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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초중고 237만명 개학… 美 언론도 ‘학교 K방역’ 성공 여부에 촉각

 


등교 수업 시작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한일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에서 교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설치한
칸막이를 소독하고 있다.
수원=뉴스1




  초중고 237만명 개학… 美 언론도 ‘학교 K방역’ 성공 여부에 촉각 

 

오늘부터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ㆍ2학년, 유치원생 등 총 237만명이 2차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 신
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개학이 미뤄진 지 3개월 만이다.
미국 주요 언론도 한국의 개학 상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7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이 신종 코로나로 수개월간 미뤄진 등교 수업을 최근 점진적으로 시작하고 있다”라며 “정부 당국은 놀라울 정도로 낮은 코로나 사망률을 유지하기 위해 등교 과정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조치들을 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1인용 칸막이가 설치된 교실과 급식실, 등교 시 발열체크를 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 수 장을 인터넷 판 기사에 게재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지난 2월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확진자 동선 파악 등 신속하고 엄격한 조치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았다”라며 “이 사진들이 한국이 학생과 선생님을 코로나로부터 보호하도록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초등학교 1,2학년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경인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방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교육부에 따르면 27일부터 전국 고2, 중3, 초1ㆍ2, 유치원생 등 약 237만명이 학교, 유치원에 등교한다.
이들 학생의 등교는 20일 고3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지는 것이다.
교육부는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고 가을에 재유행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학교와 유치원의 교육 및 돌봄을 무한정 미룰 수 없다는 판단하에 등교를 예정대로 추진했다.
교육 당국은 등교 학생 수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분산책을 통해 감염 위험도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등교 수업을 해도 고3을 제외한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 가지 않는다.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수업 운영방식이 권고됐으며 학년ㆍ학급별로 격일 혹은 격주로 돌아가며 등교하는 등 각 학교 사정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이 운영될 방침이다.






고2·중3·초1∼2·유치원생의 등교 수업 재개를 하루 앞둔 26일 강원 춘천시 금병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원들이 식탁 가림막을 소독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도 26일 청와대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오랫동안 미루다가 시행되는 등교개학이야말로 생활방역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준비를 지시한 바 있다.
다만 등교를 하루 앞둔 전날 교사와 학생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최소 453개 학교가 등교를 연기하는 등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인근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탓에 밀접 접촉자 파악을 위해 등교를 연기한 곳도 있지만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교사, 방과후 교사 등 학생이나 교직원이 확진돼 등교가 늦춰진 경우도 있다.

특히 마스크 쓰기나 거리두기 등 생활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키기 어려운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 2학년 부모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를 하루 앞둔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경인초등학교에서 봉사회 소속 학부모들이 학생들이 등교할 교실을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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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부산지역 초등학교도 1~2학년부터 부분 등교를 시작했다. 부산 남구 대연동
연포초등학교 등교 모습.

(사진=송호재 기자)




학교 안팎에선 설렘과 걱정이 교차




27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부산지역 초·중·고 학생 절반이 등교를 시작한 가운데, 학교 안팎에 설렘과 걱정이 교차했다.

이날 오전 7시 부산 남구 중앙고등학교에서는 교복과 체육복 차림의 고2 학생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교문으로 들어섰다.
대부분 통학 차량을 이용해 등교한 고2 학생들은 방역 수칙을 의식한 탓인지 코로나19 사태 전과 달리 친구들과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27일 부산 남구 중앙고등학교에 2학년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이날 부산지역에서도
초·중·고교와 유치원이 부분 등교를 시작했다.

(사진=송호재 기자)



중앙고 2학년 김도형 군은 "온라인 수업을 하다가 몇 달 만에 학교에 오니 입학할 때 기분이 난다"며 "학교에서 혹시나 코로나19에 걸리면 전파가 되고 가족들도 다 걸릴 수 있으니 걱정은 된다"며 우려했다.
같은 학년 이수민 군은 "코로나19가 걱정은 되지만, 그렇다고 마냥 학교를 안 나올 수도 없으니 확진자가 줄어들었을 때 등교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27일 부산 동구 수정초등학교에서 한 2학년생이 선생님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이날 오전 8시 동구 수정초등학교에서는 교문 앞에서 부모와 헤어진 1·2학년생들이 선생님 손을 잡고 학교로 들어섰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학교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학부모들은 먼발치에서 자녀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지켜봤다.
가방을 메고 나타난 한 3학년생은 "오늘은 1, 2학년만 등교한다"는 교사 안내에 울상을 지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27일 부산 동구 수정초등학교에서 한 1학년생이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건네준
방역물품을 받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해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이 든 가방을 나눠줬고, 일부는 '라이언' 등 인기 캐릭터 인형 옷을 입고 긴장한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도 현장에 나와 학생들에게 일일이 방역물품 등을 전달하며 인사를 나눴다.






 

27일 부산 동구 수정초등학교에서 1학년생들이 발열 체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특히 이날 생애 처음으로 등교한 초등학교 1학년생들은 입구에서 발열 체크 기계를 보며 신기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1학년 교실에서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마스크를 낀 채 자기소개를 하는 등 첫인사를 나눴다.
일부 선생님들은 휴대용 마이크를 자신의 입과 학생 입에 번갈아 대며 대화하기도 했다.






 

27일 부산 동구 수정초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마이크를 이용해 선생님 물음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1학년 학생들에게 입학 축하 꽃다발을 건넨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지난 일주일간 고3 학생들이 등교했는데, 우려와 달리 학생들이 마스크 착용 등 안전수칙을 잘 지켜 학생 중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며 "아이들을 잘 보살펴 건강하게 키우겠으니 어머님들도 믿고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자녀를 등교시킨 학부모들은 학교에 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녀가 기뻐하는 모습에 흐뭇해하면서도, 코로나19 감염 걱정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27일 부산 동구 수정초등학교에서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1학년생 입학을 축하하며 꽃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수정초 1학년생 이민준 군의 아버지 이명준(47)씨는 "평소면 오후 10시에 잠들던 아이가 어제는 설레는지 잠을 잘못 자더라"며 "코로나 걱정이 있긴 하지만, 일단 등교시킨 뒤 상황을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같은 학교 2학년생 권서현 양의 어머니 황소연(41)씨는 "아이가 학교를 와서 너무 좋고, 아이도 친구들 만난다는 생각에 신나서 준비물을 챙기더라"며 "학교에서 다양한 예방책을 준비한 모습에 조금 안심은 되지만, 그래도 아직 확진자가 있으니까 걱정은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27일 부산 동구 수정초등학교 등교 첫 날 1학년생들이 선생님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진홍 기자)


이날 부산지역에서는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과 유치원생 14만3천여명이 등교했다.

지난 20일 등교를 시작한 고3 학생 2만6천여명을 더하면 부산지역 등교 학생은 전체 학생의 절반에 해당하는 16만9천여명이다.

부산시교육청은 학생 1천명이 넘는 과대 학교는 학년별로 20분 이상 시차를 두고 등교하도록 하고, 학교별로 4~5명의 방역 인력을 충원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1단계 등교수업이 안전하게 진행되면, 다음 달 3일 전체 학생이 등교하는 2단계 등교수업을 실시하는 방침이다.



박진홍기자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한국의 등교가 부러운 미국?…“사진이 다 말해주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제목으로 한국의 등교 개학과 관련한 사진을 ‘무더기’로 게시하며 한국 교육·방역 당국의 대응을 높이 평가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워싱턴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인터넷판 기사로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한국은 어떻게 학교를 다시 열었나’라는 제목으로 9장의 사진을 실었다.
신문은 “한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폐쇄했던 학교가 최근 개교를 시작했다”면서 “이 사진들을 보면, 학생과 교사들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고 전했다.
9장의 사진에는 지난 20일부터 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등교에 들어간 학교의 교실과 식당, 수업장면 등이 담겼다.
아크릴판 투명 칸막이가 세워진 대전 도안고 학생들의 급식 현장, 손 소독제 등 방역 물품들이 학생 개인별로 지급돼 있는 서울 중대초 교실, 교사와 모든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위생 교육을 받는 제주의 고교 교실, 교실 입실 전 ‘물리적 거리두기’ 지침을 충실히 따르는 대전 전민고 학생들 모습 등이 고스란히 사진기사로 보도됐다.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워싱턴포스트는 “2월말까지만 해도 한국은 중국 다음 가는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나라였다”면서 “신속하고 강력한 추적과 격리 등의 조치로 한국은 코로나19 사망자가 300명이 채 안된다”고 전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사망 현황을 집계하는 월드오미터(worldometers.info)에 따르면 27일 오전 11시(한국시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0만명을 넘어선 반면, 한국은 269명이다.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