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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전세계 과학자들 “기후변화 우리 예상보다 빨라… 유례없는 고통



장화 신은 관광객들, 매장에서 연신 물을 퍼내고 있는 직원들, 도로 위 가교를 걷는 사람들.





물에 잠겨 기능 마비된 '물의 도시' 베네치아, 기후변화 재앙에 직면



관광객들 수상버스 끊겨 발 동동..

침수로 바다인지, 도로인지 구분할 수 없어






17(현지시간) 오전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타 루치아역에 도착했을때 마주한 낯선 풍경들이다.

물의 도시베네치아는 최근 홍수로 바다 수위가 높아져 도시 기능이 거의 마비된 상태였다. 강풍으로 바포레또

(수상버스)마저 끊겨 곳곳에서 관광객들의 발이 묶였다.






기자가 베네치아 관광의 중심인 산 마르코 광장에 갔을때 광장은 이미 바닷물에 70

 가량 잠긴 상태여서 경찰이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현지 방송도

이례적인 산 마르코 광장의 침수를 집중 보도하고 있었다.






골목마다 바닷물에 침수돼 어디가 바다인지, 도로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곤돌라가 정박해 있는 한 호텔 앞은 바다와 도로의 경계가 사라졌다.




보수중인 베네치아의 한 성당은 바닷물에 침수된 채 속수무책이었다. 샤넬, 프라다 등

명품 매장들도 직원들이 들이 찬 바닷물을 퍼내느라 여념이 없었고 많은 상점들이

일요일인데도 영업을 포기하고 아예 문을 닫은 상태였다.







바포레또(수상버스) 운행이 중단되면서 산 마르코 광장 인근 선착장에는 교통수단을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이 불안한

모습으로 서성대고 있었다.


한국인 관광객 최정진씨(46·)기상 상태가 좋지 않고 도로 대부분이 바닷물에 잠겼다면 관광객들이 돌아다니지

 않도록 안내했어야 하는데 베네치아 당국이 너무 무책임하다숙소가 있는 산타루치아 역으로 돌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운행되고 있는 수상택시는 잡기도 힘들 뿐더러 부르는게 값이다.


BBC 등 주요 외신은 이탈리아 정부가 지난 14(현지 시각) 베네치아에 대한 국가비상사태 선포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베네치아의 만성적 침수피해를 막기 위한 구조적 대응책인 모세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베네치아는 매년 바닷물 상승으로 반복되는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1984모세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취약 지역에 조수 유입을 차단하는 인공 장벽을 설치한다는 것으로, 2003년 착공해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자금난과 부패 스캔들 등으로 사업은 지연됐다.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기면서 인적·물적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78세의 남성이 집에 들어온 바닷물을 퍼내려고 전기펌프기를 작동하려다 감전사했고, 비잔틴 양식을 기본으로 로마네스크와 르네상스 양식까지 갖춰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산마르코 대성당도 침수됐다.

산마르코 대성당이 침수된 것은 1200년 역사상 이번이 6번째다.


아드리아해에 면해 있는 베네치아는 매년 늦가을과 초겨울에 조수 수위가 오르고, 도시가 정기적으로 침수된다.

조수 수위가 100~120를 오르내리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수일째 호우가 계속되고 시속 100의 강한 바람을 동반한 열풍 때문에 조수가 급상승했다.


왜 이렇게 베네치아에 비정상적인 호우가 며칠째 계속된 것일까.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번 홍수는 기후변화의 결과라며 베네치아의 미래가 위태롭다고 말했다.


 세르지오 코스타 이탈리아 환경부장관도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강풍 등 열대성 기후 현상의 증가를 이번 홍수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중해 인근에서 이런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지금 당장 지구 온난화의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온 세상을 파괴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네치아=·사진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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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AP/뉴시스





'지진 다발' 일본, 지금은 폭우 다발 시대?기상이변 아닌 '기후변화'




일본 근해 해수온도 상승태풍에 에너지 공급 끊이지 않아"
1시간 당 50mm 이상 폭우 발생건수, 30년 전 보다 1.4배 증가
국토교통성, 과거 강우량 기록 대신 미래 강우 예측 활용





서울=뉴시스김예진 기자 = 최근 일본은 태풍 19호 하기비스20'너구리', 21'부알로이'가 강타해 기록적인 피해를 입었다.


 태풍이 몰고 온 폭우가 일본 열도를 덮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일본이 폭우 다발 시대에 돌입했다고 입을

 모았다.
지진으로 가뜩이나 자연 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갑자기 태풍 피해가 확산한 배경은 무엇일까.

왜 일본의 태풍 피해는 갑자기 커졌나 

최근 일본에서는 '기록적인 호우'. '최강 규모 태풍' 등의 표현을 듣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대규모 수해 피해가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30일 전했다.
일본에서 갑자기 태풍 피해가 부각되는 데 대해 여러 이론이 있으나, 재해위기관리 전문가인 와다 다카마사(和田隆昌)는 일시적인 기상 이변이 아닌 기후 변화가 이유라고 분석했다. 

와다 전문가는 "기상청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상기후가 아닌 기상 변화가 원인이다.

 기후는 변동한다.

일본 주변(기후)도 최근 20년 간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해수면의 온도가 올라가면 공기 중 수증기량이 늘게 돼 강우량이 증가한다. 일본 근해의 해수 온도가 높아져 태풍에 대한 에너지 공급이 끊이지 않고, '대형' 모습을 유지한 채 상륙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태풍)피해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일본 방재과학기술연구소 시미즈 신고(清水慎吾) 선임 연구원 역시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그는 "온난화의 영향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온난화의 영향 연구는 국제적인 틀에서 30년 정도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온난화가 진행되면 호우가 국지화 되기 쉽다던가 태풍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등 수치 계산이 (이미)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온난화로 재해 리스크가 올라간다는 연구에 가까운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일본의 수해가) 정말 온난화의 영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확인할 수는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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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AP/뉴시스


수해 방지에 문제? 

지난해 7월 서일본 지역에 내린 호우는 헤이세이(일본의 연호·19891~20194) 최악의 수해라는 오명을

 남겼다. 2

37명이 사망하는 대참사를 낳았다.


올해 하기비스도 큰 비를 뿌리며 일본 전역에서 하천의 제방 붕괴, 침수, 산사태 등으로 심각한 피해를 안겼다.

나가노(長野)현 지구마(千曲)강에는 34시간 동안 12t의 강수량이 쏟아졌다. 거대한 강수량을 이기지 못하고 제방이 붕괴되면서 주변이 큰 피해를 입었다.

와다 전문가는 "일본의 홍수 방어(치수·治水)100년 전부터 이어져온 것이다""사실은 수해로 인한 사망자도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각 수 천 명의 희생자를 낳았던 195915호 태풍 베라, 1934년 무로토(室戸)태풍에 비하면 현대에는 대규모

하천 홍수 방지 공사로 피해 발생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와다 전문가는 "태풍과 호우의 발생 빈도는 높아지고 있으나 피해 규모는 작아졌다.

 다만, 이를 웃돌 정도의 속도로 기후변화와 호우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태풍·호우 발생 횟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난화' 전제, 기후변화 고려해 범람하는 하천 다시 정비 나선 정부

하기비스로 인해 일본 열도에서는 70개 이상의 하천 제방을 동시 다발적으로 붕괴됐다. 제방이 무너지자 하천이 범람

하며 큰 피해가 확산했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온난화 진행을 고려한 하천 정비 검토에 돌입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구 온난화 진행을 고려한 하천 정비 검토에 들어갔다고 지지통신은 지난 27일 전했다.

전세계적으로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일본에서 2017년 규슈(九州) 북부 지역의 호우,

 2018년 서일본 지역의 호우 등 재해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시간 당 50mm 이상의 폭우가 발생한 건수가 30년 전에 비해 약 1.4배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태풍 15호 파사이와 하기비스의 피해도 발생해 기상청은 향후 일본에서 폭우의 발생 횟수와 강우량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을 바탕으로 하천 정비의 새로운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는 과거 강우량 기록을 바탕으로 계산을 했으나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예상되는 미래 강우 예측을 활용해 제방, 수분 개선 등에 반영할 방침이다. 미래에 강우량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을 고려한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인한 토사유출 등 형태와 홍수와 폭풍 해일이 함께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분석해 복합적인 재해에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한다.

또한 댐과 저수지 등이 감당할 수 없는 홍수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를 경감할 수 있는 시설구조도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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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노=AP/뉴시스


 .

일본 정부 대응 '한계' 지적도 

다만, 일본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산케이 신문은 지난 27일 정부의 홍수 방어 정비가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의 홍수 방어를 위한 사업비는 가장 많을 때 2조엔(213690억 원)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공공사업예산 감소에 따라 8000억엔으로 감소했다. 최근 서일본 지역의 폭우로 정부는 긴급 대책 차원에서 홍수 방어 예산을 1조엔 규모로 회복했으나, 전국적인 정비는 늦어지고 있다.

 수해 대응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국가 관리 하천 제방 구간은 약 13000km정도다.

그러나 현재 제방의 규격이 계획 수준에 미달되거나 제방 자체가 정비돼 있지 않은 구간이 전체의 약 30%에 이른다.





aci27@newsis.com






대기오염과의 전쟁 - 도시 이야기 미국 LA

오염 역사 딛고 환경 리더십지켜
캘리포니아는 자동차와 전쟁 중






아름다운 항구도시 샌프란시스코와 헐리우드, 나파밸리 와인과 실리콘밸리.
미국 캘리포니아와 대기오염을 함께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는 실상 미국에서 가장 공기가 좋지 않은 편이다.

미국 폐 협회가 2015~2017년 미국 200개 대도시권을 조사한 결과, 캘리포니아주에 속한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

새너제이(산호세)지역은 미세먼지 오염 4위에 랭크됐다.

 로스엔젤레스(LA)와 롱비치지역도 7위에 올랐다.  


환경은 캘리포니아의 제1 관심사다. 특히 깨끗한 공기를 얻기 위해 70년 넘게 고군분투한 노력과 성과에 대해선

자부심이 대단하다.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며 파리 기후협정을 탈퇴해 버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환경 정책을 두고 극한 대립 중

이다

 
트럼프 정부는 캘리포니아의 대기환경 규제들을 뒤집어엎으려 하죠.
지난 7월 말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남부해안 대기질관리국(SCAQMD) 필립 파인 대표는 말한다. 우린 아주 큰 싸움

(big fight)을 계속하고 있어요.”  
  

태양과 자동차가 만든 죽음의 구름   

 


뿌연 스모그로 가득한 1960년 로스 엔젤레스 거리 모습.


[사진 UCLA 도서관]





캘리포니아대기오염 원인은 지형에 있다. 수백 년 전 인디언들도 이곳을 연기 골짜기(Valley of Smokes)라고 불렀다.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가 커다란 대야처럼 공기를 가두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온도가 올라가는 역전층이 생겨 가둔
공기를 덥히는 압력솥 역할을 한다. 건조한 기후 탓에 산불이라도 나면 일대가 연기에 갇혀버리는 것이다





 


1958년 사람들이 눈과 호흡기에 통증을 호소하며 방독면과 선글라스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 LA중앙 도서관]




진짜 재앙은 19437월 시작됐다.
LA 등 대도시는 거리가 뿌옇고 누르스름한 연기로 가득 차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과 노약자들은 눈과 머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신문들은 이를 연기 괴물(fume beast), 죽음의 구름
(hellish cloud)이라고 표현하며 시민들이 방독면을 쓰고 출근하는 사진을 실었다
 
오염의 원인이 자동차 배기가스란 것이 밝혀진 건 1952년이었다. 오존과 배기가스가 뒤섞여 햇빛을 받으면 광화학 반응이 일어나 이른바 LA형 스모그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늘을 지킨다오염일 수 6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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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 낮 노르웨이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오른쪽 건물)와 북극해./ 조홍복 기자                


지난 1019일 낮 노르웨이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오른쪽 건물)와 북극해.


/ 조홍복 기자




인류 최후의 날 저장고전세계 곡물 씨앗 11년 만에 6배 늘었다


노르웨이 북극 노아의 방주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가보니...

올해 종자 입고 끝나내년 2월 씨앗 대규모 반입
창고 3개 중 1개 포화, "내년에 두 번째 창고 연다"
유일한 반출 사례 시리아 종자는 지난 8월 모두 반출




저 일렁이는 북극 바다가 지구온난화로 해빙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한다면...

상상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졌다. 지난달 19일 오후 인류 최후의 날 저장고로 불리는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
(Svalbard Global Seed Vault·SGSV)입구에서 멀리 차디찬 북극해가 보였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군도(群島)는 위도상(북위 74~81) 북극권에 있다.
 북극은 지구의 기후변화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렌즈라고 한다.
 북극은 최근 20년간 평균 기온이 4~5도 상승해 지구 평균 기온보다 5배 이상 빠르게 기온이 치솟고 있다.
 그 여파가 인류 최후의 씨앗이 언 땅에 묻혀 있는 스발바르에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중이다.

해수면보다 130m 높은 산 허리에 자리한 SGSV 입구에서 지난해 8월 세상을 뜬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남긴 말이 떠올랐다. 그는 "인류 멸망을 원치 않는다면 200년 안에 지구를 떠나라. 온난화로 언젠가 지구는 (뜨거운) 금성
처럼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은 최근 133년 동안 0.85도가 올랐다. 마지막 빙하기 때보다 10배 정도 빠른 속도라고 한다.

씨드 볼트(Seed Vault)씨앗 금고란 뜻. 돈을 은행에 맡기듯, 전 세계 주요 식량 종자를 보관한다.
SGSV는 스발바르 스피츠베르겐(Spitsbergen) 섬의 행정 중심지 롱이어비엔(Longyearbyen) 마을 숙소에서 걸어서
 1시간 30분 만에 도착한 곳이었다.

낮 기온은 영하 4. 체감 기온은 영하 10도 이상 떨어졌으나, 북극의 날씨치고는 버틸만 했다.
 한국의 1~2월 날씨와 비슷했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 입구. 직원들이 종자보관 상자를 나르고 있다./ 스발라르 국제종자보관소 제공                

노르웨이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 입구. 직원들이 종자보관 상자를 나르고 있다.

/스발라르 국제종자보관소 제공




노르웨이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에서 관리챔임자가 종자보관 상자를 보여주고 있다./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 제공                

노르웨이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에서 관리챔임자가 종자보관 상자를 보여주고 있다.

/ 스발바르 국제종자보관소 제공



녹지 않는 영구동토층이 60를 차지하는 동토의 왕국스발바르 롱이어비엔에서 지난달 18~23일 엿새 동안 머물렀다. 국제 협약으로 전쟁이 불가하고 씨앗을 영하의 상태에서 항상 보관하는 영구동토층이 있는 지구 상에서 가장 안전한스발바르 씨앗 창고가 과연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에도 안정성이 유지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롱이어비엔은 2000명 이상 거주 주민 기준으로 인류의 최북단 마을이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2313)보다 오히려
 북극점(1338)이 더 가까운 사실상 북극이다. 한반도 직선 길이(1178)를 감안하면 롱이어비엔에서 북극점이 얼마나 가까운지 짐작이 된다.

2002년 세계 열두 번째 북극 과학기지로 탄생한 우리나라 다산과학기지가 스피츠베르겐 섬 북쪽에 여러 나라의 북극
 연구기지와 함께 있다.






스발바르 행정중심지 롱이어비엔. 지난 10월 20일 오후 3시34분쯤인데 벌써 어둡다./ 조홍복 기자                

스발바르 행정중심지 롱이어비엔. 지난 1020일 오후 334분쯤인데 벌써 어둡다./

조홍복 기자



극지의 태양은 사라지고 있었다. 오전 10시쯤 밝아온 태양빛은 오후 3시쯤만 돼도 점점 그 빛이 옅어졌다.
 10월 말부터 내년 3월까지 24시간 사위가 어두운 흑주(黑晝)가 이어진다.
햇빛은 저편 깊숙이 숨어 있었다. 중천에 뜨지 않고 하늘의 낮은 가장자리만 맴돌고 말았다.

 대낮에도 석양빛으로 하얀 북극의 설산을 붉게 물들였다.
 여름 밤 대낮처럼 환한 백야(白夜)가 고개를 내미는 것과 반대되는 현상이다.
 체류 기간 눈에 띄게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있었다. 빛이 완전히 물러나기 전에 SGSV 관계자들은 올해 마지막 임무를 끝내야 했다.

롱이어비엔에서 만난 한네스 뎀페볼프 세계작물다양성재단(GCDT) 수석과학자는 "SGSV 목표는 전 세계 작물 유전자의 다양성을 보존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SGSV1980년대부터 노르웨이 유전자센터가 설립을 주도해 탄생하게 됐다.

국제연합(UN) 산하 GCDT가 기금 2390억원을 투입해 SGSV를 세웠다. 20082월 문을 연 SGSV의 운영은 북유럽유전자자원센터(NordGen·노르젠)가 맡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와 노르젠이 종자 보관을 책임진다.
 그래서 종자 보관은 무료다.

씨앗의 방주, 유전자원 최후의 보루, 인류 최후의 금고.SGSV의 여러 별칭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최대 규모 유전자은행인 SGSV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홍수, 식물 질병, 전쟁, 화재 등
 각종 사태에 대비해 식량 종자 멸종에 대비한다.

 한네스 뎀페볼프씨는 "후손들에게 지금의 식량 작물을 그대로 물려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 1750개의 유전자은행이 다양한 작물의 씨앗을 보관 중이다. 궁극적으로 SGSV는 이 모든 유전자은행의 쌍둥이 씨앗을 확보하고자 한다.





롱이어비엔에서 만난 노르젠 소속 아스문드 아스달(가운데)씨와 사라 린드크비스트(오른쪽)씨./ 조홍복 기자                

롱이어비엔에서 만난 노르젠 소속 아스문드 아스달(가운데)씨와 사라 린드크비스트

(오른쪽)./ 조홍복 기자



노르젠 소속 아스문드 아스달 SGSV 운영·관리 책임자와 사라 린드크비스트 SGSV 소통 매니저는 슬로바키아 종자
 입고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슬로바키아는 올해 씨앗을 맡긴 마지막 국가였다. 앞서 폴란드와 수단 등이 씨앗 은행씨앗 예금주가 됐다.

최근에는 루마니아도 자국 종자를 내년 중에 SGSV로 보내기로 계약을 했다.
둘은 "시설 관리자 1명을 빼고 내년 2월까지 SGSV에 상주하는 직원은 없다""내년 2월 대규모 종자가 반입된다"
 말했다. 종자 창고는 총 3개다.

이 중 1개는 포화 상태라고 한다. 아스달씨는 "아마도 내년 2월에 두 번째 창고에 처음으로 종자 상자를 쌓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직격탄 맞아... 2017년 창고에 물 흘러들기도
겨울비에 야생 순록 집단 폐사, 빙하 감소에 북극곰 수난
"씨앗이 바깥으로 나오지 않게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SGSV200년 후를 내다보고 만들어졌다. 해발 130m 지점에서 수평으로 120m 깊이 터널을 파고 그 끝에 창고 3개를 조성했다.
 핵폭발과 리히터 규모 6.2 강진, 소행성 충돌에도 견디게 강화 콘크리트로 감쌌다.

발아(發芽)를 막기 위해 영하 18도를 유지한다.
 전력이 끊기거나 벽체가 무너져도 영원히 녹지 않는 영구동토층이 자연 상태로 영하 3도를 유지해 씨앗이 훼손되는
일이 없다.




영구동토층으로 형성된 스발바르 행정 중심지 롱이어비엔 거리 모습./ 조홍복 기자                

영구동토층으로 형성된 스발바르 행정 중심지 롱이어비엔 거리 모습.

/ 조홍복 기자



20159월 처음으로 반출된 종자는 시리아산 곡식 씨앗이었다. 유일한 종자 반출 작업은 올해 마무리됐다고 한다.
내전에 휩싸인 시리아는 SGSV에 맡겼던 종자 샘플 116484점을 세 차례에 걸쳐 지난 8월을 끝으로 모두 인출했다.
 모로코와 레바논에서 씨앗을 뿌리고, 앞으로 안전한 시리아에서 다시 파종을 시도한다고 한다.
 이후 시리아는 SGSV 에 종자 재입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저장 곡물 씨앗은 11년 만에 6배 늘었나 있었다.
현재 씨앗 금고에는 한국·북한 등 78개 나라와 연구소 등이 맡긴 전 세계 식량 작물의 씨앗 품종 6007개가 철통
보안 속에 보관돼 있다.

··보리··땅콩·옥수수·수수·감자·고구마·깨 등이다. 품종별로 최대 500개 씨앗이 들어가는 포장 샘플은
1108500여점에 달한다. 2008년 개관 당시 187000여점보다 11년 만에 6배쯤 늘어난 것이다.
 샘플은 플라스틱 상자에 담겨 있다. 세계 곡물 품종의 31SGSV에 잠들어 있다. 씨앗 수는 무려 55000만개.
창고 1개당 최대 저장 용량은 샘플 150만점이다. 3개 창고에 450만점(최대 씨앗 225000만개)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북극 스발바르의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스발바르대학센터(UNIS)"지금처럼 탄소 배출량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지구 온난화로 스발바르의 평균 기온이 2100년 안에 영상 10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스발바르의 빙하가 줄어들면서 녹지 않는 영구동토층도 덩달아 감소 중이다.
이 때문에 핵폭발도 견디게 한 SGSV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2017년 여름 SGSV 창고 3곳 중 1곳 입구로 동토층에서 녹은 물이 흘러드는 일이 벌어졌다.
SGSV를 운영하는 노르젠이 발칵 뒤집혔다.
이후 방수처리 작업을 했다.




롱이어비엔 마을에서 자주 만난 야생 순록 가족. 수컷 한 마리는 더 멀리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조홍복 기자                

롱이어비엔 마을에서 자주 만난 야생 순록 가족. 수컷 한 마리는 더 멀리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 조홍복 기자

        





 스발바르 박물관에 전시된 박제 야생 순록 모습./ 조홍복 기자                

스발바르 박물관에 전시된 박제 야생 순록 모습./

 조홍복 기자



롱이어비엔 마을에선 야생 순록이 자주 출몰했다. 순록 가족 3마리가 하얀 눈밭에 듬성듬성 난 마른 풀을 찾는 등 먹이 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7월에는 스발바르 야생 순록 200여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기후변화가 원인이었다.
 지난해 12월 겨울에 때아닌 비가 스발바르에 많이 내렸고, 눈이 녹아 다시 얼어붙으면서 풀이 얼음 속에 파묻혔다.
풀을 먹지 못한 순록이 집단 폐사한 것이었다.
40년간 스발바르 순록을 관찰해온 지역 연구소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스발바르 북극곰도 기후변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롱이어비엔 인구 2300여명보다 2배쯤 많은 북극곰 4000여마리가 스발바르에서 서식한다. 북극곰은 먹이 사냥에 얼음이 꼭 필요하다. 빙하가 녹으면 재빠른 물범 등을 잡을 수 없어 굶어 죽는다.

최대 100를 헤엄치는데 중간에 쉬는 얼음이 없으면 익사한다. 2500년이면 북극곰 개체 수가 3분의 2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롱이어비엔 공항에 전시돼 있는 북극곰 박제품./ 조홍복 기자

이어비엔 공항에 전시돼 있는 북극곰 박제품.

/ 조홍복 기자

        




 스발바르 박물관에 전시된 박제 북극곰./ 조홍복 기자                

스발바르 박물관에 전시된 박제 북극곰.

/ 조홍복 기자



 북극곰 출몰 주의 경고판을 붙잡고 있는 기자. 스발바르 전 지역에 이 경고가 적용된다./ 조홍복 기자                

북극곰 출몰 주의 경고판을 붙잡고 있는 기자. 스발바르 전 지역에 이 경고가 적용된다.

/ 조홍복 기자



나심 탈레브 뉴욕주립대 교수는 "블랙 스완과 같은 최악의 기후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검은 백조(블랙 스완)18세기에 나타났다.
인류를 파멸로 몰아넣는 엄청난 기후변화가 쓰나미처럼 예고도 없이 나타난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기후변화가 이대로 지속한다면 북극곰과 순록이 스발바르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출 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미래에 SGSV 보관 씨앗의 발아를 100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더 안전한 지구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지금의 땅에서 식량 작물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아스달씨는 "역설적이게도 씨앗은 영원히 저 얼음 땅에 묻혀 있어야 한다""반입된 종자가 바깥으로 나오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스발바르)=조홍복 기자














전세계 과학자들 기후변화 우리 예상보다 빨라유례없는 고통

[출처] - 국민일보



전 세계 과학자 11000명이 세계인들은 큰 변화가 없는 한 기후위기로 인한 유례없는 고통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기후변화가 훨씬 빠르게 진행돼 비상사태로 치닫고 있다며 탄소세’ ‘성장
 중심주의 탈피등 긴급조치를 촉구했다.

국제 과학학술지 바이오사이언스는 제1차 세계기후회의 40주년을 맞아 과학자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성명을 실었다고 5(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윌리엄 리플 미국 오리곤 주립대학 교수가 주도한 이 성명은 세계 153개국 과학자 11000명의 지지를 받았다.

리플 교수는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극단적인 기후의 급증 때문에 나섰다과학자들은 치명적인 위협에 대해 경고
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고의 핵심 목적은 단순히 탄소배출이나 표면온도상승이 아닌, 기후 파괴의 원인과 영향을 나타내기 위한
 폭넓은 필수 지표(vital signs)들을 제안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를 위해 삼림 벌채, 항공 운수, 이산화탄소 증가, 1인당 육류 생산, 해빙손실, 화석연료 소비량 등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 29가지 필수 지표를 제안하고, 지난 40년간의 다양한 인간 활동을 기록한 그래프를 제시했다.

예컨대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풍력 및 태양열 에너지 같은 재생에너비 소비가 10년마다 373% 상승하는 등 진전이 있긴 했지만, 2018년 기준으로 화석연료 에너지 소비량보다 28배 적은 수치였다.
전 세계 인구는 15.5% 증가했지만, 산림 면적과 아마존 열대우림은 각각 49.6%, 24.3%씩 감소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0년마다 17.9%꼴로 증가했지만, 남극의 빙하 면적은 12300t씩 감소했다.

연구진들은 대부분의 필수 지표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기후 비상사태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행기 승객 급증, 국내총생산(GDP) 성장 등 부유한 생활방식과 과도한 소비도 기후위기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에너지·오염물질·자연·식품·경제·인구 6가지 분야에서 긴급조치 방안을 제시했다. 탄소세 적용 등을 통한 화석연료 사용억제, 사용하루 20만명씩 늘어나는 인구를 억제·관리, 삼림파괴 중단, 육식축소 및 채식장려, 메탄 등 오염 물질의 배출 축소, GDP성장에서 탈피한 경제목표 등이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논의가 지난 40년간 이어졌지만 우리는 위기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 인류는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 그러면서 좋은 소식은 이러한 변화들이 이전보다 훨씬 더 큰 인간복지를 약속한다는 것이라며 최근의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는) 등교거부운동부터 환경오염 기업·국가를 향한 소송에 이르기까지 기후위기에 대한 우려는 고무적
이라고 덧붙였다.

2015년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약 200개국이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보고서도 이날 공개됐다.
환경 비정부기구인 세계생태기금(UEF)은 파리협약을 비준한 184개국 가운데 약 4분의 3에 해당하는 136개국의 이행 노력이 목표치보다 불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현재 유럽연합(EU) 회원국 28개국과 노르웨이, 스위스, 우크라이나 등 소수 국가만이 파리협약에 따른 이행 약속을
준수할 뿐, 전 세계 탄소배출의 절반을 내뿜는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등 4개 국가의 노력은 미비하다는 것이다.

UEF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전날 파리협정 탈퇴를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고 러시아는 파리협약 준수를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과 인도는 에너지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지만 경제가 급격히 성장해 탄소배출량은 10년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화마 속에서 사투 벌이는 美 캘리포니아 소방관들

화마 속에서 사투 벌이는 캘리포니아 소방관들(샌프란시스코 AFP=연합뉴스) 1(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파울라의 '마리아 파이어' 산불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leekm@yna.co.kr



"지구기후 비상사태" 153개국 과학자 1만1천명 시국성명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