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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기다리래" "내 구명조끼 입어" "구명조끼 없어" "내 것 입어"


☞ [세월호참사] "기다리래" 안타까운 마지막 카톡


★... 사진=연합뉴스

"기다리래. 기다리라는 방송 뒤에 다른 안내방송은 안 나와요."

세월호가 침몰하던 급박한 상황에서 한 단원고 학생이 보낸 메시지다.

16일 오전 침몰하는 세월호에 탄 승객은 카카오톡으로 주변 사람에게 계속 메시지를 남겼다. 이 가운데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승객이 마지막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한 것은 사고 당일 오전 10시 17분에 보낸 메시지였다. 오전 9시 30분 해경 구조정이 도착하고도 약 50분 뒤다.

퇴선명령 등 조금 더 이른 대처만 있었더라도 해당 학생이 생존했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주요 승무원들은 해경 구조정이 도착하고 약 8분 뒤 승객들을 버리고 모두 탈출에 성공했다.

학생이 카톡을 보낸 시각 이미 배에는 물이 차기 시작했지만 세월호가 선수 일부분만 남긴 채 사실상 완전 침몰한 때는 오전 11시 18분이다.

사고 대처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했다면 실종자 수를 줄일 수 있었다는 안타까움을 남겼다. 수사본부는 해당 메시지가 단원고 학생의 것이지만 누구와의 대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해당 학생이 배의 어느 위치에 탑승했는지는 배를 인양한 뒤에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돈 수사본부 총책임자는 "누구와 나눈 대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마지막 통신은 오전 10시 17분에 잡혔다"며 "학생이 실종자에서 사망자로 전환됐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세월호 사고 최초 신고 접수는 오전 8시 52분께였다. [세월호 참사] 선장 탈출 후 최소 40분간 생존자 있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검찰, 세월호 마지막 카톡 10시17분 전송 확인

배 안서 기다리란 말 이후 추가 방송한 적 없어

이준석 세월호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지 39분 뒤에도 배 안에서 학생들이 카톡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장이 탈출하고 최소 40분까지도 배 안에 생존자가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에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들의 휴대폰 사용 이력을 분석한 결과 세월호에서 마지막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시각은 지난 16일 오전10시17분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는 9시30분 해경 구조정이 도착한 것보다 47분이 늦은 것이고 승무원들이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시각인 9시38분보다는 39분이 늦은 것이다. 퇴선명령 등 조금만 일찍 대처를 했더라면 해당 학생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월호를 지휘하는 이 선장은 구호조치는 전혀 하지 않고 자신만 먼저 탈출한 것이다.

단원고 학생이 보낸 이 카톡에는 "기다리래. 기다리라는 방송 뒤에 다른 안내방송은 안 나와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내용만 놓고 보면 배가 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해진해운 측이 승객들에게 "배 안에서 기다리라"는 방송 이후 승객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추가 방송은 없었던 셈이다.

세월호 이 선장은 합수부 조사에서 "선원들에게 탈출을 지시하기 전에 승객들에 대한 퇴선명령을 내린 바 있다"고 진술했으나 선원들은 "선장으로부터 승객 퇴선명령을 받지 않았다"고 말해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 카톡은 추가 안내방송이 없었다는 선원들의 말에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수사본부는 해당 메시지가 단원고 학생의 것이지만 누구와의 대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해당 학생이 배의 어느 위치에 탑승했는지는 배를 인양한 뒤에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돈 수사본부 총책임자는 "누구와 나눈 대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마지막 통신은 오전10시17분에 잡혔다"며 "학생이 실종자에서 사망자로 전환됐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최초 신고 접수는 오전8시52분께였다.

앞서 수사본부는 사고 당시 상황을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재구성하기 위해 승무원들과 승객 전원의 카카오톡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수사본부는 분석 대상이 많은 만큼 최대한 서둘러 분석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다만 카톡 내용이 사생활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분석 중간이라도 사고 원인 등을 규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메시지 내용 등이 나온다면 이를 공개할 계획이다.

수사본부는 카카오톡 메시지 분석이 끝나면 세월호 침몰 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미 소환한 선원 등의 진술에 사실과 다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있는지도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의 비교를 통해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29일 오전10시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김한식(72)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 대표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수백억원대 횡령 및 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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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구명조끼 입어" 단원고 학생들은 달랐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박수현군이 휴대폰을 이용해 사고 당시 학생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박군 아버지가 이 영상을 JTBC 손석희의 뉴스9에 제공했다. JTBC 뉴스9 방송화면 캡처

★... 사망한 박수현군의 아버지, 아들이 휴대폰으로 찍은 침몰 순간 동영상 방송에 공개

"절대 움직이지 말라" 계속 안내방송… "침몰하는 거 아냐" "선장은 뭐하길래" 말도

"갑판이 더 위험하다는 거지"… 안내방송대로 선실에 있어야 안전하다고 판단한 듯

학생들은 내빼기에 바빴던 선장과 달랐다. 16일 오전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선실에 있던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과 대화가 담긴 새 동영상이 JTBC 뉴스9에 27일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사고 당시 선실 4층 객실에 있었던 단원고 2학년 박수현(17)군이 찍은 것이다. 동영상을 촬영한 박군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박군의 아버지 박종대씨는 뉴스9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동영상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영상은 모두 두 개다. 첫 번째 동영상(8시52분27초~57분27초)을 보면 8시52분 전후로 배가 기울어지자 학생들이 "아, 기울어졌어" "야, 나 좀 살려줘"라고 말하며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현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마시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학생들은 멈춰선 채 가만히 방송을 듣는다. 잠시 후 학생들은 "아까보다 괜찮아진 것 같다" "안정되고 있다" "응. 아까보단 괜찮아진 것 같아"라고 말하며 서로를 안심시킨다. 방송에서 심각한 위험신호를 보내지 않은 때문인지 "페이스북에 올리면 재밌겠다"라고 말한 학생도 있다. "안내 말씀 드립니다. 현재 위치에서 절대 움직이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다시 나오자 여기저기서 "절대 움직이지 말래"라는 학생들의 말이 흘러나온다. 학생들은 안내방송대로만 하면 안전할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것이다.

잠시 후 다시 촬영된 두 번째 동영상(8시59분53초~9시9분22초) 속에서도 학생들의 목소리는 장난스러운 말투가 대부분이다. 누군가 구명조끼를 던져달라고 하자 학생들은 "야, 구명조끼 입어 너도" "없어 이제? 구명조끼?" "여기 구명조끼 한 개 없어요" "내 것 입어" "너는?" "나? 가져와야지" "갔다 와" 등의 말을 주고받는다. 사고가 나자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과는 달리 다른 이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불안감을 느낀 일부 학생 사이에서 "진짜 침몰해요?" "선장은 뭐하길래"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부모에게 사랑을 전한 학생도 있었다. "제발. 살 수만 있다면 엄마, 아빠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아빠 사랑해요. 둘 다 사랑해. 우리 ○○○씨 아들이 고합니다. 이번 일로 죽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엄마, 아빠 사랑해요. ○○(동생 이름)야, 으…. ○○야, 너만은 절대 수학여행 가지 마. 오빠처럼 되기 싫으면 알았지? 제발. 살려줘, 살려줘, 살려줘. 마지막이야. 나 지금 기울어진 거 보이지? 고마워"라고 말한 학생이 있었다.

학생들은 선실에서 대기하고 있는 게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계속해서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기 때문이다. "갑판에 있던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밖으로 떨어진 거 아니야?" "갑판에 창문도 없잖아. 그러니까 더 위험하다는 거지"라는 말을 주고받은 걸 보면 '안내방송대로 선실 안에 머물러 있는 게 기울어지면 바다에 빠질 수 있는 갑판에 있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밖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이어지자 9시7분께부터 불안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아 무슨 일인지 말을 해줘야지" "구명조끼 입으란 거는 침몰되고 있다는 소리 아니야?" 등의 말을 주고받는다.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는 장면도 나왔다. "선생님들도 다 괜찮은 건가?" "카톡(카카오톡 메시지) 왔어. 쌤(선생님)한테" "뭐래?" "애들 괜찮으냐고" "선생님도 (괜찮은지) 여쭤봐" "선생님도 지금 카톡을 안 보고 있어" 등의 대화가 이어진 뒤 동영상은 9시9분22초에 끊겼다.

같은시각…너무 다른 두개의 동영상

연합뉴스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비슷한 시각에 찍힌 두 개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또 한 번 국민이 분노와 안타까움을 쏟아내고 있다.

두 개의 영상은 사고 당시 승객을 버리고 탈출하는 세월호 선장·선원들의 모습과,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서로 도와주고 지시를 따르는 학생들의 모습이 각각 담긴 영상이다.

해양경찰은 28일 사고 당시 세월호 승무원들의 탈출 장면을 담은 10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승무원들이 제복을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뒤 가장 먼저 도착한 구조정에 올라타고 도망가는 비겁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바로 코앞에 있던 구명벌도 작동시키지 않고 탈출하기에만 정신이 없다. 지난 16일 오전 9시 28분 58초부터 11시 17분 59초까지 사고현장에 도착한 해경 경비정 직원이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이다.

선장 이준석씨는 팬티 차림으로 발버둥을 치며 경비정에 옮겨 타는 모습이 그대로 찍혔다. 비슷한 시각, 세월호에 있던 단원고의 한 학생이 촬영해 아버지에게 보낸 영상은 천진난만하면서도 의젓한 학생들의 모습이 그대로 들어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세월호가 흔들리며 표류하고 침몰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모습과 대화 내용이 10여분간 담겼다. 학생들은 배가 기우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서로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내것 입어' 구명조끼를 서로 양보하기도 했다. 탈출할 시간이 충분한데도 방송에서 나오는 지시대로 객실에 그대로 남았다. 그 시각 영상에는 '선실에 그대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현재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사망자는 188명, 실종자는 114명이다.

주요 승무원(선박직원 8명) 15명은 모두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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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일보



 

☞ "구명조끼 없어" "내 것 입어" … 선장과 달랐던 아이들


“최악의 일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지만….” 안산 단원고 박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씨는 27일 ‘JTBC 뉴스9’을 통해 숨진 아들에게 이런 내용의 영상편지를 띄웠다. 그는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 제공한다”며 아들 휴대전화에 있던 사고 순간 동영상을 JTBC에 전달했다. [JTBC 캡처]

★... 세월호 침몰 순간 선실 아이들 … JTBC 총 14분 동영상 2개 보도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 침몰해요?"

안내방송 "움직이지 말라" 반복, 선실 안 학생들 여기저기서 "예"

구명조끼 입으며 "선장은 뭐하길래" "갑판 위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선생님들 다 괜찮은 건가" 걱정도

구명조끼가 한 개 없어요.”

 “내 것 입어.”

 “너는?”

 “가져와야지.”

 지난 16일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선실에 있던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과 대화가 담긴 새 동영상이 공개됐다. ‘JTBC 뉴스9’은 27일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박수현(17)군이 사고 당시 학생들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확보해 보도했다. 동영상은 박군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 박군은 사고 당시 선실 4층 객실에 있었다. 박군은 숨졌고 동영상에 나오는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도 숨졌거나 실종 상태다.

 박군이 찍은 동영상 파일은 모두 2개다. 첫 번째 영상은 최초 신고가 이뤄진 16일 오전 8시52분27초부터 5분간 촬영됐다. 두 번째는 8시59분53초부터 9시9분22초까지 9분29초 분량이다. 그사이 안내방송은 “움직이지 말고 대기하라”고 되풀이했다.

 배가 점점 기울자 학생들은 서로 구명조끼를 나눠 입었다. 심각한 상황을 눈치채지 못한 듯 다소 장난기 섞인 말투로 부모에게 “사랑한다”는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반복되는 “대기하라”는 방송에 여기저기서 “예”라고 대답도 했다.

 동영상은 박군의 아버지 박종대씨가 JTBC에 전달했다. 박씨는 ‘JTBC 뉴스9’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동영상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동영상의) 중요한 부분은 봤다”면서도 “가슴이 떨려서 다 보지 못했다”고 했다. 다음은 동영상의 주요 녹취 내용이다. 별도 표시가 없는 따옴표 안은 학생들의 말이다. 녹음 상태가 고르지 않아 어느 학생이 말한 것인지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다.(※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동영상 설명)

#동영상1(오전 8시52분27초~57분27초)

 “배가 기울었다”는 한 학생의 말로 시작되는 첫 번째 동영상은 오전 8시52분27초에 촬영 버튼이 눌러졌다. 같은 시각 다른 객실에 있던 최덕하(17·사망)군은 전남소방본부를 통해 목포해경에 사고 소식을 최초로 신고했다. 8시52분을 전후해 학생들이 배가 기울고 있다는 걸 일제히 감지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해경은 최군을 선원으로 착각해 사고 위치의 경도·위도가 어디인지 거듭 물으며 초동 대처 시간을 허비했다.

 “아, 기울어졌어.”

 “야, 나 좀 살려줘.”

 [안내방송]“현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마시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방송이 나오자 학생들이 멈춰선 채 가만히 방송을 들음.)

 “진짜 침수되는 거 아냐?”

 “쏠리는 거 장난 아니야. 자꾸 이쪽으로 쏠려. 못 움직여.”

 “야, 방문 못 열어. 안에서만 열 수 있어. 밖에서는 못 열어 아예.”

 “누구 구명조끼 좀 꺼내와봐.”

 시간은 오전 8시55분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세월호 조타실에선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 처음 구조 요청을 했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학생들은 “아까보다 괜찮아진 것 같다”며 서로 다독거렸다.

 “안정되고 있다.”

 “응. 아까보단 괜찮아진 것 같아.”

 “배가 왜 갑자기 왼쪽으로 기울어진 거야.”

 “이거 뉴스에 뜨는 거 아니야?”

 “나 (침대에서) 진짜 내려가고 싶거든. 여기 무섭거든.”(※동영상이 찍힌 객실은 2층 침대 4개가 있음.)

 “페이스북에 올리면 재밌겠다.”

 [안내방송]“안내 말씀드립니다. 현재 위치에서 절대 움직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기저기서)“절대 움직이지 말래.”

 #동영상2(8시59분53초~9시9분22초)

 오전 8시57분에 끊긴 동영상은 2분 뒤인 59분부터 다시 촬영됐다. 배가 조금씩 더 기울면서 학생들은 구명조끼를 나눠 입기 시작했다. 여전히 장난스러운 말투가 대부분이지만 갑판에 있는 친구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등장한다.

 “뭐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진짜.”

 “진짜 침몰해요?”

 오전 9시1분 학생들은 누군가로부터 “구명조끼 던져”라는 말을 듣고 서로 구명조끼를 건네기 시작한다. 그 시각 1등항해사 강모(42)씨는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사고 상황을 보고했다.

 “으아. 구명조끼 던지래.”

 “야, 구명조끼 입어 너도.”(※한 학생이 구명조끼 2개 복도 쪽으로 던짐.)

 “없어 이제? 구명조끼?”

 “여기 구명조끼 한 개 없어요.”

 “내 것 입어.”

 “너는?”

 “나? 가져와야지.”

 “갔다 와.”

 “선장은 뭐하길래.”

 “ 뭐가 걸린 것 같아. 진짜 타이타닉 된 거 같아.”(※영화 ‘타이타닉’ 주제곡 흥얼거림.)

 “제발. 살 수만 있다면 엄마, 아빠 사랑해요.”

 (교사로 추정)“옷 다 입었어? 그쪽 다 입었는지 확인해봐.”

 (여기저기서)“예. 다 입었어요.”

 “침몰 안 할 거야. 안 해야만 돼.”

 “엄마 사랑해요. 아빠 사랑해요. 둘 다 사랑해. 우리 ○○○씨 아들이 고합니다. 이번 일로 죽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엄마, 아빠 사랑해요. ○○야(※동생 이름) 으…. ○○야 너만은 절대 수학여행 가지 마. 오빠처럼 되기 싫으면 알았지? 제발. 살려줘, 살려줘, 살려줘. 마지막이야. 나 지금 기울어진 거 보이지? 고마워.”

 “갑판에 있던 애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밖으로 떨어진 거 아니야?”

 “갑판에 창문도 없잖아. 그러니까 더 위험하다는 거지.”

 [안내방송]“다시 한 번 안내 말씀드립니다. 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저기서)“예.”

 오전 9시7분이 되자 조금씩 불안감이 감돌았다. 이 시각 세월호는 진도VTS와 교신했다. “침몰 중이냐”는 진도VTS의 물음에 “해경 빨리 좀 부탁한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안내방송]“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아 무슨 일인지 말을 해줘야지.”

 “구명조끼 입으란 거는 침몰되고 있다는 소리 아니야?”  “선생님들도 다 괜찮은 건가?”

 “카톡 왔어. 쌤(선생님)한테.”

 “뭐래?” “애들 괜찮으냐고.”  “선생님도 (괜찮은지) 여쭤봐.”

 “선생님도 지금 카톡(카카오톡 메시지)을 안 보고 있어.”  동영상은 9시9분22초에 끊겼다. 약 28분 뒤 선장과 항해사·조타수 등 선원 15명은 승객을 남겨둔 채 배에서 전원 탈출했다.

정강현·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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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