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금강산관광 현지지도…"南에 의존한 선임자들 매우 잘못"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2019.10.23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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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
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를 돌아보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에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2019.10.18.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김정은, 금강산관광 김정일때 정책 비판.."南시설, 싹 들어내야
금강산은 북남 공유물·북남관계 상징 아니다..우리식으로 다시 조성"
관광 재개 합의 미이행에 대한 불만인 듯.."남녘 동포들은 언제든지 환영"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협력 상징인 금강산관광을 추진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의 '대남의존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
남측이 지난해 9월 남북정상의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금강산관광 재개를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불만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현지지도하고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들을 돌아봤다고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들 시설에 대해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 "건설장의 가설건물을 방불케 하는", "자연경관에 손해",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라는 표현 등으로 비판했다.
특히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고, 땅이 아깝다고,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 되었다고 심각히 비판했다"고 전했다.
금강산관광은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 남측의 현대그룹과 함께 추진한 대표적인 남북 경제협력사업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으로 가능했다.
최고지도자의 결정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북한에서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공개적으로 아버지의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지시한 만큼 북측이 곧 금강산의 남측 시설을 철거하기 위한 남북간 당국간 실무회담 또는 사업자인 현대아산과 협의를 열자고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되어 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강산은 피로써 쟁취한 우리의 땅이며 금강산의 절벽 하나, 나무 한 그루에까지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이 깃들어있다"면서 금강산관광봉사를 담당한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가 부지를 떼어주고 관리를 제대로 안 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지만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금강산관광 현지지도…"南에 의존한 선임자들 매우 잘못"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 nkphoto@yna.co.kr
북한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측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의 우선 정상화'에 합의한 이후 남측에
'미국 눈치 보지 말라'며 조건 없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촉구해왔다.
또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측이 대북제재 등을 이유로 재개에 나서지 않자 크게 실망하고 남측 시설 철거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한 것
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이 최근 백두산 승마 등정 과정에서 대미 외교 뿐 아니라 대남관계에서도 강경한 정책을 결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지구총개발계획을 새로 수립하고 고성항해안관광지구, 비로봉등산관광지구, 해금강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으로 구성된 관광지구를 3∼4단계 별로 건설할 것을 지시했다.
또 지구마다 현대적인 호텔과 여관, 파넬숙소(고급별장식 숙소), 골프장 등 시설을 짓고 인접군에 비행장과 관광지구
까지 연결되는 철도를 건설할 것을 주문했다.
현지지도에는 장금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김여정·조용원·리정남·유진·홍영성·현송월·장성호를 비롯한 당 간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수행했다.
기사에 언급되지 않았지만 중앙통신 사진에는 최근 넉 달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포착됐다.
이들 모두 "공장, 기업소들에 건설되는 노동자합숙보다도 못한 건물들이 세계적인 명승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정말 꼴불견"이라면서 김 위원장의 결정이 응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은, 금강산관광 현지지도…"南에 의존한 선임자들 매우 잘못"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넉달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리설주(왼쪽 하단 사진) 여사와 걷고 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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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
북한 노동신문은 23일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시설을 전부 헐고 새로 지을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은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구체적 독자 사업 계획도 내놨다.
김 위원장의 발언 수위를 볼 때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을 계기로 중단된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사업의
현대그룹은 금강산 사업과 관련, 해금강-원산지역 관광지구 토지이용에 대한 50년 사업권을 보유했다. 올해 초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 남북 경협의 첫 단추는 현대가 사업권을 가진 금강산 관광 재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현대그룹은 현대아산을 통해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준비도 착실히 해 왔다. 연초 현대아산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41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중 350억원을 금강산과 개성의 관광설비와 사무시설 등을 개보수하는데 투입하기로 했다.
나머지 64억원은 일반 운영자금으로 설정했지만, 현대아산이 대북사업 전담 계열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금강산·개성 사업 재개를 위한 회사 유지 차원의 자금이었다.
하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대북사업 시계가 불투명해진 데다 김 위원장의 돌발 지시로 사업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 것으로 보인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생전 큰 애착을 갖고 전력을 기울였던 금강산관광 사업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같은 한 마디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그는 "남녘 동포들이 금강산에 관광을 오겠다면 언제든 환영한다"면서도 "지금 금강산이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인식
금강산관광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일흔이 넘은 나이에 열정을 갖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완성한 사업이다. 현재 북한에 속한 강원도 통천이 고향인 그는 평생 대북사업에 큰 애착을 보인 끝에 금강산관광 사업을 성사시켰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1989년 국내 기업인 가운데 최초로 북한을 공식 방문해 ‘금강산관광 개발 의정서’를 체결했다.

정 명예회장이 눈을 감은 뒤에도 금강산관광 사업은 발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금강산관광은 누적 방문객 200만명 돌파를 앞둔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면서 전면 중단됐다.
금강산관광 사업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9년만에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금강산에서 남한의 흔적을 모두 지워내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정주영 명예회장이 물꼬를 튼 금강산관광 사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처지에 놓이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정주영 명예회장은 대북사업 에 미온적 입장이었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대신 적극적으로 자신을
그는 "정 명예회장의 헌신으로 꽃을 피운 이 사업이 북한 지도자의 말 한 마디로 사라질 상황까지 오는 동안 현 정부는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남측 시설 뜯어내라"…금강산 관광 어땠길래 소떼 500마리로 시작→2008년 피습사건으로 중단→2018년 20주년 |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김정은 위원장이 "인민들과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마음껏 즐길수 있는 종합적인
신문은 김 위원장이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 관광은 '소떼 500마리'로 부터 시작됐다. 1998년 6월 16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소떼 500마리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었다. 그는 민간 기업인 최초로 판문점을 통해 북측을 방문해 금강산 관광의 물꼬를 텄다
정 명예회장과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은 그해 10월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1차 면담을 했다.
현대그룹의 오랜 노력으로 1998년 11월 금강산관광이 시작됐다.
금강산 관광객이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활기를 띠자, 내금강 관광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2008년 7월 남한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현대그룹의 모든 사업이 중단됐다.
지난해에는 18일부터 1박2일간 금강산 현지에서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를 개최되기도 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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