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한다고 국가정보원이 전망했지만 북미 실무회담 진척상황과 탄핵 등
미국 내 국내문제로 인해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때 만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 [헤럴드DB]
김정은,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기대한다지만…
-“트럼프, 탄핵정국서 공화당 지지 잃을 수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한다고 전망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전달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는 했지만, 국정원은 지난 4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11월 또는 12월초 북미 실무회담, 김 위원장의 방중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북중정상회담, 그리고 12월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설정한 북한이
그 이전에 미국과 추가 실무회담을 열고 김 위원장의 방중도 추진할 것이란 나름 합리적인 추론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북미가 지난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회담에서 입장차를 확인한 만큼 새로운 방안을 정리해 만날 시기가 됐고, 김 위원장이 북미협상 시한을 올해 말로 제시했다는 점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북한의 비핵화해법과 이에 따른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과 제재완화 등을 둘러싸고 북미가
여전히 큰 간극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정상 차원에서 통큰 결단을 내리는 담판을 선호할 법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여러 차례에 걸쳐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의욕을 보인 바 있다.
다만 미국 내 전문가들은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4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외교에서 이미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미국 내부에서 탄핵문제로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지지가 필요한데 북미정상회담을 갖고
김정은과 합의하면 이들의 지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미 실무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중요한 진전이 없으면 북미정상회담을 하지 않는다는 게 미 정부의 입장”이라며 “연내 실무회담 없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취소 등을 거론하며 미 정부 입장과 달리 비핵화 기준을 낮추고 북미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등 국내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문제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데다 6·30 판문점회동과 달리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위해서는 의제는 물론 장소, 경호, 의전 등 까다로운 문제를 놓고 조율이 이뤄져야하는데 시한이 촉박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북한이 북미대화에 대한 기대를 점차 낮추는 듯한 기류도 포착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5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미 국무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18년 국가별 테러보고서’를 비판하면서 “조미(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인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미국이 ‘테러지원국’ 감투를 계속 씌워보려고 집요하게 책동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대화상대방인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배신”이라며 “미국의 이러한 태도와 입장으로 하여 조미대화의 창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北 "인내심에 한계"..국정원 "北, 북미정상회담 목표"
북한이 6일 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 명의의 담화에서 "인내심이 한계점을 가까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이 연합공중훈련을 12월에 재개하려 하고 있다며 "군사적 움직임을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권정근 북한 대사는 또, "합동군사연습이 … (북한이) 이미 취한 중대조치들을 재고하는 데로 떠밀 수 있다"며, 핵실험
이나 ICBM 추가발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북한의 이런 위협은 이번만이 아니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10월 24일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며 유연하게 미국을 압박했는가 하면, 김영철 당중앙위 부위원장도 10월 27일 아태평화위원장 명의로 낸 담화에서 "이 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거친 말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강약 조절을 해가며 과거와 같은 도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북미 접촉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수혁 주미 대사는 10월 31일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접촉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11월 중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단할 수 있는 뭐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 국정원, 북미대화 긍정적 전망
그런데, 이와는 다른 결의 이야기도 있다.
국정원이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12월 중 북미정상회담을 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르면 11월 중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12월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그 사람들(북한)의 목표일 것이라고 (국정원이)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이 이후 입장문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시기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국회 정보위원들의 브리핑이나 '북미 실무회담의 11월-12월 초' 개최를 언급한 것을 보면 국정원은 연내 북미대화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국정원의 이같은 전망은 다른 전문가들의 전망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 우리가 국정원의 언급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정원이 정보기관으로서 팩트(사실)에 근거한 추론을 하는 기관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즉,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11월-12월 초 실무회담과 12월 북미정상회담을 전망할 무엇인가가 있지
않겠느냐는 추론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 위기와 협상은 함께 가지만 결과는 마지막까지 가변적
언뜻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이같은 움직임들이 사실 모순된 것은 아니다.
장외 압박을 통해 위기가 고조돼가는 듯 보이는 것이 협상의 가능성을 높게 하고, 협상을 위해서라도 장외 압박을 높여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계속해서 인내심의 한계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한계'를 넘어서기 전에 빨리 북한이 원하는 협상틀로 들어오라는 외침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들이 반드시 긍정적인 협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위기와 협상 가능성은 함께 움직이는 것이지만, 그것이 협상으로 가게 될지 위기로 남게 될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협상을 위해 미국을 압박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협상판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 명분을 쌓고 있는 측면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안정식 기자cs7922@sbs.co.kr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RFA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낮다" 회의론도
"비핵화 진전 없으면 회담 안한다는 게 美 입장"
7~9일 비확산회의서 북미 실무급 회동 여부 주목
한국 국가정보원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오는 12월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정해놓고,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이와 관련해 "북한은 북미 실무협상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북미 간 입장 차이가 커서 합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실무협상에는 관심이 없고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트럼프
하지만 세이모어 전 정책조정관은 연내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외교에서 이미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미국 내부에서 탄핵 문제로 자신에 대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지지가 필요한데 북미 정상회담을 갖고 김정은(위원장)과 합의를 하면 이들의 지지를 잃을 수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북미 실무협상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중요한 진전이 없으면 북미 정상
하지만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에도 일방적으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취소하는 등 예상 밖의 행동을 해왔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입장과 달리 비핵화에 대한 기준을 낮추고 북미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오는 7~9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대북특사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북미 간 실무급 회동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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