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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Musical

오페라 Donizetti, L'elisir d'amore

Donizetti, L'elisir d'amore                                                                 



Gaetano Donizetti                                                                                               

1797-1848                                                                                                           

 

 

 

 

오페라 '사랑의 묘약 (L'Elisir d'amore)'은 이탈리아 작곡가 G.도니체티의 2막으로 된 희가극(喜歌劇)으로

싸구려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으로 알고 속아서 사 마신 순진한 청년 네몰리노가 술에 만취되어 사랑하는 여인

아디나에게 거절당하는데, 우연히 유산이 굴러 들어와 만사가 원만하게 끝난다는 내용.

 

제2막에서 네몰리노가 부르는 테너의 아리아 '남 몰래 흘리는 눈물(Una Furtiva Lagrima)'은 워낙 널리 애창되고 있어서 우리들의 귀에도 아주 친근하고 익숙한 곡이다.

 

 

전곡듣기

G. Donizetti 의 Una Furtiva Lagrima

 

Image:Lancret Sleeping Shepherdess.jpg

 

 

가에타노 도니제티(1797~1848)는,19세기 전반에 도니젯티는 롯시니, 벨리니와 함께
이탈리아 오페라의 3거두의 한사람으로 활약한 작곡가이다.


가에타노 도니제티(1797~1848)는 19세기 전반에 도니젯티는 롯시니, 벨리니와 함께

이탈리아 오페라의 3거두의 한사람으로 활약한 작곡가이다.


그는 50 여생을 통해 67편의 오페라를 썼는데, 그 중 몇 작품은 오늘에 와서야 상연되고 있다.
1832년에 작곡된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도니젯티가 그의 나이 36세 때에 작곡한 것으로 “루치아”와 함께

 그의 대표작으로 속한다.

구슬픈 단조 가락과 전조의 묘미 덕분에 전곡 중 가장 인기가 높고, 베스트 아리아로 꼽힌다.

내용은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생긴 사랑 이야기이다.

제 2막에서 부자가 된 네모리노가 아디나에게 사랑은 아직 변함이 없다고 말하자 아디나가 눈물을 흘리는데,

 이를 본 네모리노가 부르는 사랑의 노래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유명하여 많이 애창되고 있다.

 

 

 

 

 

중세 기사문학 <트리스탄>을 토대로 만든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에는 ‘사랑의 묘약’

(Liebestrank)이라 불리는 신기한 마법의 약이 등장합니다.

명예를 위해 사랑을 포기했던 남자 주인공 트리스탄과 그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자살을 결심했던 여주인공

 이졸데는 함께 이 약을 마시는 순간 세상의 의무를 잊고 격정적인 사랑에 빠져들지요.

중세 문학작품은 ‘하루를 못 보면 병이 들고, 사흘을 못 보면 죽는다’는 말로 이 묘약의 강력한 효과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묘약을 마시게 해 그가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마시면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게 되는 약’이라는 비과학적 특성입니다.

바그너의 이 걸작이 탄생하기도 전에 벨칸토 오페라의 대가 가에타노 도니체티는 희극성과 진지함이 뒤섞인

 멜로드라마 <사랑의 묘약>으로 이 중세의 트리스탄 전설을 패러디했습니다.

묘약으로 인한 사랑이 비극으로 끝나지 않고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만든 것이죠.

마법이 통하지 않는 시대의 이야기인 만큼, 묘약 역시 마법의 효력이 없는 돌팔이 약사의 사기행각으로 풀이됩니다.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로 유명한 바로 그 작품인데요, 도니체티 오페라의 대본은 원래 프랑스 작곡가

다니엘 오베르가 작곡했던 외젠 스크리브의 대본 <미약>(Le Philtre)을 토대로 삼았다고 합니다.

하루만 못 만나도 병들게 만드는 약

들판에서 일하던 농부들과 처녀들이 잠시 그늘에서 쉬고 있을 때 지주의 딸인 여주인공 아디나는 다른 쪽 그늘에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아디나를 흠모하는 네모리노는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는 얼마나 예쁜지 Quanto e bella’라는 아리아를 부릅니다.

 마침 이 마을에 주둔하게 된 군대의 미남 장교 벨코레가 나타나, 아디나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꽃다발을 바치며

 ‘그 옛날 파리스처럼 Come Paride vezzoso’을 노래합니다.

벨코레의 자신만만한 구애에 아디나는 “난 급할 거 없어요” 하며 여유를 부리지만, 정작 다급해진 건 네모리노

 쪽입니다.

동네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 아디나에게 다시 사랑을 애걸해보지만

아디나는 제발 희망을 버리라고 충고하며 클라리넷과 함께 ‘산들바람에

게 물어봐 Chiedi all'aura...’라고 노래합니다.

그러자 네모리노는 ‘시냇물에게 물어봐’라는 아리아로 아디나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이때 이 마을에 약장수의 마차가 도착합니다.

19세기 초 유럽의 약장수란 신약을 개발한 의학박사나 약학박사 또는

사기꾼으로 세속적 행복을 선사받는 희극의 주인공

마침내 사랑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의 벅찬 감격을 담은 노래지만,

 이 로만차 ‘남몰래 흘리는 눈물’은 바순의 서글픈 선율에 실려 나오면서

 이제까지 진행된 극과 음악의 희극적이고 들뜬 분위기를 차분하게

 가라앉힙니다.

그래서 <사랑의 묘약>의 대본가 펠리체 로마니는 “이 장면에 이 아리아가 들어가면 극의 흥이 갑자기 깨진다”며

 도니체티를 말렸습니다.

그러나 작곡가는 이 아리아를 꼭 이 대목에 넣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대본가가 걱정한 대로 1832년 밀라노 카노비아나 극장 초연 때 관객들은 이 아리아에 전혀 열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약장수와 마찬가지로 예외 없이 만병통치약을 판매했습니다.

 

피가로 같은 이발사처럼 ‘만능해결사’이며 시민사회의 새로운 오페라 주인공이죠.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는

‘모든 병을 고쳐주는 만병통치약’을 내놓는 약장수 둘카마라(‘시골양반들, 내 말 좀 들어봐요

Udite, udite, o rustici’)는 “혹시 옛 이야기에 나오는 것 같은 사랑의 묘약도 파느냐”고 묻는 순진한

네모리노에게 싸구려 포도주를 묘약이라고 속여 비싼 값에 팝니다.

 

 

Image:Nicolas Lancret 005.jpg

 

 

 약장수 둘카마라는 코믹한 연기로 청중을 웃게 만드는 희극 캐릭터다.

가짜 묘약을 마시고 기분이 좋아진 네모리노는 아디나를 보고도 “내일이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큰소리를

칩니다. 그러나 부대와 함께 다음날 다른 곳으로 떠나라는 명령을 받은 벨코레가 급히 청혼하자 아디나는

 건방져진 네모리노를 골려주려고 그 청혼을 받아들입니다.

 이에 절망한 네모리노는 ‘아디나, 내 말을 믿어줘 Adina, credimi’라며 아디나에게 결혼날짜를 하루만 늦춰

 달라고 애원합니다.

아디나와 벨코레의 혼인잔치가 시작됩니다.

네모리노는 얼른 약효를 얻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사랑의 묘약을 한 병 더 사려고 하지만, 이미 가진 돈을

약 사는 데 다 써버린 처지입니다.

입대하면 당장 현찰로 20스쿠디를 받는다는 벨코레의 말에 네모리노는 입대 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돈을 받아

묘약 한 병을 더 사 마십니다.

그때 동네 처녀 자네타는 네모리노가 거액의 유산을 상속한다는 소문을 다른 처녀들에게 몰래 전해줍니다.

그 얘기를 듣고 동네 처녀들이 다들 네모리노에게 달려들어 아양을 떨자, 이 사실을 모르는 네모리노는 드디어

묘약의 효과가 나타나는 줄 알고 무척 기뻐합니다.

 

한편 약장수에게서 묘약 얘기와 네모리노의 입대 동기를 전해들은 아디나는 그 절실한 사랑에 마음이 움직입니다.

이때까지 아디나와 네모리노는 네모리노가 유산을 상속받는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죠.

한결같은 진심과 정열에 감동 받은 아디나의 눈에 후회의 눈물이 고이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며 네모리노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 Una furtiva lagrima’을 벅찬 마음으로 부릅니다. “이제 아디나도 날 사랑하는 게 분명해.

 저 눈물을 보면 알아. 아디나의 뛰는 가슴을 한 순간이라도 느껴볼 수만 있다면, 내 한숨을 그 숨결에 섞을 수만

있다면. 그때는 죽어도 좋아. 더는 바랄게 없어.

” 벨코레에게 돈을 주고 입대 계약서를 되찾아온 아디나는 네모리노에게 그 계약서와 함께 자유를 되돌려줍니다

(‘받아, 너는 이제 자유야 Prendi, per me sei libero’). 사랑이 이루어지자 네모리노는 묘약의 힘을 더욱 믿게

 됩니다. 약장수는 모두의 감사와 환호 속에 마을을 떠납니다.

Alfred Eschwé/Wienner Staatsoper 2005 - Donizetti, L'elisir d'amore

 

Adina: Anna Netrebko

 

Nemorino: Rolando Villazon

 

Belcore: Leo Nucci

 

Dulcamara: Ildebrando d'Arcangelo

 

Wienner Staatsoper Chor

 

Wienner Staatsoper Orchester

 

Conductor: Alfred Eschwé

 

Wienner Staatsoper 2005

 

                         

뚱맞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죠.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관객들은 차츰 이 아리아의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선율과 절절한 표현력에 사로잡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노래는 <사랑의 묘약>을 보러 오는 관객들이 공연시간 내내 기다리고 기대하는 최고의 아리아가 되었습니다.


테너 주인공이 가장 유명한 아리아를 부르는데다 극 전체의 스토리를 이끌어가기 때문에 이 오페라는 흔히

 ‘테너의 오페라’라고 불립니다.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자신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불렀던 30개가 넘는 배역 가운데 가장

사랑했던 배역으로 네모리노 역을 꼽았습니다.

그러나 소프라노 주인공 아디나 역시 고난도의 벨칸토 기교를 소화하면서 동시에 탁월한 연기력을 발휘해야 하죠.

배경이 19세기 이탈리아 시골 마을로 설정되어 있지만, 이 오페라는 시대적ㆍ지역적인 배경을 바꾸기가 수월한

편이어서 종종 현대적인 배경으로 연출됩니다.

이 경우 아디나는 시골 처녀가 아니라 요염하고 세련된 술집 여주인이나 도회적인 커리어우먼 또는 부잣집 딸로

등장하기도 하죠. 네모리노 역시 설정에 따라 피자 배달원, 실직한 청년, 환경미화원 등 다양한 모습입니다.

 

장조와 단조가 빠르게 교차하며 활기찬 음악과 서정적인 멜로디가 번갈아 나타나는 <사랑의 묘약>은

 오케스트레이션의 약점은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한 부분이 한순간도 없을 정도로 관객을 즐겁게 만드는

오페라입니다.

외모와 부, 총명함 등 외적으로는 모든 것을 갖춘 듯하지만 자존심 강하고 상처받기 쉬운 내면을 지닌 아디나는

 입으로는 사랑을 비웃지만 마음으로는 네모리노 못지않게 가장 진실한 사랑을 갈망하는 주인공입니다.

 비극이라면 이 두 사람이 죽음으로 결합하겠지만, 희극의 결말은 언제나 평범한 주인공이 사랑, 재산,

고귀한 신분 등의 세속적인 행복을 통째로 얻는 것이죠. <사랑의 묘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