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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박지원 국정원장·서훈 안보실장·이인영 통일장관 내정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내정자
[청와대 제공·

 

 

 

 

 박지원 국정원장·서훈 안보실장·이인영 통일장관 내정


민생당 출신 박지원 전격 발탁..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끌어
남북대화 주역 안보라인 전면..교착국면 돌파구 모색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 임종석·정의용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차기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통일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교체하고 후임에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임명했다.
정의용 실장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기용됐다.
안보라인의 대대적인 개편 인사로,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인적 교체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산파 역할을 한 이들을 전면에 내세운 게 특징이다.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는 2000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서훈 안보실장 내정자는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이행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박지원 내정자는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문 대통령이 장관급 이상 자리에 야당 인사를 발탁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내정자는 과거 민주당에 몸담았으나,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해 국민의당에 참여, 국민의당 대표까지 지냈다. 이후 민주평화당을 거쳐 4·15 총선에서는 민생당 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19대 국회에서 국회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18∼20대 국회에서 정보위원으로 활동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박 내정자에 대해 "국정원이 국가안전보장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토록 하는 한편, 국정원 개혁을 지속해서 추진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와대 제공·



이인영 통일 장관 후보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의장을 지낸 80년대 학생운동권의 상징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원내대표를 지냈다.
강 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교착 상태인 남북관계를 창의적·주도적으로 풀어나가 남북 간 신뢰 회복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등 남북 화해·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청와대 제공·





서훈 안보실장 내정자는 국정원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로,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원장으로서 지난 3년여간 일해왔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현안을 기획 조율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강 대변인은 "강한 안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국제협력 주도 등 평화·번영의 한반도 구현이라는 국정목표를 달성해 국민께서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청와대 제공·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청와대 제공




 

임종석 특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지난달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민간 분야에서 남북관계 진전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정의용 특보는 문재인 정부 초대 안보실장으로서 지난 3년여간 한반도 현안의 최일선에 있었다.





kbeom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취재진에게 향하는 정의용-서훈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청와대 국가안보
실장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각각 임명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
실장이 3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인사 발표 후 소감을 밝힌 뒤 취재진에게 향하고 있다.

2020.7.3 utzza@yna.co.kr




   판문점서 감격의 눈물 흘렸던 서훈, 국가안보 수장으로

대북특사 파견 등 세차례 남북정상회담 주역
정보 분야 국제업무에도 능통..미·일 정보당국과 핫라인 구축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3일 국가안보실장에 발탁된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베테랑 대북 전문가다.
추진력과 기획력이 뛰어나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및 남북 대화의 양상을 반전시킬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2000년 6·15정상회담과 2007년 10·4정상회담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모두 막후에서 주도했다.
이 당시 북한과 다수의 공식·비공식 접촉에 나서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가장 많이 대면한 인물로 꼽힌다.
북한 신포 경수로 건설을 위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 당시 북한 금호사무소 현장사무소장으로 1997년부터 2년간 북한에 상주했다.
이때 다양한 북측 관료들을 만나 그들의 협상 스타일을 익힌 것이 향후 북한과의 협상에서 중요한 자산이 됐다는 후문이다.
현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으로 임명된 뒤로는 보수 정권에서 지지부진했던 남북 대화를 재개하는 데 발 벗고 나섰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과 함께 두 차례 대북 특사로 파견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등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때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뒤에서 남몰래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훈 국정원장이 2018년 4월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이 끝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정원장 재임 기간에는 국내 정치 관여 행위를 근절하고 국정원이 순수한 정보기관으로 재탄생하도록 하는 개혁 작업에도 박차를 가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보 분야 국제 업무에도 밝아 2018년 한반도 해빙이 오기 전부터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핫라인을 열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현 CIA 국장인 지나 해스펠 국장과도 수시로 만나거나 통화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3월에 대북 특사단으로 평양에 다녀온 직후에는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 방북 성과를 전하는 동시에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공개한 바 있다.
방미 일정을 마친 뒤에는 특사 자격으로 일본에 들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방북 내용을 설명하고 이후에도 아베 총리의 측근인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핫라인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 등과의 대중동 외교에서도 서 원장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고 한다.
▲ 서울(66) ▲ 서울고 ▲ 서울대 교육학과 ▲ 미 존스홉킨스대 대학원(SAIS) 졸 ▲동국대 정치학 박사 ▲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표 ▲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 ▲ 국가정보원 대북전략실장 ▲ 국가정보원 3차장 ▲ 이화여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 국가정보원장




kjpark@yna.co.kr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이 대북 정보 등
국가안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조선닷컴DB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 얼어붙은 남북관계 돌파구 기대

 

[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이 대북 정보 등 국가안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관련 범죄를 수사하는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지난 3일 박 내정자를 지명하며 "박 후보자는 4선 국회의원 경력의 정치인으로 메시지가 간결하면서 명쾌하고 정보력과 상황판단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제18·19·20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해 국가정보원 업무에 정통하다"고 소개했다.
청와대는 또 "박 후보자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으며 현 정부에서도 남북문제에 대한 자문역할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 내정자 스스로도 내정 소식을 접한 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이 하염없이 떠오른다"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북 정책에 관여했던 시절을 상기시켰다.
박 내정자는 미국 LA를 거점으로 사업가로 자수성가한 뒤 1970년대 미국 망명 중이던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정치계에 입문했다. 박 내정자는 자신을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소개한다.
박 내정자는 청와대 대변인,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등 김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햇볕정책이 집행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햇볕정책이란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대북 유화정책이다.
화해와 포용을 기본으로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증대시켜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도한다는 게 핵심이다.
햇볕정책으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6·15 남북 공동선언이 발표됐다.

이후 현대아산을 비롯한 중소기업들이 참여하는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 조성 등 성과가 있었다.
박 내정자는 분단 후 첫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남북간 물밑 접촉 당시 밀사 역할을 수행했다.
박 내정자는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빠져있던 지난달 17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남북관계 현안에 관해 직접 조언도 했다.

박 내정자는 문정인 특보,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임동원·박재규·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과 함께 청와대 오찬에 참석해 문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박 내정자가 햇볕정책의 계승자로서 현재 위기에 빠진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박 내정자가 정계에 오랫동안 활동하며 정치 9단으로 불리는 점은 다소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정원의 2012년 대선 여론조작 사건 등 국내 정치 관여가 문제가 됐던 만큼, 박 내정자가 이끄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내정자 스스로도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페이스북에 "앞으로 제 입에서는 정치라는 정(政)자도 올리지도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 SNS 활동과 전화 소통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에게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북한이 박 내정자를 향해 최근에 내놓은 반응은 막말이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8월 미사일 발사를 비판한 박 내정자를 향해 "6·15시대에 평양을 방문해 입에 올리기 민망할 정도로 노죽을 부리던 이 연극쟁이가 우리와의 연고 관계를 자랑거리로, 정치적 자산으로 이용해 먹을 때는 언제인데 이제 와서 배은망덕한 수작을 늘어놓고 있으니 그 꼴이 더럽기 짝이 없다"고 비난한 바 있다.
한편 박지원 전 의원의 국정원장 후보 내정 소식에 더불어민주당 심장부인 광주·전남 지역민은 깜짝 놀람과 함께, 기대감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권인사를 장관급인 국정원장으로 처음으로 발탁한 것과, `정치 9단' 박지원 전 의원의 부활이 겹치면서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 내정자는 전화 통화에서 "감사하다,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했지, 문 대통령의 깜짝 인사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다.
문 대통령의 박 전 의원에 대한 낙점에 대해 지역민은 대체적으로 남북관계, 김대중 전 대통령, 협치 등을 떠올리는 반응이었다.
광주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박지원 전 의원의 국정원장 발탁은 교착상태에 있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강한 의지로 보인다"면서 "박 전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권이 `김대중 정신'을 잇는 민주당의 적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의 실행자였던 박 내정자에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주문하는 문 전 대통령의 바람이라는 지역민의 반응이 상당수였다.
"내꿈은 초대 평양대사"라고 했던 그의 꿈이 좀 더 현실로 다가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문 대통령의 야권인사에 대한 깜짝 발탁에 대해서도 제2, 제3의 박지원이 나올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가 한때 한솥밥을 먹다 대선 전에 갈라섰던 지역의 인사들 중 능력이 있으면 언제라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광주 정가의 한 관계자는 "여야를 떠나 지역과 국가를 위해 쓰임이 필요한 분은 발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번 인사를 통해 그런 길이 더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한태 기자






박지원 신임 국정원장 후보자

. 사진=박은숙 기자

 

 

 

  청와대 오찬 때 낙점’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 뒷얘기

 

DJ 정부 시절 대북라인 복원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
통일장관 내정 이인영 대권주자 스펙 쌓을지 주목



일요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7월 3일 외교안보라인을 재편하는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후임엔 예상대로 ‘86그룹’ 좌장격인 이인영 의원이 내정됐다.
서훈 국정원장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됐다. 이번 인사 ‘백미’는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이다.

문 대통령은 하마평에 전혀 오르내리지 않던 박 전 의원을 국정원장으로 깜짝 발탁했다.
여기엔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는 분석이지만 돌파구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김여정의 문재인 대통령 비방 담화 등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접어들던 6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전문가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가졌다. 여기엔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도 있었다.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현 시국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문 대통령이 박 전 의원의 국정원장 내정을 결심한 것도 이 무렵 직후라고 전해진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의원이 문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고, 구체적인 해결책 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이 박 전 의원의 국정원장 발탁결심을 이날 오찬이 끝나고 난 뒤 굳힌 것으로 안다”면서 “통일부 장관 사의 표명으로 인해 고민하고 있던 연쇄 인사의 마지막 퍼즐을 박 전 의원이 풀어준 것”이라고 전했다. 


인사를 앞두고 박 내정자 이름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오히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정원장으로 임명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통일부 장관 이인영,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임종석 발표가 임박했다는 게 골자였다.
하지만 ‘국정원장 임종석 카드’는 처음부터 고려대상은 아니라고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인사와 관련해 말이 돌자 참모들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기자들에게 “인사는 발표를 할 때 보도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그 후 국정원장 교체가 미뤄질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7월 3일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을 발표했고, 이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사였다.
그만큼 보안이 철저하게 유지됐던 셈이다. 


박 내정자는 인사 소식이 알려진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사와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을 위해 애국심을 갖고 충정을 다하겠다. 앞으로 제 입에서 정치라는 정자도 올리지 않겠다”면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하염없이 떠오른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내정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햇볕정책 1세대를 주도한 인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DJ) 최측근으로 꼽히던 박 내정자는 1992년 국회에 입성했다.
DJ가 대권을 쥐기 전부터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동교동계 핵심으로 통했다.
김대중 정부 들어선 청와대 공보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중용됐다. 


2003년엔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 징역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박 내정자는 2007년 특별사면된 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재기에 성공했다. 박 내정자는 1992년 14대 때 국회에 데뷔한 뒤 18~20대 총선까지 3차례 더 국회에 등원했다.
박 내정자의 ‘국회 생활’은 21대 총선을 기점으로 막을 내렸다.
박 내정자는 전남 목포 지역구에 민생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득표율 37.34%(4만 7528표)를 얻는 데 그치며 낙선했다.







 

2000년 6월 13일 남북정상회담 기념사진. 맨 오른쪽 ‘영원한 DJ의 비서실장’
박지원 전 의원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낙선한 뒤 활발한 방송 및 정치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7월 3일 신임 국정원장 후보자로 전격 내정됐다.
인사 소식을 들은 한 전직 국정원 관계자는 “박 전 의원을 신임 국정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인사”라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다. 


“청와대가 향후 대북 정책에 있어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것으로 판단된다.
청와대가 기존 대북 라인으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어렵다고 본 것 같다.
이번 인사는 과거 김대중-김정일 시절 대북 라인을 복원해 남북관계 개선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남북관계가 호전됐던 사실을 상기하며, 그 당시 핵심 실무자로 활동했던 박 내정자의 힘을 살려 남북관계를 재건해보자는 의도가 이번 인사에 담겨 있을 것”이라면서도 실효성엔 의문부호를 달았다.
 “박 내정자가 ‘햇볕정책 1세대’로 실무를 담당할 당시 북한 쪽 카운터 파트들은 다 사라졌다”는 게 이유였다. 


전직 군 정보기관 관계자 역시 “아무리 햇볕정책 1세대 실무자였어도 박 내정자가 꼬여 있는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관계는 한국 쪽 인사가 바뀐다고 풀리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북핵문제에 있어 미국과 북한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햇볕정책 1세대 할아버지가 와도 풀리지 않는 것이 남북관계”라고 했다. 
 
정치평론가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위원은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이 국정원장이 됐다”면서 “DJ와 김정일 관계가 좋았을 때의 영광을 회복시켜보겠다는 청와대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DJ의 가신과 김정일의 아들(김정은)이 긍정적인 화학 작용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인영 신임 통일부 장관 내정자.

사진=박은숙 기자

 

 

 


신임 통일부 장관으론 원내대표 출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꾸준히 역설해왔다.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마지막 원내대표를 지낸 이 의원이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정치권에선 “이 내정자가 대권 주자로 클 수 있는 스펙을 쌓게됐다”는 이야기도 돈다. 


신임 국가안보실장으론 서훈 국정원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서 원장은 1980년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 전신)에서 활동을 시작한 뒤 28년 동안 줄곧 대북·정보 파트에서 실무를 봤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국정원 대북전략실장, 제3차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북한 신포 경수로 건설을 위한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 사업 당시 북한 금호사무소 현장사무소장으로 2년간 북한에 상주한 경험도 있다.
서 원장은 ‘한국인 중 김정일을 가장 많이 만난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다. 
채진원 연구위원은 “청와대에서 통일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있는 인물을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보실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악화된 남북관계를 친밀감을 바탕으로 해결할 의지가 담겨있는 모양새”라고 이번 인사를 분석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가 이인영 의원을 신임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한 데엔 차기 대권 경쟁 구도까지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면서 “전대협 의장 출신에 86그룹 대표주자 격인 이 의원의 경우 통일부 장관 경력이 향후 대권 구도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3일 신임 국정원장 후보자에 지명된 박지원 전 민생당 국회의원이
여의도의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문재인 대통령, 박지원 국정원장 인사는 '신의 한 수'

 

노무현 정부, 대북송금 특검으로 김대중 비서실장 지낸 박지원 옥살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서 文-朴 격돌...감정의 골 깊어져
그럼에도 문 대통령, 박 후보자 중용...이제 유종의 미만 남은 멋진 조합



[오풍연 칼럼] #1: 박지원 교수님이 국정원장에 내정됐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최근 박 교수님과 자주 소통을 했다. 그런 내색은 일절 없었다. 박 교수님은 충성심이 대단하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DJ를 모실 때처럼 할 것이다. 진심으로 축하를 건넨다. 박 교수님은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
문 대통령을 잘 보필할 것으로 본다.
#2: 박지원 교수님이 국정원장 내정 됐다고 나도 덩달아 축하를 많이 받았다. 기분 좋은 일이다.
박 교수님과는 대통령 비서실장-청와대 출입기자단 전체 간사 관계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왔다.
가장 자주 만났던 정치인이기도 하다.

나는 박 교수님을 인간적으로 좋아했고, 박 교수님 역시 나를 최대한 아껴 주셨다.
박 교수님이 국정원장으로서 큰 족적을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발표한 뒤 내가 페이스북에 잇따라 올린 글이다.
나와 박 후보자가 가깝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것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무슨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내 스타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총선서 떨어진 뒤 더 자주 만난 것도 사실이다.
위로도 할 겸 그랬다.
어제 인사의 백미는 박 교수의 국정원장 내정이었다. 거의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박 후보자는 그만큼 철저했다. 청와대가 언질을 주지 않을 리 없는데 방송 일정 등을 모두 소화했다.
그것 역시 박지원 스타일이다. 노련한 정치인 답다고 할까.

그런데 국정원장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박지원다운 제스처를 취했다.
보스에게 충성하는 것. 나는 그런 모습을 쭉 지켜봤다.
박 후보자는 페이스북에 “역사와 대한민국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님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 하겠다”면서 “앞으로 내 입에서는 정치의 ‘정’(政)자도 올리지도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나도 그에게 축하 메시지만 보냈다. 그동안 박지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관계를 모를 리 없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통 큰 인사에 박수를 보낸다.
둘은 앙숙이나 다름 없었다.
문 대통령과 박 후보자 간 ‘구원’의 역사는 오래 됐다.
참여정부 때인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호남의 몰표를 받아 집권했지만 김대중 정권 시절 벌어진 대북송금에 대한 특검을 수용했고, 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 후보자는 검찰수사에 휘말려 옥살이를 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이었다.
두 사람의 갈등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에서 정점을 찍었다.
‘대세론’을 앞세운 문 대통령과 ‘당권-대권 분리론’을 주장하는 박 후보자가 대표직을 놓고 격돌했다.
박 후보자는 ‘친문 패권주의’를 내세워 문 대통령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문 대통령이 3.5%포인트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승리했지만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이후였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박 후보자를 중용했다. 이제는 유종의 미만 남았다.
멋진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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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poongye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