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아시아나 매각 '속도전'.."현산 우세 속 구주가격 놓고 신경전"
인수 후보들 구주 매입가 4천억원 이하로 베팅..금호 "구주 매입가 더 높게"
연내 매각 무산되면 채권단이 재매각 진행.."금호가 차선책 택해야 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마무리된 가운데 8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작업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호산업은 입찰 서류 검토에 최대한 속력을 내 1주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전날 본입찰에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매입 가격으로 2조5천억원 정도를 써내 1조5천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
으로 알려진 제주항공(애경) 컨소시엄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가 현산 컨소시엄을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점찍고 물밑 접촉을 시작했으며 양측이 구주와 신주 가격 책정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항공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전날 본입찰 마감 직후부터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 3곳이 제출한
서류 검토에 착수했다.
본입찰에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3곳이 참여했다.
아시아나 매각 본입찰 마감, 애경·현대산업개발·KCGI 3파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중 KCGI 컨소시엄이 입찰 기본 요건인 전략적투자자(SI)를 구했는지 자신 있게 밝히지 못하면서 이번 입찰은 현산과 애경의 '2차전'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매입 금액으로 얼마를 제시했는지는 모두가 함구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경 컨소시엄은 1조5천억원
안팎을, 현산 컨소시엄이 2조5천억원 정도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매입 금액에서 1조원 규모의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이번 입찰이 현산 컨소시엄 쪽으로 무게가 기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금호산업 측이 현산 컨소시엄과 접촉을 시작했으며 매각을 위한 물밑 협상에 들어갔다는 말도 나온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함께 '통매각' 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와 자회사 경영권을 넘기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본사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호 측은 구주 가격을 높게 받길 원한다. 구주 대금은 모두 금호로 유입되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무너진 금호그룹의 재건을 도모하려 한다.
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신주 가격을 높게 써낸 기업에 높은 점수를 주려 한다. 신주 대금은 향후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재원으로 투자되기 때문이다.
인수자 측에서도 돈을 붓자마자 금호 측으로 흘러 들어가는 구주를 사는 데 많은 돈을 베팅하기보다 아시아나에 투자될 돈으로 쓰일 신주 매입에 크게 베팅하려는 유인이 크다.
산은 등 채권단은 예비입찰에서 신주 가격을 최소 8천억원 이상 써낼 것을 조건으로 달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산과 애경 모두 구주 가격을 4천억원 아래로 적어낸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금호가 애가 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종가 기준 금호가 보유한 아시아나 지분 31.0% 가치는 약 3천642억원 규모다.
인수 후보들이 구주 가격을 4천억원 아래로 평가하면서 금호 측의 불만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금호가 이미 인수 후보들을 접촉하며 구주와 신주 가격 차이를 조정하려 한다는 말도 나온다.
금호가 구주 가격을 더 높게 쳐주길 원하고 있지만, 인수 후보는 이에 난색을 표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하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입찰은 금호가 매각 주체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의지도 중요하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적임자에게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 주도로 아시아나 재매각이 진행된다
채권단은 4월 아시아나 발행 영구채 5천억원을 인수하면서 연내 매각이 무산될 경우 영구채르 주식으로 전환하고 매각 주도권을 넘겨받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은 아시아나 매각이 계속 미뤄지거나 무산되는 상황을 막으려 당시 이런 조건을 내걸었다.
금호 입장에 인수 후보들이 내건 구주 가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차선이라도 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제2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7일 마감됐다.
당초 예상대로 애경그룹, HDC현대산업개발, KCGI 등 3곳을 주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이 참여한 가운데 SK, GS 등
유력 대기업의 '깜짝 참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입찰자들이 써낸 매입 가격에 관심이 쏠리지만 이는 공개되지 않았다.
7일 항공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 금호산업과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이날 오후
2시까지 본입찰 신청을 받았고,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금호 측은 이후 우선인수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 등 절차를 밟아 연내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함께 '통매각'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와 자회사 경영권을 넘긴다.
애경그룹은 본입찰 마감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주간사의 지침에 맞게 준비를 마치고 입찰을 완료했다"고 아시아나
인수 참여를 공식 확인했다.
애경은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사례가 많다"면서 국내 3위 항공사인 제주항공을 운영 중인 애경그룹의 인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당초 애경은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거론됐지만 운용자산이 1조원을 넘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으면서 이런 시각이 불식됐다. 인수전 막판에는 한국투자증권을 컨소시엄에 참여시키며 자금력을 강화했다.
애경과 함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현산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산은 건설업을 주력 업종으로 삼는 만큼 항공업과의 시너지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애경과 비교해 막강한 자금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6월 말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의 현금·현금성 자산은 1조1772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 4542억원을 더하면 약 1조6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자기자본이 8조원 이상으로 증권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다.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KCGI도 막판까지 SI를 구하기 위해 유력 대기업과 접촉하는 등 사력을 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이날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SI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 인수 가격을 대략 1조5천억∼2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대형항공사이며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다.
취득이 어려운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항공업 진입을 노리는 기업에는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
다만 7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하고 항공기 노후화 등에 따라 추가로 적지 않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 등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담담한 아시아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 마감일인 7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무실에 모형 항공기가 전시돼 있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애경·HDC현대산업개발 사실상 ‘2파전’…
인수 적절성 등 ‘가격 외 요소’ 중대 변수
애경, 제주항공 등 보유 합병 땐 시너지 기대…자금력에선 열세
HDC, 면세점 등 연계 효과에 실탄 풍부 …항공 경험 없어 약점
애경그룹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사실상 ‘2파전’을 벌이게 됐다.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가 한국의 양대 항공사란 특수성 탓에 ‘가격 외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아 일각에서는 향후 결과를 예단키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시아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과 함께 7일 오후 아시아나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3곳이 응찰했다.
금호산업은 최종입찰안내서 제한요건 충족 여부 및 사전 수립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 따른 평가, 국토교통부의 인수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대를 모았던 ‘숨은 큰손’ SK는 그룹 차원의 다
른 전략을 수립 중이어서 이번 인수전에 불참했다(경향신문 11월6일자 1면 보도). GS 등 다른 잠재적 ‘큰손’ 후보군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는 매각 시기가 그리 좋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다. 아시아나를 포함해 항공업계 전체가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로 대기업들도 ‘실탄’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본입찰 결과만 보면 아시아나 인수 협상을 위한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애경과 HDC가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KCGI는 재무적투자자(FI)에겐 아시아나를 매각하지 않겠다는 금호산업과 채권단 입장에 따라 사실상 우선협상자 선정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단 양측이 적어낸 가격이 가장 중대한 심사 기준이 된다. 매각주체가 아시아나와 계열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까지
통매각한다는 방침이어서 관련 업계에서는 인수 가격을 2조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더 높은 가격을 써낸 쪽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애경은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거느린 실질적인 항공그룹이란 점을 내세운다. 애경 측은 “항공사 간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사례가 많다”고 강조했다.
반면 아시아나의 덩치와 부채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빠듯한 것으로 평가되는 자금력과 대형 항공사(FSC)인 아시아나와 화학적 결합이 가능하겠느냐는 부분은 약점으로 꼽힌다.
HDC는 그룹이 보유한 면세점과 호텔 등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1조원이 넘는 자체 현금력에다 미래에셋까지 가세해 자금력 면에서는 최강으로 평가된다.
다만 항공업 운영 경험이 전무하고 시너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와닿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는다.
심사 결과 이번 본입찰은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엔 금호산업이 아닌 채권단이 전면에 나서 매각을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 특히 아시아나 매각 결정 과정엔 금호산업뿐 아니라 5000억원 이상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산업은행 등 채권단, 더 나아가 이를 매개로 한 정부의 직간접적인 판단이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가격 외적인 요소가 중대 변수란 것이다. 특히 응찰한 기업들이 국가 기간산업이나 다름없는 양대 FSC 중 하나를 인수해도 좋을 만한 여러 조건을 갖췄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란 게 공통된 분석이다.
금호산업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는 약 1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변동될 수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해, 매각을 종료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가장 유력... 경쟁사보다 매입가격 월등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7일 “현재 기준으로는 HDC 측이 우위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본입찰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입찰 제안서를 냈다.
HDC컨소시엄이 유력해진 건 매입 가격을 월등히 높게 적어냈기 때문이다. HDC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액으로 2조5000억원 가까이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컨소시엄이 제시한 금액은 2조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KCGI컨소시엄은 전략적 투자자(SI) 없이
본 입찰에 참여해 두 후보군에 비해 경쟁력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입찰은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도 함께 넘기는 ‘통매각’ 방식이다. 이에 따라 건설과 면세점·호텔 등 유통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HDC가 항공업에 진출할 경우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매각주체인 금호산업과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본 입찰 서류를 받은 뒤 1~2주간 심사를 거쳐 이달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또 다음달 주식매매 계약을 맺어 매각 절차를 연내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인수전 윤곽이 당일 드러나면서 매각 일정은 계획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HDC의 '통큰 베팅'... 애경보다 최소 5000억 더 써냈다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이 마감된 7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유력
해졌다. HDC의 인수제안 가격이 경쟁상대인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HDC컨소시엄은 매입 가격을 2조5000억원 가까이 써낸 반면 애경컨소시엄은 2조원에 못 미치는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 ‘베팅 금액’이 본입찰 성패 갈라
정부 관계자는 이날 본입찰 결과를 본 뒤 “가격 차이가 워낙 많이 나 다른 조건을 볼 필요성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제3후보인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펀드)는 전략적 투자자(SI)를 찾지 못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선 금호산업이 보유한 주식 31%(구주)의 가격과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 발행할 주식(신주) 가격도 심사 대상에 들어 있었다. 구주를 사가면 인수자가 금호산업에 돈을 주는 것이고, 신주를 사면 투자한 돈이 모두 아시아나항공에 남게 된다. 이 때문에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구주 가격을 높게 받는 게 유리하고, 인수 후보자는
신주 가격을 높게 써내는 게 인수 후에도 부담을 더는 길이었다.
KDB산업은행과 채권단은 예비입찰에서 신주 가격을 최소 8000억원 이상 써낼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가치는 매각 발표 시점엔 2000억원 안팎이었다가 이후 매각 이슈로 떠올라 지금은 3500억원
정도가 됐다.
후보자들의 매입 가격이 서로 차이가 작았다면 구주를 얼마에 사갈지가 심사 관건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2파전으로 좁혀진 이번 인수전에서 HDC가 애경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을 써내 구주 인수 가격은 무의미해졌다는 설명이다.
HDC가 고액을 베팅할 수 있었던 배경엔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조1773억원(작년 말 기준)에 이르는 등 자본이 넉넉한 데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움직이는 미래에셋대우가 컨소시엄 파트너사로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HDC의 현금성 자산은 애경 지주사인 AK홀딩스(2013억원)보다 여섯 배가량 많다. 박 회장은 인수전마다 높은 금액을
베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면세점에 항공까지 시너지 효과
이번 매각은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함께 이뤄지는 ‘통매각’ 방식이다.
HDC가 본입찰 마감일 당일 이미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유력해지면서 새로운 사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이파크를 필두로 한 건설과 HDC신라면세점, 파크하얏트서울을 비롯한 호텔사업 등에 주력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국내 양대 대형 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을 한꺼번에 가져올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70여 개 국제선 노선을 보유한 아시아나뿐 아니라 에어서울은 근거리 해외 소도시에 집중한 노선을 보유하고 있고, 에어부산은 부산의 충성고객이 많다”며 “이를 활용하면 호텔과 면세점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
이라고 말했다. HDC도 이날 본입찰 마감 후 “신성장동력을 다변화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승자의 저주’ 우려도 제기
HDC가 자금력이 탄탄하다고 해도 아시아나항공을 품으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9조6000억원(연결기준)이 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하고, 항공기 노후화 등에 따라 추가로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60%나 된다.
아시아나항공이 빌린 비행기 비용인 리스 부채는 작년 말 1조4154억원에서 6월 말 4조2907억원으로 세 배로 급증
했다. 지난 2분기 아시아나항공의 적자폭도 1241억원에 이른다.
항공산업이 전체적으로 불황을 맞은 데다 LCC 세 곳이 새로 시장에 진입해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진행 중인 소송 등을 통한 돌발채무 발생 가능성도 리스크로 꼽힌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선 아시아나 인수가 ‘승자의 저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번 인수전에서 HDC에 사실상 밀려난 애경그룹은 아쉬운 표정이다. 애경그룹은 이날 본입찰 마감 시간인 오후 2시가 되자마자 낸 입장문에서 “(이번 입찰이) 한국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관광산업 등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항공사 간 M&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사례가 많다”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었다.
이승원 글로벌경제신문 기자 news@getnews.co.kr
[사진 제공 = 아시아나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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