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크만 터너 오버드라이브(Bachman Turner Overdrive - 이하 BTO)는 1972년에 정식으로 결성되어 1970년대 중반 확실한 입지를 다진 캐나다 출신의 4인조 하드록, 팝록 밴드다.
밴드 명에서 알 수 있듯이 기타리스트 랜디 바크만(Randy Bachman)과 베이시스트 C. F. "프레드" 터너
(C. F. "Fred" Turner)가 주축이 되어 랜디의 친동생들인 팀 바크만(Tim Bachman/리듬 기타)과 로비 바크만
(Robbie Bachman/드럼)을 규합해 조직한 그룹이 BTO다.
리더 랜디 바크만은 BTO를 구성하기 이전에 캐나다 록의 1세대 그룹인 게스 후(Guess Who)의 일원으로서 버튼 커밍스(Burton Cummings)와 파트너가 되어 'These eyes', 'No time', 'Laughing', 'No sugar tonight/
New mother nature', 'Share the land', 그리고 영화 <오스틴 파워스>와 <아메리칸 뷰티>에 나왔던 차트 1위 곡
'American woman' 등을 작곡한 인물이며, 1999년 상큼한 모던록풍의 탑 텐 싱글 'She's so high'의 주인공
탈 바크만(Tal Bachman)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1970년대 초반 게스 후를 떠난 랜디는 BTO의 전신인 브레이브 벨트(Brave Belt)라는 컨트리록 밴드를 결성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고등학교나 바에서 연주했다.
당시이들이 연주했던 노래들은 박스 탑스(Box Tops)의 'Letter'를 포함해 롤링 스톤스(Rolling Stones)와 프리
(Free)같은 블루스록 음악들이었다.
훗날 BTO가 크게 성공하자 'Letter'를 리메이크해 지난날의 설움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승화시키기도 했다.
1970년대 초반 미국의 트럭 운수 잡지 'Overdrive'에서 힌트를 얻어 밴드 명을 바크만 터너 오버드라이브로 바꾸고,
탈퇴한 채드 알란(Chad Allan) 대신 팀 바크만이 리듬 기타를 맡으면서 이들의 음악은 빨라졌고 음량은 커졌다.
드디어 자신들의 사운드를 찾은 것이다.
1973년 봄에 출시된 데뷔 앨범을 거쳐 12월에 공개된 2집 <Bachman Turner Overdrive Ⅱ>에서는 비틀즈의
'Paperback writer'에서 영감을 받은 'Takin' care of business(12위)'와 두비 브라더스(Doobie Brothers) 스타일의 기타 인트로가 돋보인 'Let it ride(23위)'가 인기를 얻으면서 '바크만 터너 오버드라이브'라는 긴 밴드 명을 음악팬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C. F. 터너의 보컬에 집중한 1집에 비해 이 음반부터 팀과 랜디도 리드 보컬에 가세하면서 권력 집중을 분산시켰다.
1974년 여름, 하드록의 명반 <Not Fragile>이 세상의 빛을 보았다.
앨범 차트 정상을 차지한 이 LP에서는 그 유명한 'You ain't seen nothing yet'이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고 가장 완벽한 드라이브송 중 하나인 'Roll on down the highway(14위)'도 인기를 얻었다.
특히 데이브 메이슨(Dave Mason)과 두비 브라더스, 그리고 더 후(The Who)의 리프가 혼재된 듯한 그루브한 기타 연주와 랜디의 버벅거리고 더듬는 보컬이 인상적인 'You ain't seen nothing yet'은 팀 바크만의 후임으로 리듬 기타를 쥔
블레어 쏜튼(Blair Thornton)의 역량이 십분 발휘된 곡이다.
<Not Fragile>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자 음반사는 다섯 번째 앨범의 제작을 서두르라고 밴드를 종용했고, 만 1년도
안된 시기에 이들은 네 번째 작품 <Four Wheel Drive>과 5집 <Head on>을 내놓았다.
그러나 자신들의 음악적 영감이 우러나 자연스레 만든 레코드가 아니라 거대 자본의 닦달에 밀려 급조된 음반이었다.
때문에 음반 전체적인 완성도가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멤버 자신들도 이 음반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이들의 음악적인 능력은 고갈되기 시작했고 밴드 활동에 대한 멤버들의 열정도 식어갔다.
'Let it ride'의 기타 인트로와 유사하면서 징징거리는 펑크 스타일의 기타 백킹이 리듬을 주도한 'Hey you'만이 싱글 차트 21위를 기록했으며 얼터너티브 팝록 밴드 써드 아이 블라인드(Third Eye Blind)의 'Never let you go'와 비슷한 멜로디의 'Down to the line'은 싱글로만 발표되어 43위에 랭크되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1970년대 중반이 지나면서부터 새 음반을 제작한다는 것은 BTO에겐 더 이상 가슴 설렘이나 기쁨이 아니었다.
억지로 음반을 내야하는 고통은 1970년대 중반부터 발매된 <Four Wheel Drive>, <Head on>, <Freeways>,
<Street Action>, 그리고 1980년에 나온 <Rock N' Roll Nights>까지 계속되었다. BTO의 후반기 노래들은
가을날 수확되는 햇과일처럼 자연스럽게 영글었다기 보다는 다 쓴 치약 통에서 치약을 억지로 짜낸 느낌이다.
하드록 밴드 바크만 터너 오버드라이브의 음악에는 의외로 정반대의 음악 성격도 갖고 있었다. 블루지한 하드록 트랙들은 물론이고, 'Blue collar', 'Lookin' out for #1', 'Welcome home', 'Rock is my life and this is my song'같은 재즈풍의 곡도 있고, 'I'm in love'처럼 컨트리 스타일의 곡도 있다.
대표곡 'You ain't seen nothing yet'에서 랜디의 보컬도 록보다는 컨트리 창법에 근간을 두었다.
1980년대를 넘기면서 BTO도 새로운 음반 제작보다는 클래식록 팬들을 위해 공연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