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지난 21일 발생한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죽고, 29명이 다쳤다. 그러나 소방당국이 연기로 아직 확인하지 못한 구역을 계속 수색하고 있어 추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출처=연합뉴스]](https://t1.daumcdn.net/news/201712/22/ned/20171222091118163huam.jpg)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피트니스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t1.daumcdn.net/news/201712/22/joongang/20171222023102331lcfy.jpg)
고교 졸업반 손녀딸은 대학 입학 앞둬
한꺼번에 3가족 잃은 유족 망연자실
21일 충북 제천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망자 중에 일가족 3명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이 중 고교 졸업반 학생인 손녀딸 김모(18)양은 대학 입학을 앞둔 상태였다.
김양은 전체 사망자 29명 중 가장 나이가 적다.
제천시 소방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사망한 김모(80)씨와 민모(49)씨, 김모(18)양은 할머니ㆍ엄마ㆍ딸
3대 가족이다.
수능이 끝나고 연말을 맞아 고향을 찾았던 민씨와 김양은 외할머니 김씨와 함께 목욕하러 이곳에 들렀다가 화를
입었다.
이들 3명이 한 가족이었다는 것은 밤늦게서야 확인됐다.
이날 오후 3시 50분쯤 제천시 소하동 ‘노블 휘트니스 앤 스파’에 화재가 발생한 직후 유족들이 소방당국에 “가족 3명이 화재 건물 목욕탕으로 갔다가 연락이 끊겼다”고 말하면서 유족과 소방당국은 함께 신원 확인에 나섰다.
확인결과 외할머니 김씨는 명지병원에, 민씨와 김양은 제천서울병원에 안치된 상태였다.
모두 2층 여자 목욕탕에서 시신이 발견됐지만, 시신 수습 초기 같은 가족인지를 알 수가 없어서 각각 흩어져 있었다.
또 외할머니 김씨와 엄마 민씨의 신원은 바로 확인됐지만, 김양의 신원은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확인됐다.
사이좋게 목욕을 떠났던 3대를 한꺼번에 잃은 유족들은 망연자실했다.
유족 박모씨는 “경기도에 사는 처형과 처조카가 고향에 들러 장모님과 목욕을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아내와 장모님 그리고 딸을 잃으신 형님(민씨 남편)은 말도 잘 하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으셨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병원 측에 “세 가족을 한 곳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고, 김씨의 시신은 22일 새벽 2시 20분쯤 딸과 외손녀가 있는 제천서울병원으로 이송됐다.
제천=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제천 스포츠 시설서 큰불 (제천=연합뉴스) 지난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8층짜리 스포츠시설 건물에서 불이 나 119 소방대가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충북 제천소방서 제공=연합뉴스] logos@yna.co.kr](https://t1.daumcdn.net/news/201712/22/yonhap/20171222093323855suwe.jpg)
제천 스포츠 시설서 큰불 (제천=연합뉴스) 지난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8층짜리 스포츠시설 건물에서 불이 나 119 소방대가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충북 제천소방서 제공=연합뉴스] logos@yna.co.kr
살려달라고 아우성인데 유리 안 깨고 밖에서 물만 뿌려
굴절 소방차 구조자 1명 그친 것도 논란..민간업체는 3명 구조
(제천=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에서도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건 현장 주변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이 넘게 건물 안에 갇혔던 사람이 외부와 전화 통화를 했으나 결국
구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와 늑장 구조 논란이 일고 있다.
화재는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신고가 접수됐으며 소방차의 현장 도착 시간은 7분여 뒤인 오후 4시였다.
출동한 이후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명이 숨진 2층 사우나의 유리를 출동직후 곧바로 깼으면 더 많은 사람들을 구조했을 것이라고 현장을 지켰던 목격자들은 안타까워했다.
유족 류모(59)씨는 "숨진 아내의 시신을 확인해 보니 지문이 사라져 있었다. 아마 사우나 안에서 유리창을 깨려고 애를 쓰면서 손이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씨는 "사우나 안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유리창을 깨기 위해서 필사의 몸부림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는 물만 뿌리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울분을 터트렸다.
실제 소방·구조 인력이 2층에 진입한 것은 현장 도착 30∼40분 뒤였다. 이 때는 이미 20명이 화마에 휩싸여 숨진
뒤였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는 1층의 차량이 불타고, 주변의 LP가스가 폭발할 위험이 있는 데다 연기 등으로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2층의 유리를 깨고 현장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예상보다 더)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인근 CCTV (제천=연합뉴스) 조현후 인턴기자 =
지난 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22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스포츠센터 인근 상가 CCTV에 당시 화재
발생순간이 보이고 있다.
who@yna.co.kr

제천 화재현장
굴절 소방차와 고가 사다리 소방차로 고층에 있던 사람들을 구조한 과정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는 한 때 굴절 소방차가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방당국은 기계 고장이 아니라 사고 현장에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굴절 소방차를 설치하는 데 30분가량의 시간이
지체됐다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도 소방당국이 고층에서 구조한 사람은 1명에 불과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고층으로 피신했다가 목숨을 건진 사람은 모두 5명이다.
굴절 소방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업체의 스카이 차가 출동해 8층에서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3명을 구조했다.
만일 이 업체가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면 인명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간업체가 구조한 뒤 뒤늦게 굴절 소방차가 8층에 있던 1명을 구조했다.
구조된 또 다른 1명은 고층 난간에 매달려있다가 소방서가 설치한 에어 매트로 뛰어내려 목숨을 구했다.
bwy@yna.co.kr

화재 희생자와 1시간 통화했는데.." 늑장 구조 논란 커져
소방차 현장 도착 30분 뒤에 2층 사우나 진입..이미 20명 숨져
굴절 소방차 구조 1명 그친 것도 논란..민간업체는 3명 구조
(제천=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에서도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건 현장 주변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이 넘게 건물 안에 갇혔던 사람이 외부와 전화 통화를 했으나 결국
구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와 늑장 구조 논란이 일고 있다.
화재는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신고가 접수됐으며 소방차의 현장 도착 시간은 7분여 뒤인 오후 4시였다.
그러나 소방·구조 인력이 현장에 도착한 지 30∼40분 뒤에야 2층 여성 사우나에 진입했고, 이때는 이미 20명이 화마에 휩싸여 숨진 뒤였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는 1층의 차량이 불타고, 주변의 LP가스가 폭발할 위험이 있는 데다 연기 등으로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2층의 유리를 깨고 현장으로 진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예상보다 더)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제천 화재현장
굴절 소방차와 고가 사다리 소방차로 고층에 있던 사람들을 구조한 과정도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는 한 때 굴절 소방차가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방당국은 기계 고장이 아니라 사고 현장에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굴절 소방차를 설치하는 데 30분가량의 시간이
지체됐다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도 소방당국이 고층에서 구조한 사람은 1명에 불과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고층으로 피신했다가 목숨을 건진 사람은 모두 5명이다.
굴절 소방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 업체의 스카이 차가 출동해 8층에서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3명을 구조했다.
만일 이 업체가 구조에 나서지 않았다면 인명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간 업체가 구조한 뒤 뒤늦게 굴절 소방차가 8층에 있던 1명을 구조했다.
구조된 또 다른 1명은 고층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소방서가 설치한 에어 매트로 뛰어내려 목숨을 구했다.

외벽에 불 잘붙는 드라이 비트·샌드위치 패널 등 사용된 듯
불법주차에 소방차 진입 지연.. 고가 사다리도 제때 못펴
화재 위험 큰 '방화지구'에 위치.. 방화창호 등 의무규정 안지킨 듯
스프링클러 작동 안했을 가능성
21일 오후 충북 제천의 8층짜리 스포츠센터에서 난 화재는 1층 주차장 천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건물 2~3층에는 사우나가 있다.
4~6층에는 헬스장, 7층에는 스포츠댄스장이 있었다.
불은 삽시간에 가연성 외장재인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 건물 전체로 급속하게 번졌다.
특히 최근 외벽 리모델링을 했는데, 이때 불에 약한 자재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왜 삽시간에 불 번졌나
1층의 차량에서 난 불이 건물 외벽으로 옮아 붙어 순식간에 번진 점으로 미뤄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건물은 최근 건물 벽 등을 새로 리모델링했다.
고층 건물들이 미관을 고려해 화재에 취약한 마감재를 쓰는 경우가 많다.
화재가 난 건물 외벽이 '드라이 비트' 소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드라이 비트'는 건물 외벽에 스티로폼을 붙이고 석고 등을 덧바른 마감재인데, 단열성이 뛰어난 데다 값이 싸고 시공이 편리해서 많이 쓰인다.
2015년 사상자 130여명을 냈던 의정부 10층짜리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때도 아파트 외벽이 이 '드라이 비트'로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도 불이 외벽을 타고 급속도로 번졌다.
2010년 부산 해운대의 주상복합 우신골든스위트 화재 역시 4층에서 시작된 화재가 외벽 치장재인 알루미늄 패널로
옮아 붙으면서 순식간에 37층까지 화재가 확산됐다.
지난 6월 사망자 70여명이 발생했던 영국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도 건물 외벽 마감재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국내에선 의정부 사고 이후 법령이 개정돼 6층 이상 모든 건축물의 외장재 사용 시 불에 잘 타지 않는 성능을 가진
자재를 쓰도록 의무화됐으나 그 전에 지어진 건물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제천시청 관계자는 "외장재에 샌드위치 패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샌드위치 패널은 얇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유리솜 등 충전재를 넣어 무게를 지탱하게 하는 건축 자재다.
보통 급속 시공이 필요한 경우 철골 구조물을 세운 다음 외벽을 샌드위치 패널로 마감한다.
이 건물은 현행법상 '방화 지구'에 속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화지구는 도시정비가 제대로 안 돼있고 건축물이 밀집된 지역일 경우 화재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지정한 지역이다. 방화지구에서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 외에는 건축물 주요 구조와 외벽에 화재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화유리,
방화창호 등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 건물의 경우 불길이 삽시간에 번진 것을 볼 때, 이런 기준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 화재가 난 건물은 엘리베이터 1대와 엘리베이터 옆의 계단 2개만 있었다.
대피할 통로가 부족했던 것이다.
◇불법 주차로 구조 지연
소방 당국은 신고를 받은 오후 3시 53분 곧바로 출동해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화재 초기에 불법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 앞 도로는 폭 5m 정도의 왕복 2차선이다.
당시엔 도로 양옆으로 차량들이 불법 주차돼 있었다.
구조대 차량이 제때 출동하긴 했지만 고층 건물 구조용 사다리가 펴지지 않아 무용지물이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시민은 "건물에서 불이 났을 당시 소방서 사다리차가 펴지지 않아 초기 구조와 진화에 실패했다"며 "구조대가 뒤늦게 이삿짐센터 사다리차를 불러 건물에 있던 주민을 구조했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다리차가 펴지지 않은 것은 아니고 구조용 사다리차를 펴려면 건물과 소방차 간에 8m 정도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 공간이 없어 지체됐다"고 해명했다.
건물 옥상이 뾰족하게 삼각형으로 모이는 구조여서 헬기가 접근하기 쉽지 않은 점도 구조를 힘들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헬기가 착륙할 장소를 못 찾았다는 것이다.
목격자들은 "처음에 소방차 수십 대와 헬기가 왔는데 접근을 못 했다. 발만 동동 굴렀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방화벽이 닫혀 있지 않았거나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찬오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보통은 이런 대형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인명 피해가 이렇게 크지는 않다. 비상구가 무조건 설치돼 있기 때문"이라며 "이 건물 같은 경우 최근 리모델링으로 벽에 인화성 물질이 남아 있어 불길이 더 크게 번졌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제천=뉴시스】이병찬 기자 = 21일 오후 4시께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에 도착한 제천소방서 굴절 사다리차가 구조작업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2017.12.21.(사진=독자 제공) bclee@newsis.com
사상자 50여명 제천 화재도 결국 人災.."대비도, 대처도 부족했다"
-“마감재 타고 ‘굴뚝 현상’ 발생 불 순식간에 번져”
-현장 도착해도 불법주차ㆍ날씨 탓에 구조 지체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이번에도 인재였다.
지난 21일 오후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불이 쉽게 붙는 외벽 마감재를 타고 순식간에 번지며
50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29명, 부상자도 29명에 달한다. 그러나 소방당국이 연기로 아직 확인하지 못한 구역을
계속 수색하고 있어 추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22일 충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3분께 9층 규모의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1층 주차장에 있던
차량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층에서 시작된 불은 건물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위층까지 번졌다.
화재경보가 울리기도 전에 건물 전체로 번진 불 탓에 상당수 피해자는 건물 내에 갇혀 그대로 숨졌다.
특히 화재가 시작된 1층 바로 위 2층 여성 목욕탕에서만 사망자가 20명 가까이 발생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망자들이 화상을 입은 흔적은 거의 없어 대부분 목용탕 내부로 들어온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
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지난 21일 발생한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죽고, 29명이 다쳤다. 그러나 소방당국이 연기로 아직 확인하지 못한 구역을 계속 수색하고 있어 추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출처=연합뉴스]](https://t1.daumcdn.net/news/201712/22/ned/20171222091118163huam.jpg)
[사진=지난 21일 발생한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죽고, 29명이 다쳤다.
그러나 소방당국이 연기로 아직 확인하지 못한 구역을 계속 수색하고 있어 추가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출처=연합뉴스]
불이 난 건물은 압류와 경매를 거치며 지난 10월 새로 리모델링을 했다.
그러나 리모델링 과정에서 소방규정을 어기고 불이 붙기 쉬운 마감재를 사용해 화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건물의 마감재로 쓰인 ‘드라이비트’ 지난 2015년 1월 의정부 화재 당시에도 문제로 지목됐던 대표적 가연성
마감재다.
정부는 의정부 화재 이후 소방규정을 강화해 지난 2015년 10월부터 6층 이상 건물에 대해 불연성 마감재 사용을 의무화했지만, 이번에 불이 난 건물은 그 이전에 지어져 가연성 마감재를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 관계자는 “가연성 외장 마감재를 사용할 경우 외벽과 불타는 외장재 사이의 빈 공간을 따라 ‘굴뚝 효과’가 발생해 불이 더 빨리 번지게 된다”며 “올해 발생했던 런던 아파트 화재사고와 비슷한 경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는 런던 아파트 화재 이후인 지난 7월 30층 이상의 고층 건물에 대해 가연성 외장재 사용 여부 등을 조사
하는 ‘화재안전 성능평가’를 시행했지만, 9층 높이의 사고 건물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직후 구조 과정에서도 아쉬운 모습이 보였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53분에 신고를 받고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현장 주변에 불법 주차된 차량 탓에 일부 살수차가 제때 투입되지 못했다.
현장에 도착한 고층 건물 구조용 장비도 말썽이었다.
건물과 8m 이상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사다리차는 좁은 골목 탓에 운용이 늦어졌고, 추운 날씨 탓에 현장에 도착한
굴절차는 유압 밸브가 고장 났다. 이 때문에 사고 초기 구조 작업은 한동안 지체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인근 사다리차 업체에서 민간용 사다리차를 동원해 고층에 고립됐던 피해자들을 구출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소방당국은 추운 날씨 탓에 밸브가 터지면서 장비 사용이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제천의 평균 기온은 전날보다 3.3도 오른 영하 4도에 그쳤다.

오열·통곡..제천 화재 시신 안치 병원 밤새 눈물바다
제천서울병원·명지병원 유가족 뜬 눈으로 밤새워
유족들 장례 절차 논의..합동 분향소 설치 요구
(제천=연합뉴스) 이승민 권준우 기자 = 58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사망자의 시신 14구가
안치된 제천서울병원에는 유족의 울음이 끊이지 않는 등 이틀째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22일 이 병원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에는 50여명이 눈앞의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하게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대기실 곳곳에서는 통곡과 오열하는 소리가 밤새 끊이지 않았다.
참사로 아내를 떠나보낸 유족 류모(59)씨는 "목욕을 하러 갔던 아내를 잃고 나니 모든 것이 허망하다.
더는 이 나라에 살고 싶지 않다"며 눈물을 닦았다.
고등학교 교감으로 재직 중인 류씨는 "아내 시신을 확인했는데, 두꺼운 외투만 입고 있었다"면서 "옷가지라도 걸치고
탈출하려다 시간을 놓친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탄식했다.

제천 서울병원에 마련된 유족대기실 (제천=연합뉴스) 조현후 인턴기자 =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에 제천 화재사고 유족대기실이
마련되어 있다.
2017.12.22 who@yna.co.kr
그의 아내는 불이 난 건물 2층 여자 목욕탕에서 발견됐다. 시신 손바닥이 심하게 훼손돼 있었던 탓에 21일 밤 11시가
넘어서야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유족은 전날부터 한 끼도 입에 대지 못한 채 멍하니 천장만 바라 보고 있었다. 대기실 구석에는 쪽잠을 청했으나
눈이 감기지 않아 뒤척이는 유족도 눈에 띄었다.
유가족 10여명은 대기실 한쪽에 모여 장례 절차와 유족 모임 구성 등 향후 계획을 논의하기도 했다.
류씨는 "한 번에 30명 가까운 사람이 숨져 제천에는 수용할 장례식장이 없다"면서 "시가 유가족 대표를 선출하도록
도와 주고 합동 분향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5명의 사망자 시신이 안치된 제천명지병원 유가족들도 황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망자 최모(46·여)씨의 유족은 이날 오전 7시께 장례식장 지하 임시 빈소에서 장례 절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최씨는 대학생 딸, 고3 딸, 막내아들 등 3남매를 키우던 맞벌이 엄마로 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사로 일했다.
고3 딸은 이번에 수능을 치러 대학에 합격했다.

제천 서울병원에 마련된 유족대기실 (제천=연합뉴스) 조현후 인턴기자 =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에 제천 화재사고 유족대기실이
마련되어 있다.
2017.12.22
한 유족은 "고인이 5남매 중 넷째 딸인데 다음 주 남매들이 모두 모이는 가족 모임을 할 예정이었는데 못 보고 세상을
떠나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최씨를 아는 한 지인은 "성실하고 순박한 최씨는 자식 셋을 어엿하게 키우기 위해 정말 성실하게 일했다"며 "아이들을 다 키웠는데 너무 허망하게 떠났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2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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