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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美英中 속도전

 

↑ 사진=연합뉴스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자료사진)

 

 

 

 

 

 

 

 

 

 

러시아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 정부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의 3상
임상시험을 한 달 안에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글로부 TV]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美英中 속도전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각국의 속도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백신은 코로나19의 확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각국 연구기관과 다국적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최근 속속 3상 임상시험에 진입하면서 조기 공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추적기(Coronavirus Vaccine Tracker)를 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미국 모더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포드대학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테크 ▲중국 칸시노 바이오 ▲중국 시노백 바이오테크 ▲중국 우한생명과학연구소 ▲중국 시노팜 ▲러시아 가말레야 연구소 ▲호주 머독 아동연구소 등 9곳이 임상시험 3상 단계에 있다.
현재까지 백신 개발에 있어서는 미국과 영국이 가장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현재 미국,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백신 후보 물질(AZD1222)에 대한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옥스퍼드대는 지난 7월 발표한 초기 임상시험 결과에서 성인 1077명을 대상으로 백신 후보물질을 투여한 결과 참가자 전원의 체내에서 보호 중화항체와 면역T세포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화항체와 T세포는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9월 중 3상 시험에 대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의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백신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더나는 지난 7월 뉴잉글랜드의학저널을 통해 백신 후보 물질(mRNA-1273)의 임상 1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모더나는 1상에서 참가자 45명 전원에 대한 항체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화이자도 독일 바이오테크와 지원자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두번째 초기 임상시험에서 중화항체 형성 등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자체적으로 백신 개발을 진행하며 미국과 영국을 추격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초기 백신 연구에서 앞서 있던 강점을 살려 임상 3상 대열에 합류했다.
칸시노 바이오는 중국군 연구진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백신 후보물질(Ad5-nCoV)이 임상시험에서 높은 수준의 면역 반응을 일으켰다고 발표했다.

칸시노 바이오는 지난달 중국군 특수상비약품 인가를 받아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은 또 중국 당국은 시노백과 시노팜의 백신 후보물질들에 대해 임상 3상이 끝나기 전에 투여할 수 있도록 긴급 사용승인을 내린 상태다.


러시아도 백신 개발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르면 5일부터 가말레야 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백신 스푸트니크V의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한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딸이 임상시험에 참여했을 정도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뛰어나다고 홍보하고 있다.
스푸트니크V는 이미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투여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자체 개발 백신에 있어서는 주요국에 비해 속도가 더딘 편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제넥신이 지난 6월 임상 1·2상을 시작했다. 
정부는 내년 중 개발을 목표로 업체들을 지원하고 있다.
제넥신과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 진원생명과학이 정부의 임상 시험 지원 대상에 포함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바이러스 벡터, DNA, RNA 등 다양한 종류의 백신들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 벡터 백신 ▲불활화 백신 ▲DNA 백신 ▲RNA 백신 ▲재조합 백신 ▲바이러스 유사 입자 백신 등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 중이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투여하는 방식이다.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와 중국의 칸시노가 이 유형의 백신을 만들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운반체(벡터)로 쓴다. 칸시노는 사람 감기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 타입5를 벡터로 이용한다.


DNA 백신과 RNA 백신은 유전자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유전자는 바이러스가 인체에 달라붙을 때 쓰는 돌기(스파이크 단백질)를 만들어낸다. 유전자를 이중 나선 구조인 DNA로 넣느냐 단일 가닥인 RNA로 넣느냐에 따라 두 종류로 구분된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RNA 백신을,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와 국내 기업 제넥신은 DNA 백신을 개발 중이다.


재조합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만들어 투여하는 방식이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 등이 이 기술을 쓴다.
불활화 백신은 바이러스를 사멸시켜 투여하는 전통적인 기술로, 중국의 시노백과 시노팜 등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백신 출시 연내 가능" vs "조기 개발 힘들 것"

그렇다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는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까.
일반적으로 백신 개발에는 최소 2년에서 10년 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상 시험에서는 수만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국은 제약 업체들을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시험 중인 백신의 효능이 플라시보(가짜약)에 비해 50% 이상 높다면 출시를 허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빠른 백신 개발을 위해 기존 승인 기준(70%)보다 문턱을 낮췄다.
연내 개발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임상 3상에 걸리는 시간이 3~6개월로 매우 짧다고 가정하면 연내에 개발이 완료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9월 3차 임상시험 예비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 10월엔 미국에서 백신이 출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백신 개발은 성공 확률이 매우 낮고 시간도 오래 걸려 조기 출시를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문가들의 보고서를 보면 1상부터 시작해서 (성공할 확률이) 7% 정도라고 한다"며 "정말 중요한 것은 (대규모로 진행되는) 3상이고, 3상에서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2상에서) 항체가 형성되고 중화항체까지 나왔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방어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3상에서 봐야 한다"며 "또 치명적인 부작용은 1상, 2상에서 발견할 수 없다.
안전성과 실제 방어 효과를 입증하는 일이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백신이 출시되더라도 실제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 교수)은 “현재 개발 중인 많은 백신들이 바이러스를 크게 예방하진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을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확산을 100% 예방하고 사망률을 줄이는 백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오 위원장은 “상기도와 하기도는 우리 몸 밖에 있는데 백신으로 만들어진 세포가 상기도 표면 위로 나와야 하지만 세포는 우리 몸 표면으로 나올 수가 없다”며 “(독감 등) 호흡기 백신은 늘 다른 백신만큼 완벽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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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

/EPA연합뉴스






  WHO "백신 민족주의, 코로나19 사태 더 길어지게 해

 

 

일부 국가 모든 사람' 아닌 '모든 국가의 일부 사람'에 접종해야"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민족주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를 연장시킬 뿐이라며 국제 협력을 거듭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앞으로 몇 달내 코로나19 백신에 관한 좋은 소식이 있길 모두가 바란다"며 "효과적인 백신이 나온다면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이 개발될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생산이 증가해 모든 사람이 백신에 접근할 수 있길 바란다"며 "그러나 초기 공급이 제한적일 때는 필수 인력과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가장 위험한 이들에게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무총장은 "다시 말해 일부 국가의 모든 사람이 아닌 모든 국가의 일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는 도덕과 공중 보건적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긴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로 연결된 세상에서는 저중소득 국가 사람들이 백신을 맞지 못하면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살상을 할 것이고 전 세계 경제 회복은 지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백신을 글로벌 공공재로 사용하는 일은 모든 국가의 국익을 위한 것"이라며 "백신 민족주의는 팬데믹을 단축시키지 않고 연장시킨다"고 강조했다.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에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공평한 조달·배분을 위해 운영 중인 글로벌 협력체 COVAX(코백스)에 함께 하자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이번주 독일, 일본, 노르웨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공개적으로 COVAX 합류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또 현재까지 고중소득 국가 78곳이 이 협력체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COVAX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이달 초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코로나19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이유로 지난 7월 WHO 탈퇴를 선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z@newsis.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YTN 플러스


 

  WHO 대변인 "코로나 백신 접종, 내년 중반까진 어려워

 

 

러시아는 '스푸트니크V' 초기 임상 결과 게재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4일(현지시간) 마거릿 해리스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내년 중반까지는 광범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CNN에 따르면 해리스 대변인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브리핑에서 "내년 중반까지 광범위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세계 최초로 승인된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 관련 1단계, 2단계 임상 시험 관련 전문가 동료 평가(peer reviewed) 결과가 권위 있는 의학 전문지 '랜싯'에 실린 날 나왔다.
러시아는 2달도 안 되는 기간에 초기 임상을 끝내고 3단계 임상 전에 승인을 완료해 러시아 외 국가 전문가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는 러시아 백신을 포함해 어떠한 백신후보 물질도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백신이 "얼마나 진정으로 안전한지" 입증되려면 3상 임상은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했고, 우리는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며 "이 단계에서 우리는 백신이 가치 있는 수준의 효능과 안전성이 있는지와 관련해 명확한 신호를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현재 임상 시험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34종이다.
142개 후보 물질은 임상 전 단계에 있다.

WHO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배포 프로젝트 코백스(Covax)를 이끌고 있다.

코백스는 내년 말까지 승인된 백신 20억 회분을 조달해 배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과 중국은 코백스에 참여하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르면 10월 백신 접종을 준비하라고 50개 주(州) 정부와 5개 대도시에 통지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지난달 러시아가 공개한 스푸트니크V 백신.

사진 AP





  백신 미개발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최선의 방역

 

확진자 폭증·깜깜이 확진자 증가로 역학조사 한계 부딪혀
백신·치료제 미개발 상황에서 거리두기 지키기가 최선
위·중증환자 세자리수 증가…병상·의료인력 부족 현실화
정부 "9월내 중환자 병상 110개 추가 확보…군인·간호사 지원"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누적 확진자가 3일 기준 2만644명으로 2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2~3월 대구·경북 지역에서 대유행이 발생한 지 5개월 여 만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 중이다.

전문가들은 가을, 겨울철에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2차 대유행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 됐다.

지난달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재확산이 집단 감염이 발생한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고리로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매일 200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3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195명으로 200명 아래로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1차 대유행과 달리 코로나19 고위험군인 60대 이상 연령층의 감염 비율이 높고,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확진자의 비율도 늘어나면서 방역과 병상 확보 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확진자 폭증·깜깜이 확진자 증가로 역학조사 한계 부딪혀

이른바 'K-방역'으로 불리는 국내 방역관리 체계는 '조기 진단-접촉자 추적-격리'의 순으로 이뤄진다.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가 나오면 진단 검사를 통해 신속하게 확진 및 격리하고, 관련 접촉자를 빠르게 파악해나가면서 바이러스의 추가 전파를 막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확진자의 급증, 감염경로 미확인 확진자의 증가로 역학조사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일까지 2주간 신고 된 코로나19 확진자 4421명 중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확진자는 1076명으로 24.3%에 달한다.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감염경로 미확인 확진자 비율인 5%의 약 5배에 달한다.

감염경로 미확인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것은 이들과 접촉했거나 관련된 집단 감염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역학조사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역학조사관은 중앙정부 95명, 각 지방자체단체에 61명 등 총 156명이 전부다.

역학조사가 늦어지면 집단 감염을 쫓아가기 어렵다.
역학 조사가 진행되는 사이 2차, 3차 전파가 이뤄지면서 결국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나온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31일 브리핑에서 "우리가 코로나19 대응의 목표로 했던 것보다 (확산세가) 빠르게 진행됐다"며 "확진자가 급증해 역학조사에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역학 조사가 확진자의 증가세를 따라가기 힘들어지면서 결국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을 사전에 차단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염됐을지도 모르는 무증상 감염자 등이 최대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것이 추가 전파를 막아내는 길이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국민들이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돼 추가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의 방역이라는 것이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3일 "그 어떠한 방역 조치보다 국민 한 분 한 분이 스스로 방역 주체가 돼 실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강력했다는 점을 꼭 기억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도 이에 따라 수도권에 지난 30일부터 6일 자정까지 8일간 저녁 9시 이후 포장·배달을 제외한 음식점 내 식사를 제한하고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항시 매장 내 음료·음식 섭취를 막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2.5단계)를 시행했다.
정부는 신규 확진자 규모 등을 토대로 이번 주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또는 해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위중·중증환자 세자리수 증가…병상·의료인력 부족 현실화

방대본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나 인공호흡기 또는 산소마스크 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태가 위중·중증인 환자는 124명으로 집계됐다.
위중·중증 환자는 8월 중순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124명 중 40명은 자가호흡이 어려워 기관 삽관 치료가 필요한 위중 환자다.

위중·중증 환자가 늘어나면서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다. 2일 기준 누적 사망자는 326명이고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은 1.59%이다.
방역 당국은 대구·경북 지역의 1차 대유행과 달리 이번 재확산의 경우 고연령대 확진자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8월19일부터 2주간 신고 된 확진자 4421명 중 60대 이상 고령 환자는 1478명으로 33.4%를 차지하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대구·경북의 1차 유행 때와 비교해 고령자 비율이 높다는 것 자체가 위험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같이 고위험군 확진자가 다수 발생함과 동시에 위·중증 환자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병상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방대본에 따르면 1일 기준 전국 중증환자 치료병상 511개 중 즉시 가용가능한 병상은 43개에 불과하다.
수도권 중환자 치료병상은 9개만 남았고 광주, 전남, 전북을 비롯해 대전, 충남, 강원 지역에는 즉시 가용할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이 하나도 없다.

병상 부족에 대한 우려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가 지난 7월 대한예방의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0.2%(10만명)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1775개의 중환자실이 부족한 것
으로 나타났다.


특히 0.5%(25만명) 확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의 경우 중환자실은 4438개, 일반 병상은 무려 2만7304개가 부족한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3월과 4월 국내 코로나 확진자의 77.7%가 공공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22.3%는 상급종합병원 등 민간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문제는 공공병원의 경우 300병상 이하의 병원이 대부분이라 중환자 진료 기능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중환자의 경우 적절한 치료 여부가 사망률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중환자실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 교수는 "중증환자 중 300병상 이상 중환자실 급의 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사망률은 53%인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 사망률이 66%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지난달 16일부터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공동대응상황실에서 수도권 지역 병상을 총괄 관리하고 있다.
또 무증상·경증 환자가 과도하게 병상을 차지하지 않도록 중앙공동대응상황실과 의료진이 이중으로 환자를 분류하고 있다.
아울러 9월내에 중증 환자 병상을 110개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2일 브리핑에서 "대규모 전국 확산에 대비해 연말까지 각 권역별로 중환자 치료에 문제가 없도록 선제적으로 조치해 나갈 것"이라며 "각 권역별로 감염병 거점전담 병원을 지정해 이 거점병원들이 권역 내의 환자 분류와 병상배정을 총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병상이 확보됐다고 해도 환자들을 치료할 의료진이 투입되지 않으면 병상 가동이 불가능하다.
정부는 이에 따라 중환자 치료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국방부와 협력해 군의관 등 군 인력 20명을 지원한다.
또한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전담 간호사 양성을 추진하기 위해 11개 교육기관에서 선발한 교육생 251명을 교육한다.
이 중 중환자실 경험이 있는 간호사는 3주, 없는 간호사는 약 8주간 상급병원에서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팬데믹 1918
















 인류 대 바이러스’ 100년을 건너 온 교훈



19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더블린의 가족과 고양이. 고양이에게도 마스크를 씌운 모습이 눈길을 끈다.
안면 마스크는 이 역병의 상징이다. 바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은 위법이 됐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없었다.
마스크 착용 강요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분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마스크를 쓴 채 일상생활하는 사람들, 교통정리하는 경관들, 반려동물과 장난치는 아이들까지.
신혼여행 중이던 한 커플은 의사에게 사랑을 나눌 때도 마스크는 쓰고 있었다는 고백을 했다고 한다.
당시 사진을 보면 기괴한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코로나19 얘기가 아니다.
그보다 앞서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팬데믹의 풍경이다.

<팬데믹 1918>은 1918~1919년 세 번의 감염 파도가 몰아치면서 최대 1억명의 목숨을 앗아간 H1N1 바이러스, ‘스페인독감’에 관한 이야기다. 역사학자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방대한 1차 자료와 기록 문서를 바탕으로 치명적인 질병의 무자비한 횡보를 따라가면서, 당시 죽음에 직면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2018년 나온 책의 서술은 과장 없이 담담하지만, 쪽을 넘길 때마다 한숨 쉬게 된다.
분투와 어리석음이 뒤죽박죽된 100여년 전 상황이 2020년 오늘과 어이없을 정도로 닮았기 때문이다.











1918~1919년 강력한 2차에 이어 3차 대유행까지 스페인독감의 추이를 그린 그래프.




1억명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
100년 후 반복된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일상적·영웅적인 대처법 복기

 

스페인은 ‘스페인독감’과 직접적 관계는 없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스페인은 중립국이라 이 인플루엔자의 변종을 적극 보도했고, 영국이나 미국은 언론 검열로 소식을 이후에나 전한 탓이라고 한다.

유럽에서 아프리카, 태평양에서 북극해까지 전 세계 인구 3분의 1이 감염됐고, 이 중 10~20%가 숨졌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사망자는 3800만명. 이 보이지 않는 적은 전쟁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냈다.
전염성이 강한 스페인독감은 증상도 무시무시했다.
최소 24시간부터 4~5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두통, 오한, 마른기침, 발열 등이 나타났고, 전신 피로와 함께 기관지염이나 폐렴이 뒤따랐다.

특히 폐에 고름이 차면서 산소가 부족해져 발생하는 ‘헬리오트로프 청색증’ 때문에 피부가 검푸른색으로 변했고, 뭍으로 나온 물고기처럼 숨을 헐떡이거나 정신착란을 보이며 죽어갔다.

“공기가 빠져나가 폐가 완전히 짜부라지면, 공기가 피부층 밑에 가두어졌다.
시신을 수의로 감싸면 몸이 탁탁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마치 라이스 크리스피 시리얼에 우유를 부을 때 나는 것처럼 끔찍한 소리였다.”
저자는 스페인독감 진원지의 유력한 후보인 프랑스 북부 에타플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대규모 군사기지가 있던 에타플에는 병사들만이 아니라 참전 중인 말 수천 마리와 식량 조달을 위한 돼지, 오리, 거위,
닭도 있었다.

아직 바이러스의 존재를 몰랐던 당시에는 오리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병원소로서 배설물로 토양을 오염시키고, 먹이를 뒤지던 돼지가 이것을 삼켜 바이러스를 배양했다가 다시 인간과 접촉하면서 인간 독감 바이러스가 기존의 조류 바이러스와 결합될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또 다른 위험 요소는 중국인 노동자였다.
앞서 1910~1911년 만주에선 폐페스트가 창궐했는데 전쟁 지원을 위해 중국인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옮겨왔다.
수많은 보병 사단이 이곳에 집결했다가 철도를 통해 흩어졌다. 밀접 접촉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전파되는 데 전쟁이 앞장선 셈이다.










1918년 미국 시애틀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전차를 탈 수 없었다.

황금시간 제공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18년 여름, 독일군도 못한 유럽 정복을 스페인독감이 해냈다.
이 질병의 가장 섬뜩한 사실은 전쟁 자체가 그러하듯 젊고 건강한 청년들에게 더 치명적이었다는 점이다.
책에선 가족과 이웃, 친구를 수없이 잃어야 했고, 죽은 이의 존엄을 지켜줄 여유조차 없던 참혹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월트 디즈니, 존 스타인벡, 마하트마 간디, 루스벨트 대통령 등 명사들도 스페인독감에서 겨우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이제 막 유명해지려던 젊은 화가 에곤 실레는 임신 중인 아내가 죽고 사흘 만에 뒤따라 숨지는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전장에서 살아남고도 바이러스에는 패배한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죽음은 블랙코미디 같았다.

그의 장례 행렬은 휴전 협정을 열광적으로 축하하던 군중과 맞닥뜨렸는데 이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서로 입을 맞추고 있었다고 한다.










스페인 독감을 일으킨 H1N1 바이러스.

 

 

 

 

 

 

 

팬데믹의 현실 그 자체가 부조리였다. 질병의 기원을 두고 독일 스파이들이 독가스를 살포했다는 소문이 퍼졌으며, 바이엘 아스피린에 병균이 심어져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독일 역병”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종교적 광신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죄악에 대한 ‘신의 심판’으로 보기도 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선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대규모 퍼레이드가 열려 행사 이후 3주 만에 8000명 가까이 숨졌다.
공기 자체가 유독하다는 말이 돌면서 이탈리아에선 집을 밀봉해 질식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21세기의 팬데믹을 지나고 있는 인류는 여전히 실수를 반복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교훈과 대처법을 얻을 수 있었다. 스페인독감으로 젊은이들이 죽은 이유를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이라거나, 갑작스러운 종식을 ‘집단 면역’ 때문으로 추정해보는 것도 그 덕분이다.

책에선 당시 싸움의 의미를 이렇게 전한다.
“보통 사람들의 작고 일상적이면서도 영웅적인 행동이었어요.
1918년에는 영웅적인 행동이 서부 전선보다 가정 전선에서 더 많이 있었던 겁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대규모
3단계 임상시험에서 소수인종 참여자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갖겠다고 밝혔다.


시사뉴스 김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