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모습이다.
국립알레르기및감염병연구소 제공
코로나19 사태 반년 '풀리지 않는 5가지 미스터리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번지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세계를 강타한 지 6개월이 지났다. 6일 기준 전 세계 환자가 1155만명을 넘긴 가운데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지난 4일 보도를 통해 아직 과학자들이 풀지못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미스테리를 정리했다.
코로나19는 이번 세기 들어 가장 최악의 공중보건 위기를 불러왔다.
과학자들과 의료진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해하기 위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연구에 나섰다.
그 결과 과학계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숙주에 침투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지, 면역시스템은 어떻게 바이러스와 싸우는지 확인하고 치료법과 백신을 개발 중이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한 핵심적인 질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네이처는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해 아직 과학자들이 명쾌하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주요 질문들을 정리했다.
왜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가
우선 코로나19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사람마다 겪는 증상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무증상 감염을 나타내는 반면, 또다른 사람들은 치명적인 폐렴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소재 바이오의약품 회사인 ‘디코드 제네틱스’의 대표이사(CEO)인 카리 스테판손 유전학자는 “임상 결과는 드라마틱하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디코드 제네틱스 연구팀은 사람마다 코로나19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데 기여하는 유전체 차이를 분석중이다.
디코드 제네틱스 연구팀은 아이슬란드에 유의미한 환자 사례가 적어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달 국제 공동연구팀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감염된 환자 4000명 규모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유전적 연관성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은 감염되지 않는 환자들보다 2종류의 특정 유전자 변이 중 하나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2종류의 특정 유전자 변이 중 하나는 ABO 혈액형을 결정하는 유전체 영역에 있었다. 또다른 변이는 여러 종류의 유전자 주변에 존재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수용체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단백질, 병원체에 대응하는 면역반응과 연결된 분자를 암호화하는 2종류의 유전자 변이였다.
장-로랑 카사노바 록펠러대 뉴욕 캠퍼스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의 증상과 더욱 실질적으로 연결된 인간 유전자 변이를 찾고 있다. 원래 마라톤을 뛸 정도로 건강했던 50세 이하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코로나19 증상이 달라지게 만드는 유전적 변이를 찾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란 무엇이며 얼마나 지속되는가
면역학자들은 코로나19에 걸리면 어떤 면역이 생길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학자들의 숱한 노력으로 코로나19 감염자에게서 중화항체가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지만 중화항체는 몇주 동안 지속되다가 사라진다는 사실도 확인되고 있다.
중화항체는 중증 기간이 오래될수록 더 오래 존재하는 사실도 규명됐다.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의 조지 카시오티스 연구원은 “체내에 바이러스가 많이 존재할수록 항체도 많이 생기며 오랜 기간 지속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스)에서도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카시오티스 연구원은 “사스에 걸렸던 대다수 사람들은 몇 년이 지나면 중화항체도 사라지지만 매우 심각하게 앓았던 환자들의 경우 12년이 지나도 중화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데 어느 정도의 중화 항체가 생성돼야 하는지 아직 모른다.
신체 내 면역시스템에 대한 명확한 측정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반응과 비교해 얼마나 오랜 기간 중화 항체가 지속되는지 분석해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려될 정도로 돌연변이가 발생할까
대다수 바이러스는 사람을 감염시키면서 변이 과정을 거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을 추적하며 바이러스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이를 찾는 게 중요하다.
이런 돌연변이 중에는 항체나 면역세포인 T세포 등이 병원체를 인식하는 능력을 변화시켜 현재 개발중인 백신의 효과를 상쇄하는 돌연변이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견된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큰 영향력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할 때 인체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발생하는 변이가 연구되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유럽에서 처음 발견됐고 현재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아직 임상적으로 영향력있는 변이인지는 불분명하다.
백신이 개발된다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팬데믹 종식의 유일한 길은 백신 개발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약 200개의 백신이 개발중이며 20여건은 이미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백신의 진짜 효능을 판가름할 수 있는 대규모 임상시험은 몇 개월 후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과 대조군의 코로나19 감염률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개발중인 일부 백신의 효과는 불투명하다.
일례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개발한 백신의 경우 원숭이 실험에서 폐가 감염되는 현상을 예방할 수는 있었지만 실험에 활용된 원숭이들의 코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양은 백신 접종 원숭이와 접종하지 않은 원숭이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중인 백신이 중증 감염을 예방할 수는 있지만 광범위한 확산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또 아직은 데이터가 불충분하지만 코로나19 백신으로 중화항체가 형성돼 감염을 차단할 수 있지만 중화항체의 수준이 신규 감염을 차단할 정도로 충분한지, 또 중화항체가 얼마나 오랜 기간 체내에 머물 수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같은 이유로 백신이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개발되더라도 완벽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중론이다.
설왕설래 바이러스의 기원은
대부분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기인했다는 데 동의한다.
지금까지 수집된 ‘SARS-CoV-2’ 바이러스 샘플을 이용한 광범위한 분석을 통해 중국 윈난성의 ‘관박쥐’가 코로나19의 기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중간숙주로 ‘천산갑’이 지목되기도 했다.
천산갑에서 분리된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체가 코로나19 유전체와 92% 일치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천산갑이 중간숙주일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천산갑에서 인간으로 감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느 아직 완벽하게 입증하지 못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SARS-CoV-2 유전체와 99% 이상 일치하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중간숙주 동물을 찾아내야 한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8년 전 중국의 그 폐광, 코로나의 시작이었나
년 전 중국 광산에서 3명을 숨지게 한 바이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와 비슷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바이러스의 냉동 샘플은 당시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는 5일(현지 시각) “폭로: 광산 죽음에서 우한연구소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7년의 자취”라는 기사를 통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을 다뤘다.
기사에 따르면 2012년 8월 한 소규모 연구팀은 미스터리하고 치명적인 신종 질병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남서부 지역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계단식 논밭을 지나 그들은 버려진 폐광에 도착했고, 방역복과 마스크를 쓴 채 동굴을 탐험했다.
악취는 코를 찔렀고, 머리 위에는 박쥐들이 있었다. 발아래에는 배설물이 뒤엉켜 있었다.
인간에게 치명적인 미생물과 병원균의 번식지였다. 몇 달 전 여기서 인부 6명은 폐렴으로 쓰러졌고, 이들 중 3명은 숨졌다.
연구팀은 1년에 걸쳐 우한에 있는 연구소로 보낸 샘플 수백개를 보냈고, 마지막으로 채취한 배설물 중 하나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당시 사스(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연구진에게 해당 바이러스는 대단한 발견으로 여겨졌다.
이 바이러스는 학술지에 사스의 새로운 변종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환자 6명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3명의 죽음과 연관성도 드러나지 않았다.
중국 우한 양쯔강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
/로이터 연합뉴스<
◇ ‘봄의 도시’ 쿤밍에서 일어난 사건
폐광이 있는 중국 서남부 윈난성 쿤밍은 1년 내내 꽃이 펴 일명 ‘영원한 봄의 도시’로 불리는 곳이다.
2012년 4월 24일, 궈(Guo)라는 성(姓)을 쓰는 45세 남성은 폐렴이 심해져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튿날에는 Lv라는 42세 남성이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 실려왔고, 3일째 되는 날에는 주오(63·Zhou), 리우(46·Liu), 리(32·Li) 세 명이 중환자실에 들어갔다.
모두 모장족 자치주 통관 마을 남쪽에 있는 구리 폐광에서 박쥐 배설물을 치우는 작업을 했던 이들이었다.
일부는 2주 동안 일하다 발병했고, 나머지는 며칠 만에 상태가 나빠졌다.
환자들은 체온이 39도 위로 치솟았고, 기침과 몸살 기운이 있었다.
한 사람을 빼고는 호흡곤란 증세도 있었다. 두 명이 사망한 뒤 나머지 네명은 출혈열, 뎅기열, 일본뇌염, 독감 검사를 받았지만 다 음성으로 나왔다. 사스검사 결과도 음성이었다.
의사들은 중국 호흡기 권위자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중 원사는 사스와 관련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 같다며, 항체 검사를 권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생존자 네명을 검사한 결과 사스에는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지만, 넷은 모두 사스와 관련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항체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퇴원한 두 명은 병원에 남은 두 명보다 항체 수준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과정은 중국에서는 보도되지 않았다. 다만 리수(Li Xu)라는 의료진의 석사 학위 논문에 일부 담겼다.
그의 지도교수는 이들 환자를 담당한 응급실 담당이었다. 항체 검사 결과 등은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한 의료진의 박사 논문에 포함됐다.
리씨는 논문에서 “광부가 원인 모를 폐렴으로 고통받은 광산의 박쥐에 대한 연구는 중요한 연구 주제”라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해당 연구 주제는 이른바 ‘배트 우먼’으로 알려진 우한연구소의 연구원에 의해 수행되고 있었다.
어린 박쥐.
/AFP 연합뉴스
◇ ‘배트 우먼’ 스정리
우한은 고대부터 중국 육·해상 교통의 요지로 유명한 곳이다.
그리고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의 중심이기도 하다. ‘배트 우먼’이란 별명을 지닌 스정리 연구원과 동료들은 바이러스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알려진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오기 전까지 사람이 걸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6종에 불과했고, 대개 증상은 감기처럼 약했다. 다만 사스는 예외였다.
2002년 11월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유래한 사스는 29개국에서 8096명을 감염시켰다. 774명이 숨졌다.
스 연구원과 동료들은 2004년부터 중국 남부 동굴을 탐사하기 시작했다.
2012년 쿤밍의 폐광과 관련된 사건을 조사하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그들은 8월 현지 전문가들과 합류해 탐사에 나섰다.
다음해까지 이들은 박쥐 276마리로부터 배설물 샘플을 채취했다.
영하 80도로 냉동된 샘플은 우한연구소로 보내졌다. 연구 결과 쥐들 중 절반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겼고, 몇몇은 한 번에 하나 이상의 바이러스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스 연구원과 동료들의 이름으로 2016년 발표됐다.
하지만 인부들의 폐렴과 세 명의 죽음 등 이 연구가 수행된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였다.
중국 우한에 있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치명적인 병원균을 취급하는 기밀 시설로 2017년 일반에 알려졌다.
중국 당국에 의해 ‘생물안전 레벨 4((BSL-4)’를 받은 연구소다.
그만큼 철저하게 안전에 유의한다고 할 수 있지만 앞서 실험실에서 병원균이 유출되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은 아니다.
10명이 감염되면 9명이 죽는 에볼라나 마르부르크병 같은 경우에도 미국의 BSL-4 연구소에서 유출된 적이 있다.
미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2015년까지 6년 동안 실험실 안전 위반 횟수는 749건을 기록했다.
실제로 2004년 베이징에 있는 중국국립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일어난 사고로 여러 명이 사스에 걸리기도 했다.
윈난성에서 보낸 냉동 바이러스가 보관 중이던 우한연구소는 특히나 안전의 중요성이 컸다.
그들은 인간에게 전염되는 변이와 관련해 논란이 많은 실험도 수행하고 있었다.
이들의 실험 주제는 2015~2017년 발표한 논문에도 발표됐다. 인간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의 존재는 팬데믹(대유행)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컸다.
미국 정부는 2014년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한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는 걸 금지했다.
스 연구원 팀은 사스와 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고 주장했지만 너무 위험하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2018년 1월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은 우한연구소의 새 생물안전연구소에서 무슨 연구가 일어나는지를 알기 위해 외교관 지위를 가진 과학자들을 파견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당시 과학자들은 박쥐에서 나온 사스와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돼 사스와 같은 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 당시 보고서는 “이 같은 고난도 실험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연구자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30일 상하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 중이던 스정리 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올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 중심인 우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우한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면서 그는 “그 바이러스가 우리 연구소에서 나간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방역복을 입은 작업자들.
/AP 연합뉴스
◇ 바이러스 지도…바이러스 개명 의혹
12월 31일 우한바이러스연구소로 돌아온 스연구원은 새로운 바이러스를 규명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의 팀은 우한 병원 환자에게서 채취한 시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5건을 구분했고, 샘플들은 연구실로 보내져 전체 게놈 서열 지도를 완성했다.
스 연구원은 유해 물질처리와 관련된 오류가 있었는지, 유출이 있었는지를 점검했다.
그는 신종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박쥐 동굴에서 가져온 샘플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마음의 짐을 덜었다”면서 “며칠 동안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이후 그는 2월3일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
박쥐 기원 추정되는 신종 바이러스에 관계된 폐렴 발생’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획기적이었다.
해당 논문에서 스 연구원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밝히고, 유사한 바이러스가 우한연구소에 저장돼 있다고 공개했다.
해당 샘플의 이름은 RaTG13이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둘은 96.2%가 일치했고, 다른 사스형 바이러스와는 구별됐다.
해당 논문에서 스 연구원은 이 같은 유사성이 박쥐에서 유래했다는 증거라고 제시했다.
그런데 해당 샘플은 이전 논문에서 RaBtCoV/4991로 명명된 바이러스와 같은 것이었다.
2016년 논문에서 2013년 7월 24일 폐광에서 채취했다고 밝힌 바이러스 샘플이었던 것이다.
스와 그의 연구팀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바이러스에 새로운 이름을 붙였지만, 인도와 오스트리아 연구진은 2016년 논문에 나온 폐광 샘플과 RaTG13의 부분 염기 서열이 100% 일치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폐광 샘플의 일부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98.7%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정리 팀과 15년간 함께 일해온 피터 다스작 에코 헬스 얼라이언스 대표도 선데이타임스에 RaTG13은 폐광에서 발견한 바이러스 샘플과 같다고 확인했다.
다만 그는 “이름을 다시 붙인 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 코로나 바이러스, 이미 7년전 중국 동굴서 발견)
2013년 우한연구소는 초기 작업 후 해당 바이러스가 사스와 가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추가 작업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니콜라이 페트로프스키 호주 플린더스대 교수는 “3명의 죽음과 연관된 바이러스에 대해 더 분석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다스작 대표에 따르면 RaTG13에 대한 전체 염기 서열 분석이 끝나자 샘플은 분해됐다.
그는 “연구원들이 그걸 배양하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그래서 사라져 버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네이처가 우한연구소에 샘플의 유래를 분명히 밝히기 위해 오자(誤字)를 명시해달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우한연구소 측은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처 측은 “해당 논문과 관련된 우려에 대해 알고 있으며 검토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더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우한연구소 왕 얀이 소장은 지난 5월 연구소 유출설에 대해 ‘완전한 날조’라고 반박했다.
그는 “RaTG13 게놈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바이러스를 살릴 수는 없었다”며 “따라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선데이타임스에 의견을 밝힌 전문가들은 항체 양성 반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킨 히버드 런던 보건대학원 교수는 “항체는 사스와 관련된 바이러스가 사망 원인이라는 중요한 증거”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 검채 채취작업을 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 바이러스의 기원과 조사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정확히 어디서 유래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우한 병원을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해 작년 8월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중국 언론에서는 작년 10월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석한 외국 선수에게서 시작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한대 연구진에 따르면 9월29일 입원한 환자가 코로나 환자와 비슷한 증상을 보였지만 사망해 확인은 불가능하다.
우한시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11월 14일과 21일에 의심 환자가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오수를 검사한 결과 이탈리아에 이미 12월 18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 보건당국은 사태 초기 발원지로 지목됐던 화난 수산시장에 대해 확산에 영향을 줬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을 알고 이해하는 것은 이 같은 위기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요하지만, 중국에서 이를 언급하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고, 중국이 국제적인 조사를 받아들일 확률도 떨어지고 있다.
미국 럿거스대 리처드 이브라이트 교수는 “중국이 공개적이고 투명한 국제 조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50대50도 안 된다”며 “불행하게도 미국 대통령의 형편 없는 대처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쿵 플루’와 같은 수사를 써가며 코로나 바이러스를 외교 무기로 쓴 탓에 원인을 파악할 기회를 놓치게 됐다는 것이다.
다스작 대표 같은 이들은 바이러스가 중국 남서부 지역에서 유래한 뒤 사람이나 동물을 타고 우한으로 옮겨졌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감염된 바이러스가 윈난에서 우한까지 1000마일(약 1600㎞)을 뚜렷한 발병 없이 이동하는 게 가능하냐”는 반문이 나온다. 히버드 교수는 “젊은이가 감염된 천산갑을 들고 와서 팔았을 수 있다”며 “이때 젊은이는 무증상 감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박쥐를 연구하는 젊은 학생이 무증상 감염인 채 바이러스를 옮겼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우한질병통제센터와 같이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비슷한 연구를 수행하는 곳에서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한질병통제센터의 톈진화 연구원은 박쥐 1만 마리를 잡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폐광에서 채취한 바이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변이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호주 생물학자인 에드워드 홈스는 “4%의 차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50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히버드 교수는 “자연적으로 변형되는 데는 20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지난 6개월간의 변이를 선형으로 따른다는 가정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 이브라이트 교수는 “바이러스가 숙주를 바꾸고 새 숙주에 적 응할 때 변화는 더 커진다”며 “만약 폐광에서 채취한 바이러스가 2019년 11월 이전에 인간으로 퍼졌다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변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실험실에서 이뤄진 작업이 30~50년에 이르는 진화적 거리를 줄였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선데이타임스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측에 일련의 질문을 했지만, 답을 얻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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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10만 배 확대한 전자현미경 사진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제공
팬데믹 잠재성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국 돼지 농장에 널리 퍼져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중국 농장의 돼지에 널퍼져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에 팬데믹을 일으킨 적 있는 바이러스와 비슷한데다, 이미 농장 노동자 가운데 일부가 감염됐다 회복한 흔적이 있어 모니터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리우진화 중국농업대 수의대 교수팀은 중국 내 돼지의 검체를 조사한 결과 인간에게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9일자에 발표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 B, C형'으로 나뉘고 가장 대표적인 A형은 인간 외에 돼지 등 가축과 조류 등에 감염된다. A형은 다시 표면 단백질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아형'으로 나뉜다.
H1N1, H5N1 등 알파벳과 숫자가 조합된 아형 이름을 갖는다.
연구팀은 2011~2018년 중국 내 10개 성에 분포한 농장에서 3만 건의 돼지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가장 흔한 A형 인플루엔자 아형인 H1N1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다시 이 아형을 유전자 특성에 따라 세분화했다. 6개의 유전자를 ‘마커’로 선정한 뒤 이들의 변이 여부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6가지 '유전형'을 분류했다.
조사 기간 초기인 2011~2013년 돼지 사이에서 널리 유행한 유형을 ‘G1’ 유전형으로 분류한 뒤, 이와 차이가 나는 유형을 찾아 G1~G6까지 총 6개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연도별로 각 유전형이 발견되는 빈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11~2013년 대다수를 차지하던 G1이 2014년 이후 급격히 줄어들고, 2014~2015년 일시적으로 G5가 유행하다 2016년 이후 G4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아래 그래프). G4는 2013년 처음 등장했고, 거의 대부분의 2016년 이후 바이러스 유전형의 다양성이 줄어들어 사실상 G4라고 이름 붙은 한 가지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2018년에는 감염된 돼지의 거의 100%가 G4 유전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2011~2018년 중국 농장의 돼지에게 유행한 H1N1의 6개 유전형의
발견 빈도를 연도별로 비교했다.
PNAS 논문 캡쳐
문제는 G4가 2009년 팬데믹을 일으킨 H1N1 유전형과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체 세포의 특정 수용체에 잘 붙고 인체의 기도 상피세포에서 바이러스 증식도 활발히 일어났다.
인간과 호흡기가 비슷한 실험동물인 족제비(페럿)을 이용해 실험한 결과 공기전파를 통해 감염이 활발히 일어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돼지 농장 15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338명의 혈청을 채취해 항체검사를 했다.
그 결과 10.4%인 35명이 G4 EA H1N1의 항체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 인간에게 전파됐다는 뜻이다.
특히 18~35세의 젊은 층은 항체보유율이 20.5%로 높았다.
연구팀은 다른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막는 항체로 G4 유전형을 예방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다른 바이러스 항체로 예방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항원 교차반응’이라고 하는데, G4는 항원 교차반응이 낮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예방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팬데믹을 일으킬 잠재성이 있다”며 “돼지에게서 이 바이러스를 통제할 방법과 농장 근무 노동자를 모니터링할 방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신영 기자ashilla@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는 남미 내에서도 상대적
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적은 곳이 있다.바로 안데스산맥 고산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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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산의 미스터리..... 전염은 소수가 한다
바이러스 감염자 대부분은 거의 전파력 없지만, 슈퍼 전파자가 문제
코로나19 감염자 대부분은 실제로는 전파력이 거의 없으며, 소수 감염자만 특정 상황에서 강한 전파력을 지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 뉴욕타임스 (NYT)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은 일부 소수 감염자가 특정 상황, 특정 조건에 처했을 때 다수에게 슈퍼 전파력을 갖는다. 그것은 생물학적 요인이 아니며, 그런 전파력을 일반화해서 설명하기도 어렵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워싱턴주 벨뷰 소재 '질병 모델링 연구소'의 벤 알도스 선임조사연구원은 "성냥불을 한 번 던진다고 불 붙지는 않으며, 다시 한번 던진다고 불이 붙는 것도 아니다"면서, "그러나 정확한 장소에 성냥불을 던질 때 갑자기 불이 붙는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위생 및 열대성 의과 대학의 전염병 전문가인 아담 쿠차스키 박사는 어떤 성냥불이 큰 불꽃을 일으키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이번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저지하는 데 결정적 수단이 될 것이며,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언제나 바이러스보다 한발 뒤처져서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초기부터 과학자들은 주로 감염자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염시키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전염병 학자들은 이것을 '재생산 숫자"라고 부른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지난 3월 초에 이 재생산 숫자는 감염자 한 명당 2.2명 정도로 보았으나, 사회적 봉쇄 정책을 시행하면서 3월말에 이르러 이 숫자는 0.74명으로 떨어졌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과학자들은 이런 확산 평균 숫자를 밝혀내는 것이 바이러스 확산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감염자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은 전혀 바이러스 확산에 이바지하지 못하지만, 단 한 명의 감염자가 열 명 이상에게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도 바이러스 확산의 재생산 숫자는 여전히 2로 나타날 수 있다.
독감이나 천연두 같은 전염병은 전파력이 낮지만 꾸준한 확산력을 보이는 반면, 홍역이나 SARS 같은 전염병은 소수의 감염자가 갑자기 다수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기도 한다.
전염병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에 따라 이처럼 전파력이 차이를 보는 이유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있지만,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바이러스의 확산력이 큰 편차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내용은 쿠차스키 박사가 지난 4월 과학 저널지에 기고하기 위한 예비 보고서에 실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멕시코 한 병원 의료진들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는 모습.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EPA=연합뉴스
갓 태어난 세쌍둥이 코로나 확진, 부모는 음성…감염 미스터리
멕시코에서 태어나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세쌍둥이의 부모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세쌍둥이의 감염 경로는 미궁에 빠지게 됐다.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주의 모니카 랑헬 마르티네스 보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세쌍둥이의 부모가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모두 음성 결과를 얻은 것을 확인했다"며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신생아의 코로나19 확진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쌍둥이 신생아의 동시 감염은 처음이라는 게 주 보건당국 설명이다.
산루이스포토시에서는 지난 17일 임신 7개월 반 만에 제왕절개로 태어난 남아 둘, 여아 하나 세쌍둥이가 모두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출산 당시 산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아니었다.
신생아들에 대한 검사는 조산임을 감안해 태어난지 4시간이 지나 진행됐다.
당초 보건당국은 출산 직후 신생아들이 짧은 시간 동시에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무증상 감염자인 모친으로부터 태반을 통해 감염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앞서 미국 연구진도 모자간의 코로나19 수직감염 사례를 보고했다.
하지만 산모는 물론 부친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서 세쌍둥이의 감염 경로는 불확실해졌다.
CNN 스페인어판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모유를 비롯한 다양한 감염 경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현재 세쌍둥이는 병원에서 의료진의 관찰을 받고 있다.
두 아이는 별 증상이 없으며 한 아이는 호흡기 염증을 보였으나 항생제에 잘 반응하고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지난 4월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경찰이 보호복을 입은 채 하얼빈 국제공항을 지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무증상자 한 명에 71명 감염 미스터리…승강기는 알고있었다
4월 중국 헤이룽장성 감염 사례 연구
미국에서 입국한 무증상자 한 명이 도화선
엘리베이터에 남은 바이러스에 이웃 감염
최초 감염자는 완치돼 항체까지 생겨
4월 초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4명이 발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확진자는 70명까지 불어났다.
한 달 가까이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자 안심하고 있던 방역당국은 급히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귀국한 A씨가 추적망에 걸렸다.
A씨는 귀국 직후 코로나19 증세가 전혀 없는 상태로 자가격리를 하던 중이었다.
무증상자 A씨가 어떻게 70여 명을 감염시키는 시발점이 됐을까.
중국 우한 통지병원과 화중과기대 연구팀은 이 미스터리를 파고들었다.
추적의 결과가 30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에 실렸는데, 코로나19의 전파력이 얼마나 강한지, 방역의 조그만 빈틈을 어떻게 뚫고 확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A씨는 3월 19일 미국 여행을 마치고 헤이룽장성으로 돌아왔다. 헤이룽장성은 3월 11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청정지역'이었다.
A씨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집에서 자가격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자가격리가 끝나가던 3월 31일과 4월 3일에는 두 차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음성이었다.
집단감염의 실마리는 A씨와 전혀 접점이 없던 사람이 뇌졸중 증세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뇌졸중 증세로 입원한 환자는 A씨의 아파트 아래층에 사는 이웃 B씨의 엄마와 같이 파티를 참석했다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결과 감염이 시작된 곳은 엘리베이터였다.
A씨가 탔던 엘리베이터를 이웃 B씨가 이용하면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이다.
하지만 A씨와 B씨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탔던 것은 아니다. 엘리베이터에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는 게 연구진이 내린 결론이다.
이후 B씨에게 감염된 엄마가 파티에 참석하면서 뇌졸중 증세를 보인 환자에 바이러스를 옮긴 것이다.
뇌졸중 증세를 보인 환자는 4월 초 두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여기서 의료진을 포함해 각각 28명, 20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이 시기에 무증상자 A씨의 이웃이던 B씨와 B씨 엄마도 코로나19 증세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 B씨의 동선에 미국에서 입국한 A씨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A씨를 상대로 코로나19 항체 검사를 한 결과,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즉 A씨는 자신도 모르게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상태였던 것.
방역당국은 A씨의 동선과 추가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모든 사람을 검사했고, 4월 22일까지 총 7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확진자들의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헤이룽장성에 퍼진 코로나 바이러스는 A씨가 해외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방역당국은 결론 내렸다.
연구진은 단 한 명, 그것도 무증상의 코로나19 환자가 어떻게 지역사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의 보호자가 환자와 영상통화를 기다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1명 가족 전원완치..코로나 비밀, 5만년전 유전자에 있다
11명 가족 전원 완치 사례 주목
'3번 염색체 유전자' 관련 가능성 높아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모양, 중증 많아"
"A형 중증, O형은 경증 많아" 가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세는 사람마다 다르다.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목숨을 잃는 환자도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도 제각각이다. 초기에는 고열과 기침이 공통으로 발생하지만, 설사·환각·미각 상실 등 사람마다 다른 증상이 된다.
코로나19는 왜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걸까. 과학자들은 그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유전자를 지목한다.
이와 관련해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과학자들이 인도 뉴델리에 사는 무쿨 가르그(33) 가족의 코로나19 투병기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족 17명 중 11명이 감염됐는데, 한 달 만에 전원 완치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감염자 중에는 90세 할아버지를 비롯해 당뇨와 심장병·고혈압을 앓는 50~60대 환자도 여러 명이 포함됐다.
3개월 된 신생아도 함께 거주해 추가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가르그는 "할아버지부터 조카까지 가족을 한순간에 잃을까 두려웠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한 달 뒤, 가르그 가족은 전원 완치 판정을 받았다.
가르그 가족의 사례에선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가족들 대부분이 병원 치료를 받지 않고 자연치유 됐다는 것이다.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입원한 숙모 한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0명은 각자 자신의 방에서 스스로를 돌봤다.
별다른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가족들은 의사들의 조언에 따라 비타민과 해열제 등 기본적인 약만 처방받았다.
또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의 증상과 할머니와 어머니, 며느리의 증상이 달랐다.
아들들은 할머니나 어머니들과 다르게 미각과 후각이 둔해지는 경험을 했다.
심지어 90세 할아버지는 아무런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병원 치료 없이 전원 완치…뭐가 달랐나?
인도 방역 당국 공무원이 뭄바이의 슬럼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신화사]
물론 가르그 가족은 감염자들에 적용하는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다. 코로나19 확진 판정 뒤 각자의 방에서 한 달간 나오지 않았고, 외부인 출입도 금지했다.
또 확진자를 분리 수용할 수 있는 공간과 치료제를 공급할 경제적 여건도 충분했다.
그럼에도 과학자들은 가르그 가족의 완치 사례가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WP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가르그 가족의 완치에 유전적 요인이 뒷받침됐을 것이라 보고 있다.
90세 할아버지가 무증상으로 가볍게 완치됐고, 아들들이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유럽에서는 코로나19가 혈액형 등 유전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몇 차례 발표된 바 있다.
지난달 17일 유럽의 중증 코로나 환자 유전자 분석 그룹은 혈액형에 따라 코로나19 증상에 차이를 보인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A형 환자가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고, O형은 경증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혈액형은 유전자에 따라 달라지는데, 3번 염색체 유전자가 코로나19와 관련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와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난 3일 두 연구소는 이탈리아와 스웨덴의 환자 2000명을 조사한 결과 중증 환자의 유전자가 4만 년 전 갑자기 사라진 원시 인류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와 관련 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환자의 중증도가 3번 염색체에 있는 유전자 6개가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중증 환자의 경우 이 유전자가 5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와 같은 모양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박물관의 네안데르탈인 모형(왼쪽)과 네덜란드의 네안데르탈인 유적
발굴현장(오른쪽)
[EPA=연합뉴스]
이에 비춰볼 때 가르그 가족의 완치 사례도 유전적 요인이 개입됐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아직 코로나19와 유전자 간에 상관관계를 입증할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나온 건 아니다.
과학자들은 가르그 가족이 코로나19와 유전적 요인의 관계를 밝힐 주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상관관계가 밝혀지면 코로나19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뭄바이 힌두 자 병원의 폐 전문의 자르 우드와디아는 "인도에서 한 가족이 비슷한 증세로 모두 목숨을 잃는 경우와 반대로 모두 목숨을 구한 경우가 목격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유전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가설을 추가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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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코끼리
[로이터=연합뉴스]
아프리카 코끼리 350마리 원인 불명 떼죽음…코로나19 감염?
전례 없는 대규모 코끼리 집단 폐사"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에서 코끼리 350마리 이상이 집단으로 폐사한 채 발견됐다.
전례가 없는 대규모 집단폐사의 원인은 아직 미스터리로 남은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일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영국 BBC방송은 1일(현지시간) 영국 자선단체인 국립공원구조 니얼 맥캔 박사와 동료들이 지난 5월 이후 보츠와나 오카방고 삼각지에서 350마리가 넘는 코끼리 사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츠와나에는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코끼리의 3분의 1이 살고 있다.
현지 환경보호 활동가들이 오카방고 삼각지 근처를 비행하다 코끼리 사체 169구를 발견했고, 이후 한달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끼리 사체는 350구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맥캔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가뭄과 관계없이 코끼리가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죽은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보츠와나 정부는 부검 결과가 나오려면 수주가 남은 가운데 현재로서는 코끼리들이 왜 죽었는지 모른다는 설명이다.
코끼리 사체에서 어금니가 제거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 밀렵으로 인한 떼죽음은 아니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맥캔 박사는 "만약 밀렵꾼들이 사용하는 흔히 청산가리로 불리는 시안화물이 떼죽음의 원인이었다면 다른 동물들도 죽었을 텐데 폐사는 코끼리에 한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끼리 100마리가 사망한 원인이 된 탄저병도 잠정적으로 이번 집단폐사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맥캔 박사는 "독살이나 질병에 의해 폐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많은 코끼리는 얼굴을 땅에 떨어뜨린 채 숨졌고, 일부는 원을 그리며 걷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것은 무엇인가가 그들의 신경계를 공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인이 물이나 토양에 있다면 인수 교차 질병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코로나 19를 지목했다.
맥캔 박사는 "현재로서는 종 보존 재난이지만, 공공보건 위기가 될 개연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보츠와나 정부의 야생 국립공원 담당 국장인 시릴 타올로 박사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코끼리가 적어도 280마리 이상 집단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나머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올로 박사는 코끼리들의 사망원인은 모른다며 "테스트를 위한 표본을 보냈고 앞으로 수주일 내에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율기자
yulsid@yna.co.kr<저작권자(c) 연합뉴스,
중국 생명공학 기업 캔시노와 중국 군사과학원 군사의학연구원 베이징생명공학
연구원이 주도해 개발 중인 아데노바이러스5형 벡터 코로나19 백신(Ad5-nCoV)의
첫 임상시험 예비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캔시노 제공
WHO "17개 후보 1~3상 진행중" 속도 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가운데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후보물질 수가 17개로 늘어났다. 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은 130개를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임상시험에 들어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총 17개로 나타났다.
수천 명의 건강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예방 효과를 시험하는 임상3상에 들어간 후보물질은 1개이고, 수백 명 규모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ㅎ과를 확인하는 2상에 들어간 후보물질은 2개,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부작용과 독성, 적정 투약 용량을 결정하는 1상과 2상을 동시에 실시하는 후보물질은 5개로 나타났다. 나머지 9개는 1상 상태다.
3상에 들어간 후보물질은 영국 옥스퍼드대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후보물질 ‘ChAdOx1 nCoV-19’이다. 택배차량에 물건을 실어 나르듯 다른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조각을 만들 수 있는 유전물질을 실어 체내에 주입하는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방식이다.
임상 3상은 5월 말 시작됐으며, 현재 18~55세의 건강한 자발적 참가자 2000명을 모집 중이다.
접종 뒤 1년간 추적 관찰할 예정이며 임상시험 종료 예정일은 2021년 7월이다.
임상2상을 진행 중인 백신 후보물질은 미국 모더나 사와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전령RNA 주입 방식의 백신 후보물질과 중국 베이징생명공학연구소와 캔시노 사가 공동 개발 중인 바이러스 벡터 방식 백신 후보물질이다. 두 후보물질 모두 임상1상에서 중화항체 형성 등 백신으로 기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확인한 상태다.
임상 1,2상을 동시에 진행 중인 곳 가운데 중국 기업 시노백과 시노팜이 각각 개발 중인 백신은 총 3가지로, 모두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불활성화시킨 형태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는 단백질 조각을 주입하는 방식을 쓰고,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은 전령RNA를 주입하는 방식을 쓴다.
1상을 진행 중인 백신 후보물질 중 미국 생명공학기업 이노비오의 DNA 백신과 국내기업 제넥신은 DNA 조각을 주입해 인체 내에서 바이러스 조각을 만들어 항원으로 기능하게 하는 DNA 백신을 시험 중이다. 제넥신은 이달 11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GX-19의 이중맹검 무작위대조 임상시험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게 받았으며 현재 190명의 건강한 참여자를 모집 중이다.
그 외에 중국의학과학원이 불활성화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 러시아 가말레야연구소가 바이러스 벡터 방식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 클로러생물제약사와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이 개발한 단백질 조각 방식 백신 후보물질도 1상을 진행 중이다.
그 외에 중국과학원,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독일생명공학사 큐어백 등이 역시 백신 후보물질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 수는 132개로 집계됐다.
한편 앤서니 파우치 NIAID 소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이 개발돼도 미국 내에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신에 의한 항체 형성률이 70%대에 머무르고 미국인 중 접종자 비율도 66% 수준에 머무를 경우를 상정한 답변이었지만, 실제로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의 항체 형성률이 높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인 접종자 비율이 66%라는 가정은 CNN의 5월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당시 조사에서 미국인의 33% 이상은 백신이 개발돼 싼 가격에 공급돼도 백신에 대한 불신 등 때문에 접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30일 인도 뉴델리에서 무료 급식을 받으려는 빈곤층 주민이
서로 떨어져 앉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EPA 연합
코로나19 확진자가 부산의료원에 도착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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