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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잠적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폭로 내용부터 유서·자살 소동까지 "사건의 본질은"


청와대가 KTG 사장교체를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신재민 부모 사과/사진=연합뉴스



신재민 부모 사과/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잠적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의 폭로 내용부터 유서·자살 소동까지  "사건의 본질은"



자살 계획 예고 뒤 발견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내용과 진위 여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은 고파스(고려대 커뮤니티)에 호소문을 게재했다.

신 전 사무관은 이 글에서 항간의 소문과 폭로 의도 등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도 담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신재민 전 사무관의 자살 계획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진 계기는 친구의 신고였다.

신 전 사무관은 친구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냈고, 이에 친구는 곧바로 경찰에 사실을 알렸다
경찰 수색 끝에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소재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이 발견됐다.

 신고 4시간 만에 발견된 신 전 사무관은 다행히 신변에 큰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자살 소동 이후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의 KT&G 사장 인사 개입 서울신문 사장 교체 시도 적자국채 발행

지시 등을 폭로했다

한편 신재민 전 사무관은 분당서울대병원 일반 병실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사무관의 친구는 4일 기자

회견을 갖고 아는 사실을 말하겠다는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힐스터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leehs@newspim.com






신재민측 소모적 논쟁 멈춰달라긴급 호소


신씨 대학 동문, 정부에 애초에 싸움 안돼의견에 귀 기울여달라
신씨 부모 스트레스 탓필요한 모든 조사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



=뉴스핌] 조재완 기자 청와대의 KT&G 사장 인사 개입 및 적자 국채 발행 시도 의혹을 제기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대학 동문이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을 멈춰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신씨의 동문은 3일 호소문을 통해 정부와 일개 전직 사무관은 애초에 싸움이 되지 않기에 싸움이 아니라 그의 의견에 귀 기울여주면 한다그가 잘못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면 충분히 말하고 설명해주셨으면 한다고 정부에 호소했다

 

이어 신 전 사무관이 뉴라이트였거나 국가 기밀로 사익추구 활동을 했다는 것은 가짜뉴스라며 신씨의 행동이 공익을

 목표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과를 떠나 그 동기와 과정에서만큼은 그는 공익을 목표로 행동했다 그가 하려 했던 내부고발 역시 과정과 의도가 선하다면 그 결과에 대해 너무 가혹한 책임을 묻지 않아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의 경쟁적, 자극적 보도가 신 전 사무관과 그의 지인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전 사무관과 정부의 대결 구도보다는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없는지, 정부의 주주권 행사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좀 더 다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들이 이번 사건을 거절했다는 것은 신씨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

일 뿐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호소문은 신 전 사무관의 지인이 민변 소속 일부 변호사들에게 사적으로 연락을 취해 조언을 받던 와중에 이를

신 전 사무관이 오인한 과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신씨는 이날 오전 고려대학교 커뮤니티 고파스에 유서로 추정되는 글을 남기면서 민변이 그의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신 전 사무관의 부모도 신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사과문을 냈다.


사과문에서 신 전 사무관의 부모는 본인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 나선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커져 버리기도 했고, 스트레스가 심각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려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이후 필요한 모든 조사절차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chojw@newspim.com 





3일 오후 1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 응급실로 후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한국일보 제공)


3일 오후 1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 응급실로 후송

되고 있다.


/사진=뉴스1(한국일보 제공)



신재민 전 사무관 응급실 후송<사진=연합뉴스>


신재민 전 사무관 응급실 후송


<사진=연합뉴스>





신재민, 분당서울대병원 일반병실에 이틀째 입원

3일 저녁부터 일반병실 옮겨 안정 취하는 중




3일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가 반나절 만에 발견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32)이 경기도 성남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이틀째 치료를 받고 있다.
4일 분당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전 930분 현재 일반병실에 입원해 안정을 취하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전날 오후 6시쯤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분당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같은 날 오후 710분쯤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병원 관계자는 "입원 수속을 밟아서 전날부터 일반병실에 입원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전날 낮 1240분쯤 관악구 봉천동 한 모텔에서 발견돼 보라매병원으로 이송됐다가 분당서울대병원

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신 전 사무관의 가족 요청으로 병원을 옮겼다고 설명했다 
소동은 경찰이 전날 오전 845분쯤 신 전 사무관의 대학 시절 지인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신고자는 "오전 7시 신재민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 전 사무관이 보낸 예약 문자에는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 있었다.

신고를 받고 신 전 사무관의 주거지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4 2장 분량의 유서 형식 글과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해당 휴대전화는 이달 2일 신 전 사무관의 대학 지인(신고자)이 신 전 사무관과 연락하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준 것이다.

경찰은 신 전 사무관이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관악경찰서는 여성청소년과, 형사과 인력 등을 총동원해 신 전 사무관의 소재를 추적했다.

신 전 사무관의 주거지 인근 CCTV(폐쇄회로화면) 확인 결과 이달 2일 밤 1030분쯤 주거지에 들어갔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CCTV 상 파악된 동선 등을 쫓아 신 전 사무관을 찾았다.  

경찰은 전날 낮 1240분쯤 관악구 봉천동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다.

 경찰관이 모텔 방문을 열었을 때 신 전 사무관은 천장을 보고 방바닥에 똑바로 누워있었다 
발견 당시 신 전 사무관의 목에는 줄로 졸린 듯한 자국이 남아 있었다.


관악소방서 구조대는 목에 난 자국에 소독 처리를 했다. 신 전 사무관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으며 모텔방을

걸어서 나왔다. 


신 전 사무관은 청와대의 KT&G·서울신문 사장인사 개입, 적자 국채 추가발행 압박 등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기재부는 이달 2일 서울중앙지검에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비밀누설과 공공기록물 관리에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신재민 전 사무관. 사진=유튜브 캡처




신재민 부모 아들 극단적 선택으로 물의 일으켜 죄송많이 괴로워했다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부모가 아들의 잠적 등에 대해 사과했다 
신 전 사무관의 부모는 3일 사과문을 통해 저희 아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국민 여러분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을 포함한 주변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심성이 여린 재민이는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주위에 폐를 끼친 점을 많이 괴로워했다본인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 나선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커져 버리기도 했고, 스트레스가 심각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려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디 국민 여러분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이후 필요한 모든 조사절차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의 부모는 그에 앞서 먼저 하나뿐인 자식이 안정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해 1230일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청와대의 KT&G 사장 교체 압력 의혹, 적자국채 발행 압력 의혹 등을 제기해왔다.


그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채발행 의혹과 관련해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목하기도 했다.
다음날인 3일 신 전 사무관은 친구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남기고 잠적, 이후 경찰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신재민 전 사무관.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신재민 주장, 문제인 것과 아닌 것


정권의 철학을 관료와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고민해야



얼마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출신의 유튜브 폭로를 선입견 없이 보기 위해 노력했다고 썼다.

 이 전직 사무관은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도 했지만 큰 일에 이르지 않았다. 여러 맥락을 떠나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꼭 이 일이 아니더라도 여당 소속 인사들이 이 전직 사무관의 의도를 문제 삼아 공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일전의

글에도 썼지만 사람이 하는 행동의 의도는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을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불순한 의도를 찾아 공격하는 것보다는 사건의 실체를 놓고 논쟁하는 것이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더 바람직하다.

신재민 전 사무관의 주장은 일방적인 것이다.

여기서 일방적이라는 것은 근거가 없다거나 의도적인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따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획재정부 내에 존재한 문건에 등장하는 KT&G 사장 교체 시도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

이미 언급한대로 현 사장이 여러 구설에 휘말려 있고 이런 일이 민영화 된 공기업을 대상으로 늘상 일어난다고 해도

문건에 적시된 것처럼 정부가 사장 교체 권한을 가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해명은 단지 현황을 파악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인데, 기업은행의 지분 등을 이용해 외부 출신 CEO 영입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은 이런 수준을 넘는다.

그런데 신재민 전 사무관과 보수세력 일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를 전임 정권에서 벌어진 국정농단 등에 비유하는 것은 무리다. 예를 들어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 논란의 경우 국민연금이 찬반 입장을 가진 것 자체가 문제인 게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세습경영을 부당한 대가를 통해 약속하고 과도하게 산정된 합병비율에 의도적으로 찬성한 것인지가 문제가 일 뿐이다.

신재민 전 사무관 등은 KT&G를 삼성 등 대기업에, 기업은행을 우리은행 등에 비교해 부당성을 설명하려고도 했는데

 이것 역시 합리적인 비교가 아니다. KT&G가 다루는 업무 영역은 법에 의해 공적 제한을 받는 측면이 있다.


기업은행도 애초에 국책은행으로서 설립된 것으로 외환위기 때 공적자금이 투입된 결과인 현재 우리은행의 상황과는

 경우가 다르다.

신재민 전 사무관이 언급한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경우 구조조정이나 부실기업 정리 등에 실제로 적극적 역할을 이미 하고 있다.


어쨌든 이런 현실인식이 보여주는 것은 무엇일까? 이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가 기업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주주권을 적극적

으로 행사하도록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말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면 새롭게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만일 신재민 전 사무관의 주장대로 한다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역시 정부 개입의 주요 경로로 보아야 할 것이다.

 보수세력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연금사회주의라는 딱지를 붙여 비난하려 드는 것과 유사한 세계관이다.

그런데 예를 들어 연기금 의결권을 더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명박 정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그만큼 현실적 필요성이 제기되는 문제인데, 단순히 정부의 개입 가능성 또는 유무 만으로 옳고 그름을 단순화 해

따질 수 없다는 것이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재민 전 사무관의 주요한 폭로 내용 중 하나인 국채 발행 문제로 오면 논란은 더 복잡한 양상이다.

신재민 전 사무관의 주장은 애초 기획재정부가 국채 조기상환을 추진했지만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가 오히려 청와대와 함께 국채 추가 발행을 주장하며 이를 만류해 취소됐고 이 결과 채권시장이 불필요한 혼란에 빠졌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김동연 전 부총리가 국채 조기상환에 반대한 이유인데, 신재민 전 사무관은 이를 부채비율

증가폭을 줄이려는 일종의 눈속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와 김동연 전 부총리의 기획재정부가 정책적 차원에서 논의를 통해 선택한 것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신재민 전 사무관의 주장대로 일종의 마사지차원에서 논의가 된 것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김동연 전 부총리 주장대로 국채를 추가 발행했더라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신재민 전 사무관은 김동연 전 부총리를 비롯한 당시 기획재정부 고위 관리 등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숫자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내용 등을 공개했지만, 이게 마사지설을 뒷받침해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채 발행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 가장 합리적으로 보이는 가설은 추경 실탄 확보설이다. 국회에서의 예산 논의에서 가장 첨예한 논쟁의 소재가 되는 것은 재원 확보 방안이다.


이 구도에서 국채 발행은 늘 최악의 선택지처럼 다뤄진다. 따라서 정부 입장에서 이러한 논란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정공법이 아닌 일종의 꼼수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거다. 만일 그렇다면 적자 국채 발행으로 세계잉여금 규모를 키우고 이를 다음해 추경에 투입하자는 언급을 신재민 전 사무관이 오해(?)해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관료가 정책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견을 갖는 문제는 정부 내에서 소화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생산적이다. 내부에서 토론을 통해 해결될 문제를 그렇게 되도록 하지 못한 조직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진단해봐야 한다.

 또 이 문제가 결국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철학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료가 정권의 변화된 철학을 받아들이고 내면화하는 과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 하나 짚을 것은 신재민 전 사무관의 행위를 내부고발로 볼 것인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내부고발이나 양심선언은 언론이나 사회단체 등이 조직적 지원을 하는 형태로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보호의 대상과 범위에 대한 논의가 좀 더 수월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신재민 전 사무관의 경우 새로운 형식과 수단을 통해 폭로가 진행됐다.


 덕분에 무엇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윤리와 제도가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 개인의 폭로가 정당한가 그렇지 않은가만 따지는 게 아니라 이런 논의도 활발하게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민하 / 저술가  webmaster@mediaus.co.kr







 3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 후송된 서울 보라매병원 응급실에서 경찰 관계자들과 직원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3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고 잠적했다 후송된

 서울 보라매병원 응급실에서 경찰 관계자들과 직원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한 사람의 행적에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내부 고발 뒤 유서를 남기고 잠적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다.
 다행히 신 전 사무관은 무사히 발견됐고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경찰 "신재민 전 사무관 생존 확인"... 유서 남기고 잠적

신 전 사무관이 폭로한 내용이 어디까지 진실이고 심각한 문제인지, 과연 공익제보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신 전 사무관의 극단적 선택을 부추긴 건 그의 신상을 둘러싼 이른바 '음모론'이다.

그동안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배경을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3월 기재부의 KT&G 동향 보고 자료를 입수해 언론에 제보했고, 5월쯤 MBC 보도가 나간 뒤 정부에서 내부 문건 유출자 색출에 나서 갈등하다 결국 지난 7월 기재부를 나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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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찌라시'엔 그가 대학 시절 뉴라이트 계열 학생회에서 활동했다든가, 내부에서 얻은 정보로 돈벌이를
했다든가 하는 온갖 근거 없는 억측이 떠돌았다. 여기에 일부 국회의원도 가세했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 전 사무관이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의 잠적 사실이 알려진 뒤 뒤늦게 삭제하기도 했다.

급기야 신 전 사무관이 유서를 통해 해명하고, 지인들과 가족까지 나서 "너무 가혹한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며 호소문을 내기에 이르렀다.

신 전 사무관 "차라리 박근혜 정부 때 이렇게 행동했으면..."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전 고려대 커뮤니티인 '고파스'에 올린 글에서 "나는 일베(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
 이용자)도 아니고 자한당(자유한국당)도 좋아하지 않는다,
정치도 하고 싶지 않다"면서 "정말 그냥 나라가 좀 더 좋아지길 바랐을 뿐이었는데"이라며 자신을 추켜세우는 극우·
보수 진영과 선을 그었다.

공무원 신분이던 지난 2016년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고 털어놨던 신 전 사무관은 "저는 지금 박근혜 이명박 정부였다
하더라도 당연히 똑같이 행동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차라리 그때 이렇게 행동했으면 민변에서도 도와주시고 여론도 좋았을 텐데..."라며, 자신을 향한 진보 진영의 무관심을 안타까워했다.

그를 검찰에 고발한 현 정부를 향해서도 "(내가 부족하고 틀렸다고 해도) 이번 정부라면 최소한 내부고발로 내 목소리 들어주려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난 이렇게 말하면 그래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재발방지 이야기해줄 줄 알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청와대가 KT&G 사장교체를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가 KT&G 사장교체를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인-가족 호소문 "뉴라이트-사익 추구 사실 아냐"

신 전 사무관의 대학 선후배 등 지인들도 이날 오후 늦게 '고파스'에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신재민 전 사무관의 주장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다만 순수했던 한 친구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마음먹기까지 겪었던 고통을 매우 안타깝게 여기고 있으며, 신 전 사무관에 대해 뉴라이트 출신이라는 등
 사실무근의 '찌라시' 및 가짜 뉴스가 유포되고 있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과 자신들이 활동했던 대학 동아리도 근로 청소년들의 중학 과정을 가르치면서 시작된 순수한 교육봉사
동아리로, 어떤 정치적·정파적 입장도 표방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정부와 일개 전직 사무관은 애초에 싸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싸움이 아니라, 그의 의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을 향해서도 "신재민 전 사무관과 관련하여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뉴라이트였다느니, 국가기밀로 사익추구
활동을 했다는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결과 여부를 떠나서, 그 동기와 과정에서만큼은 그는 공익을 목표로 행동했다"면서 "사회적인 진보를 한 발
이룬 이 시점에서, 그가 하려 했던 내부고발 역시 과정과 의도가 선하다면 그 결과에 대해 너무 가혹한 책임을 묻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언론을 향해서도 "일부 언론의 경쟁적, 자극적 보도가 신 전 사무관과 그의 지인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전 사무관과 정부의 대결 구도보다는,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없는지, 정부의 주주권 행사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서 좀 더 다뤄달라"고 요청했다.

신 전 사무관의 부모 역시 "저희 아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국민 여러분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민변을 포함한 주변 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부모는 "심성이 여린 재민이는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주위에 폐를 끼친 점을 많이 괴로워했다"면서 "본인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 나선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커져 버리기도 했고, 스트레스가 심각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려 한 것 같다"며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 "소신과 정책의 합리적인 조율은 다른 문제"




사진=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24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2019년 예산안 및 국가재정운용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지난달 초 퇴임했지만 신 전 사무관의 폭로로 누구보다 노심초사했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그를 질책하기보다 다독였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오후 늦게 "신재민 사무관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걱정이 남아서"
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김 전 부총리는 신 전 사무관을 향해 "앞으로도 절대 극단의 선택을 해서는 안 됩니다"라면서 "신 사무관은 공직을
 떠났지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우리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청년입니다.
 또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극단적이거나 비이성적인 선택을 해서는 안 됩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도 신 사무관 또래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남은 가족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아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겁니다
. 사랑하는 가족, 아끼는 주위 사람들에게 그런 아픔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김 전 부총리는 "그 충정도 이해가 된다, 공직자는 당연히 소신이 있어야 하고 그 소신의 관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도 34년 공직생활 동안 부당한 외압에 굴한 적은 결단코 없다"면서 "그러나 소신이 담긴 정책이 모두 관철되는 것은 아니다, 소신과 정책의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조율은 다른 문제"라면서 국고국 한 실무자의 한계를 에둘러 지적했다.

"기재부에서 다루는 대부분 정책은 종합적인 검토와 조율을 필요로 합니다.
어느 한 국()이나 과()에서 다루거나 결정할 일도 있지만 많은 경우 여러 측면, 그리고 여러 국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이 많습니다.

최근 제기된 이슈들도 국채뿐 아니라 중장기 국가 채무, 거시경제 운영, 다음 해와 그다음 해 예산 편성과 세수 전망,
 재정정책 등을 고려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국고국뿐 아니라 거시, 세수, 예산을 담당하는 부서의 의견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특정 국 실무자의 시각에서 보는 의견과 고민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만, 보다 넓은 시각에서 전체를 봐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 주기 바랍니다."
신 전 사무관이 제기한 '청와대 외압' 논란 역시 정상적인 정책 형성 과정임을 강조했다.

"부처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특정 실·국의 의견이 부처의 결정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부처의 의견이 모두 정부 전체의 공식 입장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부처, 청와대, 나아가서 당과
국회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보완될 수도, 수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정책형성 과정입니다."

특히 김 전 부총리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신 전 사무관뿐 아니라 이번 사태에 지나치게 매몰된 정치권과 우리 사회를 향한 강한 일침이기도 했다.
 "우리 경제에 할 일이 산적해 있습니다. 빨리 논란이 매듭지어지고 민생과 일자리, 그리고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해야 할 일에 매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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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의 4조원대 적자 국채 발행 의혹을 제기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왼쪽), 청와대의 민간인을 사찰의혹 등을 폭로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

감찰반 수사관.


(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블랙홀' 된 신재민·김태우 폭로3, 멀어지는 '비례제의 꿈'

향한 잇따른 공직자 폭로 정국 관심
신년 비례제도입 강조한 야3당 화력 분산




3당의 명운이 달린 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가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연초부터 잇따른 청와대를 향한 공직자들의 폭로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오후 정치권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실종 소식에 들썩거렸다. 다행히 그는 주거지 인근에서 발견됐지만 야권은 정부가 공익제보자를 매장당하려 한다고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신 전 사무관은 앞서 청와대 KT&G 사장인사 개입과 기획재정부의 4조원대 적자 국채 발행 의혹 등을 폭로했다. 기획재정부는 즉시 그를 공무상 비밀 누설 금지 위반과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비슷한 시각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은 첫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정부가 특별감찰반을 통해 민간인 사찰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정부를 향한 공직자들의 폭로가 무게감을 더해가자 입장이 난처해진 쪽은 야3당이다. 당초 선거제도 개혁에 화력 집중을 예고했던 야3당은 대여(對與)공세를 위한 화력 분산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나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