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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의 이야기

흐린 날에는







 

      흐린 날에는 너무 맑은 날 속으로만 걸어왔던가 습기를 견디지 못하는 마음이여 썩기도 전에 이 악취는 어디서 오는지
      바람에 나를 널어 말리지 않고는 좀더 가벼워지지 않고는 그 습한 방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바람은 칼날처럼 깊숙이 꽂힐 때보다 빠져나갈 때 고통은 느껴졌다 나뭇잎들은 떨어져나가지 않을 만큼만
      바람에 몸을 뒤튼다 저렇게 매달려서, 견디어야 하나 구름장 터진 사이로 잠시 드는 햇살 그러나, 아, 나는 눈부셔 바라볼 수 없다
      큰 빛을 보아버린 두 눈은 그 빛에 멀어서 더듬거려야 하고 너무 맑게만 살아온 삶은 흐린 날 속을 오래오래 걸어야 한다
      그래야 맞다, 나부끼다 못해 서로 뒤엉켜 찢겨지고 있는 저 잎새의 날들을 넘어야 한다
      .
      ...
      .
      . 나희덕 詩 --.
      Crying in the Shadows / Vitalij Kuprij
      

가져온 곳 : 
카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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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매일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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