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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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노동당 중앙청사 집무실에서 소파에 앉아 2019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조건없이 재개".. 답방 청구서 내민 김정은
깜짝 친서’를 통해 서울 답방 가능성을 재차 밝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날 내놓은 신년사에서 조건 없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한국을 향한 각종 ‘청구서 리스트’를 쏟아냈다.
비핵화 대화를 이어가고 서울 답방을 추진하는 데 정치적 대가 중 일부는 문재인 정부가 치러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본격적인 경협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세워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대북제재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책임이 함께 있다는 메시지를 준 셈이다.
또 김 위원장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다자 협상 추진을 강조하며 중국이 참여하는 4자(남북미중) 평화협정을 요구할 뜻을 내비쳤다.
○ 경제난 김정은, 금강산·개성공단 카드 꺼내들어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김 위원장은 “온 민족이 역사적인 북남 선언들을 철저히 이행하여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전성기를 열어
나가자”며 “이 구호를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와 함께 경협과 인적 교류 확대, 완전한 비핵화 협력을 명시한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 합의의 실질적인 진전을 올해 남북관계 목표로 제시한 것.
김 위원장은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하였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지난해 9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안. 하지만 당시 선언문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명시해 비핵화 진전을 전제조건으로 설정해두었다.
결국 김 위원장이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는 재개를 언급한 것은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에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SOS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북과 남이 굳게 손잡고 겨레의 단합된 힘에 의한다면 외부의 온갖 제재와 압박도 그 어떤 도전과 시련도 민족 번영의 활로를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는 국제 제재를 어기지 않고는 할 방법이 없는 사안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꿈쩍하지 않는 만큼 우리에게 제재를 풀어보라는 것”이라며 “제재를 해제하는 데 우리가
미국을 설득하도록 앞장서게 만드는 것으로 김 위원장으로서는 ‘꿩 먹고 알 먹는’ 카드”라고 말했다.
○ 중국 참여 평화협정 추진 내비쳐
문재인 대통령이 불가역적인 평화를 올해 외교 목표로 내건 가운데 김 위원장도 신년사에서 평화체계 전환을 강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계를 평화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 협상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화협정 논의 참여국을 ‘정전협정 당사자’로 못 박은 것은 중국을 협상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
북-미 간 고위급, 실무협상이 번번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중국의 참여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이를 남북관계의 과제로 제시한 것은 비핵화 협상을 평화체계를 위한 다자 회담으로 전환시키는 데 한국의 역할을 요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전 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인 통일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하며 그 실현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구체적인 통일방안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먼저 통일방안 모색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중국과 홍콩의 통합과 같은 일국양제(一國兩制)를 김정은식 통일방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신나리 기자
지난 2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무실.
트위터 캡처
김정은 "언제든 美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오판시 새 길 모색
육성 신년사 "전제조건·대가 없이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용의"
"비핵화 입장 불변, 정전협정 당사자 평화체제 협상 추진"..정부, 환영 논평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정빛나 현혜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 의사를 밝히면서도 미국이 제재·압박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 등 방송을 통해 발표한 육성 신년사에서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미 간 협상 교착상태에서도 2차 북미정상회담 계획을 밝히고 있는 것에 김 위원장이 공개적
으로 호응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신년사 발표장으로 향하는 김여정·조용원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왼쪽),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오른쪽)과 함께
노동당 청사에 마련된 신년사 발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행동으로 화답해 나선
다면 두 나라 관계는 보다 더 확실하고 획기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훌륭하고도 빠른 속도로 전진
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상응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서로의 고질적인 주장에서 대범하게 벗어나 호상(상호) 인정하고 존중하는 원칙에서 공정한 제안을 내놓고
올바른 협상 자세와 문제해결 의지를 가지고 임한다면 반드시 서로에게 유익한 종착점에 가닿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왔다"라고도 강조했다.
'실천적 조치'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북한이 지난해 4월 당 전원회의 이후 취한 조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나,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만들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은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북남 사이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공고히 하고 온 겨레가 북남관계 개선의 덕을 실지로 볼 수 있게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북측이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자산을 2010년 몰수·동결한 것이나, 2016년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대응해 공단 자산을 동결한 것 등에 대한 후속조치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연합뉴스)
. nkphoto@yna.co.kr
아울러 김 위원장은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거론했다.
그가 거론한 '정전협정 당사자'는 중국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중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협상을 개시하자는 제안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남북간 군사분야 합의가 "북남 사이 무력에 의한 동족상쟁을 종식시킬 것을 확약한 사실상의 불가침선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과 남은 이미 합의한 대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해소를 지상과 공중, 해상을 비롯한 조선반도 전역으로 이어놓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 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조선반도 정세 긴장의 근원으로 되고 있는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더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장비 반입도 완전히 중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내적으로는 "올해의 우리 앞에는 나라의 자립적 발전능력을 확대 강화하여 사회주의 건설의 진일보를 위한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아야 할 투쟁과업이 나서고 있다"며 자립경제 구축을 거듭 강조했다.
기업체들이 경영활동을 원활하게 해나갈 수 있도록 기구체계와 사업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관료주의·부정부패 척결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양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이날 30분간 연설했으며, 예년에는 단상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걸린 집무실로 보이는 장소의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읽어 내려갔다.
정부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 확대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한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이날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남북관계를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면서 국제사회와도 긴밀하게 협력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핵대결 빠져 다소 순화"..北경제회복 내부다잡기용 강조
이와 동시에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관광'을 조건 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면서 남북관계의
결국 대북제재 수준과 범위의 톤다운을 겨냥, 우리 정부와 미국 측에 대화재개의 필요성을 '동시 타전'한 셈이다. 김 위원장의 전반적 어조는 '유화적'이었다. 그동안 북한이 신년사 때마다 강조했던 '협박성' 핵무력 완성에 대한 과시도 없었고, 대북제재 국면 속에서 북한 경제를 올해도 자립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대내 다잡기용'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크게 북한 내 자력갱생과 경제발전에 대한 의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의 재개 필요성 강조, 남북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지난해 한반도에 펼쳐진 평화와 군사적 긴장완화를 새해에도 이어가자는 3대
■美 제재 지속 시 "새길 갈 것" 압박
김 위원장은 "언제든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비핵화 논의를 위한 북·미 협상 재개의 뜻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초 북·미 고위급회담이 무산되면서 북·미 대화를 복원하려는 최근 미국의 유화적 발언에도 침묵했던 북한이 반응을 보인 셈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대화 재개를 언급하는 동시에 미국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일방적 강요와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관광을 조건 없이 재개하겠다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남북이 어려움을 넘어 관계를 발전시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만들어냈다며 남북이 서로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고 자주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한·미 간 정례적 연합훈련과 방위력 개선을 위한 일상적인 신무기 도입마저
또 중요하게 강조한 부분은 단연 '북한경제' 분야였다.
■전문가들 "北 유화적 태도 보여"
일단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 관계 진전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본다"고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대외적으로 유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이번 신년사에는 김 위원장이 늘 강조해 온 핵무력은 빠졌고, 그 대신 비핵화가 들어있다"며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언제든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는 것은 북·미 정상 간 신뢰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양 정상 간 합의를 토대로 톱다운 방식으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전략적 메시지도
양 교수는 "김 위원장은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며 권위주의적 모습에서 탈피하려 했다"며 "자연스러움과 안정감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이태희 기자
ⓒ 파이낸셜뉴스,
▲ 지난해 11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환송 행사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디아카넬 의장의 대형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다.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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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한 내부장악력 재확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과거와 달리 선대 지도자인 김일성·김정일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더 이상 선대의 이름에 기댈 필요가 없을 정도로 북한 사회를 굳건하게 장악하고 명실상부 최고지도자로서의 위상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애국유산인 사회주의 국가를 전략국가의 지위에 당당히 올려 세웠다”고 말했고, 2017년 신년사에서는“혁명의 전성기를 대번영기로 이어 나가는 것은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손길아래 자라난 우리인민의 사상정신적 특질이다”고 언급하는 등 선대 지도자에
대한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우상화가 완료된 김일성·김정일과 달리 김 위원장은 3대 세습과 짧은 후계과정으로 정통성이 비교적 취약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공식 일정 때마다 선대 혁명사업의 노선·원칙을 물려받음을 거듭 강조하면서 취약한 정통성을 보강
하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내부 장악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조짐은 최근 여러 방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평의회 의장이 방북한 당시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의 공식 대형 초상화를 사상 최초로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지도자로서의 강력한 지위를 과시하고 본격적인 개인숭배 단계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 위원장의 넓어진 활동반경도 내부 장악력에 대한 자신감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34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러시아가 아닌 해외(싱가포르)에 방문했다. 아울러 해외 일정을 주민들에게 사전에 공개한 것도 사상 최초로 이뤄졌다.
최고지도자가 평양을 비운 틈을 노려 반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한 것도. 북한 사회에 종교 바람이 불어도 체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연내 2차 북미정상회담 개회 및 서울답방 등 광폭 외교를 펼치면서 체제 안정성을 과시하고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고착화 할 것으로 관측된다.
[데일리안 = 이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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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새해 첫 날인 1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대미·대남 메시지 쏟아낸 김정은..중재자 文대통령 '조기 등판' 이뤄질까
서울 답방 무산 뒤 북미 비핵화 대화 본격 중재 나설지 관심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명분으로 제재완화 설득 가능성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대(對)남·대(對)미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하면서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를 자청한 문재인 대통령의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에 적극 화답한 것으로 한반도 정세 변화의 물꼬를 텄듯,
문 대통령이 이번에도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비핵화 대화의 중재자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녹화중계 방식으로 전달한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미(북미) 두 나라 사이의 불미스러운 과거사를 계속 고집하고 떠안고 갈 의사가 없으며, 하루빨리 과거를 매듭짓고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시대발전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나아갈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메시지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멈춰선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는 실무 협상단계를 뛰어넘은 '톱-다운' 방식의 담판이 한 번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언제든 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에서 조속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사에 대한 기대감을 읽을 수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센토사 합의'에 따른 미국의 약속 이행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무조건적인 추가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대북 강경파들이 추가 조건으로 거론하고 있는 핵 물질·시설 리스트 신고와 같은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더이상 협상의 문턱을 낮출 수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대미 메시지와는 별개로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함께 나타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조건 없는 재개 의사를 밝히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북남 사이의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공고히 해야한다"며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각각 중단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에 대한 조건 없는 재개를 시사한 것은 문 대통령에게
중재자 역할을 촉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선언'에 담겨있지 않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대북 제재를 고려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5·24 조치로 중단된 금강산 관광과 박근혜 정부에서 닫은 개성공단은 엄밀히 따지면 유엔 제재와는 무관하지만 현재 국면에서 재개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설득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남북 관계 발전을 명분으로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남북 관계를 중심으로 북미 관계의 변화를 이끌어 간다는 문 대통령의 '두 바퀴 평화론'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남북 관계의 발전과 북미 관계의 진전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본다"고 평가한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통해 북미 비핵화 대화의 교착 상황을 타개하려 했던 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고민의
지점일 수 있다. 4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다룰 카드가 미리 공개된 측면이 있다.
반면에 남북 관계 발전에 있어 새로운 동력을 토대로 문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새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용 못할 이유는 없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kyustar@newsis.com

'통일'·'자주' 기존 대비 30%수준 급감
'수령님'·'장군님' 언급 찾아볼 수 없어
'경제' 집권 뒤 4배 늘어난 38번 언급
북한은 올해 ‘핵’ 용어를 대폭 줄였다. 지난해 1월 1일 밝힌 2018년 신년사는 핵과 관련해 22번이나 언급했다.
그러나 올해는 2번만 등장했다.
지난해 신년사는 ‘핵무력 완성’을 시작으로 ‘핵단추’와 ‘핵 타격 사정권’ 등을 강조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 버튼이 더 크고 강하다’며 응수해 일촉즉발 핵무기 충돌 위협이 커졌다.
![북한 신년사에서 언급된 핵과 평화 관련 용어 변화 [박용한]](https://t1.daumcdn.net/news/201901/02/joongang/20190102090043064epaa.jpg)
그러나 올해는 태도가 변했다.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라며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이 줄자 ‘평화’는 두 배 이상 커졌다. 2017년 신년사는 평화를 10번 언급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대비 250% 수준인
25번 등장했다.
지난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올해는 “북미 관계를 극적으로 전환시키고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처럼 많이 쓰인 ‘평화’는 다양하게 언급되면서 그 영역도 확장됐다.
올해 신년사를 보면 ‘평화ㆍ번영’ㆍ‘평화지대’ㆍ‘평화적인 통일방안’ 등 평화가 들어간 낱말은 10여 가지가 넘는다.
‘평화지대’는 신년사에서 처음 언급됐다. 북한에서 펴낸 『조선말대사전』은 ‘평화지대’를 “온갖 전쟁세력과 위험이
없는 평화가 보장된 지대”라고 설명했다. 예문으로 “비핵지대와~를 창설하기 위한 투쟁”이라고 덧붙였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재래식 군사력 충돌 방지와 비핵지대화 등 주한미군 철수 의도까지 복선을 깔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엔 미국의 핵우산 제거도 포함된다.

남북한 사이 교감도 눈에 띈다. 올해 신년사는 ‘평화와 번영’을 5번이나 언급했는데 이는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 문건 내용과도 일치한다. 청와대는 지난달 20일 『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을 발간했는데 본문을 보면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담았다.
미국에 대한 태도 변화도 엿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미국에 대한 비난을 11번이나 언급했다. 표현은 매우 거칠었다.
‘미국의 무모한 북침핵전쟁책동’‘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제재봉쇄책동’ 등 비난으로 가득했다. 특히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며 미국에 총구를 겨누기도 했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긍정적ㆍ중립적 평가를 5번 기술했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ㆍ미 정상회담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유익한 회담’이라며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물론 견제구도 던졌다.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언급하며 압박했고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지를 취하며 상응한 실천행동으로
화답해 나선다면”이라며 미국 태도에 따라 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전략적인 입장도 보였다.
그래서 외신에선 가시가 많은 올리브(평화) 가지라고 지적했다.
![북한 신년사에서 언급된 사회주의, 통일, 자주 관련 용어 변화 [박용한]](https://t1.daumcdn.net/news/201901/02/joongang/20190102090043516boah.jpg)
‘사회주의’ 언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22번에서 올해는 32번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와 같은 사회주의 강조는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계속 이어진 추세를 반영했다.
집권 직전인 2012년 10번 언급했지만 2013년에는 두 배 가까이 늘어 18번 담겼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더니 2017년 12번 이후 증가 추세에 들어섰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체제가
자본주의 외부 물결에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복고노선’을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사진=뉴시스
[출처] - 국민일보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통일’은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6번 언급됐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인 8번으로 줄었다.
특히 2014년 신년사 이후 강조하던 ‘자주통일’ 표현은 아예 쓰지 않았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민족주의 담론과 통일에 관심이 없다는 증거”라며 “두 개 조선 정책으로 한국과 북한을 분리해 공존하겠다는 평화체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신년사에서 언급된 김일성과 김정일 관련 용어 변화 [박용한]](https://t1.daumcdn.net/news/201901/02/joongang/20190102090044066sszr.jpg)
올해 신년사에선 김일성ㆍ김정일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이들과 관련한 직접ㆍ간접적 표현조차 모두 사라졌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태도가 변했다.
김일성ㆍ김정일 언급은 16ㆍ10번으로 줄더니 지난해는 김일성ㆍ김정일 이름을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이름 없이 ‘위대한 수령님’은 4번, ‘위대한 장군님’을 3번 언급했을 뿐이다.
올해는 이런 호칭도 모두 흔적을 감췄다.
남 교수는 “김일성ㆍ김정일 사진은 이들이 과거 인물이라는 점을 상징하는 장치”라며 “김정은이 그림자 정치에서
탈피하고 확실한 ‘자기 정치’를 시작한 점을 과시했다”고 분석했다.
![북한 신년사에서 언급된 경제 관련 용어 변화 [박용한]](https://t1.daumcdn.net/news/201901/02/joongang/20190102090044227rprp.jpg)
이런 감소 추세와 달리 경제 관련 언급은 대폭 늘어났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남북대화 과정서 남측 속도에 불만 나타낼 우려도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사실을 거론하며 "이것은 북남관계가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그간 남북관계 성과에 대해 "대단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해 2019년에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번영,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에서 더 큰 전진을 이룩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사실상 대내용인 신년사 1만2천여자 가운데 20%에 가까운 약 2천200자를 대남메시지로 채웠다.
남한 정부의 '중재자'로서 역할을 확인하는 한편 김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세밑 친서'의
연장 선상에서 지난 1년간 취해온 남북관계 기조의 유지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대북제재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여전하고 북미대화도 지체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남북관계의 선순환을
비핵화 협상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현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남북군사분야합의서 이행을 남한에 한층 더 강하게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남북 합의의 안정적인 이행 여건을 조성하고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를 정립하겠다는 게 기본 목표다.
이에 따라 올해 남북의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공동 개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등 남북간 교류·협력 사업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친서의 기조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서울 답방도 조만간 추진할 것
으로 점쳐진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올해 서울 방문을 고대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걸 못내 아쉬워했다.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라는 깜짝 카드를 던졌던 김 위원장이 올해에는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며 대남 평화 공세의 수위를 올린 점이 눈길을 끈다.
북측이 사업 중단 후 취한 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자산 몰수조치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하는 대목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 남쪽이 요구했던 부분들을 전향적으로 하겠다는 것, 즉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건 다 열어놓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대화 과정에서 남한 정부의 남북 협력 사업 속도에 불만을 드러내며 관영매체를 통한 대남 비난전을 한층 강화할 우려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북과 남이 굳게 손잡고 겨레의 단합된 힘에 의거한다면 외부의 온갖 제재와 압박도 그 어떤 도전과 시련도 민족번영의 활로를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언급에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라는 대남메시지가 들어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북남관계를 저들의 구미와 이익에 복종시키려 하면서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의 앞길을 가로막는 외부세력의 간섭과 개입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세의 간섭 없이 민족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는 북한의 대남 구호인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지를 요구한 점이 남북관계의 불씨가 될 개연성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는 한국이 미국을 잘 설득해달라는 주문도 들어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위급회담 개최 여부 등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따른 후속 조치를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밤 KBS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미 남북간에는 9월 평양선언이나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한 번쯤 고위급회담을 통해 정리할 문제도 있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고위급회담 개최 여부도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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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양복, 집무실, 소파" 올해 김정은 신년사는 왜 달라졌나
스토리세계-김정은 신년사①] 배경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일 신년사는 이전과 달랐다. 검은 양복을 입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갈색 소파에 앉아 전 세계인에게 새해인사를 건넸다.
마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직접 보고를 받는 모습을 연상케 했다.
지난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연단에서 대중을 향해 신년사를 발표한 것과는 확실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북한 국민에게 먼저 신년 인사를 전한 뒤 말미부분 북미관계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 의지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날 준비가 됐다는 의사를 확실히 전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왼편 비워둔 소파를 카메라에 잡았다.
취임 7주년을 맞은 김 위원장이 이제는 북미관계 개선을 통한 대외적인 경제번영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김 위원장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6∙12 조미 공동선언에서 천명한 대로 새 세기 요구에 맞는 두 나라의 요구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법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하여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를 취해왔다”고 북미대화의 선제조건인 ‘비핵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주동적이며 선제적인 노력에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며 상응하는 실천 행동으로 화답에
나선다면 두 나라 관계는 보다 더 확실하고 획기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훌륭하고도 빠른 속도로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열린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대통령과 만나 유익한 회담을 하면서 건설적인 의견을 나눴으며 서로가 안고 있는 우려와 뒤엉킨 문제 해결의 방도에 대하여 인식을 같이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대화재개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대북제재 완화 논의에서 북미 간 의견이 부딪치고 있는 상황을 의식해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모습을 강요하려 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트위터 캡처
김 위원장의 이런 메시지는 북미가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와 ‘제재완화’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던 배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가 선행될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도 대북제재 완화를 우선 강조하고 있다.
지난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방북해 김 위원장을 면담한 뒤 “북한 방문에서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정상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며 북미 간 대화는 난항을 겪었다.
올 초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됐지만 아직 실무협상조차 이뤄지지 못해 교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트위터를 통해 “크리스마스이브에 대북 협상 실무진의 브리핑을
받았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다음 정상회담을 기대한다”고 북한에 유화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자신의 집무실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부보좌관으로 부터 브리핑을 받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첨부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연합뉴스
집무실에서 이뤄진 김 위원장의 이번 신년사는 상당수 미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집무실에 위치한 일명 ‘결단의 책상(Resolute Desk)’에 앉아 브리핑을 하거나 받는 모습을 자주 공개해 왔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집무실 신년사에 대해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한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1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임기 초에 인민복을 입다가 현재 양복을
입고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하는 행동은 이제 개혁개방에 뜻을 두고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김정은의 북한 내부 통치체계는 이미 구축이 됐다”며 “이제는 경제번영과 인민들의 복지에 집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신년사 내용에 대해 “북한의 경제 번영을 위해서는 미국과 협상이 가장 중요한 만큼 북미대화에 집중해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가 보인다”며 “미국이 안 받아 준다면 (성과를 위해)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경고성 의미도 담겨 있다”고 했다. 이어 “옷과 집무실, 신년사 상당부분을 미국에 할애했다는 점도 트럼프와 대화에 강한 방점을 두고 있는 신년사”라고도 덧붙였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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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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