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새 대통령 취임을 앞둔 미국 정치권에 암운이 가득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취임식 자체가 대폭 축소돼 치러질 예정이며 전례로 봐서 참석해야 하는 인사들의 불참 가능성이 크다.
올해 97세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불참을 통보했다. 1977년 자신의 취임식부터 시작해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던 만큼 그의 46대 대통령 취임식 불참 소식은 미국 사회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더욱 실감하게 한다.
코로나19 방역 실패와 함께 커다란 인명 피해와 경기 침체를 야기한 미국 정부이지만 자연적 질병에는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숙명적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적어도 올해가 가기 전에는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트럼프가 남긴 유산
▲ 미 의사당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의사당에 난입 난입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EPA/JIM LO SCALZO) ⓒ 연합뉴스
미국 정치권의 고민은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데 있다. 현재 정치권을 소용돌이 속으로 내모는 문화적 질병이 있다. 이 질병의 백신은 적어도 수년간은 찾기 어려워 보인다.
4년 전 도널드 트럼프라는 워싱턴의 이방인이 대통령에 당선한 후 정계와 학계, 심지어 정신의학계 전문가들까지 망라한 미국의 지성들이 앞으로 미국이 겪게 될 혼란을 우려했다. 결국 그들의 경고가 기우가 아니라는 게 증명됐고, 이제 미국의 불안한 미래가 실제 가시권 안으로 들어오는 모양새다.
6일 전국에서 모인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들이 워싱턴 의사당을 무력 점거했을 때, 미국은 대의 민주주의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수치스러운 광경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그날의 미국 의사당 폭동은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었으며, 정치 안정을 내세우는 대통령제가 어떻게 한순간에 포퓰리즘으로 전락할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역사의 현장이었다.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들끓었고 이제 공화당 진영 내부도 선을 넘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과 그를 둘러싼 열성 지지자들의 집단 난동에 동요하고 있다. 과연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시대 4년을 민주주의 역사의 온전한 한 장(章)으로 기록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국가의 이름으로 민주적 절차의 실패를 인정하고 대통령에게 행상책임(行狀責任, 법을 대하는 그릇된 태도에 대한 책임)을 물어 파면할 것인가? 미국은 갈림길에 서 있다. 미국의 대통령을 파면하기 위해서는 두 단계의 절차가 필요하다. 먼저 하원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대통령을 탄핵소추 하게 되면, 그다음 상원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최종 승인이 이뤄진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대통령 탄핵이 최종 승인된 사례는 없었다. 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과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은 하원의 탄핵소추가 통과됐지만, 상원 표결에서 승인을 위한 3분의 2선을 넘지 못해 탄핵을 가까스로 모면했다. 37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경우 상원에서도 승인이 될 가능성이 커지자 스스로 사퇴의 길을 택했다. 미국 하원은 13일(현지 시각) 시위대의 의회 난입 사태 선동 책임을 물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찬성 232명, 반대 197명의 과반 찬성으로 가결했다. 하지만 상원은 여전히 공화당이 다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찬성을 위한 3분의 2선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까지는 1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결국 의석수로 보나 시간으로 보나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 전에 탄핵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왜 임기가 1주일도 남지 않은 대통령을 상대로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은 탄핵을 시도하는 걸까?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며칠 후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하지만 이미 미국 사회, 특히 특정 계층에 깊이 스며든 그의 정치적 유산은 그의 퇴진과 무관하게 기존의 정치 이념들과 충돌하면서 앞으로 미국 사회를 뒤흔들 잠재적 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민주당의 정치적 상대는 더는 자연인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다.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과 민주당이 상대해야 할 대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4년간 남긴 정치적 흔적을 양분 삼아 앞으로 미국 사회를 천천히 잠식할 새로운 유형의 포퓰리즘이며, 그러한 동향을 세계는 이제 트럼프주의(트럼피즘 Trumpism )라고 부른다. 혹자는 트럼프라는 이름 뒤에 '주의'를 붙이는 신조어에 즉각적인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그가 과연 정치적 이념이나 노선을 위해 일관된 학문적 또는 철학적 원리를 남기기라도 했느냐는 합리적 비판이다.
하지만 상아탑 속이 아닌 현실 정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과 소통 방식은 이미 많은 대중 속으로 스며든 것이 현실이다. 그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 수천만 명의 유권자가 열광하고 있다. 그들 가운데 핵심 계층은 지금까지 정치적 엘리트들에게 자신들의 권리가 짓밟혔다고 굳게 믿는 미국 시민이며, 그들이 짓밟혔다고 믿는 그들의 권리는 바로 천부적(天賦的) 권리다.
그들만의 천부인권
▲ 의사당 난입사태 과정서 피 묻은 미 제12대 대통령 흉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워싱턴 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다음 날인 7일(현지시간) 의회 홀에 전시된 재커리 테일러 제12대 미국 대통령의 흉상에 누군가의 피가 묻어있다. (워싱턴 AFP/Getty=연합뉴스) ⓒ 연합뉴스
그들에게 천부적 권리는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에서 유래해 유엔이 1948년 국제법으로 정한 천부인권(Natural Rights)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오히려 천부인권과 천적 관계이며, 천부인권 사상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천부적 권리가 짓밟혔다고 생각한다.
계몽주의에서 유래한 천부인권은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인간답게 살 기본 권리이며 이 권리 앞에는 인종도, 국적도, 성별도 없이 인간만이 있을 뿐이다. 반면 트럼피즘을 추종하는 이들에게 천부적 권리는 '오로지 자신들에게' 주어져 있는 권리를 말한다. 미국이 건국되었을 당시, 더 정확히는 4대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 당시, 미국의 매파 세력 내부에는 자신들이 영국에서 독립하고 신대륙을 정복하는 데에는 신에게서 부여받은 천명이 있었다고 믿는 사상이 있었다.
훗날 언론인 존 오설리번(John O'Sullivan)은 이를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이라고 명명했으며 이후 이 사상은 미국의 모든 정복 활동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었다. 이 사상에 따르면 토착 인디언들을 배척하고 몰아내는 것도 신이 부여한 권리이자 의무이고, 그것이 자신들의 운명이다. 결국 첫 이민자들과 그의 후예들인 백인들에게 주어진 천부적 권리이자 의무가 이렇게 생겨났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생각은 천부인권 사상과는 근본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다. 자신들에게만 부여된 미국에서의 고유 권리가 타 인종, 타 종교, 타 국적 사람들에게 침해 당하면 그것은 자신들의 명백한 운명에 대한 정면 도전에 해당한다. 따라서 신이 부여한 자신들의 권리를 반드시 지켜내야만 한다.
결국 이들에게 기독교는 천부적 권리의 근원이 되고, 인종주의는 천부적 권리의 조건이 되며, 국가주의(nationalism)는 천부적 권리의 현실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세속주의의 이름으로 학교는 인종 간 평등을 가르치고, 종교의 자유를 가르치며,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정치권은 세계주의를 말하고 있으니 이들에게 미국은 수십 년간 뭔가 잘못 돌아가는 나라였다.
그들의 신념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깊어질 때 그들의 눈앞에 트럼프가 나타났다. 그리고 기적처럼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이제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그들이 잃고 살았던 기독교 사상과 함께 미국 땅을 개척한 백인들의 정체성을 찾았다. 그동안 잊고 있던 미국의 '명백한 운명'을 재건할 때가 온 것이다. 그것이 곧 마가(MAGA : Make America Great Again) 복음이다.
마가(MAGA) 복음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 공항에 모인 지지자 향해 주먹 쥐어 보이는 트럼프 퇴임을 8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할링전의 밸리 국제공항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할린전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물러나지만 트럼프주의는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새로운 정적을 만난 미국 민주당은 자신들의 새로운 정치적 존재 이유를 찾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트럼프주의자들과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윈윈 게임이 시작됐다.
반대로 공화당원들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민주당에 동조하자니 자신들의 존재 이유가 보이지 않고, 트럼프주의자들과 손을 잡자니 전통적 보수 가치에 반한다. 국제 사회에서도 고립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세계 경찰의 기대는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보수의 품격과 가치가 농락 당하고 천박해지는 꼴을 지켜봐야 한다.
지난 4년의 미국보다 앞으로 4년의 미국이 몇 배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의 전통적 정치 세력들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다시 찾을 수밖에 없게 됐다. 필요하다면 재건 수준의 고통이 필요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퇴진하지만 트럼피스트들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 도널드 트럼프-AP 연합뉴스
드디어 떠난다’ 트럼프의 마지막주는 어떤 모습일까
후임 바이든에 서한 남길까 일각선 “셀프 사면 가능성 있다” 취임식 당일 전용기로 떠날듯
말 많고 탈 많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도 이제 마지막 한 주를 남기게 됐다. ‘워싱턴 이단아’ 트럼프다운 결말일까.
재선에 실패한 뒤 초유의 의회 난동 사태로 두번째 탄핵 위기에 몰리기까지 역설적으로 임기 마지막을 앞둔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은 여전히 뉴스의 중심에 있다. 4년 임기 동안 미국의 200년 역사와 민주주의 전통을 흔들어놓은 그의 마지막 모습을 예상해본다.
●바이든에게 편지 남길까
미국에선 전임 대통령이 떠나기 앞서 후임 대통령에게 서한을 남기는 정치문화가 있다. 정파를 떠나 후임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이를 전통으로 확립한 것으로 알려진 조지 H W 부시는 후임 빌 클린턴에게 “이제 당신의 성공이 우리나라의 성공이다. 당신을 열렬히 응원한다”는 편지를 써서 집무실 서랍에 넣었다.
15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20일)을 닷새 앞둔 이날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을 쓸지 결정하지 않았다. 주변에선 미국 대통령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지만, 이를 귀담아들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는 현재까지 바이든을 백악관으로 초대하지도 않는 등 후임자와 일체의 접촉도 하지 않으며 대선 불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셀프 사면 가능할까
최근 잇따라 측근들을 사면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전 마지막으로 자신의 혐의를 사면할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셀프 사면’ 가능성에 대해 “나는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트럼프 주변의 분위기를 전했다. 법률 참모들은 트럼프에게 ‘셀프 사면’은 안된다는 입장을 전했음에도 여전히 ‘불씨’가 꺼지지 않은 상태라는 의미다.
다만 셀프 사면을 하더라도 연방법상 범죄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지방검찰의 수사까지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뉴욕 맨해튼 지검은 현재 트럼프그룹의 탈세 수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로이터 연합뉴스
●언제 백악관을 떠날까
현재 트럼프의 백악관은 이삿짐 정리가 한창이다. 14일 관내 예술품을 옮기기 위한 차량이 출입하는 장면이 포착됐고, 상당수 직원은 이미 직무에서 떠난 상태다. 지난 4년간 트럼프 관련 뉴스를 실시간으로 전했던 백악관 기자실도 사실상 텅 비어 있다.
트럼프는 당초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전날인 19일 백악관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바이든의 취임식 당일 오전 떠나기로 계획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취임식날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대통령 전용기 ‘마린원’을 타고 자신이 소유한 플로라도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떠난다.
트럼프가 리조트에 도착할 시점은 정오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취임식 종료 시점과 트럼프가 마린원에서 내리는 시각이 엇비슷할 수 있다.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역사적인 첫날에도 트럼프가 여전히 뉴스에서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조성원기자
트럼프, 취임식 불참하고 공군기지서 송별 행사.."전례 없어
취임식 직전 에어포스원 타고 플로리다로.. 美언론 "취임 후면 바이든 허가받아야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 의사당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공군기지에서 전례 없는 퇴임 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외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결과에 끝까지 불복하다가 자신이 부추긴 사상 초유의 의회 난입 사태로 코너에 몰리자 마지못해 승복했고 결국 하원의 탄핵소추까지 받게 됐다. 하지만 의회 폭력의 책임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취임 선서를 하기 직전인 20일 오전 백악관을 출발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한다. 여기에서 송별 행사를 하고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가 기지에서 군 의장 행사를 한다고 보도했다. WP는 "최근의 어떤 대통령도 후임 대통령 취임식 동안 자신의 송별 행사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레드카펫에서 군의 예우를 받으며 군악대 연주 속에 출발하길 원하지만 계획은 유동적인 상태이며, 플로리다 도착 후에는 집회를 열어 고별 연설을 하길 희망했지만 가능성이 작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트럼프가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에 떠나는 것은 그 시점에 여전히 그가 현직 대통령이기에 에어포스원 탑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만약 취임식 이후까지 기다린다면 대통령 전용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바이든에게 허가를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어포스원 탑승하는 트럼프 부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반적으로 퇴임하는 미 대통령 부부는 의사당에서 열리는 후임 취임식에 참석하고 나서 군 헬기를 타고 정부 전용기가 있는 공군기지로 간다. 거기서 전용기를 타고 일반 시민으로서 그들이 가고자 하는 곳 어디든지 간다는 게 WP 설명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을 타고 앤드루스 기지로 이동, 대통령 전용기로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트럼프가 취임한 터라 대통령 전용기였지만 마린원이 아닌 '이그제큐티브원', 전용기는 에어포스원이 아닌 '특별 항공임무 28000'이라는 식별부호를 부여받았다.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환송을 받으며 대통령 전용 리무진 '비스트'에 오른 뒤 델라웨어행 암트랙 열차를 타기 위해 워싱턴DC의 유니언스테이션으로 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 오바마 취임식 참석 후 앤드루스에서 군에 작별을 고하는 간단한 송별식을 했다. 이후 전용기를 타고 고향 텍사스로 떠났다.
부시 대통령의 부친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서 앤드루스 기지로 이동해 대통령 전용기로 휴스턴으로 갔다. 클린턴은 2001년 앤드루스에서 뉴욕행 특별기편에 몸을 실었다.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통령은 1869년 앤드루 존슨 이후 처음이다. 존슨 전 대통령 역시 트럼프처럼 하원으로부터 탄핵당했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불참 선언에 "잘된 일"이라며 "그는 내가 그에 관해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관념조차 뛰어넘었다. 이 나라의 골칫거리였고 전 세계에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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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모=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알라모에 있는 멕시코 국경장벽을 방문해 연설 후 청중에 손짓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방문에 앞서 민주당의 탄핵 추진은 "터무니없고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의 연속”이라고 비난했다. 2021.01.16.
도널드 트럼프의 개인별장 마러라고 리조트. AP연합뉴스
트럼프, 바이든 취임식 직전 워싱턴 떠나 플로리다로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 직전 워싱턴을 떠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전례를 깨고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인 20일 오전 워싱턴을 떠나 플로리다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환송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국빈 방문의 분위기를 풍기는 정교한 행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레드카펫, 기수단, 군악대, 국가원수 예우에 따른 21발의 예포 등이 모두 논의 중이다.
비슷한 내용의 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마지막으로 탑승해 개인 리조트인 마러라고로 향한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00년대 이후 후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 첫번째 대통령이다.
과거 존 애덤스, 존 퀸시 애덤스,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취임식에 불참했다. 미국 17대 대통령이었던 존슨 대통령은 1865년 임기를 시작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부인 캐런 펜스는 바이든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불복에 이은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및 탄핵 정국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말은 혼란 그 자체가 됐다. 6일 친(親)트럼프 시위대가 바이든 당선 인증을 앞둔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이후 측근들마저 등을 돌렸다.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내란 선동 혐의로 탄핵을 추진했다.
13일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 최초로 하원에서 두번 탄핵된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최종 관문인 상원의 탄핵심판은 퇴임 후 진행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오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은채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자택으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19년 9월 17일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는 모습. 사진=로이터뉴스1
고립된 트럼프 "닉슨 언급도 말라"…혼란·분노의 임기말
오는 20일 퇴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노와 혼란 속에 우울한 임기 말을 보내는 모양새다. 내란 선동이라는 혐의로 하원의 탄핵소추를 당해 퇴임 후 상원의 심리를 받아야 할 처지인데다 참모들마저 곁을 떠나며 극도로 고립된 형국이다.
작년 11월 대선 패배를 부정선거의 결과라고 주장하며 불복한 이래 여론의 눈총을 받았지만, 결정타는 지난 6일 시위대의 의회 난동 사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 회의가 열린 의회에 난입했고, 결국 5명이 숨지는 참사를 초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시위대를 선동했다는 비난론에 휩싸였다. 각료와 백악관 참모들이 반발하며 사직하기 시작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계정을 정지하며 트럼프의 강력한 무기였던 소통 수단을 아예 막아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로 의회의 탄핵심판대에 올려졌고, 일부 공화당 의원으로부터 자진 사퇴 압박까지 받았다. 1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참모와 욕설 섞인 대화에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다시는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닉슨은 대선 경쟁 캠프의 도청을 시도하려 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원 탄핵소추 표결 직전인 1974년 8월 자진 사퇴한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난동 사태 후 사임 요구에 직면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닉슨`을 금기어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닉슨은 하야할 때 제럴드 포드 당시 부통령이 자신을 사면하도록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런 일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 직면할 각종 소송과 조사에 대한 면책을 받기 위해 `셀프 사면` 조처를 고민한다는 보도가 잇따르지만 실행 가능성을 두고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의 탄핵 심판에 대응할 변호인단도 구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부통령이 의회의 바이든 당선 인증을 막을 수 있다며 현실성 없는 조언을 한 보수성향 변호사 존 이스트먼이 포함됐지만, 불복 소송을 이끈 루디 줄리아니와는 사실상 결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불참하고 곧바로 거주지인 플로리다로 이동할 예정인 가운데 상당한 규모의 지지자들이 참석하는 군대 스타일의 환송 행사를 요청했고, 이를 조직하는 것이 트럼프 팀의 마지막 임무 중 하나라고 CNN은 전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과 접촉 없이 백악관을 떠남에 따라 핵가방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무게 45파운드(20kg)의 핵가방은 핵공격 결정을 대비해 항상 대통령 주변에 있어야 한다.
CNN은 핵가방이 여러 개 있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인의 임기 개시 시점인 20일 낮 12시에 맞춰 바이든의 핵가방 코드가 작동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당국자 설명을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탄핵을 헤쳐나가며 음침한 적막감 속에 한때 측근들로부터도 점점 고립되고 있다"며 "더는 대통령이 아닐 때 그를 기다릴지도 모를 법적, 재정적 재앙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나날은 분노와 혼란으로 기록됐다고 소식통들이 전한다"며 "참모들은 분노하고 고립된 대통령을 억제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디지털전략부
연합뉴스
고립무원 트럼프 “탄핵 막아줄 변호사 없소?”
보수 법률가들·유명 로펌도 법률팀 참여 난색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상원 탄핵 심판을 앞두고 법률팀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최근 워싱턴DC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해 줄 만한 변호사를 찾아봤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원 탄핵 심판 때 트럼프를 변호했던 제이 세쿨로와 백악관 법률고문인 팻 시펄론 등은 이번 탄핵 심판 법률팀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시펄론은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때 트럼프에게 “강력히 이를 규탄하지 않으면 수정헌법 25조 발동이나 탄핵으로 축출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사태가 수습된 뒤 사임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트러프 미 대통령.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 에릭 허시만, 팻 필빈, 마크 커소위츠 등 트럼프를 때로 변호했던 다른 변호사들도 이번에는 법률팀 참여에 관심이 없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사석에서 “트럼프가 한 일은 변호할 여지가 없다(indefensible)”고 말했다고 한다.
유명한 로펌들도 작년 11월 3일 대선 이후 트럼프의 행동이 관여된 어떤 법률 문제에도 관여하는 것을 거부해 왔다고 한다. 키스 휘팅턴 프린스턴대 정치학 교수는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보통 의지할 만한 최고의 보수 변호사들이 이번엔 끼어들지 않으려 하는 것이 아주 놀랍지는 않다”면서 “이번에 그(트럼프)가 한 일은 변호하기 쉽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변호하는 사람들의) 직업적 평판을 떨어뜨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버드 로스쿨 명예교수로 유명한 형사 변호사인 앨런 더쇼위츠 정도가 트럼프의 법률팀에 참여할 만한 변호사로 꼽히고 있지만, 그도 “현재로서는 대통령을 변호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더쇼위츠는 “트럼프가 (의회에 난입한) 시위대에게 한 말은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와 대통령이 퇴임한 후 탄핵 심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은 헌법에 의해 보호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탄핵 심판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직후에 이뤄지는 것도 법률팀 구성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이 다시 개회하는 오는 19일 이후에나 탄핵 심판 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20일)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인기 없는 고객(트럼프)을 받아들이는 것은 변호사들에게 별 이득이 없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취임식 앞두고 FBI 전국적 무장시위 발생 경고…워싱턴DC 비상사태 선포, 13일부터 봉쇄 두번째 탄핵당한 트럼프 "마녀사냥의 연속"…의회 사태 직전 지지자 연설은 "매우 적절"해 "내란선동 혐의" 부인하는 트럼프…수정헌법1조 언론의 자유로 반박할 듯
이번 주 외신에서는 지난주 6일 미 의회 폭력 사태의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과 책임론에 대한 소식이 주를 이룬 가운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을 일주일가량 남겨두고 FBI가 '전국적 무장시위'를 경고하는 등 추가 폭력 사태를 대비해 워싱턴DC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내란 선동 혐의'를 적시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동시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24시간 내로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13일(현지시간) 일부 공화 의원들을 포함한 과반수가 탄핵에 찬성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상 하원에서 두 번 탄핵 당한 첫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탄핵결의안은 현재 상원으로 넘어갔지만,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취임식이 있는 20일까지 탄핵 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민주당 측의 신속 처리 요청을 거부한 상태다.
하원과 달리 현재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에서는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탄핵이 가결된다. 하지만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할 만한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언급한 데다 최근 변하기 시작한 공화당 분위기를 고려하면 상원에서도 탄핵 찬성표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의회 폭력 사태를 선동한 자신의 연설이 “매우 적절”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탄핵 심판 시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하여 수정헌법 1조에 보호받는 언론의 자유라고 반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졌다. 또한, 그는 임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프랑스와 독일에 최고 25%의 추가 관세를 부여하고 중국의 샤오미와 코맥을 포함한 9개사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는 등 자신의 강경책을 공고히 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번 주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가 2백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석과학자는 올해도 집단면역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새해 첫 2주간 3만8000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실업 수당 신청자가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100만 명에 달하는 등 그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바이든 당선인이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미 의회에 제안했다.
민주당은 입법화를 위해 신속히 노력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공화당 측은 1분기 재정적자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늘어나는 국가 채무를 우려하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확산세에 국가들이 다시 봉쇄를 강화하거나 재도입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주 사상 최다 사망자를 기록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에 오사카부등 전국 7개 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를 추가로 발령했다.
한편, WHO가 파견한 국제조사팀이 14일(현지시간) 우한에 도착했다. 이들은 우한이 발표했던 최초의 코로나19 사례의 감염 경로를 심층 연구하며 바이러스와 연관된 동물들도 조사할 예정이다.
◆ 미 국민 67% 의회 사태 “트럼프 책임”(1.10.ABC)
ABC뉴스와 입소스가 지난주 성인 5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이번 의회 난입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에 물러나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6%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43%였으며 이들 중 54%는 그에게 책임이 없다고 응답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 중 94%와 어느 당도 지지 않는 사람의 58%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의 61%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한 게 없다고 답했다.
◆ 트럼프 탄핵안 이번 주 시작해(1.10.블룸버그)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열흘 남은 가운데 이번 주 탄핵소추안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적어도 민주당 하원의원 195명이 탄핵소추안 발의에 서명했으며 11일 소추안을 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려면 하원의 과반이 동의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하원 435석 중 222석을 차지하고 있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후에 상원에서 3분의 2가 이에 동의해야 해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을 차지하고 있어 탄핵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 공화당 내부 “트럼프 하야” 요구 (1.10.폴리티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이번 주 발의할 예정인 가운데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자진 퇴진을 요구했다.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NBC에 나와 “미국을 위해 대통령이 가능한 한 빨리 퇴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전날 “탄핵을 당할만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으며 벤 세스 상원의원도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 외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사임을 요구하거나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을 통한 직무 박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가 탄핵이나 사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나머지 의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 美 의회 사태 관련 테러 혐의 25건 수사 진행 중(1.10.로이터통신)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제이슨 크로우 의원은 10일(현지시간) 라이언 매카시 육군 장관이 통화 중 이번 의회 난입사태와 관련해 25건 이상의 테러 혐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크로우 의원은 “소총과 화염병, 폭발물이 현장에서 발견됐다”며 “이는 더 큰 재앙을 겨우 모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매카시 육군 장관이 “20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의 위협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미 의회 사태 의원들 코로나 감염 우려…지역감염 진원 될 수도(1.10.WP)
10일(현지시간) 의회 담당 의료진인 브라이언 모나한이 성명을 통해 “많은 하원의원들이 위원회 청문회 시설에 있는 방에 보호 격리돼있었다”며 “이 가운데 다른 바이러스 감염자에 노출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잠재적 노출 가능성이 있는 의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당시 몇몇 공화당 의원들이 마스크를 쓰라는 리사 블런트 로체스터 델라웨어주 민주당 의원의 요청을 거부하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사태 이후 (의원들이) 자동차, 기차, 비행기를 타고 전국의 자신의 지역구로 돌아가고 있다”며 “큰 확산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 美 민주당 하원서 트럼프 탄핵소추안 발의…'내란선동 혐의'(1.11.더힐)
◆…<지난 6일 미 의회에 난입하는 시위자들 사진 =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발의한 탄핵소추 결의안이 발의됐다. 결의안에는 대선을 결과를 뒤집기 위해 그의 지지자들에게 폭력 사태를 선동한 '내란선동 혐의'가 적시돼 있다. 4쪽짜리 탄핵소추 결의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미국에 대한 폭력을 선동”함으로써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기술돼 있다.
그는 의회 난입 사태가 벌어진 6일 백악관 밖의 연설에서 선거를 뒤집기 위해서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지옥처럼 싸우지 않으면 다시는 나라를 갖지 못할 것이다” 등 의 말을 하며 수천 명의 지지자에게 의사당으로 행진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지지자들이 자극을 받아 의사당에 난입하고 기물을 파손했으며 법 집행 당국자들을 다치게 하고 살해했다고 탄핵소추 결의안은 지적하고 있다.
◆ 민주당 “24간내로 트럼프 해임안하면 탄핵 상정”…펜스에 최후통첩 (1.11.WP)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24시간 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직무 해제하지 않으면 미 하원은 그의 탄핵을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려면 하원의 과반이 동의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하원 435석 중 222석을 차지하고 있어 통과 되었다
하지만 후에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원에서 3분의 2가 이에 동의해야 한다. 팻 투미, 리사 머코스키, 벤 세스 상원의원 등 몇몇 공화당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고 있긴 하지만 최소 17명이 탄핵에 찬성해야 해 상원에서 결의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12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재임 중 하원에서 탄핵 소추된 바 있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기각됐다.
◆ FBI, 바이든 취임식 전 '전국적 무장시위' 발생 경고 (1.11.AP통신)
FBI는 무장시위가 이번 주 주말부터 시작해 바이든 취임식 때까지 확대될 것으로 경고했다. FBI 관계자들은 이들 가운데 일부가 극단주의 단체 소속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AP에 “16일부터 20일까지 주 의사당 50개 모든 곳에서 무장시위가 일어날 수 있다. 17일에서 20일까지 국회의사당에서 무장시위가 계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하거나 직무가 정지되면 무장단체가 같은 날 워싱턴DC에 집결해 폭동을 일으키겠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 트럼프, '워싱턴DC 비상사태' 선포, 13일부터 봉쇄(1.11.더힐)
11일(현지시간)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DC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을 지원하도록 연방 정부에 지시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로 연방 재난관리청(FEMA)은 취임식 준비를 공식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날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FEMA는 비상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장비와 자원을 지정하고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100% 연방 예산에서 비용을 지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13일부터 워싱턴 DC는 전면 봉쇄되며 병력을 배치해 의사당 난입과 같은 사태를 방지할 계획이다.
◆ 트럼프 탄핵, 바이든 행정부에 걸림돌?…민주당의 딜레마(1.9.폴리티코)
민주당 의원의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바라고 있지만, 당 핵심 지도부 입장에서는 탄핵이 오히려 당의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된다는 의견이다. 바이든 당선자의 최측근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 등 몇몇 민주당 지도부는 앞서 이 같은 우려를 제기했다고 알려졌다.
탄핵 상정 시 공화당 측의 비협조로 바이든 행정부의 인사 의회 인준과 경기 부양책 등의 주요 사안들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시 그의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더 많은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연방 수사국은(FBI)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시 지지자들의 무장시위가 미 전역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공화당 1인자 맥코넬도 탄핵지지…상원 통과 가능성 커지나(1.12.NYT)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미 의회 전경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이전에 '에어포스원'을 타고서 플로리다 자택으로 이동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15일 외신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퇴임후 에어포스원 타고 귀향 추진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 공군기지에서 퇴임식을 가진 뒤 대통령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서 귀향을 추진중이다. 역대 대통령중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일 미 의사당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공군기지에서 전례 없는 퇴임 행사를 할 예정이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취임 선서를 하기 직전인 20일 오전 백악관을 출발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한다.
여기에서 송별 행사를 하고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가 기지에서 군 의장 행사를 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레드카펫에서 군의 예우를 받으며 군악대 연주 속에 출발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최근의 어떤 대통령도 후임 대통령 취임식 동안 자신의 송별 행사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에 떠나는 것은 그 시점에 여전히 그가 현직 대통령이기에 에어포스원 탑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더힐은 전했다. 만약 취임식 이후까지 기다린다면 대통령 전용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바이든에게 허가를 요청해야 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사실상 결별한 마이크 펜스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뒤늦게 당선을 축하했다.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인의 취임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펜스 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대화한 것은 지난해 10월7일 2020년 미국 부통령 후보 TV토론 이후 약 100일 만에 처음이다.
NYT는 통화 내용을 전달받은 관계자 2명을 인용, 두 사람의 대화 분위기가 친절하고 유쾌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6일 상하원에서 바이든 승리인준을 선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졌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미국 역사상 최초로 의회 하원에서 2번 탄핵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중 '못한 대통령' 이라는 생각을 가진 미국 성인들이 과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 하원에서 탄핵된 뒤 텍사스 알라모의 멕시코 국경장벽을 찾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는 "못한 대통령"..美성인 조사 48%
오는 20일 퇴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중 '못 한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가진 미국인 성인이 과반에 육박했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공동 실시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못 한 대통령'이라는 응답이 48%로 가장 많았다. '보통 이하'가 11%였다. 보통에도 못 미친다는 응답이 60%에 달하는 셈이다.
아울러 '보통 이상'이 13%, '보통'이 12%, 아주 훌륭'은 15%에 그쳤다. 또한 미국 국민 절반 이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직 출마를 제한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56%는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공직 출마를 제한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대하는 응답자는 42%였습니다. 지난 6일 있었던 의회 난입 사태에는 반대하는 응답자가 89%로 압도적이었다.
의회 난입 사태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 부분 이상 책임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71%가 그렇다고 했고 28%는 전혀 아니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에 견고한 증거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62%가 아니라고 했지만 31%는 그렇다고 했다.
여론조사는 10∼13일 미 전역 1002명 성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화조사였으며 표본오차는 ±3.5%라고 ABC방송은 전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 시위대의 의사당 폭력 사태와 관련해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에 물러나야 한다고 응답한 여론조사도 있었다.
ABC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8∼9일 성인 57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에 의회 점거사태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다. 미 의회 하원은 지난 6일 의회점거 사태를 촉발시킨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국민일보DB
트럼프를 위대하게, 미국을 위태하게…‘기이한 행적’의 4년
족벌·트위터 통치 ‘惡手’ 남발… 증오 부추기다 ‘외통수
200년 넘는 미국 역사에서 기이한 행적을 남긴 대통령은 적지 않다. 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와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고향 영국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을 함께 방문했을 당시 셰익스피어의 목제 의자를 파손하는 기행을 벌였다.
셰익스피어 애호가로서 기념품을 챙겨가기 위해서였다. 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는 이른 새벽 포토맥강을 알몸으로 수영하는 습관이 있었다. 20세기 중반 이후에도 독특한 대통령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생존하는 전직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자인 지미 카터는 대통령 취임 8년 전인 1969년에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목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 UFO 목격을 주장한 사람은 현재로선 그가 유일하다. 점성술에 심취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점성술사 존 퀴글리를 비밀 고문으로 두고 조언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색적인 개성만 놓고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전임자들에 못지않다.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만찬에서 건배를 할 때도 포도주 대신 콜라로 잔을 채웠다. 세균 공포증이 있어 수시로 손을 씻고 악수 후에는 반드시 손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통령이나 주지사 등 선출직 경력이 있었던 전임자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생애 첫 공직이 대통령인 유일한 인물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하기 전까지는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이기도 하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직을 가장 기이한 방식으로 수행한 인물로 한동안 세계인의 기억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정적을 맹렬히 공격하고 때로는 허위 정보까지 유포하면서 공직자의 소셜미디어 사용과 관련한 나쁜 전례를 만들었다. 통합을 강조했던 전임자들과 달리 노골적으로 분열과 증오를 부추기기도 했다. 결국 그는 임기 중 탄핵안이 두 차례 가결되는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쓰고 말았다.
족벌주의… 트럼프 백악관의 난맥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언론 보도와 전직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종합하면 트럼프의 백악관은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난맥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딸인 이방카와 사위 제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고문으로 들여 족벌주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들 직계가족이 백악관 비서실장을 제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백악관 내 위계질서가 흐트러졌다는 얘기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진은 물론 각료들까지 충성을 요구하며 줄 세우기를 시켰다.
전문 지식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지시를 반박하면 장관이라도 즉각 해임 조치됐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트위터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 주장을 반박했다는 이유로 크리스 크렙스 국토안보부 사이버·인프라안보국장을 트위터로 경질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구잡이식 인사는 통계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에서 고위 관리 교체율이 지난해 말 기준 91%나 됐다. 백악관 공보국장의 경우 지난 4년 사이 7명이나 거쳐가 8년 임기의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만큼 많았다. 특히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공보국장은 고작 11일 만에 교체돼 역대 최단 기록을 세웠다.
닷새 중 하루꼴로 골프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중 골프를 가장 많이 즐긴 대통령으로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분석 업체 팩트베이스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기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골프장을 찾은 날은 321일로 전체 임기의 22.1%에 달했다.
장소별로는 버지니아주 포토맥 폴스 소재 트럼프 골프클럽이 106회로 가장 많았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이 105회,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이 88회로 뒤를 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야인 시절이었던 2015년 1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에 사는 인간 중에서 아마 가장 많이 골프를 쳤을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고 비아냥거린 바 있다.
하지만 CBS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마크 놀러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친 횟수는 두 차례 임기 동안 333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점을 감안하면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2배 가까이 골프장에 더 많이 간 셈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소유 골프장을 집중적으로 이용한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
그가 국민 세금으로 골프를 즐기면서 자기 소유 기업에 이익까지 가져다준 셈이기 때문이다. 전용기 운항 등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으로 가기 위해 들어간 제반 비용을 모두 합하면 수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치도 있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북한 땅 밟아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그는 크림반도 합병으로 국제사회의 ‘왕따’가 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당선인 아들 헌터 바이든의 의혹을 수사하라고 압력을 넣은 사실이 폭로돼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비화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분단 이후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북한 최고지도자와 대면한 기록도 세웠다.
2019년 6월 남·북·미 정상회동 당시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경계선에서 만나 북한 지역을 잠시 건너갔다 오기도 했다. 카터와 빌 클린턴 등 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사례는 있었지만 현직 대통령으로는 역사상 처음이었다.
재선에 실패해 오는 20일(현지시간) 물러날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민주주의에 중대한 위기를 초래한 인물로 기억될 전망이다. 마치 전 세계 독재자들이나 하던 것처럼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시하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최악의 전권행사를 자행한 결과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시대를 미국의 민주주의가 그 핵심인 ‘진실 존중’을 도전받은 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민주주의의 기본 합의를 무시했다. 임기 시작 직후부터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NBC 뉴스, NYT, CNN 등 많은 언론을 가짜 뉴스 양산소로 매도했다. 또한 국익을 이유로 반이민정책을 추진하고 밀입국자를 막기 위한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은 물론, 미국 내 소수민족과 외국인들의 인권을 위협했다.
지난해 9월에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숨지자 민주당과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선 전 공화당에 유리한 보수적 인사로 연방대법관 지명을 강행했다. 그의 민주주의 묵살 사례는 이 밖에도 수없이 많다. 유세 기간 내내 보여줬던 언론의 자유, 연방법원, 대법원, 연방수사국(FBI) 등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은 재임 기간 내내 이어졌다.
하지만 트럼트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절정은 지난 11·3 대선의 패배를 부정하며 대통령직 이양을 거부한 것이다. 그는 근거 없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국론을 분열시켰고, 자신의 추종자들을 부추겨 국회의사당 앞까지 행진하게 함으로써 미국 민주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 점거 사건을 부추겼다.
이 전대미문의 사건은 많은 미국인에게 충격을 줬다. 미국의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전통과 세계 최초로 대통령제를 창안해낸 국가라는 자부심은 땅에 떨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다고 개탄했다.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들은 물론 공화당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을 추궁했다.
전 세계도 큰 충격을 받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폭도들의 의사당 점거가 수치스러운 장면이라고 밝히는 등 각국 정상은 미국의 민주주의 퇴행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하는 일은 미국 헌정사에서 대단히 보기 드문 일이다. 선거 결과가 나오면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를, 승자는 패자를 위로를 전하는 아름다운 관례는 최소한 이번 취임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후폭풍에 직면해 있다. 미 하원은 13일 찬성 232표, 반대 197표로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공화당 의원 10명도 합세했다.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간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중 두차례나 탄핵소추에 회부되는 진기한 불명예 기록을 갖게 됐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에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이 이기면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겠지만 지면 불복하겠다고 내비친 바 있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가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위험한 인물"이라며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그를 지도자로 선택했다.
그 결과는 미국의 민주주의 가치와 전통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인식을 크게 훼손시키고 미국의 국격을 떨어뜨린 대통령을 미국 역사에 남기게 됐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가 7000만명이 넘는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언제든 잠복해 있음을 보여준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셉 E.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 4년이 평등, 정치적 자유, 고품질의 공공 서비스, 자유롭고 적극적인 언론, 그리고 법의 지배 등 미국의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제도들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지를 알게 된 시기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