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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사장 체포영장 발부까지 치달은 MBC 사태 어디로

[제작 최자윤, 조혜인]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MBC 김장겸 사장이 1일 오후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방송 진흥 유공 포상 수여식에 참석하며 노조의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MBC 김장겸 사장이 1일 오후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방송 진흥 유공 포상 수여식에 참석하며 노조의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pdj6635@yna.co.kr          




사장 체포영장 발부까지 치달은 MBC 사태 어디로


사측 "MBC 장악 위한 정권탄압, 모든 희생 불사하고 싸울 것"
노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의법절차..신속히 신병 확보해야"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MBC·KBS 노조의 총파업 돌입을 앞두고 검찰이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음에 따라 공영방송 정상화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서부지검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 등과 관련해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의 소환 요구에 불응한 김 사장의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고 1일 밝혔다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은 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 노조)의 지난 6월초 특별근로감독 신청에서 비롯됐다.

MBC 노조는 사용자측의 부당노동행위 의혹에 대해 고용부 서울서부지청에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했고, 서울서부지청은 6월 29일부터 16일간 MBC에 대해 전격적인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고용부는 사측의 노조 지배개입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 판정, 사측의 노조원에 대한 지속적인 징계와 관련한 근로자 승소 판결, 2012년 이후 지속된 노사분쟁 및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노사갈등 심화 등을 특별근로감독

사유로 들었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MBC 특별근로감독과 관련해 "PD, 기자들을 자기 분야가 아닌 다른 곳으로 업무배치를 해 상식 밖의 관리를 한 일이 확인됐다"며 "신속하게 수사가 마무리되면 검찰 송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서부고용노동지청은 노조 활동을 한 기자와 PD들에 대한 인사 조처와 관련해 김 사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영진에 소환을 통보했으며, 지난달 24일 안광한 전 MBC 사장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고용부의 4∼5차례 출석 요구에 계속 불응함에 따라 검찰이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 체포영장에 대해 MBC 사측은 즉각 반발했다.

MBC 사측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현 정권은 공영방송 MBC의 사장과 경영진을 쫓아내기 위해 그동안 갖가지 작업을

해왔다"면서 "취임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MBC 사장이 그동안 노사 관계 일을 했다면 얼마나 했다고 부당노동행위의 명목을 뒤집어씌우느냐"며 비난했다.


사측은 "말도 되지 않는 사유로 현직 언론사 사장을 강제 체포하는 경우는 국제적으로 드문 사례"라며 "MBC 사장이

구속되더라도 방송의 독립과 자유의 헌법 정신을 지켜내기 위해 모든 희생을 불사하고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김 사장은 취임 전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으로 재직하며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실무에서 총괄했고 부당노동행위는 지난 2월 김 사장 취임 뒤에도 계속됐다"며 "강제구인 조치는 당연한 의법 절차"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또 "고용부와 검찰은 신속히 김 사장의 신병을 확보해 범죄 혐의를 철저히 조사한 뒤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MBC·KBS 노조가 다음주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MBC 노사 갈등은 물론 언론계와 정치권 등에서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MBC 노조는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고, KBS의 경우 언론노조 KBS본부는 4일, KBS노동조합은 7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youngbok@yna.co.kr






윤인구 KBS 아나운서(왼쪽 둘째)가 3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을 방문해 제작 거부에 나선 MBC 아나운서들을 격려하고 있다. KBS와 MBC의 노조는 4일부터 공영방송 정상화와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며 일제히총파업에 돌입한다. 양대 공영방송 노조가 함께 총파업에 나서는 건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김민규 기자]



윤인구 KBS 아나운서(왼쪽 둘째)가 3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을 방문해 제작

 거부에 나선 MBC 아나운서들을 격려하고 있다. KBS와 MBC의 노조는 4일부터

공영방송 정상화와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며 일제히총파업에 돌입한다. 양대

공영방송 노조가 함께 총파업에 나서는 건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김민규 기자]        


  


"KBS·MBC 동시파업" .. 정권 초 또 공영방송 사장 거취 논란



양사 노조 "경영진 퇴진" 4일 총파업
대통령 "지난 10년 공영방송 참담"
방통위원장도 인적 청산 뜻 밝혀
해임권 쥔 이사진 여당 몫이 과반
정파 논리에 휘둘리기 쉬운 구조
"중립적 인사 사장 맡게 제도 고쳐야"




KBS와 MBC노조의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KBS본부(새노조)는 4일 ‘공영방송 정상화와 경영진 사퇴’를 조건으로 일제히 연대파업에 들어간다.
KBS노동조합(1노조) 또한 7일부터 총파업에 동참한다.
 양대 공영방송사 노조의 동시 파업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방송 파행은 불가피하다. 현재도 KBS의 경우 전국의 기자·PD 등 1100여 명, MBC는 400여 명이 제작을 거부하고 있다. KBS는 지난달 30일 ‘추적 60분’ 대신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을 방송했고 주말 프로인 ‘다큐 3일’ ‘역사저널 그날’ ‘세계는 지금’ 등도 결방 예정이다.


MBC도 이미 낮시간대 뉴스 프로그램들이 축소되거나 결방되고 있다.

 간판 예능인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도 다음주부터 재방송 편집본이 방송된다.

MBC 사측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최악의 경우 컬러바를 띄우는 ‘정파(停波·전파 송출 중단)’ 사태까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양사 경영진은 “불법 파업”이라며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MBC 김장겸 사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 KBS 고대영 사장은 내년 11월까지다.

한편 정부는 공영방송 사장 거취 문제에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밝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지난 10년간 가장 심하고 참담하게 무너진 부분이 특히 공영방송”이라며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게 특별히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 또한 지난달 11일 “공영방송 사장이 공적 책임과 공정성을 지키지 않았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하는 등 감독권을 행사할 뜻을 수차례 밝혔다.

 이에 비춰볼 때 파업 돌입 이후 방통위가 나서 양사 사장 혹은 이사진에 대한 해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실제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전 정부에서 임명한 정연주 KBS 사장을 방만 경영 등의 책임을 물어 해임한 선례가 있다.


다만 사장에 대한 해임권을 행사하려면 KBS는 11명 이사로 구성된 ‘KBS 이사회’(여당 7명, 야당 4명 추천), MBC는

9명 이사로 구성된 ‘방송문화진흥회’(여당 6명, 야당 3명 추천)가 해임안을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현재는 두 이사회 모두 이전 정부에서 구성돼 쉬운 상황은 아니다. 두 이사회 모두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정연주 KBS 사장이 해임되기에 앞서 신태섭 KBS 이사가 해임됐던 것처럼 방통위가 관리·감독 의무 소홀을 물어

 KBS 이사회나 방문진 이사들을 교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영방송 수장의 거취 문제는 정권 교체기마다 뜨거운 감자가 돼왔다.
 노무현 정부가 대선특보를 지낸 서동구씨를 KBS 사장으로 임명했다가 낙하산 인사 논란 속에 한 달 만에 자진 낙마한 것을 필두로 진보·보수 정권을 가리지 않았다.

공영방송을 ‘대선의 전리품’ 정도로 여기는 정치권의 인식, 사장을 선출하는 이사회의 인적 구성 자체가 정파 논리에서 벗어나기 힘든 제도적 한계와 맞물린 결과다. KBS 이사를 맡고 있는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현재의 법은 어떤 정부든 야당에서 코드 인사 논쟁을 촉발시킬 논리적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던 지난해 7월 방송법 및 방문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소관위 계류 중이다. 일부 야당 추천 이사도 동의해야 사장 선임이 가능하게 만드는 게 골자다.

 이외에도 비상임이사를 상임이사로 바꿔 이사회를 실질적 기구로 만들거나 여러 사회기구에서 추천하는 이사 수를

대폭 늘려 정치성을 희석시키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그동안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이 안 됐던 이유는 새 정부가 집권하면 자신들이 원하는 사장을 임명하려 태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사람이 사장으로 올 수 있게 해놓아야 정권에 따라 공영방송이 흔들리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사태의 본질이 정치적 헤게모니 잡기가 아니라 공영방송을 바로잡는 문제임을

명심하고 제도적 정비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 'MBC 유배지' 폐쇄 선언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배지 폐쇄 선언’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해직기자 및 구로,

경인지사, 여의도 등 부당전보 된 조합원들도 업무거부를 선언하며 동참했다.

ⓒ 권우성



예능PD들이 직접 전한, MBC의 처참한 현실




MBC노조가 '마침내' 총파업을 결정했다.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전국 18개 지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재적인원 1785명 중 1682명이 투표에 참가해 1568명이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투표율 95.7%에, 찬성률이 무려 93.2%다.
압도적인 찬성률은 MBC노조의 총파업 의지가 그만큼 뜨겁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MBC노조의 총파업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었다.


 지난 9일 MBC 영상기자회가 기자들의 성향과 파업가담 여부, 충성도 등에 따라 등급을 매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반발해 이미 제작거부에 돌입한 상태였고, 이후 편성PD와 드라마 PD, 예능PD, 시사제작국 PD와 기자, MBC 아나운서와 기자 등 300여명의 조합원이 제작거부에 동참하고 있었다.

MBC노조는 언론 자유와 방송의 공정성을 무너뜨린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MBC노조가 전례없는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MBC 예능PD들이 지난 6월 발표한 성명서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발표한 지 두 달이 넘은 성명서가 다시 주목받는 건 MBC 예능 간판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파업에

동참하면서 이 성명서를 다시 발표했기 때문이다.


앞서 6월 22일 <무한도전> 김태호 PD를 포함한 47명의 예능PD들은 실명으로 낸 성명서를 통해 예능보다 웃긴

MBC의 부끄러운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한 바 있다.

화제가 되고 있는 성명서를 다시 읽어보니 이건 '성명서'가 아니라 한편의 신랄하고 절절한 풍자다.


자조 섞인 한탄이며, 고백이다. 성명서에는 눈물젖은 빵을 먹으면서도 태연히 웃음 코드를 만들어야 했던 MBC 예능

PD들의 애환이 서려있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되었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는 예능PD들의

 일침에 코미디보다 더 코미디 같은 MBC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하다.


하긴, "알통 굵기가 정치적 신념을 좌우한다(2013.2.18일 보도)"는 내용이 메인뉴스에 보도되는 판국이니 안 웃기려야 안 웃길 수가 없다.





▲ '눈물'로 결의다진 MBC조합원들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로비에서 열린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 집회에서 이근행 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이번 파업을

 통해 MBC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세간에 떠돌던 MBC와 관련된 흉흉한 풍문 그대로




성명서는 경영진이 MBC의 언론 자유와 공정성을 어떻게 뭉갰는지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알고 보니 간단했다. "아무리 실력있는 출연자도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쓰게" 만들고,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까지 간섭"
하고,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아무리 시청률을 잘 뽑아도 멀쩡히 하던 프로그램"을 뺏으면 됐다. 
         

세간에 떠돌던 MBC와 관련된 흉흉한 풍문 그대로다.

소신있게 일하던 기자와 PD, 아나운서들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고, 공익시사 프로그램이 하루 아침에 폐지되고,

보도지침에 따라 방송 통제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었던 거다.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내용임에도 예능PD들이 직접 전하는 MBC의 실상은 일반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

했고 처참했다.

MBC에서 일하려면 "생각하지 말고, 알아서 검열하고, PD가 아니라 노예가" 돼야 한단다.


 "행여 끈끈해질까봐, 함께 손잡고 맞서 일어나 싸울까봐 경력직 PD들은 노동조합 가입도 못 하게 방해하며 누구 후배인지 언제부터 어떻게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는 후배들을 끝없이 늘려가는" 모습을 우두커니 지켜봐야 했단다.

 명색이  공영방송사의 간판을 내걸고 있는 MBC의 몰골이 이 모양이다.

오죽하면 예능PD들이 MBC를 가리켜 "쪽 팔리는 이름 '엠XX'"이라 칭했을까.


"웃긴 것 투성인데 도저히 웃을 수 없다. 함께 고민하던 동료들은 결국 'PD다운 일터'를 찾아 수없이 떠났다.

 매일 예능 뺨치게 웃기는 뉴스만 만드는 회사는 떠나는 동료들 등 뒤에는 '돈 때문에 나간다'며 웃기지도 않는 딱지를 붙인다.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웃음을 만들어야 한다.

웃기기 정말 힘들다. 웃기는 짓은 회사가 다 한다.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라.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다."


예능PD들은 작심하고 말한다.

웃긴데 웃을 수 없다고. 이 기막힌 '역설'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


 MBC가 우스워(?)지게 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0년 김재철 사장이 부임한 이후 MBC는 우리가 알고

있던 'MBC'가 아니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벌어진 MBC의 불공정 방송 사례들은 일일히 열거하기가 벅찰 정도다.


국정원 사건, 세월호 참사, 국정교과서, 한일위안부 협정,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에서 MBC는 관련 내용을 축소·

왜곡하는 불공정·편파 방송을 일삼았다.

그런가 하면 말 안 듣는 직원들을 한직으로 내몰거나 쫓아내고, 마이크를 빼앗거나 펜을 놓게 만들기도 했다.






▲ MBC 조합원 집회에서 발언하는 해직언론인들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배지 폐쇄 선언’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사진 왼쪽부터) 박성제, 박성호, 최승호 해직조합원 및 구로, 경인지사,

여의도 등 부당전보 된 조합원들도 업무거부를 선언하며 동참했다



전임자들이 했던 그대로 보도통제와 검열 일삼은 김장겸

.


지난 2월 들어선 현 김장겸 사장 체제에서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부임 이후 김장겸 사장은, 전임자들이 해왔던
 방식 그대로, 보도통제와 검열을 일삼으며 언론 자유와 독립성을 침해하는데 앞장서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탄핵'과 <MBC 스페셜> '6월항쟁 30주년'의 방송이 불방된 것도,
해당 PD에게 부당한 징계가 내려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웃픈' 코미디를 총괄·관리하고 있는 김장겸 사장은 외려 당당하다.

MBC 총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면서 "불법적이고 폭압적인 방식에 밀려 경연진이 사퇴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심지어 그는 이런 말도 했다.


 "대통령과 여당이 압박하고 언론노조가 행동한다고 해서 합법적으로 선임된 공영방송의 경영진이 물러난다면, 이것이야말로 헌법과 방송법에서 규정한 언론 자유와 방송의 독립이라는 가치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어떤가. "웃긴데 웃을 수 없다"던 예능PD들의 일침이 가슴으로, 피부로 와닿지 않는가.


공영방송 MBC의 언론 자유와공정성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목받는 당사자가 '언론 자유'와 '방송 독립'을 천연덕

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웃긴다.

정말 '웃기고' 있다. 보는 사람의 말문을 탁 막히게 만드는 기막힌 코미디다.


헌데 이상한 건, 웃기기는 한데 기분은 아주 나쁘다는 거다.

의당 웃으면 기분이 좋아져야 하지만 이 코미디는 웃을수록 화가 치민다.

이 볼썽사나운 코미디가 하루 빨리 끝나야 하는 이유일 터다.


코미디는 코미디다워야 한다. 뉴스는 뉴스다워야 하며, 시사프로그램은 시사프로그램다워야 한다.

신뢰받던 공영방송 MBC가 망가진 건 본분을 잊으면서다.

기자와 아나운서가 펜대와 마이크를 놓고 '브런치 만들기' 특강을 듣고 다녀서는, PD가 스케이트장 관리를 하고 있어서는, 할 말 하는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쫓겨나서는 MBC는 절대로 정상화될 수 없다.


방송에도 '품격'이라는 것이 있다.

알통의 크기가 정치성향을 좌우한다는, 별 시답잖은 내용이 메인뉴스에 방송되는 어이 없는 코미디는 정말이지 이제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언론 자유와 방송의 공정성 회복을 위해 총파업에 나서는 MBC노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방송의날 참석한 고대영·김장겸 "퇴진하라" 뭇매


1일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 54회 방송의 날’ 행사에 참석한 고대영 KBS 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이 KBS와 MBC 노조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6시39분쯤 63컨벤션 센터에 나타났다.


그는 행사장이 위치한 2층에 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했으며, 그런 그를 노조원들이 둘러싸면서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노조원들은 “후배들 학살하고 오른 사장 자리가 좋은가” “여기가 어디라고 오는가” “즉각 퇴진하라” 등을 연호했다.

김 사장은 그런 노조원들의 뭇매에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행사장으로 들어갔으며, 이 과정에서 경호원들과

노조원들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고 사장은 김 사장과 달리 귀빈통로를 통해 행사장으로 몰래 들어갔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안 노조원들은 퇴진을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고대영은 물러나라”를 외쳤다.






노조원들은 “출근할 때도 개구멍, 퇴근할 때도 개구멍으로 드나들더니 방송의 날 기념식마저 개구멍으로 들어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야 지도부는 전면 불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한편 법원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은 김 사장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MBC 측은 ‘방송 장악을 위해 MBC 사장에 체포영장 발부하는 정권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현 정권은 공영방송 MBC의 사장과 경영진을 쫓아내기 위해 그동안 갖가지 작업을 해왔다”며 “정권의 언론 탄압으로 설사 MBC 사장이 구속되더라도 MBC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이혜훈 등 여야 교섭단체

대표는 ‘방송의 날’ 행사 참석을 취소했다. 김장겸 MBC 사장, 고대영 KBS 사장 등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힘겹게 참석했고,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이날 현장에서 MBC 노동조합은 “김장겸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고, MBC 기자와 PD·아나운서

등은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며 피케팅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와 KBS본부는

오는 4일 총파업을 앞두고 있다. KBS 양대노조인 KBS노동조합 역시 7일을 총파업 날짜로 예고했다.

KBS·MBC 기자, PD, 아나운서 등 구성원들은 그동안 공영방송을 망가뜨리고 노조 소속 구성원들을

탄압한 사장 이하 경영진, 이인호 KBS 이사장 이하 이사진,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하

이사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축하연에서 방송에 대한 공적 책임이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축사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대독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국민은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만큼 방송에 거는 기대와 요구도 높다”며 “이제 방송인 스스로 본연의

사회적 역할과 공적 책임에 대해 성찰하고 되돌아봐야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1일 오후 법원으로부터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김장겸 사장이 고용노동부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수사상 알려드릴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준우 (junnou07@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