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일인 4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사전투표는 신분증이 있으면 상관없이 전국 3057곳 어느 사전투표소에서나 할 수 있으며
투표시간은 오늘(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사진=황진환 기자)
5후보 모두 "내게 유리하게 가고 있다"
[대선 D-4] 열성 지지자에 사전투표 독려
5당은 4일 실시된 대선 첫 사전투표 첫날 결과를 두고 제각각 "우리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열성 지지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사전투표 독려에도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사전투표율이 25%를 넘으면 홍대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며 사전투표 캠페인을 했다.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일제히 사전투표를 하며 페이스북 등에 '투대문(투표해야 문재인이 대통령)'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인증샷을 올렸다.
당 핵심 관계자는 "대개 투표일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열성 지지자들이 사전투표장을 찾는다"며 "높은 사전투표율은
문 후보 지지자가 많이 몰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는 "사전투표율이 너무 높으면 보수층을 자극해 본투표에서 보수 집결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지역 유세에서 "사전투표도 나중에 보면 홍준표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은 "투표일이 3일로 분산된 것일 뿐 사전투표율이 높은 건 큰 의미가 없다"며 "호남 투표율이
높은 건 문재인·안철수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고, 대구 등의 투표율이 낮은 건 지역 유권자의 마음이 홍
후보 한 명으로 이미 기울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투표한 뒤(VOTE) 휴가 가면(VACATION) 승리한다(VICTORY)"는 이른바 'V3 캠페인'을
진행했다.
김성식 전략본부장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사전투표에 나서기 때문에 높은 투표율은 안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능력 있는 후보를 뽑아달라"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김세연 중앙선대본부장은 "지난 탄핵 이후 높아진 정치에 대한 관심이 사전투표에 반영된 것"이라며 "토론 등을 통해
유 후보의 능력을 알아본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석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관계자들은 "전략 투표를 염두에 둔 보수층은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본 뒤 사전투표보다는 본투표에 대거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자신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박찬욱 감독 등 유명인사들의 인증샷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한창민 대변인은 "사전투표는 20~30대에서 가장 많이 참여한다"며 "정의당 득표로 연결될 것"이라고 했다.
사전투표 매달린 文 vs 시큰둥한 安·洪..누가 웃을까
사상 처음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두고 각 당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젊은 층의 사전투표를 전폭적으로 독려하는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
한국당 후보는 뜨뜻미지근하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한 영상에서 ‘나라를 바꾸기 위한 투표’를 강조했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자필로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나섰다.
사전투표 첫째날인 4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11.7%를 기록했다.
참여 유권자는 497만명으로 지난 20대 총선의 첫날에 비해 2배에 달했다.
지난해 치러진 20대 총선 투표율 분석결과를 보면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민주당의 전략이 보인다.
58%의 투표율을 기록했던 20대 총선에서 사전투표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12.2%였다.
이중 연령대별로 19세가 18.1%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17.9%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젊은층 지지가 높은
문 후보로서는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을 향한 지지도 높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게다가 19대 대선은 5년전 치러진 18대 대선에 비해 2040 젊은 층이 줄고, 5060이상이 크게 늘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5년전에 비해 20대 유권자는 14만7000여명 늘었지만, 30대와 40대는 각각 68만여명,
7만7800여명 줄었다.
19세도 4만8600명가량 줄어 40대이하 유권자는 5년전에 비해 70만8300여명(3%) 감소했다.
반면 50대와 60대는 각각 69만7000여명, 114만1100여명 증가했다.
70대이상도 78만9300여명(16.2%) 늘었다.
50대이상 유권자는 5년전에 비해 262만7500여명(14%)이나 증가했다.
젊은 층에서 상대적 지지가 높은 문 후보로서는 2040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사전투표 등으로 안간 힘을 쓸 수밖에 없는 셈이다. 문 후보 측이 이날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추가 투표소 설치를 촉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반면 실제 총선 당일 투표는 50대부터 70대이상의 투표율이 더 높았다. 20대 총선 70대 투표율은 73.3%로 평균보다
15.3%포인트나 높았다.
연령때가 높을수록 보수적인 색채가 짙다는 것을 고려하면 본선투표율이 높을수록 범보수진영이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통상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평균 유권자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로 경제활동
인구들이 투표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체로 민주당 지지성향이 높을 확률이 커 문재인 후보 진영에서 열심히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후보는 사전투표율이 25%를 넘을 경우 홍대거리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보수의 결집을 외치면서도 사전투표가 너무 붐업되지 않게 신경쓰는 모양새다.
사전투표 독려를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과열되지 않게 신경쓰고 있다는 평가다.
홍 후보의 지지층인 5060이상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은 통상 선거당일 여행가지 않고 투표장을 찾을 확률이 높은 탓이다. 게다가 사전투표를 독려해 보수성향 유권자가 대규모로 동참할 경우 9일 대선일에 젊은 층 결집의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는 상대적으로 중도보수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안 후보 지지자는 50대이상이 많은 만큼 사전투표에
큰 공을 들이진 않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부터 선거 유세 전략을 바꿔 유세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쓰는 대신 직접 걸으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홍형식 소장은 “안철수 후보의 경우 조직이 약해 후보가 스타가 돼 선거를 이끌었어야 한다”며 “안철수 지지자들도
투표에 많이 참여해야 하는데, 그런 흐름이 크게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쟁에서 장수와 전략은 바꾸는 게 아니라며 안 후보가 ‘사면초가’에 빠진 것으로 평가했다.
문 후보는 높은 사전투표율로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 문재인)’ 열풍을 이어가며 정권교체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상 사전투표는 젊은층, 진보층에 유리해 심상정 후보가 유리하고, 유승민 후보도 불리하지
않다”며 “문재인 후보가 사전투표에 적극 나서는 것과 달리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연확장이 큰 후보일수록 투표율이 높아지면 유리해진다”며 “문 후보의 외연확장은 제한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전투표율 자체보다 연령대별 투표율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선거는 세대 구도가 큰 만큼 어느 세대가
투표에 많이 참여하느냐가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형식 소장은 “사전투표율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
이 경우 60대이상도 위기의식을 느껴 투표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이나 진보진영에 유리하다는 평균적인 분석이 이번에 상당히 완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최근 홍준표 후보가 하루에 2% 포인트씩 지지율이 오르고 있어 심상정 후보가 선전하고,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2위 싸움이 아닌 1위 싸움도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재은 (alad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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