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합주 위스콘신 미시간 역전 러스트벨트 3개 주에서도 바이든 맹추격 선거인단 269명 동률 가능성도
미국의 11·3 대선 개표가 피말리는 승부로 진행되고 있다. 최대 경합주(州)인 위스콘신, 미시간주의 우편 투표함이 4일(이하 현지시각) 열리면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앞서 나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싸움 가장 치열
이들 3개 주는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우위를 보였지만 바이든 후보가 맹추격전을 벌이거나 추월을 한 상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시간은 90% 개표 기준으로 바이든 후보가 49.3%의 득표율을 얻어 49.1%의 트럼프 대통령을 불과 0.2%포인트 앞서고 있다. 위스콘신 역시 97% 개표 현재 바이든 후보가 49.5%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8.8%)을 앞질렀다.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릿수로 이기는 곳들이었다. 바이든 후보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추월했고, 펜실베이니아에서는 격차를 좁히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경합 주 중 두 번째로 선거인단이 많이 걸린 핵심 승부처다.
우편투표만 300만장이 넘어 개표가 늦어지고 있으며 워싱턴포스트(WP)의 86% 개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52.4%로 바이든 후보(46.3%)를 앞서고 있다. 그러나 우편투표 개표가 계속되면 바이든 후보가 역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러스트벨트의 경우 바이든 후보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은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바이든이 맹추격 중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아직 승패의 최종 확정이 이뤄지지 않은 나머지 경합 지역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득표전이 전개되고 있다.
▲ 3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6대 미국 대선의 당선자 확정이 늦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새벽 백악관에서 승리를 확신하는 연설을 마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트럼프 “이상하다. 우리는 대법원으로 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어젯밤에는 내가 민주당이 운영하고 통제하는 거의 모든 주에서 확실히 이기고 있었다”며 “그러다 놀랄 만한 투표용지 열리면서 (우세한 결과가) 마법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우편투표 더미가 개표될 때마다 득표율에서 그렇게 압도적이고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느냐”면서 강한 불만과 의구심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사실상 대선 승리 선언을 하며 “국민에 대한 사기 선거다. 우리는 (연방) 대법원으로 갈 것이다. 우리는 모든 투표를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불복을 시사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 측도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전에 나설 경우 이에 맞서겠다는 입장을 냈다. 바이든 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대로 된 개표를 막기 위해 법정에 가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적법하게 행사된 모든 표가 집계될 때까지 개표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개표를 막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법률팀이 대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 3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의 당선 확정이 늦어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를 자신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윌밍턴 AFP 연합뉴스
바이든 “승리 궤도에 올랐다”
바이든 후보 측은 이번 대선에서 선거인단 과반 확보를 기대한다며 승리를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선 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싸움에서 “승리 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네바다와 애리조나는 바이든 후보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득표를 올리고 있다. 지금 득표 상황 그대로 개표가 마무리된다면 538명의 선거인단 중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각각 269명의 선거인단을 얻어 동률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해 2월28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네브래스카-오마하대에서 열린 척 헤이글 글로벌 리더십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워런 버핏 잭팟’이 ‘바이든 잭팟’으로 이어지나
독특한 미국 선거 제도… 최종 대통령 선출은 12월 선거인단 투표로
이번 미 대선은 복잡한 미국 선거제도를 여실히 보여줬다. 매 선거 때마다 승자독식 구조는 민의를 왜곡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국의 선거인단수는 주별 인구 비례에 따라 배정된 하원의원 435명에, 50개 주마다 2명씩 있는 상원의원(100명), 여기에 수도인 워싱턴DC는 특별히 3명을 부여한다.
총 583명으로 이중 270명을 넘기면 과반을 확보해 대통령에 당선된다. 주별로 선거를 치러 그 주에서 승리한 정당이 해당 지역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확보하는 게 바로 미국만의 독특한 ‘승자독식 시스템’이다.
얼핏보면 직선제 같지만 사실상 간선제다. 11월5일 오전 10시(이하 한국 시각)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매직넘버인 270명 확보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각 주별로 개표를 끝마쳤다고 해서 바로 당선자가 나오는 건 아니다.
4일 끝난 대선은 주별 선거인단 확보만 결정하는 선거다. 이번에 뽑은 선거인단이 12월16일 모여 최종 선출한 이가 바로 미국 대통령에 오른다. 경우에 따라선 이들이 상대방 후보를 선택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선거인 10명이 다른 후보를 선택했는데, 연방대법원은 ‘배신투표’를 한 선거인을 해당 정당이 바꾸고 처벌할 수 있도록 판결한 바 있다.
현재 미 언론은 조 바이든이 초중반 열세였던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전세를 뒤집으면서 선거인단 270명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 지역은 4일 밤까지만 해도 공화당 후보이자 현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소 앞서는 모습이었다. 밤 사이 우편투표에서 민주당 지지표가 쏟아지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아직 판세가 확정되지 않은 주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 알래스카(3명) 등 6곳이다. 미 언론은 애리조나에서도 바이든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럴 경우 바이든은 선거인단을 264명 확보하게 된다. 현재까지 다소 앞서고 있는 네바다마저 손에 넣을 경우 선거인단 6명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주를 모두 내줘도 목표 선거인단을 모두 채울 수 있다.
승자독식 미 대선 시스템에서 네브래스카, 메인주는 예외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네브래스카다. 다른 주와 달리 네브래스카(5명)와 메인(4명)은 승자독식 구조가 아니다. 주 산하의 선거구마다 선거인단이 별도로 배정돼 있다. 지난 대선에서 5명 모두를 트럼프에게 몰아줬던 네브래스카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4명, 바이든 1명의 선거인을 줬다.
바이든이 승리한 선거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CEO(최고경영자)가 사는 곳으로 유명한 ‘오마하’다.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버핏은 강성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미 언론은 지난 대선 때처럼 네브래스카의 선거인단 5명이 모두 트럼프에게로 가고 바이든이 미확정 주 가운데 네바다·애리조나만 승리할 경우 선거인단이 269대 269로 동률을 이룰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럴 경우 대선 결과를 앞두고 미국 사회는 더욱 혼란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현행 미 헌법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하원이 대통령, 상원이 부통령을 뽑도록 돼 있다. 이 때 435명의 하원의원 모두에게 투표권이 주어지는 건 아니다. 50개 주마다 1명씩 대표로 선거인을 뽑아 이들이 대표 투표(contingent vote)한다.
현재 주별 의석수는 공화당이 26개주, 민주당이 22개주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선 기간 중 하원의원을 다시 뽑았기 때문에 결과를 쉽게 점칠 수는 없다. 미 언론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하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역사상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한 경우는 1800년과 1824년 두 차례 있었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필라델피아=AP/뉴시스]3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독립기념관에서 한 남성이 개표 현황이 표시되는 상황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번 미국 대선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격차를 크게 줄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한국 시간 5일 오전 10시45분 현재 개표가 96% 이뤄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투표율은 51.2%, 바이든 후보에 대한 투표율은 47.8%로 양 후보 간 격차는 3.4%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하루 전 오전 9시42분 당시에는 개표가 76% 이뤄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득표율 54.8%로 바이든 후보(43.9%)를 10.4%포인트, 약 60만표차로 앞섰었다. 하지만 NYT는 부재자투표 140만표를 감안하면 바이든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역전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다.
바이든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를 거머쥘 경우 당선을 넘어 압승할 전망이다. 펜실베이니아를 트럼프 대통령에 뺏겨도 당선 가능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6석), 애리조나(11석), 미시간(16석)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리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펜실베이니아를 제외하고도 270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현재 바이든 후보는 264명,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을 각각 확보하고 있다.
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 과반(270명)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게티즈버그= AP.뉴시스
승기 굳혀가는 바이든… 역전당한 트럼프, '대선 불복' 현실화
바이든, 네바다州 이기면 당선 트럼프 ‘대선불복’ 우려 현실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밤사이 북부 주요 경합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지르며 선거인단 매직넘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초박빙 개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우위로 흘러가던 미국 대선은 4일(이하 현지시간)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바이든 후보가 역전에 성공한 뒤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전을 예고하며 ‘대선 불복’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명 중에 6명의 선거인단만 확보하면 당선된다. AFP는 선거인단 6명이 걸린 네바다주에서만 승리하면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다고 분석했다. 재선 도선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바이든 후보는 6대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애리조나주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리던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 뒤집기에 성공하며 대역전극을 폈다. AFP는 미국 언론들을 인용해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주와 미시간주, 위스콘신주에서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4일 오후 5시15분 86%의 개표가 이뤄진 네바다주에서 바이든 후보는 49.3%로, 트럼프 대통령(48.7%)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로써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진 가운데, 트럼프 캠프는 개표 결과에 불복하는 법적 소송에 들어가 대선 전 우려를 샀던 ‘대선 불복’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경합지에서 밀리며 전세가 불리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에 대해 재검표를 요구했고,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개표중단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트럼프 캠프의 빌 스테피엔 선거대책본부장은 위스콘신주 재검표 요구에 대해 “위스콘신주의 여러 카운티에서 결과의 타당성에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부정행위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며 위스콘신주가 ‘재검표의 영역’으로 향하고 있다.
합법적인 표만 계산한다면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경함주들 가운데 재검표 대상으로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주를 지목한 것은 선거 관리를 책임지는 주지사가 민주당 출신이란 점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 경합 주 가운데 한 곳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4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모든 표를 집계하라’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
디트로이트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역전의 발판이 된 우편투표에 대해 ‘쓰레기’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지난밤 ‘민주당이 운영하는’ 거의 모든 주에서 확실히 이기고 있었다. 그러다 하나둘 투표함이 열리면서 마술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의심했다.
유세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유효표로 인정하기로 한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의 연방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며 연방대법원을 6대 3의 보수 우위 구도로 만들었는데, 이는 ‘대선 불복’ 소송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대선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 체이스센터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마스크를 벗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바이든 후보는 열세를 보였던 러스트벨트 지역의 위스콘신, 미시간에서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면서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로이터]
바이든 매직 넘버 -6…美 대선 법정행
막판 뒷심으로 위스콘신·미시간서 승리, 선거인단 264명 확보 당선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 6명… 네바다 승리로 당선 가능
트럼프 막판 소송전으로 판흔들기… 역대급 대선 혼란 가능성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 대선이 개표 지연과 소송전으로 혼란에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대권 고지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대선 당일 애리조나를 제외한 주요 경합주 대부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뒤쳐졌던 바이든 후보는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무서운 뒷심으로 열세를 뒤집었다. 현장 투표보다 개표가 느린 우편 투표에 대한 개표가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다.
이날 바이든 후보는 마지막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접전을 벌였던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위스콘신과 미시간에 배정된 선거인단은 각 10명, 16명으로 이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바이든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는 총 264명이다. 당선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선거인단은 총 270명으로, 바이든 후보로서는 6명의 선거인단만 추가로 확보하면 당선이 확정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과반 확보의 길이 거의 없다”고 전했고, CNN도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유력하게 점쳤다.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인 네바다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다. 바이든 후보는 이중 6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네바다에만 승리해도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 외에 다른 지역에서 모두 열세를 보이고 있으나, 펜실베이니아에서는 개표가 진행될수록 점차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직 미개표된 부재자 표가 다량 남은 펜실베이니아에서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소송전으로 판 흔들기에 나서면서 당선자 확정까지 남은 과정에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4일 새벽 “개표를 막기 위해서 연방대법원으로 가겠다”면서 우편 투표 개표 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미시간과 조지아, 펜실베이니아에 대한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 막판에 승리를 빼앗긴 위스콘신에 대해서는 재검표를 요청했다.
만약 소송이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간다면 이번 미 대선은 역대급 혼란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다. 대선 전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의 입성으로 연방대법원이 확실한 보수 우위로 재편, 소송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들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선 결과가 연방대법원까지 간다면 이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공화당 후보가 맞붙었던 2000년 대선 이후 20년 만이다. 당시 플로리다주에서는 개표가 초빙으로 흐르면서 플로리다주 대법원에 결정에 따라 수작업 개표가 진행됐다.
이에 당초 승자로 전망됐던 부시 측이 반발, 한 달 넘게 법적 공방이 벌어졌고 결국 연방대법원의 중단 결정이 나온 이후에야 선거가 마무리됐다.
balme@heraldcorp.com
누구도 관심 안 둔 네브래스카…바이든 승리하면 '신의 한수'
위스콘신·미시간·애리조나 바이든 품으로…네바다 이기면 매직넘버 '270'
바이든, 4년前 트럼프 싹쓸이 네브래스카州서 선거인단 1명 확보
네브래스카·메인주는 승자가 모든 선거인단 가져가는 '승자독식'서 예외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의 길이 가까워지고 있다. 초중반 열세였던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하면서 선거인단 매직넘버 '270' 고지를 눈앞에 둔 것이다. 바이든은 3일(현지시간) 밤 개표가 시작된 뒤 이튿날 새벽까지도 경합주인 '선벨트'는 물론 '러스트벨트'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려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우편투표함이 개봉된 4일 아침부터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더니 각각 1.2%포인트, 0.6%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주법에 따라 현장투표에 이어 우편투표를 개표했고, 여기엔 바이든 지지층이 많았다. 이 두 주를 이기면서 바이든은 26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갔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 유력 언론에 따르면 4일 오후 7시 현재 바이든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253명이다. 트럼프는 214명을 확보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바이든은 17명, 트럼프는 57명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선거인단 향배를 확정 못 지은 주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 알래스카(3명) 6곳이다. AFP통신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폭스뉴스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애리조나에서 바이든이 승리한 것으로 보고 그가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 집계대로면 바이든은 6명만 더 확보하면 차기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남아있는 주 가운데 바이든이 6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가져올 수 있는 지역은 네바다가 가장 유력하다. 마침 딱 6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어 270명을 채울 수 있다.
대선 입장 발표하는 바이든 미 민주당 후보
[AFP=연합뉴스]
네바다는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준 곳이다. 지금도 86% 개표 속에 바이든이 0.6%포인트 앞서 있다. 만일 이렇게 바이든이 '딱 270'을 찍으면서 당선될 경우 숨어 있는 '신의 한 수'는 누구도 관심을 안 뒀던 네브래스카주다. 지난 대선에선 트럼프가 이 지역 선거인단 5명을 싹 쓸어 갔지만 이번엔 바이든이 1명을 확보했다.
이 1명이 없으면 '269대 269' 동률이라는 복잡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이 경우 새로 구성되는 하원이 주별 한 표를 행사해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현재 하원 선거 진행상 바이든에게 유리하리라 장담할 수 없다. 미국 대선은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으면 해당주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이지만, 네브래스카주와 메인주(4명)는 예외다.
두 주 모두 전체 득표가 많은 후보가 2명씩의 선거인단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선거구별로 나뉜다. 트럼프가 네브래스카에서 17.5%포인트 차이로 크게 이기면서 4명을 가져갔지만, 바이든이 2지구에서 선전해 1명을 확보한 것이다. 메인에서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민주후보 3명, 공화후보 1명씩 나눠 가졌다.
AP통신은 "바이든이 오마하가 포함된 제2선거구에서 이겼고, 이는 4년 전 트럼프의 승리를 뒤집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물론 네바다주가 최종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고, 트럼프 측이 우편투표를 문제 삼으며 소송절차에 들어가 어떤 결론이 나올지 예단할 수 없지만, 네브래스카주에서의 1명이 바이든의 '효자'가 될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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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법원 판사가 발송이 지연된 대선 사전 우편투표 용지를 빨리 회수해 보내라는 법원의 명령을 사실상 거부한 미 연방우체국(USPS)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바이든, 우편투표 열자 판세 역전… 트럼프와 피말리는 승부
美대선 전례없는 대혼전
트럼프, 예상 깨고 경합주 플로리다 승리 러스트벨트 개표 초반 우세하다 역전 당해 바이든의 뚝심… 애리조나 24년 만에 탈환 추가 우편투표 받는 노스캐롤라이나 변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맞붙은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은 결국 북부 러스트벨트 3개주(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 승부로 압축됐다. 상대적으로 개표가 빨랐던 남부 선벨트 3개주(플로리다·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를 양측 모두 압도적으로 휩쓸지 못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초반 6개 핵심 경합주 중 4곳에서 앞서 나가면서 2016년과 매한가지로 실전에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우편투표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바이든이 전세를 뒤집는 뚝심을 발휘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서부 지역이 투표를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인디애나·켄터키주에서 개표를 시작했다.
개표 초반에는 선벨트를 포함해 트럼프 지역으로 분류되는 남부에서 바이든 후보가 압승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바이든은 29명으로 선벨트에서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플로리다에서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했고, 애리조나주에서는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도 초접전이었다.
게다가 바이든은 한때 공화당의 아성인 조지아주와 텍사스주에서도 앞서갔다. 두 개 주 모두 유색인종이 꾸준히 증가해 왔고, 텍사스주는 친환경 에너지 기업들이 둥지를 튼 데다 코로나19 확진자 1위 지역이 되면서 판세가 변했다는 평가를 받던 터였다. 또 다른 경합주인 오하이오주와 아이오와주도 잡는 듯했으나 이내 역전당했다.
오후 11시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플로리다를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최대 경합주인 이곳에서 개표 초반엔 내내 밀렸으나 후반 들어 라틴계 표심이 몰려 여유롭게 선거인단 29명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와 조지아는 물론 선벨트 중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앞서가기 시작했고, 오하이오와 아이오와에서도 역전한 뒤 격차를 빠르게 벌렸다.
북부 러스트벨트 3개주에서도 트럼프가 개표 초반 앞서 달렸다. 특히 핵심 중의 핵심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개표를 75%가량 마쳤을 때까지 10% 포인트 이상 앞서갔다. 다만 대표적인 민주당 지역인 버지니아에서 초반부터 10% 포인트 이상 앞섰는데 이는 1억명이 넘은 사전투표(우편·조기현장투표)로 바이든의 텃밭인 도심 지역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골 지역 개표가 빨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밤 12시가 지나면서 경합주를 제외한 양 진영의 텃밭은 빠르게 정리됐다. 55명으로 가장 선거인단이 많은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는 바이든에게, 선거인단 38명으로 두 번째로 큰 텍사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겼다. 선벨트에서 플로리다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빼앗긴 바이든은 대신 애리조나에서 1996년 이후 24년 만에 승리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튿날 새벽으로 넘어가며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승부의 추를 가를 러스트벨트에서 바이든의 뒷심은 대도시 표심과 우편투표에서 나왔다. 위스콘신은 4일 오전 97% 개표 상황에서 대도시인 밀워키 등에서 16만 9000표 이상이 바이든에게 대거 쏠리며 트럼프 우세가 막판에 뒤집혔다.
미시간도 인구가 많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 디트로이트 등에서 100만표 이상 개표가 남아 있어 개표가 진행되면 점점 바이든에게 무게 중심이 기울고 있다. 90%가 개표된 미시간에서는 바이든이 9000여표(0.2% 포인트) 차로 앞섰다.
조지아 역시 민주당 우세 지역인 애틀랜타가 속한 풀톤카운티의 개표소에서 수도 배관이 터지며 우편투표 집계가 중단됐으나 개표가 재개되면 바이든에게 기울어진 표심이 확인될 것으로 점쳐진다.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1~2% 포인트 앞서 있지만 오는 12일까지 우편투표를 추가로 받기 때문에 승자는 불확실했다.
승부가 확정되지 않은 곳은 네바다(6명),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펜실베이니아(20명),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 등 6개주다. 바이든이 우세한 네바다를 가져가고 러스트벨트 3개주 중 펜실베이니아를 포함한 2개주를 이기면 270명을 확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현재 우세한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를 가져간다면 러스트벨트 3개주 가운데 2개주를 확보하면 된다.
만일 노스캐롤라이나의 결과가 향후 9일간 추가로 받는 우편투표에서 트럼프 대통령 패배로 뒤집힌다면 바이든은 러스트벨트 3개주 중 펜실베이니아만 이겨도 272명으로 당선이 가능하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러스트벨트 3개주를 모두 휩쓸어야 275명으로 당선될 수 있다.
조지아 역시 변수다. 바이든이 위스콘신, 조지아를 가져간다면 나머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중 하나만 더 이기면 270명을 넘는다. 문제는 펜실베이니아 개표가 늦어지면서 트럼프 캠프가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기존의 주장을 토대로 법정으로 가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투표 시간이 종료된 뒤 표를 던져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도 각 주가 추가로 받는 우편투표로 자신의 승리가 사라질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자칫하면 법정 공방의 긴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미국 대선 다음날인 4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며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美 대선] 바이든, 펜실베이니아 잃어도 미시간·위스콘신 잡으면 당선 가능
4일(현지시간) 2020년 미국 대선 중간 개표 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북동부 ‘러스트 벨트’ 경합주(州)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며 피 말리는 싸움을 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후보는 위스콘신에서 역전한 데 이어 미시간에서도 개표 후반 역전에 성공했다.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의 최종 결과에 상관 없이 확실하게 승리를 거둘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할 때 현재까지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무게추가 좀 더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5일 0시) 기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인단 총 538명 가운데 213명을 확보해 바이든 후보를 14명 차이로 뒤쫓고 있다고 집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낙승을 점친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남부 ‘선 벨트’ 3대 경합주 중 플로리다(29명)와 노스캐롤라이나(15명)를 모두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러스트 벨트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개표 중반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스콘신ㆍ미시간ㆍ펜실베이니아 세 곳을 전부 석권하는 분위기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바이든 후보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위스콘신(10명)은 개표가 97% 진행된 현재 바이든 후보가 49.5%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을 0.7%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미시간(16명)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개표 90% 상황에서 49.3%를 얻어 0.2%포인트 차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표차는 1만2,000여표다.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11명)와 네바다(6명)에 승기를 꽂고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승전보를 추가하면 선거인단 43명을 확보해 매직넘버 270명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 6일 도착한 우편투표까지 집계하는 펜실베이니아(20명) 개표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백악관 입성을 확정 지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애리조나는 전통적인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강세지역)’이지만 올해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된다.
5일 낮 12시까지 개표를 중단한 네바다에선 근소한 우세를 보이고 있는데, 민주당에 유리한 우편투표 개표를 남겨두고 있어 판세가 쉽게 뒤집히지 않을 전망이다.
후보별 당선 시나리오. 그래픽=김대훈 기자
조지아(16명) 개표 결과도 마지막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 92% 개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과반인 50.5%를 득표해 앞서가고 있지만 NYT는 64% 확률로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 애틀랜타와 인근 교외지역 개표가 늦어지고 있어 막판 역전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 네바다에서 승리한다는 가정 하에 조지아에서의 열세를 뒤집으면 러스트 벨트 세 곳 중 한 지역에서만 이겨도 당선된다.
매직넘버 달성까지 57명을 남겨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격전지 펜실베이니아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15명)와 조지아를 확보하고 펜실베이니아까지 승리해야 51석을 채워 유리한 고지에 오른다. 추가로 소수점대 초접전인 미시간과 네바다 혹은 위스콘신을 바이든 후보에게서 탈환해야 재선이 확정된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대선 승리 확신" 연설하는 바이든 후보
(윌밍턴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확신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하고 있다.
apex2000@yna.co.kr
승부 막판퍼즐' 네바다주 개표갱신 하루 쉬기로
당국자 개표작업 방해 않으려 5일 오전까지 발표 중단 우편투표 집계 예정…바이든 이기면 매직넘버 270 달성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 대선의 최종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곳으로 부상한 네바다주가 4일(현지시간) 개표 결과 공개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현지 선거 당국은 추가 개표 결과를 5일 오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바다주 선거 당국은 "오는 5일 오전 9시까지 선거 결과를 업데이트하지 않는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네바다주는 치열한 접전을 거쳐 승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마지막 퍼즐 가운데 하나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네바다주 선거당국 대변인은 아직 개표 작업을 진행 중인 일부 카운티 당국자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이같이 조처했다고 NBC방송에 설명했다.
선거 당국은 현재까지 사전 현장투표, 선거 당일 현장투표는 모두 집계에 반영됐지만 우편투표는 지난 2일 접수분까지만 집계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선거 당일 접수한 우편투표, 향후 1주일간 접수할 우편투표, 잠정투표(투표자 신원이 불확실한 표)는 집계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에서 선거 직원이 개표 기계를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네바다주의 개표 결과 업데이트 중단에 따라 대선 이후 하루가 지났지만 승자가 결정 나지 않은 현 상황이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선거인단 6명이 걸린 네바다주는 현재 기준으로 대선 전체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주로 부상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북부 경합지인 미시간주, 위스콘신주에서 초반 우위를 뒤집어 현재 기준 총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그가 네바다까지 거머쥔다면 전체 선거인단의 과반인 270명에 도달해 그대로 대선 승리요건을 갖추게 된다.
워싱턴포스트(WP) 집계에 따르면 네바다에선 개표율 86% 현재 바이든 후보가 49.3%의 득표율로 48.7%의 트럼프 대통령을 0.6%포인트차로 근소하게 이기고 있다. 네바다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하지만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후보가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불과 2.45%포인트 차로 진 것으로 나타나자, 트럼프 측은 올해 대선에서 이를 뒤집을 수 있다고 보고 활발한 유세 활동을 벌여왔다.
young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11.05.
대통령은 바이든·상원은 공화당..."증시에 나쁘지 않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하원을 모두 휩쓰는 '블루웨이브'(민주당 상징색인 파랑 물결)는 무산됐지만 미국 증시는 급등했다. 증세 가능성이 낮아진 덕분이다. 국내 증시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불확실성 완화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중단 소송을 제기한 점은 부담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67.63포인트(1.34%) 오른 2만7847.66에 거래를 마쳤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74.28포인트(2.20%) 상승한 3443.44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430.21포인트(3.85%) 뛴 1만1590.78으로 마감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는 4% 이상 올랐고 페이스북은 8% 넘게 급등했다. 테슬라는 0.7% 내렸다.
전날부터 엎치락 뒤치락했던 미국 대통령은 바이든으로 가닥이 잡혔다. 오전 8시 AFP통신에 따르면 현재 바이든은 선거인단을 264명을 확보해 당선에 필요한 270명에 바짝 다가섰다. 바이든이 선거인단 6명인 네바다주에서 승리하면 대통령이 확정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을 확보했다.
공화당이 상원의 과반 의석을 지키면서 블루웨이브는 현실화되지 못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이벤트 종료에 더 안도하는 모습"이라며 "블루웨이브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규제 이슈가 부각되던 대형 기술주들이 먼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정책 불확실성 해소는 분명한 사실"이라며 "단기 변동성에 위축되기 보다는 분할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원을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기존 주도주가 달라질 우려는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번 대선 결과가 주식시장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공화당 우위의 상원이 바이든 대통령 및 민주당의 규제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아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점은 증시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한대로 소송전에 돌입했다. 미시간주에서는 개표중단 소송을 내고 위스콘신주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두곳 모두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다가 역전당한 경합주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단기적으로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상원을 공화당이 차지하면서 시장이 기대했던 대규모 부양책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이 예상되지만 호재와 악재의 영향으로 변화폭이 큰 가운데 개별 업종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표 중단 소송' 기자회견 트럼프 변호사 줄리아니 (필라델피아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개표 중단 소송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hsk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사설] 조 바이든 시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나
3일 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인은 제46대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되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가 270표를 사실상 확보했다는 소식이다.
공화당 후보인 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측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결과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바이든이 이끄는 미국호의 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도 대통령이 바뀌면 시골 면장까지 갈아치울 만큼 철저한 승자 독식을 취해왔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책 면에서 궤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바이든은 지역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부통령까지 지낸 천상 정치인이다. 3수 끝에 대통령에 오른 백전노장이라 할 수 있다.
장사 잇속에 밝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면모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들이다. 대통령이 지시하는 대로 따르는 톱다운 방식이 아닌 참모들이 조율해서 대책을 내놓으면 이를 승인하는 보텀업 방식을 선호한다는 면에서 우리의 대미정책도 정상화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익에 동맹과 우방을 헌신짝처럼 대했던 트럼프와는 달리 평생 표심을 관리해왔던 바이든의 외교정책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맹과 우방도 어찌 보면 표심을 관리해야 하는 것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미 간 가장 큰 현안인 북한 전략에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는 비단 북한 전략뿐만 아니라 한미 간 주요 현안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바이든 후보는 후보 유세 기간에 주한미군 철수로 한국을 협박하고 갈취하는 식의 행위는 하지 않겠다고 한 점으로 미루어 새로운 한미 동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중 간 무역갈등을 넘어 기술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반중 전선에 대한 미국의 대외정책은 트럼프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을 둘러싼 주변국들을 내세워 대중 압박 강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한국의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다.
바이든은 키신저 전 국무장관만큼 중국통으로 알려졌다. 키신저의 경우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한 마오쩌둥부터 시진핑 주석까지 꿰뚫는 노회한 관료였지만 바이든 역시 이에 못지않을 만큼 마오쩌둥 외 역대 중국 주석들과 대적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반중 전선에 어떤 전략을 써야 할지를 아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이 40년 전 미국의 대통령을 만나 본 적이 없지만,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은 덩샤오핑 이후 중국 주석들을 모두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반중 연합전선에 어떤 카드를 쓸지를 선택지가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지난 1979년 상원의원으로 의원외교를 하면서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등 4명의 지도자와 회담하고 협상해본 중국통 정치인으로, 특히 시진핑 주석이 부주석 시절 바이든이 부통령일 때부터 협상해온 파트너였다. 그만큼 중국 지도부가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를 꿰뚫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이 국제 다자 체제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 민주주의 및 자유와 같은 전통적인 미국 정치 개념을 옹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미 반중 전선의 윤곽을 밝힌 만큼 이에 대한 우리의 대미 외교도 가파른 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실무협상 전문가 출신을 상대하기가 그만큼 까다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다자주의 전략하에 국제간 공조체제를 명분 속에 국익 우선 정책에 외교 역량을 대비해야 할 시기이다.
[미대선]바이든 미시간·위스콘신 가져가며 승기, 트럼프 대통령 소송으로 불복 시사 미국우선주의 변화 없지만 다자주의 회복 힘쓸 듯, 탄소조정세 이슈 급부상 가능성도
지난 3일(현지 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의 개표 결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되는 가운데 한국 산업계도 신중하게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개표 초반 6개 경합주(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펜실베니아·미시간·위스콘신)에서 애리조나를 제외하고는 현직 대통령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열세였으나, 우편투표 개표가 본격화된 후반부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잇따라 역전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들 6개 경합주는 101명의 선거인단이 분포한 지역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현지 시간 4일 오후 8시(한국시간 5일 오전 10시) 현재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25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당선에 필요한 270명에 17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214명에 머물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11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애리조나에서 트럼프에 3%p차이로 앞서 있고, 6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네바다에서는 0.6%p 차이로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2개 주의 선거인단 합이 바이든이 당선에 필요한 17명이어서 2개 주만 가져가면 바이든은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다. 개표율이 80% 후반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언론과 선거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더 많이 이용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우편투표 개표 결과가 더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가 역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재계에서는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보호무역주의로 대표되는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본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인들에게 이익이 되는 노동자 기반의 통상정책 추진'을 공약을 내세웠다. '미국 내 제조'(Made in America), '미국산 구매'(Buy American) 등 미국 제조업 부흥,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악화된 미국 경제를 회복하겠다는 게 바이든의 구상이다.
다만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탈퇴, 세계무역기구(WTO) 무력화를 통한 다자통상질서 약화, 고율의 관세를 통한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줬던 불확실성이 높은 통상정책은 이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재계는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하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주도하는 등 다자주의 회귀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한다. 대(對) 중국 경제정책에서는 상호 관세보다는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미주팀장은 5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1년 미국 신정부 출범과 한국에의 시사점 좌담회'에서 "WTO 개혁에 대한 우리의 입장정리, 미국의 TPP 복귀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실익을 따져 통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환경정책이다. 바이든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친환경을 강조하며 취임 후 환경 의무를 다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 탄소조정세를 도입하고, 취임 첫날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산업계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다면 탄소조정세가 새로운 통상이슈로 급부상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을 토대로 만든 '바이든지수'에 선런,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같은 신재생 에너지기업,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생산기업이 포함된 것은 친환경을 중시하는 공약 때문이다.
한편 승부추가 바이든 후보로 기울고 있음에도, 트럼프 선거운동 진영이 조지아주에서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대선 후유증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한국 산업계도 매우 우려하는 상황이다.
김봉만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은 "이번 미국 대선은 예년 선거와 달리 결과로 인한 미국사회의 분열과 그로 인한 후유증과 혼란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과 경제계는 시나리오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0.11.04.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바이든 시대' 도래, 깊어지는 靑의 고민
주한미군 철수 안할듯, 대북정책은 '교착 장기화'할듯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차기대통령으로 확실시되자, 청와대와 정부여당 등 여권이 향후 남북정책 등 외교안보정책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우선 '바이든 시대' 도래로, 방위비 분담 협상 과정에 불거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압박은 사라지게 됐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말 "대통령으로서 나는 우리의 군대를 철수하겠다는 무모한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기보다는, 동아시아와 그 이상의 지역에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의 동맹을 강화하면서 한국과 함께 설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주한미군 철수 위협이 사라졌다는 것은 안보뿐 아니라 '안보 리스크'라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점에서 향후 증시 등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남북관계 등 향후 한반도정책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해온 '톱다운 다운'이 불가능해져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 바이든 후보는 비핵화와 관련, "나는 원칙에 입각한 외교에 관여하고 비핵화한 북한과 통일된 한반도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 대신 실무협상부터 단계를 밟아가는 '보텀업' 방식을 제시하고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공조를 중시하겠다는 것. 과거 오바마 정권 시절의 6자회담으로 상징되는 '전략적 인내' 정책의 부활을 의미한다. 북핵문제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의미다.
더욱이 바이든 후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불량배"라고 부르는 등, 김 위원장의 직거래에 부정적이다. 더이상 '깜짝' 북미정상회담 같은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려는 접근법은 가능치 않아 보인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내에 남북관계에 '역사적 족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청와대로서는 고민스런 상황 전개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김어준 등 친문 일각에서는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의 재선을 노골적으로 희망하기도 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내에 몰입하고 있고 중국이 크게 걸려 있어 한반도 문제는 세컨더리(부차적) 이슈로 취급된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바이든 시대'의 도래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94년 1차 북핵위기가 클린턴 민주당 정권 시절에 발발해 전쟁 일보직전까지 갔었으며, 오바마 정권 시절에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집중했다는 점 등을 간과해선 안된다. 중국 봉쇄 전략은 바이든 시대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관세 같은 무지막지한 방식은 피하겠지만,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제1 주적'이라는 인식은 바이든 사람들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식으로, 한국의 고민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을 양상이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와 미국 민주당과의 연계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처럼 돈독하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트럼프의 '톱다운' 방식을 적극 지지해온 만큼 미국 민주당내 불만이 크다. 어떻게 미국 민주당과의 전통적인 유대관계를 복원할지가 정부여당의 최우선 과제가 된 셈이다.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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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왼쪽) 후보가 5일 오후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소송전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美 바이든 유력…文정부, 對北 쇼도 親中 환상도 접어야
미국 대선의 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5일 오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다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검표 및 개표 중단 소송 등 불복 움직임으로 당분간 정국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대선 결과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 특히 한국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게 확실하다. 어떻게든 미국 대선 후 불확실성은 정리될 것이다. 그러나 미·중 갈등 격화, 북한 핵무기에 대한 원칙 대응 강화 등으로 동북아 정세가 더욱 난기류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선 결과, 미국의 대외 정책은 트럼프식 일방주의와 ‘아메리카 퍼스트’ 시대를 끝내고 정상으로 복귀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단초가 열린다.
특히 원칙과 일관성보다는 ‘리얼리티 쇼’ 같은 트럼프의 널뛰기 국정 스타일이 사라짐으로써 국제 정세는 좀 더 예측 가능한 상황에 접어들 것이다. 바이든은 36년간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해온 정통 의회주의자다. 미국의 동맹 체제와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일관되게 옹호해 왔다. 그러나 중국 문제에서는 트럼프 못지 않게 초강경 입장을 보인다.
기술·무역 중심의 미·중 신냉전이 인권·민주주의 문제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대북(對北) 문제에서도 제재를 통한 비핵화 관철을 중시해 트럼프 식 대북 쇼를 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진용을 갖추고 본격적인 정책을 펴려면 내년 상반기가 돼야 하는데 그때 한국은 대선 정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17개월 정도임을 감안할 때 종전선언 등에 정신 팔 시간이 없다. 한·미 동맹의 불신과 균열을 메우고, 북핵 폐기를 위한 공조에 집중해야 한다. 미·중 패권 경쟁도 더 격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 ‘중국은 높은 산 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라는 친중(親中) 환상도 접어야 한다.
당장 방위비, 전시 작전통제권, WTO 사무총장 등 3대 현안이 있고, 나아가 북핵 폐기를 위한 대북 제재, 더 근원적으로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의 좌표 설정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 식의 ‘쇼’ 외교는 끝났다는 사실이다. 문 정부는 이를 분명히 깨달아 분명한 대북 원칙을 재정립하고, 한·미·일 3각 협력을 축으로 자유 진영과 가치 동맹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