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김진태(왼쪽부터),
오세훈, 황교안 당 대표 후보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선자
발표를 기다리며 단상에 올라 자리하고 있다.
전당대회 기간 내내 강경보수 태극기 세력이 분위기를 좌우한 탓에 이들이 지지하는 김진태 후보가 선전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애초 황교안 당 대표 후보로 기울어진 경쟁 구도 속에서 관심은 2위를 둔 오세훈 대 김진태의 대결로 쏠렸다. 이는 곧 보수진영을 좌우할 거대 세력인지 소수의 요란한 집단인지 분분했던 태극기의 힘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는 지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표 결과 2위 오세훈 후보가 김 후보에 10%p 이상 득표율차로 앞섰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태극기 세력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무시 못할 실체적 존재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면서, 이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태극기 세력이 지지했던 김순례 후보는 최고위원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5·18망언 논란으로 제명이 요구된 김진태, 김순례 두 의원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향후 이들의 징계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전당대회의 분위기는 후보들 간 ‘누가 문재인 정부를 더 가열차게 비판하느냐’의 대결로 이어졌다. 비판의 수위가 높을수록 행사장의 환호도 커졌다. 후보들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무능'을 지적했고, 현재 진행중인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오세훈 당 대표 후보는 "국가 정체성까지도 해체시키려는 무능하고 무도한 좌파정권에 강력히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후보 역시 "지금 미북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이 뒤바뀔 수도 있다"며 "일방적인 대북 퍼주기를 반드시 막아내고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대표 후보들 중 첫번째로 연단에 오른 김진태 후보는 "한국이 지금 얼마나 좌편향됐고, 이 정권이 사회주의 정권으로 치닫고 있는가"라고 외쳐 자리를 메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5.18 망언 논란'의 중심에 놓인 김진태 후보와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는 연설 중 의원직 제명 요구에 정면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김진태 후보는 "유공자 명단 공개하라는 게 망언인가. 왜 날 제명시키라고 이 난리인가"라며 문제제기했다. 김순례 후보는 '5.18 유공자 명단 공개하라'라는 구호를 지지자들과 함께 연호하기도 했다. 태극기가 존재감 드러난 전당대회 이날 전당대회 결과는 행사장 상당 부분을 메운 태극기 세력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실제 황교안 후보의 당선이 발표되자 행사장 내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 쪽에서 야유와 고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주여에 걸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는 태극기의 태극기를 위한, 태극기에 의한 축제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대회 내내 태극기 세력은 줄곧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만 이들의 존재감이 부각될수록 당은 점점 우경화 논란에 직면했다. 그만큼 보수통합의 가능성과도 멀어졌다. 때문에 전당대회 이슈메이커이자 한국당 핵심 지지층으로 부상한 태극기 세력과 당 확장성 사이 딜레마는 향후 황교안 새 당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이자 난제가 될것으로 점쳐진다.
김진태 돌풍 없었지만…'망언' 김순례 되고 '막말' 김준교 선전
한국당 대표 도전 김진태 역시 당원투표선 오세훈 턱밑 위협
'막말 릴레이' 물의 빚은 청년최고위원 후보 김준교도 2위
(고양=연합뉴스) 김보경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섰던 김진태 의원의 도전은 결국 무위로 끝났다.
하지만 황교안, 오세훈 두 강자를 상대로 2위까지 넘보며 경합한 것을 고려할 때 김 의원의 성과가 '태극기 부대'의
지지에 기댄 찻잔 속 태풍만은 아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김 의원은 총 2만5천924표(18.9%)를 얻어 황교안 신임 대표
(6만8천713표·50.9%)·오세훈 전 서울시장(4만2천653표·31.1%)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당원 투표에선 오 전 시장(2만1천963표)에 거의 근접한 2만955표를 받았다.

김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열성 지지층인 태극기 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토대로 강경한 대여투쟁을 강조한 것이 '숨은 보수'의 밑바닥 당심에 어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전대를 통해 '20% 당심'을 확인한 만큼 김 의원의 당내 목소리엔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그러나 '5·18 폄훼' 논란을 일으키고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강성발언으로 국민 여론조사에선 12.1% 득표에 그쳐,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당심을 얻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민심 획득에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당 대표 경선 출마로 유예된 '5·18 폄훼' 징계와 관련, 어떤 결정이 내려지느냐는 김 의원의 향후 행보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런 김진태 의원이 공동 주최한 국회 공청회에서 5·18 유공자를 세금 축내는 괴물로 묘사한 김순례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은 이번 전대의 최대 이변으로 받아들여 진다.
김 의원은 후보 8명이 다툰 최고위원 경선에서 3만4천484표(12.7%)를 얻어 조경태 의원(6만5천563표·24.2%)과
정미경 전 의원(4만6천282표·17.1%)에 이어 3위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당초 김 의원은 여성 할당제를 놓고 또 다른 여성 후보인 정 전 의원과 겨룰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번 20대 국회에 처음 입성한 비례대표 의원이 재선의원들을 제치고 자력으로 최고위원 3위에 오른 점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런 이변에는 태극기 부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점에서 전대 기간 불거진 '한국당 우경화' 우려는 지속할 전망이다.
태극기 부대 등의 힘으로 최고위원이 된 김 의원이 '황교안 체제'에서 극우 목소리를 대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당을 위기로 내몬 '5·18 망언'을 비롯한 잦은 설화(舌禍)는 김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에 동력이 됐지만, 역설적으로
김 의원 자신은 물론 중도로 확장을 꾀해야 하는 당 지도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날 전대 마지막 연설에서 '5·18 망언'에 대한 세간의 비판을 의식하지 않은 채 "5·18 유공자명단 공개하라"라고
거듭 주장해 빈축을 산 것이 대표적 예다.
아울러 김진태 의원과 마찬가지로 이번 최고위원 경선 출마로 유예된 그의 징계 문제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주목된다.
김순례 의원은 이미 제명 처분을 받은 이종명 의원과 함께 '5·18 망언' 논란의 장본인이다.
따라서 김순례 의원의 징계 문제를 놓고 황교안 대표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등 경쟁 정당들은 황교안체제 출범을 축하하면서도 이들 3인방의 징계부터 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전대 기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막말로 사과까지 한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26.5%를 얻은 점도 관심을 끈다. 후보 4명이 경쟁한 청년최고위원 선거에서 김준교 후보는 당선된 신보라 의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전대를 막말로 얼룩지게 했다는 당 안팎의 비판 속에서도 그가 보여준 득표력은 김순례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과 함께 당 우경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viv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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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당선된 황교안
대표가 첫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나경원 원내대표 및 지도부와 입장하고 있다.
2019.02.28.
since1999@newsis.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저녁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며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고양/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사설] ‘탄핵 총리’의 화려한 복귀, 자유한국당의 민심 괴리
이번 자유한국당 전당 대회에서 이슈의 중심인 2명을 지지 하는 자유한국당 지지자.
사진=김병건 기자
황교안 전 총리를 지지 하는 사람들.
사진=김병건 기자
정미경 후보측 지지자.
사진=김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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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883919.html#csidx525b944d1584fea9cfc8edb16c4d07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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