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신종 코로나19 확진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사진은 29일 오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코로나19 리소스 센터 집계 현황판.
ⓒ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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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병이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보고된 이후 7개월 만인 28일 글로벌 확진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각국의 백신 개발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000만명 돌파한 코로나19…백신·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미국·영국·중국 백신들 인체 시험 마지막 임상 3상 곧 진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지난해 말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6개월 동안 1000만명으로 늘어났다. 좀처럼 확산 속도가 꺾이지 않아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일상으로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여개 백신 후보 물질 가운데 15개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미국 모더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중국 캔시노와 시노팜 등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다. 신약 개발의 임상시험은 소수 건강한 사람 대상의 1상, 전염병 발생 지역의 다수 건강한 사람 대상 2상, 발생 지역의 다수 일반인에게 테스트하는 3상으로 구분된다.
감염을 차단하는 백신은 보다 근원적 해결책으로 꼽히지만, 환자에게 사용하는 치료제와 달리 건강한 사람에게 투약해야 해 개발 난이도가 높고 승인 절차도 까다롭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임상 2상을 현재 진행 중이며 다음달부터 3만명을 대상으로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 연간 5억정 규모 생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옥스퍼드대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2·3상을 동시에 착수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연간 20억정 규모의 공급 설비를 확보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의학연구원이 참여한 캔시노, 국영제약사 시노팜이 각각개발하는 백신도 다음달부터 임상 3상에 돌입한다. 중국발(發) 바이러스임에중국 내 확진자가 줄어든 탓에 캔시노는 캐나다, 시노팜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테스트를 진행한다.
치료제로는 최근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부신피질호르몬제)이 주목받았다. 영국 보건부에 따르면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덱사메타손을 처방한 결과 사망률이 35%가량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염증을 완화시키는 스테로이드제로서 보조적 활용을 권고하고 있다.
개발 중인 신약 중에선 미국 길리어드가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가 임상 3상으로 가장 앞서가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바이러스의 복제 기능을 파괴하는 항바이러스제다.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 따르면 코로나19에 적용하기 위해 이 외에도 수십종의 약품에 대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치며 한층 더 강력해졌다는 분석이다.
중국 충칭의과대학 황아일룽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베이징 신파디시장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을 불러온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확산한 초기 바이러스와는 다른 변종인 'D614G'라고 분석했다.
이는 주로 유럽에서 확산한 바이러스로, 연구진이 인체 침투 능력을 시험한 결과 초기 바이러스보다 2.4배 강한 침투 능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종 바이러스가 백신 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이 대부분 우한에서 확산한 초기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ikson@heraldcorp.com
가난한 나라는 백신도 나중에…쪼개진 세계
코로나19 백신 개발 완료가 눈 앞에 다가왔다는 희망적 소식이 전해지나 강한 나라 국민들만 결과물을 받는 소위 '백신 민족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국민을 우선하는 백신 민족주의는 저개발국 피해를 넘어 탈세계화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불행 중 다행, 코로나 백신 내년 1분기 10억개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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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29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포커스, 코로나19 백신개발 현황 및 전문가 의견' 보고서에서 "내년 1분기까지 최대 10억개 이상 백신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142개 후보물질이 개발 중이며 이 중 13개는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일부는 연내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 코로나 극복 가능성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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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나라는 백신 혜택 천천히?…백신 민족주의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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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블룸버그
/ 사진제공=ap-로이터
코로나19 위기에 시달리는 전 세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백신 민족주의가 대두되며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백신 민족주의는 프랑스에 기반을 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개발자금을 지원한 미국부터 백신을 공급하겠다 선언하면서 촉발됐다. 사노피가 미국 제약사는 아니지만 돈을 댄 국가에 먼저 공급하겠단 선언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독일 바이오기업 큐어백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자금지원 대신 독점적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는 커졌다. 실제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오는 9월 영국과 미국에 각각 백신 1억개·3억개를 우선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글로벌 신뢰 약해지나... 탈세계화 가속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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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백신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논리를 무작정 비난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적극적인 방역조치를 펴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이 백신에서도 후 순위로 밀려 인명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리 세계백신연합 가비 전략혁신·신규투자 담당은 "각국이 백신 제조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 저소득 또는 자원이 없는 국가는 백신에 접근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조에 대한 신뢰가 깨지며 탈세계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자국중심주의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다.
"필요한 이에게 백신을" 국제사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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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오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8/뉴스1
유럽연합과 빌&멜린다게이츠재단 등 국제사회는 이같은 상황 도래를 우려하고 있다. 백신이 전세계에 공평하게 공급돼야 한다는게 이들 주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백신 민족주의를 거부하고 나섰다.
정 총리는 27일 오후 10시 열린 국제회의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한국은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라며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가 모든 이들에게 접근 가능토록 하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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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WHO에 따르면 현재 16개의 코로나 백신 후보가 임상시험 중이다.
/로이터
한 나라가 독점 못하게, 코로나 백신 공구한다
코로나 백신이 개발돼도 어느 한 국가가 독점하지 못하도록 국제기구 주도로 사전 공동 구매가 추진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내년 말까지 의료진과 65세 이상 노년층, 당뇨병 환자 등 코로나 고위험군 20억명에게 먼저 백신을 공급하기 위한 공동 구매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WHO는 20억명 접종분의 코로나 백신을 확보하려면 181억 달러(한화 21조7900억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는 백신 후보를 개발. 제조하는 데 투자하고 성공할 경우 조달과 배송까지 책임지는 데 사용된다.
◇공동구매 참여하고 백신 공급 지분 확보
WHO는 이를 위해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손을 잡았다. \CEPI는 미국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영국 웰컴트러스트 등이 참여하는 국제기구로 미국 모더나 세러퓨틱스, 이노비오,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등의 코로나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GAVI도 빌게이츠재단의 지원을 받는 국제기구다.
WHO에 자금을 투자한 국가는 CEPI가 지원하는 9개의 코로나 백신 후보를 포함해 국제단체들이 나중에 구매할 백신들의 일정 비율에 대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계획은 어느 백신이 성공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발 자금이 한쪽으로 몰리지 않게 하면서 나중에 개발된 백신을 공정하게 할당하는 체제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고 WHO는 설명했다. 국제 구호 단체들도 함께 투자해 저개발국가를 위해 백신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26일 현재 WHO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에 따르면 현재 22개의 백신 후보가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 중이며, 125개가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 하지만 백신이 개발돼도 일부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백신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는 최근 인도, 브라질, 칠레, 멕시코 같은 비선진국 지역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임상시험 진입한 백신도 15~20%만 성공
최근 선진국들은 백신 개발사들과 개별 협약을 통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백신 공급량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WHO의 수석 과학자인 숨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개별 국가가 한 백신에 투자를 집중하면 위험할 뿐 아니라 나중에 성공해도 다른 나라들은 해당 백신을 구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윤리적으로도 올바는 접근이 아니다”고 말했다.
세스 버클리 GAVI 대표도 “백신은 제조도 어렵고 과거 백신 개발 프로젝트는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다”며 “새로 개발하는 백신은 7%만이 전임상 개발 단계를 통과하며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간 백신도 15~20%만 성공한다”고 밝혔다. 그는 “백신 대부분이 실패하겠지만 다양한 후보를 확보하고 있으면 계속 앞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이다. 최근 국제기구와 3억명 접종분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아스트라제네카
GAVI와 CEPI는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개발 중인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3억명 접종분의 백신을 우선 공급받는 7억5000만 달러(9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유전자재조합 백신을 개발 중이며 이미 마지막 임상 3상 단계에 들어갔다.
◇한국 정부도 공동 구매 논의 참여
우리 나라도 국제 공동 구매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7일 오후 10시부터 자정(한국 시각)까지 화상으로 개최된 코로나 대응 기금 조성 국제회의에 참여했다.
이번 회의에는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약 30개국 정부대표와 유엔, WHO,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등 국제기구와 민간기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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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백신 전쟁 중인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나?
[칼럼] 배진건 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기술평가단장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지난 2월 24일 하버드대 전염병 전문가 마크 립시치(Marc Lipsitch) 교수는 전체 인류 중 최대 40~70%가 코로나19(COVID-19)에 감염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너무 뻥이 아닌가? 그때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심각하게 세계적인 전염이 시작되자 드디어 세계보건기구(WHO)도 늦었지만 공식적으로 3월 11일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했다. 감염자가 1000만 명을 곧 돌파한다. 교수의 전망이 서서히 현실로 변하고 있다.
지구는 지금 코로나19와 심각한 전쟁 중이다. 이 심각한 전쟁 중 우리에게 꼭 필요한 방어 무기는 백신이다.
백신이 나오지 않으면 봉쇄조치와 일상생활의 제약이 풀릴 수 없다. 그러기에 지구 상의 모든 사람에게 아무 차별없이 백신에 대한 접근권이 필요하다.
팬데믹 상황에서 미래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소유권을 누가 가져야 하는가? 백신을 개발한 어느 한 나라가 독점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지구는 조용히 다른 전쟁을 시작했다. 세계는 지금 백신 전쟁 중이다. 백신 개발이 민족주의의 새로운 전쟁터이기에 뉴욕타임스는 ‘백신 민족주의(vaccine nationalism)’ 라는 신조어를 소개했다.
독일 정부는 자국 백신회사 큐어백(CureVac) 지분을 23% 매입한다고 6월 15일 밝혔다. 미국과 중국, 유럽 간 백신 전쟁과 그 후 강대국의 입지에 대한 현실적인 좋은 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큐어백에 3억유로(4151억)를 투자해 지분 23%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갖고 싶은 자국 백신회사 큐어백의 지분 23%를 인수해 자국기업의 백신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려는 조치다.
큐어백은 유전 물질인 mRNA를 이용한 코로나 백신개발 분야에서 미국의 모더나(Moderna)와 독일 회사인 바이오엔테크(BioNTech)와 경쟁하고 있다. 일반 사람이 잘 모르던 큐어백은 지난 3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소집한 ‘COVID-19 Task Force’ 백악관 회의에 초대받은 10개 제약/바이오 중의 하나다.
큐어백은 그 회의 직후에 트럼프가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큐어백이 7월 중순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앞둔 상황에 독일 정부의 투자는 '긴급하게' 이뤄졌다고 FT는 전했다.
FT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독일 재무부는 큐어백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인수되어 독일을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했으며, 미국에 인수될 경우 큐어백이 개발한 백신이 독일과 유럽에 보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의 입장에서 핵심산업을 자국에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재정적 안정성을 제공하는 아주 기본적인 조치이다.
이런 국가의 재정적인 면을 넘어 눈에 띄는 건 중국의 공세다. 중국은 코로나 백신 최초 개발을 떨어진 국가 위신을 세우고 미국에 대한 우월성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여긴다. 그러기에 백신개발 진전에 중국이 만만치 않다.
6월 16일자 피어스파마(FiercePharma) 뉴스에 의하면 국영기업인 ‘시노파마(SinoPharma)’의 자 회사인 China National Biotec Group’s(CNBC)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1/2상에서 15일을 기준으로 1120명의 지원자에게 백신을 투여했다. 이 백신은 Placebo(위약 접종)와 14일, 21일, 28일 간격으로 약한 도즈(dose), 중간 도즈, 강한 도즈의 3 가지로 구분하여 접종했다.
14일, 21일 간격은 97.6% ‘항체양전율, seroconversion rate’을 보였지만 28일 간격으로 접종한 중간 도즈가 100%로 가장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항체양전은 주로 백신 접종 후 정량 가능한 항체 수준에 도달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또한 항체 타이터도 높았고 심각한 이상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신화사 통신은 시노파마는 일년에 2억 도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접종한 전 직원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100% 만들어졌다는 기사다. 임상실험 중인 백신을 프로토콜에 명시한 대상자가 아닌 직원들에게 접종한 것은 중국다운 일이다. 그 직원들은 예를 들어 브라질 같은 외국에 파견될 직원들이기에 안전을 위해 접종했다는 변명이다. 특별히 코로나 사태처럼 예측 불허인 상황에서는 외국 나가는 직원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의 항체 개발 소식은 계속 이어진다. CNBC 발표 이틀 전에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시노백(Sinovac)’ 바이오텍의 ‘CoronaVac’의 임상2상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시노백의 살균화된 백신을 접종한 임상2상의 600명의 건강한 피험자들에게서 90% 이상의 중화항체를 유발했다고 밝혔다.
그 바로 직전에는 다른 중국 바이오텍 회사인 ‘캔시노 바이오로직스(CanSino Biologics)’가 AAV(아데노바이러스 벡터)로 전달한 DNA 백신이 중화항체와 T세포 반응을 유발했다고 ‘란셋(Lancet)’에 임상1상 결과를 보고했다. 중국에 세워진 5개의 바이오텍 회사가 현재 코로나19 백신개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반면 가장 빠른 시간내에 백신의 임상 시험에 들어간 미국 국립보건연구원과 모더나와의 공동개발, 그리고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영국 옥스퍼드대 개발 백신,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은 임상3상을 곧 진행 예정 중에 있다.
이들 RNA 백신은 바이러스가 아닌 ‘유전자 코드’를 주사한다. 그렇게 하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 조각을 공격하는 방법을 배운다.
인체가 백신 제조기가 되는 것이다. 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정보인 mRNA를 전달 플랫폼인 리피드 나노파티클(Lipid Nanoparticle)을 주사하면 면역을 형성하게 한다. 병 주고 약 준다는 중국에 불만도 크지만 중국과 빅파마가 이렇게 앞서 나가는데 우리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궁금하다.
백신 임상 3상시험 전에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방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공격접종시험(animal challenge test) 자료가 요구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자체개발한 코로나19 영장류 모델을 이용해 국내 기업이 개발한 치료제 후보물질 2종과 백신 후보물질 1종의 효능실험을 시작했다고 6월 17일 밝혔다. 백신접종 뒤 바이러스를 접촉시켜 감염 예방 능력을 확인하는 공격접종(챌린지)을 통해 효능을 확인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제넥신은 19일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예방 DNA 백신 GX-19를 사람에게 첫 투여했다고 밝혔다. 이제 드디어 우리 나라도 사람에게 첫 접종이 시작된 것이다. 시작에 언급한 독일 큐어백의 17일 첫 투여를 포함해 19일 제넥신까지 현재 전 세계에 임상 중인 백신은 19개가 됐다.
이번 임상시험은 GX-19의 안전성, 내약성 및 면역원성을 탐색하기 위해 건강성인 자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제넥신은 제1상 40명, 제2a상 150명의 시험대상자가 모집될 예정으로 9월 중 1상을 마무리하고 2a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 민족주의’는 개발된 백신 수출을 금지하거나 자국 백신 산업을 국유화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 위기가 장기간 계속될 수 있다. 백신 개발을 할 수도 없고 가난한 나라들은 어떻게 되나? 지구 상 어느 한 지역에서라도 바이러스가 존속하면 결국은 세계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너무 풀어야 할 질문이 많다. 백신이 누구에게 먼저 처방될까? 현실적으로 개발에 돈을 댄 기업이나 국가, 비교적 부유한 나라가 먼저일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75억 인구에게 백신을 균등히 접종할 것인가? 이렇게 전 세계를 접종하려면 어떻게 대량생산의 벽을 넘을 것인가? 수십억 명의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계속 백신 접종을 기다리게 된다면 어떻게 지구를 코로나로부터 보호할 것인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은 왜 우리 나라는 RNA 백신 개발이 없나라는 것이다. 북한은 어느 나라가 개발한 백신을 접종할 것인가?
남한, 중국, 미국?
[출처: 중앙일보]
민간 역학조사관인 김종헌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연구교수는 지난 24일 경향 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코로나19의 종식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구조를 바꿔야 하는 난제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백신·치료제 나와도 ‘종식’ 불가능···
처음에 우리는 코로나19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유사하지 않을까 막연하게 짐작했다. 이제는 전 사회가 온몸으로 이 병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됐다. 무증상 감염, 재양성 등은 이전 다른 호흡기 감염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종 감염병의 속성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모르는 것이 더 많다.
백신·치료제 개발은 윤곽도 잡히지 않았고, 방역당국은 이 병과의 싸움이 우리의 예상보다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연일 경고한다.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에 소속된 민간 역학조사관인 성균관대 의대 김종헌 연구교수는 “우울하게 들리겠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코로나19 확진자 0이 되는 종식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된 국내 연구에서 대구지역 거주자의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득이 낮아 건강보험료를 적게 낼수록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장기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바꿔야 하는 난제가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김 교수와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무증상, 방역의 가장 어려운 점
코로나 백신 만들어져도 변이 된 것에 감염 가능성 일단은 중증 막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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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하더라도 무증상 감염, 재양성 등을 놓고 시각차가 컸는데 이제는 모두 인정하는 이 병의 특성이 된 것 같다.
“무증상 감염 비율은 전 세계 공통적으로 약 20~30%씩 나오고 있다. 서울·경기·부산 등 지자체 역학조사 자료를 보면 부산은 전체 확진자의 21.4%, 인천은 31.1%가 무증상 감염이었다.
특히 초반부터 대규모 진단검사를 실시한 한국의 확진자 데이터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초기 환자까지 다 긁어낸 것이라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라는 빙산의 수면 아래 있는 부분을 가장 잘 그려낸 곳이 한국’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무증상 감염 비율이 이렇게 높은 것은 다른 호흡기 감염병보다 유독 코로나19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점이다.”
- 코로나19는 감염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기초재생산지수(R0)가 홍역(R0 12~18)이나 사스(R0 3.5~4.0)보다 낮은 2.5인데도 왜 피해가 더 큰가.
“치명률 때문이다. 전파가 잘되는 호흡기 질환들은 치명률이 매우 낮다.
독감은 치명률이 0.001~0.1%다. 그런데 코로나는 전파가 잘되는 데다 치명률이 높다(28일 현재 국내 치명률은 2.28%, 세계 평균은 5.1%이다). 이런 질환이 이전에는 없었다. 메르스는 치명률이 30%가 넘지만, R0는 1이 안 된다.
그런데 사실 방역 대책을 세우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시간에 따른 재생산지수인 Rt(time-dependent Reproduction rate) 값이다. 실시간으로 전파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볼 수가 있다.
인천감염병관리지원단 자료를 보면 이태원클럽 관련 집단감염 후인 5월13일 Rt가 2.81까지 치솟았다가 6월18일 시점에는 0.71까지 떨어졌다. 최근 상황을 보면 수도권에서 Rt가 1을 넘었다가 안 넘었다가 하는 날이 반복된다.
1 이하로 계속 유지돼야 엔데믹(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고착화된 감염병)으로 가지 않고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 백신·치료제로 종식 안 돼
약물요법 요원한 상황에서 거리 두기·위생 준수 필수
감염병은 평등하지 않아 우리 사회에 난제 던진 것
- 반년 정도 유행이 계속되면서 다들 지쳐가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 ‘종식’이라고 할 만한 때는 언제 올까
“우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온다고 해서 코로나 확진자 0이 되는 ‘종식’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항체형성률 100%인 백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개발된 백신도 코로나19로부터 우리를 완벽히 보호해줄 것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를 예로 들어보자. 독감의 경우 남반구에서 먼저 유행하는 종류(Strain)를 토대로 북반구에서 유행할 종류를 예측해 백신을 만든다. 하지만 유행 예측이 틀리면 백신을 맞아도 독감에 걸릴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변이가 굉장히 잘돼서, 몇 개로 예측해 백신을 만든다 하더라도 변이가 된 것에 감염이 될 수 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백신의 목표는 완벽한 감염 차단이 아니라 변이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병이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게끔 하는 것이다.”
-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늘면서 한 사회가 집단면역을 갖추게 되면 어떨까.
“항체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방어력을 갖췄다고 볼 수도 없다.
연구 결과들을 보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자연적으로 나은 사람들에게서 항체가 유지된 기간이 3개월 정도라고 한다. 걸렸다 나아도 또 걸릴 수 있다. 학자들끼리는 이미 코로나와 함께 사는 인류 사회가 펼쳐졌다고 말한다. AC(코로나 이후·After covid19), BC(코로나 이전·Before covid19)라는 말이 생겼던데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 인플루엔자·코로나 동시 유행 땐
- 그렇다면 학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거리 두기를 할 때마다 학교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온다.
“최근 네덜란드, 호주 등 몇몇 국가를 대상으로 연구한 논문 중에 ‘어린이와 청소년은 코로나19의 주요 전파원(main source)이 아니다’라는 결과들이 나왔다. 코로나19 유행 후에도 학교 문을 연 네덜란드 같은 나라들을 살펴보니 코로나19에 감염된 청소년이 부모나 다른 친구를 감염시킨 사례는 별로 없었다.
연구의 결론은 학교 문을 열어두되, 성인인 교직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철저하게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 그럼 학교 문을 열어두고, 다른 부분만 방역을 철저히 하면 될까.
“그런데 당장 가을 새 학기가 되면 방역이 어려워질 것이다. 계절성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주요 전파원은 성인이지만, 독감의 주요 전파원들은 아이들이다. 동시에 두 가지 감염병의 전파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도 잘 쓰고, 방역도 철저히 하니 독감 유행은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예년보다 좀 줄 수는 있어도, 유행이 안 될 수는 없다. 독감에서 중요한 것은 전체 환자 규모가 아니라 중환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매년 독감철이 되면 호흡기내과 쪽에서는 중환자실을 미리 비워두고 대비를 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중환자실이 거의 다 차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독감까지 유행하면 문제다. 중환자실은 늘리고 싶어도 빨리 늘릴 수 없다. 중환자실에 투입할 수 있는 간호인력은 매우 전문적인 인력이라서 당장 충원이 불가능하다.”
- 그럼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최근에는 코로나19와 계절성 독감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똑같이 열이 나는 호흡기 질환인데 코로나인지 독감인지를 모르면 원내 감염 가능성도 높아지고, 환자 치료도 늦어지기 때문에 우선 이를 구별할 수 있는 진단키트가 개발돼야 한다.”
-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코로나19에 어떤 대응체계를 갖춰야 할까.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환경 자체를 개선하고, 사회구조를 바꿔 나가야 한다. 대구지역 확진자 3671명의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득과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을 분석한 국내 연구 결과를 보니,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가릴 것 없이 소득이 높아 보험료를 많이 낼수록 코로나에 걸릴 확률이 낮아졌다.
고소득자는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차지하는 근무공간 자체가 넓고 쾌적하기 때문에 물리적 거리 두기를 잘 유지할 수 있고,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감염병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지금 환자가 터져나오고 있는 곳만 봐도 물류센터, 콜센터, 노인복지시설 등 1인당 차지하는 공간이 작은 곳이나 저소득층이 있는 곳이다.
실내 공기를 빨아들이고 신선한 공기를 주입해주는 공조 시스템이 없는 곳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저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해결해야 하는 난제를 던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간 역학조사관’ 김종헌 교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중 일부의 임상시험이 후반부에 진입한 가운데 WHO가 1년 내에 백신이 개발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