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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OST

나는 갈매기|**[영화와 이야기]**

                                                                     



논픽션 영화 <나는 갈매기>, 열정과 아쉬움의 교차



[야구타임스 | 이준목]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이야기를 담은 < 나는 갈매기 > 가 지난 26일 베일을 벗었다.

 82년 프로 출범 원년부터 무려 28년간 야구도시 부산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선수단과 팬들의 이야기를 다룬 스포츠 다큐멘터리 영화다.


부산에서 야구, 그리고 롯데는 곧 '애증'이다.

 대한민국 야구사에서 부산만큼 뜨겁고도 파란만장한 추억을 간직한 팬들도 찾기 힘들다. 한국 프로야구사에 전무후무한


'4년 연속 꼴찌(2001~05)'라는 아픔을 포함한, 8-8-8-8-5-7-7로 이어지는 2000년대 고통의 시기를 함께했고,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한 2008시즌에는 9년만의 극적인 가을잔치 진출을 일궈내며 프로야구 판도에 새바람을 불어 넣을 때 팬들은 뜨겁게 열광했다. 천당과 지옥을 넘나드는 성적 속에 매년 관중동원 1·2위를 다투는 사직구장의 열정적인 응원열기와

뜨거운 야구사랑은 매년 수많은 화젯거리를 만들어냈다.
































■ 롯데팬이라면 열정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영화는 2008시즌, 8년 만에 가을잔치에 참가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롯데가 수많은 기대를 등에 업고 이제 2009시즌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롯데에 대한 무한한 짝사랑과 애증을 고백하는 부산 팬들의 인터뷰에서부터, 전지훈련에 임하는 선수단의 모습, 시즌

 개막 후 성적 변화에 따른 팀 분위기와 팬들의 반응, 각자의 사연을 간직한 선수들의 개인적 이야기 등에 이르기까지

카메라는 곳곳을 비춘다.


'픽션 없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강하게 관객들을 흡인하는 매력은, 경기장 안팎에서 벌어지는 순도 100%의 긴박한 '실제 상황'들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사람들의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다.

아버지 대부터 롯데를 응원해왔던 열성팬들이 롯데에 대한 애증을 격하게 토로하는 장면들에서는 '화끈하게 사랑하고,

화끈하게 미워하는' 부산의 지역적 정서가 구수하게 묻어난다.


신문지와 주황색 비닐봉지를 응원도구로 활용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는 사직구장의 응원 열기는 오직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다.

그 속에는 롯데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함께 야구를 통하여 고달픈 현실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서민들의 애환이 오롯이

 녹아있다.


또한 원치 않는 부진과 부상, 슬럼프로 힘들어하는 선수들의 경기장 밖 모습은 쟁쟁한 프로 선수들도 결국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송승준은 인터뷰 도중 어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결국 눈물을 보이고,

 그 촬영 화면을 대기실에서 함께 보며 폭소를 터뜨리는 선수들의 모습에서는 웃음과 감동이 교차한다.


아버지에게 무릎을 꿇고 타격 수업을 받는 멕시코 외국인 선수 가르시아의 모습, 계속된 슬럼프에 힘겨워하는 홍성흔과 손민한의 모습에서는 화려해 보이는 스타플레이어들의 숨겨진 애환이 드러난다.

지난 4월 프로야구에 큰 파문을 터뜨렸던 주장 조성환의 사구로 인한 끔찍한 안면부상과 치료과정의 뒷이야기를 통해,

언제나 부상의 위험에 노출된 선수들의 고뇌도 상세하게 소개한다.


영화는 롯데나 팬들이라면 반드시 봐야할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고, 설사 롯데나 부산팬들이 아니더라도 야구를 사랑

하는 이들이라면,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한번쯤 애증을 느껴본 경험이 있다면 마음 깊숙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을만한 이야기다.


■ 좀 더 친절하고, 다양하지 못한 아쉬움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야구팬이라면 이야기를 따라잡는데 큰 무리가 없겠지만, 야구를 잘 모르거나 롯데 구단에 대한 사전정보가 부족한 팬들을 위한 배려는 빈약한 편이다.


물론 야구를 몰라도 기본적인 내용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송승준이 인터뷰에서 왜 어머니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그토록 눈물을 지어야했는지, 조성환의 부상이 왜 그토록 큰 파문을 몰고 왔는지, 외국인 지도자인 로이스터 감독의 야구철학이 롯데를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등등 자세한 전후사정을 모르는 관객이라면 같은 내용을 보고도 이야기를 100% 즐기기 어렵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이야기의 전후흐름을 설명해줄 수 있는 나레이션을 일절 배제하고, 음악의 사용이나 교차편집 등 인위적인 연출도 최대한 자제한 모습을 보인다.

 대신 출연자들의 육성 인터뷰와 경기장 안팎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권상준 감독은 지난 25일 롯데 에비뉴엘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나레이션을 넣는 것에 대하여 많이 고민했지만 영화가 지나치게 설명적이 되기 않기를 바랐다"고 고백했다.

잘 짜여진 연출 대신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이로 인하여 스토리나 편집이 다소 산만해보이고 내용전달이 다소 불친절해진 것은 아쉽다.


 '오직 롯데팬만'을 위한 다큐를 넘어서 좀 더 많은 야구팬, 혹은 비야구팬들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배려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를 취사선택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정작 그 속에서 '오직 영화에서만 기대할 수

 있는' 혹은 '정말 팬들이 궁금해할법한'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는 정작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롯데 선수들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부활하게 됐는지, 선수들의 가정사나 경기장 밖에서의 자연스러운 일상생활, 외국인 감독 로이스터의 한국문화 적응기, 혹은 롯데 야구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였던 임수혁 선수와 관련된 에피소드라든지, 정말 팬들이 기대할법한 '속 깊은' 이야기는 대부분 빠져있다.


외부로 허용될 수 있을 만큼만, 또는 예상가능한 수준의 이야기만 보여주는데 그쳤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로서의

순수한 장르적 완성도는 70점도 주기 어렵다.

롯데나 야구팬들이라면 충분히 이정도로도 감동을 느낄 수 있겠지만, 기대치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더 크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 야구타임스 이준목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야구타임스 김홍석 편집인(블로그 : 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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