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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대정전 사태 겪는 베네수엘라, 결국 국가비상사태 선포

물을 길어 나르고 있는 베네수엘라 시민과 군병력. © AFP=뉴스1







【카라카스=AP/뉴시스】1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부분 정전으로 해당 지역
 가정집, 회사, 상점 등에 물이 나오지 않아 시민들이 열려있는 송수관에서 물을 받고 있다. 
  



 

[뉴스워커_국제정세]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닷새째 정전이 이어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직접적인 원인은 베네수엘라 전체 전력 3분의 2를 담당하는 엘 구리수력발전소의 고장인데, 마두로 대통령은 발전소가 전자기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과이도 국회의장은 정부가 전력망 유지에 실패했기 때문

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결국 과이도 의장은 11(이하 현지시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로써 베네수엘라는 외국 군 개입으로 현 마두로 정권을 쫓아내고 정치경제 등의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베네수엘라 대정전 원인은

7일 시작된 대정전은 베네수엘라의 거의 대부분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남부 대형 수력발전소 엘 구리가 문제가 생겨 발생했다.


 일부는 복구가 되기도 했지만 9일에 볼리바르주의 대형 발전소에서 원인 불명의 폭발이 발생하면서 전국 23개주 가운데 16개주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고 있으며, 6개주는 부분 정전 사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정전으로 전 국토 96%가 암흑세계가 됐다면서 이로 인해 투석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 1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또 현지 언론 엘 나시오날은 최근 넉 달간 병원에 전기공급 차질로 79명이 숨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통신망이 끊겨 은행업무나 결제 기능이 마비됐고, 지하철 운행도 중단됐으며, 정전 때문에 주유소의 주유기가 작동하지 않아 차에 기름도 넣지 못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남미 역사상 최대의 정전 사태를 두고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을 받은 과이도 의장 세력이 전력 시스템을 공격해 일어났다며 미국 배후설을 주장했고, 과이도 의장은 정부 부패와 수년 간에 걸친 부실 관리 등으로 발생했다

 반박했다.


실상은 차베스 전 정권과 마두로 정권의 수력발전 의존 시스템이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1960년대부터 발전 용량이 1235에 달하는 초대형 수력발전소 엘 구리 발전소를 짓고, 석유를 최대한 수출하기 위해 화력발전소를 줄이는 정책을 썼다.


그런데 차베스 정권 때인 2009년 가뭄이 장기화 되면서 전력난으로 정전이 자주 발생하기 시작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전략 공급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하루 2시간 단전 등 임시방편만 쓸 뿐이었다.

BBC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2007년 전력망을 국유화하면서 투자와 관리 부족으로 이미 전력 사정이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베스 후계자인 마두로가 정권을 잡은 2016년 또다시 가뭄 사태와 전력난이 발생했음에도 근본적인 해결을 외면한

 채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60일간 전력을 통제하는 것에 그쳤다.

BBC는 이번에 발생한 정전 사태에 대해 수력 인프라에 전력을 의존하는 베네수엘라의 투자 부족으로 수십 년 동안

 주요 댐들이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미군 개입 가능성 높아져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설상가상으로 대정전 사태가 발생하자 과이도 의장은 결국

지난 11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 10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서 국제 원조를 받기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국회에

요청할 것이라면서 임시 대통령 자격으로 적절한 시기에 베네수엘라 헌법 187조를 발동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1


87조는 국회가 외국군이 국내에 들어와 임무 수행을 하도록 승인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미국 등 서방군대를 개입시켜 마두로 정권을 쫒아내고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미 국제사회에 군사개입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 달 23일 콜롬비아와 브라질 국경에서 구호품

반입을 두고 군과 주민들 간 유혈 충돌이 일어나자 과이도 의장은 국제 동맹국에게 마두로를 해임하기 위한 모든 선택사항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야 한다고 정식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미국은 군사개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25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며 군사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반드시 저지하고 나섰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연방상원의장은 지난

 3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델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유혈 사태를

 일으키고 군사 개입 명문을 만들려고 어떤 도발을 꾸미지 않을까 매우 염려스럽다면서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 간 세력 싸움으로 번진 베네수엘라 사태

이렇게 베네수엘라 사태는 국제사회 간 세력싸움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등 서방 국가들은 과이도를 지지하고, 러시아를 위시한 이란, 쿠바, 시리아, 터키 등은

마두로를 지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을 위해 열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이는 확연히 드러났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달 2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제안한 베네수엘라 결의안을 차례로 표결에 부쳤지만 모두 부결되고 말았던 것이다.


 결의안이 채택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5개 상임사국이 모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하는데 미국의 결의안에는 러시아중국이, 러시아가 마련한 결의안은 미국프랑스영국이 반대하고 나섰다.

한편, 미국이 마련한 결의안은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된 지난해 5월 대선의 불공정성을 비판하고 각국 옵서버의 참관

 하에 선거를 다시 치르자는 내용과, 미국 등 국재사회 구호 물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반면 러시아 결의안은 베네수엘라의 위기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내용과 함께 마두로 대통령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원조 물품을 일단 회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과이도 국회의장이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군 군사 개입을 허용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상,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군 개입을 통한 무력으로 사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뉴스핌백지현 수습기자 =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을 자칭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끄는 과도정부가 11(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5일간의 대규모 정전사태로 피해가 속출함에 따라 마두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배가됐다는 해석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맞서는 과이도 의장은 11베네수엘라에는 정상적인 것이 없다. 우리는 정상으로 간주되는 비극적 상태를 용납하지 않는다"  "따라서 비상사태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안 과이도 의장은 지난 7일부터 이어진 정전사태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고 주장하며 베네수엘라 정국을

 "대재앙"이라고 묘사했다. 


과이도는 마두로 대통령의 우방인 쿠바에 원유공급을 중단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년간 쿠바에 원유를 저렴하게 공급해왔다.

 그는 원유중단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유는 국가 비상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만큼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는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인정하고 있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 속 국가기관과 군사력을 통제 중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대규모 정전사태 이후 수도 카라카스에는 전기가 다시 공급됐지만 현지시간 11일까지 대부분

 지역은 여전히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 정전사태로 국가 주요 수입원인 석유수출이 중단되고 수백만 현지시민들이

음식과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등 국가혼란이 일어났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연달아 학교엔 휴교령이 내려지고 기업들은 문을 닫은 상태다.


베네수엘라 전력망은 몇년째 과소투자를 겪고 있다.

수입 제한 조치는 예비 부품 공급에 영향을 미쳤고, 이 기간 300만명이 베네수엘라를 떠나면서 숙련된 기술 인력의 이탈도 발생했다마두로 대통령은 이러한 정전사태가 미국에 의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12일 오전 미국 상무부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와 거래한 러시아 은행에 제재조치를 부과했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PDVSA에서 석유를 구매한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트를 강하게

비난했다 

과이도 의장은 비상사태 선포 뿐 아니라, 국가 정전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현지시간 12일 오후 3시 전국민 시위를 예고

했다고 프랑스24가 보도했다. 그는 전국민 시위 진행의 방해를 차단하기 위해 군대와 치안 병력을 소집할 계획이다. 




lovus23@newspim.com 













대규모 정전 엿새째 이어지며 식수 공급 차질
'뿔난' 시민들 거리로.."마두로는 퇴진하라"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한 나라 두 대통령'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단순한 정치적 대결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정전이 수일째 이어지며 시민들이 물 부족과 기근을

겪는 등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베네수엘라 민생이 더 전 세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12(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는 이날 대규모 정전 사태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은 전력이 복구됐지만 여전히 전력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베네수엘라의 전국 23개주 가운데 19개주가 전력 공급이 중단됐거나 부분 정전 사태를 겪고 있다.


정전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물 부족이다. 대부분 주민이 전기모터를 활용해 식수를 끌어왔지만 정전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이 때문에 몇몇은 병과 용기에 냇물이나 빗물을 담아 이용하는 실정이다.

주민들도 정제되지 않는 물이 더럽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러나 마실 물도 없는 상황에서 다른 대안은 없다.

주민들은 씻거나 심지어는 요리를 하는 데 이들 물을 활용한다고 CNN은 전했다.


정전 사태는 의료기관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호흡기나 투석기 같은 의료장비를 가동할 수 없게 되면서 환자들이 숨지는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현지 의료인을 인용, 정전 기간에 19명의 투석 환자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대학병원도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비상발전기에 의존하는 중이다.


일부 병실은 발전기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의료진이 수작업으로 환자들을 돌보는 실정이다.

CNN"정전 사태로 병원에서 제공하는 음식도 줄었다""환자들이 하루 두번 2숟갈 분량 밥과 당근만 지급받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굶주림에 지쳐 상가를 악탈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원료 탱크나 식료품점이 주된 공격 대상이다.


마실 물과 먹을 음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자 뿔난 시민들은 수일째 거리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카라카스에서 열린 시위에는 수천명이 참가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반정부 시위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베네수엘라 민주세력의 주도로 열리고 있다.

전날 베네수엘라 국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1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거리 시위가 열리고 있다.  © AFP=뉴스1



12(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거리 시위가 열리고 있다.


© AFP=뉴스1          

wonjun44@news1.kr





11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정전으로 인해 가정집, 사무실, 상점 등에 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한 소녀가 가족이 과이레 강둑에 설치된 송수관에서 물을 받아 올 동안 플라스틱 통 안에 들어가 있다. AP연합뉴스 


  11(현지 시간)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정전으로 인해 가정집, 사무실,

상점 등에 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한 소녀가 가족이 과이레

 강둑에 설치된 송수관에서 물을 받아 올 동안 플라스틱 통 안에 들어가 있다.


 AP연합뉴스 




암흑의 베네수엘라식량·식수 대란, 석유 산업 마비


대정전 사태 닷새째 카라카스

교통·통신망 끊겨 고통·대혼란 

과이도·국회, 비상사태 선포 

미국, 외교 공관원 전원 철수 






대정전 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밤은 암흑이다.

멈춰버린 교통과 통신망, 전기 공급이 끊겨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 낮엔 정전 탓으로 가정집과 사무실, 상점 등에 물이 나오지 않자 수많은 시민들이 물통을 들고 과이레 강둑을 따라 설치된 송수관에 몰려가 새어 나오는 물을

받느라 아우성이다.


베네수엘라 국회가 대정전사태 발생 5일 만인 11(현지 시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 긴급회의를 소집, 베네수엘라에 정상적인 것이 하나도

 없다.

우리는 이러한 비극이 정상으로 간주되는 것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국가비상사태 선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국회가 과이도 의장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AFP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과이도 의장과 국회는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브라질 국경에서 한 달째 꼼짝 못 하는 국제 원조물자 250t을 들여오길 원한다. 


하지만 국제 원조를 외세 침투라며 반대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군과 경찰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가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

있도록 규정하지만, 이 선언이 실질적으로 어떤 효력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적혀있지 않다. 


지난 7일 시작된 베네수엘라 대정전은 막대한 피해를 낳고 있다.

과이도 의장 측에 따르면 전국 23개주 가운데 16개주에 전력 공급이 전혀 되지 않고 있으며, 6개주는 부분 정전 사태를 겪고 있다. 심지어 이날 비상사태선포를 위해 소집된 국회도 회의 시작 1시간 만에 전기가 끊겼다. 


베네수엘라의 병원에서는 의료장비 가동 중단으로 환자들이 사망하고, 시내에는 지하철 운행이 멈췄으며 수백만 명의 시민이 앞다퉈 식량·식수를 구하고 있고 석유 수출 등 산업도 마비됐다.

지난 주말 일부 지역에서 전력이 복구됐지만, 몇 시간 만에 단전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마두로 정부는 정전 이틀째인 지난 8일에 이어 이날도 관공서와 공기업 등에 출근하지 말라고 통보하고 휴교령을

내렸다. 정보부 장관은 이날 오후 휴교령 등이 24시간 더 연장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과이도 의장은 이번 사태를 대재앙이라 칭하며 라틴 아메리카 역사상 최악의 정전으로 수 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과이도 의장은 12일 오후 3시 베네수엘라 국민 전부가 거리로 나와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고

예고했다. 그는 군과 경찰에 시위를 방해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번 대정전의 직접적인 원인은 베네수엘라 전체 전력의 3분의 2를 담당하는 구리 수력발전소의 고장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발전소가 전자기 공격을 받았다며 미국을 비난하고, 과이도 의장은 정부가 전력망 유지에 실패했다고 비판한다. 


윈스턴 카바스 전기기술자 협회장은 복구과정이 복잡해 5∼6일이 걸릴 것이라며 우리는 한때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전기 시스템을 가졌지만, 현재 이 시스템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망가뜨렸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베네수엘라의 상황 악화를 이유로 현지에 남아있는 외교 공관원을 모두 철수시키기로 했다고 11(현지 시간) 밝혔다. 이번 조치는 베네수엘라가 닷새째 대정전으로 일대 혼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일부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인들 물 찾아 삼만리 11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과이레 강변에 모인 시

민들이 물통에 하수관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받고 있다


 카라카스=AP 뉴시스




전기 끊기고 수돗물도 중단정치싸움에 신음하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사이버공격에 고장”… 전문가들 발전설비 노후탓
, 자국 외교관 전원 철수령석유거래 러 합작은행 제재







11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흐르는 과이레 강변.

시민 수십 명이 플라스틱 물통을 들고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강으로 하수를 흘려보내는 배수관에 물통을 갖다댔다.

악취가 진동하는 과이레 강물보다 하수의 상태가 더 낫기 때문에 벌어진 풍경이다.


이 물을 식수로 쓸 순 없지만 최소한 변기 물로 사용할 수는 있다. 어른들을 따라온 아이들이 하수에 발을 첨벙거리며 놀자 한 여성이 곧바로 혼냈다.

얘들아, 더러운 물에서 놀면 안 돼! 병에 걸리면 치료할 약이 없단다. 

12일 로이터통신은 대규모 정전이 닷새째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전기가 끊겨 취수장에서 물을 퍼 올리지 못하게 돼 수돗물 공급마저 끊긴 것이다.

정전 복구가 늦어지며 피해 규모가 커지자 베네수엘라 국회는 11일 회의를 열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심지어 국회의사당도 회의 시작 1시간 만에 전기가 끊긴 것은 베네수엘라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대규모 정전이 일어난 건 7일 저녁이다.

 베네수엘라 전력의 약 80%를 생산하는 구리 수력발전소의 변전소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고장 났기 때문이다.

전국 23개 주 가운데 16개 주에 전력 공급이 아예 끊기고 6개 주는 부분 정전됐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고장의 원인으로 미국 측의 사이버 공격을 지목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내 에너지 전문가들은 수년간 정부가 시설 유지 보수를 소홀히 한 탓이라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NYT)11정전 이후 정부가 발전소 재가동을 네 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아직 재가동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국 혼란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시민들은 정전으로 이중고에 직면했다.
의약품이 부족한 병원에서는 의료기기의 가동마저 중단돼 위급한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베네수엘라 현지 언론 VPI TV는 정전 이후 한 대학병원에서 최소 80명의 신생아 환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학교와 공공기관의 문은 닫혔고 통신, 지하철 등 기본적인 인프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 정부는 여전히 국제사회가 보내온 구호품 반입을 막고 있다.
카라카스의 한 시민은 NYT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순간에 이를 수도 있다며 절망감을 나타냈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라틴아메리카 역사상 최악의 정전으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비판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예고했다.
현지 상황이 악화하자 미국 국무부는 베네수엘라에 남아있는 자국 외교관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번 결정은 베네수엘라의 악화되는 상황과 더불어 주베네수엘라 미국대사관에
 외교관이 남으면 미국의 정책에 제약이 된다는 결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의 고삐도 바짝 당기고 있다.

이날 미 재무부는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와 거래한 러시아-베네수엘라 합작은행 에브로파이
낸스 모스나르뱅크를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베네수엘라 정전사태 지속…휴교, 병원 '발동동'

베네수엘라 정전사태 지속휴교, 병원 '발동동'(카라카스[베네수엘라]

AFP=연합뉴스)

 



닷새째 이어진 베네수엘라 대정전에 신장투석 환자들 초비상



비정부기구 "지난 주말 사이 15명 사망"

"전쟁터보다 못한 상황"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남미 베네수엘라의 대정전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신장병 환자 치료에 초비상이 걸렸다.

신장투석기로 주기적으로 혈액을 걸러줘야 하는데 정전 탓에 기기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것이다.

건강·생명권 강화를 내세우는 비정부기구 '코데비다'에 따르면 신장병을 앓는 베네수엘라인 1200명 가운데 신장투석기에 의지해 목숨을 이어가는 환자는 3천명에 달한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전역을 강타한 정전의 여파로 최근 들어 신장투석기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일부 신장투석센터의 경우 자체 보유한 발전기를 돌려 간신히 최소한도의 전력을 공급받고 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운영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로물로 가예고스 신장투석센터에선 신장투석기 작동 불능으로 환자 40여명이 치료를

 끝마치지 못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평소 이곳에선 매주 115명이 치료를 받아왔다.


알프레도 퀸테로(23)씨는 정전 사태가 처음 발생한 지난 8일 신장투석을 받다가 전력 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30분 만에 치료를 중단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환자가 얼굴이 부은 채로 소변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등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형제 중 한명이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은행 직원 아를렌 페레이라(51)"현재 베네수엘라는 전쟁을 겪는 나라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대정전'사태 이어지는 베네수엘라…국가비상사태 선포

'대정전'사태 이어지는 베네수엘라국가비상사태 선포

(카라카스 EPA=연합뉴스)



신장투석센터의 간호사들도 스트레스를 받기는 마찬가지다. 정전으로 정화하지 못한 혈액을 환자들 몸에 재주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투석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도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얼 아티스트인 프랭크 파체코(57)씨도 투석 치료를 못받는 바람에 지난 10일 숨을 거뒀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발전기로 신장투석기에 전력을 공급해 공공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는 없다고 밝혔으나,

코데비다는 투석 치료 불능으로 지난 주말 사이 적어도 15명의 환자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는 이미 실질적으로 붕괴

했다"면서 "정전으로 17명이 숨졌다. 이는 국가에 의한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전 국토의 70%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면서 이에 따른 민간 영역의 피해액만 4억 달러(4542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정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의회는 11일 과이도 의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의회는 정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외국의 원조를 승인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이하 '유엔 안보리') 회의가

유엔 본부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9.02.26.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베네수엘라 특사 "금융기관에 매우 중요한 제재 부과 계획 준비 중"


  • [카라카스 로이터=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이 수일 내 금융기관에 대해 베네수엘라와 관련된 "매우 중요한" 제재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엘리엇 에이브럼스 미국 대()베네수엘라 특사가 12(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같은 날 보도에 따르면 에이브럼스 특사의 경고는 미 재무부가 러시아 은행 에브로파이낸스 모스나르뱅크에 제재를 부과한지 하루 뒤 나왔다. 재무부는 에브로파이낸스 모스나르뱅크에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

     미국의 금융 규제를 회피하는 데 도움을 준 혐의로 제재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베네수엘라인의 미국 비자를 철회하는 방안을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현재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


    후안 과이도 의장은 2018년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지난 1월 임시 대통령을 자처

    했다. 현재 유럽과 남미의 여러 국가가 미국의 뒤를 이어 과이도 국회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베네수엘라 내 상황 악화를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남아있는 외교 인력을 모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최악의 정전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이브럼스 특사는 외교 인력 철수가 미국의 정책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정책 변화를 뜻하지 않으며, 베네수엘라 국민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줄이는 것도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제재를 통해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이브럼스 특사는 "곧 상당한 수의 추가적인 비자 취소를 보게될 것이다.

    수 일 안에 몇 가지 매우 중요한 추가적인 제재 조치를 보게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사는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관 부지의 안전을 보장하고, 곤란에 처한 미국인에게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의 "이익대표국"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국가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카라카스 로이터=뉴스핌] 남혜경 인턴기자 = 12(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 반대 집회 도중 사람들이 건물 창문가에서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19.03.12.




    hnahm@newspim.com 






    베네수엘라 시위 현장


     © AFP=뉴스1