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부정채용 의혹 부인하던 김성태 ".." 정치권 "의원직 사퇴를"
'KT 인사담당 임원 구속' 새 국면
[서울신문]작년 의혹 첫 제기때 음모론 주장 부인
김의원측 “기존 입장서 달라진 것 없다”
정의·민중당 “김의원에 대한 수사 필요”
KT “수사 중 사안” 선 그으며 언급 자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KT 부정채용 의혹이 14일 당시 인사담당 임원의 구속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그동안 김 의원은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지만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당장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사과와 의원직 사퇴 요구가 쏟아졌다.
김 의원은 지난해 말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력과 언론이 결탁된 전형적인 정치인 사찰”이라며 결백과 함께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딸의 신입사원 수련회 참석 단체사진까지 들고 나와 “(딸이)2011년 비정규직 생활을 시작하고 2013년 공개경쟁 시험에 응시해 정정당당하게 채용됐다.
당시 딸은 잠도 못 자고 컴퓨터 앞에서 (채용합격 통보를) 초조하게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로 정치인 가족까지 정쟁의 제물로 희생시키는 여당과 언론의 행태에 다시 한 번 분노한다.
보도내용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당시 인사담당 임원이 검찰에 구속되면서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날 김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 의원측 관계자는 “따로 할 말이 없다”며 “(부정 채용과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건 없다”고만 했다.
최석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검찰에 의해 부정 채용이 확인된 만큼 김 의원은 더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이제는 김 의원 본인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민중당도 논평에서 “김 의원은 딸의 부정 채용 진실이 하나씩 드러나는 만큼 하루속히 의원직을 사퇴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선 의원은 “지금은 대여공세에 힘을 집중해야 할 때인데 김 의원 논란이 확대되면서 당도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했다.
한편 KT 측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며 관련 언급을 자제했다. 김 의원 딸 이외 여러 응시자가 절차에
어긋나게 합격한 정황을 수사 당국이 포착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 KT 관계자는 “우리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말을 아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검찰 '김성태 딸 부정채용' 확인..KT 전 인사총괄 전무 구속
검찰 "윗선 청탁 여부 계속 수사"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딸의 케이티(KT)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인사 업무를 총괄한 케이티 전직 임원을 구속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영일 부장검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전 케이티 전무 김아무개
(63)씨를 구속 수감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김씨 이외에 인사 실무를 담당한 케이티 직원 ㄱ씨의 구속영장도 함께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씨는 케이티의 인사 업무를 총괄하던 인재경영실장으로 근무하던 2012년 하반기 공개채용에서 절차를 어기고
김 의원의 딸을 합격시킨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검찰은 <한겨레> 보도를 통해 김 의원의 딸이 2011년 4월 케이티 경영지원실 케이티 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뒤 이듬해 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뀌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지난해 12월20일 <한겨레>는 김 의원의 딸이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케이티 고위직의 지시에 따라 케이티 산하 스포츠단에 특혜 채용됐고, 이후 케이티 정규직으로 입사한 공채 과정도 비정상적이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딸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케이티에 채용됐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케이티의 2012년 공개채용 인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김 의원의 딸이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케이티 공개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실무·임원면접 등 순서로 진행된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연초부터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고 추적해온 사례로 정치권력과 언론이 결탁한 전형적인 정치인 사찰”이라며 “딸은 메일을 통해 서류전형 합격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딸이 케이티 스포츠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할 당시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절차적 문제 없이 공채시험에 응시해서 합격한 만큼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이 당시 인사총괄 임원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점에 비춰 김 의원 딸의 공채 합격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은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법조계에서는 보고 있다.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김 의원에 대한 직접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뒤따른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의심스러운 정황이 더 있다”며 “윗선 청탁 여부에 대해서도 앞으로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한겨레 자료 사진
김성태 조카도 KT 다녔다
친인척도 낙하산 꽂아넣었나
KT 자회사에서 2년간 근무
"김의원쪽 통해 이력서 전달"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김아무개(33)씨 케이티 특혜 채용 의혹으로 당시 케이티 인사를 총괄했던 임원이 구속된 가운데 김 의원의 딸뿐만 아니라 조카도 케이티 자회사인 케이티디에스(KT DS)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티 자회사인 케이티링커스 노조위원장 출신인 김 의원이 광범위하게 케이티 인사에 개입하며 딸 외에 다른 친인척도 채용 청탁했던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된다.
김 의원의 조카 김아무개(41)씨는 2009년 11월부터 케이티디에스에 과장급 경력직으로 입사해 2011년 12월까지 근무
했다. 케이티디에스는 케이티의 아이티(IT) 서비스 자회사로 케이티 내외부의 전산시스템 구축, 소프트웨어 용역 등을 담당하는 회사다. 원래 본사에 속해 있다가 2008년 분사된 계열사다.
김 의원 조카 취업 과정을 잘 아는 한 케이티 관계자는 “김성태 의원 쪽을 통해 이력서가 전달됐는데, 근무시킬 곳이
마땅치 않아 고심하다가 자회사에 배치했던 것으로 안다”며 “당시 별다른 경력이 없고 학력 수준도 맞지 않아 케이티도 고심을 했고, 본인도 본사가 아닌 자회사 근무라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의 근무 사실을 알고 있던 또 다른 케이티 관계자 역시 “김 의원이 케이티 자회사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내부적으론 사장급 취급을 받았다”며 “딸뿐만 아니라 케이티가 여러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문대를 졸업한 김씨는 입사 이후 케이티의 이동통신 자회사였던 케이티에프(KTF)의 잔여 통신망을 관리하는 업무 등을 맡았는데 “낙하산이라 잡무만 시킨다는 불만을 가져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케이티디에스 쪽은 “김씨가 근무했더라도 퇴사한 지 오래되어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
더욱이 채용과 퇴사 등의 문제는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케이티 본사 역시 “자회사에서 채용한 것이라 정확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김성태 의원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 김성태 전 자한당 원내대표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 ‘한놈만 팬다’에서 서울
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사회적 약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일자리에
내 마누라, 내 자식 입사시켜서 슬쩍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일자리 도둑질”이라고
맹비난했다.
© 김성태티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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