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샘 줄서기 ‘평창 롱패딩’ 열풍
거위 솜털 쓰고도 14만9천원
“최고급 재료…마진 낮춰 가능”
SNS 입소문·추운 날씨까지 겹쳐 ‘지금 아니면 다시 살 수 없다'
한정판에 열광하는 문화도 한몫
트렌드 ‘자극’하며 성장한 패션산업
‘미래의 쓰레기 생산’ 비판 직면
“테이프 바깥에 계신 분들 제발 해산해주세요.”
“번호표 위에 계신 분들, 자기 번호는 스스로 지키셔야 합니다.”
▶ 평창 롱패딩 열풍의 이유가 궁금했다. 그냥 우연과 우연이 겹쳐서 생긴 현상일까. 사고 싶은 옷 사서 따뜻하게 입으면 그만일 텐데. 그 ‘사고 싶다’는 생각은 순전히 소비자로부터 생겨난 것일까.
그런 고민들을 담았다.
지난 22일 오전이었다. 번호표 11번 위에 앉은 ㄱ씨는 “어젯밤 9시 반부터 앉아 있었다”고 했다.
그는 “‘1번 분’은 (저녁) 8시에 왔다”고 했다. 이날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평창 롱패딩’ 추가 입고물량 500벌이 “마지막으로” 판매되는 날이었다. 지난 18일 줄만 섰다 구입하지 못한 200명에게 1차 대기표를 배부한 상황이라
추가로 300명에게만 평창 롱패딩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1번부터 300번까지 번호표 위에 앉거나 서 있는 사람들 주위엔 테이프로 ‘바리케이드’가 둘러졌다.
오전 10시30분이 다가왔다.
짧게는 6시간, 길게는 14시간 넘게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내 롯데백화점 출입문 앞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났다.
몇몇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바닥에 붙은 번호표를 떼어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아무나 하지 못하는 큰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이 묻어 있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3일 전 “선착순 300명에게 (백화점 문 여는 시각인) 오전 10시30분부터 번호표를 배부하겠다”고 알렸다.
번호표 배부 6시간 전인 오전 4시30분에 300명이 ‘마감’됐다.
영등포점과 함께 이날 평창 롱패딩을 판매한 롯데백화점 잠실점, 김포공항점, 평촌점의 사정도 비슷했다.
“죽이는 가성비”는 어떻게 가능한가
평창 롱패딩은 2018 평창올림픽 공식 파트너사인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말부터 매장에서 팔기 시작했다.
정식 제품 이름은 ‘구스롱다운점퍼’. 거위(구스)털로 만든 길이가 긴 패딩(다운)이란 뜻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글로벌 브랜드들의 의류를 생산하는 국내기업 신성통상에서 3만벌 한정으로
제조했다.
패딩엔 제조사(신성통상)나 유통사(롯데백화점)가 드러나는 상표는 없다.
평창올림픽 슬로건인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문구가 왼쪽 팔과 등에 적혀 있을 뿐이다.
그저 수많은 올림픽 기념 상품 중 하나였던 평창 롱패딩은 11월 초부터 몸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패딩을 구입한 사람들이 에스엔에스와 커뮤니티 등에 남긴 ‘선플’들이 늘어났다.
온라인·오프라인 매장에선 품절과 재입고가 반복됐다.
“가격 때문에 기대 안 했는데, 작년에 10만원 초반 롱패딩 구입했다가 싼 티 심하고 따뜻하지도 않았는데, 이건 진짜 싼 티가 안 나요. (…) 이 가격이면 안 사는 게 바보 같음 ㅋㅋ.”(평창 올림픽 공식 온라인스토어에 남긴 후기)
소비자들이 열광한 주된 이유는 ‘가성비’였다. 평창 롱패딩의 가격은 14만9000원.
15만원 안팎의 롱패딩은 주위에 많다.
가격의 차이는 우선 충전재(보온재)에서 결정되는데 오리털이나 거위털이 아닌 웰론 등의 인조섬유를 쓰면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10만원 미만 롱패딩 대부분이 웰론이나 폴리에스테르를 충전재로 쓴다.
평창 롱패딩의 가성비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는 충전재로 거위 솜털 80%와 깃털 20%를 쓰고도 10만원대 중반 가격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오리털보다 거위털이 보온성이 좋다고 알려져 더 비싸다.
또한 가슴 부위의 솜털이 날개에 붙은 깃털보다 보온성이 좋기 때문에 솜털의 비중이 클수록 값이 높다.
평창 롱패딩과 같은 ‘스펙’을 지닌 다른 브랜드의 롱패딩들이 30만~50만원대에 팔리고 있으니 “가성비가 죽인다”
(22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에서 만난 200번대 번호표를 받은 20대 남성 ㄴ씨)는 말이 충분히 나올 법하다.
평창 롱패딩을 만든 신성통상 염태순 회장은 “판매가가 싸다고 해서 올림픽을 대표하는 제품을 저가로 만들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11월21일) 신성통상 관계자는 “거위 솜털이나 안감, 겉감은 최고급 재료를 썼다.
단가를 낮추지 않고 마진을 낮춰 판매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판매가격은 ‘생산단가+마진’으로 구성되는데, 마진을 최대한 낮췄다는 뜻이다.
물론 같은 거위털이라도 어디서 생산됐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한 아웃도어용품 업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추운 지역에서 생산된 거위털의 가격이 높다.
폴란드나 헝가리산 오리털이 중국산보다 비싸다”고 설명했다.
“겉감의 종류나 마감하는 데 수작업이 얼마나 들어가느냐에 따라 단가가 달라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은 상품 설명에 포함돼 있지 않다.
이 관계자는 “신성통상은 다른 국내 브랜드보다 생산 규모가 차원이 다를 정도로 크다. 단가를 낮추거나 마진을 낮추는 다양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가성비가 좋다는 입소문이 퍼져 관심이 커졌을 즈음 때마침 날씨가 추워졌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서울 기준으로 10월 말까지 영상 15도 안팎이던 평균기온이 11월4일 처음으로 10도 아래로
떨어졌고 11월15일 이후 5도 아래로 떨어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한다면 짧은 기간에 따뜻하던 날씨가 겨울 날씨로 급격히 바뀐 셈이다.
의류업계에선 “겨울옷 판매는 광고모델보다 날씨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광고보다 더 효과가 큰 이른 추위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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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2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에 붙은 ‘평창 롱패딩’ 대기 안내문.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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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나온 ‘한정판’
롱패딩의 유행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이미 2~3년 전부터 10대, 20대를 중심으로 ‘벤치파카’라 불리며 퍼지기
시작했다. 대학생들이 주로 주문 제작해 입는 ‘과잠’도 점점 길어져 이 유행에 동참했다.
벤치파카는 이름처럼 운동선수들이 주로 입던 옷이다.
교체 전후로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 종목의 선수들이 벤치에서 대기하는 동안 입는 용도였다. 운
동량이 많아 타 종목에 비해 땀을 많이 흘리는 축구나 농구 선수들이 많이 입었다.
얇은 유니폼을 입어야 하지만 언제 투입될지 몰라 마냥 기다려야 하는 이들에게 보온성이 뛰어난 벤치파카는 유용했다. 같은 이유로 야외 촬영이 많은 연기자나 공연을 앞둔 가수들이 즐겨 입기도 했다.
10~20대에게 롱패딩이 확산하는 데엔 무엇보다 아이돌을 포함한 연예인들의 ‘역할’이 컸다.
연예인들이 실용적인 목적으로 입던 롱패딩 사진을 자신들의 에스엔에스에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진을 본 팬들은 포털 검색창에 “○○○ 패딩”을 입력했다. 이 과정을 의류업체들이 그냥 지켜볼 리 없었다.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에스엔에스에 올리거나 보도사진을 통해 노출되는 옷들은 협찬인 경우가 많다.
‘한달에 한번 이상 에스엔에스 노출’ 같은 조건이 (계약에) 붙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이(궁극적으로는 업체들이) 불지핀 롱패딩 유행과 ‘가성비’에다 ‘한정판’이라는 요인이 더해져 평창 롱패딩
열풍은 완성됐다.
가성비만 따진다면, 인터넷 검색을 조금만 하면 어렵지 않게 평창 롱패딩과 비슷한 스펙을 지닌 비슷한 가격대의
롱패딩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그 패딩이 불티나게 팔리진 않는다.
22일 오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에선 개점시간에 맞춰 ‘이벤트 매장’도 영업을 시작했다.
백화점 입주업체들이 출입문 앞에서 이월상품이나 재고물량을 세일해서 파는 매장이다.
이벤트 매장엔 롱패딩도 있었다. 충전재로 오리털을 썼고 가격은 9만9000원이었다. 가성비만 따진다면 평창 롱패딩
못지않지만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선착순 300명에 들지 못한 50대 여성 ㄷ씨가 사진을 찍어 딸에게 ‘카톡’을 보냈다.
“이거라도 살까?”
“아니.”
예술인문학자 이동섭 칼럼니스트는 “백화점 앞에서 밤새도록 줄 서서 기다리는 20대들에게 평창 롱패딩은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돈만 있으면 못 사는 게 없는 시대에 한정판이 주는, ‘이번이 아니면 다시 살 수 없다’는 가치는 크다.
한정판의 가치는 그렇게 구입한 물건들을 자신의 에스엔에스에 올려서 인증하는 문화로 이어지면서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평창 올림픽 공식 온라인스토어를 보면 마스코트나 엠블럼이 그려진 후드티 등 일부 상품들도 매진 딱지가 붙었다.
이런 이유로 이동섭 칼럼니스트는 “평창 롱패딩의 열풍이 다른 브랜드의 롱패딩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
이라고 봤다. 기성품들은 한정판이 주는 기쁨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 몇몇 업체의 롱패딩은 품절 상태다.
품절과 재입고가 반복되고, 이 과정을 언론이 기사로 부각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더 끌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패스트 패션(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시키는 의류 또는 의류업계)의 특성이기도 하다. 유니클로나 에이치앤엠(H&M) 등이 대표적인 패스트 패션 브랜드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 일반화하면서 패스트 패션과 패스트 패션이 아닌 것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논문 ‘현대 소비사회의 이해를 통한 패스트 패션 연구’(윤태영·노지연·고애란, 2014년 8월)는 ‘제한성’을 패스트 패션의 특성으로 꼽으며 “동시에 많은 상품들을 소량씩 제작함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지금이 아니면 다음은 없다’는 마음을 갖도록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대의 스타일 아이콘이나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제한된 수량의 한정 상품을 발표함으로써, 개성과 사회적 차이화(차별화)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내밀하고 무한한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정판의 가치를 패션업계가 만들고 부추긴다는 얘기다.
2015년 11월 글로벌 스파(SPA. 제조·유통 일괄형 패션) 브랜드인 에이치앤엠이 명품 브랜드 ‘발망’과 협업해 아이템을 내놓았을 때 벌어졌던 ‘밤샘 대기’ 소동이 전형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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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 환경을 위한 패션
평창 롱패딩에 열광하는 사이, 우리가 외면하거나 숨기는 문제들이 많다.
패딩의 가성비를 논하기 이전에 패딩용 충전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동물학대 문제부터 고민할 필요가 있다.
패딩 하나당 15~20마리의 거위 또는 오리가 희생된다.
생후 10주부터 시작해 6주 간격으로 산 채로 털을 뽑는다.
그린피스 보고서 ‘타임아웃이 필요한 패스트 패션’(Timeout for fast fashion)을 보면 전세계 의류 판매 매출은 2002년 1조달러에서 2015년 1조8000억달러(약 2000조원)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15년 전보다 평균 의류 구매량이 60% 증가한 반면 옷을 버리는 속도는 두배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오늘의 트렌드가 내일의 쓰레기”(Today’s trends are tomorrow’s trash)인 셈이다.
평창 롱패딩을 만든 신성통상의 누리집을 보면 ‘주요 바이어’로 노스페이스의 모회사인 미국의 의류 기업 브이에프
(VF), 영국의 저가 스파 브랜드 프라이마크(PRIMARK) 등이 소개돼 있다.
‘내일의 쓰레기’를 팔아 돈을 버는 대표적인 패스트 패션 업체이자 글로벌 의류 재벌들이다.
동물을 학대하고 환경을 파괴하는데 사람이라고 무사할까.
생산되는 모든 섬유의 60%에서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 제조 과정에서 면 섬유의 3배에 이르는 탄소가 배출된다.
합성섬유로 만든 옷은 세탁하는 과정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을 방출한다. 영국의 <가디언>은 2016년
9월 한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옷 한벌을 세탁할 때 최대 70만개 이상의 미세 플라스틱 섬유가 방출된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사회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탠시 호스킨스는 그의 책 <런웨이 위의 자본주의>에서 “이윤만을 좇는 패션의
끝없는 탐색 과정에서 인간, 동물 혹은 환경에 대한 존중은 거의 찾을 수 없다”고 썼다.
가난한 노동자들과 고객들을 극심하게 착취하면서 성장한 패션 산업은 동물을 학대하고 환경을 파괴해왔다.
그리고 결국엔 모두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중이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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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CJ오쇼핑에서 방송한 '슈퍼마켓'에서 롱다운 점퍼를 입고 '블랙수트'
무대공연하는 슈퍼주니어 모습.
/사진=CJ오쇼핑
독자제공,
연합뉴스
'평창 롱패딩'인기, 불경기 패선업계에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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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지하 입구 앞에 '평창 롱패딩'을 사려는 시민들이 밤을 지새우며
기다리고 있다.
2017.11.25.
평창 롱패딩이 불붙인 롱패딩 열풍…등골 브레이커 낙인까지
#고등학생 아들을 둔 김모(42) 씨는 평창 롱패딩 열풍을 전후로 아들이 롱패딩을 사 달라고 졸라 난처했다.
김 씨는 "브랜드 롱패딩 하나쯤 있어야 교실에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다고 조른다"며 "유행이 되어버려 빠지고 싶어도 어쩔 수 없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올해 롱패딩 인기가 심상치 않다. 롱패딩은 길이가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긴 기장의 패딩을 의미한다.
그 안에는 오리털이나 구스 충전재로 채워져 바람을 막아주고 따뜻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롱패딩이 저마다 학교갈 때 하나씩은 있어야 하는 필수품이 되면서 부모의 가격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 일찍 추워진 날씨에 평창 롱패딩으로 입소문…아이돌 제품도 가세
올해는 유난히도 추위가 빨리 찾아왔다.
겨울이 대목인 아웃도어업계는 미리부터 올해 유행을 긴 기장의 파카로 잡고 롱패딩 제품을 미리 준비했다.
연예인이 촬영 중 휴식 시간에 입는 '벤치파카'라는 이름을 따와서 벤치파카 시리즈를 주로 내놓았다.
그런 와중에 롯데백화점에서 기획된 평창 롱패딩이 롱패딩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평창 롱패딩은 14만9000원의 가격으로 구스 솜털과 깃털 비율이 8:2로 충전재 자체도 짱짱하다.
가격 파괴라고 할 수 있는 가성비와 스타들의 착용샷이 인기를 끌면서 청소년 층에서 입소문을 먼저 탔다.
지난 22일 롯데백화점에 남은 7000여점 재입고에 따라 돗자리를 깔고 밤을 새며 기다려 열광적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현재 14만원대인 평창 롱패딩을 구하기는 이제 하늘에 별 따기여서 웃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판이다.
실제로 중고 사이트에서 평창 롱패딩은 2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이모(14)군은 "평창 롱패딩은 구하기도 너무 어려워 포기했다"며 "대신 좋아하는 아이돌이
나오는 패딩을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10대들을 겨냥해 아이돌 모델과 광고를 찍은 업체들도 많다. 방탄소년단(푸마), 워너원(아이더), 세븐틴
(다이나핏) JBJ(휠라)등 아이돌 마케팅이 활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모델이 있는데도 롱패딩 모델을 따로 쓰는 등 10대들을 겨냥하기 위한 마케팅을 많이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배우 공유를 모델로 내세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11월 첫 일요일이었던 지난 5일 하루 매출액 44억원을 찍었고
그 다음주인 12일에는 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날 기준으로도 180% 성장했다.
레드페이스의 '울리패딩 롱우먼재킷'은 11월 들어 4주 연속 3배 이상의 매출을 보이며 소진율 80%를 기록했다.
홈쇼핑에서도 롱패딩 제품을 기획했다.
슈퍼주니어가 나온 CJ오쇼핑의 씨이엔 롱패딩은 1만9000세트가 팔려 완판을 기록했다.
GS샵의 '푸마 라이트웜 벤치 코트'는 방송 동안 10억원 어치가 팔려나갔다.
◇ 등골 브레이커 부작용도…"과거와 비교하면 애교(?)" vs "그래도 부담" 의견 갈려
롱패딩이 아무리 싸도 20만원대는 하는데 교복처럼 모두 사 입는 수준이라 '등골 브레이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등골 브레이커란 학부모의 등골을 빼먹게 하는 비싼 제품이라는 말로 예전 노스페이스의 비싼 파카가 그 시초다.
그러나 예전의 등골 브레이커와는 다르게 이번 롱패딩 열풍은 조금 다른 구석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선 가격이다. 중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노스페이스 눕시(25만원)와 노스페이스 히말라야(80만원)은 가격 자체가 너무 높게 형성돼 있어 등골 브레이커라고 불렸다.
그 이후유행한 캐나다 구스는 100만원대, 몽클레르 패딩은 2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으로 많은 이들을 경악케 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평창 롱패딩이 인기를 끌고 있는 걸 보면 이제는 가격이 높은 것만이 꼭 좋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디자인이다. 예전에는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히고 색깔이 튀고 두꺼운 헤비다운이 유행이었지만, 최근에는
경량 제품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평창 롱패딩으로 대표되듯 브랜드 로고가 없고 어디에서든 어울리는 톤다운된 컬러에 심플한 제품이 인기가 높았다.
디자인이 다양해지며 가격대도 매우 넓어졌다.
예전에는 가격별로 등급을 나누듯 했다면, 최근에는 어떤 브랜드든 따뜻하고 예쁘기만 하면 그렇게 상관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저가 브랜드에서는 평창 롱패딩의 열기에 10만원대 패딩이 속속 제작되기도 했다.
실제로 유니클로 등 SPA업계에서도 이벤트 기간에 구입하면 16만9000원에 살 수 있는 저렴한 롱패딩을 내놓아 반향을 얻었다. 평창 롱패딩의 제작업체인 신성통상의 SPA브랜드 탑텐에서도 '류준열 패딩'으로 불리는 폴라리스 롱패딩
점퍼는 12만9900원이다.
물론 학생들이 선호하는 아디다스, 나이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K2, 네파, 코오롱스포츠 등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대표 제품은 아직도 30만원대 이상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여전히 싸지 않은 롱패딩을 교복처럼 입는 것은 학부모에게 부담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일부 학교에서는 위화감 조성을 막기 위해 교실에서는 입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평창 롱패딩은 유통업계의 선주문으로 대표되는 기획력과 신성통상의 경쟁력이 잘 만나 이뤄진
작품"이라며 "보통 롱패딩은 여전히 비싸 학부모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노티카·노페·캐나다구스·롱패딩…'등골브레이커史'1990년대 노티카, 2011년 노스페이스 열풍…최근에는 너도나도 '롱패딩'#주부 황수연씨(46)는 최근 롱패딩을 사달라 조르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과 백화점을 찾았다가 가격을 보고 놀랐다. 최소 30만원 이상에 많게는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제품까지 있었던 것. 재작년 산 오리털 패딩을 그냥 입으라고 했지만 아들은 "나 빼고 다 입는다"며 투덜댔다. 결국 그는 60여만원짜리 롱패딩을 3개월 할부로 구매했다. 황씨는 "집에 패딩이 있는데 유행 때문에 또 산 것 같아 아깝다"며 "자식이 사고 싶어하는데 모른척 할 수도 없는 것이 부모 마음"이라고 말했다. 10대 중·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롱패딩' 열풍이 불면서 롱패딩이 새로운 '등골브레이커(고가라 부모의 등골을 휘게하는 제품이라는 뜻)'로 자리 잡았다. 한 벌에 수십만원씩 하는 프리미엄 패딩을 조르는 자녀들 때문에 학부모들은 가격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반면, 학생들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것"이라며 항변하고 있기도 하다. 롱패딩 뿐 아니라 과거부터 추운 계절이 돌아올 때면 고가의 겨울 점퍼로 인한 학부모들의 부담이 컸다. '등골브레이커사(史)'를 정리해 봤다. ◇1990년대 주름 잡던 바람막이 점퍼 '노티카'=최근에는 패딩이 대세지만 199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바람막이 점퍼를 위주로 한 '노티카' 브랜드가 학생들 사이 큰 유행이었다. 노티카 점퍼는 원색 컬러에 팔 부위 등에 세로로 영문 브랜드명이 새겨진 것이 특징. 양면으로 뒤집어 입을 수도 있었다. 당시 10대 중·고교생들은 교복 위에 노티카 점퍼를 걸쳐 입고는 했다. 당시 가격으로 10만원대 후반에서 30만원대에 달하는 고가 제품이었다. 등골브레이커의 원조 격인 셈이다. 고등학교 때 노티카 바람막이 점퍼를 입었었다는 직장인 강태욱씨(35)는 "노티카 점퍼를 입은 친구들이 많아 어머니께 사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 금액으로 20만원 이상이어서 꽤 비쌌는데 지금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2011년, 고가 패딩 유행의 시작 '노스페이스'=고가 프리미엄 패딩의 논란을 일으킨 대표적인 아웃도어 브랜드가 '노스페이스'다. 2011년 겨울 학생들 사이에서는 '노스페이스 대란'이라 부를 정도로 해당 패딩을 입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당시 노스페이스 패딩 가격은 최저 25만원에서 최고 70만원에 달했다. 학부모 등골을 휘게 한다는 가격으로 '등골브레이커'라는 신조어가 처음 등장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고 다녔었다는 대학생 신준식씨(22)는 "거의 한 반에 20명 정도는 노스페이스 패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시 온라인상에서는 노스페이스 가격에 따라 학생들의 '계급'을 분류하는 게시물이 만들어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가장 대중적 모델이었던 '눕시2 자켓’을 입은 학생은 최하 계급, 가장 비싼 모델인 '히말라얀 파카'를 입은 학생은 '대장'이라고 부르는 식이었다.
◇'노페' 바통터치 한 '몽클레르'·'캐나다구스'=2013년부터는 노스페이스 패딩 대신 '몽클레르'나 '캐나다구스' 같은 수입 브랜드 위주로 고가의 명품 패딩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몽클레르' 패딩은 한·중·일 아시아 지역에서 고가 패딩 마케팅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두텁고 큰 옷 맵시가 났던 기존 패딩과는 달리 경량에 보온 소재를 두툼하게 넣고 허리라인은 잘록하게 살려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캐나다구스'도 고가 패딩 열풍을 몰고 오며 '몽클레르'와 더불어 양강 구도를 구축했다. 두 고가 패딩은 평균 가격대가 100만원을 훌쩍 넘어 노스페이스보다 훨씬 비쌌던 까닭에 '新(신) 등골브레이커'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러다 해외직구 등으로 인해 희소성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롱패딩' 대열풍, '등골브레이커' 계보 이어=올해는 '롱패딩(무릎아래까지 내려오는 다운 소재의 재킷)'이 대세다. 두툼한 소재의 기존 패딩에 아래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덕분에 중·고교생들은 물론 대학생 등 성인들까지 너도나도 롱패딩을 찾고 있다. 롱패딩 가격은 브랜드마다 천차만별이지만 통상 30만~50만원대다. 거위털·오리털 등 소재와 함유량에 따라 70만~80만원 이상 호가하는 고가 제품도 있다. 그럼에도 중·고교생들이 교복 위에 외투처럼 입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학생 최모군(16)은 "한 반에 90% 이상은 롱패딩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학부모 부담이 커져 새로운 '등골브레이커'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14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평창 롱패딩' 열풍이 불기도 했다. 지난 22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영등포점, 평촌점, 김포공항점 등 4개 지점에서 평창 롱패딩의 판매가 재개된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전날 저녁부터 밤을 새면서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고등학생들의 모방 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이 같은 유행이 번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다른 친구가 사면 나도 그 정도는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모방 심리가 어느정도 작용하고 있다"며 "중고생들이 가장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람직한 소비는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만족할 수 있는 것으로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24일 오전 9시 울산시 남구 울산롯데백화점 3층 매장과 롯데시네마를 잇는 통로에는 평창올림픽 롱 패딩을 구입하려고 줄을 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23일 낮 12시부터 기다린 주부 권모(41·울산 중구 반구동)씨 뒤로 매장 입구에서부터 롯데시네마까지 이어진
이날 롯데백화점이 준비한 평창 롱패딩은 총 170장. 롯데백화점 측은 대기 순번대로 170명까지 의자를 제공한 뒤 통제선을 설치했다.
오전 10시 30분 백화점이 나눠준 번호표를 받아 든 순번 내 대기자들은 10명 씩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토어 매장으로 들어간 뒤 자신이 원하는 사이즈의 롱패딩 하나씩을 구입한 후 백화점을 나섰다.
170장이 모두 팔려나가는 데 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는 백화점 안내데스크에 전화로 문의했다가 “백화점을 방문해 번호표를 받아서 구입할 수 있다”는 말만
매장 주변에서는 롱패딩을 구경하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22시간을 기다렸다 롱 패딩을 가장 먼저 구입한 권씨는 “아이가 중학생인데 평창 롱패딩을 너무나 갖고 싶다고 해서
한편, 평창올림픽을 기념해 3만 장 한정판매 중인 평창 롱패딩은 거위털을 충전재로 사용한 구스 제품이면서도

24일 오전 9시 울산 롯데백화점 3층 매장 입구에서 이날 판매되는 평창 롱패딩을 사기 위해 새벽 2시쯤 도착한 시민들이 백화점 문이 열릴 때를 기다리며 의자에 앉아 쪽잠을 자고 있다.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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