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에게 독특한 음악적 향기를 선사했던 이 그룹은 후 기로 접어들면서 심포닉한 음악을 행했지만 오늘 소개해 드 릴 데뷰앨범은 난해한 코드진행과 암울하고 정적인 분위기 의 곡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룹에 대한 소개보다는 앨범 수록곡을 위주로 제 나름 대로의 감상을 그려보도록 하죠. 먼저 멤버를 보면 좀 특이 한 구성을 하고 있는데요.
올갠, 피아노,신시사이저 등의 건반악기를 다루는 이 그룹의 리더 Freddy Baura, 속삭이는듯, 주문을 외우는듯이 ?서조리는 목소리가 너무도 매력적인 이 그룹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홍일점 보컬리스트 Karin Mickerl, 그리고 Freddy 와 더불어 사운드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바이올 린의 Jacques Lichti, 마지막으로 다양한 어쿠스틱 악기를 담당한 Fernand Landmann 이렇게 4인조 구성으로 돼있습니 다.
기타, 베이스, 드럼이라는 Rock그룹의 기본적인 악기가 빠진 멤버구성이지만 여러명의 게스트들을 초대하여 프랑스 아트록계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작품을 발표하게 됩니다.
──────────────────────────── - FACE A -
1. Melopee (4:02) 바이올린의 애잔한 음색이 전면에 나서고 어쿠스틱기타 의 단순한 스트로크연주와 우주를 부유하는듯한 올갠의 음 이 뒷면에 깔리면서 너무나 차분하게 시작되는 곡이다. 끝 없는 우주를 정처없이 떠다니는 자그마한 생명체의 외로운 항해같이 쓸쓸하고 적막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중반부터 서서히 전면에서 등장하는 풀룻의 애틋하고 처 량한 흐느낌과 바이올린과의 절제된 아름다움이 대화하듯 주고받는 연주는 메마른 가을낙엽이 하나둘씩 바람에 날려 버리는 쓸쓸한 늦가을의 정취를 상상하게 한다.
'단조로운 가락'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듯 아주 단조로운 멜로디지만, 이 곡만큼 처연한 슬픔을 우리에게 안겨주는 곡이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이 곡만 들으면 나도 모르게 '쓸쓸함'과 '외로움'이라는 회색빛 감상에 젖어들게된다.
2. Rien (10:38) '그 무엇','무(無)', '어떤 것'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 는 이 곡은 물결치는 듯한 올갠의 파장을 타고 Karin의 ?서 조림으로 시작된다. Karin이 ?서조리면서 질문하면 바이올린 이 답하는 부분이 잠시동안 지속되다가 올갠이 사라지고, 어쿠스틱 피아노가 등장하여 분위기가 차분하게 가라 앉으 면서,건조하게 덤덤하게 연주되는 피아노를 배경으로 보컬 과 바이올린의 대화가 지속된다. 다시 피아노음이 사라졌다 가 다시 등장하고 신시사이저와 바이올린이 빠른 템포의 난 해한 코드로 진행되는 동안 어쿠스틱 기타가 살며시 등장해 서 상큼함으로 난해함을 풀어주는 느낌을 갖게한다.
잠시동안 경쾌한 왈츠를 연상시키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이 연주되다가 다시 바로전 코드진행이 이어진다. 다시 Karin과 바이올린의 대화가 등장하고 음울함의 절정을 이뤄 간다. 바이올린과 Karin의 대화가 끝날 즈음 가라앉은 듯한 올갠과, 규칙적으로 둥둥거리는 베이스 그리고 귀에 거스릴 정도의 날 카로운 바이올린연주가 교차적으로 넘실대면서 곡 템포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빨라져간다. 이제 절정에 이 르뤘음을 느낄 수가 있다.
아주 잠시동안의 기타리프와 변칙적인 바이올린솔로가 이 어지면서 결말에 다다르게 된다. 이어 Karin의 속삭임이 울 려퍼지고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짧은 결말로 대미를 장식하 게 된다.
도저히 곡 진행을 예상할 수 없는 곡전개와 난해한 코 드진행은 프랑스의 다른 챔버록 그룹들이 행했던 실험정신 을 보여주고 있다. 첫곡의 단조롭고 단순한 멜로디와는 완 전히 다른 실험적 연주로 가득차있는 곡이다.
3. Musillusion (Wapassou) (4:00) 첫곡과 두번째곡을 합쳐놓은 것 같은 이미지가 이 곡에 서 나타나는데 클라리넷연주와 어쿠스틱기타의 스트로크연 주, 그리고 Karin의 환각적이고 환상적인 코러스가 너무 아 름다운 곡이다. 후반부에 등장하여 Wapassou를 ?서조리는 Karin의 보컬은 이태리 그룹 Jacula의 여성보컬리스트의 주 문을 외우는 듯한 보컬 분위기와 많이 닮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곡 제목인 Musillusion은 music + illusion의 합성어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이곡은 제목답게 환각적이고 몽 롱한 아름다움을 선사해준다.
1. Chatiment (6:54 ) 국내에 많이 소개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렇게 단조로운 멜로디가 풍성한 감동을 줄 수 있는 곡 은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이 곡을 다 듣고나면 끈적끈적 하면서 달콤한, 음울하면서도 상큼한 이미지의 프랑스영화 한편을 감상한듯한 기분이 들게 된다.
2. Trip (13:41) 이 곡은 곡 구성상 음악적으로 네부분으로 나뉘어진다. 두번째 부분으로 인트로에 이어 봉고드럼과 사이키델릭한 올갠연주가 단순하게 울려퍼지는 바이올린연주와 함께 지속 된다.
올갠연주와 봉고드럼, 심벌의 합주에 이어지다가 앨범에 서 처음으로 일렉트릭기타 리프가 등장하는 부분이 세번째 부분이다. 드럼과 봉고에 가려져 수줍은 듯이 코드진행되는 기타리프가 뚜렷한 멜로디없이 곡을 이끌어간다.
이 부분이 서서히 사라져가면서 네번째의 결말부분이 ' 시타(Sitar)'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앞부분과 완전히 다 른 음악적 분위기로 돌변하는 이 부분은 시타연주 때문인지 인도음악을 연상시킨다. 마치 Yatha Sidra의 곡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데 시타연주가 격렬하게 연주되는 부 분을 따로 떼어놓는다면 Wapassou의 음악이라고 할 수도 없 을 정도의 색다른 분위기를 전달한다.
이 곡을 들으면 우주여행부터 아프리카, 인도까지 여행 하는 듯한 착각 속에 빠져들곤한다. 그렇지만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매력없는 곡이란 생각이 든다. 재미없는 글이지만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음악들을 많 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저의 소박한 성의로 생각해 주세요.
추운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Por Esperanza.... 유영재 1997년 5월11일 씀.(감안하시길...)
1974년부터 1986년까지 총 6장의 앨범을 발표한 프랑스 그룹 Wapassou는 당시 프렌치 아트락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Atoll과 Ange 등의 Rock Theatre 밴드와는 차별되는 매우 클래시컬하고 심포닉한 연주를 들려주었던 팀이다. 키보드를 담당하고 있는 Freddy Brua를 중심으로 바이올린의 Jacque Lichti과 어쿠스틱 악기를 담당하고 있는 Fernand Landmann, 그리고 독특한 보이스를 들려주는 여성 싱어 Jacques Nickerl의 라인업으로 발매된 본앨범은 실내악을 바탕으로 매우 어둡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겨내고 있는 이들의 데뷰작이다. 프렌치 아트락 작품 가운데에서 을씨년스러운 사운드를 담고있는 대표적인 앨범은 Pulsar의 'Halloween'을 들 수 있겠지만, Wapassou의 이 데뷰작도 결코 만만치 않다. 특히 앨범 전체에 걸쳐 드리워진 고독감과 쓸쓸함은 듣는 이를 묘한 감상에 젖게 만든다. 상당히 뛰어난 '명반'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록 떼아뜨르에 하도 당해서 프렌치락에 그다지 애정이 없는 나로서도 이 앨범만큼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곧 국내에서도 발매될 예정이라는 본작을 통해 프렌치락의 독특한 이면을 맛보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된다.
참고로 이들의 후반기 작품을 들으면 기분까지 상쾌할 정 도의 깨끗하고 산뜻한 심포닉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벌(罰), 징벌(懲罰)의 의미를 담고 있는 곡으로 단순한 멜 로디의 곡이지만 묘한 이미지와 분위기가 듣는이에게 잔잔 한 감동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앨범 수록곡 중 가장 풍성 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이곡은 올갠연주가 물결이 밀려드 는 것처럼 넘실넘실대고 바이올린,풀룻, 클라리넷이 경쟁하 듯 울려퍼진다. 빼어놓을 수 없는 Karin의 속삭임이 곡의 분위기를 한층 더 가라앉게 만든다.
우주공간을 둥둥 떠다니는 느낌을 갖게 하는 올갠의 인트로 가 독일의 'Tangerine Dream'이나 'Klaus Shulze'를 연상시 킨다.
──────────────────────────── 전에 올렸던 글들을 보면서 부끄럼이 앞서네요. 정리하 지도 않은 글을 그냥 무턱대고 올렸던 저의 경솔함을 용서 해주시 길 바랍니다. 많은 오타도 발견되고, 문맥상의 허점 도...
가뜩이나 글재주도 없는 제가 다시 한번 읽어보지도 않 고 기냥 올려버렸으니... 흑흑 죄송합니다.
"언더동"과 "아일랜드"를 많이 사랑해주시길 부탁드립니 다. 항상 '음악'과 '희망'과 '사랑'으로 살아가려는 제가 여러분 모두에게 드립니다.
본작에서 이러한 느낌이 가장 진하게 베어있는 곡으로는 앨범의 첫곡인 'Melopee'와 'Chatiment'을 들 수 있겠는데, 가녀린 바이올린과 질퍽질퍽한 오르간으로 시작되는 'Melopee'는 잔잔하게 밀려드는 바이올린 선율과 그 뒤에서 울려퍼지는 소박한 어쿠스틱 기타와 플룻 연주가 매우 애처로운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지극히 단조로운 멜로디를 지닌 곡이지만 그 단순함 속에 베어있는 스산함과 애잔함은 아주 섬세하게 듣는 이의 가슴을 파고든다. 아트락팬들 사이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Chatiment'은 여성 보컬리스트인 Karin Nickerl의 고해성사적인 읊조림이 인상적이며 그 위에 바이올린과 오르간의 음울한 사운드가 어우러져 '형벌'이라는 의미를 가진 곡제목처럼 묘한 비애와 비장감에 젖게 한다. 그리고 이 음반의 또하나의 보석인 'Musillusion(Wapassou)'는 바이올린과 클라리넷, 어쿠스틱 기타의 합주로 시작되는 이들의 일종의 그룹송(?)이다. 앞부분의 이 세 악기의 연주는 다분히 민속적인 향취를 풍겨내고 있고, 그 뒤에 이어지는 재즈적인 피아노와 늘어지는 바이올린을 배경으로 속삭이는 듯한 Karin의 보이스는 매력만점이다. 제목에서도 보여지듯이 환각적이고 몽환적인 요소가 곡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약간의 즉흥성이 가미되어있는 'Rien'과 이색적으로 오르간과 타악기를 강조하며 우주적인 분위기까지 연출하고 있는 'Trip' 등도 각각 10분이 넘는 짧지 않은 러닝 타임을 무난하게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세곡에 비해서는 곡완성도에 있어서 조금 뒤떨어지고 구성도 산만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후 Wapassou는 5장의 앨범을 더 발표했으나 데뷰작에서 보여주었던 어둡고 신비로운 아름다움은 점차 퇴색하고, 보다 가볍고 경쾌한 심포닉풍의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WAPASSOU - Wapassou ('74, 시완 SRMC 3032)
주로 빽판과 라이센스 LP로 음악적 허기를 달래던 무렵의 애청음반 중의 하나이다. 흑백의 조악하지만 어딘지 매력적인 자켓에 이끌려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거금(?) 2500원을 투자해 구입했던 음반인데 그 안에는 더욱더 매력적인 음악들이 가득 차 있어서 감동을 받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 이후로도 이들의 다른 음반을 여럿 접해 보았지만 이 데뷔 음반만큼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시완에서 작년에 발매된 이 CD가 LP를 복각한 것이라 잡음이 섞여 있다기에 CD로의 업그레이드를 망설였으나 두 곡의 보너스 곡이 궁금해서 결국 최근에 구입했다. 처음을 장식하는 'Femmes-fleurs'와 'Borgia'의 두 곡이 보너스 곡인데, 사실 대개의 보너스 곡들이 그렇듯 특별히 음악적 완성도가 높다기보다는 팬으로서 이들의 미발표곡을 들을 수 있다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정도의 곡들이었다.
원래 LP에 수록되었던 'Melopee', 'Rien', 'Musillusion', 'Chatiment', 'Trip'의 길고짧은 다섯 곡들에 대한 개별적인 설명은 생략하겠다. 이 음반의 매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점이라면, "서정적이면서도 다소 신비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느껴지는 여백의 미"라고 표현하고 싶은, 여타의 그룹들과는 차별되는 이들만의 "개성"이라 할 것이다. 이런 특성은 베이스, 드럼 등의 리듬 파트가 별로 사용되지 않고 Karin Nickerl의 보컬과 Jacques Lichti의 바이올린 연주가 돋보이는 가운데 건반악기와 플룻 등의 악기가 첨가되어 있는 악기편성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나며, Freddy Brua가 작곡한 모든 곡들이 주는 차분하면서 여유로운 구성에서 비롯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지막의 'Trip' 같은 대곡에서는 예외적으로 상당히 다이나믹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특별한 기교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자신들만의 확실한 음악적 개성을 보여 주고 있기에 이들의 음반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들리는 것이다. 방송에서 'Chatiment'이 특히 사랑을 받은 모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곡을 다 좋아한다. 아울러 밤에 조용히 듣기에도 좋다는 실용적(?) 장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혹시라도 아직 못들어 본 분이 계신다면 꼭 들어보기를 권한다. 이 글을 읽고 샀다가 속았다는 생각이 드는 분이 계신다면 제게 연락을... 책임지고 물어 드릴 것을(이빨로... ^^) 여기에서 약속드린다.
[LongDal, 전승훈, shjeon@europa.kaist.ac.kr]
Wapassou - Same Title (France/CD) 1973 ****
예전에 사서 책상 구석에 놔뒀더니 먼지가 쌓인 앨범입니다.
비오는 날씨에 우연히 꺼내듣고 가슴을 찡하게 하는 뭔가가 있어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프랑스 록계의 여명에 묻힐 귀중한 앨범이라는 Marquee 카탈로그 설명에 처음 이 앨범을 들을 때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앨범도 나중에 다시 들을 때 좋아지게 될까.' 하는 의문도 같이 가졌었습니다.
Si-Wan European Rock 3000 Series로 재발매된 Wapassou의 데뷔 앨범으로 Prodisc에서 발매되었는데 후에 Crypto에서 계속 4개의 앨범을 연속 발매하게 됩니다.
이후 앨범이 더 좋다고 마퀴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1. Femmes-flfleurs 2'42 2. Borgia 2'22
3. Melopee 3'59 4. Rien 10'38 5. Musillusion 3'54
6. Chatiment 6'48 7. Trip 13'37
원래 LP에서는 다섯곡만 실렸으나 보너스 트랙으로 1번,2번 두곡이 추가되서 나왔습니다. 1,2번은 이 앨범이 나오고난 1년 후 싱글로 나온 두곡입니다. 저는 처음 이 두곡에서 이 앨범이 아주 느린 하드락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복되는 주제와 각 악기들이 돌림노래처럼 한 주제를 반복 연주하는 것이 그저 그랬습니다.
'이 앨범은 명성뿐일 것인가.'
이 앨범을 구입하게 된 이유는 예전에 앗!돌님인가 메들님인가 둘중 한분이 이 앨범을 자주 듣는다는 글을 보고, '명인이 열열히 좋아하는 앨범은 뭔가가 있다' 라는 명가에서 내려오는 전설을 믿고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표지는 앨범 가게에서 프로록 코너를 가끔 보시는 분은 많이 보셨을 겁니다. 모노칼라에 호수에서 머리가 아주긴 여인이 상체만 물위로 나와있고 기형적인 두손을 턱에 괴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그림입니다. 이런 표지도 구입하고 싶은 욕구를 부채질 했습니다.
구입할 당시 옆에 있던 치코님이 '어? 이 앨범은 전위적이라는데..
나는 그런거 잘 안 듣는데' 라는 gainsay에 굴하지 않고 구입했습니다. 근데 처음에는 후회했습니다.
'아. 내가 왜 이 앨범을 샀던고.'
엎친데 덥친 격으로 이 앨범의 속지에서 시완레코드 기획부가 밝힌대로, 이 앨범은 Musea 레코드와의 라이센스 계약으로 재발매했는데 Musea에서 마스터테입을 못찾아 LP를 복각했습니다.
늘어지는 연주와 가끔 튀는 LP 잡음이 맑은 봄날씨에 실험실 구석에서 프로젝트로 씨름하고 있는 저를 짜증나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 날씨. CD 살 돈이 없어 옛날에 사놓고 잘 듣지 않는 앨범이나 꺼내보자는 심정에 다시 들은 이 앨범에서 뭔가 와닿는게 있었습니다.
이 앨범은 1번곡부터 감상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10분짜리 Rien곡부터 듣기 시작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곡을 듣고 있으면 이런 단어가 생각납니다.
슬픔. 불안. 음울. 파란색. 흰색. 한 여름날 낮잠에서 꾸었던 옛날 어린 시절의 꿈.
Freddy Brua (Piano, Organ), Karin Nickerl (Guitar,Vocal), Jacques Lichti (Violin)
이렇게 세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는데 1,2번 곡에서 신나게 쿵작 쿵작하던 드럼이 없습니다. 게스트 연주가가 여러명 참여를 했죠. 그래서 Rien 곡부터는 드럼이 없습니다. 마치 요즘의 챔버락을 테입에 녹음시켜 늘어놓은 듯한 연주를 들려줍니다.
간간히 나오는 여성 보컬은 노래를 하는 건지 귓속말을 하는건지.
바이올린 연주는 울고 있다는 표현을 쓰는게 적당할 정도로 처량 하게만 느껴지고 피아노, 바이올린, flute, 여성화음이 어우러지는 다섯번째 곡 Musillision 에서는 이전의 불안을 슬픔으로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Chatiment에서는 드럼 연주가 들리지만 아마도 작은북 두개 큰북하나 심벌즈 하나짜리 작은 드럼을 톡톡 치고 있을 겁니다.
저는 거의 항상 꽉 차있는 음악을 즐겨 듣습니다. 모든 악기들이 자신이 연주할 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연주하고 있는 앨범을 좋아합니다. 물론 앨범 전체에서 그럴 수는 없겠고, 강약과 속도의 변화가 잘짜여진 앨범이 좋습니다.
즉흥연주보다는 잘 구성된, 계획된 앨범을 더 좋아합니다.
아마츄어적인 연주보다는 잘 짜여진 프로들의 음악을 더 좋아합니다.
그러나 예외도 가끔 있어야겠죠. 항상 그렇다면 싫증이 날겁니다.
한편의 동양화, 유명한 작가가 그렸다기 보다는 민화같은 이런 앨범도 가끔 비오는 날 들으면 메말라 있는 감성을 촉촉하게 비로 적셔주는 것 같아서 가끔 찾아 들을 것 같습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lurgee0604/100027403418
출처 : http://blog.naver.com/idee011/50092565742
Wapassou "Wapassou"
Ange, Atoll, Gong등의 밴드들과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Progressive Rock Band로 군림했던 그룹 Wapassou의 1973년 데뷔작.
Wapassou는 1973년에 리더 Freddy Bura(Keyboards)를 주축으로 하여 그의 여자친구인
Karin Nickerl(Guitar, Vocal), 그리고 바이올린 주자 Jacques Lichti가 가세함으로서 시작되었다.
이들은 캐나다의 지명에서 빌려온 이름 "Wapassou"로 그룹명을 정하고, 같은 해인 2월에 데뷔무대를 가지게 된다. 당시의 데뷔 무대는 상당히 성공적이였다고 한다.
이윽고, 같은해 9월에 Wapassou는 대망의 대뷔 앨범인
본작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Wapassou의 음악은 거의 리더인 Freddy Bura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Pink Floyd, Nice와 같은 밴드들의 음악을 접하면서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게 되었다고 하는데, 물론 Pink Floyd와 Wapassou의 음악과는 상당한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Wapassou의 음악 특히, 본작의 몽환적인 분위기는 초기 Pink Floyd의 영향이 상당히 지대했던 것을 알 수 있게한다.
Wapassou의 음악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몽환적이고, 전위적인 성향이 짙다. 특히 싸이키한 분위 기인
Freddy Bura의 키보드 사운드와 Jacques Lichti의 음산하며 괴기스럽기까지한 바이올린 연주는
Wapassou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본작은 그러한 특징이 아주 잘 드러나 있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본작 이후의 앨범들에서는 조금씩 그들의 색이 다르게 변해갔지만, 본작이 데뷔 앨범이니만큼, 그들이
그동안 생각해 왔던 그들의 음악적 색깔이나, 분위기를 아주 잘 담아내고 있는편이다.
마치 듣고 있노라면 무슨 주술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음산하며 불안정한 사운드와는 대조적으로 조금은 선명한
듯 하면서도, 조금은 퇴폐적이기까지한 Karin Nickerl의 보컬은 본작의 분위기를 더욱 증폭하고 있다.
본작은 들을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상당히 중독성이 있는 앨범이다.
불안한 듯하면서도 단순한 선율의 반복이 마치 최면을 걸어가는 것 처럼 말이다. 누군가 본작을 "무성영화가
생각나게 만드는 앨범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상당히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본작은 3명의 멤버뿐만 아니라, Flute, Clarinet등과 같은 다양한 악기를 담당하는 게스트 뮤지션들이
등장하여 앨범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Chatiment]와 같은 곡에서 Flute과 Crinet의 등장은 곡의 분위기를 더욱 사늘하고 몽환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이것은 여담인데, 본인으로서는 잘 이해가 되질 않지만,
[Chatiment] 같은 곡은 여름특집 납량특선 곡으로 뽑히기도 했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불어를 알지 못해서 [Chatiment]가 대강 "형벌, 체벌이다"라는 뜻은 알고 있지만,
가사의 뜻은 알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 곡이 그렇게 무서운 곡 같지는 않게 들린다.
하지만 역시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가 있는 본작의 명곡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Trip]이나, [Rien], Melope]같은 곡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본작이후 Wapassou는 '86년까지 총 6장의 앨범을 발표하게 된다. 다른 여타 밴드들과는 조금 다르게
상당히 장수한(?) 편인데, 본작 이후의 앨범들에서는 본작과는 또 조금 다른 분위기들을 가진 명작 앨범들을 발표하게 된다. 물론 이들의 싸이키한 분위기는 계속되지만 말이다.
또한 본작 이후 Wapassou에는 새로운 멤버가 가세하여,
조금은 번듯한(?) 밴드의 구성을 지니게 된다. 본작은 그들의 훌륭한 행보의 첫 걸음이 된 앨범으로서,
그리고 그들의 음악적 지향점과 남다른 첫인상을 남겼고, 또한 음악적으로도 상당히 뛰어난 걸작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것은 개인적인 취향인데, 본작의 커버아트........
본인은 커버아트에 연연하는 편은 아닌데 상당히 맘에 드는 커버중에 하나다.
Genesis, Pink Floyd, E.L.P, Yes, King Crimson등과 같이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Progressive Band들을 배출한 영국에 비해, 역사적인 라이벌 국가였던 프랑스의 입지는 어쩌면
조금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관점의 차이가 있어서 영국의 음악이 조금은 주류에 가까운 입지를 예전부터 구축해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조금 상대적으로 프랑스의 입지가 좁아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들어보면
프랑스의 음악도 특히, Progressive라는 장르에 있어서는 상당히 괜찮아 보인다.
제3 국가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 나에게는 마치 새로운 세계를 찾아낸 것 같은 기쁨을 선사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마치 본작에서 들려주는 독특한 그들의 색처럼 말이다.
[출처] Wapassou "Wapassou"|작성자 Free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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