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안하면 초가집도 아늑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롭다
(心安茅屋穩(심안모옥온)이요 性定菜羹香(성정채갱향)이니라).
J. 러스킨은 이 우주가 즐겁고 화락한 곳인가,
혹은 슬프고 소란한 곳인가
그것은 논의하지 말라고 했다.
내 마음에 따라 이 우주는 즐거운 보금자리도 될 수 있고,
슬픔과 괴로움에 가득 찬 구렁텅이도 될 수 있으며
우리는 마음에 따라 이 두 가지 중의 하나를
선택할 자유가 있을 뿐이란 것이다.
마음은 쓰면 쓸수록 골짜기로 파고드는 버릇이 있다.
아주 작은 일에도 마음을 쓰기 시작하면
그것은 끝간 데 없이 치닫기 일쑤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느끼기 때문이다.
손으로 만져지지 않아도 느끼며,
귀에 들리지 않아도 느낀다.
막힌 데가 없는가 하면 때로는 숨돌릴 틈도 없이
꽉 막혀 있기도 한다.
그래서 마음이 앞서면 발도 가볍지만
마음이 뒤뚱거리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혼란을 맞는다.
복경호우(福輕乎羽)라는 말이 있다.
복(福)이란 새털보다도 가볍다는 뜻으로
자신의 마음에 따라 행복하게 된다는 말이다(장자, 인간세편).
참으로 마음이 편안하면 어떻게 초가집만이 아늑할 것이며
나물국만이 향기로울 것인가?
흐르는 물도 아늑할 것이며
구르는 돌에서도 향기가 날수 있다.
바라볼 수 있는 모든 죽음도 아늑할 수 있고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향기를 맡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자.
마냥 편안하기만 한 마음이란 어쩌면 정지된 마음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호수처럼 잔잔히 고여 있는 물일 것이며
바람 한점 없는 망망 대해, 그것일 수도 있다.
그것은 마음의 평화가 아니다.
마냥 아늑하기만 한 것은 죽어 있는 것과 다름없다.
마음이란 편안한 가운데서 항상 흐르고 있어야 한다.
쉴새 없이 흐르고 쉴새없이 나아가야 한다.
그 흐르는 마음 한 가운데에 그대를 실으라.
그리고 항해하라. 끊임없이.
라즈니쉬가 말했다.
"이성(理性)은 바깥쪽으로 움직이고 타인에게로 열린다.
마음은 안쪽으로 움직이고 자신에게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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