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 대형 물류센터發 확산 '전국 최대' 유베이스 콜센터 직원 지난 주말 쿠팡서 알바후 확진 판정
쿠팡 첫 확진자 동료·가족 등 '양성' 방역당국, 첫 전파자 찾기에 총력 마켓컬리, 센터 폐쇄 뒤 전수조사
경기 부천시 대형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근무인력이 4000명에 이르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시작된 지역사회 감염은 수도권으로 빠르게 전파하고 있다. 쿠팡 ‘로켓배송’의 원조 격인 마켓컬리 서울 송파구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1600명이 근무하는 전국 최대 부천 콜센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천시는 27일 중동 유베이스타워 건물에서 콜센터 직원 A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건물 7층 콜센터에서 상담원으로 근무한 A씨는 지난 23일24일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5일 콜센터에 출근한 그는 오후부터 인후통과 기침 등의 증상을 보여 26일 자가격리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 동료 직원 3명은 음성이었다.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27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마켓컬리 직원들과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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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부천 물류센터 확진자도 확산세다. 이날 오후까지 누적 확진자는 60명을 넘어섰다. 이곳 물류센터 근무자이자 부평구 거주 B(43·여)씨가 지난 23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전날까지 인천과 서울·경기 등지의 다른 직원과 지인, 가족 등 14명이 양성으로 나타나는 등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다만 B씨는 지난 9일 부천의 라온파티 뷔페식당을 방문한 뒤 10대 아들과 확진 판정을 받아 이 식당 관련 확진자로 분류된다.라온파티는 인천 미추홀구 탑코인노래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택시기사(49·남)가 프리랜서 사진사로 일했던 곳이다. B씨는 이달 초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거짓 진술로 일관한 인천 학원강사(25·남)로부터 시작해 강사 제자, 택시기사로 이어진 4차 감염자로 추정됐다.
하지만 B씨가 추가 역학조사에서 지난 12∼13일 부천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 접촉자는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하루 만에 수십명 나왔다. 이 물류센터와 관계된 사람 36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가 진행 중이라 확진자는 더 나올 공산이 크다.
꼼꼼하게 방역 27일 방역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더 심각한 것은 물류센터발 지역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확진된 서울 강서구 방화1동의 3세 여아는 전날 확진된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 딸이다. 구로구 신도림동에 사는 13세 확진자도 물류센터 근무자인 엄마가 먼저 감염된 바 있다.
첫 전파자(지표환자)를 찾으려 심층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방역당국은 B씨를 주목하고 있다. 조사 결과 B씨와 같은 날 근무한 부천 거주자도 지난 18∼20일 현장 동료 등 200여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 서울 장지동 상온1센터 물류센터의 일용직 근무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지난 24일 상온1센터에서 하루만 일했다. 방역당국은 이 직원이 역시 확진자로 밝혀진 친구와 23일에 대전시를 다녀오면서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컬리는 바로 상온1센터를 전면 폐쇄 조치하고, 24일 당일 근무자를 비롯해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직원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인천=강승훈 기자, 전국종합 shkang@segye.com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27일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쿠팡·마켓컬리 확진자들, 대전 설명회 갔다… 참석자 194명
이 행사에는 서울시 구로구에 사는 쿠팡 부천물류센터 직원(45·구로구 38번)과 서울 장지동 마켓컬리 상온1센터 물류센터 근무자 등 다른 확진자 2명도 참석했다. 두 사람은 서울에서 함께 차를 타고 대전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사업 설명회에는 194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 52명, 세종 5명, 충남 7명, 충북 3명, 기타 시·도 99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28명의 거주지는 파악 중이다.
시는 참석자 거주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명단을 통보하는 한편 지역 거주자는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반드시 진단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 행사가 열린 우송예술회관은 폐쇄한 뒤 방역 소독을 완료했다.
앞서 인천 연수구 31번과 서울 구로구 38번 확진자는 대전 설명회 하루 전인 22일 서울 선릉에서 열린 건강제품 설명회에도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당국은 구로구 38번 확진자가 쿠팡 부천물류센터 직원으로,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경로에 있는 만큼 그로부터 연수구 31번과 마켓컬리 일용직 근무자가 감염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구로구 38번 확진자의 딸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물류센터 비상’ 쿠팡‧마켓컬리 확진자 급증…맞춤형 방역지침 필요성 제기
감염원이 불분명한 쿠팡과 마켓컬리 물류센터발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사업장별 코로나19 방역지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물류센터에 대한 세부 지침을 서둘러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7일 오전 9시 기준 쿠팡 부천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36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3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4일 만이다. 전날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27명이 급증했다.
36명의 확진자는 물류센터 직원이 32명이며 가족 등 접촉을 통한 확진자가 4명이다. 지역별로는 인천이 22명, 경기도 10명, 서울 10명 등이다. 쿠팡 관련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국내 일일 확진자 수도 크게 증가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0명 발생했다. 이 중 지역발생이 37명으로 대부분 쿠팡 관련 확진자다.
하지만 확진자는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3600여명에 달하는 물류센터 전 직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방역당국은 전날 부천 종합운동장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고, 검사를 담당할 의료인력 등총 62명을 지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쿠팡 물류센터에 근무하는 정규직 또는 기타 종사자들을 포함해서 4000여명 정도가 근무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어제(26일)부터 계속 지속적인 선별검사소에서 검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현재는 1920명 정도의 검사가 진행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본적인 방역 수칙 불이행이 이번 감염을 확산시킨 주범으로 꼽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최초로 물류센터에서 확진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일자 자체가 상당히 오래 전인 지난 13일”이라며 “방역수칙 중 ‘아프면 3~4일 쉬면서 증상을 지켜보는 것’이 첫 번째다. 그런데 과연 이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잘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염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쿠팡 물류센터 지표환자는 부천 소재 돌잔치에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을 ‘무직’으로 속인 인천의 학원강사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후 양성이 나왔는데, 이 확진자로부터 학원생과 코인노래방을 거쳐 택시기사 겸 프리랜서 사진사가 부천 라온파티의 돌잔치에 참여하면서 전파가 이어졌다.
또 다른 온라인쇼핑몰인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했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지난 24일 서울 장지동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 출근한 일용직 근무자가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확진자는 지난 23일 대전시를 다녀오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직원 300명 전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했으며,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상온1센터는 전면 폐쇄했다.
정부는 현재 물류센터 관련 방역지침은 없다는 입장이다. 모든 생활공간이나 일터에 맞춰 세부수칙을 만든다면 관련 지침이 수백개가 넘어갈 수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사업장 특성을 고려한 세부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1총괄조정관은 “물류센터의 특성상 전체적으로는 공간 자체가 밀폐돼 있지 않지만 컨테이너 차량 내부는 상당히 밀폐성이 높고 또 단기간 내에 집중적인 노동이 이뤄짐으로써 마스크를 쓰는 것도 쉽지 않은 환경”이라면서 “이러한 특성을 감안한 세부지침의 마련 여부를 관계부처와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물류센터의 근무환경을 고려해보면 물건을 나르는 등 행위로 땀방울이나 침방울이 튈 확률이 크다. 그렇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기 힘들다”면서 “이미 지역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에 무증상 환자는 어디든 있을 수 있다.
물류센터 등 새로운 곳에서 환자가 대거 발생하는 이유는 환자가 발생하면 정부에서도 해당 시설을 조사하다 보니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진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정부는 비말(침방울)이 전파될 환경이거나 밀폐정도가 심한지 등을 고려해 사업장 별로 리스크를 체크하고 이에 따른 세부 지침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전국 2만902개 유치원과 초‧중‧고교 가운데 2.7%인 561개교가 등교수업을 연기했다. 지역별로 보면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터진 경기 부천시가 251개교로 가장 많았다. 경북 구미시가 181개교, 서울이 111개교였다.
김태림기자
< 쿠팡 관련 1920명 검사 > e커머스 기업 쿠팡의 직원들이 27일 경기 부천시 춘의동 부천종합운동장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역학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까지 쿠팡 부천물류센터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는 66명으로 늘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쿠팡 vs 마켓컬리… 코로나19 대응 어떻게 달랐나?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두 업체가 코로나19를 대응하는 자세는 확연히 달랐다. 쿠팡은 허술한 방역 관리로 도마 위에 오른 반면 마켓컬리는 투명한 정보 공개에 나서면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쿠팡, 출근강행·방역미비 ‘도마’
2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30대 직원 A씨가 지난 24일 코로나19 최초 확진 판정을 받았다. 쿠팡도 같은 날 방역당국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쿠팡은 이 사실을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업무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 판정이 나온 24일 당일 오후조 직원들은 쿠팡 측으로부터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한 채 정상 출근했다. 이튿날인 25일에도 쿠팡은 문자를 통해 출근할 수 있는 근무자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허술한 방역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물류센터 안에서는 모든 직원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한다는 쿠팡 측의 입장과 달리 실제로는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직원들의 증언이 나오면서다. 휴식 및 식사시간에는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상에도 쿠팡 물류센터의 취약한 근무 환경을 지적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물류센터 내부가덥고 에어컨도 틀지 않기 때문에 마스크 끼고 하루종일 있을 수가 없다”며 “마스크를 턱밑에 내리고 근무하는 이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결국 쿠팡의 허술한 대응이 부천 물류센터발 집단 감염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천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69명으로 집계됐다.
마켓컬리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반면 마켓컬리는 확진자 통보 당일 즉시 해당 사실을 고객들에게 알렸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상온 1센터 물류센터에 출근한 일용직 근무자가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켓컬리는 이날 오전 송파구청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전달받은 후 곧바로 상온1센터를 전면 폐쇄 조치했다. 지난 24일 근무자를 비롯해 확진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은 직원에 대해서는 전수조사 및 자가격리 조치를 시행했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사과문을 내놓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갑작스럽게 확진자가 발생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객들이 우려하는 부분과 관련한 모든 진행상황을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켓컬리는 김 대표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와 함께 메인 화면에 ‘물류센터 일용직 근무자 코로나19 확진 관련 안내문’을 팝업 형식으로 띄워 고객들에게 주의를환기했다. 반면 쿠팡은 고객을 위한 공지를 내놓지 않았다.
27일 오후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송파구 장지동 마켓컬리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긴급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늘도 쿠팡·마켓컬리 택배 받았는데 정말 괜찮을까?
"배달 물건 통해 감염병 전파 가능성 희박" "택배나 편지 등의 포장지 표면은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어려운 물질" "택배 받고도 손만 잘 씻으면 차단"…"손 자주 씻고 눈·입 만지지 말 것"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소비자 불안 또한 커지고 있다. 배송된 물품을 통한 감염 가능성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배달된 물건을 통해 감염병이 전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된 물건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라면서 "물류 창고에서 확진자들이 장갑을 끼지 않았거나 마스크를 완전히 벗은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계속 배출한 경우가 아니라면 (고객이) 택배를 수령할 때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WHO(세계보건기구)도 연구 결과를 사례로 들며 배송 등에 따른 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될 무렵 WHO는 "이전 연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편지나 소포와 같은 물체의 표면에 오래 생존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와 비슷한 메르스나 사스 등에 대한 연구로 볼 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도 물체의 표면에서 생존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병원감염잡지에 발표된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연구에 따르면 금속, 유리, 플라스틱 같은 표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길게는 9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택배나 편지 등의 포장지 표면은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어려운 물질"이라는 게 전문가의 얘기다. 존스홉킨스 건강센터 아메쉬 아달야 박사는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당한 기온과 습도가 필요하고 자외선을 피할 수 있어야 하는데 택배상자에서 이런 조건을 충족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CDC에 의하면 적절한 기온에서 며칠, 또는 몇 주간 운송되는 소포를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해외소포를 통해 전염이 됐음을 보여주는 어떤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소비자들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SNS 등을 통해 쿠팡 부천 물류센터 직원들이 마스크와 장갑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등의 증언이 나오고 있어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택배를 받더라도 소비자가 감염 수칙만 잘 지키면 크게 문제 없다"며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김우주 고대구로 감염내과 교수는 "택배 수령인이 손으로 표면을 만졌다 하더라도 손을 잘 씻는다는 수칙을 지키면 마지막 순간에 차단이 되는 것"이라며 "평상 시 자주 손을 씻고 눈과 입을 만지지 않는 것이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택배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출고된 물류센터 위치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등의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택배 박스는 뜯는 즉시 집 안에 두지 말고 바깥에 내놓아야 한다'거나 '온라인 주문 상품은 배송 조회를 통해 물류센터를 확인할 수 있다', '아예 비닐장갑을 끼고 뜯는 것도 방법' 등의 글이 게시되고 있다.
한편에선 쿠팡과 마켓컬리 물류센터가 잠정 폐쇄되면서 배송 대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쿠팡 측은 인천, 고양 등 인근 물류센터에 택배 물량을 분산시킬 계획이고, 현재 전국에 100개가 넘는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배송에 문제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극심하던 지난 2~3월에도 배송이 하루 정도 늦어진 경우가 있었을 뿐 큰 문제는 없었다"며 "일부 물류센터 중단이 전체 배송에까지 큰 차질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7일 오후 경기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배달도 위험?”… 쿠팡·마켓컬리 직원 '코로나 확진'에 소비자 불안 커져
쿠팡 이어 마켓컬리·엽기떡볶이 배달원 잇따라 확진 방역당국 "배달 과정에서 감염 위험 낮아"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남모(26)씨는 지난 26일 퇴근 후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식을 주문하려다 잠시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최근 쿠팡 등 택배·배달서비스 업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남씨는 고민 끝에 배달 음식을 주문한 뒤 일회용 장갑을 낀 채로 음식을 받고 포장지에도 소독약을 뿌렸다고 했다. 그는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게 코로나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마저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쿠팡을 비롯해 택배·배달업체에서 코로나에 감염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배달 서비스를 애용하던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주요 맘카페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상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은 채로 배달되면 어떻게 하느냐" "배달 음식도 줄여야겠네요" 등의 관련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는 오전 9시 기준 36명으로 파악됐다. 물류센터직원 32명과 가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역별로 인천 22명, 경기 10명, 서울 4명 등이다.
이날 신선식품 배달업체인 마켓컬리의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직원 1명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에 따르면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 지난 24일 서울 장지동 상온1센터에서 일한 일용직 근무자로 당일 하루만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온1센터는 전면 폐쇄됐다.
앞서 지난 25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서초구 43번 환자는 분식 전문체인인 동대문 엽기떡볶이 개포동점에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엽기떡볶이는 최근 젊은 층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로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부분의 주문이 이뤄진다.
서울 마포구 주민 A씨는 "코로나 이후에는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고 ‘집콕(집에 머무는 생활)’만 해 왔다"며 "이제는 음식도 다 만들어 먹어야 할 거 같다"는 내용의 글을 지역 커뮤니티에 올렸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B씨는 "급하게 육아 관련 용품을 구매할 때는 ‘로켓배송(쿠팡 새벽 배송 서비스)’을 주로 이용했는데 최근 마음이 바뀌었다"며 "아이 데리고 외출 한 번 하기 힘든데 더 철저히 가리고 물건을 사야겠다"고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다만 방역당국은 배달 상품을 통해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된 물건을 통해 코로나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물류창고에서 확진자들이 장급을 끼지 않았거나 완전히 벗은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계속 배출한 경우가 아니라면 (고객이) 택배를 수령할 때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배달 과정에서 바이러스는 대부분 소멸한다는 의견 을 내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에 전염된 물류업체 직원이나 배달원을 통해 포장 박스에 바이러스가 묻을 수는 있다"면서도 "종이로 된 포장 박스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그는 "특히 최근 온도가 바이러스 활성기인 1~2월보다 높아 포장 박스 표면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하는 기간은 더 짧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