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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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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사형시켜달라' 청원한 세 자매.. "엄마 딸로 살겠다"
‘아빠 사형시켜달라’ 청원한 세 자매
범행 전부터 ‘심신미약 감형’ 말하고 다녔다
우리는 피의자의 딸이지만 피해자 딸로 살 것
가장 강력한 처벌, 법정 최고형 내려달라
"엄마 살해한 아빠를 사형시켜주세요." 딸들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이렇게 썼다.
세 자매의 의견을 모아 맏이 김모(24)씨가 대표로 작성했다고 한다.
24일은 살해된 고인(故人)의 발인이었다. 기자는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장례식장에서 장지까지 동행했다.
화장(火葬)이었다. 유골함을 넘겨받을 때, 숨이 넘어가는 듯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딸들은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은 안 된다"고 했다.
범행을 저지르기 전부터 아빠가 공공연히 "나는 우울증이 있으니 감방 가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말해왔다는 것이다.
심신미약으로 감형 받아 출소하면 된다는 뜻이었다.
살인 혐의로 체포된 김모(48)씨는 주먹으로 가정을 다스렸다.
어린 딸들을 때릴 때 그는 "짐승도 때리면 말을 듣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이혼한 아내 이모(47)씨도 질릴 정도로 남편 김씨에게 맞았다는 것이 딸들의 증언이다.
24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살인사건 피해자 이모씨의 장례식이 열린 서울 양천구 장례식장.
/고성민 기자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2일 오전 4시 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이혼한 아내 이씨를 흉기로 마구잡이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현장 CCTV에는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는 김씨가 잡혔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 자매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강력한 처벌"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아직 어린 막내를 제외한 두 딸들과 인터뷰했다. 자매들의 이견(異見)이 없는 부분은 답변을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ㅡ‘아빠를 사형시켜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엄마의 한을 풀어주려면 최고형(刑)을 때려야 한다.
형을 무겁게 주고 싶은데 우리 힘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국민들에게 부탁하면 목소리가 커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형시켜달라’고 썼다."
ㅡ범인은 심신미약이 아닌가.
"아빠가 살해 혐의로 체포됐다는데, (경찰서가 아니라) 병원에 있다는 것이었다.
평소 아빠는 ‘나는 우울증이 있으니까 감방이 안 무섭다. 6개월이면 나온다’고 말해왔다.
범행 전날에는 ‘내가 왜 무서운지 아느냐. 똑똑하기 때문에 그렇다’고도 했다.
경찰조사에서 (아빠가) 무조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너무 급해졌다.
아빠는 심신미약이 아니다.
심신미약으로 꾸며서 형을 깎으려는 것이다."
ㅡ가정폭력이 어느 정도였나.
"그냥 일상이었다. 아빠가 집으로 오는 것이 몸서리치게 싫었다.
아빠 없는 친구가 부러웠다. 3년 전에 엄마가 얻어맞은 기억이 난다.
어느 날 아빠가 ‘집으로 와라. 좋은 구경 한번 시켜주겠다’고 했다.
와보니까, 엄마가 말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얼굴이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일방적인 구타였다. 그 사람이 얼어붙은 우리를 지켜보면서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신고할 생각도 못 했다.
그때 우리는 너무 어렸다. 보복이 두려웠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당하면서 살아왔다."
ㅡ모친은 저항하지 못했나.
"우리는 어릴 때부터 맞았다.
중학교 접어들면서 폭행의 강도가 심해졌다. 사소한 일에도 손찌검을 했다.
입버릇처럼 ‘짐승도 때리면 말을 듣는데, 너네는 짐승만도 못하다’면서 때렸다.
우리가 한창 맞고 있을 때 엄마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엄마가 말리지도 못하고, 방안에서 귀를 막고 웅크리고 있었다.
엄마는 아빠를 너무 무서워했다. 이혼하게 된 것도 결국 구타 때문이다.
이혼 이후에도 아빠가 칼을 들고 찾아왔다. 그럴 때마다 거처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ㅡ이혼 이후에도 도망 다녔다는 얘기인가.
"엄마는 도망 다녔다.
이혼한 뒤 처음에는 여성보호센터에 계시다가 지방에 몇 달, 서울 강북구에 몇 달 계시는 식이었다.
2016년 1월 1일 거처가 탄로 난 일이 있다.
아빠가 막내를 미행해서 집을 알아낸 것이다.
흉기와 테이프, 밧줄을 챙겨와서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훈방 조치됐다. (경찰에서)강력한 처벌이 힘들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도 포기했다.
이후에도 서울 노원구, 강서구로 거주지를 옮겨 다녔다.
우리는 항상 겁에 질려 있었다.
길을 걷다가도 뒤에 누군가 있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4년 동안 6번이나 옮겼다. 이 정도 말씀 드리면 아실 거다."
ㅡ범행 사실은 어떻게 알았나.
"(둘째 딸)전날 엄마가 일찍 주무셔야 한다고 했다.
왜 그러냐 했더니 ‘허리가 아파서 새벽에 수영하러 간다’고 들었다.
그런 얘기를 나누고 잠들었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바깥이 소란스러웠다.
혹시나 싶어서 엄마에게 전화했더니 모르는 남자가 받았다.
그 사람이 ‘이OO씨가 사망했습니다’고 전했다. 우리 엄마 이름이었다.
그때는 무슨 소릴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해가 안 되니까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경찰이었던 것 같다."
ㅡ후회로 남는 부분이 있나.
"(첫째 딸) 평소에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부모님 이혼 이후에는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적었다.
그래서 한스럽다.
돌아가시기 전날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용돈을 드렸다.
그 뒤로 8시간 만에 돌아가셨다."
"(둘째 딸)엄마가 변을 당했을 때 그것도 모르고 자고 있었던 것이 가슴 아프다.
주변이 다 아파트였는데 ‘악’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우리 엄마, 얼마나 아팠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얼마나 아프고, 무섭고, 외로웠을까."
ㅡ범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우리는 피의자의 딸이다. 그러나 피의자의 딸이기보다 피해자의 딸로 살아갈 생각이다.
우리는 고(故) 이OO의 딸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심신미약에 의한 감형이 아니다.
가장 강력한 처벌이다. 청원게시판에 쓴 대로 최고형을 원한다. 사형까지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빠를 사형시켜달라"는 국민청원은 게재된 지 이틀만인 25일 현재 10만여명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청원 게시글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답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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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등촌동 살인 피의자, 흉기 미리 준비 계획범죄"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김모씨(49)가 사건 전날 주차장을 서성이고 흉기를 미리 준비하는 등 계획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24일 "김씨가 사건 발생 전날 범행 장소 주변을 서성였고 칼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심신미약'을 주장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심신미약을 주장한 사실이 없고 관련 진단서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했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이후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씨가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김씨는 지난 22일 새벽 4시 45분께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A씨(47·여)를 흉기로 찔러 살해 한 혐의
(살인)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혼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A씨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A씨의 3자매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이 글에서 자매는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며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청원했다.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5일 오전에 열릴 예정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강서 살인사건' 딸 "아버지한테 20년 넘게 맞았다"딸들, 엄마 살해한 아빠 강력 처벌 호소…"심신미약으로 형량 줄어들면 안돼"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남편에게 피살된 이모씨(여·47)의 딸이 아빠이자 피의자인 김모씨(48)의 강력한 처벌을 호소했다. 특히 유가족은 김씨가 20년도 넘게 심각한 가정폭력을 행사해 온 만큼 심신미약으로 형량이 줄어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24일 이씨의 발인이 진행된 강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피해자의 둘째 딸 김모씨(22)는 "(아버지 김씨가) 심신미약을 주장하기 위해 꾸준히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전부터 자신이 어머니를 죽여도 감옥에서 얼마 살지 않고 6개월이면 나온다고 협박해 왔다"고 말했다. 이씨와 같은 아파트에서 막내 동생 김모씨(여·20)와 함께 사는 둘째 딸 김씨는 23일 오전 8시쯤 이씨의 사망소식을 처음 접했다. 이씨는 이날 새벽 수영을 하러 가려고 집을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둘째 딸 김씨는 "당일 CCTV를 확인해보니 (아버지 김씨는) 새벽부터 아파트 입구 출입문 옆에 숨어 있었다"며 "어머니가 나오는 걸 보고 뒤따라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딸들에 따르면 아버지 김씨의 살해 협박과 가정폭력은 어렸을 때부터 계속됐다. 김씨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은 행동을 하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곧바로 폭력을 행사했다. 대상은 아내인 이씨와 딸들을 가리지 않았다. 김씨는 처가 식구인 이씨의 어머니나 동생들에게 전화해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독립해서 혼자 사는 첫째 딸 김모씨(24)는 "어렸을 때부터 폭력이 일상화돼 있었는데 20년도 더 됐다"며 "옷걸이나 벨트로 수없이 맞고 자랐다"고 말했다. 둘째 딸 김씨는 "2014년쯤 합의이혼을 했는데 이혼을 하고 아버지의 살해 협박이 더욱 거세졌다"며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이 심해 어머니는 아버지 몰래 6번을 이사했고 휴대전화 번호도 수시로 바꿨다"고 말했다. 딸들과 가족들은 아버지 김씨의 폭행이 심해지자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그때마다 하루를 넘기지 않고 다시 집에 돌아왔다. 둘째 딸 김씨는 "하루는 '집에 좋은 구경시켜주겠다'고 딸들을 불렀는데 가보니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맞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부어 있었다"며 "그때 경찰에 신고했는데 아버지는 5시간 뒤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하루는 어머니를 노래방에 끌고 가 술을 끼얹고 무차별 폭행을 가해 어머니가 화장실에 숨어 들어가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었다"며 "보복이 너무 두려워서 신고를 못 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아버지와 영원히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강력한 처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23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아빠를 사형시켜 달라'는 글은 이날 오후 2시40분 기준 청원수가 7만명을 넘어 섰다. 해당 글에서 큰 딸은 "저희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 시켜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고 호소했다. '강서구 주차장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이씨의 전 남편인 김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22일 오전 4시45분쯤 등촌동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이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23일 경찰 조사에서 이혼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이씨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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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딸이 남긴 글에는 "저희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 시켜야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다.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사형을 선고받도록 청원드린다"라고 쓰여있다.
이어 "끔찍한 가정폭력으로 인해 엄마는 아빠와 살 수 없었고 이혼후 4년여동안 살해협박과 주변가족들에 대한 위해시도 등 많은 사람들이 힘들었다"며 "피의자인 아빠는 치밀하고 무서운 사람이다.
한편 24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혼한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4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딸이 쓴 이 청원은 게재된 지 하루만인 이날 현재 6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서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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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동 부녀자 살인사건’ 딸의 ‘아빠 사형’ 청원···사법부 영향 미칠까
피의자 김씨, “전 아내 살해” 진술
피해자 딸, “저희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 아냐..사형해달라”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등촌동 부녀자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의자인 아버지를 엄벌해달라”는 글을 올리면서, 향후 재판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어머니를 살해한 아버지를 법에 따라 사형해달라는 청원에 따른 사법부 판결에 이목이 집중된다.
국민청원이 수사당국과 재판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법적 근거는 없으나, 성난 여론의 관심도가 드러난 만큼
, 사법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지난 22일 오전 4시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40대 남성 김모씨가 흉기로 전처의 목과
배를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전 아내를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4일 살인 혐의를 적용해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처 이모(47·여)씨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김모
이씨 동생은 24일 강서구의 한 빈소에서 “2015년 이혼 후 피해자가 숨어버리자 김씨가 꾸준히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며 “일이 생겼을 경우 심신미약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뉴시스에 밝혔다.
이씨의 딸도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김씨의 지속적인 가정폭력과 협박으로 가정이 파탄났다고 썼다.
이씨는 지난 22일 오전 7시16분쯤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사건 당일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김씨를 긴급체포해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 News1
◆ 피해자의 딸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아버지 엄벌” 청원
김씨가 체포된 다음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
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자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저희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며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사형을 선고받도록 청원한다”고 했다.
그는 또 “끔찍한 가정폭력으로 인해 엄마는 아빠와 살 수 없었고, 이혼 후 4년여 동안 살해 협박과 주변 가족들에 대한 위해 시도 탓에 많은 사람이 힘들었다”며 그동안 어려움을 글로 표현했다.
청원인은 “엄마는 늘 불안감에 시달려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없었다”며 “보호시설을 포함 다섯 번의 숙소를
옮겼지만, 온갖 방법으로 찾아내 엄마를 살해 위협했다”며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아빠를 사회와 영원히 격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또 다른 가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동의 부탁드린다”고 했다. 현
재 이 청원은 24일 오후 2시 기준 7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22일 오전 4시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40대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된 현장.
2018.10.22. sunjay@newspim.com
◆ 딸의 눈물 섞인 청원···사법부 판단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이 수십, 수백만의 동의를 얻는다고 해서,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근거는 없다.
애초 청와대는 여론의 관심 분야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민청원 게시판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가 직접 나서 해당 청원에 답을 내놓는 만큼 수사당국 역시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
이 지배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람이 하는 일이 다 그렇겠지만, 여론이 빗발치고 상부에서 신경 쓰고 있는 사안이면 당연히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적으로, 지난달 열린 ‘서촌 궁중족발 사건’ 국민참여재판은 여론이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다.
법원은 상가 임대료 인상 문제로 건물주에게 둔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피고인 김모(54)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했다. 재판부는 특수상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라고 설명했다.
이는 해당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들의 판단과 일치하는 판결이다.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김씨의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 특수상해 혐의는 유죄라고 평결했다.
재판부는 선고를 내리며 “징역 2년 이상의 형량이 배심원 다수 의견”이라고 했다.
또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피의자를 강력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 참여 인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례적으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담당 경찰서를 찾아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이 때문에 강력 범죄에 대한 처벌 등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법원 역시 ‘국민 법 감정’ 눈높이에 맞는 판결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오민애 법무법인 향법 변호사는 “재판부는 국민 법 감정을 포함,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판결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청와대 국민청원과 관련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3.1%가 국민청원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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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피살여성 딸 |
피범벅에도 불구속…고인 돼서야 벗어난 지옥같은 25년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남편 김모 씨(48)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이모 씨(47·여)는 고인(故人)
이 돼서야 끔찍했던 전 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결혼생활 동안 지속적으로 이 씨를 폭행했던 김 씨는 이혼한 뒤에도 이 씨를 찾아가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이 씨는 휴대전화 번호를 10여 차례 바꾸고, 가정폭력 피해여성 보호소 등 6곳의 거처를 전전하며 김 씨를 피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김 씨는 22일 이 씨가 살던 아파트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아침운동을 하러 가던 이 씨의 복부와 목 등을 흉기로 13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 씨가 지옥 같은 25년을 보내는 동안 수사기관과 법원은 힘이 되지 못했다. 가족이 경찰에 신고해도 김 씨는 풀려
났고, 법원의 접근금지명령도 그를 막지 못했다.
● 가혹한 폭행에도 불구속…접근금지 명령도 안 먹혀
24일 강서구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진 이 씨의 빈소는 화환 하나 없이 썰렁했다. 둘째 딸 A 씨(22)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빠는 평소 엄마와 세 딸들을 개잡듯 팼다”며 “아빠가 풀려나면 다음은 우리 세 자매 차례다. 살려 달라”고 호소
했다.
A 씨는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온라인 게시판에 “아빠가 사형을 선고받도록 청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엄마와 결혼한 후부터 아빠는 수시로 엄마를 폭행했다.
화가 나면 집 안에 물건을 집어 던졌다. 깨진 술병을 손에 쥐고 가족들에게 겁도 줬다. 저와 언니 동생도 함께
맞았다”고 말했다.
22년 간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온 이 씨가 이혼을 결심한 건 2015년 2월.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날이었다.
남편 김 씨는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차에서 내리는 이 씨를 마구 때렸다.
이 씨의 동생 B 씨는 “당시 김 씨가 ‘재미있는 걸 보여줄 테니 집으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언니의 얼굴에 온통 피멍이 들고 눈과 입은 퉁퉁 부어 신음조차 내지 못했다. 언니의 흰 바지가 피와 진흙으로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날 A 씨의 신고로 김 씨는 경찰에 체포됐지만 몇 시간 뒤 풀려났다.
경찰은 김 씨를 상해죄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하면서 이 씨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긴급임시조치만 취했다.
이 조치는 어기더라도 과태료 처분만 받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
법원도 김 씨에 대해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김 씨는 개의치 않았다.
딸들을 통해 이 씨의 거처를 집요하게 확인하려 했다. A 씨는 “당시 아빠가 카카오톡으로 엄마에게 일가족 살인사건
기사를 보내면서 ‘너랑 딸들 다 죽이겠다’ ‘너에게서 소중한 것을 다 빼앗아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김 씨가 들이닥칠까 우려해 거처와 휴대전화 번호를 수시로 바꿨다.
세 딸들과도 만남을 최소화하면서 카카오톡으로만 연락했다.
이 씨의 언니 C 씨는 “김 씨가 길거리에서 자신을 알아볼까봐 동생이 늘 모자를 푹 눌러쓰고 얼굴도 못 내놓고
다녔다”고 전했다.
● 피해자 차량에 GPS까지 달아
2015년 9월 이혼한 뒤에도 이 씨의 공포는 계속됐다.
김 씨는 2016년 1월 막내딸의 뒤를 밟아 서울 강북구의 한 원룸에 숨어 지내던 이 씨를 찾아냈다.
A 씨는 “당시 아빠가 원룸 앞에서 칼과 밧줄을 들고 찾아와 ‘죽이겠다’고 위협하자 이웃이 경찰에 신고했다”며
“‘처벌을 원하냐’는 경찰 질문에 엄마는 ‘처벌 수위가 약하지 않냐’고 되물었고 경찰이 ‘맞다’고 해서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엄마는 수십 년 간 폭행을 당하면서 직접 경찰에 신고한 적 없다”고 했다.
이 씨의 보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후 이 씨는 김 씨를 피해 3차례 더 이사했다.
올 3월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에 자리를 잡고서야 이 씨는 떨어져 살던 두 딸과 함께 지냈다.
막내딸은 엄마와 함께 살며 검정고시에 붙어 내년 대학 진학을 앞둔 상태였다. 하지만 이 씨는 그토록 두려워해왔던
최악의 상황을 끝내 피하지 못했다.
경찰은 24일 김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 전 이 씨의 차량에 몰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설치해 이 씨의 위치를 파악했고, 범행 며칠 전부터 아파트 주변을 배회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
고도예기자 yea@donga.com
/사진=연합뉴스
아빠 풀려나면 우리 차례”… 세 딸마저 죽음의 공포에 떨었다
강서구 아파트 주차장 前妻 살인
피해자의 지옥같던 가정폭력 25년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남편 김모 씨(48)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이모 씨(47·여)는 고인(故人)이 돼서야 끔찍했던 전남편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결혼생활 동안 지속적으로 이 씨를 폭행했던 김 씨는 이혼한 뒤에도 이 씨를 찾아가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이 씨는 휴대전화 번호를 10여 차례 바꾸고 가정폭력 피해여성 보호소 등 6곳의 거처를 전전하며 김 씨를 피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김 씨는 22일 이 씨가 살던 아파트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아침운동을 하러 가던 이 씨의 복부와 목 등을 흉기로 13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 씨가 지옥 같은 25년을 보내는 동안 수사기관과 법원은 힘이 되지 못했다.
가족이 경찰에 신고해도 김 씨는 풀려났고 법원의 접근금지명령도 그를 막지 못했다.
○ 가혹한 폭행에도 불구속
24일 강서구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진 이 씨의 빈소는 화환 하나 없이 썰렁했다.
둘째 딸 A 씨(22)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빠는 평소 엄마와 세 딸을 ‘개잡듯’ 팼다”며 “아빠가 풀려나면 다음은
우리 세 자매 차례다.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A 씨는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빠가 사형을 선고받도록 청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엄마와 결혼한 후부터 아빠는 수시로 엄마를 폭행했다.
화가 나면 집 안에 물건을 집어 던졌다.
깨진 술병을 손에 쥐고 가족들에게 겁도 줬다.
저와 언니 동생도 함께 맞았다”고 말했다.
22년간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온 이 씨가 이혼을 결심한 건 2015년 2월.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날이었다.
남편 김 씨는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차에서 내리는 이 씨를 마구 때렸다.
이 씨의 동생 B 씨는 “당시 김 씨가 ‘재미있는 걸 보여줄 테니 집으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언니의 얼굴에 온통 피멍이 들고 눈과 입은 퉁퉁 부어 신음조차 내지 못했다.
언니의 흰 바지가 피와 진흙으로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날 A 씨의 신고로 김 씨는 경찰에 체포됐지만 몇 시간 뒤 풀려났다.
경찰은 김 씨를 상해죄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하면서 이 씨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긴급 임시조치만 취했다.
이 조치는 어기더라도 과태료 처분만 받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
법원도 김 씨에 대해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김 씨는 개의치 않았다.
딸들을 통해 이 씨의 거처를 집요하게 확인하려 했다.
이 씨는 김 씨가 들이닥칠 것을 우려해 거처와 휴대전화번호를 수시로 바꿨다.
세 딸과도 만남을 최소화하면서 카카오톡으로만 연락했다.
이 씨의 언니 C 씨는 “김 씨가 길거리에서 자신을 알아볼까 봐 동생이 늘 모자를 푹 눌러쓰고 얼굴도 못 내놓고
다녔다”고 전했다.
○ 보복 두려워 신고조차 못해
2015년 9월 이혼한 뒤에도 이 씨의 공포는 계속됐다. 김 씨는 2016년 1월 막내딸의 뒤를 밟아 서울 강북구의 한 원룸에 숨어 지내던 이 씨를 찾아냈다.
A 씨는 “당시 아빠가 원룸 앞에서 칼과 밧줄을 들고 찾아와 ‘죽이겠다’고 위협하자 이웃이 경찰에 신고했다”며 “‘처벌을 원하냐’는 경찰 질문에 엄마는 ‘처벌 수위가 약하지 않냐’고 되물었고 경찰이 ‘맞다’고 해서 그냥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엄마는 수십 년간 폭행을 당하면서 직접 경찰에 신고한 적 없다”고 했다.
이 씨의 보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후 이 씨는 김 씨를 피해 세 차례 더 이사했다.
올 3월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에 자리를 잡고서야 이 씨는 떨어져 살던 두 딸과 함께 지냈다.
막내딸은 엄마와 함께 살며 검정고시에 붙어 내년 대학 진학을 앞둔 상태였다. 하지만 이 씨는 그토록 두려워했던 최악의 상황을 끝내 피하지 못했다.
A 씨는 “당시 아빠가 카카오톡으로 엄마에게 일가족 살인사건 기사를 보내면서 ‘너랑 딸들 다 죽이겠다’ ‘너에게서
소중한 것을 다 빼앗아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24일 김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 전 이 씨의 차량에 몰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설치해 이 씨의 위치를 파악했고
범행 며칠 전부터 아파트 주변을 배회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고도예 기자
▲ ⓒ(사진=JTBC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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