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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Mendelssohn, Violin Concerto in E minor

Mendelssohn, Violin Concerto in E minor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Felix Mendelssohn

1809-1847

Kyung-Wha Chung, violin

Andre Previn, 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stra

1971

 

Kyung-Wha Chung performs Mendelssohn's Violin Concerto

정경화/앙드레 프레빈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은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40년이 넘은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정경화의 나이 23살 때 연주입니다.

 

펠릭스 멘델스존이 자신의 두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을 완성하게 된 1844년 여름에는 그 자신도 이 작품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다. 멘델스존은 당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마스터로 활약하고 있던 페르디난트 다비트의 연주에 영감을 얻어 E단조의 협주곡을 작곡하게 된다. 1838년부터 이 작품의 작곡을 시작했지만 완성(1844)까지 무려 6년의 시간이 소요될 만큼 심혈을 기울여 작곡했다.

머리에 쏙 기억되는 멜로디 로맨틱한 분위기의 명작

음악적으로 세 개의 악장이 이어져 있고, 시작하자마자 독주 바이올린이 음악적 방향타를 제시하는 새로운 방식은 동시대 청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845년 3월 13일 닐스 가데가 지휘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와 다비트의 협연으로 초연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2년 후에 멘델스존이 사망하면서 이 작품은 그의 음악적 초상으로 기억된다. 지난 160여 년 동안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연주자들에게나 음악애호가들에게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한 번 들으면 머리에 쏙 기억되는 멜로디, 로맨틱한 분위기 등 이 작품은 19세기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고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낭만주의 시기에 작곡된 바이올린 협주곡은 수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멘델스존의 작품은 차이콥스키의 작품과 더불어 언제나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이 협주곡에는 멘델스존의 온화하고 따뜻한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린 천재로서 세상의 주목을 받으며 괴테로부터 축복의 키스를 받으며 성장한 아이가 청년 작곡가로서 세계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멘델스존에 대한 한 가지 오해는 그가 어려움 없이 성장했기 때문에, 인생의 여러 가지 단계를 거치지 못했고 따라서 그의 음악도 심오한 철학을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음악가로서 멘델스존의 작품이 지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많은 사람들이 엄숙한 얼굴을 하고서 음악의 한 가지 측면만을 이야기할 때, 그는 다채로운 언어로 음악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1847년 멘델스존이 그림 수채화, 스위스의 루체른 풍경

인생의 계단들이 순환 형식으로 엮어진 ‘운명의 수레바퀴’

이 바이올린 협주곡에는 한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해서 사랑하는 삶의 계단들이 일종의 순환 형식으로 되어 있다. 우리는 이를 통해서 ‘운명의 수레바퀴’를 느끼게 된다. 소위 낭만주의적 감수성이라고 할 수 있는 먼 곳에 대한 동경과 잡힐듯 잡히지 않는 대상의 그리움 같은 것이 음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Kyung-Wha Chung, violin

Sir Georg Solti, conductor

Chicago Symphony Orchestra

1980

1. Allegro molto appassionato

우아하게 시작되는 서주는 멘델스존 특유의 것이다. 바람결에 나부끼는 코스모스의 느낌처럼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멜로디는 그 자체로 매혹되는 선율이다. 현악기의 화음과 함께 독주 바이올린이 주제를 연주하는데 이 부분에서 안개에 휩싸인 듯한 분위기의 연출은 필수적이다. 오보에와 바이올린의 화음, 그리고 클라리넷과 플루트의 앙상블이 바이올린의 주제를 이어받아 부서질 듯 말 듯 한 여운을 남기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독주 바이올린이 아르페지오와 목관악기들의 연이은 주제와 코다의 순간적인 폭발은 기교도 기교지만 리듬을 자연스럽게 타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사실 1악장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다면 전체의 핵심적인 모티프를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2. Andante allegro non troppo

명상적인 선율은 잔잔한 호수의 물결처럼 전개되는데, 선율의 투명함은 이 악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따라서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느낌을 만들어야 한다. 수도원에서 기도하는 신부의 손끝에 비친 아침 햇살 같은 투명함 말이다. 유려한 멜로디의 흐름은 1악장이나 3악장에서도 중요하지만, 2악장의 수줍은 듯한 미소를 표현하는 데 있어 선율 감각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아함의 경지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일 텐데, 오케스트라의 은근한 반주 위에서 독주 바이올린은 세속의 경계에서 노래한다.

3. Allegro non troppo - Allegro molto vivace

리드미컬한 3악장은 기교로 빛나고 있다. 특히 마지막 코다 부분에서 화려하게 폭발하는 테크닉은 모든 것을 삼킬 듯하다. 오케스트라와 독주 바이올린의 대화는 ‘콘체르토(concerto)’의 어원인 ‘경쟁하다’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3악장에는 사춘기 소녀의 웃음소리 같은 발랄함과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동시에 느껴진다. 멘델스존은 엷디엷은 감수성의 바다 위를 미끄러져 가는 듯한 효과를 창출하면서 테크닉의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추천음반

나탄 밀슈타인이 발터의 뉴욕 필(Sony/Naxos)과 협연한 연주는 역사적 녹음으로, 만화경처럼 변화하는 다채로운 접근 방식과 함께 질주감이 짜릿하다. 샤를 뒤투아와 함께 한 정경화(DECCA)의 연주는 섬세한 감수성과 날렵한 보잉이 눈부신 연주로 <펭귄 가이드>의 Key Recording 음반이다. 사라 장의 연주(EMI)는 농염하고 따뜻한 감성에 꽉 차 있으며 시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카바코스가 카메라타 잘츠부르크(Sony)와 협연한 앨범은 따뜻하고 은은하면서도 순간적인 폭발력이 인상적이다.

 

김효진(음악 칼럼니스트) 김효진은 클래식 음악 전문지 <스트라드> <콰이어 & 오르간> <코다> 등을 거쳐 현재 클래식 음반 잡지 <라 뮤지카>의 편집장으로 재직 중이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09.10.14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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