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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개혁…尹정부, 보험료율 10%벽 돌파 관심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사진은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 고령자가 춘천 시내에서 지팡이르 짚고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사진 MS 투데이 DB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개혁…尹정부, 보험료율 10%벽 돌파 관심

 

 

 

Y노믹스 이것만은 꼭]②연금 개혁


전문가들 "국민연금 가입률 제고 위해 강제 가입 대상 확대" 등 제언
싱가포르식 개인계좌 적립 방식 대안 제시도

 

 

 

 

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역대 정권마다 번번이 좌초한 공적연금 개혁에 윤석열 정부가 강한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24년 동안 보험료율 9%에 묶여 있는 국민연금부터 손을 댈 수 있을지가 우선 관심사다.

 

수십년 전부터 적자를 혈세로 메우고 있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 통합 논의도 첫발을 뗄 수 있을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가 짊어질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공적연금의 구조적, 모수 개혁을 더는 늦춰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1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새 정부는 국민연금 ‘적정 부담-적정 급여’ 체계 구축을 위해 보험료율 인상과 지급률 및 소득대체율 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로 1998년 이후 24년째 동결 상태다. 소득대체율은 40%다.

 

정부가 이 비율을 만지려는 것은 국민연금 재정수지가 나빠지고 있어서다.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체계로 바꿔야 기금 고갈 시기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9~2060년 국민연금 재정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한 결과 보험료율을 1%포인트 높이면 적립금 소진 시기가 2~4년 늦춰지고 소득대체율의 경우 5%포인트 상향하면 소진 시기가 1~2년 앞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보험료율을 적정 수준으로 올려야 할 때라는 공감대는 형성된 분위기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소득대체율 40% 유지를 전제로 보험료율을 12%로 인상하자고 제안하는 등 10%대로 상향하는 데 대한 암묵적 합의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재 정부와 국회가 예상하는 국민연금 고갈 시점은 2055년 전후다.

정부는 국민연금법에 의거해 5년마다 한 번씩 연금 재정을 살피는 재정계산을 하는데 매번 기금 고갈 시기가 당겨지는 추세다.

제5차 재정계산 공개는 2023년 예정돼 있으나 윤 정부의 연금 개혁 의지에 따라 빨라질 수도 있다.

 

새 정부는 연금 개혁과 병행해 현세대 노인 빈곤을 완화하기 위해 현재 30만원인 기초연금을 4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할 방침은 먼저 밝혔다.

 

통계청을 중심으로 사상 첫 포괄적 연금 통계 작업에도 착수했다. 그동안은 각종 연금 통계가 따로 흩어져 있어 하나로 통합한 수치조차 없었다.

이는 ‘우리나라 노인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으로 정말 빈곤한가’를 따져보고 연금 개혁을 위한 근거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만성 기금 적자이거나 적자 전환을 눈앞에 둔 다른 공적연금의 재정은 더 나빠 ‘정부 지갑’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올해 정부의 의무지출 예산안 301조1000억원 가운데 저출산 고령화 사회 대응을 위한 복지 분야 법정지출은 140조1000억원(전년 대비 6.7% 증가)인데 그중에서도 4대 공적연금 관련 지출이 60조원에 육박하며 가장 큰 비중(42.3%)을 차지한다.

이 지출은 연평균 7.8%씩 늘어 2년 뒤에는 7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게 기획재정부의 관측이다.

 

문재인 정부를 포함한 역대 정권이 그랬듯 이해 당사자 간 사회적 갈등이 극심한 연금의 개혁 성공 여부에 회의적 시각이 많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 제도 틀은 유지하고 보험료율 같은 핵심 변수만 조정하는 정부의 결단력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연금을 둘러싼 구조적 개혁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성패가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인구구조대응연구팀장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 같은 고난이도 연금 개혁의 첫걸음은 모든 국민의 국민연금 가입률을 높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면서 "‘연금’을 활용한 노후소득 기본 틀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하되 (공무원과 교사·군인 등) 직무 특수성은 퇴직연금으로 다양성을 포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가입률 제고를 위해서는 강제 가입 대상을 자영업자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모수 개혁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외국 모델을 적극 검토해 틀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구 노령화로 인한 국민연금 재정 문제의 해법으로 보험료를 높이고 지급액을 줄이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경제학 연구 결과를 보면 국민연금 규모가 큰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통계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면서 "연금은 가족 내 부양 제도를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금이 커질수록 출산 인구가 줄어

 

오히려 재정이 악화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안으로 싱가포르 같은 개인계좌 적립 방식을 제시했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서울 탑골공원을 찾은 노인들이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18.05.07. kkssmm99@newsis.com

 

 

 

 

 

기초연금 40만원 시대, 주부가 국민연금 가입 전에 따져볼 3가지

 

 

 

내 노후는 내가 알아서 준비하겠다, 지금까지 낸 돈 이자는 안 받을 테니 원금만이라도 돌려 달라.”

강제로 가입하는 국민연금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꼭 나오는 반응 중 하나다.

월급에서 매달 세금처럼 떼이는 국민연금에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국민연금에 가입하고 싶은 사람만 가입하게 하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데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이 아닌데도 본인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들을 임의가입자라고 부른다.

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수는 39만6632명에 달했다.

 

성별로 분석해 보면, 여성이 전체 임의가입자의 84%를 차지해 비중이 상당하다.

작년 말 기준 여성 임의가입자 수는 33만3318명으로, 2015년 대비 68% 증가했다.

대부분 전업주부다.

 

 

 

 

 

 

 

강제로 가입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계(契)'나 '개인연금'보다는 낫다면서 국민연금에 자발적

으로 가입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그래픽=이연주 조선디자인랩 기자

 
 
 
 
 

국민연금은 개인연금과 비교하면 매년 물가에 연동해서 연금액이 올라가서 실질적인 가치가 유지되며, 죽을 때까지 평생 받을 수 있다는 게 최고 매력이다.

하루라도 빨리 ‘1인1연금’ 시대를 열어서 고령화 사회보장비용을 줄여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국민연금이야말로 노후 대비용 최고 상품이라고 홍보할 만하다.

 

그런데 자발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해서 임의가입자가 되기 전에 꼭 알아둬야 할 3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는 월 납입액이다.

 

임의가입자는 보험료 납부 기준이 되는 소득이 없기 때문에 최소 9만원에서부터 최대 47만1600원까지 가입자가 정해서 넣을 수 있다.

국민연금 임의가입을 헛수고로 만들지 않으려면, 얼마씩 넣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

 

국민연금 최소 가입 기간인 10년 동안 납입한다고 가정해 보자.

월 9만원씩 넣으면, 연금수령 개시 후 매달 18만8910원씩 받을 수 있다(2022년 기준). 반면 최대 금액인 47만1600원을 10년간 납입하면 나중에 매달 40만6480원씩 받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10년치 납입 보험료는 5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 연금 수령액은 2배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국민연금에는 저소득층이 노후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사회보장기능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재테크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면서 “민간 연금상품처럼 많이 넣는다고 해서 나중에 더 많이 받는 것은 아니며 환급률로만 따지면 소액을 넣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948조7000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세계 3대

연기금에 속할 정도로 덩치가 큰데, 여전히 지출보다는 수입이 많은 구조여서

2041년엔 1778조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두 번째는 배우자의 연금이다.

부부가 평균 수명까지 함께 오래 산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만약 배우자가 일찍 사망해서 어느 한 쪽이 유족연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배우자 중 한 명이 사망해서 나오는 유족연금에는 중복 급여 금지 조항이 있다.

만약 남편이 일찍 사망하게 되면, 아내는 남편 유족연금과 본인 노령연금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내 연금이 있는데 유족연금(원래 연금의 60%)이 생기면, ‘내 연금+유족연금의 30%’를 받든가, 아니면 유족연금(내 연금은 소멸됨) 중에서 택일해야 한다.

 

만약 유족연금을 선택하게 되면, 그 동안 전업주부 아내가 10년 이상 낸 수백~수천만원 연금은 무용지물이 된다.

 

월급쟁이 연금부자가 쓴 연금이야기2’의 저자인 차경수씨는 “전업주부의 경우 최저 금액이라도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을 권하긴 하지만 무조건은 아니다”라면서 “남편의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이 매우 많고, 아내는 당장 여유가 없다면 가입하는 건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 말 기준 부부 모두 노령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51만6000쌍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디. 부부 수급자는 2019년 30만쌍, 2020년 40만쌍, 2021년에는 50만쌍을

돌파해 계속 늘고 있다./그래픽=정다운 조선디자인랩 기자

 

 

 

 

 
 

마지막은 기초연금이다.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인 고령자가 받는 것으로, 현재는 30만원이지만 새 정부는 이를 40만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혼자 살면 월 40만원, 부부가 함께 받는다면 월 64만원(부부는 20% 감액)이다.

 

기초연금은 당초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금액(도입 초기 10만원⇒40만원)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고, 대상(소득 하위 40%⇒소득 하위 70%)도 늘어나는 추세다.

기초연금 수혜자가 증가해서 노인 빈곤 문제가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빠듯한 살림에 국민연금을 10년 이상 부어온 가입자 입장에선 굉장히 억울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국민연금 수급액이 많으면, 기초연금이 깎이기 때문이다.

먼 미래에 대비해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부었는데, 오히려 노후 준비를 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다니 세상에 이런 아이러니도 없다.

내 돈 한 푼 안내고 받는 기초연금이 월 40만원이나 된다면, 국민연금 매력은 크게 줄어든다.

 

 

 

 

 

 

 

지난 2013년 6월 조선일보는 '기초설계 부실한 기초연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향후 노인 인구가 늘고 지급액이 올라가면서 예산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적했다. 2030년이 되면 노인 인구가 지금의 배로 늘어나고, 1인당

기초연금 지급액도 60만원으로 3배가량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연금에는 국민연금 연계 감액이란 제도가 있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기초연금(30만7500원)의 150%를 초과하면 기초연금을 최대 50%까지 깎을 수 있다.

 

2022년 기준 단독가구의 경우엔 46만1250원으로, 국민연금을 이보다 많이 받고 있다면 기초연금이 쪼그라든다.

 

가령 국민연금으로 월 90만원을 받고 있다면, 기초연금은 남보다 9만원 적다.

국민연금에 임의가입해서 수령액이 많아진다면 그만큼 더 감액된다.

 

연금 전문가 차경수씨는 “현재 상황에선 민원 소지가 많아 기초연금법이 바뀔 것이라고 보지만, 만약 기초연금이 40만원으로 오른다면 국민연금 수령액은 크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월 9만원짜리는 아무리 오래 가입해도 월 수령액이 46만원을 넘기긴 어려울 테니 기초연금을 받을 때 불이익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기초연금 40만원↑국민연금 개혁 공감대 걸림돌 되지 않을까

 
 
 

 

 

지난 10일 제 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새롭게 취임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초연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해당 공약이 실제 이행될 경우 국민연금 개혁의 전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위해 요소가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윤 대통령은 기초연금 10만원 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소득 하위 70% 노령층에 지급하는 기초연금 액수를 현행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려 지급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윤 정부의 또다른 개혁 과제 중 하나인 ‘국민연금 개혁’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국민연금은 1998·2007년 두 차례 개혁을 거쳤으나 2055년~2057년이면 고갈돼 2055년이면 수령 자격이 생기는 90년생(현 33세)부터 받을 수 있는 연금은 0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때문에 국민연금을 많이 걷고 덜 받는 문제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과연 어느 국민이 더 내고 덜 받는 것에 쌍수 들고 환영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감이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아니 쌍수들고 환영하는 것까진 바라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기초연금을 올리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다.

국민연금 연계 감액 제도가 있어 국민연금 수령액이 기초연금의 15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기초연금을 깍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 수령액이 100만원이라면 기초연금이 9만 7000원 감액된다.

이는 현행 30만원 기준으로 40만원으로 오른다면 삭감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기초연금 인상 문제는 현재 윤석열 정부 내에서도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사안이다.

공약이 현실화 될 경우 OECD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리라고 기대하는 국민들도 당연히 많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월 55만원인데 기초연금이 40만원으로 오르면 부부의 경우 월 64만원을 수령한다.

기초연금이 국민연금 수령액과 비슷한 액수까지 올라온 것이다. 

 

그러니까 기초연금으로 40만원을 받는데 굳이 내 돈을 넣어가며 더 내고 덜 받는 것에 동조해 나가야 하는 과정을 감내해 나가고 싶은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국민연금은 소득자의 경우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이탈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또 납부 보험료 대비 연금액이 평균 2.5배에 달하는 점도 있다.

기초연금 액수가 국민연금을 회피할 정도로 큰 금액이 아니기도 하다. 

 

회피는 하지 않더라도, 엄밀히 말하면 회피할 수는 없을 지언정 연금 개혁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는 있어 보인다. 

윤 정부는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공적연금개혁위원회에서는 기초연금, 국민연금, 특수직역연금, 퇴직연금 등 노후소득보장과 관련된 연금제도 전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저출산 문제, 노인 빈곤 문제 등 장기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사회적 과제에 ‘연금 개혁’은 중차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고 전국민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현 정부의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다.

 

 

 

 

 

소비자경제신문 박정민 기자

 박정민 기자 vitaminc2016@gmail.com

 

 

 

 

 

 

 

 

연합뉴스

 

 

 

 

 

꼬박꼬박 국민연금 낸 우린 뭔가"…기초연금 40만원 확정에 뿔난 서민들

 

 

 

`의무가입` 국민연금 수령액은 월평균 55.5만원 그쳐

 

 



윤석열 새 정부가 노인 빈곤 완화를 위해 기초연금을 기존 30만원에서 단계적으로 40만원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일부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인 고령자가 받는 것으로, 현재는 30만원이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를 40만원으로 올릴 것이라고 지난 3일 밝혔다.

혼자 살면 월 40만원, 부부가 함께 받는다면 월 64만원(부부는 20% 감액) 수준이다.

 

하지만 기초연금 40만원 인상안을 두고, 국민연금 의무가입 기간(10년)을 어렵게 채워가며 가입한 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는 "기여금, 즉 보험료를 안내도 자격요건만 갖추면 매달 기초연금을 노인 단독가구는 40만원(노인 부부가구는 부부 감액 20% 적용으로 64만원)을 받는데, 굳이 최소 10년간 보험료를 내면서까지 '용돈 수준'의 국민연금에 가입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2021년 11월 현재 1인당 노령연금 월평균 액수(특례 노령·분할연금 제외하고 산정)는 55만5614원에 불과했다.

노령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하면 노후에 받게 되는 일반 형태의 국민연금을 말한다.

평균 노령연금 월 수령액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올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월 54만8349원) 보다는 월 7265원 많다.

다행히 최저 생계비는 겨우 넘겼지만, 다른 소득이 없다면 최소한의 노후생계조차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은 금액이다.

물론 앞으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계속 늘어나고 평균 연금액도 늘어나겠으나 겉으로 봐서는 기초연금액이나 평균 국민 연금액이나 별반 차이가 없어, 국민연금 가입으로 얻는 혜택이 미미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히, 팍팍한 살림살이에 국민연금을 10년 이상 겨우 납부해온 가입자들 입장에선 굉장히 억울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현행 기초연금 제도에는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불리한 독소 조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면 기초연금액을 줄이는 이른바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 감액 장치'가 바로 그것이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기초연금(30만7500원)의 150%를 초과하면 기초연금을 최대 50%까지 깎을 수 있다.

올해 기준 단독가구의 경우엔 46만1250원으로, 국민연금을 이보다 많이 받고 있다면 기초연금액이 감소한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으로 월 90만원을 받고 있다면, 기초연금은 남보다 9만원 적게 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러한 연계 감액 장치로 인해 기초연금을 온전히 못 받고, 깎인 금액을 받은 수급자는 38만명 정도다. 기초연금 수급 전체 노인(595만명)의 약 6.4%에 달하는 데 이들의 평균 감액 금액은 월 7만원정도다.

이 같은 감액제도를 손질하지 않고, 기초연금만 40만원으로 인상 시 당장 국민연금 보험료가 부담스러울 저소득 영세 자영업자들은 국민연금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장기체납'을 하거나 '납부예외자'가 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40만원'이 일종의 임계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직장인은 "노후준비를 위해 십수년간 아껴서 돈을 부었는데, 오히려 이런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돈 한 푼 안내고 받는 기초연금이 월 40만원이나 되는데, 누가 국민연금에 가입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도 "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 기초연금 감액, 국민연금 미성숙 등을 고려할 때 기초연금이 인상되면, 이론적으로 국민연금 장기 가입 유인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석열 당선인측 인수위원회 안팎에서도 기초연금 인상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기초 연금액을 공약보다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과 자칫 국민연금과의 '역전 현상'이 발생해 국민연금 가입 동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임완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보장정책 효과성 평가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를 통해 "다층 노후소득보장체제 중 1층 기초보장의 기능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에 의해 중복 수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OECD는 한국이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줄이고, 지급액을 높이라고 권고한다. '선별적 복지'를 강화하라는 얘기인 셈이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윤석열 정부는 현행 30만 7500원의 기초연금을 40만원까지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사진은 서울 국민연금공단 송파지사 상담 창구의 모습./연합뉴스

 

 

 

 

 

괜히 가입했나, 국민연금

 

 

 
 

기초연금 40만원 다 받으려면, 국민연금을 얼마까지 내고 있으면 되나요?”(50대 여성 A씨)

요즘 국민연금공단에는 이런 문의 전화가 빗발친다.

자발적으로 새로 가입했거나, 추가로 불입한 국민연금 때문에 기초연금에서 역차별을 받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가입자들이다.

왜 이런 소동이 벌어지게 됐을까.

 

기초연금은 소득 하위 70%에 속하는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받는 일종의 복지 수당이다.

전부 국민 세금으로 충당된다.

지난 2014년 시행 초기 기초연금은 월 20만원이었고 대상자는 435만명 정도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조건이 완화되더니 대상자는 올해 628만명까지 늘어나고 연금액도 커졌다. 정부 예산도 7조원에서 20조원으로 급증했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기초연금을 현행 30만7500원에서 40만원까지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내 돈 한 푼 내지 않고 평생 받을 수 있는 기초연금 40만원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질까?

민연금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월 40만원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젊을 때부터 매달 11만7000원씩 최소 20년 이상 꼬박 납입해야 받을 수 있는 액수다.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만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매년 소득세(2002년 1월 이후 가입분부터)를 내야 하며, 연금 수령액의 50%(7월부터)는 소득으로 잡혀서 건강보험료 인상 요인이 된다.

 

그런데 기초연금은 비과세이고, 건보료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기초연금에 있는 ‘국민연금 연계 감액’이라는 조항은 국민연금의 뿌리를 흔들 정도로 위협적이다.

 

이 조항은 국민연금을 일정 금액(올해 기준 46만1250원) 이상 받고 있으면, 수령액에 따라 기초연금액을 최대 50%까지 삭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 국민연금을 월 90만원 받고 있다면, 기초연금은 9만원가량 줄어든다.

 

국민연금 자체에 이미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으니 기초연금까지 중복 혜택을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국민연금 가입자에겐 독(毒)이다.

 

2년 전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초연금 관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3.4%가 ‘기초연금이 40만원까지 올라가면 국민연금 가입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연금 때문에 나중에 기초연금을 온전히 못 받을 수 있는데, 힘들게 아껴가며 국민연금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성실하게 노력한 사람이 더 억울해지는 제도는 사회 불만의 씨앗이 된다.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을 돕겠다는 기초연금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40만원씩이나 주고 연계 감액까지 하는 것은 국민연금 가입자들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에 새 정부가 귀를 기울이길 바란다.

부지런히 노후를 준비해 온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공정한 룰부터 만들어야 한다.

 

 

이경은기자

 

 

 

연합뉴스

 

 

 

 

 

 

꼬박 국민연금 부어도 57만원, 기초연금 부부 64만원…"속터져"

 

 

 

 

“국민연금은 용돈 수준인데 기초연금 월 40만원 시대가 열린다니 여태껏 착하게 연금을 부어 온 이들이 화날 것 같다.”

 

최근 인터넷 블로그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새 정부가 앞으로 65세 이상 소득 낮은 70% 노인에게 주는 기초연금을 10만원 많은 4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걸 두고서다.

 

기초연금 40만원 시대가 현실화할 경우 대상이 되는 부부는 감액(20%)을 적용받아 64만원을 타게 된다. 한 가정이 꼬박 보험료를 내서 손에 쥐는 국민연금 평균액(57만원)보다 많게 되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굳이 국민연금을 타고자 의무가입 기간을 채울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서울 국민연금공단 송파지사 상담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그러나 기초연금을 인상하면 연금 가입 유인이 떨어지고 가입자가 이탈할 것이란 지적은 과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은 양자택일이 아니기 때문에 기초연금이 오르면 국민연금을 회피할 것이란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라고 했다.

 

만 18세 이상에서 만 60세 미만 국민 중 소득이 있으면 공무원연금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민연금에 의무로 가입해야 한다.

본인 의사에 따라 가입할 수 있는 게 아니란 얘기다.

 

기초연금은 자격 요건이 되면 받는 것이다.

오 위원장은 “사적 개인연금처럼 가입자가 선택할 것처럼 가정하고 하는 얘기인데 오해와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두 개 다 받을 수 있으면 그렇게 하는 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연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가입자는 아니더라도 당장 연금 보험료를 내기 부담스러울 일부 저소득 영세 자영업자의 장기 가입 유인이 떨어질 수는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2020년 12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제도의 관계를 둘러싼 쟁점과 발전방향’ 보고서에서 “기초연금 수준이 지속해서 상향될 경우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장기 가입에 대한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어 영향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여기에도 “그럼에도 기초연금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면, 노후를 위해 빠듯해도 보험료를 내고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다 받는 게 낫다”는 주장도 있다.

문제는 따로 있다.

 

기초연금 인상과 별도로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됐던 국민연금-기초연금 연계 감액 조항이다.

연계 감액 제도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면 기초연금을 적게 받도록 삭감하는 것이다.

 

수령액이 기초연금의 1.5배(현재 약 46만원 수준) 넘으면 최대 50%(현재 15만원)까지 깎는다.

두 연금의 중복 지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에는 소득 재분배 기능이 있는 만큼 연계 감액 제도 의의가 있다”고 했다. 

본인 기여보다 세대 간 이전 혜택을 많이 받는 수급자에게는 금액을 조정하고, 무·저연금자에게는 기초연금을 전액 지급해 공적 연금의 혜택을 골고루 나눠야 한단 것이다.

재정 지속가능성도 고려해야 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기초연금을 온전히 못 받는 수급자는 2022년 1월 말 기준 40만3284명으로 수급자의 7% 정도다.

이들은 월평균 7만3243원씩 기초연금이 깎인다.

주부 추납자들 가운데 이 때문에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커트라인 금액까지만 맞춰 하는 이들이 많다.

 

연금공단 관계자는 “상담 과정에서 거의 100이면 100 기초연금이 안 깎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문의가 많다”며 “가령 예상 연금이 25만원인데 추납이 가능하단 전제로 액수를 60만원까지 올릴 수 있지만 150% 안 넘어야 기초 연금을 타니 맞춰서 해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수록 감액돼 성실 가입자를 역차별한다는 비판이 도입 때부터 제기됐다. 기초연금이 오를수록 감액 대상자는 줄 가능성이 있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연계 감액 취지가 약화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옥금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수급자의 감액 정도는 기초연금 기준연금액 인상에 따라 적어질 것”이라면서 “이 경우 기초연금 시행 당시 제기됐던 무연금자와 수급자의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는 약화할 수 있지만, 연계 감액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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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소득 지역가입자인 특수형태근로자의 경우 소득도 적은 상태에서 보험료를 100% 부담해 어떻게 해서든지 빠져나가고 싶은 유인이 많을 것”이라며 “통상 연금 가입 기간이 길 가능성이 작고 따라서 절대 연금액은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오래 가입하지 말란 사인을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제도의 속성이 다른 걸 강제로 연결한 것이며 타당성이 없다”라고 했다. 

국민연금은 기여, 기초연금은 비기여 재원도 보험료와 조세로 서로 다른 제도를 연계해 운영하는 것 자체가 문제란 것이다.

 

새 정부도 이런 지적들을 고려해 연계 감액 제도를 미세조정하고 조금이라도 기초연금을 더 받도록 조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연계 방법을 개선해 삭감액을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초연금 인상 시)연계 감액은 줄어도 제도의 효과는 여전히 있다”면서도 “기초연금 인상 과정에서 감액 제도를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에 소득 재분배 기능이 모두 있으니 둘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고 그 관계 속에서 연계 감액 제도를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기초연금 10만원 인상? 득일까 독일까

 

 

 

윤 정부, ‘30만원→40만원’ 인상안 국정과제에 포함
“부부일 경우 국민연금보다 수급액 많아질 수도” 우려도

 

 

 

 

‘30만원→40만원’. 윤석열 정부가 기초연금 인상을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했다.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설치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금체계를 전반적으로 손보면서 이와 맞물려 기초연금의 노후보장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70%에게 지급하는 노후보장체계로, 최소한의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안전망 역할을 맡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초연금 인상 공약을 발표하며 “국민연금을 포함한 노후 소득 보장체제 전반을 개혁해 노인빈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심각한 노인빈곤율, 국민연금만으로 부족한 노후 안전망, 기초연금과 국민연금과의 정합성 등이 향후 논의 테이블에 올라올 전망이다.

한국은 ‘최악의 노인빈곤율’이란 오명을 떨쳐낼 수 있을까.

이제 막 첫발을 뗀 윤석열호에 달렸다.

 

■노인이 빈곤한 나라

기초연금을 누구에게, 얼마나 줄 것인가는 이전 정부에서도 주요 화두였다.

박근혜 정부는 당초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매달 2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출범했으나, 향후 논의 과정에서 지급대상이 전체가 아닌 70%로 축소됐다.

 

이를 두고 박근혜 정부는 2013년 5월 13일 국무회의에서 “그동안 저를 믿고 신뢰해주신 어르신들 모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생겨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과했다.

당시 정부는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이유로 재정상의 어려움을 꼽았다.

이후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형태의 기초연금을 2014년 7월부터 도입했다.

 

기초연금은 문재인 정부에서 30만원으로 올랐다.

이 또한 문재인 대통령 ‘어르신 공약’의 일환이었다.

다만 지급대상을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뤄내지 못했다.

 

지난 2월 나온 보건복지부 고시를 보면, 올해 기초연금은 월 30만7500원(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는 경우 각각 산정된 연금액의 20% 감액)이다.

70%를 가르는 소득인정액은 단독노인 월 180만원, 부부가구 월 288만원이다.

 

거의 5년 주기로 기초연금이 오른 건 단순 ‘표 계산’이 아니라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최악 수준인 점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3월의 통계청 자료를 보면, 처분가능소득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노인빈곤율)이 2020년 38.9%로 집계됐다.

 

40%를 웃돌았던 노인빈곤율이 30%대로 내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줄곧 ‘노인빈곤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란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 중 상대적으로 노인빈곤율이 높은 축에 속하는 미국, 일본도 20%대이고 OECD 평균(2019년 기준)은 13.5%에 그친다.

 

한국이 OECD 평균보다 약 3배 높다.

이는 한국의 국민연금 역사가 짧고(1988년 시행) 가입대상도 점진적으로 확대해옴에 따라 노년에 이르러 국민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초연금 인상이 노인빈곤율을 5%포인트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한국은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기초연금도 굉장히 늦게 도입됐다.

 

5년에 10만원씩 올라왔으니 굉장히 급진적으로 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워낙 낮은 금액으로 시작해 이제 막 쫓아가는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기초연금 소득대체율(약 7.8%)을 고려하면 여전히 절대적 수준은 낮다”고 설명했다.

 

■노후보장체계 속 기초연금

 

기초연금 인상의 명분은 뚜렷하지만, 다른 연금체계와 맞물린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다.

일각에선 기초연금이 40만원으로 오를 경우 국민연금에 대한 반감이 커지리란 우려를 내놓는다.

기초연금 수급액이 국민연금 수급액을 넘어서면서 소위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1년 기준 국민연금 평균수급액은 월 55만원 수준이다.

 

기초연금이 40만원으로 오르면 부부의 경우 64만원을 받는다(부부감액 20% 적용).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사람보다 내지 않은 가구의 기초연금이 더 많아지는 셈이다.

국민연금 최소 가입기간은 10년이고 평균 가입기간은 22.6년이다.

반면 기초연금은 명칭은 ‘연금’이지만 기금 없이 그때그때 재정에서 빠져나가는 사실상의 ‘수당’이다.

 

재원 부담도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초연금 인상에 따른 소요 재원을 약 8조8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고령화와 맞물려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기초연금 수급자 수는 2014년 약 435만명에서 2019년 531만명으로 늘었다.

올해엔 628만명으로 예상된다.

예산 또한 도입 당시 약 7조원에서 올해 약 20조원으로, 10년도 채 되지 않아 2.9배가량 늘었다.

지급액 인상과 노인인구 증가가 예산 증가를 쌍끌이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을 비롯해 아직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통해 연금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기초연금 또한 이 위원회에서 전체적인 노후보장체계의 틀과 맞물려 논의될 가능성이 대두된다. 마침 5년마다 시행하는 국민연금 재정계산이 내년에 나온다.

 

오건호 정책위원장은 “(역전에 대한 우려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에서 생기는 것이지 기초연금 인상 때문에 국민연금 회피 문제가 더 깊어진다고 보긴 어렵다”며 “사실 기초연금이 40만원으로 올랐다고 해서 이것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되진 않는다.

 

그렇지만 그렇게 느끼게 하는 요인(국민연금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은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국민연금 보험료를 혼자 부담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기초연금 인상에 따른 박탈감의 가장 큰 대상이다. 이들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서영기자

 

 

 

 

 

 

 

세종=권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