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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OST

: 영화 OST 클로저 Damien Rice-The Blower's Daughter

 

영화 <클로저>의 한 장면

 

 

 

영화 <클로저>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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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ien Rice - The Blower's Daughter

 

 

 

 

 

 

 

 

The Blower's Daughter

 

 

 

And so it is Just like you said it would be

Life goes easy on me

Most of the time

 

And so it is

The shorter story

No love, no glory

No hero in her sky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And so it is

Just like you said it should be

We'll both forget the breeze

Most of the time

 

And so it is

The coldre water

The blower's daughter

The pupil in denial...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off you

I can't take my eyes...


Did I say that I loathe you?

Did I say that I want to

Leave it all behind...?


I can't take my mind off you

I can't take my mind off you

I can't take my mind off you

 

I can't take my mind off you

I can't take my mind off you

I can't take my mind...

My mind... my mind...

'Til I find someday new

 

 

그건 그래

정말 네가 말한대로

인생은 쉽게 흘러가버리지

 

대부분의 시간들이

그건 그래

단순한 스토리지

 

사랑도 없고 영광도 없고

영웅 따윈 없어 그녀의 하늘엔....

그건 그래

네가 말한 것처럼

 

우리둘다 잊게 될거야 그바람같은 일들을

그 많은 시간들을

그건 그래

차가운 물

불어오는 바람

거부하는 눈빛

 

너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어

너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어

네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어

 

`니가 싫다고 내가 말했었나?`

`모든 걸 뒤로하고 떠나고 싶다고 내가 말했었나?` 

 

너를 향한 마음을 거둘 수가 없어

너를 향한 마음을 거둘 수가 없어

너를 향한 마음을 거둘 수가 없어

이 마음을, 이 마음을....

새로운 누군가를 찾을 때까진

 

 

 

 

 

 

 

 

 

 

Closer: 끝맺는 이 혹은 더 가까이. <클로저>는 사랑의 시작과 끝만을 포착해서 보여준다. 사랑이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시작해 누군가의 끝맺음으로 종결되는 것이라면, 이보다 더 어울리는 제목이 있을까.
누가 과정이 중요하다 그랬던가.
 
유행가 가사마냥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마음의 사치인 사랑은, <클로저>에서 기적처럼 시작되어 잔인하게 끝난다. 그리고 4명의 주인공들은 진실과 욕망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한다.

<클로저>는 극도로 말을 아끼는 영화다.
 카메라는 오직 사랑의 시작선상과 끝자락에 서있는 주인공의 모습만 비춰준다.
통상적인 영화 문법인 스토리의 전개는 완전히 지워진다.
 
관객은 주인공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오직 한, 두 마디의 대사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영화 속
시간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훌쩍 뛰어버리기 일쑤다.
그러나 이러한 다소 불친절한 화법은 과정을 생략하는 동시에 관객의 상상에 맡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과정의 불필요함, 그 부질없음을 이야기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킨다.
상대방에 대한 궁금증과 호감을 조금씩 노출시키는 설렘의 단계에서 주인공들은 빛난다.
 
수많은 인파가 오가는 거리 속에서도 서로를 찾아내고, (사랑에 빠지는 순간에는 그 사람만 보인다고 했던가,
영화 오프닝에서 댄과 앨리스가 서로를 찾아내는 장면은 영화의 가장 강렬한 부분이다.
그 슬로우 모션과 함께 어우러지던 대미언 라이스의 노래란.) 사진기 플래시 겨우 터질 짧은 시간에 서로 반해 가장
 오래된 연인의 키스를 나눈다.
 
그러나 아름다운 순간은 순간일 뿐이다.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주인공들의 관계는 어긋나고, 무엇이 진실인지 상대방에게, 결국은 자신에게 끊임없이 되묻지만 해답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클로저>의 사랑은 우리가 영화에서 봐오던 육체적인 교감도 감정의 소용돌이도 아니다.
영화는 네 남녀의 첫 만남, 어긋나기 시작하는 순간, 사랑의 끝만을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사랑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런 모든 소소한 과정이 사라졌을 때 무엇이 사랑인가? 아직은 사랑이 아닌 단계인 만남과 이별은 사랑이라 할 수
있나? 아니면 단지 출입구일 뿐인가?

<클로저>는 원작의 특성상 다분히 연극적이다. 연극은 불가피한 제약과 생략을 동반한다.
일반적인 영화화라면 틈새를 채워 넣는 과정이 따랐겠지만, 노장 감독은 오히려 더욱 연극적으로 영화를 꾸려나간다. 몇 야외 촬영을 제외하면 <클로저>는 대부분 폐쇄된 공간에서 두 명 정도의 인물이 주고받는 대화로 채워진다.
 
이것은 심지어 오픈된 공간 (안나의 전시회, 식당에서의 안나와 래리의 대화 등)에까지 적용된다.
트인 공간은 카메라가 주인공들에게 극도로 가깝게 다가서는 순간 닫혀 버리고 인물들은 주변과 분리된다.
 카메라는 얼굴과 얼굴만을 번갈아 가며 잡아내고 그들의 대화를 더욱더 비밀스럽고 은밀한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이 순간 관객은 자신 또한 그들과 같은 차원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몰래 숨죽이고 혼자 엿듣고 있는
기분 말이다.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것은 연극성의 정점이다.
 그리고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인물 주변은  닫혀있지만 관객에게만은 단 하나의 통로가 열려있는 모양새가 되고 만다.
 
통상적으로 영화는 일방적 전달이지만 <클로저>는 연극적 요소를 더해 관객들이 능동적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는 이들은 인물들의 상황에 쉽사리 빠지지 않는다.
지하철역에서 실랑이 하는 연인을 발걸음 멈추고 바라보는 상황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물들의 행위 뒤에 전개된 이야기를 알 수는 없지만 짐작은 할 수 있다. 그들의 대화는 계속적으로 관계의
추이에 대한 단서를 던지지만 우리는 이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감정 이입은 당연히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정확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모든 인물들을 훑게 되는 것이다. 물론 깊이 들여다 볼 수도 없다.
<클로저>는 그럴 찰나를 주지 않는다.

결국 음악으로 치자면 곡 전체에서 단 몇 마디씩만 떼어내 이어 붙인 것과 다름없다.
 그리고 다소 낯설고 불편했던 <클로저>의 진행은 내용으로 다시 돌아온다. 껍데기만, 형식만을 보고도 우리는 어떤
 행위를 사랑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일까.
 
분명 사랑의 시작과 끝은 제대로 갖춰졌지만 알맹이는 알 수 없을 때 말이다. 아니면 도리어 감독은 사랑 자체가
원래부터 껍데기라고 얘기하고 싶은 것일까.
<클로저>는 떠오르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들려주지 않고 달라진 엘리스의 모습만을 비춰주면서 끝맺는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100분 남짓한 시간을 들여다보고 있어도 관객에게 인물들은 여전히 낯설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시간의 길이는 무관하다.
그들은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랑에 빠진 첫 순간과 마찬가지로 낯선 이(Stranger) 일뿐이다.
사람이든 대상이든 무언가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오만이자 착각일 뿐이다.
 
감독은 사랑도 낯선 이와 하는 낯선 행위임을 넌지시 얘기한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주인공 3명은 (안나, 래리,
댄)의 결말은 슬프거나 바보 같다.
하지만 이를 너무나 잘 알았던 앨리스 (나탈리 포트만), 아니 제인은 영화 마지막에서 빛난다.
 천천히 걷는 그녀는 참으로 빛난다.


 

 

 

 

영화 의 한 장면

영화 <클로저>의 한 장면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다가 문득 그 도시에 가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심리지만 〈클로저〉가 주는 기분은

 왠지 좀더 짙다.

겉은 완전해 보이지만 그 속은 지극히 불완전한 네 명의 남녀가 이유와 결과를 알 수 없는 연애를 이어나가는 흐름 속에 런던이라는 도시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레 녹여냈기 때문일 것이다.

 

 시작과 동시에 관객들의 귓가에는 데미안 라이스의 ‘The Blower’s Daughter’가 흐른다.

클라리넷 연주가의 딸을 사랑한 뮤지션의 경험담을 담은 이 노래는 ‘당신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어요’라는 가사가

반복된다.

 

스크린 속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런던의 대표적인 번화가,

 

소호. 소설가가 되고픈 로망이 있지만 현실은 신문사에서 부고를 쓰고 있는 댄(주드 로 분)은 어느 날 인파 속에서

저 멀리 걸어오는 빨간 머리 소녀를 발견한다.

이윽고 횡단보도에 마주선 두 사람.

하지만 그녀는 눈 깜짝할 사이 택시에 치이고 댄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달려간다.

 

다행히 잠시 기절했던 그녀가 눈을 떠 도로에 누운 채로 댄에게 건넨 첫 마디는 “Hello, Stranger.” 그녀는 방금 뉴욕에서 온 스트립 댄서 알리스(나탈리 포트만 분)다.

알리스가 사고를 당한 건 아마도 좌측이 아니라 우측 통행인 런던에 미처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런던에 갓 도착한 수많은 이방인들이 그러하듯이(그녀가 쓰러진 도로 바닥에도 ‘Look Right’라고 적혀 있다). 얼결에

그녀의 보호자로 병원까지 동행한 댄은 솔직하고 거침없는 알리스에게 반해 자신의 소박한 집에서  동거하기로 한다. 그리고 댄은 그녀의 경험담을 소재로 소설을 써서 작가로 데뷔한다.

이제 알리스는 댄에게 더 이상 거리에서 마주친 소녀가 아니라 연인이자 뮤즈가 된 것이다.

 

어느 날, 댄은 포토그래퍼 안나(줄리아 로버츠 분)의 스튜디오를 찾는다. 자신의 첫 소설 표지에 사용할 포트레이트를 찍기 위한 것이다.

안나의 스튜디오는 런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룸 형태의 공간으로, 단추를 두어 개 풀어헤친 그녀의 흰 셔츠처럼

깨끗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다.

 

벽은 흰 타일로 마감되어 있고 바닥은 거친 콘크리트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커다란 창 밑에는 라디에이터가

사이좋게 짝을 이루듯 놓여 있고, 한쪽 벽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클라이언트와 회의를 하는 용도일 큰 소파 두 개와

안나가 작업을 하는 빈티지 스타일 나무 책상 몇 개도 있다.

 

벽에는 안나가 촬영한 흑백 사진들이 액자 속에 담겨 있거나 낱장으로 프린트되어 여기저기 자연스럽게 붙어 있다.

소파 옆에 나무 계단이 있는 것으로 보아 위층에는 옥탑방 같은 또 다른 공간이 있는 것 같다. 스튜디오의 연장일 수도, 안나의 개인 공간일 수도 있다.

 

바쁜 일과 중 새우잠을 청하거나 작업으로 지친 기분을 재충전하는, 그런 작은 공간. 한편 댄은 오래전 알리스에게

그랬던 것처럼 자신을 촬영하는 안나를 보며 또다시 첫눈에 반하고 만다.

이런 사랑에 진심의 깊이와 밀도는 과연 어느 정도인지 의심이 이는 것도 잠시, 댄은 촬영을 구경하러 온 알리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안나에게 만나자고 한다.

 

애인은 동색인지, 알리스 역시 당돌하게 구는 건 마찬가지다.

생전 처음 본 안나에게 비용을 지불할 테니 자신을 찍어달라고 한 것. 안나는 마치 예정된 스케줄인 것처럼 오래된

 라이카 필름 카메라를 무심히 꺼내 그녀를 찍기 시작한다.

 

 방금 전에 댄을 촬영했던, 삼각대에 고정된 대형 카메라가 사무적인 느낌이었다면 한손에 들고 이리저리 피사체

주변을 자유로이 오가며 촬영할 수 있는 소형 카메라는 지극히 사적인 느낌이다.

창 밖을 바라보다 문득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리는 알리스의 찰나를, 안나는 놓치지 않고 셔터를 누른다.

 

그 속을 알 수 없는 댄이 이번에는 음성적인 채팅 사이트에 접속해 있다. 여성인 척 실속 없는 대화를 나누다 우연히

 의사인 래리(클라이브 오웬 분)를 만나게 되고 자신을 안나라고 소개하며 만나자고 장난을 친다.

 

장소는 실제로 안나가 자주 간다고 말했던 런던 아쿠아리움. 댄의 농간에 넘어간 래리는 그곳에서 우연히 ‘진짜 안나’를 만나고 운명의 장난처럼 래리는 안나의 연인이 된다.

예상치 못하게 댄이 둘의 큐피드 역할을 한 것이다.

 

 

 

 

 

 

 

 

 

 

 

 

댄의 집은 안나의 스튜디오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커피 테이블과 소파 뒤로 작은 서재가 보인다.

집필용 나무 책상이 하나 있고 작가의 공간답게책장과 나무 선반마다 온갖 책이 빼곡하게 꽂혀 있다.

스틸 소재 플루어 스탠드 아래에는 1인용 브라운 가죽 소파도 놓여 있다.

 

 앉으면 푹 꺼질 듯 낡았지만 군데군데 긁히고 벗겨진 모습이 오히려 멋져 보인다.

댄의 집에는 유독 자줏빛 소품이 많다.

작은 거실의 벨벳 소파와 침대 커버를 포함한 크고 작은 소품들이 오래된 레드 와인처럼 깊은 자주색이다.

 

변변한 식탁도 없이 작은 아일랜드가 하나 딸린 부엌 옆에는 작은 세면대가 있고 댄은 거울을 보며 면도를 하고 있다.

알리스가 그에게 건넨 첫 마디인 ‘이방인(Stranger)’을 주제로 한 안나의 전시에 가려는 것이다.

 

 물론 안나의 피사체 중 한 명인 알리스와 함께. 전시장에 걸린 자신의 사진을 바라보며 서 있던 알리스는 안나의

남자친구인 래리와 우연히 대화를 나눈다.

 알리스는 ‘타인의 슬픔을 너무 아름답게 찍었다’며 사실을 왜곡하는 이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영화 속 시간은 흘러, 전시가 열린 후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안나와 래리는 결혼했고 래리는 지금 막 출장을 다녀왔다. 그들이 함께 사는 집 역시 안나의 스튜디오처럼 복층 구조다. 얼핏 보면 대도시의 한가운데라기보다는 한적한 교외의 잘 지은 오두막집 같은 느낌이다.

 

일부러 거칠고 투박하게 재단한 나무로 마감한 천장을 보면 더욱 그렇다. 2층에서 래리를 내려다보던 안나는 그를 위한 요깃거리를 만들기 위해 1층 부엌으로 내려온다.

 

자작나무 소재 부엌 가구는 크림색 페인트를 칠한 벽과 매치되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벽에는 부엌 가구와 같은 재질의 나무 선반을 설치해 소형 가전제품과 커피포트 등을 올려놓았고 조리대 앞에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철제 스탠드가 달려 있다.

 

 냉장고와 소형 가전제품들은 모두 스틸로 통일되어 있고 벽에는 안나의 작품으로 보이는 흑백 사진이 하나 걸려 있다.

부엌과 거실 사이에는 큰 창이 뚫려 있는데 그 사이에 유리를 넣지 않고 대신 철제 선반을 설치해 색색의 유리 공예품을 올려놓았다.

 

만약 투명한 유리 제품이 아니라 책을 촘촘하게 꽂았다면 부엌에서 거실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을 올려놓느냐에 따라 두 공간이 이어지거나 분리되는 독특한 구조다. 부

엌의 색도, 둘의 의상도 모두 무채색인 이 장면들은 공간과 인물이 어떤 경계도 없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영화 속 세트가 아니라 실제 그런 취향을 가진 주인이 꾸몄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안나는 그리 밝지 않은 표정으로 1층 거실 소파에 앉아 있다.

푸른색과 짙은 갈색의 벨벳 쿠션이 놓인 진회색 벨벳 소파다.

 그 뒤 창에는 쿠션과 같은 갈색의 우드 블라인드가 드리워져 있다.

 

소파의 오른쪽에는 작은 카우치가 놓여 있고 그 옆에는 크고 긴 나무 식탁이 있다.

부엌 외에는 구분을 짓지 않고 거실 겸 다이닝 룸으로 사용하는 스튜디오형 공간인 것이다.

래리는 출장지에서 구입한 선물을 안나에게 건네는데 그 앞에는 1956년에 찰스 앤 레이 임스(Charles & Ray Eames) 부부가 디자인하고 독일 유명 가구 회사인 허먼 밀러(Herman Miller)에서 제작한 ‘임스 라운지 체어 앤 오토만

(Eames Lounge Chair & Ottoman)’이 놓여 있다.

 

형태는 단순해 보여도 일곱 겹의 나무 합판으로 만든 골조 위에 최상급 블랙 가죽을 수작업을 통해 덧씌운 것으로,

 당시에는 꽤 파격적인 공법으로 제작된 것이다.

이 라운지 체어는 그 옆에 놓인 빈티지 나무 수납장과 함께 모던과 빈티지가 공존하는 이 집의 스타일을 완성해주는

아이템이다.

 

한편, 래리는 뉴욕에서 직업 여성과 외도를 했다고 안나에게 폭탄 선언을 한다.

 하지만 안나는 화를 내는 대신 작년 전시회 이후부터 댄을 만나왔다고 되레 덤덤하게 고백한다.

그 기간 중에 그녀와 결혼한 래리는 황망할 수밖에. 그와 헤어지고 당신과 행복하고 싶었다는 아내의 말은 더 이상

 래리의 귀에 들리지 않는다.

 

그 시간, 댄도 알리스에게 안나를 만나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알리스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댄. 알리스는 그런

그를 떠난다.

 

그 뒤로도 네 남녀의 연애 그래프는 좀더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다.

 자유도 방종도, 그렇다고 운명 같지도 않아 보이는 미지근한 무채색 사랑을, 그들은 이어나간다.

 그리고 그 장면 사이사이에는 런던의 명소들이 보물처럼 숨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안나가 별거 후 이혼 서류에 사인을 받기 위해 오랜만에 래리를 만나는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

(The National Portrait Gallery)의 맨 위층에 위치한 ‘포트레이트 레스토랑(Portrait Restaurant)’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셰익스피어, 엘리자베스 여왕부터 비틀즈, 데이비드 베컴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초상을

담은 작품만 모은 갤러리로, 안나가 촬영하는 사람들의 포트레이트 필름들이 자연스레 연상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어쩌면 흑백의 포트레이트는 이 영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아이콘일지 모른다. 자욱한 안개가 일상인 도시와 색이 배제된 공간, 그 속에서 함께여도 고독한 남녀들,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짙은 잿빛 외로움이 뒤엉킨 영화.

 마치 액자 속에 갇힌 흑백 사진처럼 어쩔 수 없는 감정에 갇혀 엇갈려버린 그들의 사랑이 슬프고도 아쉽다.

 

 

 

 

 

 

 

 

 

 

 

 

 

 

 

 

 

 

 

 

 

 

 

 

 

 

 

 

 

 

 

 

사실 이 곡의 주인공은 데미안 라이스 본인이다.

그는 이십대 시절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고등학생 때부터 활동하던 밴드 Juniper 에서 탈퇴한 뒤 혼자 떠돌이

생활을 했었다.

 

세계 곳곳을 돌며 이런저런 경험들을 하던 중 영국에서는 클라리넷을 배우기도 했는데, 이때 클라리넷 선생님의 딸과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만들었던 곡 중 하나가 바로 'Delicate' 이다. 그의 인터뷰를 짜집어보면, 아마도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클라리넷 선생님의 반대로 연인 관계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무렵 그가 만들었던 또 하나의 대표적인 곡으로는 영화 '클로저 Closer'의 OST로도 잘 알려진 'The Blower's

 Daughter' 가 있다.

이 곡 또한 인터넷에서 '허풍쟁이의 딸' 이라고 번역되는 경우가 많은데, 맥락을 이해하면 '(클라리넷) 부는 이의 딸' 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이 곡은 사랑에 힘들어하던 그가 마침내 이 여인과 헤어지던 날 그녀를 스튜디오에 앉혀놓고 직접 불러주며 모든

 감정을 털어냈다고 밝힌 곡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첫눈에 반한 사랑, 숨겨진 유혹 런던의 도심 한복판, 출근길의 댄은 신문사에서 부고 기사를 쓰지만 소설가가 되는 게 꿈인 잘생긴 낭만 청년. 인파 속에 유달리 눈에 띄는 한 여성을 발견하고 강한 이끌림을 느끼는데… 서로를 응시하며 횡단보도에 마주선 그들, 그러나 그녀는 달려오던 택시에 치여 쓰러지고 얼떨결에 보호자가 된 댄,

 

‘첫눈에 반한 사랑’의 운명을 예감한다. 그녀는 뉴욕 출신의 스트립댄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 그녀와 동거를 시작한 댄은 그녀의 인생을 소재로 글을 써서 소설가로 데뷔한다.
그러나 책 표지 사진을 찍기 위해 만난 사진 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 분)와 첫눈에 반하고 만다. 또 다른 강렬한 사랑의 시작, 다시 올 수 없을 것 같았던 순간의 느낌이 댄은 물론, 안나, 앨리스 모두를 혼란에 빠지게 하는데…

 

 

사람들은 저마다의 숨기고 싶은 모습이 존재한다. 상처받기 두려워서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저마다의 가면이 존재한다. 안정된 것에 대한 안도감. 그러나 빠져들수 밖에 없는 내가 가지지 못한 `낯선이`의 치명적인 매력. 아름다운 장미에는 늘 가시가 존재한다.

 

가시에 찔리고 아파할 지언정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그것이 설령 그들에게는 아름다운 로맨스라고 믿고 싶지만 타인에게는 불륜이라고 불리워지는.. 미련한 사랑. 믿고 기다려주는 이에게 끝까지 상처를 주고야마는 벗어날수 없는 굴레와도 같은 만남.
만남과 만남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내가 아닌 꾸며진 모습속에 내 진실한 모습을 알아봐달라고 울부짖고 괴로워하고 실망하고 그리고 서로의 이기심으로 인해 끝내 뒤돌아서고야마는.

 

어떠한 사랑도 신뢰가 없으면 무너지는법.이영화는 아무리 용서받지 못할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끝까지 그를. 그녀에게 진실된 믿음을 보여줄 수 있는 상처받은 마음까지도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사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건 아닐까?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어느 한 뮤지션은 헤어진 옛여인을 잊지못하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다가 그녀를 잊기위해서 곡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완성된 곡을 제일 처음으로 그녀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옛연인을 찾아가서 스튜디오로 데려오고, 그녀앞에서 불러준다.

 

하루하루 여인을 잊지 못하던 그는 그제서야 그녀를 잊을 수 있었다고 한다. 헤어진 연인을 잊기위해서 곡을 만든 싱어 송 라이터 데미안 라이스. 노래제목이 `blower`s daughter`란 이유는 blower란 `불다`라는 뜻. 그녀의 어머니가 클라리넷 선생님이었다고 하며 딸이 현재 유명한 영화배우 르네 젤위거라는 사실.

 

음악의 마지막 절정에 다다를 때 독백하듯 들리는 여성 보컬의 목소리..

 

`니가 싫다고 내가 말했었나?` `모든 걸 뒤로하고 떠나고 싶다고 내가 말했었나?`

 

이유없는 헤어짐이야 있겠냐만은 어쩔수 없는 상황에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애절함이 묻어나오는 리사 헤니건의 담담하면서도 애잔한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긴 여운을 남기게 만드는 영화와 OST.

 

`네게서 눈을 뗄수가 없어` `네게서 내마음을 뗄수가 없어`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때까지는...

 

 

 

 

 

첫 번째 여인, 클라리넷 선생의 딸

 

 

이 곡의 화자는 자신의 연인에게 진실된 사랑을 원하는 사람이다. 상대의 거짓되고 허황된 모습들을 보며 그는

 슬픈 눈으로 그녀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 또한 그녀를 너무 사랑하고 있음을 알기에 이 관계를 끝맺을 수가 없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불안정한 사랑을 더 이상 끌고 갈 수 없어 헤어짐의 순간이 눈 앞에 보이면서도, 아직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부정하지 못하는 그의 슬픈 모습이 애절한 목소리에 그대로 투영된다.

 

타이틀로 사용된 'Delicate' 이라는 단어는 가사에서도 두 번 등장하는데, '미묘한' 과 '연약한, 여린'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한편 '아름다운, 섬세한' 이라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어 이 곡에 담긴 그의 복잡 미묘한 심정을 더욱

 잘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