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중 민형사상 법적 조치로부터 보호받아 왔다. 하지만 11·3대선에서 패배한 그가 내년 1월 퇴임하면 이 같은 권한은 사라진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B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 마주할 본인 관련 소송이나 수사가 최대 여섯 갈래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결과에 불복해 자신의 연임까지도 주장하는 가운데 BBC는 "법적 폭풍이 휘몰아치기 직전"이라고 평가했다.
◇ 가족기업 사기·탈세 의혹… 장기간 징역형 가능성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우려할 사안은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과 관련한 보험·금융사기, 탈세 등 혐의를 둘러싼 뉴욕 검찰의 수사입니다.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맨해튼 지검장은 이 혐의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8년치 납세자료를 포함한 수년간 재무기록을 제출하라고 작년 8월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은 지검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면서 법원에 자료 제출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제2 연방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 측 요청을 거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다. 대법원에서 자료를 제출하라고 판결한다면 지검 수사에는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뉴욕 법에 따르면 일부 탈세죄는 장기간 징역형으로 처벌 가능한 중범죄에 해당한다. 조너선 털리 조지워싱턴대 로스쿨 교수는 "트럼프를 둘러싼 형사사건 중 가장 중대하다"면서도 수사가 덜 진행된 만큼 범죄혐의가 입증된 건 아직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맨해튼 지검장 ◇ 성추문 '입막음 돈' 스캔들… 검찰, 재무기록 위조의혹 조사 밴스 지검장의 수사 범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포르노 배우 등과 불륜 관계를 맺고 '입막음 돈'을 줬다는 스캔들도 포함된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과 포르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고 이를 발설하지 않겠다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입막음 돈의 전달책으로 지목된 마이클 코언은 선거법 위반죄로 징역 3년 형을 선고받았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같은 혐의로 기소될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밴스 지검장은 트럼프 그룹이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해 재무 기록을 위조했는지 수사 중이다.
뉴욕법에 따르면 재무기록 위조 그 자체는 경범죄이고, 공소시효가 2년에 그쳐 지검은 이 혐의만으로는 기소할 수 없다. 하지만 탈세 등 다른 혐의를 숨기기 위해 재무기록을 위조하는 행위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이 경우 공소시효도 더 길고, 유죄가 입증되면 처벌도 더 무겁다.
◇ 은행대출·세금감면 위해 자산가치 조작한 사기 혐의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 사기 혐의 관련 검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3월부터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그룹이 은행 대출을 위해 자산을 부풀리면서 보유 부동산의 세금을 줄이기 위해 자산가치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실은 지난달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이자 트럼프 그룹 부회장인 에릭의 증언을 원격으로 들은 바 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면 그 역시 아들과 마찬가지로 검찰의 직접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대선 피해자 폭로에 이은 성범죄·명예훼손 소송 트럼프 대통령은 다수 여성으로부터 성범죄 관련 소송을 당한 상태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그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봤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무더기로 나왔으며, 일부 피해자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 잡지 엘르의 칼럼니스트였던 E.진 캐럴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1990년대 뉴욕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부인하면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전 진행하던 TV쇼 '어프렌티스'를 출연자 서머 저보스도 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다.
저보스가 2007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강제로 키스를 당했다고 주장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거짓말쟁이'라고 칭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 소송과 관련해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내세워 조사를 피해왔으나 내년 1월부터는 이 논리가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된다.
◇ 사촌 메리, 가족유산 가로챘다며 5억 원 손배소 제기 사촌 동생 메리가 가족 유산을 둘러싸고 제기한 소송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메리는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 등 삼촌과 고모가 과거 자신을 속여 막대한 유산을 가로챘다는 내용의 소송을 냈다.
메리는 자신의 부친이 1981년 작고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 등이 "내 지분으로부터 돈을 빼돌리고, 그들의 사기 행각을 감추며, 내가 상속받을 진짜 금액을 속이기 위한 복잡한 음모를 꾸미고 실행했다"고 소장에 적었다. 이어 트럼프가를 이끌던 할아버지 프레드가 1999년 세상을 떠나자 트럼프 대통령 등이 "나를 쥐어짜서 수천만 달러 이상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메리는 소장에 피해 보상금으로 50만 달러(약 5억5천만 원)을 요구한 상태다. 그는 지난 9월 펴낸 회고록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나르시시스트'라고 비난하고 그의 부정입학 의혹 등을 제기하기도 했다.
◇ 헌법상 반부패 조항 위반 혐의까지 메리 트럼프의 트럼프 회고록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행위로 헌법에 명시된 '보수 조항'(Emoluments Clause)을 위반했다는 소송도 제기된 상태다.
일종의 부패 방지 조항인 보수조항은 미국 정부 관리가 의회 승인 없이는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이나 이익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여전히 사업체를 경영하며 외국 정부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수입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현재 이와 관련해 민사소송 3건이 제기돼 있습니다. 다만 법률 전문가들은 이 소송들은 향후 기각되거나 원고 쪽에서 취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털리 교수는 "보수 조항이 형사소송의 토대가 될 가능성은 작다"라면서 "해당 재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일 때 관련성을 띠기 때문에 그가 퇴임하면 학문적 논의로 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권태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대선 불복’ 트럼프, 향후 3대 시나리오
① 소송전 통해 보수 편향 대법원서 ‘선거 뒤집기’ ② 지지층 이탈 막아 재출마 준비 ③ 고위직 숙청 등 분풀이 이어가
트위터에 “선거 조작돼 그가 이겨” 패배 인정 보도 나오자 수습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불복 사태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와 새 정부 출범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조작된 선거였고, 우리가 갈 길은 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 부정 소송과 각 주의 개표 결과 공식 확인 절차 차단 등에 실패하자 개표 기계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나쁜 평판과 조악한 장비를 가진 급진 좌파 개인 소유 회사 도미니언에 의해 표 집계가 이뤄졌다”면서 “선거일 밤에 일어났던 모든 기계적인 결함을 보면 정말로 표를 훔치려다 들키기도 한 것이지만, 그들은 들통나지 않고 많이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 기계 검증을 위한 민간 기구를 만들고, 여기에 정부의 데이터 전문가들이 휴가를 내고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도록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은 채 “그가 선거가 조작됐기 때문에 이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언론이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고 앞다퉈 보도하자, 다시 트위터에 “조작된 선거,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WP는 이날 프레드 하이아트 논설주간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 뒤집기, 2024년 대선 재출마, 파상적인 분풀이 공세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선거 결과를 뒤집고 연임하는 것이다. 그는 주 정부와 카운티 정부에 투·개표 소송을 연쇄적으로 제기해 개표 결과를 바꾸거나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선출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보수파 6명, 진보파 3명으로 구성된 연방 대법원으로 소송전을 끌고 가 대법원이 자신의 당선 판결을 내리도록 하는 전략을 짜고 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이 전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2024년 대선 재출마 준비를 하는 것이다. 끝까지 대선 불복을 함으로써 자신을 지지했던 7300만명가량의 유권자가 이탈하지 못하도록 하고, 바이든 당선인 정부의 정통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 미국을 둘로 갈라놓아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계산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패배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버티면서 파상적인 분풀이를 계속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국방부 고위직 인사 등을 숙청했고,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포함, 충성도가 떨어진다고 여겨지는 인사를 계속 축출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전에서 계속 패배함에 따라 더는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채 충동적으로 분풀이만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지난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비를 맞으며 무명용사 묘에 헌화한 뒤 고개를 숙인 채 무거운 표정으로 자리를 뜨고 있다.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동안 'MAGA 모자'를 쓴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돌아와 백악관으로 향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백악관 떠나면 사기·탈세 의혹…장기간 징역형 가능성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우려할 사안은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과 관련한 보험·금융사기, 탈세 등 혐의를 둘러싼 뉴욕 검찰의 수사다.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맨해튼 지검장은 이 혐의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8년치 납세자료를 포함한 수년간 재무기록을 제출하라고 작년 8월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은 지검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면서 법원에 자료 제출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지난달 제2 연방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 측 요청을 거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다.대법원에서 자료를 제출하라고 판결한다면 지검 수사에는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뉴욕 법에 따르면 일부 탈세죄는 장기간 징역형으로 처벌 가능한 중범죄에 해당한다.
조너선 털리 조지워싱턴대 로스쿨 교수는 "트럼프를 둘러싼 형사사건 중 가장 중대하다"면서도 수사가 덜 진행된 만큼 범죄혐의가 입증된 건 아직 아니라고 설명했다.
◇성추문 '입막음 돈' 스캔들
밴스 지검장의 수사 범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포르노 배우 등과 불륜 관계를 맺고 '입막음 돈'을 줬다는 스캔들이 확인 중이다.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과 포르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고 이를 발설하지 않겠다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입막음 돈의 전달책으로 지목된 마이클 코언은 선거법 위반죄로 징역 3년 형을 선고받았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같은 혐의로 기소될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밴스 지검장은 트럼프 그룹이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해 재무 기록을 위조했는지 수사 중이다. 뉴욕법에 따르면 재무기록 위조 그 자체는 경범죄이고, 공소시효가 2년에 그쳐 지검은 이 혐의만으로는 기소할 수 없다.
하지만 탈세 등 다른 혐의를 숨기기 위해 재무기록을 위조하는 행위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이 경우 공소시효도 더 길고, 유죄가 입증되면 처벌도 더 무겁다.
◇ 은행대출·세금감면 위해 자산가치 조작한 사기 혐의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 사기 혐의 관련 검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3월부터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그룹이 은행 대출을 위해 자산을 부풀리면서 보유 부동산의 세금을 줄이기 위해 자산가치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실은 지난달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이자 트럼프 그룹 부회장인 에릭의 증언을 원격으로 들은 바 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면 그 역시 아들과 마찬가지로 검찰의 직접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선 피해자 폭로에 이은 성범죄·명예훼손 소송
트럼프 대통령은 다수 여성으로부터 성범죄 관련 소송을 당한 상태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그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봤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무더기로 나왔으며, 일부 피해자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 잡지 엘르의 칼럼니스트였던 E. 진 캐럴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1990년대 뉴욕의 한 백화점 탈의실에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부인하면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전 진행하던 TV쇼 '어프렌티스'를 출연자 서머 저보스도 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상태다. 저보스가 2007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강제로 키스를 당했다고 주장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거짓말쟁이'라고 칭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 소송과 관련해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내세워 조사를 피해왔으나 내년 1월부터는 이 논리가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된다.
◇사촌 메리, 가족유산 가로챘다며 5억원 손배소 제기
사존동생 메리가 가족 유산을 둘러싸고 제기한 소송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메리는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 등 삼촌과 고모가 과거 자신을 속여 막대한 유산을 가로챘다는 내용의 소송을 냈다. 메리는 자신의 부친이 1981년 작고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 등이 "내 지분으로부터 돈을 빼돌리고, 그들의 사기 행각을 감추며, 내가 상속받을 진짜 금액을 속이기 위한 복잡한 음모를 꾸미고 실행했다"고 소장에 적었다.
이어 트럼프가를 이끌던 할아버지 프레드가 1999년 세상을 떠나자 트럼프 대통령 등이 "나를 쥐어짜서 수천만 달러 이상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메리는 소장에 피해 보상금으로 50만달러(약 5억5천만원)을 요구한 상태다.
그는 지난 9월 펴낸 회고록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나르시시스트'라고 비난하고 그의 부정입학 의혹 등을 제기하기도 했다.
◇헌법상 반부패 조항 위반 혐의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행위로 헌법에 명시된 '보수 조항'(Emoluments Clause)을 위반했다는 소송도 제기된 상태다. 일종의 부패 방지 조항인 보수조항은 미국 정부 관리가 의회 승인 없이는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이나 이익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여전히 사업체를 경영하며 외국 정부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수입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현재 이와 관련해 민사소송 3건이 제기돼 있다. 다만 법률 전문가들은 이 소송들은 향후 기각되거나 원고 쪽에서 취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털리 교수는 "보수 조항이 형사소송의 토대가 될 가능성은 작다"라면서 "해당 재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일 때 관련성을 띠기 때문에 그가 퇴임하면 학문적 논의로 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문섭 기자 chlanstjq9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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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13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백악관 백신개발팀 '초고속 작전팀' 성과 설명 기자회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모습.
2020.11.17.
트럼프, '나 혼자' 대선 불복?… 돌아서는 정부·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하면서 불퇴전의 의지를 과시하고 있으나 정부와 집권당인 공화당에 대한 그의 장악력이 흔들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조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것 같다고 했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군 병력 추가 철군을 강행하려 하자 강력히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국가 안보 브리핑을 제공하는 등 정부 이양에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화당 상원의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등 핵심 4개 경합 주에서 선거 소송을 제기했던 공화당 관계자들은 일제히 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오를 이탈하는 공화당 인사들에게 보복 위협을 하면서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수판 센터가 주최한 글로벌 안보 포럼 연설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것 같고, 그의 당선이 확정되면 전문적인 정부 인수인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발언은 트럼프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배치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만약 새로운 행정부가 있다면, 그들이 들어와서 그들의 정책을 실행해야 마땅하다”고 정부 이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정책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만약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승자로 결정된다면 국가안전보장회의가 매우 전문적인 이양을 할 것이고, 이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해리스 후보가 승자로 결정된다면”이라고 말을 꺼낸 뒤 “분명히 지금 상황은 그렇게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에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가 선거에서 이겼다”고 주장했었다.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입장을 지지해왔다. 매코널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군 추가 철군을 추진하자 발끈했다. 매코널 대표는 “그것은 미국의 적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고, 그 지역에서 이뤄낸 성과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매코널 대표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갈라서는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도 “성급한 철군은 아프간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하고, 미국의 반테러 이익을 저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지자들을 향해 활짝 웃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윌밍턴=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면서 정부 이양 필요성을 제기한 공화당의 드와인 오하이오 주지사를 트위터를 이용해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오하이오 주지사에 출마할 것인가”라며 “뜨겁게 경쟁을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드와인 주지사의 임기는 2022년까지이고, 그가 재선에 도전할 계획이나 공화당에서 그와 경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인사는 없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른 인사를 내세워 드와인 주지사의 재선 도전을 막겠다고 위협한 셈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미시간 연방 법원에 낸 소송을 자진 철회했다. 이 소송은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부의장을 지낸 보수 성향 변호사 제임스 보프 주니어가 주도한 것으로, 트럼프 정부나 공화당이 아닌 일반 유권자들이 제기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NYT는 4개의 소송 취하가 1시간 사이에 연속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와 공화당 단체, 개인 유권자들은 지금까지 7개 주에서 20여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카트를 몰고 있다.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 후 자주 골프장을 찾고 있다.
스털링|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자신의 퍼터를 골프백에 넣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막다른 골목 몰리는 트럼프 힘 빠져도 골프 즐겼다
지지자 대선 불복 소송 철회, 핵심 참모 인수인계 언급 스트레스 때문인지 골프 치는 모습도 힘빠져 보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점점 막다른 골목에 몰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한편,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조지아,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4개 경합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자 선언을 막기 위해 제기한 소송을 자진 철회했다. 이들은 4개 주 연방법원에 낸 소송을 취하했다고 뉴욕타임스(NYT)이 보도했다.
소송 취하 이유는 자세히 전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제임스 보프 변호사는 전략을 노출시키고 싶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핵심 핵심 참모가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전문적인 인수인계'를 약속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의 대선 승리를 시사하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매우 전문적인 인수인계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힘이 빠졌어도 트럼프는 특유의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효과와 관련, "중국 전염병(China Plague)을 종식시킬 이 위대한 발견들이 모두 내 재임 중 일어났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겼다. 대선패배의 스트레스 때문인지 사진에 비친 트럼프는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 /사진=로이터뉴스1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이달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왼쪽)와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中매체 "중국, 트럼프 행정부의 마지막 광기에 대비"
트럼프., 남은 임기동안 대중국 추가 강경책 쏟아낼 것" 트럼프 서명한 행정명령 실행시 바이든은 친중파로 낙인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남중국해 등 중국과 연관된 문제에서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중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마지막 '광기(madness)'에 대비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16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 10주간 남은 재임 기간에 일련의 강경한 대 중국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앞서 미국 정치전문 매체인 악시오스도 15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약 10주간 남은 재임 기간에 중국에 대한 추가 강경책을 쏟아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정책에 대한 자신의 유산을 공고히 하고, 조 바이든 새 행정부가 정책 흐름을 바꾸기에는 정치 부담이 되도록 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창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은 “대중국 강경정책은 트럼프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되고 미국에서 널리 찬사를 받고 있다”면서 “이 부문에서 입장을 전환하는 것은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분석했다. 신 부주임은 "트럼프 대통령의 약 10주간 남은 재임 기간은 대중국 카드의 영향력을 최대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남중국해,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에 대한 마지막 히스테리적 반응을 일으킬 것이며 미국내 중국 과학자나 연구인력을 상대로 한 더 많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내 모든 공자학원을 폐쇄시킴으로써 양국간 인적교류에 그림자를 드리울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댜오다밍 인민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레임덕’ 대통령이 됐지만, 여전히 많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수 있고, 더 많은 정치유산을 남길 수 있다“고 밝혔다. 선이 푸단대 교수도 “실제로 트럼프는 바이든 차기 행정부 앞에 함정을 만들고 지뢰를 설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 군사 조직이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중국공산군기업'으로 지정한 31개 회사가 행정명령 대상이다. 이 행정명령은 내년 1월11일 발효한다. 미국 투자자나 투자 기관은 내년 11월까지 주식 처분 등 모든 투자를 청산해야 한다.
선이 교수는 “트럼프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문제를 던져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바이든 당선인이 해당 행정명령을 철회한다면 트럼프는 바이든을 ‘판다 허거(Panda Hugger-중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친중 정치인)’라고 비난할 수 있게 되고, 만약 바이든 당선인이 해당 행정명령을 그대로 집행한다면 중국의 보복에 직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도발과 미중 긴장 완화 사이에서 중국은 조심스럽고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든 바이든든 상관없이 중국은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댜오다밍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핵심이익에 피해를 주는 도발을 할 경우, 우리는 그들이 고통을 느끼게 해야 하며 반면 구체적인 피해가 없는 허세일 경우 중국은 이를 무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은 차기 바이든 행정부와 소통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댜오 교수는 또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고 이를 중국과의 협상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이 교수는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정책을 철회할 것으로 기대할 수도 없고, 이런 기대는 순진한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새로운 미국 행정부와의 더 많은 갈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만이 중국 정부의 현명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김명호 칼럼] 트럼프 현상은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트럼프 찍은 '한심한 사람들' 올해도 7110만… 이익 나누고 적대적 공생하는 기성 정치권 갈아 엎으려는 실체 있어 기득권 보호 기능하고 부조리 가득한 현 정치체제가 취약한 민주주의일 수도… 개선 안되면 넥스트 트럼프 출현 가능성 커
“한심한 사람들(Deplorables).”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선거유세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을 이렇게 불렀다. 그 한심한 사람들이 올해에도 최소한 7110만명을 넘는다. 이번에도 트럼프를 찍은 이들이다. 재검표 소동이 일어나고 트럼프가 완전히 승복하진 않았지만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뒤집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미국 투개표 시스템이 결과의 정당성을 의심받게 할 정도로 뒤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개표가 몇 주 걸리는 등 가난한 후진국에서나 있을 일들이 일어난다 . 선거와 관련한 이런 불신과 비효율, 무능력이 지금까지는 패배자의 승복이라는 선의에 의해 뚜렷하게 드러나진 않았다. 승복이라는 선의는 미국 민주주의를 지켜주는 일종의 가드레일이며, 정치·사회적 규범이다.
그런데 패배한 무리가 음모론을 제기하며 불복한다. 이렇게 규범이 허물어지는 것을 제국이 서서히 붕괴하고 있다는 징후로 해석하는 미국 내 여론지도층이 적지 않다. 이제 미국은 20년 전 민주당 후보 앨 고어가 분열을 우려해 깨끗이 승복하며 “This is America”라고 선언했던 그 나라가 아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한심한 사람들이 7110만명이나 된다니. 제국을 망가뜨리고 이류 국가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는 이들이 이렇게 많다고? 이건 아주 중요한 정치적 현상이고, 왜 그런지 깊이 따져봐야 할 연구 대상이다. 선거야 어차피 편 갈라 죽자사자 싸우는 일이니 포퓰리즘이니 가짜뉴스니 하는 것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2016, 2020선거와 트럼프 재임 4년 동안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시대’를 겪었다. 옥스퍼드 사전이 2016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진실이 중요치 않은’ 또는 ‘비(非)진실적인’ 뜻의 시대에는 진실과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믿음이 중요하다. 트럼프는 대중의 믿음이 불러낸 분노와 증오를 한껏 활용했고, 분노와 증오는 믿음을 더욱 공고히 했다.
믿음의 대상은 트럼프주의이며, 분노와 증오의 대상은 워싱턴 정치권(=기득권층)이다. 기저에는 진보나 보수가 서로 공격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공생하며 다른 계층의 진입을 가로막고 이익을 나눠 갖는 기득권 구조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절대적 믿음이 있다. 워싱턴 이스태블리시먼트(establishment), 즉 기득 이익에 안주하는 정치권에 대한 반감은 정치적으로는 신보수주의, 경제적으로 신자유주의가 본격 출발한 1980년대 초 로널드 레이건 시대 이래 수십년 동안 증가했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나 힐러리 클린턴, 조 바이든 같은 이들이 말은 현란하지만 구체적으로 해 놓은 게 없다는 강한 생각을 하고 있다. 실행 없이 겉만 번지르르한 진보 진영이라고도 주장한다. 이를 깨부수지 못한, 깨부술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공화당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기존 정치 엘리트 체제에 확실히 반대하는 미치광이 전략에 7110만명의 동의가 나온 이유다.
이들에게 트럼프는 1970년대 초 영화 ‘더티 해리’의 주인공 형사 칼라한(클린트 이스트우드)과 같은 존재다. 연쇄살인범을 부패한 상관이 석방하자 비합법적 방법으로 사살한 영웅이다. 부패하고 부조리 가득한 기존 정치권을 갈아엎는, 한다면 하는 방식 말이다.
맞든 안 맞든, 진실이든 아니든 솔직하게 까발리면서 원초적 욕망을 자극한다. 당시 평론가들은 반전평화 분위기가 팽배한 시절, 보수주의자들의 무의식이 투영된 영화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우리를 비롯한 전 세계의 합리적 여론은 민주주의의 기본적 가치와 덕목을 해친 트럼프를 비난한다. 그리고 이번 선거로 미국의 가치가 회복하리라 전망한다. 그런데 트럼프에게 열광하는 이들은 기득권층이 만들어 놓은 정치적·사회적 규범·규칙이 교활하게도 정치·경제·사회·문화 기득권층의 이익 보호막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게다.
트럼프는 갔지만, 그가 지적했던 걸 깨뜨려야 한다는 의견은 더 강해질 수도 있다. 기막힌 역설이지만, 엘리트들끼리 주고받는 현재의 민주주의 체제가 그만큼 취약한 것은 아닌가. 그러니 갈등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넥스트 트럼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건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가 완전히 퇴장할지, 정치권 밖에서 으르렁거리며 힘을 더 키울지 모르지만, 그가 민주주의 체제에 던져준 숙제다.
편집인 mhkim@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경제 구상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 대선 다음날인 4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모습을 폭스뉴스가 생중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