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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유권자 수 첫 '영·충·호' 시대 .. TK만 따져도 호남보다 많아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류문화 콘텐츠 간담회’에 참석했다. [오종택·박종근·강정현 기자]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류문화 콘텐츠 간담회’에 참석했다.

[오종택·박종근·강정현 기자]




유권자 수 첫 '영·충·호' 시대 .. TK만 따져도 호남보다 많아



그간 대통령선거에서 유권자 수는 영남-호남-충청 순이었다.
 이번엔 충청과 호남이 역전됐다.
이른바 ‘영충호’ 시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확정한 유권자 수는 4243만2413명이며 이 중 충청은 442만3483명
(전체 유권자의 10.4%)으로 호남(426만2507명·10%)보다 16만 명 더 많다.

역대 대선에서 충청이 호남을 제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남은 대구·경북 428만7499명, 부산·울산·경남 662만7199명이다.
과거엔 지역별 인구 숫자가 대선의 승패를 좌우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 대결 구도 양상을 보여서다.

영남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유리했다.
 인구수가 적은 호남은 80% 이상의 ‘몰표’로 인구의 열세를 상쇄하곤 했다.
이 같은 구도 때문에 영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대선후보가 되곤 했다.
 1972년 유신 개헌 전 마지막으로 치러진 71년 7대 대선부터 이번 대선까지 지역별 유권자 추이를 살펴봤다.









①‘영호충’에서 ‘영충호’로=71년 대선 때만 해도 호남 유권자는 301만1584명으로 충청(204만8077명)보다 100만 명이
 많았다.
하지만 2002년 대선에서 양측의 격차는 50만 명(호남 394만2952명, 충청 349만3642명) 이내로 좁혀졌고, 이번에
역전됐다.

 비록 중도 탈락했지만 충청 출신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후보로 급부상한 것도 이런 인구 구조 변화와 무관치 않다는 견해도 있다.

엄태석 서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영충호’ 시대가 시작되면서 ‘영호충’ 시대의 산물인 ‘영남 후보 대 호남 후보’의 대선 구도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충청 인구의 급증이 다른 지역으로부터의 유입에 의한 현상인 만큼 충청 특유의 표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충주체육관 앞에서 유권자를 만났다. [오종택·박종근·강정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충주체육관 앞에서 유권자를 만났다.
[오종택·박종근·강정현 기자]



②경기도는 세 배 커져=71년 대선에서 수도권의 유권자 비중은 30.2%였지만 이제 49.6%나 된다.
 반면 영남(29.6%→25.7%)과 호남(19.4%→10.0%), 충청(13.2%→10.4%)의 비중은 모두 줄었다.

 절대 숫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경기도다.
71년 179만6979명에서 87년 335만2554명이던 게 현재 1025만5494명이 됐다.

 반면 충남·전남은 87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각각 7만6981명 감소한 171만1033명, 8만8566명 줄어든 157만1201명이 됐다.
역대 대선 중 경기도에서 지고도 당선된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5~7대)뿐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동대구역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오종택·박종근·강정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동대구역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오종택·박종근·강정현 기자]

③영호남 격차는 두 배로=71년 대선 당시 호남 유권자는 301만1584명으로 대구·경북(214만7658명)이나 부산·경남
(245만8491명)보다 많았다.
영남 대비 호남 유권자 비율은 71년 65.4%였으나 점차 감소하면서 이번 대선에선 39.1%까지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격차 때문에 호남 유권자들이 전략적 몰표를 던지고 이것이 다시 영남을
자극하는 핑퐁게임으로 진행되곤 했다”며 “하지만 이번엔 지역 대결 양상이 약화된 만큼 과거 같은 몰표 현상은
 안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이른바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정치’로 표현되던 지역주의가 강했던 97년 15대 대선에선 김대중 후보가
광주에서 97.3%를 얻은 데 비해 충청 출신이지만 영남을 기반으로 했던 이회창 후보는 대구에서 72.7%를 득표했었다.

④제주도는 ‘작은 수도권’=제주도의 유권자 수는 51만4264명으로 2012년 18대 대선(44만8024명)보다 12.9% 증가했다. 이는 세종시(53.7%)를 제외한 지자체 중 가장 큰 증가 폭이다.


 2012년 대선에서 제주도는 박근혜 후보가 50.5%, 문재인 후보가 49%를 득표했다. 인천(51.6%, 48%)·경기도

(50.4%, 49.2%)와 유사한 표심이었다.


유성운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막판 공약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막

판 공약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광장파 문재인, 시장파 홍준표, 상가파 안철수




지난달 29일 호남 공략에 나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남 순천 ‘패션의 거리’를 찾아 유세를 했다.

같은 시각 충청권을 방문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충남 천안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지지를 호소했고, 홍준표 자유

한국당 후보는 부산 구포시장에서 ‘동남풍’ 만들기에 주력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4일까지 각 후보의 공식일정에 기록된 유세장소 246곳을 전수조사해

 동선(動線)에 담긴 후보들의 전략 코드를 살펴봤다.

 지난 선거운동 기간 동안 문 후보는 59곳, 홍 후보는 109곳, 안 후보는 78곳을 돌았다.



①‘광장’ 문재인, ‘시장파’ 홍준표·안철수



※ 지난달 1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부터 4일까지 18일 동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소화한 일정을 지역·장소별로 분석했다. (기호순)

※ 지난달 1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부터 4일까지 18일 동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소화한 일정을 지역·장소별로 분석했다.
 (기호순)


문 후보는 해당 지역의 상징적인 넓은 공간을 선호한다.
창원시 상남동 분수광장, 마산 문화광장 등에서 8차례 유세를 했다.
윤관석 민주당 공보단장은 “광장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온 30~40대 부부나 20대 청년층이 많이 찾는다.

모두 핵심 지지층이기 때문에 문 후보에게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대전), 젊음의 거리(부산), 패션의 거리(전남 순천), 신촌 차 없는 거리(서울) 등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거리유세도 자주 했다.

홍 후보와 안 후보는 ‘시장’을 선호한다.

홍 후보는 철저하게 전통시장, ‘한 우물’만 판다.

홍 후보는 18일의 유세기간 동안 전통시장만 17차례 방문했다.


공식유세 일정 첫날인 지난달 17일에도 오전 6시에 서울 가락시장을 가장 먼저 찾았다.

홍 후보는 이날 대전 중앙시장과 대구 칠성시장을 연이어 찾으며 하루 동안 3곳의 시장을 방문했다.

‘서민’ ‘흙수저’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50대 장년층을 공략하는 전략이었다.


반면 문 후보는 지금까지 시장은 딱 한 번(제주 동문시장)만 찾았다. 안 후보는 지난달 21일 부산을 방문했을 때

“시장에서 민심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광주와 대전 방문 시 각각 양동시장과 중앙시장을 찾았다.


 전통시장뿐 아니라 백화점도 중요하게 챙긴다.

 인천과 충남 천안에서는 신세계백화점, 경기도 고양에선 롯데백화점 앞에서 유세를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지역 사정에 맞춰 인파가 많은 곳을 공략한다”고 말했다.



②‘학구파’ 문·안, 학교 안 가는 홍


※ 지난달 1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부터 4일까지 18일 동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소화한 일정을 지역·장소별로 분석했다. (기호순)

※ 지난달 1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부터 4일까지 18일 동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소화한 일정을 지역·장소별로 분석했다.
(기호순)


문·안 후보는 ‘학구파’에 속한다.
두 후보는 지역 유세 때 경북대·강원대·전남대·전북대·공주대·KAIST 등 대학 앞에서 각각 5차례, 3차례 유세를 했다.
문 후보 측은 적폐 청산과 반값 등록금 공약이, 안 후보 측은 4차 산업혁명 주도와 학제 개편을 비롯한 교육 혁신이
20대에게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홍 후보는 대학 앞 유세가 한 차례도 없었다.

 ‘효율성’을 따지는 홍 후보의 전략이 반영된 까닭이다.

홍 후보는 지난달 29일 김해공항을 방문한 자리에서 “선거는 표가 많이 나오는 데를 가야지 표가 안 나오는 데를

 얼쩡거려 본들 안 된다.


나는 표가 안 나오는 데는 안 간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20대에서 8%의 지지율로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보다도 낮다.



③문 전국구, 홍 영남·충청, 안 영호남 전략




※ 지난달 1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부터 4일까지 18일 동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소화한 일정을 지역·장소별로 분석했다. (기호순)

※ 지난달 1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부터 4일까지 18일 동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소화한 일정을 지역·장소별로 분석했다.
 (기호순)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 외 지역은 후보마다 달랐다.
문 후보는 영남·충청·호남에서 각각 8회, 5회, 7회 일정을 소화했다.
 안 후보는 호남(12회)과 영남(20회)을 집중 공략했다.

충청은 8차례 일정을 가졌다. 호남에서 문 후보와, 영남에서 홍 후보와 경쟁을 벌이는 안 후보의 ‘샌드위치’ 상황이
 반영됐다.

홍 후보는 호남엔 지난 1일 한 차례 방문해 3개 일정을 했을 뿐 나머지 일정은 영남 및 충청권에 집중했다.


보수표심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뜻이다.

수도권도 포천·양주·의정부 등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을 주로 찾았다.

세 후보는 남은 나흘도 지금까지의 전략 틀에서 움직일 예정이다.


 문 후보 측은 경남·경북·충북 등을 방문한 뒤 광주에서 유세를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 후보 측은 수도권과 영호남의 핵심 지역을 방문해 지지층을 결집한다는 계획이다.

홍 후보는 인천·충남(6일), 경남·울산(7일), 대구·대전·천안·서울(8일) 등으로 ‘반시계’ 방향 유세를 구상하고 있다.


유성운·허진·김포그니 기자





 
5월 9일 치러지는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각 후보들의 책자형 선거공보 모습이다.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호1번 문재인, 기호2번 홍준표, 기호3번 안철수, 기호4번 유승민, 기호5번 심상정 후보. 김성태 기자


5월 9일 치러지는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각 후보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 모습이다.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호1번 문재인, 기호2번 홍준표, 기호3번

안철수, 기호4번 유승민, 기호5번 심상정 후보. 김성태 기자




                    



깜깜이 국면 돌입…결정적 말실수도 변수로 작용


【진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경남 진주시 대안동 차 없는 거리에서 진행된 진주시 집중유세에서 항공점퍼를 입고 엄지척을 하고 있다. 2017.05.03.  since1999@newsis.com


【진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경남 진주시 대안동 차 없는 거리에서 진행된 진주시 집중유세에서

항공점퍼를 입고 엄지척을 하고 있다.

 2017.05.03.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각 후보 캠프 측은 대선을 4일 앞둔 5일 각종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선거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1위 후보는 현상 유지에, 2위권

 후보들은 전세 역전을 위해 선거 막판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상황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2위권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이른바 '1강(문재인)-2중(안철수·홍준표)'의 경쟁 구도다.


하지만 문 후보의 1강 독주 체제가 끝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단하기는 이르다.

역대 전국적 선거를 되짚어보면 돌출적 변수로 인해 판세가 크게 출렁인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는 있지만, 막판에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진행된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7.05.03.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진행된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7.05.03. since1999@newsis.com



우선 가장 큰 변수로는 후보단일화가 꼽힌다.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지만 안 후보와 홍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간 3자 단일화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안 후보 측에 합류한 김종인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이 물밑에서 이와 같은 단일화 작업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보수 후보 단일화의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바른정당 의원 10여명은 집단 탈당을선언한 뒤 홍 후보를 향해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로 인해 정치권일각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유승민 사퇴론은 식지 않고 있다.


또 선거 때마다 찾아오는 북풍도 무시할 수 없다.

북한이 6차 핵실험 또는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나설 경우 진보진영으로 기울어진  보수진영에게 유리하게 바뀔 수 있다. 이 때문에 보수진영은 안보 이슈를 적극 부각하는 측면이 강하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CGV강남 앞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지지자들의 연호를 받고 있다. 2017.05.03.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CGV강남 앞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지지자들의

 연호를 받고 있다.

2017.05.03. dahora83@newsis.com


한편, 선거 막판 후보자들의 결정적 말 실수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민주당 경선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는 초반 인기와 달리 '선의 발언'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는 국면을 맞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 추가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선거에 들어간 만큼 후보 개인의 말실수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