 믿는다”, “이번 회담은 끝났으나 우호적으로 끝난 것이며, 미래엔 훨씬 더 좋은 기회에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는 등 회담 분위기가 좋았고, 김 위원장과의 관계 역시 그렇다는 것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회담이 결렬된 것이 실제로 북한과 관계가 악화돼서 그런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향후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26(현지시간) 미국 의회에 들어서는 마이클 코언 변호사.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하원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리를

 폭로하며 '거짓말쟁이', '사기꾼'이라며 비난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트럼프, 코언 스캔들 덮으려 빅 딜원했다 
   빅 딜이 안 된다면 노 딜(No Deal)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코언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중 비리 등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해질 만한 내용을 상당수 폭로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거짓말쟁이’, ‘사기꾼’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코언 변호사가 폭로를 한 날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당일이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스캔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를 뒤집을 만한 강력한 비핵화 협상 결과를 가져가길 원했다는 것이 외교가의 유력한 추측이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국의 국내정치 변수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쳤고,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영변 핵시설 이상의 것을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이 그것을 대가로 ‘대북제재 전면 해제’를 요구하자 ‘차라리

회담 결렬이 낫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미국 국내정치 변수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결렬’이 낫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며 “(코언) 변호사로 인해 대단히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데, 비핵화 협상이 제대로 안 됐다고 비난 받을

 거리를 더할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신 대표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협상을 해 보니 ‘비핵화가 잘 안 될 것 같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여기서 어정쩡하게 나가면 ‘기존 미국 대통령들과 다를 게 뭐냐’는 평가가 나올 테니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

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갑자기 터져버린 코언 청문회 문제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며 “‘그 문제가 터지지 않았더라면’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고 털어놨다. 

김 교수는 이어 “그 문제가 아니었더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에 준비된 합의문에 사인을 하고 가지 않았겠느냐”며 “(미국의) 국내 정치적 상황이 이번에 트럼프가 서명을 하지 못하게 한 중요한 돌발 변수였다”고 밝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회담이 결렬된 것은) 미국 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상당히 안 좋다는

이유가 크다”며 “특히 이번 (코언) 청문회 건도 있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양보를 하면 욕을 더 먹겠다는 걸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기존에 스몰딜(영변 핵시설 및 ICBM 폐기와 제재 일부 완화 등 교환)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 정도로는 이번에 발생한 (미국) 국내 정치적 악재를 잠재우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빅 딜 혹은 노 딜(No Deal)이 필요했기 때문에 아예 회담을 결렬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2차 북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공항으로 이동, 전용기를 타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 [하노이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전술이 북미 협상을 더 어렵게 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김동엽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1987년 출간한 ‘거래의 기술’이라는 책을 보면 ‘협상의 3단계에서 거의 마무리가

됐을 때, 사인하기 직전에 박차고 일어나라’는 내용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계속 ‘협상장을 뛰쳐 나올 수

있는 용기’를 이야기한 것을 보면 이런 부분도 회담 결렬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율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별로 받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때 박차고 나오는 것이 더욱 이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만찬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 중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정치 스캔들 때문에 회담 결렬됐을 뿐 3차 회담 여지 충분
   실무협상 준비 더 많이 한다면 3차 회담 열릴 수 있을 것

전문가들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직접적인 이유가 북한에게 있지 않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인균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제재를 더 강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여지를 남겨두기 위한 것”이라며 “설령 제재를 강화할 생각이 있더라ㄷ했 3차 북미정상회담을 생각하면 어떻게

오늘(2월 28일) 그런 이야기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동엽 교수도 “일각에선 ‘협상 상황이 첫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며 “트럼프는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는 다 의미가 있고 만족한다’고 했다.

그런 상태에서 협상이 잠정 중단된 것뿐이기 때문에,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듯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서도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으나 여건이 마련된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임 교수는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선 확답할 수 없다”며 “다만 만약에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실무협상을 좀 더 준비하고, 양측이 수긍할 만한 가시적인 성과가 마련된다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사진=38노스]





비핵화 의지 아예 없는 게 문제의견도 

그러나 “미국 국내 정치적 변수가 강력하더라도, 북한이 비핵화를 할 준비가 안 돼 있는 것도 이번 회담 결렬의 원인”이라며 “앞으로도 비핵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들도 있었다. 


특히 외교 전문가들은 북한이 회담 첫 날인 지난달 27일, 재일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를 통해 “우리는 국가핵무력을 완성했고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뤘다”고 강조한 것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를 할 의지가 없이 회담에 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현욱 교수는 “북한은 비핵화를 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조선신보 내용을 보면) 비핵화를 하지 않고 미국과 핵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건데, 미국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특히나 미국은 그런 북한에 끌려 다니지 않고 주도권을 잡겠다는 입장이 명확하기 때문에, 더욱 이번 회담이 쉽지 않았던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이 이번에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다시 꺼낸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히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이루겠다’고 이야기한 것을 보면, 북한이 확실하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해야지만 제재를 완화해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도 북미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인균 대표도 “애초에 북한은 비핵화 의지가 전혀 없다”며 “영변 핵시설 폐기한다는 건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이야기한 정도다. 그 이상으로는 한 발짝도 양보하고 싶지 않아 한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이어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면, 미국은 북한에 영변뿐만 아니라 우라늄‧플루토늄 농축시설 등 포괄적인 비핵화를 요구한 것 같다”며 “여기에 북한은 ‘그러면 대북제재 일부가 아니라 전체 해제를 해 달라’고 요구해 회담이 결렬된 것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율 교수 역시 “비핵화라는 것은 애당초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며 “북한은 ‘핵이 없으면 아무도 대화를 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이어 “이번에 언급한 영변 핵 시설 포기도 벌써 4번이나 나온 이야기”라며 “4번이나 이야기가 나왔지만

여전히 영변 핵 시설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그 이후, 트럼프의 옵션은?




지난 27일과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어떤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한 채 결렬됐다.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확대정상회담 이후 예정된 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을 취소했고, 다음 만남에 대한 아무런 기약도 없이 회담장을 떠났다.


 김정은은 곧장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후 곧바로 미국으로 떠났다.

북미 양국이 최소한이라도 일정한 합의에 이르러 두 정상이 ‘하노이 선언’에 서명하는 장면을 연출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회담 결렬’이라는 전혀 뜻밖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도대체 그 이유가 뭘까?

 

첫째, 북한의 전략적 판단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회담을 미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 최적의 호기로 판단했다.


그리고 그 근거는 러시아 스캔들에 관한 뮬러 특검과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변심과 폭로 등으로

 어느 때보다 정치적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고 덮기 위해서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파격적인 합의에 응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에 기초하고 있었다. 


그래서 트럼프의 정치적 약점을 이용해서 트럼프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 끝까지 전면적인 제재완화를

미국에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에 맞춰 열린 코언 변호사의 의회 청문회가 트럼프의 협상 및 정치적 위기 극복 전략에

 미칠 파장과 변화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다. 


회담장에서 트럼프가 처한 난감한 딜레마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실속과 이속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다가 정상회담 결렬이라는 의외의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둘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이 회담 도중에 수정되었기 때문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임박해지자 “속도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북한과의

핵 협상을 자신의 재선(再選) 스케줄에 맞춰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번 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최소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쇄 약속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의 약속을 받아내면 이를 포장해서 ‘미국 본토에 대한 핵위협이 사라졌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국내정치적 난관을 돌파할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계산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제재완화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생각보다 훨씬 더 강경한 자세로 나왔고, 여기에 예상치 못하게 북미정상회담 날짜에 맞춰 열린 ‘코언 청문회’가 정상회담으로 향하던 모든 관심을 일거에 집어삼키는 ‘핵폭탄’급 위력을

발휘했다.


김정은이 옆에 앉아 있는 단독 정상회담장에서조차 트럼프에게 미국 기자가 ‘코언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트럼프가 만약 북한과의 ‘만족스럽지 못한 합의’를 한다면 자신의 국내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정치적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협상에서 ‘bad deal’보다는 ‘no deal’을 선택한 것이다.

 

셋째, 정상회담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우선순위와 전략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현지 시각으로 어젯밤 워싱턴에서 코언의 하원 청문회가 열리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에게 뭔가 선물을 줄 것으로 기대를 걸었던 김정은이 자신의 카드는 잔뜩 움켜쥐고 ‘제재 완화’만을 목 놓아 외쳐대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기에 지난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때의 알맹이 없는 합의가 또다시 재현된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미 하원의원들의 서슬 퍼런 눈초리도 떠올랐을 것이다.


 또 다른 한 편에서는 트럼프의 부재를 틈타 미 하원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 무효화 결의안’이 가결되었고 여기에

공화당 의원도 13명이나 찬성하면서 자신에게 공개적으로 ‘반기(反旗)’를 드는 사태가 터졌다. 

이제 더 이상 북미정상회담 카드가 트럼프에게 정치적 우선순위를 차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동안 국내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자신을 구해줄 히든카드로 애지중지하던 ‘북한 비핵화’ 카드가 아무런 실익이 없고 시간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김정은과의 회담이 끝나고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에어포스 원’을 타고 미국으로 떠난 트럼프의 심중은 오로지 자신의 탄핵을 막기 위한 정치적 계산과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협상 결렬을 감수하더라도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원칙을 지켰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2차 정상회담 결렬을  수세에 몰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만회하고 흐트러진 지지 세력을 결속시키는 데 활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향후 트럼프가 뽑아들 카드는 무엇일까?

 

우선 오늘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상태에서 앞으로 협상이 계속되어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근거는 북미 두 나라의 현재 입장이 변화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든지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동시에 핵동결 또는 부분적 핵감축의 대가로 경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협상의 기본 전략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회담을 통해서 북한은 어떠한 경우에도 핵을 포기할 수 없고, 북한의 실질적인 핵 포기가 없으면 미국은

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 분명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인 ‘관여정책’(engagement policy)을 통해서 북핵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는 정치적인 자원이 고갈되어 가고 있다. 더 이상 북핵 협상을 시작했을 때처럼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면서

 막강한 정치적 파워를 행사하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오히려 점점 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탄핵이라는 검은 먹구름을 걷어내기 위해서 트럼프로서는 획기적인 회심의

 반전카드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그동안 미국이 당근을 사용한 ’최대대화전략‘(maximizing dialogue strategy)에서부터 강력한 채찍을

드는 ’최대압박전략‘(maximum pressure strategy)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이 경우 미국은 강력한 제재를 해 나가면서 기존의 대화 창구를 통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만약 탄핵의 벼랑 끝 위기상황으로 몰리게 되면 북한 핵시설에 대한 기습적인 무력공격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가 쓴 <공포(FEAR)>란 책은 미국이 이미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취임 초기에 북한 핵시설에 대한 기습적인 ‘선제타격’을 심각하게 검토했던 과정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북한의 대응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스텔스 전투기와 첨단 공군기들이 언제든 미국 본토로부터 날아와 순식간에 작전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대북 선제공격과 관련해서 “1백만 명에 달하는 서울

시민들이 죽는다면, 그들이 죽는 것은 그곳(서울)이지, 이곳(미국)이 아니다”라고 강경한 대북 매파적 시각을 드러냈다고 <공포(FEAR)>에 기술되어 있다.


 이런 매파에게는 동맹도 필요 없고, 동맹국 시민의 희생도 필요 없다.

오직 미국만이 있을 뿐이다.

미국의 미래적 안전과 안보를 위해서 북한에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면 이에 따른 약 1백만 명의 동맹국 주민이 희생

되어도 대북선제공격을 감행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대한민국의 생존이 걸린 한반도의 운명이 이렇게 경각에 달려 있는데, 우리 청와대는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합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김칫국을 마셨다. 과연 문재인 정부는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가능성과 이후 전개될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과 정책을 마련해 놓고 있는가?


아니 그럴 가능성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하긴 우리의 운명을 모두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맡기겠다는 ‘주권포기’의 발언이나 하고 있는 문 대통령에게 지금의 이 위중한 상황을 타개할 대책이 있느냐고 요구하는 것이

너무 과도한 우문(愚問)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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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취재진 질문받는 최선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사진은 이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는 모습.

 jjaeck9@yna.co.kr
우린 일부 제재 해제 원했다"..이용호,



트럼프 회견 심야 반격


이용호 북 외무상 회담 결렬 12시간만에 심야 긴급 회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기자회견 조목조목 반박
향후 회담 위한 포석? 회담 재개 제스처?



북한의 반격이 시작됐다.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수행원으로 베트남 하노이를 찾은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1일 오전 12시 30분쯤 호텔 로비에 등장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통역을 대동하고서다.

그는 로비에 마련된 책상 앞에 앉아 양복 상의 왼쪽 속주머니에서 A4용지를 꺼내 적혀 있는 내용을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현지에서 정상회담을 취재중이던 서방 언론을 향한 긴급 기자회견이었다.

영어 통역을 포함해 7분 동안 진행한 회견에서 그는 “2차 북ㆍ미 회담과 관련한 우리(북한)의 입장을 말하겠습니다”
라고 운을 뗐다. “우리는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라고도 했다.
이날 회견은 회담 결렬 이후 12시간만에 진행됐는데, 충분한 검토 끝에 밝히는 공식입장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자회견의 내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반박하는 내용에 집중했다.

북한이 제안한 비핵화와 제재 해제의 요구 범위, 핵과 장거리 로켓 실험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서면 확약 등이다. 그는 회견에서 “신뢰조성과 단계적 원칙에 따라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며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제안한 영변의 비핵화 대상과 사찰 방법, 미국에 요구한 상응조치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북한의 핵개발 심장으로 꼽히는 영변 지역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 물질 생산 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미국이 북한의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에 대한 대북제재를 풀 것을 미국에 제안했다는 부분도 담았다.


 이 외무상은 “우리가 요구한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라 일부 해제”라며 “구체적으로는 유엔제재 결의 총 11건 가운데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 중에서 민수경제와 인민생활 지장 주는 항목만 먼저 해제 하라는 것

이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북한이 영변의 핵시설에 국한해 비핵화를 할 용의가 있으니 완전한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했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목이자 반박인 셈이다. 이날 회견이 ‘심야의 반격’으로 불리는 이유다.

북한이 각종 회담을 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이 먹히지 않거나 열세에 놓일 경우 번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표명한

적은 있지만 자신들과 상대의 제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열거한 건 이례적이다.


그런만큼 이날 회견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사실로 굳어지는 걸 막기 위한 차단막 차원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상반된 설명중 어느쪽의 주장인지는 사실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현준 한반도 평화포럼 부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이 각종 언론에 소개되면서 그의 설명이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라며 “정상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오해를 막고, 자신들의 정당성과 억울함을 알리는 게

 향후 회담 지형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 외무상은 “비핵화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안보담보”라며 “하지만 미국이 아직은 군사 분야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보고 부분적 제재 해제를 상응 조치로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어떤 식으로든 비핵화를 추진

해 신뢰를 쌓기 위한 ‘통큰 결단’이었지만 미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여기에 북한에서 신(神) 적인 존재로 여겨지는 김 위원장이 ‘등판’한 회담이 깨지자 파탄의 원인을 미국에 두려는 일종의 공세적 장치일 수도 있다. 북한에선 최고지도자는 오류가 없다는 ‘무오류성’을 주민들에게 학습하고 있다.

그래서 김 위원장과 관련된 홍보는 여러차례 시험을 거쳐 성공한 것에 집중하는게 관례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김 위원장의 평양 출발때부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이런 성과없이 빈손으로 귀국할 경우 김 위원장의 위상에 흠집이 생길 우려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했을 수 있다.

역설적으로 회담을 이어가자는 독촉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고존엄의 흠집’에도 불구하고 회담 결렬 선언이나

미국에 대한 날선 비난 대신 ‘사실은 이러이러하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현 상황에서 더이상 어떻게 하겠냐’는 식의 주장이라는 점에서다.

 이 외무상이나 최 부상이 “우리의 방안에는 결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회담 중단 선언 대신 “앞으로 이런

기회가 다시 미국측에 차려 지겠는지(확보할 수 있을지) 여기 대해선 장담 힘들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 않겠다”는 단정형 표현이 아니라 ‘우리는 할 생각이 있으니 너희가 택일을 하라’는 독촉이자 압박이라는 것이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북한은 더이상 대화가 필요없다고 판단할 경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며

 “즉각 대응에 나선 건 뭔가 만들어 보려는 의지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해제' 요구한 제재는?..유류반입·석탄수출 제한 등 담겨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일(현지시간) 연 긴급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북한 측은 영변 지구 모든 핵물질·생산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조치로 미국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중 5건의 해제를 요구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북한 측 숙소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북측이 요구한 게 "유엔 제재 결의 총 11건 중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 중에서 민수경제와 인민생활 지장 주는 항목만 먼저 해제 하라는 것"이라 밝혔다.


리 외무상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최선희 부상의 부연에 따르면 북한 측은 2016년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안 6건 중 2270, 2375호 등 5개 중 민생과 관련된 부분의 제재해제를 요구했다.

북한 측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북한이 해제를 요구한 안보리 제재는 북한 수출길을 막고 에너지난을 초래한 유류반입 규제, 북한산 석탄 및 의류제품 수입차단 등의 조치로 보인다.


안보리는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결의안 2270호을 채택했으며, 이어 같은해 2321호, 2017년 2356호,

2371호, 2375호, 2397호 등 총 6차례의 추가 결의안을 채택했다.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은 2006년 1718호부터 시작됐으나, 2016년 이후 추가된 결의안들은 북한 경제를 전반적으로

봉쇄하는 성격을 띄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물품에 대한 금수조치 등이 골자였으나, 2270호 이후엔 북한 경제를 전반적으로

틀어 막는 조치가 포함됐기 시작한 것이다.

최 부상이 언급한 2270호는 기존 대북제재 결의 조치들이 대폭 강화된 데 기존에 없던 새로운 조치가 다수 포함했다.


북한의 주요 수입원인 광물 판매에 대해 '분야별 제재'가 처음 적용됐고, 민생 목적을 제외한 석탄, 철, 철광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석탄은 북한의 최대 수출품으로, 북한의 외화벌이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조치다.

또 WMD 생산 관련 물품거래에 대한 '캐치올' 수출 통제를 의무화했다. 명시한 품목 외 무기 개발에 기여한 품목에 대한 금수조치를 가능하게 한 것. 해석에 따라 광범위한 품목에 대한 수출통제가 가능해지는 막강한 조항이다.


최 부상이 언급한 또다른 제재 2375호는 2017년 9월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된 것으로 북한에 대한 유류공급 감축이 핵심이다.

2375호는 북한에 대한 유류공급 30% 감축과 대북 투자 및 합작사업을 금지했다. 무연탄과 함께 북한의 대표적인 수출품이던 의류 완제품 수출도 막았다.


이보다 한달 앞서 채택된 2017년 8월 2371호는 북한의 대중 수출에서 약 40% 차지하는 북한 수출의 핵심인 무연탄을 비롯해 철, 철광석, 수산물 수입을 '전면' 제한했다.

아울러 북한 측이 이날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나, 포함됐을 걸로 추정되는 결의안은 안보리가 북한의 화성 15호 시험

발사해 대응해 내린 마지막 결의안 2297호( 2017년 12월)다.


2297호는 대북 정유제품 공급량 연간 상한선을 기존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감축해 유류공급 제한을 강화하도록 했다. 이 결의안의 채택은 북한의 에너지난을 상당한 타격을 준 걸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이 결의안은 해외 파견 노동자의 24개월 이내 송환, 식용품, 농산품, 기계류, 전자기기, 목재류, 선박 등으로

수출 금지 품목 확대, 해상 차단 조치의 강화 등을 포함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해외 근로를 막아 주요 외화벌이 통로르 막고, 수출길을 차단해 북한의 경제전반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조치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은 88% 급감하며 제재 여파를 드러냈다. 수입액 감소폭(33%) 대비 급증한 수출 감소폭 탓에 무역적자도 사상 최대로 불었다.


외화유출입의 핵심 요인인 상품 수출입에서 수입에 비해 수출 감소폭이 큰 추세가 이어지면, 외환보유액 감소도 빨라지고,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이 고갈되는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관측 돼 왔다.




하노이(베트남)=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김정은, 미회담 결렬에도 빈손으로 귀국 아냐" AP 분석 


쉼게 내주지 않는 강경함 대내외에 과시 
세계 최강 대통령과 맞대결  
다음 정상회담 앞두고 입지 강화 

 


【로스앤젤레스=뉴시스】 류강훈 기자 =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났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얻은 게 있다고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AP통신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계산을 측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북한에 빈손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

이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에서 대북제재 해제를 지나치게 중시했지만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좀처럼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AP통신이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이전보다 더욱 강건한 정통성을 갖고 회담을 마쳤다는 게 AP통신의 분석이다.

정상회담은 비록 결렬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우호적이고 건설적이었음을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을 칭찬했다. 
AP통신은 더욱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비핵화 협상을 계속하기 위한 문을 열어두었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앞으로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하노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다시 핵위기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이 세계 무대에서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AP통신이 지적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얻은 이득이기도 한다. 

아울러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지난 1년간 문재인 대통령 및 시진핑 중국 주석과 여러차례 정상회담을 하면서 과거 북한 지도자에 대한 1차원적 이미지를 대체적으로 지웠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하노이 만남에서 적절하고 외교적이었지만 대북제제 해제가 없는 한 북한이 가장 중요한 핵시설에 대해 포기하는 것을 거절하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합의에 응하지 않은 것은 북한이 잠재적으로 핵과 종래의 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추가 개발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향후 회담에서의 입지를 높여주게 될 것이라고 AP통신이 전망했다.

더욱이 이번 회담이,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나쁜 결말이나 분노의 말 없이 끝난 점도 김 위원장의 위상을 높여준다고

전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지난해 싱가포르에서와 같이 북한 국영 미디어를 통해 보여지는 것보다 더 인간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나이든 상대방과 만날 때에는 공손했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통역에게 의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인사할 때 영어로 말하는 소리가 들렸던 점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북미회담을 마친 이후에도 2일까지 베트남에서 우호방문 일정을 갖는다.
이는 베트남 방문이 단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광범위한 다목적 방문이라는 점을 북한 내부와 세계를 향해 보여주는 기회가 된다고 AP통신이 내다봤다. 




  hooney0405@newsis.com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

 북미정상회담 관련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북미 정상합의 실패, 정부는 환상 아닌 현실적 비핵화 전략 수립해야



난세의 사자후 시리즈-6]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고도로 계산된 미국의 전략인가
북한의 완벽한 비핵화 추진 의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미국
미국이 영변 이외의 대규모 핵시설 알고 있어 북한이 놀랐다는 설명은 충격적
이제는 문재인 정부도 환상이 아닌 현실적 북한 비핵화 전략을 수립해야



기대됐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2월 28일 전격 결렬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대북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등

북한 체제 안정을 위해 빠른 합의가 필요한 입장이었다.


 북한 내부의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강력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만큼 김정은 입장에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서 제재 해제가 필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서는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우리에게 줘야지만 우리도 제재 완화를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 한 굳이 비핵화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에 대한 협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이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도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차기 대통령선거에 대비해 남은 임기 동안 반드시 북한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내야만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필자는 의견이 다르다.

'Trump: Art of the Deal'(1967)를 쓴 협상의 천재, 트럼프는 북미 관계를 중간선거에서도 잘 이용해 실리를 챙겼다.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 결렬이유로 무리한 북한의 제제 완화 요구와 앞으로 북미간의 지속적인 비핵화 논의 추진이라고 밝힌 설명에서도 트럼프가 고도로 계산된 협상전략을 구사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이 든다.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도 제일 중요한 이슈는 “경제”가 될 것이다.

 최근 필자가 미국을 방문해 살펴보고 물어보니 답은 한 문장으로 하면 “실질적인 완전 고용이 되었다”이다.


 여러 가지 이슈들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크지만 이러한 비판들은 대부분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내년 2020년 세계 경제는 어렵다는데 America First를 어떻게 가속화할까?”,

 “미중 무역갈등을 어떻게 미국에게 더 유리하게 해결할까?” 등을 트럼프는 더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트럼프의 희망들은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를 현실주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이 군사력, 금융, 에너지,

그리고 사이버 패권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2월 11일(현지 시각)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존 설리번 부장관과 문희상 국회의장 등

여야 5당 대표단 면담에 배석해 작심한 듯 “엄마, 아빠 훈계 다르면 애가 어디로 가겠나?”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을 자식(북한)을 둔 부모에 빗대 한·미 공조와 대북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 해제는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 미국이 원하는 완벽한 비핵화를 북한이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더구나 영변 핵시설 이외에 추가로 대규모의 핵시설을 알고 있으며, 이런 사실을 북한에 알려주었을 때 북한이 놀랐다고까지 했다.

이와 반대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대변인이 된 듯이 북한과의 경제협력과 제재완화를 먼저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대규모 추가적인 핵시설을 알고 있었는지 먼저 답해야 한다. 알면서도 북한의 입장을 대변했다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이고, 몰랐다면 미국과의 한미공조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논의에 있어 좀더 냉철하고 현실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계속 북한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북한에 대한 환상은 조만간 사라지게 될 것이고, 냉혹한 국제무대에서 북한과 같이 왕따를 당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도 이제는 비핵화를 완성하고 개혁·개방을 하면 중국과 베트남처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환상이 아닌 현실에 기반한 확실한 비핵화(CVID) 과정이 남북경제 교류에 우선해야만 한다.  



/이홍종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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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하노이, 긴박했던 12


머니투데이 조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