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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트럼프의 못 믿을 입… '미국을 다시 부끄럽게, 다시 고립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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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리츠=AP/뉴시스】 최선진 민주국가 7개국의 45차 G7 정상회의가 25일 아침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세계경제를 주제로 한 첫 세션을 시작하면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


  2019. 8. 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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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로이터.






트럼프, G7에서 文 헐뜯었다? 日 우파매체 또 발동했나


확인안된 보도" 일축했지만 비공개회담 100% 확인은 어려워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중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밤 G7 외교안보 토의에서 "한국의 태도는 심각하다" "한국은 현명치 않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의해 이용당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익명의 일본정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정세에 대한 논의가 끝난 뒤 돌연 아베
총리를 쳐다보며 이같이 말했다”며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채 미소만 지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를 깎아내렸고, 아베 총리가 무언의 동의를 했다는 느낌을 준다.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는 자리는 다자회의다. 다른 나라 정상들이 듣는 데서 심지어 참석하지 않은 나라(한국) 정상을
노골적으로 깎아내리는 건 외교관례에 맞지 않고 흔치 않다.
이 소식은 후지TV의 뉴스 채널 FNN(후지뉴스네트워크)도 보도했는데, 후지TV는 산케이신문과 계열사 관계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일 갈등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익명의 소식통을 거쳤으면서 공식적으론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교묘하게 한-미간 틈을 벌리려고 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산케이가 없는 이야기를 날조했다고 단정짓기는 무리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협상, 또는 남북미 관계,심지어 방위비 협상을 거론하며 무언가 말했을 가능성은 있다.
한국 정부의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방침에 미국 국무부나 국방부가 우려를 나타낸 상황이다. 

이런 대화의 일부분을 일본 당국자가 산케이 신문에 일부 확인해줬을 수 있다.
물론 이 경우라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한국을 깎아내리는 식으로 설명했는지, 일본 당국자나 신문이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과인지는 불확실하다.  

정상회담은 100% 공개되는 자리가 아니어서 이처럼 늘 장막 뒤에 가린 부분이 있다.
국가간 정상회담은 다양한 순서로 진행된다. 대개 △환영식 △정상만의 단독회담 또는 사전 환담 △참모들이 배석한
 확대 회담 △MOU 체결식 △공동기자회견 순이다. 확대회담은 오찬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G7같은 다자회의 중 양자 정상회담은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위주다.

환영식, 서명이나 체결식, 기자회견은 이벤트 성격이 강해 100% 공개라고 보면 된다.
두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속에 있는 대화를 하는 건 단독회담이나 확대회담이다. 정상들은 취재진이 기다리는 가운데 회담장에 입장, 준비한 모두발언을 한다.
당연히 언론과 보도를 전제로 한 공개발언이다.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면 비공개로 회담한다.
 그 결과는 첫째 양측 정부의 공식 브리핑으로 알 수 있다.

둘째는 회담에 배석했거나 상황을 잘 아는 익명의 관계자들이 전해주는 토막 소식이다.
공식 브리핑에 담기에는 다소 민감한 것,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한 것,
특정한 발언의 앞뒤 맥락에 대한 배경설명 등이다.
이른바 백브리핑이다.  

셋째 각각의 취재진이 발품을 팔고 취재원을 접촉한다.
더 내밀한 이야기, 공식 브리핑으로 해소되지 않은 의문 등을 확인한다.
첫째~셋째는 꼭 순서대로인 건 아니고 동시다발 벌어진다.
 이 조각들을 맞춰 전체 퍼즐을 완성한다.  

다자회의의 경우 각국 정부의 브리핑은 자국 정상 발언 위주다.
그날의 화두나 발언 요지를 예고하기도 한다.
끝난 이후 결과 공개는 양자회담의 경우와 비슷하다.
내밀한 이야기를 알아내는 건 양자회담보다 어렵다.

여러 정상간 대화가 복잡하게 얽히고, 배석자도 양자회담보다 제한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통령 본인과 통역자가 아니고선 정확한 대화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이다.
청와대는 한편 산케이의 '전력'을 주목했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인 만큼 입장을 낼 것도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7일 "산케이가 확인되지 않은,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을 보도한 게 처음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소미아 관련 질문을 받고 '문 대통령은 좋은 친구'라고 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못 믿을 입… '미국을 다시 부끄럽게, 다시 고립되게'


G7서 "中, 협상하자고 전화" "멜라니아도 김정은 잘 안다" 거짓말
트럼프 "대통령직 때문에 사업 못해, 30억~50억달러 손해" 푸념도
NYT·WP "미국이 이렇게 불신과 경멸을 받고 비웃음 산 적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72) 미국 대통령의 막말이나 허세, 거짓말은 이제 뉴스거리도 안 된다.
 미국에서 선출된 지도자로서 국내 지지층을 만족시키는 정치 테크닉으로 봐줄 수도 있다.
그러나 주권 국가끼리 엄정한 사실관계와 명분, 자존심을 걸고 살벌한 전투를 벌이는 외교 무대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 24~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선 트럼프의 버릇이 미국의 국격을 어디까지
떨어뜨릴 수 있는지 보여줬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 시각) 68분간에 걸친 트럼프의 G7 회의 폐막 기자 회견과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 사이사이에 가진 회견 내용을 보도하면서 "미국이 이렇게 불신과 경멸, 비웃음을 산 적이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외국이 미국을 호구로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내걸었지만, 오히려 '미국을 다시 부끄럽게(Make America Ashamed Again)' '미국을 다시 고립되게(Make
America Alone Again)' 만들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못 믿을 입            



① 트럼프는 회견에서 "어제(25일) 밤 중국의 최고위 관료들에게서 미국 측에 무역협상 재개를 타진하는 전화가
 두 통 왔다.

그들이 협상을 정말로 원하는 것을 보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협상을 애걸하고 있는 듯 말한 것이다. 이 말이 거짓임은 금방 들통났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직후 브리핑에서 "그런 통화를 알지 못한다"면서 "내가 알기로 미·중이 통화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정도면 미국 대통령이 한 발언의 진위를 항상 의심하고 사실 여부를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앞선 72시간 동안에만 미·중 무역협상 교착을 놓고도 "시진핑 주석은 적"(23일)→"무역 전쟁 관련 모든 걸
 재고할 수 있다"(25일)→"관세율 더 높일 수도 있다"(25일 오후)→"시는 위대한 지도자"(26일)라고 말을 바꿔 미·중

당국자들뿐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까지 뒤흔들었다. 한 기자가 "이렇게 발언이 오락가락하면 미국이 불리하지 않겠냐"고 하자 "그게 내 협상 스타일이다.
 옛날부터 이게 먹혔다"고 답했다.

② 트럼프는 또 세계 경제를 침체 위기로 몰아넣는 미·중 무역 전쟁이 자유진영 국가의 정상들 사이에서 "인기
있었다"고 말했다.

 적과 동맹을 가리지 않는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에 나머지 6개국이 반발해 공동 성명조차 못 낸 판에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다른 정상들에게 덤터기를 씌운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와 보조를 맞춰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조차 "우리는 중국과 무역 평화를 원하며 관세에 반대한다"고
했다.

③ 트럼프는 내년 미국이 주관하는 G7 회의에 러시아를 초청하겠다면서 "다른 정상들도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유럽 각국은 발칵 뒤집혔고, 미 관료들마저 언론에 "정상들이 동의한 건 '아직 러시아를 초청할 때가 아니다'란 것뿐"
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특히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 강제 합병으로 G8에서 퇴출됐음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이
 자기보다 더 똑똑한 걸 알고 내쫓은 것"이라고도 했다.

오바마에 대한 반감 때문에 자국 전직 대통령을 모욕하고, 적국의 독재자를 찬양한 것이다.
 PBS의 흑인 기자가 질문하려 하자 "당신이 오바마 좋아하는 건 알아. 오바마 욕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④ 트럼프는 G7 기간 중 미사일을 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놓고 "큰 잠재력이 있는 나라의 지도자로, 나를 개인적으로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현장에 있던 퍼스트레이디를 보며 "멜라니아도 김 위원장을 아주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멜라니아가 미·북 정상회담에 동행한 적 없는데 어디서 김정은을 접촉했느냐'는 질문이 빗발치자 백악관은 "멜라니아는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도 그를 잘 안다고 느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회견의 상당 부분을 '돈 얘기'로 채웠다. 자신이 전임 대통령들처럼 재산을 포기하지 않고 트럼프 재단을 그대로 소유하고 있고, 후원금과 각종 정치 행사로 돈을 엄청 벌고 있다고 했다. 구
대륙 유럽인들이 미국인을 '돈을 밝힌다'며 깔보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 대통령이 대놓고 돈 자랑을 한 것이다. 트

럼프가 내년 G7을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있는 자신 소유의 도럴 골프 리조트에서 열자고 제안한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돈 벌려는 거 아니다"라고 화냈다.
그러고도 "이 골프장은 방갈로가 멋지고 공항 가깝고 주차 공간도 넓고 플로리다에서 제일 큰 볼룸이 있다"고 광고하고, "내가 대통령직 때문에 (사업을 못해) 손해 보는 게 30억~50억달러"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미 애틀랜틱은 "트럼프 머릿속 상상의 G7이 따로 열렸다"면서 "동맹국 정상들은 트럼프를 없는 셈 치거나, 사고나
안 치게 적당히 구슬리며 자기들끼리 어울렸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는 모든 현안을 '내게 이익이 되느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가르며 대통령직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했다.

CNBC 기자는 "미국 기자들조차 미 대통령보다 중화인민공화국을 더 신뢰한다는 사실에 우리가 먼저 경악했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는 "이제 트럼프의 트윗과 말은 무시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비아리츠=AP/뉴시스】 25일 프랑스 G7 정상회의 참석 중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별도의 양국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정상회담은 약 1시간 진행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의 1세션 회의 전후로 이처럼 영국 총리, 일본 총리, 캐나다 총리와 잇따라 양국 회담을 치렀다. 오후에는 독일 총리 및 인도 총리와 회담한다. 2019. 8. 25.


【비아리츠=AP/뉴시스】 25일 프랑스 G7 정상회의 참석 중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별도의 양국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 8. 25.





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 연합뉴스






G7 내 리조트에서 열자"는 트럼프에 네티즌 "빈대 나오는 곳" 조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자신이 소유한 리조트에서 열자는 뜻을 밝혔다.
사적 이익 추구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 과거 이 리조트에서 투숙객이 ‘빈대’에 물렸던 사건을 두고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각)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진행한 G7 폐막 회견에서 "내년 G7을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치르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그는 "도럴 리조트가 공항과 가깝고 경치 좋은 방갈로도 갖춰져 있다"며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에 위치한 골프 리조트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트럼프 대
통령이 소유하고 있다.
대통령이 본인 소유 리조트에서 G7 같은 대형 국제행사를 치르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적 이익 추구’라는 비판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년 G7 개최지로 경호상 유리한 다른 장소들을 권하고 있지만
 설득시키진 못한 상태"라며 "도럴 리조트는 트럼프 대통령 사업의 핵심이고, 그의 정치적 위상 증가가 도럴 리조트의 수익 하락과 동시에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개최로 리조트 수익 증대 및 홍보를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위터에는 ‘#트럼프빈대(TrumpBedBugs)’ 해시태그도 퍼지고 있다.
2016년 도럴 리조트에 묵었던 투숙객 에릭 린더가 빈대에 여러 차례 물렸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던 사건을 뜻하는
 것이다.

 소송은 2017년 조정으로 마무리됐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당시 린더가 올렸던 빈대 물린 사진을 공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G7 멤버들도 이렇게 만들겠다는 거냐"라고 조롱하고 있다.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 리조트 전경. /AFP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 리조트 전경.

 /AFP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무근’이라며 맞섰다. 그는 "도럴(리조트)에 빈대 없다"라며 "급진적 좌파 민주당원들이 완벽한 위치의 도럴 리조트가 다음 G7 개최지로 고려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형편없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것이다.
좋지않다"고 트위터에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참석을 마치고 돌아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리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참석을 마치고 돌아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리고 있다.  앤


드루스 공군기지 | AFP연합뉴스







[미국은 지금] 트럼프발 세계경제위기는 언제, 어떻게 도래할 것인가?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트럼프발 세계 경제위기가 과연 현실화할 것인가 여부를 궁금해하던 누리엘 루비니 등 주요 경제학자들의 관심은 이제 트럼프발 세계 경제 위기가 언제 도래할 것인가로 바뀌었다.

즉 트럼프가 2017년 취임 이후 최근까지 취했던 모든 정책들은 구조적으로 세계 경제 위기의 도래를 불가피하게 만들

었으며, 남은 문제는 단지 언제 어떻게 위기가 전개될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그 논리는 이렇다.

세계 경제위기가 도래하는 일반적인 경로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금융위기가 먼저 시작되고 그 여파로 실물경제의 위기가 도래하는 것이다.


1930년대의 대공황이 그랬고 2008년의 세계 금융위기도 마찬가지다.

반면 트럼프발 세계 경제위기는 이렇게 금융위기로 시작해 급격한 수요부문의 위축으로 진행되는 전통적 경로가

아니라, 트럼프가 초래한 공급부문에서의 실물경제 위축으로 시작된다는 큰 차이점을 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트럼프가 취임한 2017년 이전까지 세계 모든 주요 기업은, 급속하게 진행된 세계화와 정보통신기술혁명의 수혜 속에

 매우 낮은 수준의 무역장벽과 저렴한 국제거래비용에 힘입어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에 빠르게 편입

돼왔다.


 또 다국적 기업들은 주요 생산공정별로 가장 효율적인 나라에 각각의 생산공정을 분산 배치해 기업의 생산공정이

전 세계적으로 나뉘어 이루어지는 분절화(fragmentation)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그 공정들이 서로 연결되는 국제적

분업구조가 자리 잡게 되었다.


그 결과, 모든 산업에 걸쳐 생산비용은 빠르게 감소하고, 단순 제조공정은 대부분 미국과 선진국을 벗어나 중국이나

베트남, 멕시코 등 신흥제조국으로 이전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 경제는 단순 제조업 등 비교열위 산업에서의 대규모 실업과 단순 노동자의 급속한 소득 감소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레이건 행정부 이래 공화당 보수정권에서 확산된 신자유주의적 시장만능주의에 근거한 무대책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시장원리가 구조적 실업도 해결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으로, 정부의 사회안전망 투자를 포함한 복지 지출을 급격히 줄여왔다. 그


 결과 미국 노동자 상위 20%를 제외한 나머지 80%의 실질소득은 45년 전인 1974년과 동일한 수준에 머무르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이는 결국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사실상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하였고, 백인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단순 노동자들의 누적된 사회적 불만과 분노는 2016년 대선에서 가히 폭발적 수준에 이르렀다.


18세기에 시작된 서구 시민혁명과 자본주의 발달이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확산 정착된 민주주의 체제의 기본 명제에

의하면,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기 위해서이다.

 시장 실패의 가장 극단적인 징표는 기술과 경제제도 변화 과정의 결과로 발생하는 실업 현상의 방치이다.


따라서 미국이 무정부 상태가 아니라면, 단순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실업자들에 대하여 단기적 생계보장과 함께 비교우위 부문으로의 재취업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안전망 체계를 갖추는 정책 노력은 문명국가의 최소한도 요건이다.


그런데 이런 사회안전망을 포함하여 심지어 공교육에 대한 정부 지출까지 가파르게 삭감해온 미국 정부의 퇴행적 정책들이 계속된 결과, 선동적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의 거짓논리를 분별할 능력이 없는 정치적 문맹자들이 미국 유권자들의 다수를 차지하는 오늘날의 미국이 초래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 트럼프가 쏟아내는 예측 불가능한 선동주의적 보호무역정책과 산업정책들은, 중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의 투자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투자 급감에 따른 경기위축 우려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세계 경제 역사를 통틀어 처음 경험해 보는, 예측 불가능한 선동적 정치인이 초래한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투자 감소 및 실물경기 침체를 막기 위하여, 금리 인하 등의 확장적 금융정책은 오히려 경제 불확실성을 더욱 높일 뿐이라는 것이

많은 경제학자들의 지적이다.


문제의 원인인, 불확실성의 근원인 선동적 정치인의 행동 교정이 경기위축을 막는 최선의 방책이다. 더욱 근본적인

대책은 이런 선동적 정치인이 선출된 원인이었던 사회적 분노가 재발하지 않도록, 승자 독식의 지속 불가능한 무역 및 경제체제를 지속 가능한 포용적 무역 및 경제체제로 전환하는 노력이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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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악력 싸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는 홍콩 자치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한 장짜리 성명서를 채택했다. 또 아마존 산불을 진압하고 열대우림을 보호하는 데 2000만유로(약 27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AP연합뉴스


< 또 악력 싸움?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는 홍콩 자치를 지지

한다는 내용의 한 장짜리 성명서를 채택했다. 또 아마존 산불을 진압하고 열대

우림을 보호하는 데 2000만유로(약 27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