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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요&국악

강은일 - 비에 젖은 해금 | 국악

 


 

 

 

 


 

 

연주할때보다 연습할 때 그런 순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저희는 활을 사용하잖아요. 그런데 생각처럼 활대질이 쉽지 않아요.

아주 미세한 차이로 소리가 굉장히 달라져요.


활대는 어떻게 쓸까? 전체를 다 쓸까? 아니면 어느 부분만 쓸까?

처음부터 어느 정도 힘으로 써야 될까?

운동하는 것하고 똑같은 것 같아요. 테니스나 탁구나 골프나 다 똑같은것 같아요

힘을 다 빼고 공과 기구가 만나는 점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힘을 전부 다 뺀 상태에서 쳐야 되는데 몸에서 힘을 빼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늘 이걸 어떻게 하면 될까?

울기도 많이 하고 기도도 많이 요..

선생님께 그냥 배운 대로만 해서는 해결이 안되더라고요


꺠닫기 위한 작업인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좀 돌아가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그냥 선생님께 배운대로 하면 더 빨리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저는 그 과정을 제가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그걸 잘 믿지 못해서

직접 다 경험해 보고 싶더라고요.


이렇게도 해보고 이게 왜 안되는지, 이게 왜 안좋은지 그걸 제가

체득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에요.

좋은 소리가 안 나오면 다시 활대를 바꿔보고, 다시 힘을 빼보고,

이런것 하나도 굉장히 치밀하게 연습이 돼야죠.


그래서 연습할 때마다 늘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거든요

아, 이거였구나 하는 순간들은 굉장히 많은데 이걸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 <금요문학> 강은일 인터뷰 中 -

 

 

그녀는 일찍부터 해금을 통한 크로스오버 음악에 관심을 가져왔다.

타악의 명인인 김대환, 프리뮤직의 대가인 강태환에게 음악적 영향을 받았으며 신관웅, 이정식 등과는 대중적인

레퍼토리를 소화해서 해금의 대중화와 새로운 가능성에 일조하였다.

또한, 일본의 재즈하우스 '피트인' 무대에 오르기도 하였다.


아울러 한국의 현대 작곡가인 이건용(해금가락 I), 김용진(해금을 위한 소 협주곡) 등의 작품을 일본의 NHK 챔버

오케스트라, 텔레만 챔버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여 호평을 받았으며 동서양의 여러 악기, 대중음악, 클래식, 무용,

 문학 등 여러 장르와의 크로스오버를 통한 이질적인 음악의 소리내기로 해금이라는 악기의 연주  영역을 확대시켰다.


 그의 활대질(Bowing)은 분명 여느 해금 연주자와 차이가 있다. 그녀는 해금 활대속에 자신의 모든 열정을 다 쏟고

있으며, 그녀의 활대질은 사람의 마음을 끌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 음악평론가 윤중강

 

 

 

강은일의 넘치는 에너지를 이 앨범은 충분히 반영하였다.

 그것을 전제로 작곡가들에게 작품이 의뢰되었다.

덕분에 지난 6개월에 걸쳐 진행된 녹음 과정은 매우 치열 하였고, 그만큼 힘들었으며 고통스러웠다.


대신 순간순간 생동감 넘치는 감동이 넘치듯 들끓는 추억들로 저장되었다. 우리는 입버릇처럼 되뇌이곤 했다.

 "우리는 치열 하게 하자. 그러나, 사람들은 편안하게 들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듯, 기특하고 아름다웠다.







- 음반 해설의 마지막 부분

 

 

 

잠시 자신을 다르게 봐야 할 필요를 느낄때, 인생에 대한 정직한 성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 비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커다란 위무인가. 비에 젖은 몸과 마음

이 해금으로 옷을 갈아 입으면 어떤 음악이 우리를 휘감을 것인가...나는 그렇게 썼고

강은일은 그보다 더 짙게 연주하였다. 추적 추적..강은일은 내내 이렇게 뇌까렸다.

다른 악기들이 자신을 에워싼 성벽처럼 느껴진다고...

 

- "비에 젖은 해금"의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